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문화엑스포는 지난달 25일 리더스포럼과 상호교류협약을 체결하고 상호발전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사진> 이날 협약식은 류희림 (재)문화엑스포 대표를 비롯 임직원들과 박국서 리더스포럼 이사장, 이정협 원우회 회장 박관열 고문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주요협약 내용은 △리더스포럼 회원(가족) 및 임직원에 대한 온·오프라인을 통한 경주엑스포대공원 홍보 △리더스포럼 회원(가족) 및 임직원에 대한 경주엑스포대공원 입장요금 할인 △기타 상호 간 발전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제반사항에 대한 협력 등이다. 협약식에서 리더스포럼은 (재)문화엑스포 팀장급 이상 1명을 울산 리더스포럼에 매 기수 장학생으로 참여 할 수 있는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전국 17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리더스포럼은 다양한 환경과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과 기업을 위해 2030부터 5060세대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회원들에게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미래 역량강화를 위해 박국서 이사장의 주도로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민간교육 기관이다.
경주시가 ‘2022 한옥문화박람회’를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서 개최한다. 경주시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HICO가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 최대 한옥 특화 전시회로 ‘한옥, 현대의 미(味)’를 주제로 한옥이 필요한 이유와 현 시대 한옥의 주거문화 트렌드 등을 제시한다. 이번 박람회는 한옥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등 한옥문화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양질의 참가업체 유치, 효율적인 광고·홍보 등을 통해 대중 참여의 폭을 제고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31개 참가업체와 130여개 전시부스 규모로 전시회, 컨퍼런스, 부대행사로 구성돼 열린다. 전시회는 △한옥건축 △한옥자재 △인테리어 △한옥문화 △한옥정책 등 5개 분야로 나눠 진행하며, 설계·시공·인테리어 등 한옥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의 대중적인 전시품목이 펼쳐진다. 특히 인테리어 중 식기, 조리용품 등 주방용품, 테이블 및 식탁 등 가구, 디퓨저 등 생활용품은 주부나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방문객들에게는 유용할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뿐만 아니라, 한옥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다채로운 강연들도 준비했다. 한옥 트렌드 컨퍼런스는 △참우리건축 대표 김원천 건축사 △경주 황리단길 상인회 이병희 회장 △서울 심산재 남유선 대표 △안동 구름에오프 김해경 대표 등이 연사로 나와 주거·상업·공공용 한옥의 주요 프로젝트 및 트렌드를 소개한다. 한옥 시공 컨퍼런스는 국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옥에 대한 실질적이고 실생활에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또 동아시아문화도시 프로그램의 일환 중 한·중·일 3개국 전통 건축 교류의 장으로 마련된 ‘동아시아 전통건축양식 포럼’과 한옥 전문가와 직접 상담을 나눌 수 있는 ‘건축 상담회’도 열린다. 부대행사로는 한옥건축 시 가장 필요한 건축비용, 자재 등에 대한 상담을 비롯해 참관객-참가업체의 적극적인 연계 등의 건축 상담회로 비즈니스 효과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한옥과 어울리는 전통 음식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한옥문화 클래스’도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다. 더불어 기업인이자 방송인, 한옥에 사는 외국인으로 알려진 마크 테토(Mark Tetto)가 ‘외국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옥만의 매력’을 주제로 5일 특별강연을 펼치는 ‘마크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와 함께 지난 전시회와 달리 일반인들이 한옥을 조금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치유(治癒)-한옥스테이’ 프로그램을 기획해 응모에 선정된 3팀에게 고택/한옥스테이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경주시 관계자는 “한옥의 주거문화 트렌드를 주요 콘텐츠로 활용해 한옥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목적”이라며 “이번 박람회로 지역에 분포한 우수한 한옥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 내 한옥문화 산업 브랜드화 제고에 많은 기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갈 길은 멀고…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실개천 사이의 외나무다리와 붉게 물든 메타세콰이어의 가을 정취를 4년 만에 볼 수 있게 됐다. 숲 속 풍경이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경북산림환경연구원 동편 구간이 지난 1일부터 임시 개장했다. 내년 4월 정식 개장에 앞서 일부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간을 1일부터 개방했다. 명칭도 바꿨다. 경북산림환경연구원에서 경상북도 지방정원 ‘경북천년숲정원’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번에 임시 개장한 경북천년숲정원은 경북도가 경북산림환경연구원 동쪽 일대(30ha)에 사업비 100억원을 투입해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역사·문화적 자원이 풍부하고 입지여건이 우수한 경주에 녹색휴양 거점공간을 조성해 정원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경북천년숲정원 입구에는 가든센터가 신축됐다. 센터 내에는 숲 안내실, 정원의 사계절을 담은 영상실, 수유실 등을 갖췄다. 가든센터를 지나면 사진명소로 유명한 거울숲이다. 실개천 위로 외나무다리와 징검다리, 그리고 무궁화길, 목련길을 조성했으며, 현재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메타세콰이어 숲은 전체 정원 풍경 중 단연 압권이다. 아래로는 신라 천년의 의미를 새긴 서라벌정원이다. 이곳에는 철쭉원, 천년미소원, 왕의정원, 구름폭포, 암석원, 서라벌광장, 겨울정원, 바닥분수 등이 조성돼 볼거리가 풍부하다. 천년미소원에는 보물 제2010호 얼굴 무늬 수막새의 조형물이 설치됐고, 김유신 장군과 단석산의 설화를 바탕으로 조성한 암석원 등이 있다. 서라벌정원 바로 아래에는 버들못정원을 조성했다. 저수지 생태환경을 보전한 친환경적인 휴식공간으로 수면 위에 비치는 버드나무 등의 수목이 볼거리다. 이어 천연기념물원이 나온다. 이외에도 분재원, 무궁화동산, 벚꽃길과 잔디광장으로 조성된 늘솔광장, 배롱숲과 솔방울정원을 갖춘 숲그늘, 미리내정원이 있다. 하지만 이들 공간은 지난 9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파손돼 완전복구 후 개방될 예정이다. 경북산림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경북천년숲정원은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을 위해 조성한 정원”이라며 “이번 임시 개장에 이어 내년 봄꽃들이 만발하는 시기인 4월경 정식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상북도 지방공원 조성 사업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공사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동쪽 영역의 방문객 출입이 통제됐었다. 당초 2020년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몇 차례 지연돼왔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과 지역주민들의 개방을 요구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출입통제 이전 이곳은 인생사진 명소이자 수백 종의 수목과 꽃 등이 조성돼 힐링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이면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통제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고,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면서 개방 요구가 빗발치자 경북산림환경연구원은 이번에 임시 개장을 결정했다.
