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청년퇴사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9년에 12.5%였던 청년퇴사율은 2023년에는 22.5%를 기록해 4년 만에 10%나 증가했다. 2024년에 조사한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신입사원 중 1년 내 퇴사자의 비율이 17.1%이고 퇴사 시기는 입사 후 3개월 이내가 56.4%로 가장 많았다. 최근 MZ세대 사이에는 ‘퇴준생’의 열풍도 불고 있다. ‘퇴준생’은 현재의 회사를 다니면서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 준비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청년퇴사율보다 우리가 더 주목할 것은 그들의 퇴사 이유이다. 퇴사의 가장 큰 이유 중에는 ‘회사에서 맡게 된 업무가 예상했던 것과 달라서’ 퇴사하는 경우가 45.7%이다.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퇴사하는 예도 그에 못지않아 41.4%나 된다. 이 두 가지의 중요한 퇴사 이유에는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이라는 같은 바탕이 깔렸다. 게다가 이러한 추세는 비단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기업인 L사의 경우 29세 이하의 자발적인 퇴직자의 비율이 2022년에는 29.9%나 된 적 있다. 공무원도 크게 다른 바가 없어서 입사 3년 미만의 신입사원이 퇴사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공무원 사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부모 세대들은 청년들이 일찍 퇴직하거나 자주 이직하는 현상에 대해서 대체로 부정적인 자세를 가진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느니 끈기가 없다느니 혹은 일에 대한 애정이 없다느니 하는 핀잔부터 늘어놓는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추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업무와 적성의 불일치로 인한 스트레스조차도 호사스러운 고민이라고 일축한다. 성장 혹은 성공을 지향하던 시대를 살아왔던 부모 세대의 시대착오적인 관념이다. 안정된 직장이 곧 성공이라는 믿음은 수정되어야 할 사회의 관념 중 하나이다. 안정된 직장의 범위는 좁아졌고 개인의 욕구가 다변화된 시대에 가장 중요하게 여겨질 덕목은 삶의 질이다. 삶의 질을 높일 방법은 자기만의 방향성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직업 흥미 혹은 진로 적성은 일상적인 삶의 행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기 위해서 부모 세대가 가지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관념을 수정하는 방법을 제언하고자 한다. 우선 적성을 찾는 데에는 장기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 적성은 청소년기부터 열심히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성적 일변도의 목표를 강요하는 학창 시절에는 이걸 시도조차 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중년 혹은 노년에서야 적성을 겨우 찾게 되는 예도 있다. 이걸 앞당기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탐색의 과정이 필요한데, 전 생애 동안 그런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부모의 불안을 자녀에게 전가하지 말자. 청년들이 적성을 찾는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주고 때로는 시도해보면서 실패도 해볼 수 있는 유예의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의 불안이 자녀에게 조금이라도 전달이 되면 안 되니 부모가 더 느긋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부모의 불안과 닦달은 당사자인 청년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청년이 적성을 찾는 과정에 부모의 개입이나 통제는 금물이다. 사회의 압박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때로는 청년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의 기관 주도의 조직적인 프로그램조차도 청년 개개인에게는 도움이 될 확률이 극히 희박하다. 청년 문제를 전담하는 기관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시행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일률적인 방식이다. 청년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요약하자면, 청년이 자신의 적성을 찾는 자기 탐색의 과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은 결국 본인에게 내재하여 있으니 자기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자기 탐색의 과정은 전 생애에 걸친 장기적인 과정이 되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효과적이다. 부모는 청년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해 주는 적극적인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기관에서는 개인적인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실효성이 더 크다. 결국, 자신의 적성은 자신 안에 내재하여 있고 그것을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니 여기에 모든 초점을 맞추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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