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행정안전부로부터 특례사무를 지정받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시는 민선8기 공약사항인 경주시 역사문화관광 특례 지정 사업의 일환으로 ‘특례사무 발굴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지난달 29일 개최했다. 연구용역은 시·군·구 특례제도 시행에 맞춰 경주시 특례지정 전략수립 및 도시 미래 발전을 위해 마련됐다. ‘시·군·구 특례제도’란 지난 1월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실질적 행정수요 및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소멸위기 등을 고려해 지자체에 부여하는 특례사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개정된 지방자치법 제198조를 근거로 하고 있다. 특례사무가 인정될 경우 경주시는 경북도와 중앙부처의 사무 일부를 이양 받아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특례사무 인정은 지역 현실을 반영해 신속한 업무추진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경주시가 새로운 역사문화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갖가지 제약을 받고 있지만, 특례사무 인정을 받으면 향후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간편해져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적극행정을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날 착수 보고회는 주낙영 시장과 부시장, 국·소·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특례제도 논의분석 △시·군·구 특례정책 분석 △경주시 특례발굴 검토 △연구수행체제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는 세계문화유산과 문화재 국내 최대 보유 도시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국가적 지원 및 권한이양이 절실하다”며 “앞으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에 추진력을 강화하고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시군구 특례 지정’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용역은 오는 11월 완료 예정이다. 역사문화관광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행정·재정적 특례를 받을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한 후 행정안전부에 특례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청년들 탈경주 적극적으로 막아야…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민선7·8기 핵심공약사업으로 추진해 온 ‘고령자 공공임대 복지주택 보급 사업’이 순항 중이다. 경주시는 2019년 안강읍 103세대를 시작으로 2020년 황성동 137세대, 지난해 내남면 90세대, 올해 외동읍 120세대 등 4년 연속 국토부 주관 고령자 복지주택 공모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안강고령자복지주택 준공을 시작으로 내년 12월 황성고령자복지주택, 오는 2024년 내남고령자복지주택, 2025년 외동고령자복지주택이 차례로 완공될 예정이다. 고령자복지주택은 어르신 주거복지 실현을 골자로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이 복합된 공공임대주택 보급 사업이다. 이 가운데 2019년 선정된 안강고령자복지주택이 올 연말 준공 후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어 경주시가 그간 추진해 온 어르신들을 위한 주거복지 공약사업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안강고령자복지주택은 안강읍 산대리 2020번지(안강여중 맞은 편)에 총사업비 172억원(국비 146억, 시비 26억)을 들여 복지주택 103세대(1개동 9층 규모, 전용면적 26㎡)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0년 12월 착공해 현재 공정률 60% 수준으로 최상층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까지 내부마감 등 공사를 마무리하고 준비과정을 거쳐 내년 2월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된다. 고령자 복지주택은 어르신 맞춤 설계된 복지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이 복합으로 설치·운영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만65세 이상 고령자 중 생계·의료 수급자, 국가유공자, 저소득 어르신들이 우선 입주하게 된다. 특히 복지시설에는 취미실, 체력단련실, 특화프로그램 등 고령자 맞춤형 복지서비스 공간을 구성해 입주민 및 지역 어르신들에게 보건·의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주거복지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경주에 원전에서 발생하는 저준위 이하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표층처분시설이 오는 2024년까지 들어선다. 지난 2014년 준공한 1단계 중준위 이하 동굴처분시설에 이어 건설되는 2단계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달 26일 문무대왕면 봉길리 일원에서 저준위 방폐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 착공식을 개최했다. 착공식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낙영 경주시장과 이철우 경주시의장,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표층처분시설 조성 현장을 점검했다. 이날 착공한 2단계 시설은 2015년 건설 인허가 신청 후 리히터 규모 7.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5중 다중차단구조로 내진성능을 강화했다. 지난 7월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건설 허가를 받았다. 표층처분시설은 지표면에 인공구조물(처분고)을 설치하고 방폐물을 밀봉 보관하는 방식이다. 이 시설은 총사업비 2621억원을 들여 1단계 시설 부지 내 6만7490㎡에 12만5000드럼(1드럼 200ℓ 기준)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이후 처분 규모를 27만5000드럼 더 늘릴 계획이다. 운영은 2025년부터 시작해 약 20년간 저준위 및 극저준위 방폐물을 처분하게 된다. 시설이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로 동굴처분 기술과 표층처분 기술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경주에는 방폐물 10만 드럼을 처분할 수 있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이 2015년부터 운영 중이다. 동굴처분시설은 지하 130m 깊이 수직 터널에 방폐물을 보관하는 방식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1단계 동굴처분시설의 건설·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전을 최우선으로 법적·제도적인 인프라인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 마련과 관련 기술 확보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낙영 시장은 격려사를 통해 “원자력 정책의 기본전제는 안전이라는 점을 유념하면서 2단계 표층처분 건설현장이 무사고로 완벽하게 건설돼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되길 바란다”며 “K-원전에 이어 방폐물 분야도 세계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는데 경주시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최근 SMR(소형모듈형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중수로해체기술원 설립, 문무대왕 과학연구단지 조성 등과 이번 표층처분시설 착공으로 방폐물 및 원자력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첨단과학에너지 도시로 부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유산의 보존과 개발. 두 개의 상충되는 가치 속에서 합리적인 복원·정비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반면 신라왕경 핵심유적 정비·복원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유산협약에 따른 엄격한 기준 적용으로 향후 사업 추진에 제약이 더욱 더 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세계유산의 복원과 관련해 ‘추측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복원은 멈춰야 한다’고 세계유산 운영지침에서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명확한 고증 없이 세계유산을 복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ICOMOS-KOREA(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와 지난달 25일, 26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세계유산 신라왕경 보호·관리에 대한 5가지(5Cs) 접근’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연설은 송인호 ICOMOS한국위원회 위원장이 ‘세계유산협약과 5Cs, 지속가능한 유산 보존’을 주제로 발표했다. 