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과거 자전차라고 불렸다. 근래 한국이 경제적으로 넉넉한 나라가 되어 집집마다 자전거 대신 자동차 한두대는 다 가지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1970년대까지만 하여도 일반인은 물론이고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자전거로 통학을 하여 자전거는 주요 교통수단 중의 하나였다. 당시 중·고등학교 선생님들 중 수업시간에 미국 사람들의 자전거 윤리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였다. ‘미국 시민 한 사람이 자물쇠를 채우지 않은 자전거를 기차역 앞에 세워두고 볼일을 보고 일주일 후에 왔는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는 미국 사람들이 그만큼 정직하다는 사례를 소개한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그 이후 20여년 후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필자가 1986년 미국 가서 유학 생활 10년간 자전거로 속앓이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자물쇠를 채워 놓지 않은 자전거가 사라지는 데는 5분이 채 안 걸렸다. ‘시골 사람 서울 가서 눈만 깜빡하면 코베어 간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이 미국의 자전거 윤리다. 유학 생활하는 동안 모두 일곱대의 자전거를 잃었다. 자물쇠가 필요 없는 허름한 자전거라 잠시 세워놓고 볼일 보고 나오면 사라졌다. 집 앞에 세워놓고 한눈팔고 나면 없어졌다. 자물쇠로 채워 놓은 애들 자전거도 절단기로 체인을 자르고 가져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학 세 번째 학기 야간 세미나 수업을 마치고 나와보니 자전거 앞바퀴를 빼 가버린 경우도 있었고 안장이 사라진 적도 있었다. 어떤 학생들은 자전거와 부속품을 지키기 위해 튼튼한 체인으로 칭칭 묶어 놓은 경우도 가끔씩 목격하였다. 미국대학에서는 주차난이 심각하여 자전거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미국은 자전거와 관련된 도로교통법도 아주 엄격하고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매긴다. 우선 자동차와 같은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야 하고 야간에는 헤드라이트를 켜야 한다. 좌·우회전을 할 때 수신호를 해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하며 안 하면 부모가 벌금을 내야 한다. 자전거도 정해진 곳에 주차해야 한다. 필자는 이를 몰라 자전거를 나무와 도서관 난간에 U자형 자물쇠로 각각 묶어 딱지 두 장을 끊었다. 자전거 규칙 위반 관련 심의위원회에 소명서를 체출하여 다행히 벌금은 물지 않았다. 대학 내 일부 구역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야 한다. 이를 어기면 벌금이다. 특히 학교 경찰들이 숨어있다가 이를 위반하는 학생들에게 딱지를 끊기도 한다. 이런 점은 과거 우리나라 교통경찰들이 단속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며칠 전 미국 고속도로를 탔는데 카메라는 없고 아직도 그렇게 단속하고 있었다. 두 손을 놓고 자전거를 타면 이것도 단속 대상이다. 그래서 학생들과 학교 경찰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한 번은 역주행 방향이어서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가는데 신호등이 파란불이다가 붉은 점멸등 정지신호로 바뀌었는데 정지하지 않았다고 템피(Tempe, Arizona)시 경찰이 딱지를 끊었다. 너무 억울해서 법정까지 갔다. 그날 독일 여학생, 대만 학생 및 필자 세 명이 있었는데 판사가 ‘오늘은 국제적인 날이네’ 하면서 벌금을 면제해 주었다. 미국에서 자전거에 관한 한 중·고교 시절 선생님 말씀과는 완전히 달랐다. 오히려 ‘미국 가서 눈만 깜빡하면 저전거가 사라진다’는 것을 체험하였다. 우리나라도 이제 자동차가 보편화 되어 예전처럼 자전거를 많이 타지 않는다. 그러나 근래 각 지자체에서 전기자전거 및 스쿠터를 빌려 쓰도록 해 놓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면서 관련된 제반 규정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지켜야 한다. 특히, 술을 마시고 자전거를 타면 음주운전에 걸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자전거도 역주행을 해서는 안 된다. 우회전하는 차가 역주행하는 자전거를 못 볼 수 있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동차 운전자는 운전자대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소위 ‘자라니’를 조심해야 한다. 자전거는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을 위해서 좋다. 다른 한편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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