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여 경주는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었다. APEC 2025 정상회의 유치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경주가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25경주 APEC 정
2025년 APEC 경주의 첫 행사였던 제1차 고위관리회의(SOM1)가 지난달 막을 내렸다. APEC은 단순히 10월 말~11월 초에 개최되는 정상회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계속 진행 중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SOM1 회의를 통해 경주
#장면1, 1987년 유럽의 아일랜드에서는 국가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변화가 일어났다. #장면2, 세계 1위의 석유매장량을 기록한 베네수엘라와 신흥 산유국인 노르웨이는 많은 매장량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경제력 차이를 보인다. #장면3, 세계 최고의 범
지난 2월 27일 ‘에너지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특별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특별법),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특별법)’이다. ‘에너지 3법’ 제정은 인공지능(A
자전거는 과거 자전차라고 불렸다. 근래 한국이 경제적으로 넉넉한 나라가 되어 집집마다 자전거 대신 자동차 한두대는 다 가지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1970년대까지만 하여도 일반인은 물론이고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자전거로 통학을 하여 자전거는
경주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의 정수를 담고 있는 도시이다. 신라 천년의 수도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이곳에서 윤경렬(1916~1999) 선생은 진정한 한국의 미를 찾고자 평생을 바쳤다. 그는 단순한 연구자가 아니라 우리 고유의 미를 인형으로 형상화하여 보급하고, 경
2024년 12월 초에 경주고도육성포럼 주관의 제7회 ‘황남동 마을해설사 양성과정’ 수료식이 있었다. 9월부터 13주 동안 이어진 양성과정에는 특강 17회와 문화탐방 2회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제2차 문화탐방은 11월 말에 황리단길에서 실시되었다. 탐방 참가자들은 황리단
2025 APEC KOREA 정상회의(AELM)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진행되는 정상회의 주간(APEC Economic Leaders’ Week)에 최종고위관리회의(CSOM),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와 함께 경주에서 개최된다. 2025 APEC KOREA
현재 우리나라는 26기의 원자력발전소 중에 23기가 운전 중에 있다. 이 가운데 설계수명이 다해 계속운전 심사를 받아야 하는 원전은 10기에 해당한다. 특히 경주에 있는 중수로형 캔두 원자력발전소인 월성원자력발전소 2~4호기도 30년의 설계수명이 월성 2호기는 202
“타의 모범이 되므로 이에 이 상을 드립니다.” 상을 줄 때 많이 쓰이는 문구다. 그만큼 ‘남을 배려하고 도덕과 상식을 지키는 그런 세상을 살아라’ 하는 뜻과 ‘자기중심이 아닌 배려와 타인을 우선시하는 사람을 대우한다’는 뜻이 포함됐다. 그러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타의
경주지역은 지난해 12월 31일 동해중부선 개통을 끝으로 동해선과 중앙선이 통과하는 광역철도망이 완성되었다. 1918년 12월 29일 협궤선 철도가 처음 개통된 이후 106년 만에 경주는 철도교통망의 결절지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과거 단선으로 운영되었던 동해남부선,
“경부고속철도 경주 확정역사(형산강 노선)를 원안대로 추진하라” 약 20년 전인 1995년 12월의 겨울 한파를 녹인 범시민단체의 대정부 건의 내용이다. 고속철도 경주 통과 노선을 두고 50여개 시민단체는 대구·경북·울산지역 등 11개 상공회의소와 연대한 건의서를 통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의든 타의든 많은 말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말이 많아진다. ‘저 사람은 물에 빠지면 입만 뜬다’는 말이 한때 유행했는데 이는 입이 가볍거나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고 하는 소리다. 그러다가 ‘저 사람은 물에 빠지면 입이