송인호 위원장은 “신라왕경특별법에 준거해 활력있는 역사문화도시를 조성하려는 지자체의 의지와 일부 국내학계의 동의를 동력으로 유산의 복원과 정비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신라왕경”이라며 “반면 세계유산협약과 운영지침에 따라 완전한 증거와 고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복원이 승인될 수 없는 경주역사유적지구 사이에는 간격과 충돌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유산과 국가유산의 범주와 보존철학과 원칙을 정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가유산이자 세계유산을 포함하고 있는 신라왕경은 이를 통합적이고 실천적인 방식으로 조율할 수 있는 선도적인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신라왕경을 포함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각국의 세계유산은 협약에 준거해 보호돼야 한다”는 송 위원장은 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설정한 전략 목표인 ‘5Cs’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5Cs’는 세계유산 협약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개발한 5가지 전략 목표다. 신뢰성(Credibility), 보존(Conservation), 역량구축(Capacity-Building), 소통(Communication), 공동체(Community)를 뜻한다. 송 위원장은 “세계유산의 지속가능한 보존을 위해 ‘5Cs’를 실행할 때는 유산의 보호와 충돌하는 행위가 발생하거나 결과적으로 유산의 가치를 훼손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면 방향과 실천목표가 잘못된 것”이라며 “가치 중심의 유산 보호가 지속가능한 유산 보존의 기본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의 이날 기조연설은 경주역사유적지구의 역사적, 미적, 학술적 탁월한 가치를 강조하면서 지속가능한 유산 보존에 방점을 찍었다. 기조연설에 이어 김수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는 ‘세계유산 신라왕경의 신뢰성, 확인된 가치의 유지와 향상’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세계유산의 훼손 위협요인에 대한 설명과 함께 복원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먼저 세계유산의 가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유구복원·자연재해·오버투어리즘에 의한 가치 훼손을 들었다. 특히 유구 복원에 따른 가치 훼손에 대해 “신라왕경은 보호관리제도가 체계적으로 마련돼 다른 유적에 비해 보존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유산의 정비·복원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진정성 훼손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유산 운영지침 상 추정에 의한 복원을 금지하고 있는데도 복원과 관련한 논의가 지속되는 이유는 그 기준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세계유산과 관련해 복원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책적 차원에서 복원, 재건, 재현 등 복원과 관련된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그 이후에 각각의 행위별로 필요조건을 정리해 복원 등의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 추진에 제약 우려 이번 학술대회는 문화재청이 지난 4월 새롭게 마련한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 종합계획의 시행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산 모니터링 강화, 등재에서 보존관리 중심 등 세계유산협약 이행의 변화기조에 따라 향후 세계유산의 복원·정비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세계유산의 보존관리를 위해 추정 복원을 금지해야 하는 세계유산 운영지침이 보다 강조된 것으로 향후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19년 경주시가 추진하려던 동궁과월지 서편 복원사업이 세계유산센터의 반대로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세계유산센터는 추측에 의한 복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경주지역 한 문화재 관계자는 “서양의 석조문화재와 달리 목조 유적이 대부분인 국내 세계유산의 복원을 위한 고증자료가 거의 없어 신라왕경의 복원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복원 사업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실제 가능한 사업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추진해 천년고도의 위상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부터 중단됐던 경주시 지역화폐 ‘경주페이’ 캐시백 혜택이 추석명절을 앞둔 1일부터 재개된다.또 9월 한 달 동안 경주페이 사용금액 50만원까지 10% 캐시백을 지급하고, 10월부터는 월 30만원까지 6%의 캐시백을 지급한다.이를 위해 경주시는 1차 추경예산을 통해 시비 45억1000만원 포함해 총 54억4000만원의 예..
경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경주범피)는 민족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범죄피해가정을 대상으로 ‘한가위 사랑나누기’를 실시했다.경주범피는 피해가정 30세대를 일일이 방문해 이들의 아픔을 나누며 700만원 상당의 위문금품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특히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 문현철 지청..
그대 사랑! 연꽃 연꽃을 좋아하는 여인 연못가의 연꽃을 바라보며 나의 화폭에 담아본다. 땅속 깊이 어둠속에 뿌리 내리고 잔잔히 하늘을 우러러보며 하룻동안 천년을 살듯 이슬을 머금은 채 고고하면서 우아한 자태로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된다. 그대 사랑! 연꽃 향기로운 사랑으로 거듭 태어나 화폭에 한송이 보석으로 다시 피리라.
경주시가 무주택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월세 지원사업 등 청년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청년월세 특별지원 사업’으로 대상자를 신청 접수받아 선정된 청년에게 11월부터 월세 최대 20만원씩 12개월 간 분할 지원한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학업, 취업 등 본업에 충실하고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국비 3억4300만을 포함해 도비와 시비 등 모두 6억8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약 280여명의 청년이 월세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이 목돈을 마련해 사회생활의 시작을 도와주는 ‘청년내일저축계좌’ 가입자를 모집했다. ‘청년내일저축계좌’는 본인 적립액 월 10만원에 정부지원금 월 10만원을 추가 적립해 3년간 지원한다. 만기 시 본인 납입액 360만원을 포함 총 720만원의 적립금과 예금이자를 수령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청년지원정책에 있어 다양한 현금지원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역인재 유출과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주시는 지난 1월 올해를 ‘청년의 해’로 선포하고 경주 희망의 무지개 7대 청년 대책을 공개했다. 청년 희망경제 프로그램, 청년 복지행복하우스, 청년 문화예술 르네상스, 지역대학 청년상생 플랫폼 등 일자리창출과 주거, 교육, 문화환경 조성 등을 핵심과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올해 150억원, 내년 200억원, 2024년 300억원, 2025년 400억원, 2026년 500억원 등 앞으로 5년간 사업비 155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경주시의 청년 지원책은 갈수록 줄어드는 지역 인구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청년층의 탈경주를 막아야하는 위기의식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 계획을 통해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이 경주에서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기업들도 지역 청년들의 채용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또 청년들을 위한 문화와 여가 인프라 확충도 시급하다. 청년들을 경주에서 살게 하려면 다양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환경 조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주시의 청년 지원책 강화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단기 구간별 정책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또 경주시의 정책이 청년층 인구의 감소를 막기 위한 특별대책이 되려면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함도 필요해 보인다.
