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출향인 사회를 넘나들며 이슈의 인물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하고 보도해온 본란이 이번 호까지 모두 160호를 기점으로 잠정 중단에 들어간다. 박근영 기자는 본지 서울지사장 취임 이후 이 코너를 시작,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꾸준히 유지해왔으나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대면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와 출향인 간 대외교류의 단절로 인해 원활한 취재가 어렵다고 판단, 이 코너를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기까지 잠정 중단할 계획이다. 셔블&서울 경주사람들은 향후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다시 게재할 예정이다. 이를 대신해 박근영 기자는 SNS 시장의 발전과 함께 개인 글쓰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개인적으로 자서전을 내거나 올해 실시되는 제8회 지방자치단체선거와 관련 정치인들의 자서전 출판이 붐을 이루는 등 자서전 쓰기에 대한 수요가 많음을 고려, 체계적인 자서전 쓰기에 대한 글을 올릴 예정이다. 매회 2000 자 정도의 규모로 진행될 앞으로의 연재는 ‘누구에게나 드라마는 있다’는 제목으로 진행되며 자서전을 기획하고 쓰는 전 과정을 박근영 기자의 경험에 기반해 면밀히 소개될 예정이다. 박근영 기자는 본지 서울지사를 맡기 전 2008년부터 자서전 전문 출판사인 ‘두두리’를 설립해 유명 정치인과 경제인들의 자서전을 꾸준히 출간해 왔으며, 그 자신이 직접 유명인들의 자서전을 대필해 10여명의 인생을 출판한 전문인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가 유행하면서 daum 블로그 ‘386세대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인기를 얻었으며 이때 연재한 초등학교 시절 추억담을 ‘니 꼬치 있나’라는 자전적 수필집으로 펴내 2007년 미디어 다음에서 실행한 ‘올해의 책’ 17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근영 기자는 2008년 이후 8년 동안 서라벌신문 서울취재본부장을 맡아 활동하며 만 7년 동안 350여명의 출향인을 인터뷰했으며 이 인터뷰를 바탕으로 인터뷰 책자인 ‘기파랑 1, 2’권을 펴내기도 했다. 박근영 기자는 2015년부터 4년 동안 경주최부자댁을 면밀히 취재하고 최부자 종손인 최염 선생을 오랜 기간 인터뷰한 끝에 ‘The 큰 바보 경주최부자’ 시리즈 세 권을 썼다. 이중 첫 권인 ‘숨겨져 있던 놀라운 이야기들’을 2018년 4월 출판해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등에서 베스트 셀러를 기록했다. 2019년 12월부터 본지 서울지사장으로 활동하면서도 ‘셔블&서울 경주사람들’을 연재해 그간 140여명을 인터뷰하고 본지를 통해 보도했다. 박근영 기자는 “자서전 쓰기는 누구에게나 아주 매력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전문 작가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자서전 쓰는 것을 지나치게 어렵게 생각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현역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어떤 방법으로 인터뷰하고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를 몰라 좋은 시장을 놓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제8회 지방자치선거의 경우 전국적으로 수백 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서전을 출간했어요. 제 경우 2월과 3월에 부탁받은 대필 의뢰가 5~6군데 되었습니다. 몸이 여럿이 아닌 것이 아쉬웠지요” 박근영 기자는 그러나 동시다발로 출간되는 이런 자서전들이 경우에 따라 수준 이하의 날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서전 시장에 참가하는 작가들이 자서전을 출간하려는 사람들을 전문적으로 주도하는 역량이 부족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특히 박근영 기자는 미국이나 유럽은 자서전 대필작가들이 ‘연대기 작가’라는 이름을 걸고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엄청난 유명세를 얻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필작가라고 하면 성공하지 못한 삼류작가들쯤으로 분류된다며 이런 면에서도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실은 국내 유명 작가들도 자서전 대필을 하는데 이 경우 매우 높은 원고료를 받지만 막상 내용을 보면 기대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서전 특유의 인물 중심적 기술이나 주인공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는 힘, 특히 정치인이나 경제인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이 마케팅 측면인데 이런 면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거든요” 작가의 기량과 상관없이 자서전은 화자 즉 주인공이 어떤 목적으로 자서전을 쓰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접근해야 하는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작가들은 글 쓰는 재능과 상관없이 이런 점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박근영 기자는 이번 연재를 시작하면서 틈틈이 대필 시장에 관심 있는 현역 작가들이나 자서전을 쓰고 싶어 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서전 쓰기’를 강의형식으로 실행해볼 예정이다. SNS 시장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실제로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히 쓰고 있는 사람들도 늘어나는데 조금만 요령을 알면 훨씬 좋은 자서전을 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박근영 기자는 그 자신 ‘니 꼬치 있나?’