대릉원 동편 돌담길에 출입문인 삼문(三門)이 건립된다. 이와 함께 ‘천마총 매표소 및 출입게이트 설치안’이 최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조건부 가결되면서 향후 대릉원 개방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대릉원 동측 돌담길에 삼문 설치 공사가 지난 9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오는 12월 중순경 완공될 예정이다. 삼문은 총면적 35.16㎡, 길이 약 9m, 최고높이 약 5m 규모로 건립된다. 삼문은 현재 대릉원 남문·북문과 같이 가운데 정문과 양쪽에 협문(좁은문)이 있는 형태의 출입문이다. 삼문이 건립되는 위치는 북측 돌담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300여m 지점이다. 대릉원 내 봄철 목련꽃이 피는 시기 사진명소로 널리 알려진 곳과 인접해있다. 삼문이 완공되면 돌담길로 막혀 있던 경주 쪽샘과 연계 및 접근성이 높아진다. 또 대릉원을 찾은 관광객들의 도심 접근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경주시는 당초 대릉원 출입구를 현재 건립 중인 동쪽과 황리단길이 있는 서쪽 2곳에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열린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회 심의 결과 동쪽 출입문만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당시 위원들은 동측 출입문에 대해 향후 쪽샘지구 정비과 관련한 연계를 고려해 문을 설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서측은 문화재 관리 등을 고려할 때 훼손 가능성이 있으며 주변과의 관계에서 볼 때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대릉원 출입구가 남·북쪽에만 위치해 관광객들의 출입에 불편이 따랐다”면서 “대릉원 동편 삼문 설치로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고, 중심상가로의 유입도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마총 매표소 및 출입게이트 설치 조건부 가결 대릉원 무료 개방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천마총 매표소 및 출입게이트 등 설치안’이 지난 9월 열린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회에서 조건부 가결됐다. 신규 매표소와 문화관광해설사의 집 통합 등의 조건으로 가결된 것. 하지만 대릉원, 쪽샘지구, 도심을 연결하는 북쪽 출입문 2개소는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경주시는 천마총 매표소 건립을 위한 현상변경 허가와 관람료 관련 경주시 조례 변경 등 행정절차와 함께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쳐 매표소 건립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대릉원 무료개방 특별사업으로 추진 중인 천마총 매표소 설치와 동측 출입문 건립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제2대 경주시체육회장 선거 및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대비해 위탁선거 공정선거지원단 12명을 공개모집한다. 공정선거지원단은 위탁선거법 안내·예방활동 등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예술은 환상 / 환영을 창조하는 기술 비눗방울은 한 순간의 꿈이면서 허상이고, 열정이며, 욕망이다. 작품은 현실과 비현실, 실상과 허상의 경계에서 출몰한 형상들이다. 하지만 비눗방울은 통상적 이미지가 대변하듯 한편으론 상상력의 근원이자, 밝은 미래를 향한 꿈의 크기와 색깔이기도 하다. 자연의 섭리와 생명의 근원, 시간, 공간, 존재에 대한 자문이 순환의 고리 아래 함께한다.
경주 보문관광단지가 ‘관광역사공원’ 조성사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는 소식이다. 보문관광단지는 대한민국 최초의 관광단지로 지난 1979년 조성돼 40년 넘는 역사를 지녔다. 1971년 고 박정희 대통령의 경주 활성화에 언급된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에 의해 조성돼 현재까지 국내 관광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경북도와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보문관광단지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알리기 위해 호수변에 위치한 사랑공원 내 ‘관광역사공원’을 조성키로 하고 지난 25일 기공식을 가졌다.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5000㎡ 부지에 쉼과 휴식이 있는 체험·휴게형 공원을 오는 2023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공원 내에는 보문관광단지의 개발 발자취를 담은 역사를 상징하는 기억의 공간과 조형물, 미래를 향한 도약의 공간, 과거와 현재의 공유를 통한 소통의 공간이 마련된다. 또 관광객과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포토존과 도심 속 쉼터가 되어줄 산책로 및 휴게 공간 등이 조성된다. 이를 통해 역사·문화·자연·사람을 담은 공원으로서 보문관광단지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관광역사공원’과는 별도로 경주시는 보문관광단지 활성화를 위해 짚라인 조성, 호반산책로 야간조명 보강, 상징조형물 조성 등 관광단지 리노베이션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1979년 개장한 보문관광단지는 그동안 호텔과 위락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국내 대표 관광지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과제들도 산적해있다. 민간사업자에 매각된 뒤에도 방치되다시피 한 보문단지 내 중심상가와 구 콩코드호텔, 그리고 운영이 중단된 구 신라밀레니엄파크 등이 바로 그것이다. 향후 완공될 보문관광단지 ‘역사문화공원’에 이런 역사도 담을 것인지 묻고 싶은 이유다. 미래 100년을 내다보며 보문관광단지의 역사와 가치를 담게 될 역사문화공원에 ‘옥에 티’를 남겨서는 안 될 일이다.