경주지역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2020년 30명에서 2021년 38명으로 1년 사이 2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도로교통공단의 최근 5년간 경주시 교통사고 사망자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43명, 2018년 45명, 2019년 35명, 2020년 30명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다 2021년엔 38명으로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지역으로 유입된 차량이 증가하자 교통사망사고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최근 5년간 기간 중상해교통사고(사망사고+중상사고) 분석결과에 따르면 인구 30만 미만 지자체 중 경주시가 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주는 20여년 전인 2001년 교통사고로 무려 117명이 사망했으며, 2011년에도 71명에 달할 만큼 심각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감소추세에 있었다. 이에 따라 교통사망사고 다발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긴장해야 할 일이다. 올해 초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공개한 ‘2021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서도 경주시는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평가 결과 경주시 교통문화지수는 100점 만점에 ‘80.28점’을 받았다. 인구 30만명 미만 49개 시 지역의 평균 80.15점보다 약간 높은 수치지만 순위는 28위, C등급에 그쳤다. 최근 5년간의 평가에서 지수와 순위가 올랐지만 전체 순위가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운전자의 안전의식을 가늠할 수 있는 운전행태 항목에서 최하위권을 성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안전한 교통문화를 조성하는 것은 지자체의 노력에서부터 운전자 및 보행자인 시민들의 의식 등까지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다시 증가하는 성적표를 받아 든 만큼, 시민이 안전한 도시 경주를 만들기 위해 다시 고삐를 죄어야 한다.
지난 8월 초 휴가로 경주에서 청도로 넘어가는 20번 도로를 달려보았다. 고향 지나는 길이라 언젠가는 달려보리라 생각했던 길이다. 가다 보면 울산과 청도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거니와 조금만 더 가면 비구니 산사 석남사, 운문사에도 다다르는 곳이다. 혹자는 가을철 단풍도로로는 대한민국 최고라 칭하는 그 길이기도 하다. 도로번호가 짝수인 만큼 궁극으로 동서로 연결되는 도로라는 뜻을 가리키지만 건천에서 산내로 가는 길은 남쪽으로 나 있는 길이다. 산내 의곡을 지나 서쪽으로 틀면 울산이고 동쪽으로 향하면 청도이다. 태풍을 담고 온다는 소식인 듯 간간히 내려 적시는 보슬비가 더하는 날이었다. 달리는 내내 오래된 옛 얘기 꺼내듯 대략 40여년 전엔 많이 듣고 자라 참으로 익숙했었던 지명 하나둘 이정표로 보이곤 하였다. 물론 지도상에선 익숙한 지명이 많이 사라지고 없었다. 이젠 한글과 영어가 합성어로 된 족보에도 없는 지명과 이름들이 흔하게 열거되기도 한다. 아마도 이는 도로 중심의 주소체계를 사용한 것도 한몫했다는 생각이다. 절골, 단석산, 신선사, 우중골, 땅고개, 어머리, 산내, 감산(감지), 의곡, 내일, 대현, 장승백이... 지역특성을 반영한 방언이 곁들인 지명들이 나열된다. 산내 의곡에서 방향을 틀어 다시 동북으로 경주시 서면 관내로 방향을 틀면 내칠, 우라, 천촌(샘골), 아화, 도리를 거쳐 가마골, 모길, 돈지, 가척, 수룡골로 이어지는 건천 신평리 앞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오면 읍내이고 20번 도로와 만나게 된다. 건천 서쪽의 사적 25호로 지정되어 있는 부산성(富山城)을 중심으로 크게 한 바퀴 돌아오는 셈이다. 부산성은 오봉산, 주사산 두 산으로 큰 형태의 고원 평탄면을 이루고 있어 제법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신라시대 때 경주 서쪽 방향을 방어하는 중요한 전진기지였음도 알 수가 있다. 어린 시절, 근 20년을 이곳 산천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익숙치 않은 새 이름이 한둘 더 있다. 편백나무숲과 진목정이다. 하나는 송선리 선동(仙洞) 동네를 비켜나는 즈음에 자리한 편백나무숲이다. 40년 전엔 들어보지 못했던 이름인데, 지금은 나들이 장소로 또는 산책길로 제법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10년을 내다보려면 나무를 심어라는 고전이 비유될 정도이다. 짧게는 십 년, 이십 년을 내다보고 자연을 가꾸면 우리 산천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살아 있는 당대의 노력 여하에 따라 자연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문해서지만 실은 최근에야 경주에도 천주교 성지가 있다는 얘기를 알았다. 산내면 의곡을 지나 다리 건너 마을을 돌아 산기슭으로 올라가니 소태골과 범굴이라고 하여 천주교 신자들이 기거했던 곳이 있다.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지 주변의 조경공사가 한참이다. 돌아 나와 다시 안내표지를 따라 산을 따라 1km 이상 더 가니 천주교 성소와 순교자들의 무덤이 보인다. 우리 대한민국 천주교 두 번째 사제 최양업 신부가 전도했던 곳이라고 한다. 배교의 갈림길에서 목숨을 던졌던 순교자의 무덤이 지금은 그 산천과 하나 되어 의연히 앉아 있다. 새삼 엄숙한 종교의 힘을 강하게 느낀다. 세 분의 순교자(허인백(야고보) 이양등(베드로) 김종률(루카)의 무덤이다. 울산 장대벌 감영에서 처형되고 잠시 모셨던 가묘라고 한다. 가까이에 이런 거룩한 성지가 있었다니 다만 놀라울 따름이다. 건천읍 송선리 선동마을 뒷산이 부산성이다. 삼국유사의 화랑도 득오가 죽지랑을 잊지못해 모죽지랑가를 지었다고 하는 곳이기도 하다. 계곡이 깊어 바깥사람은 잘 알지 못하겠지만 신선이 살았다 하여 선동이다. 산성으로부터 이어지는 계곡이 산성그랑이다. 싱그런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곳이고 골기 있는 노송이 계곡 입구에 드리운 곳이다. 산자수명한 고장 가까이에 이런 거룩한 곳이 있었다니 더욱 의미부여가 되는 셈이다. 때마침 정부에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을 치유하고자 종교문화여행 프로그램 개발 공모에 나섰다. 이에 경주시가 ‘감성순례, 내 마음 다시 봄’이라는 주제로 치유순례 프로그램을 기획한다고 하니 반갑다. 경주가 가지고 있는 불교, 유교, 천도교라는 고유의 자산에다 이 천주교 순교자의 삶을 되새기고 추모하는 것을 더하는 치유순례 프로그램이다. 위에서 열거한 오랜 길들이 치유순례 프로그램과 접목되어 많은 분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주는 길이 되기 바란다. 경주는 의미를 부여할만한 자산이 많다. 욕심을 보태면 기본적으로 불교가 중심이지만 무속이라 백안시 되고 있는 전통의 정신세계까지 프로그램화하는 것도 권장해볼 만하다.
