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마을 사업 공고를 보고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때 마음이 맞는 감포 주민분들과 감포를 거점으로 삼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습니다” 지역 청년마을인 ‘가자미마을’을 기획한 마카모디 김미나 대표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22년 행안부 사업인 청년마을 공모에 선정되면서 가자미마을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는 청년마을이 한 순간의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에 스며들길 바라며 기획했다. “청년마을 사업 공고를 보고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때 마음이 맞는 감포 주민분들과 감포를 거점으로 하고자 했고, 주민분들께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약속하시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습니다”, “우리는 청년마을이 지역에 섬처럼 떠 있지 않고, 지역에 스며들길 원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름부터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감포 어디서나 만날 수 있고, 경주의 ‘시어’인 가자미를 이름으로 삼았습니다” 또, 김 대표는 가자미마을 안에 네 가지 의미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가자-맛 味, 멋 美, 미래 未, 그리고 나 자신을 뜻하는 ME로 청년들이 감포의 맛과 멋과 미래와 나 자신을 찾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맛, 멋, 미래, 나 자신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가자미마을은 지난 2022년 총 67명의 청년들이 참여했고, 그중 10여명의 청년들이 경주에 정착을 했다. “2022년 한해 총 67명의 청년들이 참여했고 총 1800명 정도의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진행했습니다. 그중 10여명의 청년들이 경주로 이주해 왔고, 올해 진행하고 있는 가자미여행사(봄편)을 통해 7명이 참여, 1명의 청년이 경주에 정착해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이제는 마을의 주민분들까지 ‘청년들은 언제 다시 들어오냐’라는 질문을 하시고, 식당에서도 꼭 서비스로 무언가를 더 챙겨주실 정도로 청년들이 감포마을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가자미마을을 체험한 청년들이 지역으로 이주를 결심하는 것에는 가자미마을 만의 특별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청년마을 참가자가 아닌 크루를 모집합니다. 크루를 모집한다는 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험한다는 의미보다, 함께 일하는 동료를 모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난해는 감포의 식재료들을 활용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며 ‘가자미식탁’, ‘가자미식당’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올해는 감포의 이야기와 자원을 담은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가자미여행사’가 운영중에 있습니다. 실험공동체로써 함께 다양한 일거리 실험들을 진행하고, 그를 통해 조금 더 실질적으로 지역과 관계하고, 더 나아가서 또 하나의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자미마을만의 특별함입니다” 행안부 선정 사업이었던 가자미마을은 2024년까지 진행한다. 김 대표는 남은 청년마을 사업기간을 더욱 알차게 준비할 예정이다. “경주의 바다, 감포를 더 잘 소개할 수 있는 재미있는 여행상품들을 청년들과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그래서 경주로 오는 관광객들이 더 길게 지역에 머물 수 있게 하고, 감포바다 관광상품의 발전을 통해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짐으로써 정착하는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직장생활 할 때보다 지금이 더 즐겁고, 이곳에서 일하는 시간이 귀중한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부모님들도 제가 하는 일에 믿음을 가져 주셔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가자미마을 최진실(35) 씨의 말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국내의 대기업에 취업해 7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반복적인 직장생활에 회의감이 들었고, 그는 더 늦기 전 해외에서 생활해보고 싶어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직장생활을 오래 한 것은 아니지만, 한 곳에서 7년 정도 일을 하다 보니 너무 반복적으로 일을 하는 생활이 너무 지루했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해외에서 생활을 해보고 싶어서 캐나다 토론토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습니다”, “오래 있지는 않았습니다. 캐나다 생활은 1년 정도 했고, 그 1년 동안 열심히 모은 돈으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남미를 여행을 했습니다. 견문을 넓히고 싶기도 했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했기에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직장생활은 4년 정도. 