해오름동맹도시인 경주시, 포항시, 울산시가 지난 25일 초광역 경제산업 공동체로의 확장에 뜻을 모았다. 3개 도시 행정협의체인 ‘동남권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는 이날 민선 8기 출범 후 첫 정기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주낙영 경주시장, 이강덕 포항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등 3명의 시장이 ‘초광역 경제산업 공동체’ 5개 핵심 전략 아젠다를 공동 발표했다. 그리고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 공동협약문’에 서명했다. 해오름동맹은 지난 2016년 6월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경주, 포항, 울산 3개 도시가 구성한 행정협의체다. 해오름동맹은 3개 도시 모두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지역이면서, 우리나라 산업화를 일으킨 산업의 해오름 지역, 그리고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해오름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각 지역 현안사항에 대해 공동 협력해왔고,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 분야별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현재 4개 분야 30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 중에 있기도 하다. 경주, 포항, 울산 세 도시의 인구를 모두 합치면 약 200만명, 경제 규모도 100조원에 이른다. 지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렀고, 울산에서는 김두겸 시장이 당선되면서 부울경메가시티의 대안으로 해오름동맹에 주안점을 두는 등 기류 변화도 있었다. 이 때문에 늦은 감은 있지만 이날 3개 도시 지자체장들이 공동협약문에 서명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5개 핵심 전략 아젠다는 △동남권 해오름 초광역 전철망 △국가 첨단 가속기 인프라 동맹 △환동해 해오름 해안 관광단지 △해오름 형제의 강 상생프로젝트 △해오름 미래산업단지 혁신 플랫폼 조성이다.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동남권 해오름 초광역 전철망’ 아젠다이다. 이는 태화강~신경주~포항 구간과 태화강~신경주~동대구 구간을 연결하는 전철망 노선 연장하는 사업이다. 경주시의 미래전략사업으로 이번에 포항시와 울산시가 공동협약을 통해 함께 추진한다면 실현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이 사업은 경제·생활권 연결뿐만 아니라 대구, 경북, 부산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해 인구 유출 방지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외의 사업들도 향후 경주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같은 도시 간 정책적 연대를 통한 상생발전은 시대적으로 필요한 중차대한 사안이 된지도 오래다. 공동협약으로 상생발전을 향해 새롭게 첫 발을 내디딘 만큼 어느 지자체에 치중되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어내길 바란다.
짙어져 가는 가을을 상징하듯 은행잎이 누렇게 변하고 있다. 녹색 잎이 샛노랗게 변해서는 그 또한 언제였나 싶게 장렬하게 와락 떨구고 시원한 나목으로 변할 게 뻔하다. 가을은 단풍과 낙엽의 변화로 어느 계절보다 변화를 더욱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짙은 단풍잎 색깔로 계절의 변화를 쉬이 느낀다.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오고, 세월은 잘도 흐른다. 이 유수 같은 세월은 시시각각 무뎌져 가는 장년의 한 인간의 감각기관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사회 곳곳에서 쉬이 변화를 감지할 수가 있다. 생활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붕어빵 하나에 1000원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개인적인 경험치로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엔 1원이었다. 1000배가 오른 셈이다. 당시 경주지역에선 국화빵이라고 하고 일명 풀빵이라고도 했었다. 10원에 10개 살 수 있었다. 팥 앙금이 들어간 국화빵이 당시의 학생들에겐 이 가을부터 겨울까지 최고의 군것질거리였었다. 초등학교 시절을 연상하자니, 이 가을 초등시절의 추억이 연상 작용으로 회억된다. 학창생활 중, 가을의 이벤트로는 추석 전후로 있었던 가을운동회가 압권이다. 그 시절 가을운동회는 온통 지역민이 참석하는 온전한 지역축제였다. 호기심에 코로나 이전에 지역 초등학교의 운동회를 가본 적이 있었는데, 사회가 변한 만큼 운동회 또한 다양성이나 자율성에서는 훨씬 나아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역시 6·70년대 운동회의 정겨움엔 비할 수가 없다. 지나간 것은 모두가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말이다. 그 당시의 운동회는 꽤 풍성했었다. 평소 학교 근처에 얼른거리지도 않으시던 부모님은 물론이고 가령 재학 중인 학생이 없는 동네주민들까지도 이날 만은 고운 차림에 색색의 양산을 받쳐 들고 학교로 달려와 동네 어린애들의 재롱 경연을 참관하며 모두가 즐거워 한 가을잔치였다. 추석 전후에 벌어지는 운동회라 그런지 찰밥에 송편을 빚고, 고구마에 밤까지 삶아 와서 참석한 식구들과 친지들이 하루 동안 흥겹게 어울리는 말 그대로 축제였다. 점심때면 교실이고 복도에 발 디딜 틈 없이 각자 정성스레 준비해온 음식들을 펼쳐놓고 먹었었다. 점심 전후 식수를 받기 위한 수돗가의 긴 줄이 체면 없이 야속하던, 하루가 짧은 그런 잔칫날이었다. 베이비붐 세대라 늘어난 인구 덕분에 청군 백군에 홍군까지도 있었다. 주로 백미터 개인경주와 단체경주로 계주와 오부자 경기, 동별대항 경기 등의 트랙경기가 있었고, 필드에는 공굴리기 풍선 터뜨리기 기계체조, 곤봉체조, 매스게임, 차전놀이 등 권위주의 시대에 걸맞는 메뉴들이 하루 내 분주하게 치러졌다. 어쩌다 흥미 있는 필드경기라도 볼라치면 목 좋은 곳을 골라 앉아야만 될 정도로 구경꾼이 바다를 이루고 학생과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한마음이었다. 요즘의 운동회는 경주는 물론이고, 게임, 퀴즈대회, 각종 놀이에 댄스, 전통풍물, 연극까지 어울려 가을잔치란 이름에 걸맞게 하고 재미있다. 조직적으로 준비해서인지 어지간한 지역축제를 뺨칠 만큼 볼거리가 많고 주민과 학부모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프로그램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예전의 그런 신명과 흥미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변화에 대한 보이지 않는 저항감으로 인해 현대의 삶이 많은 것을 얻었음에도 또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그런 차원에서 학교 운동회를 내 자녀, 내 모교라는 이해관계를 떠나 지역축제와 연결해서 주민 잔치로 발전시켰으면 어떨지 고민해볼 만하다. 코로나 이후로 열지 못했던 신라문화제 등 각종 축제가 제법 성대해 개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인간의 삶에 리듬을 제공해주는 축제의 기능을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세계적 팬데믹 속에서도, 생사가 난무하는 전쟁 속에서도 축제는 있어야 하는 것이 인간 생활의 철칙이다. 삶과 사회 속에 떼놓을 수 없는 것이 놀이와 축제이다 보니 이제는 축제의 기능을 통해 지역사회를 살리고 산업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가진 것이 별로 없었던 어린 시절의 운동회 추억을 되새겨 보더라도 축제는 역시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참여할 때 의미가 커진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다. 경주의 축제가 축제를 통해 경주시의 경제와 살림을 살찌우고 지역을 활성화 시킨다는 대전제에는 축제에 경주시민이 참여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오래전 가을운동회만큼 경주시민이 주인이 되는 축제가 기대된다.