경주시가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폐선에 따라 폐역사 및 폐철도 활용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했지만 남은 과제가 더 커 보인다. 폐역사에 대한 활용방안은 큰 가닥을 잡은듯하지만, 총연장 80.3km에 달하는 폐철도 활용은 부지를 소유한 국가철도공단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듯해 보여서다. 폐역사는 한국철도공사, 폐철도는 국가철도공단이 부지 소유 및 관리권을 갖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 19일 역사 및 폐철도 개발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최종보고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먼저 폐역사는 총 17개소 중 경주역 등 10개 역사를 활용하기로 했다. 경주역과 서경주역, 불국사역, 입실역, 안강역, 부조역은 ‘지역 거점 플랫폼’으로, 동방역, 모화역, 건천역, 아화역은 ‘생활권 중심 플랫폼’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임시활용계획에 따라 문화플랫폼 조성을 위해 리모델링에 들어간 ‘경주역’은 향후 복합 플랫폼인 상업업무복합개발을 통해 역사, 생태, 행정, 상업 업무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 기존 경주역사는 황오동삼층석탑이 있는 자리로 이전한 뒤 화랑로와 연결하는 도로 개설을 계획했다. 특히 경주역 부지에 상징성 부여를 위한 랜드마크 타워 조성 등도 계획안에 포함됐다. 서경주역은 복합상업시설과 공동주택, 공공청사, 공원조성 등의 개발구상을 통해 뉴타운으로, 불국사역은 공원조성과 불국사역을 보존해 주민편의시설 등 역사문화공원으로 활용할 구상이다. 입실역은 생활권 중심상업지구, 안강역은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계획했다. 그리고 동방역은 그린웨이가 연계되는 역사·문화공원, 모화역은 근린 센트럴파크, 건천역은 역사전시관 조성과 휴식 공간을, 지역 최초 철도역인 아화역은 보전 활용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번 최종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폐역사 활용방안은 경주시와 시민의견이 구체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동해남부선 53.2km, 중앙선 27.1km 등 총연장 80.3km에 달하는 폐철도에 대한 활용방안 수립이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폐철도 구간에 대한 활용방안은 현재 국가철도공단이 공모 중인 민간 제안사업의 선정 결과에 따라 대응하는 방식이다. 시는 우선적으로 동해남부선 수소트램을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하는 등 친환경 수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울산~경주~포항을 잇는 84.5km 구간의 수소트램(광역철도)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노선은 우선 ‘울산 북구 효문역~송정지구~입실역~불국사역~경주역’까지 추진되는데 ‘효문역~송정지구’ 구간은 향후 건립될 울산도시철도 2호선과 연결된다. 이후 장기적으로 포항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울산, 경주, 포항 세 도시는 수소트램 건설 타당성 용역을 공동으로 실시해 최적노선 선정을 비롯해 수요, 비용, 경제성 분석 등을 모색하고 있다. 용역이 끝나는 대로 해오름동맹이 합동 건의를 통해 정부 상위계획 반영 및 건설·운영비 전액 국비지원 대정부 건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가철도공단은 지난달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폐선 부지 경주시 구간 개별사업 추진을 위한 민간 제안 공모를 10월까지 진행하고 있다. 선정된 제안사업은 내년부터 폐철도 일부 구간에서 민간 개발 형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하지만 민간공모 사업이 추진되지 않는다면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을 통한 그린웨이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또 기타 활용방안으로 기존 철로를 와인터널, 레일바이크, 레일 정원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타 도시 사례와 함께 최종 용역에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계획에 차별성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찌됐던 경주시가 국가철도공단의 제안 공모 사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처지에 놓인 셈이 됐다. 국가철도공단이 내놓은 민간 공모사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민간이 추진하는 사업은 영리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경주시나 시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크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폐철도 활용은 경주에 철도가 개통된 지 100여년 만에 추진하는 사업으로, 경주시의 장기적인 발전계획과 주민의견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 경주시가 국가철도공단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소통을 강화해 향후 100년 대계를 이어나갈 사업이 선정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탁월한 행정력을 발휘해주길 바란다.