그는 또다시 퇴사를 결심한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던지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반복적인 일이 대부분인데, 그 반복적인 생활이 저에게는 너무 답답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퇴사를 한 번 더 결심하게 됐습니다” 두 번째 퇴사 후 그는 우연히 경주지역에서 마카모디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플리마켓 단체를 만나게 됐고, ‘생산자 마켓’이라는 행사를 도와주고 일반적인 직장생활과는 다른 그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경주에서 우연히 플리마켓 모임을 알게 됐고, 행사 현장을 구경하다가 주최측인 마카모디 관계자를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인연을 이어가던 중에 몇 번 일을 도와주다 보니 자연스레 이들의 생활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일반적인 직장생활과는 조금 다른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느낌이 저에게는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이 지금껏 해왔던 생활과는 다른 패턴으로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을 보며 매력을 느끼던 그는 2021년 마카모디로 정식으로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2022년 마카모디는 행안부 주관의 청년마을 사업인 ‘가자미마을’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진실 씨는 가자미마을에서 현재 회계와 프로그램 진행 등을 담당하고 있다. “처음 이곳에 합류를 하게 됐을 때는 부모님들이 반대가 심했습니다. 정상적인 직장도 아니라는 생각이 크셨고, 제 나이도 점점 차는 상황이라 아무래도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길 바라셨죠”, “그래서 생산자 마켓에 어머니를 모시고 한 번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이곳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과 제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지금은 제가 한 선택을 많이 존중해주고 있습니다. 저 역시 저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가자미마을에서 함께 지내는 형, 누나들 덕에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학교를 졸업하면 분야를 정해서 해당 지역으로 여행을 가보고 싶습니다” 조재영(19) 군은 가자미마을을 체험하는 청년들 중 가장 막내다. 현재 제천간디학교라는 대안학교에 재학중이며, 교육과정의 일환인 인턴십 과정을 통해 청년마을인 가자미마을로 지난 3월 오게 된 것. “저희 학교는 인턴과정을 수료하면 그 과정을 발표를 하는데, 지난해 선배님이 다른지역의 청년마을에서 인턴과정을 수료한 것을 발표한 것을 보고 청년마을에 관심이 생겼고, 선배님이 경주지역에도 청년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 가자미마을로 오게 됐습니다” 학교 친구들은 같은 지역이나, 졸업후 취업과 연계된 곳으로 인턴과정을 신청하는데 비해 재영군이 경주를 선택한 것은 인생에 있어서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는 것. 그 이유가 ‘연고가 없는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였다. “취업은 어떻게든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앞으로 성인이 되고, 스스로 삶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을 선행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보고 싶었던 것이고, 청년마을에는 저보다 먼저 성인이 된 형, 누나들이 있어 인생 선배들과 함께 지내며 조언도 듣고 싶었습니다” 재영군은 가자미마을에서 인턴으로 지내며 사무업무보조와 청년마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재영군은 지난해 가자미마을의 메인컨셉이 ‘요리’(가자미식탁)였기에 올해도 요리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가자미마을의 메인컨셉은 ‘여행’이라 자신의 흥미를 끄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현재 여행이라는 메인컨셉에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 오히려 청년마을에서 생활이 그에게는 일반적인 직장생활보다 귀한 재산이 됐다고 했다. “단순한 직장생활의 인턴과정이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경험을 이곳에서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에는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있기에 간접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고, 그것은 저에게 새로운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됐습니다” 가자미마을에서 경험이 자신의 삶에 좋은 재산이 됐다는 재영군. 곧 그의 14주간 인턴기간이 끝나게 된다. 그는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기보다, 여행경비를 마련해 1년 정도 여행을 다녀볼 계획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많이 배웠습니다. 짧았지만 이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아 나도 조금 더 해보고 싶은 것을 해봐야겠다’.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 떠나보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직접 경비를 마련해 1년 정도 여행을 다니고 싶습니다. 청년마을에서의 14주간이 저에게는 참 알찬 시간 이었고, 돌아가서 후배들에게도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전국의 다양한 청년마을을 통해 제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1인 기획사 형식으로 관광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문병찬(26) 씨는 마산 출신으로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호텔관광경영학을 전공했다. 