1970년대 유명한 정치인 한 사람이 떡고물 시비에 휘말렸다. 당시만 하더라도 정치를 하거나 공직에 있다 보면 뒤로 뭐가 좀 생기는 시절이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자 한 사람이 당시 유명한 정치인에게 이와 관련하여 질문을 하니 떡을 만들다 보면 떡고물이 생긴다는 발언을 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실제로 떡을 만들다 보면 떡고물이 생긴다. 떡만이 아니고 세상만사 모든 일을 하다 보면 조금씩 뭐가 생겨나게 되어있다. 톱으로 나무를 자르다 보면 톱밥이 생기고 대패로 나무를 다듬다 보면 대패 밥이 생겨난다. 옛날 할머니나 어머니가 칼국수 만드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밀가루 반죽을 해서 주물러 공기를 빼내고 이를 홍두께에 말아서 얇게 펴서 밀가루를 살짝 바르고 다시 차곡차곡 접어서 부엌칼로 썰고 나면 칼국수가 만들어진다. 이 때 국수꼬리(경상도에서는 ‘국시 꼬랑대이’라고 한다)가 생긴다. 이것도 칼국수를 만들 때 생겨나는 부산물로써 고물에 해당된다. 이것을 받아 챙겨서 숯불에 구워 먹기도 했다. 그런데 근래는 떡이나 칼국수를 만들어도 떡고물이나 국수꼬리는 구경도 못한다. 왜? 요즈음은 이들을 집에서 만들지 않고 모두 떡 방앗간이나 국수 공장에서 기계로 만들기 때문이다. 대학원에서 석사나 박사학위 논문은 어떤가. 학계나 정계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것이 표절시비다. 누가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의심이 되니 이를 검증 하고 학위를 취소해야 하느니 마느니 늘 설왕설래한다. 이것을 검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 논문을 작성하고 나서 ‘논문 고물’이 얼마나 생겼는가를 보면 된다. 위에서 떡과 칼국수 예를 든 것처럼 학위 논문이건 학술지에 게재하는 논문이건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물이 생겨나게 되어 있다. 논문을 작성한 후에 고물이 생겨나지 않았다면 표절을 했거나 논문 공장에서 찍어낸, 소위 대필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석/박사 학위 논문을 작성하면서 생기는 논문 고물은 대체 무엇인가. 논문을 작성하다 보면 애당초 저자가 계획했던 것 이상으로 자료를 수집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주제나 연구자들이 간과했던 것들이 튀어나오게 된다. 여러 가지 내용들 중에서 처음 계획했던 논문 주제에서 벗어나거나 한 논문 안에서 모두 다룰 수 없는 주제나 아이디어가 논문 고물이다. 나중에 이 고물을 이용해서 제 2, 제 3의 논문을 작성하고 이를 학술지에 발표하게 되는 것이 논문 고물인 것이다. 석사나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면서 학생이 제대로 공부를 한다면 여러 가지 새롭게 발생한 연구 주제 목록이 만들어지게 된다. 제대로 공부를 하면 석사는 몰라도 특히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한 후에 남은 인생 동안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연구주제나 아이디어 목록이 생긴다. 학위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연구주제와 관련하여 얼마나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얼마나 많은 논문과 책을 섭렵하고, 얼마나 많은 곳을 답사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했는가에 따라 그 목록의 길이가 결정된다. 결국 그 목록은 한 연구자가 남은 일생동안 풀어야 할 과제가 되는 것이다. 마치 떡을 많이 만들면 떡고물 양이 많아지듯이. 이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고물들이 다시 또 생긴다. 이런 과정이 체질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괴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후 성과물이 나올 때마다 보람과 작은 희열을 느낄 수 있다. 그 재미로 연구를 하고 또 그것을 즐기면서 하면 더 좋다. 이 과정에서 나의 새로운 발견이나 주장을 할 때면 더욱 좋다. 그래서 나는 이따금씩 거실 거울에 붙여 놓은 글을 슬쩍 읽어 본다. ‘지지자 불여 호지자 호지자 불여 낙지자’(知之者 不如 好之者 不如 樂之者)라고!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무엇을 하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하는 것이 제일 낫다. 오늘도 누가 어디 논문 고물 흘린 것이 없나 두리번거리며 집을 나선다.