필자는 38년 6개월, 아내는 41년 6개월, 부부가 합해 80년 간 교직에 몸담아왔다. 담임은 물론 교장 교감 노릇할 때의 학생을 합하면 제자들이 500은 훨씬 넘을 것 같다. 하지만 재직 중 제대로 선생 노릇을 하지 못해 제자들에게 늘 미안한 생각이 든다. 옷깃을 여미고 500여분의 나한을 모신 응진전 문을 열었다. 이 전각 안에는 부처님을 중심으로 좌우에 제화갈라보살과 미륵보살을 협시로 모시고 그 주위로 500여명의 나한을 빼곡히 배치하고 있다. 수행을 통해 더 이상 번뇌가 없어진 경지에 이르면, 공양을 받을 만하다고 하여 ‘응공(應供)’이라 불리는 나한의 경지가 된다. 나한은 아라한을 줄여서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진리와 하나가 되었다고 하여 ‘응진(應眞)’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아라한들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 그 상(像)을 만들어 안치한 전각이 응진전이다. 사찰에 따라서는 나한전이라고도 한다. 이곳 응진전은 2002년 개금불사 때 나한의 복장(腹藏)에서 조성 당시 쓰여진 것으로 보이는 발원문이 발견됐다. 발원문에는 이 오백나한 불상을 금산사 스님과 기림사 스님들이 함께 참여해 조선 영조 5년(1729)에 조성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오백 나한상들은 모두 경주에서 생산되는 불석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오백나한들의 표정이 다양하다. 용의 목을 움켜잡고 있는 나한, 두 사람이 마주보며 웃고 있는 나한, 무기를 들고 있는 나한, 약병을 들고 있는 나한, 경전을 들고 있는 나한, 귀를 후비고 있는 나한, 세 명이 등을 대고 앉아 있거나, 둘이 손을 잡고 웃는 등 다양한 모습이다. 사자와 용 등을 제압하고 있는 나한상도 있다. 500여나한상 중에서 같이 손을 맞잡고 웃고 있는 상이 판타카 형제이다. 이 판타카 형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계실 때, 왕사성 어느 상인의 딸이 그 집의 종과 눈이 맞아 집을 나왔다. 몇 년을 유랑하는 가운데 사내 아이를 낳게 되니 길에서 낳았다고 이름을 ‘판타카’라 불렀다. 그 뒤 또 둘째 아이를 낳으니 큰 애를 ‘마하판타카’라 고치고 작은 아이를 ‘출라 판타카[주리반특(周利槃特)]’라 불렀다. 아이를 낳았으니 친정 부모님께 소식을 알리고 또 아이들을 조부모에게도 보이려고 고향으로 갔다. 그러나 친정 아버지는 강경하였다. “집안 망신이니 이곳에서 같이 살 수는 없다. 아이들은 나에게 맡기고 돈이나 몇 푼 줄 터이니 나가서 살아라” 그리하여 사위와 딸은 떠났다. 할아버지는 마하 판타카와 출라 판타카를 불쌍하게 생각하여 아이들을 품에 안고, 부처님께 나아가 법문을 들었다. 먼저 법문을 들은 마하 판타카가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아 깨친 후 동생 출라 판타카도 출가시켰다. 그러나 출라 판타카는 우둔하여 가끔 제 이름도 잊어버렸기 때문에 이름표를 달고 다녔다. 출가하여 부처님 제자가 되었지만, 부처님은 어려운 공부는 그에게 무리라며 ‘먼지를 쓸고 때를 닦으라[불진제구(拂塵除垢)’는 가르침을 내렸다. 출라 판타카는 숙맥이라 ‘먼지를 쓸고’를 외우면 ‘때를 닦아라’를 잊어버렸다. 하루는 그런 자신이 서글퍼서 산문 밖에서 울고 있는데 부처님이 보고 말씀하셨다. “우자(愚者)가 자기 어리석음을 모르는 것이 진정 어리석은 것이다. 너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고 있으니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그 후부터 출라 판타카는 일념으로 먼지를 쓸고 때를 닦았다. 뭇사람의 신발도 닦고 뒷간을 치우고 마루와 마당을 쓸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 결국 바보라고 놀림받던 그는 마음 속 때를 닦아내어 존재의 본성을 깨달은 각자(覺者)가 되기에 이른다. 부처님의 설법을 대기설법(對機說法)이라고 한다. 진리를 구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각각의 그릇대로 베풀었던 가르침을 말한다. 이를 수기설법(隨機說法), 수기산설(隨機散說), 응기접물(應機接物)이라고도 한다. 응병여약(應病與藥)이라는 말도 있다. 부처가 중생의 능력이나 소질에 따라 가르침을 설하는 것을 의사가 병에 따라 약을 주는 것에 비유한 말이다. 그래서 출라 판타카와 같이 우둔한 사람도 깨우친 것이다. 오늘날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꼭 명심해야 할 가르침이다. 필자의 경우 젊었을 때는 제법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책을 읽는데 책장을 넘기면 앞 쪽의 내용이 까맣다. 출라 판타카가 된 것이다. 부처님을 찾아 가르침을 구해야 할텐데……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은 뜨겁다. 몇 해 전 〈오빠는 강남스타일〉이라며 온 세상에 줄기차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온 가수 싸이(PSY)님이 흠뻑쇼로 다시 돌아왔다. 그의 깜짝 공연 소식만큼이나 이슈도 뜨겁다. 요즘 날씨마냥 화끈한 이슈의 방점은 ‘쇼’보다 ‘흠뻑’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어느 방송에서 “공연 한 번에 물을, 그것도 식수(食水)로 300t을 사용한다”는 그의 인터뷰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이다. 가뭄으로 많은 농가가 고통을 겪는 요즘이라 “차라리 콘서트에 쓰일 물을 소양강에라도 뿌려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워터 밤(water bomb:물 축제) 공연이지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틀리진 않다. 하지만 공연 내내 물 맞아가며(우비를 입어도 다 젖을 수준) 즐겼던 관객들의 입장은 이랬다. “이게 바로 공연이지!”, “코로나 셧다운에서 벗어난 게 이제 실감이 나요!” 다 맞는 말이다. 나는 이 논쟁에 불씨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흠뻑쇼에서 사방으로 튀는 물은 가수와 관객이 서로 소통하는 대화법”이라고. 우리나라에 공연 온 외국 가수들은 하나같이 한국의 독특한 공연 문화로 ‘떼창’을 꼽는다. 떼창은 국어사전에도 없는 신조어다. 행동이나 목적을 공유한 다수나 무리라는 의미의 ‘떼’에다가 ‘창(唱)’이 결합된 형태다. 떼창은 왜 한국인만의 문화라고 할까? 함께 노래하는 게 어떻게 K-팝의 주요 키워드일 수 있나? 외국에서 공연하러 온 가수 빼고 자기들끼리 노래를 불러대기 때문이다. 또 있다. 