청년마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가자미마을’을 2년 연속으로 체험하며 자신의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 “어릴적부터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그래서 여행과 관광쪽으로 진로를 정했죠. 졸업을 앞두고 가자미마을 이라는 청년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서 벌써 2회차 체험중입니다”, “청년마을의 경험이 좋은 것은 아무래도 다양한 지역,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지내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는 여행상품을 테마로 함께 기획해 관광상품을 만들었는데 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가자미마을에서 병찬 씨는 기획팀에서 가이드와 대본작성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가자미마을 청년들이 만든 관광상품인 ‘전기수 투어’에서 직접 이야기꾼이 되어 관광객들에게 감포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기수는 조선 후기에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 주던 낭독가입니다. ‘소설대신 감포라는 지역을 사람들에게 읽어주자’, ‘감포의 관광지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읽어 주는 관광가이드’라는 뜻으로 상품이름을 ‘모던 뽀-이 전기수 투어’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병찬 씨가 직접 이야기꾼이 돼 가이드하는 모던 뽀-이 전기수 투어는 동국대 학생들과 감포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체험하는 시간을 가졌고, 체험객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대학교 선·후배, 교수님, 감포 주민들이 좋은 평가를 해줘서 좋았습니다. 관광상품의 구성이 좋았다는 평가는 제가 가야 할 길을 정하는데 확실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2회에 걸쳐 청년마을을 체험한 병찬 씨. 청년마을체험 기간이 끝이나면 그는 타지역의 청년마을을 더 체험하려고 한다. 청년마을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더 경험하고 싶다는 것이다. “저는 5월까지가 가자미마을 체험 기간이라 이제 곧 가자미마을을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타지역의 청년마을을 체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올해 10월 즈음해서 시작되는 청년마을이 있어서 그리로 신청해보려고 합니다. 최대한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사람들과 그들의 경험을 공유해 저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경험들을 살려 훗날 제가 정착하게 될 지역만의 것으로 관광상품을 만들어 많은 한국에도 이야기와 경치가 어우러지는 멋진 장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청년마을 체험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병찬 씨. 그는 아직 자신의 진로를 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청년마을은 꼭 한 번 경험해 볼 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적어도 저에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함께한 사람들 덕분에 견문이 넓어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꼭 가자미마을이 아니더라도 청년마을은 체험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저만의 방법으로 경주를 디자인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렇게 경주를 찾은 사람들이 경주에서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청년마을 ‘가자미마을’에서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김종률(26) 씨의 말이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역시 기계과를 전공 했지만, 가자미마을에서 그의 역할은 ‘디자이너’다.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지인의 도움으로 디자인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그는 경주를 디자인해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한다. “어릴적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냥 평범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공대로 진학을 했습니다.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것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입니다”, “대학으로 복학하지 않고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디자인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지인을 만나 지인이 디자인한 작품을 보고 난 후 관심이 생겼습니다” 디자인을 하기로 결정하고, 그에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기를 원했던 부모님에게는 종률씨의 갑작스런 진로결정을 쉽게 승낙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아무래도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특히 아버지께서는 당신처럼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기를 많이 바라셨는데, 제가 갑자기 디자인을 하겠다고 하니 많이 당황하셨습니다”, “그래도 한 번 믿어봐달라고 두 분을 설득하고, 독학 아닌 독학을 했습니다. 1년 정도는 지인에게 일을 배웠고, 그 이후부터는 혼자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했고, 간간히 아르바이트를 통해 감각을 익히던 중 지인의 소개로 ‘마카모디’라는 단체를 알게 됐다. “지인의 소개로 ‘마카모디’라는 모임을 알게 됐습니다. 