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 활용한 공방, ‘꽃별새’ 봉황로 33-1, 2층에 자리한 공방 스튜디오 ‘꽃별새’. 상호에서 물씬 묻어나듯 자연을 좋아하는 서수민 씨가 운영하는 공방이다. 그는 고향인 영천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을 하던 중 자연이 그리워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이곳 경주로 오게 됐고 2018년 황리단길에 처음 자리를 잡았다. 이후 봉황로로 자리를 옮겼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공예품을 제작·판매하고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다. 한 때 인조가죽이나 아크릴 실과 같은 합성섬유로 공예품을 제작했지만 사용하고 남은 많은 양의 재료들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친환경 재료로 바꾸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천연 원료를 사용한 샴푸바, 온몸바, 삼베 수세미, 버려진 종이를 재사용해 만드는 수제 종이 제작 등 환경을 생각하는 재료와 공예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처음 공방을 열었을 때는 ‘마크라메’라고 매듭을 활용한 공예품을 주로 만들었어요. 하지만 공예품을 만들고 남은 합성섬유라든지 인조가죽이 버려져 쓰레기가 된다는 생각에 요즘은 거의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남은 재료들로 작은 공예품을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극단적인 친환경 활동 통해 얻은 교훈 서수민 씨는 과거 서울에 거주할 무렵, 지인들의 영향을 받아 극단적인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기도 했었다. 어릴 적부터 동물과 자연을 좋아했기에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한 동물 학대와 환경 오염으로 생명을 잃는 모습에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전기 사용을 거의하지 않고, 육식도 일절 하지 않았으며, 끝내는 거의 먹지도 않아 건강을 해친 적도 있다고 한다. “공방 상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연과 동물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와 먹기 위해 동물을 해치는 모습이 너무 싫었죠. 결국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아 영양실조에 걸렸고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의 방법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죠” 결국 서수민 씨는 극단적인 친환경 실천은 오래가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오래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삶을 살고자 하루하루 고민을 하고 있다. 환경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실천 서수민 씨는 환경을 위한 실천은 실천하는 당사자들 건강과 삶에도 좋은 것이라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예로 ‘꽃별새’에서 제작하는 샴푸바의 경우 천연 원료로 만들 뿐 아니라 개인 피부에 맞는 성분을 고를 수 있기에 대량 생산하는 화학 샴푸보다 몸에 좋다는 것. 또한 일회용품을 사용함에 따라 몸에 쌓일 수 밖에 없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도 줄일 수 있다고. “친환경적 삶이 무조건 불편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몸에 맞는 비누를 직접 만들어 건강에도 좋은 것은 물론이고 가정에서 쓰레기 양이 줄어 분리수거나 배출하는 번거로움이 훨씬 줄기에 불편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닌거죠. 그리고 각종 일회용 컵이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함으로 은연 중에 섭취할 수밖에 없는 미세 플라스틱도 적으니 환경에도 좋고 삶에도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매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 서수민 씨는 매일, 그리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친환경 삶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과거 극단적인 실천을 해봤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최근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언급되며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플로깅을 진행하고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죠. 이제라도 이러한 변화가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무언가 대단히 많은 것을 처음부터 하려는 것보다 작지만 매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소비를 일절 하지 않고 오로지 환경만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의 작은 움직임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다양한 생명과 함께 살아가길 희망 ‘꽃별새’의 서수민 씨는 주변의 크고 작은 여러 생명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사람 이외의 생명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조금 더 환경을 생각할 수밖에 없기에 각자 개인이 왜 친환경적인 삶을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 결국 모든 생명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 “지구에는 사람들만 사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바닷속, 자연 속에는 수많은 생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친환경 삶은 이러한 수많은 생명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나 자신이 하나의 쓰레기를 줄이고 습관을 바꾸는 등 방법을 찾고 직접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꽃별새’도 지속적으로 환경 문제 심각성을 알리고 친환경을 주변에 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상기후 현상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작은 움직임으로 조금이나마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줄이고 또한 갖가지 쓰레기의 발생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본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귀찮고 작지만 소중한 움직임을 하루하루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레스웨이스트(less waste) 카페, 가배향주 2019년, 황리단길에 문을 연 가배향주. 