보통 노래는 전주(前奏)로 시작되는데, 한국 관객들은 기타가 되었건 키보드가 되었건 그걸 ‘따라 부르기’ 때문이다. 기타 소리도 따라 한다고? 한두 사람이 그런다면 독특한 취미지만, 모두가 입으로 기타 소리(!)를 내고 있다면, 또한 자신의 노래를 함께 불러주는 관객을 보면서 가수나 세션이 행복의 눈물을 흘리거나 핸드폰으로 그 광경을 기록하고 있다면, 그것은 문화고 한국적인 것이기에 충분하다. 관객과의 구분이 없는 독특한 한국문화를 경험해본 가수들은 앞다투어 떼창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한국은 무대 위와 아래라는 구분이 애초부터 없다고 그들은 신기해한다.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건 인간의 본능이지만, 음악이 산업화되고 전문화되면서 전문 음악가가 무대를 독점해온 지 오래다. 그러니 한국의 떼창 문화가 더욱 매력적인 모양이다. 우리에게는 대동놀이나 강강술래처럼, 함께 어울려 흥(興)을 나누는 아름다운 전통과 문화가 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판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대학 축제로, 대동제로, 월드컵 거리 응원전으로 펼쳐진다. 싸이의 흠뻑쇼도 한국인 피 속에 흐르는 흥의 공명(共鳴) 현상일 수 있다는 말이다. 통상 공연은 무대 주체자의 계획과 실행의 결과물이다. 어느 지점에서 관객이 빵 터지고 어느 대목에서 감동받을지 미리 계산하고 연출한다. 근데 그게 한국에서는 안 먹힌다는 거다. 즉흥적이고 비예측적인 떼창이란 복병은 공연을 불확실성과 의외성의 영역으로 몰아간다. 수학적 냉철함과 상업적 뜨거움으로 결합된 공연장이 한순간에 혼돈의 놀이터로 바뀌는 것이다. 가수가 노래를 해도 좋고 관객이 노래를 하거나 이어가도 당연해진다. 이런 생경한 전개가 외국 가수들도 좋았던 모양이다. 떼창을 경험해 본 많은 연예인들이 너무 신난 축제였고 즐거웠으며 힐링이 되었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고, 동료 가수들에게도 한국 공연을 적극 추천한다고 한다. 관객과 가수, 무대와 객석 그 경계가 해제되고 마치 거대한 난장으로 바뀌는 체험은 떼창만은 아닌 모양이다. 춘천의 어느 도로에서 좌회전하던 트럭에서 2000개의 맥주병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도로 한복판은 맥주 박스와 깨진 병들, 그 사이로 배어 나온 흰색 포말로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그런데 어디서들 왔는지 한 사람 한 사람 모여들더니 10여명의 사람들이 삽시간에 현장을 사고 이전처럼 복구를 해버렸다. 그런 다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기 갈 길을 가버린 것이다. 망연자실한 트럭 운전사와는 대조적으로 갓길에다 차를 세우고 뛰어오는 사람들, 병조각을 빗자루로 쓸어 담는 편의점 주인, 점심을 먹으러 가던 인근 주민들이 소위 각본에도 없는 흥 한 마당을 펼쳐 보였던 것이다. 이 또한 떼창 정신의 계승이라면 오글거릴지는 모르나 사실은 사실이다.
저녁나절 박형준 반지하 창문 앞에는 늘 나무가 서 있었지 그런 집만 골라 이사를 다녔지 그 집들은 깜빡 불 켜놓고 나온 줄 몰랐던 저녁나절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었던가 산들바람이 부는 저녁에 집 앞에서 나는 얼마나 많이 서성대며 들어가지 못했던가 능금나무나 살구나무가 반지하 창문을 가리던 집, 능금나무는 살구나무는 산들바람에 얼마나 많은 나뭇잎과 꽃잎을 가졌는지 반지하 창문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에 떨어지기만 했지 슬픔도 환할 수 있다는 걸 아무도 없는데 환한 저녁나절의 반지하집은 말해주었지 불 켜진 저녁나절의 창문을 보면 아직도 나는 불빛에 손끝이 가만히 저린다 -가난의 빛, 그 소슬한 위로와 정화 당신은 눅눅한 가난의 시절에 당신의 가난을 다독여준 어떤 한 컷을 가지고 있는가? 필자에게는 고교 시절 자취방에서 새벽에 혼자 깨어서 듣던 동해남부선 기차 소리가 어머니의 손으로 다가왔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나의 청춘은 여물어갔다. 이 시는 자주 이사를 다녔던 가난한 시절, 집에 대한 이야기다. “창문 앞에 늘 나무가 서 있었”던 반지하집, 시인은 그런 집만 골라 이사를 다녔다고 한다. 그런 집들에서 “깜빡 불 켜놓고 나온 줄 몰랐”다면 여느 사람들은 서둘러 집에 들어가 불부터 껐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깜빡 불 켜놓고 나온 줄 몰랐던/저녁나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었던가”하며 짐짓 사치(?)를 즐긴다. 식구에게서 떨어져 아마 외로웠을 시인은 “아무도 없는데 환한” 그 다정과 마음의 호사를 누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 절정의 장면은 아무래도 창문에서 흘러나오는 불빛 속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창문앞 능금나무, 살구나무 나뭇잎과 꽃잎이 그 빛을 다 감은 몸짓으로 하르르 떨어질 때이다. 가만히 숨죽이고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았을 시인에게 “아무도 없는데 환한 저녁나절의 반지하집”은 그 소슬한 기운으로 “슬픔도 환할 수 있”는 거야, 어깨를 다독이며 말해준다. 그래서 차마 그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대”는 날이 많았다. 그런 많은 저녁나절을 소유한 자였기에 시인은 반지하의 가난 속에서도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마음의 왕국을 소유한 긍지를 지닐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시가 부신 서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신이 체험한, 손바닥으로 만져본 그 환한 가난이 현재에도 핏줄에 녹아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인은 “불 켜진 저녁나절의 창문을 보면/아직도 나는 불빛에 손끝이 가만히 저린다”고 읊조린다. 저녁나절에 발견한 가난의 빛! 세상에서 가장 환하고 평화로운 기억! 그것은 위로와 정화를 가슴에 심는, 자그만 빛의 따스함이다. 그러면서 이 시는 서정시는 이래야 한다고 옷깃을 치는 표정과 낮은 목소리마저 가지고 있다.