요즘은 “경주에도 바다가 있다”고 힘주어 얘기하지 않아도 타 지역 사람들 중 알 만한 사람은 안다. 경주가 최근 뉴브랜드로 천년도시·황금도시·정원도시를 표방하고 브랜드 정립에 힘을 쏟고 있다. 정원도시 경주에서 산·강·해의 대표로서 남산·형산강·경주바다를 내세웠다. 경주에는 남산, 단석산, 토함산, 무장산 외에도 ‘영남알프스’에 속하는 산이 있다. ‘영남알프스’는 울주군·밀양군·청도군·양산시·경주시에 걸쳐 1000m 이상의 9개의 산이 유럽의 알프스 산세 및 풍광과 견줄만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영남알프스 9개 산은 가지산(1241), 간월산(1083), 신불산(1159), 영축산(1081), 천황산(1189), 재약산(1119), 고헌산(1033), 운문산(1195), 문복산(1014m)이다. 그 중 문복산(文福山)은 경주시·청도군에 걸쳐 있는데 정상 표지석은 청도군에 위치하고 있다. 정상 가까이의 등산로를 걷게 되면, 한쪽 발은 청도 땅을 다른 한쪽 발은 경주 땅을 밟게 된다고 한다. 문복산의 주 등산로는 경주시 산내면 대현 3리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비교적 단거리 코스이다. 대표 코스가 경주시 산내면에서 출발하고 산의 많은 면적이 경주에 속하기 때문에 문복산은 경주 산이라 해도 된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이 중심이 되어 실시하는 영남알프스 봉우리 완등 인증사업이 올해로 6년째를 맞이했다. 인증센터에서는 선착순으로 완등자 3만명에게 인증서와 기념 은메달을 증정하고 그 후 완등자에게는 인증서만 발급한다. 울주군이 2019년에 완등 인증사업을 시작한 것은 영남알프스의 비경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완등 인증사업으로 영남알프스를 찾는 등산객이 많아져 산이 몸살을 앓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문복산에 몇 년 전 큰 불이 난 적이 있어 매년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등산로를 폐쇄하고 있다. 등정 인증을 받기 위해 1월 초부터 문복산에 등산객이 몰려들어 등산로 인근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주민들이 주차 공해, 쓰레기, 소음에 시달려 불만이 높아졌다. 결국 울주군은 등산객이 1월에 몰리는 것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 우려와 민원 발생 때문에 2023년부터 완등 인증 사업에서 문복산을 제외하였다. 완등 대상 산이 8개로 줄어든 것이다. 추후 문복산이 완등 대상에 포함되려면 주차장 확보, 민원 방지 대책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2024년에는 재약산 정상부의 낙석과 추락사고 위험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 설치를 위해 재약산이 완등 인증 사업에서 제외되어 완등 대상이 7개가 되었다. 2025년부터는 등산객 안전과 인근 주민의 민원 해소를 위해 완등인증을 월 2개봉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내년엔 완등에 최소 4개월이 걸린다. 앞으로 인증서는 계속 발급하더라도 기념메달 증정은 중단하고 메달 지급 예산으로 등산로 정비와 관리에 힘을 더 쏟으면 어떨까 한다. 영남알프스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남알프스와 관계된 5개 시·군이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경주에서 최고 높은 산은 단석산(827m)이고 그 다음은 토함산(745m)이다. 소백산 국립공원의 최고봉인 비로봉(1439m) 정상은 영주시에 속하지만 경북 영주 소백산이니 충북 단양 소백산이니 하면서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다. 문복산의 주 등산로가 경주에 있으니 경주 안내 지도에 문복산(1014m)을 표기해서 경주에도 영남알프스가 있다는 것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영남알프스가 경주에도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자랑거리이다. 산내면 대현리 복지회관에서 문복산 산행을 시작하면 8부 능선 근처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드린바위’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이고 직진하면 바로 정상에 오른다. 드린바위로 가는 길의 일부 코스는 꽤나 험하다. 드린바위 100여m 아래에 세워져 있는 ‘입산위험지역’ 안내판에는 전문등산객 외에는 입산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등산로는 특색 없는 밋밋한 코스인데 드린바위를 거치는 코스는 경관이 좋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드린바위’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드린바위에 오르면 양면이 절벽이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펜스 설치가 필요하다. 경주시는 드린바위 코스에 입산위험지역이란 표지판을 세워놓는 것에 그치지 말고 등산객의 안전을 위하여 험한 등산로를 정비하여 드린바위 방향의 등산로를 문복산의 상징 코스로 적극 개발하면 좋겠다. 문복산 등산로 정비와 주차장 확장과 같은 인프라 구축은 정원도시 경주 브랜드 정립에도 일조가 된다. 경주에는 경주바다도 있고 영남알프스도 있다.