수개월 전 모 검진기관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상이 발견되었었다. 제대로 처치하지 않았으면 바로 명부(冥府)로 갈 뻔했다. 그런데 생각 외로 다른 부분은 양호하여 전체적으로 건강상태는 상위 10%로 예상 수명이 90세라고 했다. 90세라면 앞으로 남은 햇수가 15년 남짓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저승사자가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명부전에 들러 지장보살과 시왕에게 미리 선처를 부탁해야 할 것 같다. 삼천불전의 서쪽에 있는 명부전은 지장전, 명왕전, 시왕전이라고도 하는데, 중생구제의 큰 원력을 세워 많은 대중의 귀의처가 되는 지장보살과 그 권속을 모신 전각이다. 지옥의 어두운 곳을 관장하기에 명부전이라고 하고, 지장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곳이기 때문에 지장전이라고도 한다. 또 명부의 왕을 모신다고 하여 명왕전, 그 명왕이 열 분이라해서 시왕전이라고도 하고, 이승과 저승의 가교역할을 하는 전각이므로 쌍세전이라고도 한다. 지장보살은 단 한 명의 중생이라도 지옥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 지장보살의 좌우 협시는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다. 도명존자는 중국 양주에 있는 개원사의 스님으로 저승사자의 실수로 저승을 경험한 이후 지장보살을 모시게 되고, 무독귀왕은 전생에 지장보살을 도운 인연으로 협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장 삼존의 좌우에는 염라대왕을 위시한 시왕이 도열하고 그 바깥쪽으로는 판관, 녹사, 직부사자, 귀왕, 나찰, 장군, 동자 등이 있다. 지장삼존의 좌우에 있는 시왕은 저승으로 끌려온 망자들의 죄질에 따라 형벌을 가하게 된다. 각 시왕이 주재하는 지옥은 다음과 같다. -제1 진광대왕(秦廣大王)의 도산(刀山)지옥 사람이 죽은 지 7일 후 첫 번째 심판을 받는 곳. 월천 공덕, 시주 공덕이 없는 죄인이 칼산에서 칼에 찔리고, 관속 시신은 쇠못에 박힌다. -제2 초강대왕(初江大王)의 화탕(火湯)지옥 죽은 지 14일째 심판을 받는 곳.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거나, 헐벗은 사람에게 옷을 준 공덕이 없는 자가 가는 곳. 펄펄 끓는 물에 빠지는 고통을 받는다. -제3 송제대왕(宋帝大王)의 한빙(寒氷)지옥 죽은 지 21일째 심판을 받는 곳. 불효하거나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고, 노인을 공대하지 못한 죄인이 가는 곳. 얼음 속에 갇혀 지내게 된다. -제4 오관대왕(五官大王)의 검수(劒樹)지옥 죽은 지 28일째 심판을 받는 곳. 함정에 빠진 사람을 구해내지 않은 사람, 막힌 길을 뚫어주지 않은 사람이 시퍼런 칼날로 우거진 나무 사이로 걸어가게 되는데 걸어갈 때마다 살점이 떨어진다. -제5 염라대왕(閻羅大王)의 발설(拔舌)지옥 죽은 지 35일째. 일가 화목을 깨뜨린 자, 어른을 박대한 자가 가는 곳. 죄인의 혀를 길게 뽑아 그 위에서 소가 밭을 갈듯 쟁기를 이끄는 처참한 고통을 겪는다. -제6 변성대왕(變成大王)의 독사(毒蛇)지옥 죽고 나서 42일째. 살인, 역적, 강도, 고문, 도둑질을 한 자가 가는 곳인데 독사들이 우글거리며 온몸을 감아 물어뜯는다. -제7 태산대왕(泰山大王)의 거해(鉅解)지옥 죽은 후 49일째. 사십구재가 끝나는 날. 나쁜 음식을 대접한 자, 쌀을 팔아도 되를 속인 자가 가는 곳으로 형틀에 가두고 톱으로 뼈를 썰면서 산채로 토막을 낸다. -제8 평등대왕(平等大王)의 철상(鐵床)지옥 죽은 지 백일째.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은 자를 쇠절구에 찧은 뒤, 쇠못을 빼곡하게 박은 침상 위에 눕혀 놓고 죄를 다스린다. -제9 도시대왕(都市大王)의 풍도(風途)지옥 죽은 지 1년이 되는 때. 불륜을 저지른 남녀에게 살을 에는 바람이 분다. -제10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의 흑암(黑暗)지옥 죽은 지 3년째 마지막 심판을 받는 곳. 생전의 업에 따라 육도윤회의 길로 나선다. 남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식이 없는 이는 밤낮이 없는 캄캄한 이곳에 갇힌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의 행적을 되돌아 보니 ‘만약 명부에 간다면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왕을 알현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하다. 남은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부터라도 공덕을 쌓아야할 것 같다. 수 주 전 아내와 같이 의료보험관리공단에 들러 사전의료연명의향서를 작성했다. 시왕들이 죄를 집행할 때 혹 감경요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 기대를 해 본다.
중학교에 입학한 지가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졸업사진을 찍는단다. 우리 아들 녀석 이야기다. 코로나 셧다운 관계로 1년을 꼬박 집에서, 또 1년간은 학교에서 수업을 했다. 1년이라지만 아크릴로 사방을 둘러싸인 급식실에서 밥을 먹고, 동료들하고의 대화가 금지된 상태에서 수업만 들어야 했으며, 학교에는 정수기가 있는데도 개인별 물통으로 물을 마시는 등 철저히 고립된 학교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러던 녀석이 어느새 3학년이고 또 졸업 사진을 찍는다니 세월이 참 빠르다. 코로나로 힘들었을 녀석한테도 시간은 예외 없이 흘러가는구나 싶다가도 한참 어울려 공도 차고 별 거 아닌 거에 낄낄대며 내일을 채울 소중한 시간을 뭉텅 잘려나간 듯한 느낌에 아쉬움도 크다. 녀석한테 쉴 새 없이 카톡 알림과 전화벨이 울린다. 어깨너머로 들은 내용이라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단체 사진은 ‘깡패(!)’ 콘셉트로 찍자는 데 의견이 모아진 모양이다. 성인이 되어 옛 졸업 앨범을 펼쳐보면 ‘그때가 참 좋았지’ 하고 추억하려면 사진도 다소 엉뚱할 필요는 있겠다 싶다. 그게 꼭 깡패여야 할 이유는 없겠지만 아무튼 아들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 친구들의 일치된 의견이라니까 존중되어야 한다. 그래도 재미난 점이라면 “우린 뭘 입고 찍을까?”에서 “그래 건달 컵셉이닷!”에 이르기까지 의사결정(decision-making) 과정에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게 압도적으로 영향을 과시한다는 거다. 화려한 언변과 정교한 논리에서부터 동의를 구하고 세를 규합하는 정치력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아들 녀석이 제안한 망치보다는 야구방망이(!)가 더 임팩트가 있을 거라는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와이프랑 눈이 마주쳤는데 둘 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와, 요즘 애들 정말 대단하구나! 