6월 29일부터 8월 18일까지 방영된 ENA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평균 17.5%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이 드라마가 인기 끈 이유는 자폐증(자폐스펙트럼장애)을 가진 우영우 변호사의 특별한 시선과 활동을 통해 불합리한 세상이 정의롭고 따듯하게 바뀌는 것에 시청자들이 열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와 함께 사회 일각에서는 자폐증 등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뒷받침과 제도적 지원에 대한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가 단순히 드라마나 영화로만 끝나지 않고 사회적 변화에 이르는 예를 자주 보아왔듯 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역시 그런 변화를 이끄는 계기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쉽게도 드라마의 주인공 우영우가 현실에서 존재하기는 매우 힘들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실상이다. 자폐증은 경우에 따라 특정 분야에서 천재적인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지극히 예외로 자폐증 환자들은 일상적인 생활과 대화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폐증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영화 ‘레인맨(Rain Man, 1988)’에도 수를 암기하는 천재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그 역시 일상생활이 어려워 동생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묘사된다. 결국 우영우 변호사는 드라마에서는 존재할지 몰라도 일상에서는 거의 존재하기 힘든 허구의 인물인 것이다.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드라마 주인공 우영우 변호사는 자칫 자폐증 장애인들에 대해 허황되고 그릇된 환상만 남긴 채 실제 도움이 필요한 자폐증 환자들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비단 자폐증뿐 아니라 정신장애는 일반이 아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난다. 정신장애는 발달장애와 지적장애로 나뉘는데 자폐증은 발달장애의 한 유형일 뿐이다. 발달장애는 자폐증을 포함해 뇌성마비, 말초신경 및 신경근 질환, 정신지체, 근육질환 등이 있고 지적장애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지능이 낮아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장애의 형태다. 이 밖에도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도 환자 자신과 가족, 사회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런 정신장애와 뇌질환에 대한 사회적 지원은 이들 장애가 겉으로 쉬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회적 지원에서 늘 후순위로 밀려난다. 신체장애는 눈에 보이는 장애이기도 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이므로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이익단체를 만들어 활동할 수도 있고 권익을 주장하는 데모도 벌일 수 있지만 정신장애자들은 스스로 무엇을 찾아서 챙길 수 없기 때문에 교육, 취업. 치료 및 생활 전반에서 관심과 지원이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어렵게 부모와 가족의 도움으로 살아가기 일쑤지만 언제까지 부모와 가족이 그들의 불편과 어려움을 감수할 수도 없다. 실제로 각 지자체들이 장애인복지관을 개설하고 장애인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기에서도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나 교육은 태부족이다. 우영우 변호사에 등장하는 인상적인 컴퓨터 그래픽이 있다. 중요한 순간에 우영우 변호사의 뇌리에 떠오르는 고래의 모습이다. 향고래, 흰수염고래, 범고래, 돌고래. 일각고래.... 이 고래들이 머리에 떠오를 때마다 우영우 변호사는 어려운 숙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실마리를 찾게 되고 거뜬히 승소한다. 그러나 일상의 자폐 장애인들과 여러 정신장애인들에게는 이런 고래가 나타나지 않고 사방이 이해되지 않은 벽들과 불편함의 바다일 뿐이다. 좋은 나라와 성숙한 사회란 그런 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세상을 유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지원해 그들의 일상이 여느 일반인들과 다름없도록 이끌어 주는 곳이다. 바로 그런 제도적 뒷받침이야말로 우영우 변호사에게 떠오른 고래를 대신하는 진정한 디딤돌이다. 비록 본방은 끝났지만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인 만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OTT 서비스나 케이블 방송 등 훨씬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방영될 것이다. ‘우영우’를 통해 우리 주변의 정신장애에 대한 관심을 좀 더 늘여보자. 그렇다면 이 드라마야말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벽 속에 숨은 정신장애인들에게 최고의 인생 드라마가 될 것이다.
한반도 백마강 전투에서 패배한 천지천황이 몇 년 후 깊은 병에 들었다. 일부 신하들이 천지천황의 동생 대해인이 정치적 야욕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만일 그렇다면 천지천황의 사후 후계자가 될 대우(大友)황자에게 큰 위협이 될 터였다. 그래서 그의 속 마음을 떠보고 의심이 사실일 경우 후환을 제거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천지천황은 사람을 시켜 동생 대해인을 궁에 들어오라고 지시하였다. 그러나 천황의 입궁 명령을 전하러 갔던 신하의 배신이 있었다. 그는 대해인의 비밀 정보망이었다. 대해인에게 황궁의 불길한 움직임을 이야기해주며 ‘조심하시라’고 은밀하게 경고하였다. 천지천황이 입궁한 동생 대해인에게 말했다. ‘내가 병이 심하다. 내가 죽고 나면 뒷일을 그대에게 맡기고자 한다’ 미리 대책을 마련해 왔었지만 대해인은 소름이 돋았다. 설마 했던 형이 자신을 제거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해인은 자신의 목을 조이려는 올가미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사전에 준비해온 답을 형에게 말했다. ‘저에게 뒷일을 맡긴다는 말씀은 당치 않습니다. 저 역시 이미 병이 들었습니다. 속세를 떠나 수도에 매진하고자 합니다. 그러하니 아들 대우황자에게 모든 정치를 맡기시기 바랍니다’ 대해인은 형을 만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곧바로 머리를 깎았다. 아내와 아들, 몇몇의 종만을 거느리고 요시노(吉野)라는 곳으로 가 은거에 들어갔다.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었다. 천지천황은 동생이 순순히 은거에 들어가자 그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더 이상의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젊어서는 국정을 농락하던 권신을 어머니 천황의 면전에서 참수하기까지 한 인물이었다. 그토록 단호했던 그가 은거라는 미지근한 조치를 내린 것이었다. 병이 깊어 마음이 심약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신하들이 ‘범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고 땅을 치며 탄식하였다. 일생을 풍운 속에 살았던 천지천황이 46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다. 후계 황위는 천지천황의 뜻에 따라 아들 대우황자에게 승계되었다. 그가 홍문(弘文)천황이다. 멀리 요시노 숲속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었다. 조카에게 황위를 빼앗겼다고 생각한 대해인이 요시노에서 조카 홍문천황의 동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그에게 은밀한 정보가 전해져 왔다. ‘오미(近江) 조정에서 천지천황의 능을 만들 인부들에게 무기를 지참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단순히 능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닌 것같습니다. 큰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은거하고 있었으나 실상 대해인은 건곤일척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정보전이었다. 그의 정보망은 매우 효율적이었다. 천황이 그에게 입궁하라고 하자 즉각 천황의 의도에 대한 정보가 들어왔고, 능을 만들기 위한 사소한 군사들의 움직임까지 보고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정보는 약과였다. 그에게는 권력의 심부에 심어놓은 효율적인 정보망이 있었다. 그의 최고 정보망은 액전왕(額田王)과 십시(十市)라는 여인이었다. 대해인은 액전왕과의 사이에 십시라는 딸을 두었다. 자신의 딸 십시가 천지천황 사후 즉위한 홍문천황의 황후가 되었다. 대해인은 액전왕과 십시 모녀라는 여인부대를 홍문천황의 주위에 심어두고 있었던 것이다. 홍문천황의 동정이 대해인에게 광속으로 새어나고 있었다. 은거하고 있던 호랑이가 마침내 거병을 결단하였다. 수만 명의 병력을 동원해 홍문천황의 군사를 격파하였다. 패배한 홍문천황이 목을 매어 자결하자, 대해인의 부하들은 그의 목을 베어 대해인에게 바쳤다. 마침내 대해인이 승리하였다. 그가 천무(天武)천황이다.
