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음악으로 유명한 두 명의 ‘스키(sky)’가 있다. 한 사람은 차이콥스키이고, 다른 한 사람은 스트라빈스키다.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는 프티파와 함께 고전발레의 완성이라는 큰 업적을 세웠다. 한편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는 자신을 한 눈에 알아봐 준 디아길레프의 유럽공략에 음악으로 날개를 달아준 인물이었다. 스트라빈스키가 디아길레프의 발레뤼스와 함께 한 3대 발레곡은 불새, 페트루슈카, 그리고 봄의 제전이다.   불새(The Firebird, 1910초연)는 이반 왕자가 불새의 깃털로 사악한 마왕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해내는 동화 같은 이야기다. 무명의 신예 스트라빈스키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파리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이후 스트라빈스키는 발레를 떼어낸 관현악 모음곡으로 불새를 손질하는데, 이 또한 유럽에서 발레 이상의 큰 인기를 얻었다. 관현악곡 불새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에서 불새모형과 함께 연주된 적이 있다. 불새가 파리에서 성공하자 흥행의 귀재 디아길레프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스트라빈스키를 설득해 이듬해 후속작인 페트루슈카(Petrushka, 1911초연)를 바로 내놓는다. 인형극장의 주인이 갖고 있는 세 인형인 페트루슈카, 여자 발레리나, 무어인이 삼각관계에 빠진다. 페트루슈카는 발레리나에게 구애를 하지만 그녀는 무어인을 선택하고, 이에 페트루슈카는 질투하며 무어인과 싸우다 죽는다는 내용이다. 무용의 신 니진스키(Vaslav Nijinsky, 1890-1950)가 탁월한 인형춤 연기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페트루슈카 초연은 불새보다 더 성공적이었다. 불새와 페트루슈카의 연이은 성공으로 발레뤼스는 파리에 안착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봄의 제전(Le Sacre du Printemps, 1913초연)을 발표한다. 봄의 제전은 파리 샹젤리제 극장의 개관을 기념하는 공연이었다. 이 작품은 봄의 신을 맞이하기 위해 산 제물을 바치는 이교도들의 의식을 소재로 하는데, 스트라빈스키 본인의 꼼 속 체험을 바탕으로 작곡되었다고 한다. 페트루슈카의 인기로 이미 스타가 되어버린 니진스키가 안무를 맡았다. 하지만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것 같은 봄의 제전은 참담히 실패하고 만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공연장 폭동사태와 함께 말이다.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2011년 개봉)는 봄의 제전의 초연장면을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생경한 춤과 음악에 공연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간신히 초연은 끝났지만 언론의 뭇매를 피할 순 없었다. 스트라빈스키는 전례 없는 상처를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디아길레프의 발레뤼스도 쓰라린 실패의 늪에 빠져버렸다. 그럼 ‘봄의 제전’의 운명은 다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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