2025년은 경주시가 ‘2025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경상북도가 ‘2025 경북 방문의 해’를 선포하는 특별한 해이다. APEC 참가자와 국내외 관광객의 증가에 대비해 경주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특히 관광지 최일선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문화유적지, 관광명소 등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문화유산 및 관광자원 전반에 대한 해설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봉사자이지만, 단순한 자원봉사자로 치부하기 어렵다. ‘걸어 다니는 문화재’, ‘민간 외교관’, ‘지역 홍보대사’ 등으로 불리며, 그들의 사회적 가치와 영향력은 매우 크다. 문화관광해설사와 유사한 역할이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으로 도슨트나 큐레이터이다. 이들은 문화관광해설사와 마찬가지로 전문적인 교육과 자격을 갖추고 현장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서비스 전문가로서 태도가 중요하다. 한편 문화관광부에서 2001년 문화유산해설사 양성 및 활용 사업 계획 수립 이후, 2020년 10월 기준, 전국 문화관광해설사는 6253명으로 집계되었지만, 이 중 실제 활동 중인 인원은 3366명이다. 2024년 7월 현재, 경상북도 문화관광해설사 395명 중 경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총 59명(한국어 32명, 영어 10명, 일본어 10명, 중국어 7명)으로, 이는 경상북도 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이들은 경주 내 17개소에 상시 배치되어 활동 중이다. 경주시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문화관광해설사 모니터링과 친절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해설사들을 중심으로 해설매뉴얼 표준화 초안 작업을 시작해 2022~2023년 전문가 감수를 거쳐 완성된 표준매뉴얼을 토대로 2024년 모니터링을 시행했다. 이어서 11월 말 진행되는 친절교육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와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역할 및 글로벌 매너 등의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운영될 계획이다. 경주시의 문화관광해설사 모니터링은 전문가와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평가를 격년제로 시행하며, 매년 문화관광해설사들을 대상으로 해설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해 평가를 수행한다. 참고로, 미스터리 쇼퍼는 사전교육을 받은 평가자가 관광객으로 가장해 서비스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업계에서 널리 활용된다. 본 칼럼에서는 올해 전문가 평가를 수행하면서 발견된 몇 가지 문제점을 중심으로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해설사들의 가치와 중요성에 비해 관광지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그것은 이들이 착용한 일반인 복장의 유니폼으로는 일반 관광가이드와 구분이 되지 않는 점이다. 호텔이나 항공사 등 유니폼을 입는 관광업계에서 유니폼은 직원으로서의 신분을 확실하게 알리고 대표한다는 자긍심을 주는 역할을 한다. 경주시는 문화관광해설사들이 경주의 정체성을 담은 유니폼을 착용해 이들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문화관광해설사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대별 한 차례 해설서비스를 진행하는데 대부분 이들은 해설사의 집 내부에 있어 요청이 들어오지 않으면 해설사의 집 밖을 나오지 않는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도슨트처럼 정시 알림 종을 활용해 관광객에게 해설서비스를 제공하는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에밀레종’과 같이 경주를 상징하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주목시킬 멋스러운 종을 울린다면 관광객 몰이를 할 경주만의 상징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셋째, 해설사들은 각자 다른 문화재 사진이나 참고자료를 넣은 개인 파일북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태블릿이 일부 유적지에 배포가 되었으나, 해설사들에게 개별 지급되지 않아 활용도가 매우 낮다. 동일한 문화재 사진이나 참고자료를 업로드한 태블릿이 개별로 지급된다면 해설사들이 해당 문화재와 다양한 관광자원에 대해 더욱 정확하고 깊이 있는 해설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경주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경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맞이하여 APEC에 대한 이해 및 글로벌 매너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교육을 통해 자질향상과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위의 개선방안을 실천한다면, 경주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과 관광객이 늘어나고, 경주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한층 더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연말에 발표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소형모듈원전(SMR) 4기 건설 계획이 담길 것”이라고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12대 국가전략기술(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모빌리티, 차세대원자력, 첨단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보안, 인공지능, 차세대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중 하나로 SMR을 꼽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서 2028년까지 허가(규제체계)를 목표로 혁신형 SMR(i-SMR)의 핵심기술을 신속하게 확보해서 표준설계를 진행 중에 있다. SMR은 인공지능(AI) 시대에 폭증할 전력 수요에 대응할 현실적 대안이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고 원자력진흥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스웨덴, 중국, 러시아 등도 탄소 중립과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소형모듈원전 개발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5년경에 SMR의 첫 가동 목표을 세웠다. 