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 김상민 회장은 지난해 11월 민관추진단 발대식을 시작으로 경주가 창의도시에 가입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제시하고 있다. 그는 경주시가 3년 뒤가 아닌 올해 상반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창의도시 가입추천도시 선정을 목표로 한다면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타 지역의 사례를 보면 짧게는 2~3년, 길게는 10여년을 창의도시 가입을 위해 투자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주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 특히 지속가능한 발전, 문화의 다양성, 국제도시 간 교류 등을 목표로 하는 창의도시 네트워크이기에 가입을 위해서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주,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 도전장’ 마지막인 이번 호에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이 경주의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 확신하는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 김상민 회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는?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는 2012년 10월 5일 창립했으며 현재 7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협회는 교육, 과학, 문화 분야에서 인류의 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국제지원사업을 수행하며 상호 이해와 존중으로 세계평화를 이루자는 유네스코 창설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또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의 이해, 보호, 홍보사업 및 미래 사회 리더 육성을 위한 청소년 교육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협회에서는 △세계유산 관련 사업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추진 활동 △청소년 교육지원 프로그램 등 크게 3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세계유산과 관련된 사업은 경주를 시작으로 전국에 소재한 세계유산을 답사하고 홍보하고 있으며, 해외 세계유산을 둘러보고 관리 및 홍보 방법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경주시가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공예분야 창의자산 및 창의인재 발굴과 육성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민간 단체인 만큼 시민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방안 제시, 성공사례 분석, 창의도시 정책 수립과 이행에 적극 동참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재 육성을 위한 청소년 교육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유네스코 미래학교를 운영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첨단과학 현장을 소개시켜주는 한편, 창의활동 지원 프로그램 운영기관과 연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국내 추천도시로 선정되기 위해 직면한 과제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국내 추천도시를 5월경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경주시에 주어진 시간은 매우 짧기에 일정이 촉박한 상황이다. 당연하지만 경주시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조치가 요구된다. 세부적으로는 조례 제정, 매뉴얼 작성 등과 같은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필요 예산 수립 및 확보,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노력, 관련 공직자의 의지 강화와 창의지식 습득, 시민 공감대 확산 및 추진동력 유지가 필수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주시청 내 창의도시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업무 연속성을 위해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전환이나 인사이동을 국제도시 가입 시까지 보류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국내 추천도시에 선정된다면 국제도시 가입을 위한 전략은? 만약 올해 전반기 국내 추천도시에 선정된다면 국제도시 가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1년 남짓한 기간이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면밀한 계획 수립이 필수다. 국제도시에 먼저 가입한 도시 중 개인적으로 이천과 진주를 눈여겨 봐야한다. 이천은 창의도시 네트워크 초창기 세계수준과 많은 격차가 있어 가입 추진에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진주의 경우 국내 경쟁도시에 비해 도시 규모나 창의자산, 창의인재 확보가 열악했다. 두 도시에 대해 분석해 본 결과 가입 열쇠는 현장에 있었다. 이천의 경우 당시 7급 담당 공무원의 열정과 노력이 한몫을 했고 진주의 경우 지역의 리더들이 합심해 지자체의 지원을 이끌어 낸 것이다. 두 도시를 비춰보면 경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수립할 수 있다. 