그래도 괜찮다. 우리 아들 좀 멍청해 보여도 같은 반 여자애들이 똑 부러지니 뭐 그 또한 언젠가 재미난 추억일 테니... 얼굴에 반창고 붙이고 야구방망이를 들고 인상 쓰고 있을 아들 녀석 주변은 이 녀석만큼이나 밝고 맑은 미래로 충만한 우리 아이들이 새겨져 있을 테니... 그런데 모든 졸업 사진이 이렇지는 않은 것 같아 우려스럽다. 바로 우크라이나 졸업생의 경우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에서도 어김없이 졸업생들은 정들었던 교정을 떠나야 한다. 그전에 졸업사진도 찍어야 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외곽에 위치한 체르니히우(Chernihiv)는 전쟁 발발 초기에 이미 민간시설의 80%가 파괴될 정도로 심한 내상을 입은 곳이다. 이곳에서 졸업을 하는 학생들은 부서진 탱크나 무너져 내린 학교 건물 더미를 배경 삼아 졸업사진을 찍었다. 웃음기 사라진 이들의 얼굴에는 상실감만이 가득했고 호락할 것 같지 않은 그들의 미래를 상징하듯 하나같이 굳게 다문 입술을 하고 있다. 이들을 앵글에 담고 있던 작가 스타니슬라프 세니크는 “마치 초현실주의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두 여학생이 서로 마주 보면서 찍은 사진이나 여러 학생들이 단체로 찍은 사진이나 배경은 하나같이 포격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린 전장터다. “감정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학생들이 모두 좋아했다”라고 어느 여학생은 애써 덤덤하게 말하지만 그 얼굴은 주변을 둘러싼 시멘트 더미처럼 창백했다. “우리 모두 여기서 자랐다”며 “우리가 이런 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처한 실상을 사진으로나마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의지로 읽혔다. 알프레드 윌리스라는 영국 식물학자는 고치에서 빠져나오려고 꼬박 한나절을 버둥대며 애를 쓰는 나방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 과정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처럼 보여 나방이 잘 빠져나갈 수 있게 칼로 고치의 옆을 조금 잘라준 것이다. 하지만 그의 도움으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던 나방은 날개는 화려하지도 않았으며 힘없이 날갯짓을 몇 번 하는가 싶더니 이내 죽고 말았다. 반면에 좁은 고치에서 빠져나오려 온 힘과 정성을 쏟았던 나방은 맑고 영롱한 빛깔을 한 날개를 작지만 힘차게 파닥이며 날아가더란다. 주름살 깊은 어르신들의 미소에는 기품과 인생의 아름다움이 서려 있다. 온갖 희로애락을 견뎌내며 지켜봤기에 비로소 웃을 줄 아는 저 일그러진 얼굴 말이다. 부서진 탱크 위에 어렵게 서있는 청춘들도 부디 이런 삶의 지혜를 잊지 말기를 두 손 모아 빌어본다.
강아지는 산책을 좋아한다 김기택 산책로 여기저기에 코를 들이대다가 수상한 구석과 풍부한 그늘을 콧구멍으로 낱낱이 핥다가 팔이 잡아끄는 목줄을 거스르며 냄새 속의 냄새 속의 냄새 속으로 빠져들다가 애기야, 어서 가자, 안 가면 코만 떼어놓고 간다 엄마가 사정해도 꿈쩍도 하지 않고 코를 박고 있다가 냄새에 붙들려 코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목줄이 아무리 세게 목을 잡아당겨도 냄새에 깊이 박힌 코는 뽑혀 나오지 않는다 콧구멍으로 이어진 모든 길을 거칠게 휘젓는 냄새에 코가 꿰어 끌려들어 간다 수천수만의 코와 꼬리가 뛰어다닐 것 같은 곳으로 이름과 표정과 살아온 내력과 가계와 전생까지 한 냄새로 다 투시하는 코들이 있을 것 같은 곳으로 냄새를 향해 뻗어 내려간 뿌리들의 끝이 보일 것 같은 곳으로 네 발바닥 질질 끌리며 끌려들어 간다 냄새는 점점 커지고 사나워진다 좁은 틈으로 수축했다가 동굴처럼 늘어나는 기다란 구멍이 벌름거리는 콧구멍을 삼키고 콧구멍에 매달린 머리통과 몸통까지 다 삼켜버릴 기세다 어디까지 들어갔는지 몸통은 보이지 않고 남아 있는 꼬리만 풀잎 사이에서 살랑거리고 있다 도와주세요! 냄새에 물린 우리 애기 코 좀 빼주세요!
“아이구, 물난리 나가 다 떠내려가고 인자 겨우 정신 차랬어요!” 지난 힌남노 태풍 당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포항시 북구 대송면, 그 중에서도 완전히 침수되어 전재산이 홍수에 휩쓸린 지역에서 박영숙 씨는 남편 김상목 씨와 사투를 벌였다. 물난리가 나서 집안살림이 절단난 것은 그렇다 치고 남편인 김상목 씨가 떠다니는 장롱에 발이 찍혀 중상을 입은 것이 더 큰 화였다. 피해 신고를 하기 위해 찾아간 면사무소조차 수해로 인해 업무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았고 자동차조차 침수되어 발마저 묶여버렸다. 그 와중에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전화가 빗발쳤다. 동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바랐지만 넷이나 있는 동생들 중 선뜻 부모님을 위해 달려오는 동생들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황폐한 정신과 아픈 몸을 이끌고 어머니 시중을 들기 위해 경주로 달려와야 했다. 심지어 동생들이 그런 자신을 알아주고 말고도 상관하지 않았다. 그런 박영숙 씨의 마음에 떠오른 드라마가 있다. ‘아들과 딸(MBC 1992)’이다. 아들과 딸은 남아선호사상에 찌든 집안에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가 겪어가는 세태에 대한 이야기들로 당시 60%를 오르내리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던 인기 드라마였다. 최수종(귀남 역), 김희애(후남 역). 채시라(미연 역) 등 당대 최고의 톱스타들이 출연했고 오연수, 한석규, 곽진영이 이 드라마로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백일섭이 애드립을 섞어 부른 ‘홍도오이야 우덜 마라 아글씨 옵빠아가 이이있다’라는 노래가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그 시대적 배경은 박영숙 씨가 맞닥뜨렸던 개인사와 거의 흡사했다. 박영숙 씨는 6남매의 맏딸로 태어나 중학교만 졸업하고 공순이로 생산현장을 떠돌았다. 빡센 노동현장이 힘겨워 공장일을 그만둔 박영숙 씨는 간호조무사 시험을 치른 후 한때는 간호조무사로 부산 등 대도시와 경주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어렵게 번 돈은 집안 살림과 동생들의 학비를 보태는 데 사용됐다. 차별 속에서도 아들을 대신해 언제나 집안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후남의 모습이 박영숙 씨에게 고스란히 투영된다. 양복 재단사인 남편 김상목 씨를 만나 결혼한 후 하필 당시에 불어닥친 기성복 열풍으로 부부는 고전을 면치 못하다 지인의 권유로 자동차로 물건을 실어 오일장에 파는 장사를 시작했다. 이게 무려 40년 넘게 장돌뱅이로 일생을 보낸 박영숙 씨 부부의 시장과의 인연이었다. 시장 다니는 고된 와중에 친정 부모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나 달려온 것은 대학 나와 잘 사는 동생들이 아닌 바로 박영숙 씨 부부였다. 