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경주에도 바다가 있다”고 힘주어 얘기하지 않아도 타 지역 사람들 중 알 만한 사람은 안다. 경주가 최근 뉴브랜드로 천년도시·황금도시·정원도시를 표방하고 브랜드 정립에 힘을 쏟고 있다. 정원도시 경주에서 산·강·해의 대표로서 남산·형산강·경주바다를 내세웠다. 경주에는 남산, 단석산, 토함산, 무장산 외에도 ‘영남알프스’에 속하는 산이 있다. ‘영남알프스’는 울주군·밀양군·청도군·양산시·경주시에 걸쳐 1000m 이상의 9개의 산이 유럽의 알프스 산세 및 풍광과 견줄만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영남알프스 9개 산은 가지산(1241), 간월산(1083), 신불산(1159), 영축산(1081), 천황산(1189), 재약산(1119), 고헌산(1033), 운문산(1195), 문복산(1014m)이다. 그 중 문복산(文福山)은 경주시·청도군에 걸쳐 있는데 정상 표지석은 청도군에 위치하고 있다. 정상 가까이의 등산로를 걷게 되면, 한쪽 발은 청도 땅을 다른 한쪽 발은 경주 땅을 밟게 된다고 한다. 문복산의 주 등산로는 경주시 산내면 대현 3리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비교적 단거리 코스이다. 대표 코스가 경주시 산내면에서 출발하고 산의 많은 면적이 경주에 속하기 때문에 문복산은 경주 산이라 해도 된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이 중심이 되어 실시하는 영남알프스 봉우리 완등 인증사업이 올해로 6년째를 맞이했다. 인증센터에서는 선착순으로 완등자 3만명에게 인증서와 기념 은메달을 증정하고 그 후 완등자에게는 인증서만 발급한다. 울주군이 2019년에 완등 인증사업을 시작한 것은 영남알프스의 비경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완등 인증사업으로 영남알프스를 찾는 등산객이 많아져 산이 몸살을 앓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문복산에 몇 년 전 큰 불이 난 적이 있어 매년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등산로를 폐쇄하고 있다. 등정 인증을 받기 위해 1월 초부터 문복산에 등산객이 몰려들어 등산로 인근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주민들이 주차 공해, 쓰레기, 소음에 시달려 불만이 높아졌다. 결국 울주군은 등산객이 1월에 몰리는 것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 우려와 민원 발생 때문에 2023년부터 완등 인증 사업에서 문복산을 제외하였다. 완등 대상 산이 8개로 줄어든 것이다. 추후 문복산이 완등 대상에 포함되려면 주차장 확보, 민원 방지 대책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2024년에는 재약산 정상부의 낙석과 추락사고 위험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 설치를 위해 재약산이 완등 인증 사업에서 제외되어 완등 대상이 7개가 되었다. 2025년부터는 등산객 안전과 인근 주민의 민원 해소를 위해 완등인증을 월 2개봉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내년엔 완등에 최소 4개월이 걸린다. 앞으로 인증서는 계속 발급하더라도 기념메달 증정은 중단하고 메달 지급 예산으로 등산로 정비와 관리에 힘을 더 쏟으면 어떨까 한다. 영남알프스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남알프스와 관계된 5개 시·군이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경주에서 최고 높은 산은 단석산(827m)이고 그 다음은 토함산(745m)이다. 소백산 국립공원의 최고봉인 비로봉(1439m) 정상은 영주시에 속하지만 경북 영주 소백산이니 충북 단양 소백산이니 하면서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다. 문복산의 주 등산로가 경주에 있으니 경주 안내 지도에 문복산(1014m)을 표기해서 경주에도 영남알프스가 있다는 것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영남알프스가 경주에도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자랑거리이다. 산내면 대현리 복지회관에서 문복산 산행을 시작하면 8부 능선 근처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왼쪽은 ‘드린바위’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이고 직진하면 바로 정상에 오른다. 드린바위로 가는 길의 일부 코스는 꽤나 험하다. 드린바위 100여m 아래에 세워져 있는 ‘입산위험지역’ 안내판에는 전문등산객 외에는 입산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등산로는 특색 없는 밋밋한 코스인데 드린바위를 거치는 코스는 경관이 좋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드린바위’에서 내려다보는 경관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드린바위에 오르면 양면이 절벽이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펜스 설치가 필요하다. 경주시는 드린바위 코스에 입산위험지역이란 표지판을 세워놓는 것에 그치지 말고 등산객의 안전을 위하여 험한 등산로를 정비하여 드린바위 방향의 등산로를 문복산의 상징 코스로 적극 개발하면 좋겠다. 문복산 등산로 정비와 주차장 확장과 같은 인프라 구축은 정원도시 경주 브랜드 정립에도 일조가 된다. 경주에는 경주바다도 있고 영남알프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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