먼저 추진 여건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경험 많은 전문용역업체의 역할이 필요한 만큼 용역 진행과정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추진의 또 다른 중요한 축으로 담당 공직자, 전문가, 관련업계 종사자, 관심있는 시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 등이 활동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과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특히 민관발대식에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내실있게 운영해 시민 참여동력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으로 관련 인프라 구축이다. 공예 및 민속예술 창의자산을 적극적으로 발굴·제조·유통의 과정에 진입시켜야 한다. 민간·공공 구분 없이 유휴나 노후시설 등의 공간을 이용한 첼시 마켓과 같은 형태의 무료 상설 공예판매장을 먼저 개설하고, 추후 매장 수요와 판매 인기도에 따라 선별 장벽을 시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또한 경주 농촌·어촌·산촌·공단·상가의 지역주민이 만든 셀 수 없이 다양한 공예품을 위탁판매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만든이가 직접 유래·용도·제작과정을 설명하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공예도시를 구현해 봄직하다. 특히 공예촌과 12월 개관 예정인 신라금속공예관을 비롯한 각종 시설 조성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창의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데 있어 필수적인 각종 플랫폼 구축도 필요하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사업은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국제 연대사업이다. 독특하며 유사 사례가 없는 축제나 행사가 새로운 창의자산 플랫폼의 역할을 하도록 개발·육성돼야 할 것이다. 진주의 사례에서 보듯이 유아·청소년기의 경험이 바탕되지 않은 성인 1인 1예능 사업은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에 경주는 유아 청소년기의 경험이나 기억이 일생을 관통한다는 사실에 입각해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하는 가칭 ‘기초공예(학습)비엔날레’ 같은 국내 또는 국제행사를 기획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적극적인 대외교류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국제유네스코본부를 비롯한 유관조직과 국내외 국제 가입도시와의 교류와 연대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강릉의 경우 국제도시 가입 이전 김해와 음식·공예 분야 협업을 이뤘고 이점이 국제도시 가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유념해야 한다. 특히 창의도시 7개 분야별 전·현 의장도시의 위상이 높은 점도 활용해 2018~2021년 공예분야 의장도시인 이천시를 비롯한 국제도시들과의 교류와 각종 행사 참석도 소홀히 할 수 없다. 2023년 12월 기준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국내예비도시는 경주를 포함해 청주, 밀양, 안동 등 4개 도시이다. 경주를 제외하고 3개 도시는 모두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도시에 선정된 도시이다. 수백억의 예산을 지원받은 도시와의 경쟁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기에 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경주의 창의도시 가입을 위한 민간의 역할은?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는 경주시를 향해 시민의 참여와 역할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제시해 왔다. 최종 심사단계에서 시민의 문화활동과 참여수준 뿐만 아니라 창의자산 관련 직업교육의 수행 여부도 상당한 배점을 할당하고 있다. 물론 단기간에 해당 전체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정 분야, 특정 세대, 가용조직을 중심으로 민간의 역할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2019년 ‘공예와 민속예술’분야 국제 정회원도시 가입에 성공한 진주시와 실패한 청주시를 비교해 보면 시민역할이 선정에 결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임을 알 수 있다. 청주시는 1999년부터 개최한 청주공예비엔날레를 통해 국제 공예도시의 위상을 다져왔으며, 프랑스 유네스코본부에서 시상하는 ‘유네스코 국제 직지 상’으로 대표되는 유네스코와의 연대와 교류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관주도의 성격이 강하게 비춰지는 한계가 있다. 도시의 규모와 문화자산의 총량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함이 많았던 진주시가 가입에 성공한 첫 번째 요인은 창의도시사업 추진의 진정성에 있었다.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진정성으로 나타난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또 다른 성공사례인 음식창의도시 전주의 경우에서도 참고할 점이 있다. 국제정회원도시 선정 2년 전인 2010년에 가입추진을 위해 ‘전주 음식창의도시 시민네트워크’를 출범시켰으며 2012년 가입성공 후 이 조직을 사단법인 형태로 확대해 민간차원의 폭넓은 현장중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추진여건 조성단계의 시민참여조직 구성의 적극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경주의 국제도시 가입이 실제적 경제효과를 가져오고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유네스코의 창의도시 네트워크 사업은 궁극적으로 도시발전 전략이다. 그 도시가 가진 독특한 문화가 근간이 돼 시민의 참여를 이끌고 도시발전과 시민의 삶을 개선해 가는 활동이다. 그러므로 가입 이후에는 수집되고 정비된 문화자산이 산업화, 브랜드화에 성공해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국제도시와의 연대는 물론이고 유튜브제작, 교민행사, 교류도시에 대한 홍보활동에 유네스코 브랜드 파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외 방문객을 획기적으로 유치해 여러 공예·민속예술 관련 산업에 소비력을 유인하고, 숙박·외식·휴식과 공예·민속예술산업의 융복합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엄태권 기자 nic779@naver.com