박영숙 씨는 그때마다 아무 소리 않고 따라 나서는 것은 물론 처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신보다 먼저 달려가자 재촉하는 남편이 더없이 고맙고 든든했다며 고마움을 표한다.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주목할 만한 일은 결국 딸인 후남의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이다. 후남은 온갖 차별 속에서도 부모님의 말을 따랐고 동생들을 돌보았다. 그리고 그 결과로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동갑내기 석호(한석규 분)를 만나 결혼한다. 시장에서 박영숙 씨 부부는 전국구 유명인사다. 박영숙 씨는 시장 보는 틈틈이 쓴 ‘시장 이야기’로 daum 블로그에서 일약 유명인사로 자리 잡았다. 이 인연으로 포항시 블로그 기자를 지내기도 했고 잡지 ‘여성시대’와 소상공인방송 ‘임현식의 시장 사람들’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유명 방송에서 섭외가 들어온 것도 한두 번이 아니지만 고사했을 정도다. 박영숙 씨 부부는 특유의 따듯한 마음으로 시장 사람들과 소통하며 언제나 따듯한 커피를 준비해 나눌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다. 그런 아량을 가진 박영숙 씨이지만 힌남노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는 대놓고 볼멘소리다. 이번 재해는 다분히 재해를 예상하지 못한 채 하천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지자체와 정부의 책임이 큰데도 마을 전체 주민들이 받을 보상은 터무니없이 작아 보여서다. 박영숙 씨네만 해도 수천만 원의 피해가 생겼지만 고작 몇백만 원의 보상안이 오르내릴 뿐이다. ‘그럴 양이면 ‘재해지역’으로 선포하지나 말 것이지 정부가 말로만 인심 내고 실상은 나 몰라라 한다‘고 일침이다. 경주신문에 이 말을 꼭 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우리 시대 후남이, 박영숙 씨의 말 한마디가 수마 피해자들을 대변하고 있다. 관계자들이 화들짝 놀랄 만하다!!
지통천황은 황위를 물려줄 아들이 없어 손자에게 황위를 물려주어야 했다. 그 손자가 문무천황이었다. 그러나 그 손자도 황위를 물려받은 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사망하고 말았다. 할머니 지통천황으로부터 황위를 물려받았으나 24살의 나이로 요절하였다. 초벽황자와 문무천황 두 부자가 연이어 단명으로 삶을 마무리하였다. 이러한 날벼락이 없었다. 어머니 아폐황녀가 눈물가를 만들어 바쳤다. <76번가> “문무천황께 활 쏘는 소리가 어찌해 나는가. / 사람들과 대신은 방패 되어 서 있거라. / 슬프구나.” 아폐황녀는 아들의 죽음에 ‘활을 쏘는 것이 무슨 이익(利)이 된다는 말이냐. 아무 소용이 없다’라며 오열하고 있다. 어머니 황녀의 말에서 고대인들이 망자에게 활을 쏘는 행위는 떠나가는 이에게 ‘이익(利)이 된다’고 믿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어머니였던 아폐황녀가 직접 즉위하기로 하였다. 문무천황이 너무 일찍 요절하는 바람에 뒤를 이어 즉위할 손자가 너무 어렸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원명(元明)천황이다. 원명천황은 아들 문무천황이 죽고 난 다음 3년만에 등원경( 藤原宮)을 떠나 평성경(平城京)으로 또다시 천도를 결심하였다. 지통천황이 등원경으로 천도한지 16년 만이었다. 아마도 등원경(藤原경)이 길지가 아니라는 주변의 권유에 따랐을 것이다. 원명천황이 새로운 수도 평성경(平城京)으로 가는 도중 가마를 멈추게 하고 멀리 보이는 아스카 청어원궁(淸御原宮)이라는 궁을 바라보며 <78번가>를 지었다. 길지 않은 기간에 세 번의 수도 이전이 있었다. 아스카 청어원궁(淸御原宮)에서 등원궁으로, 등원궁에서 평성경(平城京)으로의 천도였다. <78번가> 飛鳥 明日香 能 里乎 / 置 而 / 伊 奈婆 君 之 當 者 不 所 見 香 / 聞 安 良武 “그동안 날아가는 새나 아스카 청어원궁과 이웃으로 지냈으리. / 지통천황께서 아스카 청어원궁을 폐기하셨지. / 그대에게 지통천황이 벌을 주어 없애버리라고 하였지. / 보고해 오기를 등원궁(藤原宮)은 아무 탈 없이 평안히 지내도록 조치하였다 하는구나” 지통천황이 아스카 청어원궁(淸御原宮)을 버리고 등원경(藤原京)으로 천도한 원인이 언급되고 있다. 무엇인가 벌을 내리는 차원에서 아스카의 궁을 폐기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아들 초벽(草壁)황자가 요절한 데 대한 문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등원궁도 길지가 아니었다. 문무천황 역시 그곳에서 요절하고 말았다. 평성경(平城京) 천도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원명천황은 길지가 아니었다고 하나 등원경(藤原京)을 폐기하지 않도록 조치하였다. 비록 천도는 하나 등원경(藤原京) 관리에는 성심껏 조치를 다했다. 지통천황과의 단절이 아니라 지통천황의 정통성을 이어가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등원경(藤原京)은 천도 다음 해인 711年 불에 타고 말았다.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성건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오는 11월말까지 냉장고 다이어트 인증 이벤트를 실시한다. 냉장고 다이어트 인증 이벤트는 냉장고를 정리한 후 개인 SNS에 업로드하고 인증사진을 센터 메일(gyoengju1365@hanmail.net)로 보내면 정리함 바구니 세트를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냉장고 적정용량을 유지하면 나무 1500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전력을 감축시키고 연간 40㎏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센터는 또 성건동 경로당 어르신을 대상으로 냉장고 정리방법을 교육하고 희망자에 한해 전문가가 방문해 무료로 냉장고 정리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벤트는 성건동 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봉사센터 기획홍보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가 내달 25일까지 ‘2022년 경주시 좋은간판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전은 창의적이고 우수한 디자인의 간판을 선정해 전시·공유하고 바람직한 지역 광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대상은 도시 경관을 향상시키는 디자인이 적법하게 설치된 간판으로,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창작 간판 등이다. 다만, 타인 또는 단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참가 자격은 별도 제한이 없으며 공동 참가는 불가능하다. 