커피의 음역어 가배(咖啡)를 사용해 커피 향의 주인이라는 뜻을 가진 가배향주는 레스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카페다. 가배향주의 대표 김정렬 씨는 평소 제로웨이스트, 플로깅과 같은 친환경 삶을 실천하고 있지만 카페 특성상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제로웨이스트 카페가 아닌 레스웨이스트 카페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가배향주는 사실상 카페에서 쓰레기를 줄이고자 실천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실천하고 있다. 우선 가장 기본이자 많은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가배향주가 문을 연 순간부터 시작한 것으로 카페이기에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일회용 컵은 코팅이 되지 않은 100% 생분해 컵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음료 등을 닦을 수 있는 냅킨 대신 다회용 수건을 사용해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있으며, 세척에 불편함이 있어 일반 카페에서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는 유리 빨대를 제공해 카페 내에서 음료를 마실 경우 쓰레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개인 컵을 사용할 경우 가배향주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월등히 많은 1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환경을 위한 카페 운영 방식은 일정부분 포기해야 할 부분들(식기 세척과 수건 빨래, 수입 등)이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김정렬 씨는 가배향주 문을 처음 여는 순간부터 마음먹은 것이기에 당연하다고 전했다. “가배향주를 제로는 아니더라도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카페로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불편하단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저 스스로 조금 더 많이 움직이면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이죠” “개인 컵을 사용하는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다른 곳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인을 해드려도 생각보다 개인 컵 사용 고객이 많지는 않습니다. 황리단길이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해 개인 컵 소지 비율이 낮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많은 할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한 분이라도 개인 컵을 사용한다면 오히려 저는 더 기쁠 거 같습니다. 가배향주가 대단히 큰 친환경 활동에 앞장서지는 못하더라도 일회용 컵 사용을 조금이나마 줄이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죠” 핸드드립과 재사용 가배향주는 바쁜 현대인의 생활에 여유를 선사하고 있다. 모든 커피는 김정렬 씨가 핸드드립으로 내린다. 커피 기계와 비교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가배향주에서는 이 공간에서 만큼은 여유를 느끼게 하고자 핸드드립을 고집하고 있다. 핸드드립에 대한 고집은 단순히 손님들에게 가배향주만의 커피 향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전기사용량을 줄여 친환경적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가배향주 내부 테이블과 장식장들 일부는 버려진 목재와 가구를 활용해 재탄생시켰다. 절약과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 김정렬 씨는 환경을 위한 삶이란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 가배향주는 계속해서 쓰레기를 줄이는 행동 실천에 힘쓰겠다고도 전했다. “가배향주만의 커피향을 만들고자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습니다. 물론 기계로 만드는 것 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조금의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죠. 또한 적은 양일지는 몰라도 기계를 사용하지 않아 전기의 사용량도 줄어 나름대로 친환경적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가배향주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할 계획입니다” 친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 지원 필요성도 경주 대표 관광지로 탈바꿈한 황리단길 일대의 무분별한 쓰레기를 보며, 가배향주의 친환경적 운영을 결심했다는 김정렬 씨. 그는 최근 친환경적인 삶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됐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렇게 인식의 변화에 흐름에 제도권의 지원이 이뤄져 확산에 더 큰 힘이 되길 희망하기도 했다. “최근 제로웨이스트, 친환경 등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확실히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이해해 주시는 분들도 많고, 카페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한다는 사실에 공감을 많이 표해 주시기도 하죠. 