때마침 그때 마카모디에서 편집 디자이너를 구하고 있었서 지원해 2021년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종률씨가 마카모디에 합류하고, 지난 2022년 마카모디는 행안부 주관의 청년마을 ‘가자미마을’을 감포에서 시작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청년마을 ‘가자미마을’이 시작되고, 가자미마을과 관련된 모든 디자인은 종률씨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가자미마을을 진행하며 그는 디자인을 선택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포스터, 카드뉴스, 소개글, 리플렛, 프로그램 홍보 굿즈 등 가자미마을과 함께 제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너무 기쁩니다. 그리고 제가 디자인한 다른 작업물들이 경주 지역 여기저기에 배치된 것을 볼 때마다 디자인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최근에는 부모님도 어느 정도 저를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 더 확신이 들기도 합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분발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경주의 디자이너로 인정받는게 지금 저의 목표입니다”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이곳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지내는 모습을 보면 자극이 많이 됩니다. 쫓기듯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준비해서 저만의 돌파구를 찾을 생각입니다” 홍채은 씨는 부산 출신으로 식품조리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요식업으로 취업해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고 한다. 서비스업이 가지는 특성상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고 하는 그는 휴식시간을 가지고 싶어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 “지금까지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 똑같을 겁니다. 남들이 일할 때 쉬고, 남들 쉴 때는 일해야 하죠. 그렇다 보니 인간관계는 좁아지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쉬고는 싶은데, 여행도 가고 싶은데, 그런 시간을 가지려면 퇴사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휴식을 하고 싶었던 그는 지난 2022년 9월 퇴사를 결심한다. 잠깐의 휴식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SNS를 통해 정보를 얻어가던 중 전국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청년마을’을 알게 됐다. “SNS를 통해서 여행지를 찾아보던 중 ‘청년마을’이라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여러 곳에서 청년마을을 실시하고 있었는데 그중에 감포를 선택한 것은 ‘경주에도 바다가 있었네?’라는 생각에 선택하게 됐습니다” 목적지를 선택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그가 가자미마을에서 체험하는 기간은 2주.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는 시간 동안 그는 지역에 적응해 갔다. “고향이 부산이라 바다를 좋아한 것도 있지만, 이곳 사람들이 친절하게 잘 대해줬습니다. 어르신들도 친절하고, 함께 지내는 친구들도 다 좋았습니다. 이곳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험 기간을 마치고 지내던 서울로 돌아간 그는 다시 감포로 내려가기 위해 천천히 준비하려고 했었지만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간에 다시 가자미마을로 내려오게 됐다. “서울에서 지내던 집을 내놓고 천천히 이주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과 다르게 집이 너무 빨리 나가버려서 당장 지낼 곳이 필요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무작정 가자미마을로 연락을 했죠. 당장 지낼 곳이 없는데 다시 찾아가도 되냐고, 제가 생각해도 막무가내였지만, 흔쾌히 승낙을 해줘서 바로 짐을 싸서 감포로 내려왔습니다” 홍채은 씨 본인도 놀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된 감포행. 그는 지난 2022년 11월 지역으로 이주했고, 경주시민으로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저는 감포에서 지내는 것이 나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많이 말렸습니다. 특히 부모님이 ‘아직 정신 못차렸다’고 하셨어요.(웃음) 하지만 이곳에서 지내면서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가는 것을 직접 봤고, 그들이 하나씩 목표를 실현하는 것을 보니 저도 아직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나라에서 지원되는 청년지원사업의 막바지에 있는 나이라 어쩌면 많이 늦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어린 친구들처럼 기회가 많이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부담은 많이 됐지만, 멈춰 있기보다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 움직이는 편이 더 나은 삶을 위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할 때가 많은데, 하고 싶은 일은 고민 없이 해보자는 마음입니다. 새로운 도전에 겁먹지 말고 용기를 내어보십시오” ‘경주 두 달 살기’를 체험 후 지역으로 이주를 준비 중인 정진주(30) 씨의 말이다. 서울 출생인 그는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전공을 살려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새로운 곳에서 도전을 위해 제주도로 떠났다. “졸업 전에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했습니다. 