라는 책을 통해 개인의 이야기에 시대상이 반영되거나 뜻밖의 재미를 줄 수 있다면 의외의 소득을 얻을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그런 한편 박근영 기자는 이번 연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뜻밖에도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찾는다. “저희 어머니가 올해 87세이신데 작년 겨울에 저에게 공책 세 권을 주시는 겁니다. ‘내 자서전을 써두었으니 네가 책으로 내봐라’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중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노모가 연필로 한 자 한 자 눌러 쓴 노트를 보면서 감동도 감동이지만 ‘자서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근영 기자는 팔순 노모조차 쓸 수 있는 자서전인데 대부분 중등교육 이상을 받은 요즘 사람들이 자서전을 못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적어도 열 개 이상의 드라마는 가지고 있습니다. 자서전은 그런 드라마틱한 장면들과 함께 오래 잊고 있었던 자신만의 보석을 찾는 의미 깊고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저와 함께 자신에게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보시지요” 연재를 시작하는 박근영 기자는 특유의 여유로운 웃음을 웃는다. 앞으로 본지에서 연재할 ‘누구에게나 드라마는 있다’를 열심히 읽다 보면 누구나 자서전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자서전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니 누구나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책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경주출향인 기업인 지산그룹 한주식 회장과 임직원들이 지난 3월 4일 울진과 삼척을 비롯한 강원도 일대에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을 전달하고, 러시아의 침공에 큰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자선기금을 마련해 둔 사실이 알려져 새봄의 훈훈함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번 한주식 회장의 나눔과 자선활동에 대한 세간의 공감이 커지고 있다. 지산그룹은 지난 3월 22일 강원도 화재와 관련해 임직원들이 모은 380만원과 한주식 회장이 내놓은 1000만원을 더해 모두 1380만원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에 산불피해 이재민 성금으로 전달했다. 한주식 회장은 “강원도 산불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지산그룹의 정성이 이재민 구호와 자원봉사자, 취약계층 등에게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지원의 의미를 밝혔다. 이와 함께 지산그룹은 지난 3월 7일 사내 조회에서 한주식 회장이 “전쟁의 고통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각자 형편에 맞게 성금을 모으면 내가 1000만원을 내겠다”고 제안, 임직원들이 모은 300만원을 포함, 모두 1300만원의 성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주식 회장은 이 성금을 최근 우크라이나 난민의 숙박 지원으로 관심을 끈 ‘에어비앤비’를 통해 지원하는 방법을 포함, 보다 효과적인 전달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주식 회장과 지산그룹의 자선은 비단 이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 18일에는 안성시 여성단체협의회와 자살예방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안성시 자살률을 낮추는 데 필요한 재원과 취약계층을 위한 김장김치 제조 금액을 후원하는 등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1월 22일에는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에 2200만원을 후원, 용인시 일대 장애인 가족 160세대에 온수매트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 지원에는 비용만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주식 회장이 용인지구협의회 봉사원 30여명과 함께 메트 전달을 위한 봉사활동도 함께 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한주식 회장의 자선과 나눔활동은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 사회와 기업의 모범이 되고 있다. 