소형모듈원전의 전 세계 시장규모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35년에 630조원을 세계경제포럼(WEF)은 2040년에 1000조원으로 추정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 베로니크 루예 국장은 “원자력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풍력·태양열 같은 재생에너지 등 저탄소에너지를 보완해 탈탄소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고 소형모듈원자로(SMR)는 안전성, 유연성, 경제성 등에 장점이 많아 203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배치가 가속화 될 것으로”전망했다. 중국은 세계 최초 상업용 SMR ‘링룽 1호’를 시험가동하고 2025-26년에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도 소형모듈원자로(SMR)개발 기업인 테라파워(Terra Power)에 투자해 전력망을 탄소 중립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외에도 구글, 아마존, 오픈AI 등 세계적인 기업과 한국의 두산, SK그룹, HD현대그룹, 삼성물산 등도 미국의 SMR 기업에 투자하며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남 SMR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다. ‘SMR의 미래, 세계가 묻고 경남이 답하다’라는 주제로 글로벌 SMR 선도기업인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시보그 등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고 국내 원전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참석해서 SMR 설계·제조 기술개발의 현황을 공유하고 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SMR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경남과 창원의 원전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SMR 클러스터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이 한 말이다. 원전산업의 중심지가 창원이라면 문제는 우리 경주다. 창원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우리나라의 대형원자로와 터빈을 생산하는 등 원전기자재 생산업체로서는 글로벌시장 경쟁력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다 SMR까지 선점하고 있어서 우리 경주시 문무대왕면 동경주 IC 부근에 들어설 SMR(소형모듈원자로)국가산업단지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지난 7월에 체코정부는 총사업비 24조원 규모의 두코바니 지역 신규 원전 2기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했다. 왜 우리가 선정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적기에 원전의 시공 능력과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 한 것이 아닐까한다. 우리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할 수 있었던 것도 국내에서 신고리 3·4호기를 건설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원전을 도입하는 국가는 건설과 운영이 입증된 발전소를 선호한다. SMR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에 실증시설과 건설, 운영으로 검증된 후 수출이 이루어질 것이다. 경남의 창원시가 대형원전 설비뿐만 아니라 SMR의 제조 클러스터 육성 방안에도 발 빠른 관심을 보이면서 우리 경주의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경주 감포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통하여 SMR 기술개발 연구에 초점을 맞추어온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경상남도와 창원시에 SMR 제조기술과 산업육성의 선점을 빼앗기게 생겼다는 것이다. 최근 창원에서는 10월 달에만 22일 ‘경남 SMR 국제 콘퍼런스’, 23일~25일까지 ‘한국원자력학회 정기총회와 추계학술발표회’, 29일~30일까지 ‘2024 대한민국 원자력산업대전’이 열렸다. 또한 이달 11일부터 약 2주간 체코전력공사의 발주사 대표단 60여명이 한국을 방문한다. 또한 이들은 경남 창원의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서 원자로와 터빈 등 주기기를 제작하는 과정을 살펴볼 예정이다. 우리 경주에 들어설 SMR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원전 산업과 연계된 SMR(소형모듈원자로) 특화 원전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한지를 지금부터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98개의 SMR이 개발 중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탄탄한 원전 생태계를 조성해 2027년까지 원전 산업 매출 30조원, 고용 규모 4만7000명, 원전 설비 수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했다. 원자력시설과 관련해서 우리 경주에 일자리와 경제적인 실리는 없고, 고준위핵폐기물만 쌓이고 있고, 한수원 본사는 호시탐탐 경주를 떠날 생각만 하고 있는 천년역사문화도시 경주는 정체성을 상실한 암울한 도시가 되었다.