공모 참여는 경주시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기존 간판 사진 1장, 개선 디자인 간판 사진 1장 등 총 2장(A3사이즈)과 작품 도안을 USB에 담아 경주시 도시계획과로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접수하면 된다. 제출 기간은 다음달 14일부터 25일까지다. 수상작은 추후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선정할 예정이며, 대상 1명 180만원 포함, 총 7명에게 500만원의 시상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청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거리 분위기뿐 아니라 경주의 역사·문화·관광 정체성을 담아낸 좋은 간판을 꾸준히 발굴해 소상공인과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매진할 계획”이라며 “경주를 빛낼 간판을 찾고 또 적극 알려 수준 높은 지역 옥외광고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지역 차원의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추진력 중 하나는 시민사회의 주도성(initiative)이다. 지속가능성에 입각한 시민참여와 실천은 재정 절감과 직결되고 지속가능성이 높은 정책을 통한 지역사회 통합력을 제고한다(당진시, 2020a; 이창언, 2020; 이창언, 2022: 451). SDGs 주체들은 시민을 지속가능발전 정책 추진에 주체화하기 위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교육, 홍보, 인식증진 활동을 추진해야한다(이창언 2022: 457). 일본에서는 SDGs 의제 제안-선정-실행-평가의 방식이자 이해 관계자 참여를 통한 사회문제 해법 찾기의 일환으로 ‘SDGs 선언’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4월 충청남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청년특별위원회가 ‘충청남도 청년 연대 지속가능발전 실천선언식’에서 SDGs 선언을 한 바 있다. 이어 지난 9월 충남청소년진흥원이 주관하는 국제교류 사업 ‘글로벌 미래세대 위원회’가 충청남도 청소년 SDGs 실천 선언식을 개최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하고 실천 문화 확산을 주도하기 위한 선언이 발표됐다, ‘SDGs 선언’이란 기업이나 조직, 단체, 각계각층, 개인 등이 SDGs에 대한 실천 방침을 정하고 SDGs 실행과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발표하는 것이다. 선언은 SDGs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세대의 조직을 위한 정책 수립과 SDGs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富山県, 2011)을 말한다.[富山県, 2021, 富山県SDGs宣言作成ガイド(R3.11 月改訂版2)] 일본 지자체에서 실행되는 「SDGs 선언 사업」은 지자체 내의 기업, 기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SDGs에 관한 대응을 선언하는, 「지자체 SDGs 선언」을 모집하여 지자체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SDGs 대응을 「가시화」하고, 지자체 전용 사이트 등을 통해 널리 알림으로써, 지역사회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의 파트너십을 촉진하고, 지자체의 SDGs 대응을 추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다양한 이해관자들과 협력하여 지자체 SDGs의 달성과 함께 지역사회 이해관계자 그룹의 성장・발전 전략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경주시가 태풍 힌남노 피해와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시민들을 위해 펼친 다채로운 문화예술축제들이 곳곳마다 성황을 이뤘다. 최근 실외마스크 해제와 함께 △신라문화제 △난장! 동아시아 축제 △황금정원 나들이 △힐링 페스타 △문화재야행 △신라달빛기행 등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축제를 만끽했다. 이에 경주의 가을은 밤낮 구분 없이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며 예전의 활기를 띠고 있으며, 주요 관광지뿐만 아니라 봉황대 인근 중심상가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경주의 대표 명품문화 예술축제인 ‘2022 제49회 신라문화제’가 17일간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신라문화제는 시민 주도적 역할 확대와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축제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으며, 60년을 이어온 위상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면모를 과감히 보여줬다. 특히 중심상가, 봉황상가, 북부상가, 불국상가 등 21개 업체가 참여해 파레트 테이블, 파라솔, 푸드 코트존(A형 텐트)등으로 색다른 공간을 연출한 달빛난장을 비롯한 인근 여러 점포들은 사람들로 연일 북적였다. 신라문화제 행사기간 중 봉황대 광장 특설무대에서는 2022 동아시아문화도시 경주의 ‘난장! 동아시아를 즐겨라’ 행사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한·중·일 3국의 대중가요와 전통연희를 만나볼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매일 저녁 다양한 문화공연, 문화체험, 부대행사로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을 맞이했다. 황남동고분군 일원에서 열린 ‘황금정원나들이’ 행사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올해는 경주 8색色을 주제로 8개 주제공원과 5개 부속정원, 신세대 포토존, 야간 경관용 조명시설 등이 선보였다. 특히 행사기간 동안 폭염, 강풍주의보 등 고르지 못한 날씨 속에서도 18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HICO에서 진행된 2022 경주사계축제 가을편 ‘힐링페스타’ 경주도 명강사들의 힐링 강연, 점핑 힐링, 테라피 워크숍, 필라테스/요가 라이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성황리에 개최됐으며, 명품 야간 문화재 활용 축제인 ‘2022 경주 문화재 야행’과 ‘신라달빛기행도’ 이색적인 경주의 야간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사하며 방문객들을 밤늦게까지 머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