살던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의 한 달이 도전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인턴 생활을 하는 내내 제주도에서의 기억이 되새겨졌고, 인턴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과감히 제주도행을 선택했죠” 2017년 2월 제주도로 이주한 그는 7년간 제주도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지냈다. 제주도 생활이 익숙해질 즈음. 새로운 자극이 필요함을 느꼈다. “20대 초반에 제주도 생활을 시작하고, 30살이 되면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느꼈어요. 월급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생활도 좋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직접 창업해서 해보자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먹은 그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자주 방문했던 경주를 다음 행선지로 잡았다. 같은 관광도시지만 제주도와는 다른 느낌의 경주가 그에게는 특별하게 와닿은 것. “친구를 만나기 위해 경주를 2~3개월에 한 번씩 왔었어요. 그때마다 ‘제주도랑은 비슷한데 다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고, 마침 SNS에서 ‘가자미 마을’이라는 청년 마을 프로젝트를 보고 이곳으로 오게 됐습니다” 가자미 마을에서 경주와 감포를 체험하며, 함께 지내는 사람들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는 정진주 씨. 자신의 전공인 패션디자인과 관광도시 경주의 매력을 살려 자시만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 “패션과 여행 아이템을 접목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제가 경험한 경주와 제주도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도시입니다. 제주도가 ‘자연’이라면 경주는 ‘역사’입니다. 경주만이 가지고 있는 역사를 디자인한 아이템을 만들고, 그 아이템을 가지고 신라 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제가 이곳에서 도전할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여행프로그램이 아닌, 자신만의 브랜드를 경주에 녹여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경주가 가진 특별함 때문이라고 한다. “경주는 특별합니다.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보이는 경주는 ‘궁금하고, 재미있으면서 늘 신선한 시선을 주는 도시’입니다. 이런 도시를 단순히 관광만 하고 끝내버리기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지낸 지 이제 2달 정도 되었지만, 이곳에서 저의 성장이 빨라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저처럼 이곳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제대로 경주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친구를 보러 경주에 왔을 때 탁 트인 하늘이 제가 경주로 오게 된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더퓸(가칭) 박하랑(33) 대표는 지난해 친구를 만나러 경주로 처음 온 날 높은 건물 하나 없이 탁 트인 경치를 보고 이주를 결심하게 됐다. 인천 출신의 그는 영상디자인을 전공해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첫 직장생활을 서울에서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직장생활은 2년을 채우지 못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감각적인 부분이 더 중요한 디자인 일은 그의 한계를 빠르게 깨우치게 됐다는 것. “취업하고 1년 정도 지나 신입사원이 들어왔을 때 같은 주제로 영상을 편집해야 했습니다. 그때 오랜 시간을 들여 편집한 제 작품이 신입사원이 금방 만들어낸 작품에 비해 영상의 퀄리티가 너무 차이가 났습니다”, “그때 스스로 한계를 느껴버렸고, 다른 일을 해보자 마음먹고 직장을 관두고 여러 가지 일을 시작했습니다” 직장을 관두고 2년 6개월 동안 그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사회복지사로도 일을 해보았고, 커피를 좋아해 바리스타도 준비해보고, 물류센터에서 일을 해보기도 했다. 다양한 일을 하며 경험은 쌓이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이 진심으로 할 일을 찾지는 못했다. 직장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할 때 경주에서 정착해 지내고 있는 친구를 보러 경주로 내려온 것이 지난해 6월. “경주신문에도 한 번 인터뷰 나간 친구입니다. 유튜브를 하는 친구인데 경주에서 잘 정착해서 지내고 있다는 소식에 궁금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나고 싶어 경주로 내려왔습니다”,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가자미마을’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친구의 권유로 경주살이를 체험하게 됐습니다” ‘가자미마을’ 체험을 위해 감포에서 지내며 그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들이 이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경주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체험이 끝나고 경주로 이주를 결심한 그는 부모님을 설득해 올해 1월에 준비해 4월에 이주해왔다. “부모님이 많이 걱정했습니다. 남자 나이 33살이면 직장에서 자리 잡고 결혼도 준비해야 하는데, 새로운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아들을 많이 걱정하셨습니다. 부모님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경주에서 자리 잡을 생각입니다” 박하랑 씨는 현재 유튜버 친구인 김동영 씨와 함께 영상기획, 편집을 담당하며 귀농·귀촌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를 가지고 창업전선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은 친구의 일을 함께 도와주면서 제 목표를 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일반적인 커피숍은 경쟁력이 없어 저만의 아이디어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급하지 않게 천천히 확실하게 준비해 시작하려고 합니다”