2025년은 경주시 입장에서는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중요한 한 해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이 포함된 21개국 정상들 간에 이뤄지는 다자간 정상회담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경주로서는 이러한 호기를 놓칠 수 없다. 세계에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홍보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정상회의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부각이 되어 버린다면 개최지인 경주는 기대했던 효과는커녕 자칫 시민들의 불편 감수만 남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부 등은 당연히 성공적인 회의에만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의 위상과 이익이란 것을 고려하자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주시민들은 APEC 정상회의에 무엇을 기대할까?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과 같을까? 크게 봐서는 틀리지 않겠지만 이것을 계기로 좀 더 풍요로운 경주가 되길 염원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경주시민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한번 생각하고 따져 보자. APEC 정상회의가 시민들에게는 어떤 것을 줄 수 있을까? 올림픽, 월드컵처럼 많은 관광객이 유입되는 것도 아니고 준비 기간이 짧아 여러 인프라 시설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매년 개최되기에 희소성의 기대도 없을 것이다. 단지 개최지 경주라는 홍보 효과와 각국 정상들의 흔적 정도가 아닐까 예상된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 것이다. 이 행사를 통해 이전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 도시, 비전 있고 매력 있는 도시로의 탈바꿈 등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해야 이러한 바람에 충족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봐야 한다. 먼저 정상회의가 이뤄지는 배경을 잘 활용하고 홍보해야 한다. 내용은 정상회의라 하더라도 화면 등에 비춰지는 것 등에 우리는 주목을 해야 하고, 그것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듯 경주로서는 회의 기간 동안 어떻게 경주를 접목시킬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떠오르는 것이 회담·회의장소이고, 그 장소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예전 신라 화백회의 제도를 접목시키는 것이다. 화백회의가 이뤄졌던 그 장소에서 21개국의 정상이 회의를 진행한다. 그 진행 과정에 만장일치제였던 화백회의에 대해 설명하고 강조하면서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다면 자연스럽게 신라와 경주의 역사적인 의미, 배경 등의 홍보가 부각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라도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해 개최지 경주를 접목시켜 부각을 시켜여야만 각 방송, 언론 등에서 한 번이라도 더 경주를 더 다루게 되지 않을까 판단된다. 해서 경주시는 다각도로 검토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회의에 따른 배경을 잘 홍보할까를 고민해야 하고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경주 홍보는 우리들의 몫이다. 이 기회를 계기로 경주가 다시 도약하자면 시민들이 힘을 합치는 건 기본이고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개진하는 등 민·관이 함께해 내년 11월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치뤄져 대한민국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것은 물론 경주도 확실하게 홍보가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금상첨화가 있겠는가. 해서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의미에서 필자가 먼저 의견을 개진해본다. 대한민국 성씨 중 경주를 뿌리(본관)로 둔 성씨가 많다. 이러한 성씨의 역사적 배경 등을 고려해 각 성씨의 사당 등을 내년 11월 정상회의 전에 건립해 손님들을 맞이한다면 참가하는 각국에 볼거리를 하나 더 제공하고 경주가 대한민국에서 어떤 도시인가를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생각된다. 또 정상회의가 끝난 뒤에도 많은 이들이 찾을 수 있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이는 하나의 예이다. 이렇게 시민들의 다양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이끌어내어 듣고 수렴해 준비한다면 더욱더 의미 있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상회의가 끝나고 난 뒤 불편만 있더라 대한민국은 얻은 게 있지만 경주시는 무엇을 얻었는가 하는 의문이 있어서는 안 된다. 관의 사고와 민의 시각은 분명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지향하는 바도 다를 것이다. 정부와 경주시 간에도 지향하는 바가 다를 것이다. 민·관이 확실하게 역할 분담하는 등 경주시의 모든 역량을 모아서 장사로 치면 많은 이익이 남게끔 성공적인 APEC 정상회의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서 크게 깔아진 판을 ‘성공적인 결론!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자원봉사 등)는 APEC 정상회의를 더욱 의미있는 행사로 만들 것이며, 어쩌면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가장 성공적인 결론은 ‘함께하는 하나 된 시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25 APEC 정상회의 제3차 준비위원회에서 내년도 APEC 주요 회의의 분산 개최 계획을 발표하였다(대한민국정책브리핑, 2024.10.02). 