이렇게 친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을 때 제도권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펼친다면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생분해 비닐과 같은 친환경 소재는 일반 소재와 2~3배 이상 가격차이로 인해 사용을 하고 싶어도 선뜻 구매할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조금의 지원이라도 가능하다면 비싸더라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곳이 분명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가배향주는 친숙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입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기도 하구요. 친환경적인 실천이 모든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작은 부분이지만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상기후 현상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작은 움직임으로 조금이나마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줄이고 또한 갖가지 쓰레기의 발생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본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귀찮고 작지만 소중한 움직임을 하루하루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경주 비건 빵집, ‘Smells like Bread’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vegan). 동물을 보호하고자 동물성 식재료를 배척하며 채식주의를 강하게 주장하기에 일반적으로 좋은 이미지로만 비춰지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 비건은 또 하나의 음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건강을 위한 식물성 식재료 사용과 기후위기 상황에 탄소중립을 위한 동물성 식재료 지양 등 예전과는 결이 다른 방식의 음식문화로 퍼지고 있는 것. 용강동의 ‘Smells like Bread(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한 비건 빵집으로 비건 문화의 올바른 문화 확산과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2021년 7월에 문을 연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김민재 씨와 어머니 황숙향 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빵을 매우 좋아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밀가루와 유제품 종류를 먹지 못하는 황숙향 씨는 아들 김민재 씨와 함께 비건 음식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비건 빵을 만들었고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가 문을 열게 됐다. 가게 인테리어에 노란색을 많이 써 손님들에게 노랑빵집으로 불리기도 하는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비건 빵집이라는 이름에 맞게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다. 제빵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우유와 달걀은 물론, 백설탕과 식품첨가제물 등도 쓰지 않는 건강한 빵을 만들고 있다. 건강은 물론, 맛도 함께! 김민재 씨는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가 건강하고 맛있는 비건 빵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건강하고 맛있는 비건 빵을 통해 사람들이 비건에 대한 거부감이나 오해가 해소되길 희망하고 있는 것.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에서는 밀가루가 아닌 100% 쌀가루로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성 식재료를 대체하는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고 있죠. 우유를 대신해 두유를 사용하고, 콩고기 패티를 사용하는 등 오로지 식물성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건 음식은 일반 음식에 비해 약간 밋밋하거나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를 바꾸기 위해 맛있는 빵을 만들고자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손님들의 반응도 좋고 단골도 많이 생겼죠. 가게를 오픈한지 3년차인데 경주에서는 비건 빵집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손님들 또한 비건에 대해 물어보시기도 하면서 관심을 갖는 모습에 비건 음식 문화가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에서는 최대한 경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주재료로 하고 있어 신선한 재료와 불필요한 재원 낭비를 최소화 하고 있다. 비건과 제로웨이스트의 작은 실천 일반적으로 비건 음식 문화는 동물 보호는 물론 탄소중립과 연관돼 친환경적인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동물성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기에 환경오염과 불필요한 재원 낭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건 빵집인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식물성 재료를 사용해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동시에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또한 실천하고 있다. 이는 어머니와 누나의 영향이라고 김민재 씨는 설명했다. “비건 빵을 연구한 어머니와 친환경 화장품을 판매했던 누나 덕분에 제로웨이스트라는 활동이 예전부터 낯선 단어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비건 빵집을 운영하며 비싸더라도 생분해 비닐, 종이 포장을 선호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역에서 진행되는 플로깅에 수시로 참가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삶,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것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의 김민재 씨는 친환경적인 삶은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의식을 하고 행하면 오히려 잠깐의 행동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친환경적인 삶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즘 많은 분들이 하나씩, 그리고 작은 부분에서 실천하고 있죠. 