사투리 박목월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나는 머루처럼 투명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오디가 새까만 뽕나무를 사랑했다 혹은 울타리 섶에 피는 이슬마꽃 같은 것을…… 그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이른바 ‘관식이 신드롬’이 일어났다. 어찌나 이 신드롬이 셌던지 ‘애순이 신드롬’도 같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급기야 ‘학씨 신드롬’까지 생겼다. 드라마에 나왔던 인물들이 이렇게 재조명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
발레음악으로 유명한 두 명의 ‘스키(sky)’가 있다. 한 사람은 차이콥스키이고, 다른 한 사람은 스트라빈스키다.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는 프티파와 함께 고전발레의 완성이라는 큰 업적을 세웠다. 한편 스트라빈스키(I
김호(金虎,1534~1592) 장군은 증조부 김이권(金以權), 조부 김원좌(金元佐)의 가계를 이루고, 경주부 남쪽 월남(月南) 식혜동(識慧洞)에서 부친 김숙린(金叔麟)과 분성김씨 김한보(金漢輔)의 따님 사이에서 독자로 태어났다. 몸집이 크고 호걸의 기상을 지녔으며,
아줌마는 제주도에서 나고 자랐다. 결혼하기 전까지 제주도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살았다. 가수 혜은이의 <감수광>으로만 인식되던 제주어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폭삭 속았수다>를 통해 외계어처럼 들리는 제주어를 대중들에게 많이 전파했다. 제주어는 많이 사라졌고,
최근 몇 년간 청년퇴사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9년에 12.5%였던 청년퇴사율은 2023년에는 22.5%를 기록해 4년 만에 10%나 증가했다. 2024년에 조사한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신입사원 중 1년 내 퇴사자의 비율이 17.1%이고 퇴사 시기는
저물 무렵의 종이 박스 손수성 벚나무 성화 아래 수행 중인 그를 만났다 어찌 그리 자신을, 납작하게 만드느냐니까 목이며 팔 다리 접어 중심을 잡는다 했다 처음엔 다 반듯한, 사각형 꿈을 꾸지만 중심을 잡지 않아서 모서리가 자꾸 자라 모서리 쌓은 집 한 채 그
두어 주 전 늘 친하던 형님이 아들 결혼식을 맞았다. 전화로 결혼식에 초대하셨는데 말씀이 남달랐다. “스몰 웨딩(작은 결혼식)을 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너는 와야지 싶어서 전화했다” 형님 말씀이 내가 아들을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고 장성해서도 자주 만났던 만큼 적
‘춤의 영예’라는 뜻을 가진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는 프랑스의 발레 개혁가 노베르(Jean-Georges Noverre, 1727-1810)를 기리기 위해 1991년 국제무용협회 러시아 본부에서 제정한 상으로,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
경주 출신의 노석(老石) 이능섭(李能燮,1812~1871)은 회재 이언적의 11세손으로 무첨당 옛집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성품이 단정·엄숙하고, 몸가짐이 굳세고 순수하였으며, 무리의 아이들과 놀 때 걸음걸이는 망동하지 않고, 책을 읽을 때는 암기를 잘하였으며, 찾아
아이들이 유치원 때 일이다. 쌍둥이가 친구를 울렸다고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다. 보통 친구를 울렸다고 전화하실 일이 없는데, 뭔가 또 있나 보다 싶었다. 잠깐 별의별 생각이 머리를 휘감았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얼른 유치원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우
60세 이상 되신 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파크골프’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되고 젊은 층에서도 듣는데 이분들의 다양한 경험을 들었다. 여기에 대한파크골프협회, 대한파크골프연맹 등의 자료를 찾아보면서 경주와 파크골프를 연관 지어 보고, 경주가 ‘파크골프’의 규칙(R
의자들의 경영학 손수성 의자들이 바닥을 팔아 경영을 시작했다 시간의 후미진 골목, 영세한 그늘에서도 묵인된 밀수를 하듯 엉덩이들을 찍어냈다 싱싱하고 헐렁하고, 납작하고 축 처진 그 엉덩이가 갈아 탈, 보험까지 찍어냈다 접이식, 의자를 피하고 회전의자를 찾게 했다
도시를 홍보하는 자료를 보면 항상 그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와 함께 넓고 화려한 대로가 등장한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뉴욕의 브로드웨이, 런던의 옥스퍼드 서커스, 도쿄의 긴자 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리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길을 걸
고전발레의 형식을 정립한 프티파는 오늘날 차이콥스키 3부작만큼이나 자주 공연되는 작품들도 안무했다. 돈키호테와 라 바야데르라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들의 음악은 밍쿠스(Ludwig Minkus, 1827-1907)라는 오스트리아 작곡가가 담당했다. 밍쿠스는 당시 황
이견대(利見臺)는 아들 신문왕이 부친 문무왕의 유지에 따라 장사지낸 뒤 추모하여 대를 쌓고 바라보았는데, 큰 용이 바다 가운데에 나타났다. 즉 용이 나타난 것을 본 장소가 이견대이다. 『고려사』 속악(俗樂) 이견대에서 “세상에 전하기를, 신라왕 부자가 오랫동안 서로 헤
아줌마 집 앞에 편의점이 있다. 초등학교 앞에는 의례 문구점이 있고 각종 문구부터 간식까지 즐비하다. 학원 앞과 학교 앞 편의점은 매출이 보장되는 곳이다. 도심권 학원가 편의점과 빵집은 높은 권리금을 받을 수 있기도 하다. 경기가 안 좋고, 소비 심리가 위축된 요즘이지
지난해 말일 자로 편집 완료된 경주고등학교 교지 ‘수봉’이 최근 학교와 일부 동문들에게 전달됐다. 이 교지를 읽다 특별히 눈에 띄는 인터뷰 기사가 있었다. 정우인 기자 이름으로 쓴 한주식 회장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무려 7페이지에 걸쳐 소개된 것이다. 내용은 지난해
내성천 신필영 발목이 가느다란 초식동물 눈빛 같다 상류쪽 맑은 물에 은어 떼로 튀는 햇살 길나선 외나무다리 혼자 내를 건넌다 ‘사이’로 발견하는 존재의 비밀 한 폭 그림 같은 단수다. 사물이 순한 동물의 모습으로 화육되면서 우리의 시각이 범하는 구분
월정교 아래에 유교(楡橋)가 있었고 귀교(鬼橋)도 부근에 있었을 것이다 1986년 2월 월정교지 발굴조사 과정에서 월정교 하류 19m 떨어진 지점에서 뜻밖의 목교 교각 부재가 발견되었다. 이 발견이 있기 전까지는 원효 스님의 일화가 전해오고 있는 문천교와 월정교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