경주에서는 2025년 하반기에 APEC 정상회의 주간(APEC Economic Leaders’ Week)을 개최하며, 동 정상회의 주간에는 최종고위관리회의(CSOM),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 정상회의(AELM) 등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일부 지역신문들은 ‘나눠주기식 분산 개최에 맥빠진 경주시’라든지 ‘전국 분산 개최 결정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라는 사설 제목으로 일제히 노골적 불만을 표시했다. APEC 회의의 꽃은 정상회의(AELM)를 포함한 정상회의 주간에 개최되는 행사들로 이 주간에 외국인들이 6000명 정도가 방문하게 된다. 200개 이상의 회의가 개최되는 경제월드컵 APEC행사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3~5개 도시의 분산 개최가 일반적이며, 2005년 APEC에서도 부산을 포함하여 경주·서울·인천·제주·광주·대전·대구 등 8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었다. 2022년 태국은 방콕·치앙마이·푸켓 등 3개 도시에서, 2023년 미국 APEC은 11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기에 앞서 2월에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5월에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8월에 워싱턴주 시애틀 등 4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었다. 2024년 APEC 행사가 개최 중인 페루에서도 수도 리마(Lima)를 포함한 5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고 있다. 2025 APEC 회의의 분산 개최가 결정이 난 이상 정부의 예산은 정상회의 개최도시에 투입되는 점을 상기해서 내실 있고 역대 가장 성공적인 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를 위해 철저하고 좀 더 포용적·균형적·수신자적 관점으로 접근하길 바란다. 외교부와 KOTR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페루는 2024 APEC 개최를 통해 FTA 체결 및 교역 확대를 포함한 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 외에도 관광산업 활성화와 시민을 위한 무역, 투자, 혁신, 지속 가능한 성장이 촉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 칼럼에서도 시민·참가자·관광객을 고려한 ‘수신자적 관점’에서의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를 강조하고자 한다. 국내외 APEC 개최도시의 잘된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 칼럼에서는 2005 APEC 부산 개최 후 평가에서 주요 부문별 미흡했던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도시기반조성 및 정비분야에서는 대부분 긍정적 평가였지만, 회의 참가자들이 이동하는 동선 위주의 도시정비로 ‘보여주기식’과 ‘단기적 효과’에 치중한 점, 정상회담 개최 시 행사장 인근 지역주민들의 차량통제의 불편, 행사장 인근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과 공원조성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으로 지역적 균형을 고려하지 않아 다른 지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이 지적되었다. 둘째, 경제관련 평가에서는 APEC 정상회의 건배주로 ‘천년약속’ 지역업체 지정 및 정상들의 전통의상 제작에 지역 한복 명인 참여, 지역기업인의 APEC 참여, 외자 유치와 실질적 지역경제 효과 극대화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CEO Summit 관련 일부 프로그램의 참가자 특성 파악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된 점, 부산지역 대학생들과의 교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 부족 등이 미흡한 점으로 지적되었다. 셋째, 문화관련 평가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에도 불구하고 APEC 정상회의 개최에 임박하여 공모 방식 진행으로 인한 일회적인 공연 및 전시 기획은 지속가능한 문화행사 육성을 위한 준비 소홀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부족했던 점과 문화행사에 대한 부산시민들의 낮은 참여율 등이 미흡한 점으로 꼽혔다. 넷째, 관광관련 평가에서는 관광인프라 확충으로 관광객 수요태세 강화 및 관광도시 이미지 개선 등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정상회의 개최 기간 중 삼엄한 경비 및 예약난 등의 이유로 부산 방문 일반 관광객 수가 급감한 점, APEC 참가자 욕구를 파악하지 못한 관광프로그램 개발 및 외국인 안내판 미설치를 포함한 인프라 구축 미흡 등도 지적되었다. 다섯째, 컨벤션관련 평가에서는 지역경제 효과, 컨벤션 인프라 확충, 컨벤션 도시 이미지 강화, 국제행사 준비 및 운영 경험 확보 등의 다양한 긍정적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APEC 개최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연계 관광프로그램 개발의 부족과 APEC 누리마루 정상회의장의 향후 사용 계획 미흡 등도 지적되었다. 이상의 지적이 2025 APEC 준비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2005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부산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단계별·분야별 준비사항을 추진하였음에도 긍정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위의 미흡한 점들이 다수 발생하였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준비하는 경주는 과제별 책임제(Project Manager)를 두고 다각도로 준비실태를 점검·보완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서 실행하길 바란다.