“대도시의 인프라를 포기할 수 없다고 늘 생각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던 제가 지금은 경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경주가 신기하고 재미있는 도시라는 증거인 것 같아요” 양혜진 씨는 경주가 재미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나고 자라며, 직장생활도 대전에서 시작했을 정도로 그는 대전 토박이 였다. 그런 그가 지난 2022년 경주로 이주해왔다. 친구와 함께 5주간 체험했던 ‘경주시 가자미마을’이 그가 경주로 이주하게 된 계기가 된 것. 식품영양학을 전공해 영양사로 취업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기대했던 사회생활과 현실은 달랐다. “영양사로 취업을 하겠다는 목표는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학병원의 영양사로 취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해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제가 생각한 직장생활은 뿌듯함과 성취감을 매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현실은 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었습니다”, “1년 6개월 정도 짧다고도 할 수 있는 직장생활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는 않겠지만,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사이, ‘경주로 함께 가지 않을래?’라는 친구의 권유로 감포로 내려오면서 5주간의 경주에서의 생활이 시작된 것. 한 번도 대전을 벗어나지 않았던 그에게 ‘감포’는 흥미로운 곳이었다. 자신처럼 타지역에서 온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가자미마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지내는 모습이 많은 자극이 됐고, 미래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 “가자미마을에서 보낸 5주간이 저에게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할까요?. 1년 뒤, 10년 뒤의 제 모습이 궁금해졌고, 친구와 함께 내려온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감정도 느꼈습니다”, “사실 영양사를 해야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그 목표를 손에서 내려놓는 결정을 했을 때, 앞으로 무엇을 할지 막연한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경주에서 저의 다음 목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이곳으로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5주간의 감포 체험을 마치고 대전으로 돌아간 그는 부모님을 설득하고 다시 경주로 내려오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었습니다.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닌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었고, 한 번도 대전을 벗어나 혼자 살아본 적이 없었기에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어렵사리 부모님을 설득하고, 지난해 8월 경주로 이주하게 된다. 경주로 온 지 9개월 차. 그는 지금 ‘경주를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자신의 다음 목표를 찾을 때까지 경주라는 도시를 하나씩 배우고 알아가며, 목표를 향한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것. “제가 느낀 경주는 외국인이 많고, 축제가 많은 도시라는 것입니다. 하루 지나 새로운 행사들이 열려있고, 매일 새롭습니다. 그런 경주를 살아보니 이곳에서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한식을 이용한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 지금의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제가 배워온 전공을 살릴 수도 있고, 저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기에 기쁜 마음으로 경주를 배워가고 있습니다” 자신이 이루어야 할 다음 목표를 찾은 혜진 씨는 자신처럼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 지내는 곳을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너무 생각이 많아 고민이 되고, 잘 풀리지 않는다면, 지내는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상을 맞이해보는 것이 다음을 위한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이곳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은 것처럼 말이죠(웃음)”
