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원전에서 발생하는 저준위 이하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표층처분시설이 오는 2024년까지 들어선다. 지난 2014년 준공한 1단계 중준위 이하 동굴처분시설에 이어 건설되는 2단계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달 26일 문무대왕면 봉길리 일원에서 저준위 방폐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 착공식을 개최했다.
착공식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낙영 경주시장과 이철우 경주시의장,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표층처분시설 조성 현장을 점검했다.
이날 착공한 2단계 시설은 2015년 건설 인허가 신청 후 리히터 규모 7.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5중 다중차단구조로 내진성능을 강화했다. 지난 7월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건설 허가를 받았다. 표층처분시설은 지표면에 인공구조물(처분고)을 설치하고 방폐물을 밀봉 보관하는 방식이다.
이 시설은 총사업비 2621억원을 들여 1단계 시설 부지 내 6만7490㎡에 12만5000드럼(1드럼 200ℓ 기준)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이후 처분 규모를 27만5000드럼 더 늘릴 계획이다. 운영은 2025년부터 시작해 약 20년간 저준위 및 극저준위 방폐물을 처분하게 된다.
시설이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로 동굴처분 기술과 표층처분 기술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경주에는 방폐물 10만 드럼을 처분할 수 있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이 2015년부터 운영 중이다. 동굴처분시설은 지하 130m 깊이 수직 터널에 방폐물을 보관하는 방식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1단계 동굴처분시설의 건설·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단계 표층처분시설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전을 최우선으로 법적·제도적인 인프라인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 마련과 관련 기술 확보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낙영 시장은 격려사를 통해 “원자력 정책의 기본전제는 안전이라는 점을 유념하면서 2단계 표층처분 건설현장이 무사고로 완벽하게 건설돼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되길 바란다”며 “K-원전에 이어 방폐물 분야도 세계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는데 경주시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최근 SMR(소형모듈형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중수로해체기술원 설립, 문무대왕 과학연구단지 조성 등과 이번 표층처분시설 착공으로 방폐물 및 원자력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첨단과학에너지 도시로 부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