201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이하 창의도시)에 선정된 진주시. 진주시는 3년간의 준비 끝에 선정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7개 분야 중 경주시와 동일하게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로 창의도시에 가입한 진주시는 무엇보다 ‘민간 주도’ 모델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진주시 민속예술가들의 끊임없는 참여와 요청, 토론 등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로 값진 결과를 얻은 것인데, 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 또한 여기에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이번 호에서는 진주문화관광재단 창의도시추진단 창의도시팀 성윤학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주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에 선정되기 위해 고민해야 할 부분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민간이 주도, 관의 전폭적인 지원 인구 35만의 도시 진주는 경주와 유사한 점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동시에 농업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진주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목표로 정하게 된 그 배경 또한 역사문화도시이자 농업도시에서 발생한 과제다. 진주시는 창의도시 가입 배경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역사문화도시 정체성 회복 △원도심 공동화 현상 해결 △도심과 농촌의 문화 격차 해소다. 이는 경주가 당면한 과제이기도 한데 진주시는 이를 창의도시 가입을 해결 방안으로 설정했다. 진주에서 처음 창의도시가 공식적으로 언급된 시점은 2013년이다. 당시 정책자문교수단이 창의도시 가입 보고서를 작성·제출하며 알려지게 된 것. 이후 진주의 민속예술가들이 창의도시 가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며 2016년 본격적인 가입을 위한 괘도에 올랐다. 진주에서 민속예술가들이 창의도시 가입을 요구한 배경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인 ‘진주오광대’ 등 탈춤이 유명했지만 실제 이를 콘텐츠화, 문화관광산업화 등 미래 먹거리와의 연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민속예술가들이 지역의 유지들과 함께 창의도시 가입을 진주시에 강력히 요청하게 됐고, 2016년 진주탈춤한마당 학술발표회, 진주시-민간재단 협약체결 등 활동에 이어 경상대 정병훈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게 이르렀다. 이후 추진위는 2017년 ‘창의도시 진주 추진계획 연구진’을 구성해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진주 문화자산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등 민간이 주도해 창의도시 가입 밑 작업을 시작했다. 2년간 준비한 진주는 결국 2018년 예비회원도시로 선정됐으며 창의도시 가입을 목적으로 하는 진주창의산업진흥회를 발족시켰다. 진주시 또한 지역대학 간 창의도시 추진 업무협약을 맺게 됐고 2019년 진주시장이 2010년 ‘공예와 민속예술’로 가입한 이천시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며 창의도시에 선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성윤학 팀장은 “진주의 창의도시 가입은 민속예술가들의 요구를 지역 유지들이 공감하게 됐고 이런 뜻이 진주시에 전달돼 이뤄지게 된 것”이라면서 “용역에 의존한 관 주도가 아닌 순수한 민간 주도였기에 3년간 창의도시 가입을 준비한 민간 관계자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간이 연구하고 토론하는 등 진주시민들의 창의도시 가입 진정성이 많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자체평가 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정말 원하고 가입 후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주, 가입 후 활동 현황 유네스코는 2019년 10월 30일 진주시의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크워크 가입을 승인했다. 이는 진주시가 본격적인 가입 준비를 한 지 3년 만에 이뤄낸 결과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창의성을 지속 가능한 발전의 전략적인 요소로 인정한 도시들 간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문화산업발전과 창의인재 육성을 강조하는데 진주시는 공공·민간 협력 강화, 교육과 훈련에 중점을 맞춰 계획을 수립했다. 진주문화관광재단의 자료를 보면 창의도시 가입 후 4년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진주시는 진주시의 창의도시 미션 실현을 위한 ‘지역·국제적 수준의 사업’ 목표 아래 △진주시 융복합 민속 예술공연 제작지원 사업 △전통공예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 △공예 및 민속예술 국제저널 배포 △시민 1인 1예능 △문화예술 택배 프로그램 △진주시 유네스코 창의도시 제6회 국제학술토론회 등을 개최해 왔다. 