(사)신라문화원은 2022년도 제1기 경주지역 해설사 양성교육 오전반 모집을 하고 있다. 현재 모집 중에 있는 해설사 양성교육 강의 신청자가 예상을 뛰어넘어 대거 몰려 기존 오후반(2시~4시)은 그대로 진행하고, 오전반(10시~12시)을 추가로 증설하기로 했다. 9월 1일부터 2023년 1월 19일까지 서악문화공간(경주시 서악동 서악3길 13)에서 이론강의 19회, 해설지도 2회 등 총 21회로 진행한다. 교육은 경주지역주민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로 문화도시 만들기에 기여하고, 역사·철학·종교 등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한 문화시민 육성, 경주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문화유적 해설을 위한 해설사 양성을 목적으로 열고 있다. (사)신라문화원은 천년고도와 함께 소중한 문화유산을 올바르게 이해하면서 문화재를 아끼고 보존하는 마음과 함께하는 문화재 해설사 양성 프로그램은 첫번째인 만큼 많은 분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신청은 현재 신라문화원 홈페이지(http://www.silla.or.kr)와 전화를 통해 접수받고 있다.
경주시가 ‘SNS 금이관이’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다음달 5일 오후 2시부터 4주간 3만명에게 무료 배포한다. ‘SNS 금이관이’ 이모티콘은 신라시대 금관을 왕과 왕비로 의인화한 경주시 캐릭터로 카카오톡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에 맞춰 16종으로 제작됐다. 경주 토종견 ‘동경이’도 사랑스러운 보조캐릭터로 추가됐다. ‘SNS 금이관이’ 이모티콘을 받으려면 경주시 공식 카카오톡 채널 ‘경주시알림톡’을 추가하면 된다. 다만 사용기간은 ㈜카카오 운영 규정에 따라 30일로 제한된다. 경주시 공식 캐릭터 ‘관이와 금이’는 신라의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우수성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 2003년 개발됐고, 이를 바탕으로 리뉴얼한 ‘SNS 금이관이’는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친근감을 줌은 물론 시정 홍보 등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실제로 관이와 금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SNS웹툰 ‘뜬금 볼만한 경주툰’이 총 11회에 걸쳐 올해 2월까지 연재되면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웹툰 속 주인공 관이와 금이는 유명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경주의 숨은 명소와 체험·레저, 먹거리 등을 소개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한편 경주시 공식 캐릭터 ‘관이와 금이’는 경주시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으며,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면 누구나 사용가능하다.
-빨간 산악열차 탑승 우리는 잘츠브루크에 있는 샤프베르크 산 정상을 오르기 위해 8월 8일 아침, 빨간 기차를탔습니다. 이 기차는 빨간색으로 12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산악열차입니다. 그간 차량 정비는 해 오고 있지만 철로 노선은 물론, 차량 기본 틀은 그대로라고 합니다. 지난 역사를 되새기며, 주변 경관을 천천히 만끽하기 위해 열차제작기술이 좋아진 지금까지도 그 프레임을 바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차량 한 칸에 10여 명이 마주 보고 앉는데, 거의 45도 각도로 증기를 뿜어내며 느릿느릿 씩씩하게 올라갑니다. 노선 20여km를 좁은 철길을 따라 30분 정도 주파하는데, 나무숲을 지나고, 좁은 굴도 지나고, 잔디 능선을 지나면서 지그재그로 300여m 오르면, 중간역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잠깐 정차를 하고 나서, 삐이익∼ 기적 소리를 길게 내뱉고는 씩씩거리며 다시 오릅니다. 아래로 「볼브강 호수」와 「잘츠감머굿」 지역 주변의 아름다운 집과 마을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승객들은 차창 밖으로 손을 뻗어보기도,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 에서 종착역인 샤프베르크에서 내려, 산 정상까지는 300여m 쯤, 각자 개인별로 가벼운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걸어 올랐습니다. 잔디밭 능선 사이로 펼쳐지는 경관은 여러 가지. 푸른 하늘 맑은 공기 속에 행글라이드 하는 사람들이 새처럼 하늘을 날아, 저 아래 멀리 호수 쪽으로 날아가곤 합니다. 주변 잔디밭에 ‘사운드 오브 뮤직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인, 어린 아이들이 ’ 도레미송‘을 부르던 초원의 촬영지가 나타났습니다. 관람객들이 몰려 촬영을 하고 쉬면서, 산 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에 탄성을 지르기도 합니다. ▼샤프베르크 산 정상에서 주변 둘러보기 산 정상(해발 1783m)엔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요. 호텔, 식당, 전망대. 테이블 의자 등. 정상 둘레를 트레킹 코스를 따라 산책도 가능하지요. 저 멀리 아래로 7개 호수의 에메랄드색 푸른 강물이며, 볼프강 호수의 아름다운 경관이 보입니다. 그리고 정상 주변의 절벽 간의 아찔한 모습, 아랫마을 숲속에 있는 울긋불긋한 집들, 2시간 구경으로 사방 비유를 둘러보고 나니 가슴도 뻥 뚫리고 머리도 맑아졌습니다. ▼평화스런 볼프강 호수 마을 빨간 기차를 다시 타고 내려와 볼프강 호수를 구경하기 위해 호수 초입에 있는 마을 ‘장크트 길겐’ 에 왔어요. 오래된 중세도시의 낭만적인 모습에 평화가 가득한 듯 보이는 이 마을이, 유명한 음악가인 모짜르트의 외갓집이 있던 마을입니다. 어릴 때 그가 이곳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거리에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동상이 있고, 그가 어릴 때의 악기와 악보 소품들을 전시하는 모차르트 박물관도 있어요. 보트를 빌려 타고 1시간 정도 동네 앞 강변을 둘러보았어요. 초등학교 4학년 짜리 손주 녀석의 노젓는 솜씨가 어찌나 의젓한지 칭찬을 해주었어요. 언제 한번 다시 가보고 싶은 잊지 못할, 낭만적인 호수와 그 도시였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