“무언가에 홀린 듯이 흘러왔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경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경주로 내려왔다는 김승수(31) 씨는 지난 2020년 경주로 내려와 지금은 경주 특산품인 ‘체리’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기획·제작하고 있다. 영주가 고향인 그는 구미에서 디자인공학을 전공했다. 동급생들은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취업이 아닌 창업과 경주를 선택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 2년 정도는 취업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취업해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취업에 대한 욕심이 없었습니다”, “취업을 하면 정해진 급여를 받아야 하는데, 제가 일을해서 벌 수 있는 금액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졸업후 취업에 대해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진지 2년, 그는 생각의 마침표를 찍기위해 2020년 여행차 경주로 내려왔다. 그 여행이 김승수를 경주로 이주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 “그때 묵었던 게스트하우스가 구황동에 있었는데, 동네의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고전적이면서 낭만이 느꼈졌다고 할까요?(웃음)”, “구황동이 너무 좋아 여행을 끝내고 돌아갔을 때 ‘경주에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급하게 구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친구와 함께 경주에서 작은 술집을 시작했습니다” 구황동에서 창업한 지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규모가 작은 매장에서 받는 손님 수가 제한적이라 수입의 한계를 느껴 새로운 일을 찾게 된다. “코로나19도 잘 이겨냈지만, 5개의 테이블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한다는 마음을 먹었고, 경주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이곳에서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 알게 된 것이 바로 ‘가자미마을’이었습니다” 그렇게 김승수 씨는 지난해 8월즈음 10일간 가자미마을을 체험했다. 이 10일동안 그는 경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무엇이 있는지 파악했다고 한다.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주를 찾아온 타 지역 사람들과 함께 경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기획하고 어떤 자원이 있는지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저는 경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그에게는 경주를 재발견하는 시간이었고, 그 시간을 통해 그가 선택한 경주의 자원은 ‘체리’였다. 경주체리는 전국 체리 생산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맛도 일품이다. 김승수 씨는 경주체리를 활용한 음료와 빵을 개발하는 ‘1936경주체리’를 시작했다. 그가 경주체리를 이용해 현재 개발 중인 상품은 ‘체리 빵’. 6월까지 개발 완료하고 7월에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외로 사람들이 경주의 특산물이 체리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도 이제는 경주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역의 특산물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싶었고, 경주 체리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체리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빵을 해본 적 없던 제가 마음처럼 쉽게 빵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농가 분들과 계약하기도 쉽지 않았고, 진행하는 모든 과정에서 쉬운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6월까지는 최종상품을 완성하고 7월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목표가 있기에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갈 계획입니다”
“생각보다 경주는 젊고 힙한 도시였습니다. 제가 봐온 경주를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게 목표입니다” 유튜브 ‘앵죽은 못말려’라는 채널을 통해 자신의 경주정착기를 알리고 있는 유튜버 박서영(27) 씨. 그는 지난해 6월 ‘경주시 가자미마을’체험을 통해 경주라는 도시에 매력을 느끼고 곧바로 경주로 이주해와 자신의 경주 정착기를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언론정보학을 전공한 그는 여느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취업에 대해 막막함을 느끼고 있던 차에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경주시 가자미마을 프로그램을 알게되어 체험 신청을 했다고 한다. “취업을 앞두고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자니 언론고시도 준비해야 하고, 서울에서의 직장생활도 썩 와닿지 않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우연히 가자미마을이란 것을 알게 됐습니다. 예전부터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에 가자미마을 체험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신청했습니다” 박서영 씨는 지난해 6월~7월 한 달간 감포에서 ‘가자미 식탁’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감포의 특산물을 이용해 상품을 만드는 프로젝트 ‘가자미 식탁’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영상촬영이었다. 이곳에서 지내는 한 달간 그는 산과 바다가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가진 경주라는 도시의 매력에 빠져 이주를 결심하게 된다. 이주를 결심하고 난 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부모님의 설득. “경주로 이주를 결심하고 제일 힘들었던 것은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었어요. 