마트에 갔을 때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준비하는 것,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것들도 바로 친환경적인 삶의 일부입니다. 오히려 무언가 거창하게 하려고 의식을 하는 순간 그것은 족쇄가 돼 운신의 폭을 좁히며, 길게 봤을 땐 친환경 삶을 이어가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거죠. 쉽게, 자연스럽게, 지속적으로 행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멜스 라이크 브레드’는 친환경 비건 음식 문화를 경주에 자연스럽게 알리는 곳이 되길 희망합니다. 비건이라는 다소 생소한 말에 얽매이지 않고 어렵지 않은 곳, 비건이라는 식문화를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곳, 또한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이상기후 현상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작은 움직임으로 조금이나마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줄이고 또한 갖가지 쓰레기의 발생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본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귀찮고 작지만 소중한 움직임을 하루하루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지구의 잡초, 쓰레기를 줄이고 싶은 ‘밭매기’ 밭에서 작물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잡초 등을 없애는 일을 뜻하는 ‘밭매기’. 경주의 핫플레이스 황리단길에는 지구의 잡초라 할 수 있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제로웨이스트 용품점 ‘밭매기’가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밭매기의 대표 김아라 씨는 가게를 운영하는 동시에 경주 곳곳을 누비며 쓰레기를 줄이는 삶을 실천 중이다. 김아라 씨는 결혼 후 경주가 고향인 남편과 함께 황리단길에 카페를 열었는데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간 곳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보며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래서 직접 제로웨이스트 용품점을 열고 공부하며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동시에 주변에 알리고자 활동하고 있다. “보통 가정에서는 각자의 방식대로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고자 합니다. 쓰레기를 일부러 만들어 버리는 경우는 드물죠. 다만 경주는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다보니 아무래도 가정에서의 행동과는 달리 편의를 위해 일회용품을 많이 쓰게 됩니다. 그렇게 버려진 쓰레기가 쌓여진 모습을 보고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황리단길에 가게를 열게 됐습니다” 제로웨이스트, 불필요한 소비 줄이는 것 김아라 씨는 제로웨이스트 용품점을 운영하지만 손님들이 물품을 구매하러 왔을 때 신중한 선택을 권하고 있다. 제로웨이스트의 중요한 부분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막상 제로웨이스트 가게를 방문했지만 생소한 물품들을 잘 모르고 구입을 한다면 이 또한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밭매기를 찾는 분들 중에는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막연히 제로웨이스트에 이끌려 오신 분들이죠. 이런 분들은 제로웨이스트 용품이 가지는 특성이나 불편함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도 합니다. 친환경적 삶 자체가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쓰레기를 최소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듯이 밭매기에 방문한 손님들에게 제로웨이스트 용품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고 있습니다. 혹시나 구입했는데 생각과 달리 불편하거나 이질감이 드는 경우가 많아 버리게 된다면 제로웨이스트가 아니게 돼 버리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김아라 씨는 정확한 설명을 위해 제로웨이스트 용품을 직접 써보고, 공부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쓰레기 줄이기 위해 실천하는 활동 김아라 씨는 일상 속에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플로깅을 실천하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매일 할 수는 없지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플로깅이나 황리단길 주변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습니다. 꾸준히 참여해 경주가 조금이라도 깨끗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활동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죠. 특히 산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은 아름다운 풍경을 해치는 쓰레기를 줍기에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밭매기’, 제로웨이스트 알리는 채널로 김아라 씨는 ‘밭매기’가 경주에서 제로웨이스트 용품을 파는 곳이 아닌 알리는 채널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다양한 친환경 공예 수업도 진행하고 아직은 부족한 커뮤니티도 활성화해 경주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길 희망한다고. “대도시의 경우 정말 다양한 친환경 공예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습니다. 자연염색, 깨진 도자기나 양파망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수업 등이 그것이죠. 연령대 또한 다양해 제로웨이스트를 알리는데 역할이 큽니다. 버려지는 쓰레기를 활용한 공예는 정말 다양해요. 경주에서도 이런 친환경 공예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제로웨이스트도 널리 알리고 쓰레기를 줄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밭매기’도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제로웨이스트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쓰레기의 분리배출, 다회용기 사용을 통한 일회용품 줄이기,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소비 줄이기…. 