특히 창의산업 육성과 국제교류 활성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진주전통공예비엔날레와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는 2년마다 교차 개최하며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각 사업마다 진주시의 예산지원이 이뤄지고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제출한 계획들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진주문화관광재단 성윤학 팀장은 “창의산업 육성, 국제교류 활성화, 민속예술 보급, 창의적 분위기 조성 등 계획은 민간 주도로 수립됐고 진주시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면서 “민·관이 창의도시를 통해 진주의 문화관광산업 활성화에 합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미식 분야로 가입한 강릉시 민간이 시작부터 진행까지 주도하고 있는 진주시와 다른 모델의 창의도시도 있다. 2023년 미식(음식) 분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강릉시다. 지난해 10월 가입한 강릉은 현재 계획 추진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강릉시는 2021년 창의도시 예비회원으로 가입했으며 같은 해 조례를 제정, 교수 등 전문가 자문위원 위촉, 시민사회가 주축이 된 추진위원회 구성 등 본격적인 선정 준비를 시작했다. 2022년에는 음식 문화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으며, 부천시와 김해시 등 창의도시 선행가입한 도시와 문화포럼 및 업무협약을 맺었다. 특히 2022년 5월에는 국제미식포럼을 개최하며 국내 추천도시 가입에 힘을 쏟았고 2023년 창의도시에 선정되며 성과를 얻었다. 강릉시는 진주시와 약간 다른 방식으로 창의도시에 선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로지 민간에서 시작한 진주와는 달리 일정 부분 관에서 주도한 것. 다만 강릉에 산재해 있는 많은 음식 관련 자산들을 강릉시에서 엮었고, 이 과정에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결국은 민·관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됐다고 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2022년 국내 추천도시 선정 이후 국내외 다른 도시와의 협업, 홍보, 방문 등이 지속해서 이뤄졌다”며 “창의도시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입하는 것이 아닌 그동안 도시 발전모습을 통해 미래의 계획을 평가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주, 3개월 남은 기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예비회원도시는 성남시(미디어), 청주시·안동시·경주시·밀양시(이상 공예와 민속예술), 순천시·울산시(이상 문학), 인천시(디자인) 등 총 8곳이다. 이중 경주와 잠재적으로 경쟁하는 곳은 최대 3개 도시라 할 수 있다. 물론 각 도시마다 계획에 의해 국내 추천도시 선정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든 변수를 감안해야 하는 경주시의 입장에서 가장 많은 도시가 참여하고 있는 분야에 도전장을 던진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주가 예비회원도시 가입은 2019년에 이뤄졌지만 그동안 ‘문화도시’ 선정에 밀려 준비가 진행된 바가 없다는 것은 사실인 만큼 남은 3개월 사활을 걸거나 2027년 선정을 목표로 다시 준비하는 것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단 조언이다. 문화관광산업단체 관계자는 “짧은 기간 경주가 가진 ‘공예와 민속예술’ 관련 인적·물적 자원 역량을 총 동원해 국내 추천도시로 선정된다면 최선의 결과가 될 수 있다”면서도 “국내에 같은 분야 경쟁도시가 많은 만큼 2027년 가입을 목표로 다시, 그리고 제대로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주는 이미 지난해 말 ‘대한민국 문화도시’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는데 창의도시 선정도 아닌 국내 추천도시에서 마저 탈락한다면 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와 추진 동력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빠르고 확고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결정 주체가 경주의 미래 먹거리 문화관광산업의 나아갈 길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여론 수렴을 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주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국제도시 선정을 앞두고 올해 전반기로 예상되는 국내 가입추천 도시로 선정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 시는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민관추진단 발대식과 함께 포럼을 개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본보에서는 3차례에 걸쳐 이미 가입한 국내 창의도시 사례, 관련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경주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속 가능 발전이 목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2004년 10월 ‘문화다양성을 위한 국제연대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으며,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 육성 및 비경쟁적 협력, 발전 경험 공유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문화다양성 증진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한다. △문학 △공예와 민속예술 △음악 △디자인 △미디어아트 △음식 △영화 등 총 7개의 창의 분야로 이뤄져 있으며, 신청 도시의 문화적 특성과 환경, 선호에 따라 한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93개국, 295개 도시가 가입돼 있으며, 국내는 지난해 강릉시가 가입해 총 12개 도시가 창의도시로 활동 중이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예비회원으로 가입된 도시 중 2025년 국제도시 신청을 위한 국내 가입추천 도시 선정을 올해 전반기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경주시도 국제도시 가입에 도전장을 던지며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 경주에 혜택은? 