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하늘의 점들
경주에 오고 나서 처음 본 장면이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는 까만 새들. 그리고 곧 하늘 가득 떠다니는 모습들. 날고 있다기 보단 떠있는 듯한 까만 점들.
늦가을부터 겨울이 지나가는 동안 그 장면들을 지켜보곤 한다.
그걸 보며 종종 내가 작은 점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까마득하게 높이 올라 내려다보면 모든 건 아주 작은 점이 되고, 그 점들은 모두 이어져 있다.
일어나지 않았다면 만날 수 없던 날들, 내딛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 겪지 않으면 말 할 수 없는 것들, 어떻게 흘러갈 지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도 흘러가고 있는 지금.
이어지는 날들이 모여 결국 만나게 된 지금.
떼까마귀를 바라보며 하는 생각.
나래 작가 / 인스타그램 @narae_gream
출간 : <다시, 차의 시간> - 그림 참여 (2022), <동정호 두꺼비 결혼식> - 그림 참여 (2020),<하동에서 차 한 잔 할까?> - 그림 참여 (2019), <걷는 책> (2018)수상 : 대구 여행스케치 공모전 은상, 대구광역시x네이버 그라폴리오 (2018)전시 : 이어지는 날, 화랑모티브, 경주 (2025), 걷다가 그린 그림, 플라뇌즈, 경기 (2023), 기후위기- 그림으로 풀어갑니다 릴레이전, 경주 (2023), 떠다니던 날, 오늘은책방, 경주 (2022)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