관심을 가지고 조금만 노력한다면 누구나 작지만 소중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이상기후 현상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작은 움직임으로 조금이나마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줄이고 또한 갖가지 쓰레기의 발생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본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귀찮고 작지만 소중한 움직임을 하루하루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포장 최소화, 쓰레기 줄이기 위해 노력 ‘월정제과’ 코로나19가 한창인 2021년 6월, 강한국·최혜송 씨 부부는 고향인 대구를 떠나 이곳 경주에서 그들만의 가게를 열었다. 가게 마당 한편에 있는 오래된 우물과 경주를 상징하는 달을 이름에 담아 탄생한 제과점이 ‘월정제과’다. 봉황로에 위치한 ‘월정제과’는 일반적인 제과점과 약간 다른 점이 있다. 바로 포장이다. 빵을 판매하기에 비닐 포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보통인 제과점에서 종이와 보자기를 이용해 빵을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과하지 않게 포장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일부 딱딱해지는 빵의 경우 포장 시기를 최대한 늦춰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 음료의 경우 생분해 빨대를 사용하고 휴지도 고객들이 필요한 만큼만 가져다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다행히도 손님들은 아직까지 이런 월정제과의 방식을 크게 불편해하지 않고 이해를 해주고 있다고 한다. “포장은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 보자기를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어쩔 수 없이 딱딱해지는 빵은 비닐로 포장할 수밖에 없지만 포장시기를 늦춰서 비닐 사용을 줄이고 있는 거죠. 특히 크리스마스나 생일 등 특별한 날 예쁜 포장을 원하시는 손님들도 계시지만 잘 말씀드려서 보자기로 예쁘게 포장하거나 종이끈으로 리본을 만들어 드리는 등 손님이 원하는 방향으로 포장하려고 합니다. 포장에 사용되는 종이도 코팅이 안 된 포장지를 사용해 재활용이 가능하게 하고 있죠. 또한 가게 안에서 커피와 같은 음료를 드실 때 제공되는 휴지를 원하시는 만큼만 가져가시게 안내드리고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손님들은 불편하거나 원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 다들 이해해 주세요” 특히 월정제과는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회용기 할인도 실천하고 있다. 강한국·최혜송 씨는 큰 할인혜택은 아니지만 고객이 텀블러나 다회용기를 가져와 커피나 음료를 담아갈 경우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는 것. 이들 부부는 작은 할인혜택이지만 이러한 것들이 모여 시민이나 관광객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길 희망하고 있다. 건강까지 생각하는 ‘월정제과’, 경주도 제로웨이스트 활성화 기대 월정제과의 강한국 씨는 20년 경력을 갖춘 제빵사다. 그는 월정제과의 모든 빵은 우리 밀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다른 것보다 빵을 드시는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일반적으로 수입 밀이 우리 밀보다 제빵하기에 유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60여일을 배에 실려 우리나라로 들어오려면 어쩔 수 없이 화학약품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하나 우리 밀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죠. 현재 우리나라는 밀 자급률이 1% 남짓합니다. 자급률을 올려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품종 연구와 농업 정책들이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죠. 화학약품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은 좁은 의미에서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지구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강한국·최혜송 씨의 이러한 친환경적 운영방침은 과거 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예전 서울에서 생활할 때 친했던 고향 친구가 환경운동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제로웨이스트라던가 친환경 관련 활동을 알게 됐습니다. 그 친구의 영향으로 경주에서 월정제과를 오픈하고 최대한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록 모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는 없지만 나 자신이 조금만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가게 직원들도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고 쓰레기를 줄이는 습관을 가지는 것 같더라구요. 이렇게 한 명씩 차근차근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들은 친환경 제품 사용에 대한 지원과 경주에서 제로웨이스트가 활성화 되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자영업, 특히 음식 관련업을 하시는 분들은 친환경 제품을 쓰려고 해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생분해 포장을 하려고 해도 일반 비닐과 3배 정도 가격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또한 경주에서 기후위기, 친환경과 관련된 인문학 강의가 많이 활성화 됐으면 합니다. 기후위기라는 막연한 표현보다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시민들은 생활 속에서 쓰레기 줄이기, 탄소 줄이는 움직임을 실천하고 정부나 지자체는 여러 지원과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정책을 마련한다면 큰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월정제과도 친환경을 위한 움직임과 자체적인 방법을 계속해서 고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