경주를 가득 채운 가을의 풍성한 문화예술 인문학 프로그램들이 시민과 관광객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성황리에 마무리된 신라예술제는 7개 예술협회가 참여해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경주의 가을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이에 더해, 이번 주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제51회 신라문화제는 천년의 수도 경주를 더욱 빛낼 예정이다. 대릉원을 배경으로 펼쳐질 신라복 패션쇼, 다양한 예술가들의 거리 공연, 실크로드 페스타까지, 경주의 역사와 예술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다가오는 2025년 APEC 경주 개최를 앞두고, 경주의 문화 프로그램들은 더욱 발전할 여지가 많다. 글로벌 행사를 유치하는 만큼, 경주의 문화적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주의 예술을 선보일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신라문화제와 신라예술제가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도시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행사들은 대부분 관주도이거나 공모형으로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무료로 즐길수 있는 볼거리들이다. 경주의 무료 문화 프로그램이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 단체에 여러번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기에 종사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생계는 보장되기 어렵다. 무료로 진행되는 관주도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성행하는 이상 개인이나 단체가 유료로 하는 프로그램에 시민들은 돈을 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주라는 지역적 특색으로 주제가 한정적인 공모형은 창작자들의 창작력 저하와 참여자들의 문화 소비 방식에 대한 문제는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문화 소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창작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며, 문화가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대안으로는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제안한다.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콘텐츠는 무료로 유지하고, 프리미엄 체험이나 심화된 프로그램에는 일정한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문화의 가치를 인식하게 되고, 예술가들은 창작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두 번째로는 문화 멤버십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액의 멤버십 가입비를 받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멤버십 회원들은 할인된 티켓이나 특별 체험의 기회를 누릴 수 있으며, 이러한 제도는 참여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낸다. 세 번째로는 민간 후원 및 기업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관 주도의 프로그램이 예산 문제로 인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만큼, 민간 기업의 후원은 필수적이다. 특히 지역 기업이나 관광업 관련 기업들이 문화 프로그램을 후원하게 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예술가들에게는 안정적인 재정적 지원이 제공된다. 네 번째로는 자체 제작 콘텐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이나 프로그램과 관련된 기념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경주의 문화 콘텐츠를 상품화해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그 수익을 창작자들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구축하면 예술가들이 더 자유롭게 창작에 몰두할 수 있다. 다섯 번째로는 참여형 크라우드 펀딩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시민들이 특정 프로젝트나 공연에 직접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 시스템을 통해 참여자들의 관심과 애착을 높일 수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 행사를 지원하면,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확보될 것이다. 여섯 번째 대안은 전문가 및 시민 교육 프로그램 강화이다. 