경주가 내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되더라도 당장 눈에 보이는 혜택은 크지 않다. 하지만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각 도시들과 문화교류 기반을 만들 수 있으며, 국제적인 명성을 취득할 수 있다. 특히 유네스코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것. 문화단체 관계자는 “경주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존재하지만 실제 경주를 알릴 때 유네스코 로고를 사용할 수 없다”면서 “창의도시에 가입한다면 경주 홍보 시 유네스코 로고를 사용해 조금 더 효과적으로 유네스코 도시임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에서 경주를 창의도시로 제대로 성장시키고자 한다면 전 세계의 창의도시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어 문화·관광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도 있다”며 “가입 후 지속 가능 발전의 성공 여부는 투자와 시민들의 참여”라고 강조했다. 경주의 선택은 ‘공예와 민속예술’ 경주시는 2019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로 창의도시 예비회원으로 가입했다. 이후 2022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방문 및 기초조사 용역을 발주했으며, 2023년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로 최종 확정했다. 국내도시 선정 예상 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시의 움직임 또한 바빠지고 있다. 시는 우선 민간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국립경주박물관 프로그램 중 어린이박물관 연계 사업을 구상 중에 있으며, 7월경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안에 완성될 예정인 신라금속공예관과 연계해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는 지역에 존재하는 여러 공예, 예술 관련 자원을 활용한다는 계획 아래 다양한 기관, 단체, 전문가들과 구체적인 부분들을 논의하고 있다”며 “민간 파트너십이 평가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민간 전문가와 시민 참여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도시 가입추천 심사 기준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제 네트워크 가입추천 도시 선정 기준은 총 8개 항목으로 나뉘어져 있다. △심사 대상 도시의 장 및 관련부서 담당자들의 ‘유네스코 비전’ 및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전략 목표에 대한 이해도 △가입신청서 준비과정에 다양한 주체 참여 및 협력 정도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 및 새로운 도시 의제에 대한 이해 및 실행계획 수립 여부 △문화적 자산에 대한 이해와 창의적 활용계획 수립 여부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을 매개로 한 포용적인 지속가능도시 발전 전략 수립 여부 △계획 구체성 및 이행 가능성, 지속가능성 여부 △국제교류·협력 계획 및 이행 역량 △기타 한국 네트워크 활동 참여 여부 등이다.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8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심사를 하지만 배점 등과 같은 세부적인 내용은 심사(자문)위원회에서 결정하기에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창의도시의 궁극적인 목표가 지속 가능 발전이기에 전반적인 시민 참여도가 중요한 부분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발 빠르고 철저한 준비 요구도 경주시에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위해 용역도 병행하고 있지만 ‘가입이 가능할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먼저 지난해 12월 29일 무산된 ‘대한민국 문화도시’의 선례를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는 문화도시 가입을 위해 3년간 30억원이 넘는 예산을 썼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많은 예산과 인력, 시간이 투입된 문화도시에서도 탈락했는데 준비기간도 짧고 예산도 적은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이 웬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또한 국내에서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로 가입한 도시는 이천시(2010년), 진주시(2019년), 김해시(2021년) 등 3개 도시로 7개 분야 중 가장 많아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고, 가입에 보이지 않는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문화산업 관련 전문가는 “경주시가 창의도시 가입을 추진하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경주 미래를 위해 매우 적절한 조치”라면서도 “지적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대해 대대적으로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국내에 먼저 가입한 도시들의 선례를 집중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일부 단체, 기관, 전문가로만 가입을 추진한다면 자칫 문화도시 탈락과 같은 쓰디쓴 경험을 할 수 있다”며 “준비가 늦은 만큼 용역에만 의존하지 말고 범시민적인 참여 유도와 여론 형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