경주에 아무 연고도 없었던 터라 부모님들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경주로 이주하겠다는 제 결심이 더 앞섰기에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사리 부모님을 설득하고 지난해 8월 친구와 함께 경주로 무작정 내려온 박서영 씨. 그가 경주로 내려와서 시작한 것이 바로 유튜브 ‘앵죽은 못말려’라는 경주 정착기였다. 아직 많은 영상이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자신의 채널에 경주에서의 생활을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를 선택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영상을 통해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에게 이곳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또 경주라는 도시의 생생함을 사진이 아닌 영상으로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8개월간의 경주 생활이 그에게는 직장생활을 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불안하지만, 오히려 내적 해방감을 느끼는 시간이었고, 경주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8개월간의 시간은 저에게 많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관광객으로 왔다면 볼 수 없었던 경주의 모습,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해야만 볼 수 있는 경주의 모습은 경주가 아주 젊고 힙한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제가 바라본 경주를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저를 통해 경주로 이주해오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전업 유튜버가 되어야 하는데, 얼른 내공을 쌓아 전업해야 겠습니다(웃음)”
“회사생활에 많이 지쳐있었던 때에 경주를 체험해보고 바로 이주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미가 많이 느껴지고, 정감가는 도시가 경주인 것 같아요” ‘너른 벽’ 박슬기(31) 대표의 말이다. 박슬기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5년 사회생활에 심신이 지쳐있을 때 그는 행정안전부 청년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경주시 가자미마을’을 체험하고 지역으로 이주를 결심하게 됐다. 10일간의 체험기간 동안 그는 감포 바다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하면서 경주를 즐겼다. 사회생활에서 지친 마음이 경주에서 지내는 동안 힐링 된 것이 지역으로 이주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것. “대학을 졸업하고,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26살부터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5년간 열심히 일했지만 무언가 스스로에게 만족감은 없었고, 번아웃이 오면서 직장을 관두게 됐습니다”, “번아웃을 극복할 계기가 필요하던 찰나에 ‘경주시 가자미마을’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좋은 기회인 것 같아 바로 경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감포에서 지내는 10일간 그는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와닿았던 것은 비슷한 나이의 청년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기획하고 실현하는 모습이었다고 강조했다. “충격이었죠.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직접 기획하고, 그것을 실현하고, 서로 도와주는 모습들을 봤을 때, ‘아...나는 지금까지 뭘 했던 거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됐고 ‘나도 이곳에서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감포에서의 생활이 인상적이었던 그는 곧바로 서울 생활을 정리하면서 경주로 이주를 준비했다. 퇴직금과 서울집 보증금으로 경주에서 지낼 집과 사업을 할 점포를 계약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하루. 이주를 결심한 순간부터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했고, 지난 1월 지역으로 완전히 이주하게 된다. “집과 점포를 계약할 때부터 느꼈던 것이 경주사람들이 참 인간미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인중개사 분들이 아주 친절했고, 주변 상인분들도 새로 개업했냐고 안부도 물어봐주는 것이 낮설었지만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황오동 중심상가에 ‘너른 벽’이라는 작은 독립서점을 차렸다. 페미니즘, 인종, 사회학, 젠더, 돌봄, 퀴어, 장애 등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의 책을 취급하고, 전공이었던 사회학을 살리면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 독립서점이었던 것. “취급하는 책들이 지역에서는 아직 생소할 수 있는 장르라 걱정이 많이 됐지만, 포항, 울산, 부산에서도 찾아와 주시고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경주에 정착한 시간이 이제 딱 한 달이 됐습니다. 지금 저의 목표는 황오동 상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잡지로 만들어 이곳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입니다. 황오동은 이태원처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살고 있고, 황오동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이런 매력들이 알려지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제가 모르는 과거의 황오동 중심상가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