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연가 여름날, 오래된 담벼락을 타고 눈부시게 피어오르는 능소화를 보면 나는 한참을 그 앞에 멈춰선다. 화려하게 피어나지만, 너무 빨리 지는 꽃.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지 모른다. 여름이 되면 나는 능소화의 아름다운 매력에 빠져든다. 경주 동방의 나무판자 담
오늘도 아무일 없던 듯이 현대인의 삶은 마치 잘려나간 꼬리를 다시 자라나게 하는 도마뱀과도 같다. 무너지고, 상처받고, 포기하고 싶다가도 결국 다시 일어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도마뱀의 잘린 꼬리는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상처와 흔적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당신의 봄을 담다 계절은 자연 속에서 피어나지만, 봄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도 자랍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고, 함께 웃는 순간마다 봄은 조용히 다가옵니다. 디지털 드로잉은 그 계절을 기억하게 해줍니다. 화면 위에서 선을 긋고 색을 입히며, 당신의 봄날을 담
색연필로 담은 교감의 순간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오랫동안 취미로 반려동물 그림을 그려왔다. 반려동물은 우리 삶에서 소중한 존재다. 털 한 올 한 올과 반짝이는 눈빛을 표현할 때마다 느껴지는 섬세함과 따뜻함에 매료됐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마다 실제 동물과 교감하는 듯
전통의 지혜, 현대의 위안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은 역경 속에서도 고결함을 지키는 능력을 상징하며, 우아한 자태의 학은 장수, 지혜, 관직에서의 발전을 상징하는 존재로 존경받아 왔다. 민화를 그리며 이러한 전통적 상징들이 현대인의 삶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는
토함산 자락의 월암요에서 35년간 청자와 함께한 시간은 ‘어울림과 조화’를 찾는 과정이었다. 매일 아침 물레 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며, 흙과 물, 불과 사람이 하나되는 순간을 기다렸다. 이 작품은 고려청자 특유의 비색을 재현하고자 많은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화병이
언더클로(UnderClaw), 모험과 포용의 고양이 세계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길고양이들이 아웃도어를 입고 세계를 탐험하며 새 구성원을 영입하는 ‘언더클로’의 이야기는 우리 삶에 필요한 모험심과 포용력을 담고 있다. 언더클로 크루는 작가 본인의 관심사를 캐릭터에
시간의 흔적, 기억의 풍경 사진을 통해 담아낸 순간들은 나의 개인적 기억인 동시에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보편적 감정의 풍경이다. 마치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들렌 과자 한 조각으로 과거의 기억을 되살렸듯, 내
기다림의 항해 양남 읍천항에서 봄철, 짙은 안개와 황사로 인해 출항하지 못하고 있는 어선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 정박은 완전한 포기가 아닌, 적절한 때를 기다리는 준비의 시간이다. 우리 삶도 이와 같다. 때로는 우리의 계획과 열망이 외부 환경에 의..
겨울 하늘의 점들 경주에 오고 나서 처음 본 장면이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는 까만 새들. 그리고 곧 하늘 가득 떠다니는 모습들. 날고 있다기 보단 떠있는 듯한 까만 점들. 늦가을부터 겨울이 지나가는 동안 그 장면들을 지켜보곤 한다. 그걸 보며 종종 내가 작은
빛을 담은 조형언어_기억을 걷는 시간 산책하듯 기억과 감정을 따라 걸으며 한 해를 돌아본다. 함께 마음을 나누고 소통했던 사람이 생각나고 그 시간들이 소중하다. 차가운 밤공기를 마시며 작품으로 수놓은 빛을 따라 걷다보면 자세히 그리고 오래 들..
고요한 외침 오늘날에도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부담을 지고 살아간다. 결혼과 동시에 아내, 엄마, 며느리라는 정해진 역할이 주어지고, 그 안에서 여성이 감당해야 할 것들은 많다. 그로 인해 자신의 목소리를 잃고, 때로는 감정
어둠 속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 “아무리 어두운 길을 걸어도 난 혼자가 아니다. 언제나 내곁에서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어 세상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다” 힘들어하는 여인에게 살며시 다가가 슬프고 힘든 마음을 보듬어주는 수호천사를 상상해본다. 인생에서 지치고
역사 속 잠재된 순간을 담은 회화 나의 회화의 과정은 유물발굴과 유사하다. 이미 평면 아래에는 무언가가 숨어있다. 무엇이 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땅을 파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색을 덧칠하는 과정 속에서, 점차 그 실체가 드러난다. 그것은 우리의 삶
사진으로 소통하는 순간 한때 프로 장비로 사진을 찍던 포토그래퍼였던 나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사진으로의 소통’이라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됐다. 핸드폰 카메라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깨달음이 나를 움직였고, 소중한 순간을 발견하고 나누는 경험이 나를 포
진실이자 침묵의 언어, 사진 사진은 한때 현실 도피를 위한 망각의 도구로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현실을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사람의 마음은 이익을 향해 나아가지만, 사진은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진실은 피사체와 하나가 되어야만 완성된 작품으로 탄생
천년의 꿈 베갯모 수, 문자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행복과 번영을 기원한다. 화려한 자태는 보는 이로 하여금 희망과 기쁨을 느끼게 하고,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수놓은 듯한 문양들 속에는 축복과 소망이 깃들어 있다.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이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
화양연화(花樣年華) 이 나이가 되어도 ‘꿈’이라는 단어에 설레임을 느낀다. 마치 첫사랑이 다시 찾아온 것처럼... 사람에게는 누구나 반짝이고 소중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20대의 모습이 그 시절이라고 여겼는데, 지금 다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 순간이 내
차차스토리 지구 생활은 그들에게 생경하고 힘들었으며, 그들은 점차 지구인들의 외롭고 지친 모습과 비슷해져 갔다. 이를 지켜본 차차별의 히어로 차차는 동포를 구하기 위해 지구에 강림하고, 차차성인들과 함께 지구의 우울한 모든 것을 부숴버리는 혁명을 일으켰다. 결국,
규방공예의 매력에 빠지다 규방공예의 매력은 손끝에서 시작되는 일련의 섬세한 과정 속에 있다.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느리고도 정교한 작업은 서로 어우러질 듯 어우러지지 않는 오묘한 색채의 조화로 각 작품에 고유의 옛스러움을 부여한다. 천의 특성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지는 과정은 끊임없는 고민을 동반한다. 이로 인해 탄생한 작품들은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그 조화로운 어우러짐이 실로 경이롭다. 과거와 현재, 동서양의 경계를 초월해 어떠한 어색함 없이 품격있는 인테리어로 완성되는 모습은 매력적이다. 소품 하나하나에 출산, 건강, 평화, 부귀영화 등 인생의 소중한 염원을 담아내며,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완성된다. 그래서 그 가치는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규방칠우에 어떠한 도구도 빠짐없이 포함돼야 하듯, 내 인생에서도 규방칠우가 오랜 시간 함께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조미경 작가 / 인스타그램@jomigyeong794 2024년 제45회 신라미술대전 특별상, 경주G-ART MARKET 참가, 갤러리미지 공예작가전 2023년 쌈지사랑 규방공예 예다미연구회 회원전, 제17회 쌈지사랑규방공예연구소 정기회원전, Art Festival : 부산해성아트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