창작자들에게는 경영과 마케팅에 대한 교육을 제공해 예술 활동의 수익화를 돕고, 시민들에게는 예술 소비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을 진행해 문화에 대한 참여 의식을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문화 생태계를 유지하는 적극적인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문화 상품권이나 지역 화폐 사용을 장려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시민들이 문화 프로그램 참여 시 사용할 수 있는 문화 상품권을 제공하거나, 지역 화폐로 프로그램 이용을 유도하면, 지역 경제와 문화 예술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대안들은 문화예술인들에게 연중 지속적인 참여와 창작 기회를 제공하며, 경제적 독립을 이루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경주의 문화 프로그램은 단순히 무료 행사를 넘어서, 창작자에게는 안정적인 보상을, 참여자에게는 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2025년 APEC의 성공적인 개최를 문화로 뒷받침하는 요인이자, 경주의 문화가 산업으로 발전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매년 2학기에는 고고학 실습 과목을 가르쳐 오고 있다. 실습 수업이지만 유적지를 찾기 위한 여러 가지 이론과 방법론에 대해 먼저 강의실에서 설명한다. 그리고 나서 야외에 나가서 지도 보는 법, 나침반과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현재 우리가 있는 위치를 알아보고 또 유적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지도에 표기하는 법을 실습해 본다. 그러면서 동서남북은 어느 방향인지, 유적지는 주로 ‘어디’에 있는지, ‘왜’ 거기에 있는지에 대해서 배산임수(背山臨水)와 관련하여 논의한다. 실습수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야외에 나가서 이곳저곳을 살피고 견학과 답사를 많이 한다. 몇 년 전의 일이다. 학생들을 데리고 학교 뒤에 있는 외외 마을을 지나면서 할머니 한 분과 마주쳤다. 마침 그곳에 흙담이 있길래 학생들이 들으라고 일부러 내가 큰 소리로 “할머니, 여기 담쌓으면서 흙에 잔자갈은 왜 넣었습니까”라고 물었다. 할머니께서 바로 “그래야 야물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모든 것이 섞여야 단단해지는 것이다. 할머니께서는 세상 원리를 잘 알고 계셨던 것이다. 흙벽돌을 만들면서 짚을 썰어 넣는 것이나, 초가집이나 기와집 벽을 진흙이나 회로 바를 때 짚 혹은 털을 각각 섞어서 반죽하던 것을 많은 사람들이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토기나 기와를 만들 때도 점토만을 사용하지 않는다. 반드시 보강제로 모래나 바위를 잘게 부순 것, 토기나 기와를 빻은 가루, 혹은 조개 가루를 점토와 섞는다. 그렇지 않으면 토기나 기와를 성형해서 말리거나 가마에서 굽는 과정에 갈라지거나 터지게 되어있다. 비 온 뒤 흙탕물이 고여있다가 물이 증발한 이후 침전된 황토에 금이 가고, 심한 가뭄 후에 논이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진다. 점토가 다른 물질과 섞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금은 무르지만 24K 18K는 아주 단단하다. 구리도 물렁하지만 여기에 주석 혹은/그리고 아연을 섞으면 단단한 청동이 된다. 콘크리트, 도자기, 아스팔트, 각종 금속 등 이 세상 대부분 물질이 이물질과 섞이게 되면 단단해진다. 그래서 짬뽕과 퓨전(fusion) 음식도 더 맛이 있다. 인간사회도 마찬가지다. 단일민족보다는 다민족 사회가 더 강하다. 미국이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세계를 리드하고 있을 만큼 강한 이유도 다양한 인종들이 뒤섞여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와 살고 있어서 이들과 피가 섞이다 보면 강한 나라가 되리라고 예측된다. 우리나라에서 동성동본 간 금혼법이 폐지되어 원하면 혼사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동성동본 간에는 가급적 혼인을 피하는 관습이 있다. 과거 각 마을에서도 며느리나 사위는 같은 동네가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서 구했다. 그러한 것도 강한 유전인자를 가지기 위한 장치 중의 하나였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교수를 채용할 때 가능하면 본교 출신자를 배제한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필자와 친한 친구 한 명이 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인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동부 작은 대학 교수로 갔다. 몇 년이 지난 후 모교에서 이 친구의 전공인 중미(Meso-America) 고고학 분야 교수 채용 공고가 났다. 이 친구는 지도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도 지원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그의 지도교수는 단호하게 “안 된다”라고 하였다. “왜 안돼요”(Why not)라고 물으니 단도직입적으로 “우리는 다른 혈통이 필요하다”(We need a different breed)라고 했다는 것이다. 필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나의 지도교수께서는 내게 “지원은 해도 좋다. 하지만 미국 대학에서는 본교 출신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라”고 하였다. 결국 필자도 지원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학사회에서 ‘동종교배’를 추구하지 않는 이러한 불문율이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提高)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섞여야 단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