한주식 회장은 지난 2020년까지 해마다 10억원 이상의 고액을 기부해왔고, 지난 2021년에는 20억원 넘게 기부하며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한주식 회장은 김장 나누기 행사를 지원하며 직접 김치를 담거나 아동돌봄센터에서 산타복장을 하고 직접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등 어려운 이웃들을 현장에서 보듬는 활동을 펼쳐 ‘기부천사’라는 별명까지 얻을 만큼 자선과 나눔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왔다. 한주식 회장은 자선의 투명성과 용이함을 위해 경기도 적십자사와 적극 제휴하며 자선을 실천하고 있어 어느 기업보다 자선활동이 뚜렷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주식 회장이 경기도 최초의 가족 아너소사이이티로 등록된 것이나 경기도 적십자사 최초의 RCHC(Red Cross Honers Club) 1호 가족회원이 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룹 내에서부터 시작하는 나눔철학과 사내복지! 계약직, 상관없는 트럭 기사들까지 일일이 챙겨! 빌딩 입주 상인들에 대한 배려도 ! 한주식 회장의 나눔철학은 평소 그룹 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최근 문제시되는 갑질 기업문화에서 새로운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 그룹 외부로는 선량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내부에서는 살벌한 착취와 갑질을 일삼는 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지산그룹이 운영하는 초대형 현대식 냉동창고는 365일 삼시세끼 영양가 있고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식사는 비단 지산그룹의 임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들과 물류센터 관련 모든 관계자들에게 비용부담 없이 고루 제공된다. 한주식 회장은 수시로 식사 시간에 들러 식단을 점검하고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메뉴를 철저히 관리하다가 조금이라도 식단이 소홀해진다 싶으면 책임자를 불러 엄중히 개선을 지시한다. 가끔 지산그룹을 찾는 귀빈들은 한주식 회장과 함께 냉동창고에서 식사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다. 어떤 귀빈이라도 마음 놓고 대접할 정도로 식사의 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지산그룹 임직원들은 매일 회사에서 지원하는 비타민과 영양제를 의무적으로 먹는다. 임직원들의 건강을 중요시하는 한주식 회장의 지론 덕분이다. 주말마다 그룹 전 직원들에게 매주 종류를 달리하며 각종 물품들이 끊임없이 지급된다. 소고기와 오리고기 등 축산물, 쌀·고춧가루·마늘 같은 농산물, 사과·배·귤 같은 청과류, 목도리·장갑·신발 같은 의복류, 와인·맥주 같은 주류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물품이다. 이는 그룹 임직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즐기도록 배려한 한주식 회장의 선물들인 셈이다. 사내에는 체력 단련장이 있어 전직원이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탁구 등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들이 설치돼있다. 심지어 점심시간에는 전체 직원들이 의무적으로 사무실을 비우고 식사 후 운동을 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도록 제도화돼있다. 실제로 점심시간에 텅 빈 사무실을 보고 취재기자가 당혹했을 정도다. 반면 엄격하게 금지되는 것이 있다. 담배는 지산그룹 직원들에게 금기다. 흡연하는 직원은 지산그룹에 입사하는 동시에 담배를 끊어야 한다. 담배를 끊으면 그에 대한 보상을 현금으로 해준다. 그러나 임직원 누가 됐건 담배를 피면 지위의 고하와 회사기여도 여부를 떠나 퇴사를 각오해야 한다. “건의 사항 없나요?”는 한주식 회장이 조회 때마다 빠지지 않고 말하는 금과옥조다. 직원들은 회사업무와 관련되었건 관련되지 않았건 건의할 사항을 찾기 위해 진땀을 뺄 정도다. 대신 건의한 내용에 대해 다수가 공감하면 비용을 막론하고 반드시 들어준다. 특히 공사현장의 편의나 안전에 대한 내용은 즉각적으로 개선한다. 지산그룹 냉동창고에는 이곳을 드나드는 트럭 기사들을 위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간식코너를 만들어 놓아 기사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이것도 형식적으로 마련해두는 간식코너가 아닌, 겨울철 호빵, 여름철 빙과, 따듯한 차와 캔 커피, 각종 빵과 과자 등 계절적 특성까지 반영하며 꾸준하고 체계적으로 실행된다. 지산그룹 영업과 전혀 상관없는 기사들이지만 이 코너는 기사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한다. 이렇게 사내를 두루 보살피는 한편 주변 사람들에 대한 따듯한 시선도 각별하다. 지산그룹본사 빌딩에는 많은 기업과 가게들이 입점해 있는데 코로나19를 거치는 동안 어려운 임대업자들에게 임대료를 대폭 낮춰췄다. 특히 빵집의 경우 직원들이 대놓고 빵을 먹으면 월말에 회사에서 일괄 정산하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커피점의 경우 매일 본사 직원들의 수만큼 차와 음료를 공급하도록 계약을 맺고 있다. 회사 근처 구두수선점에서 한주식 회장이 낡은 구두를 수선하자 수선공이 ‘버리고 다른 구두를 사시라’고 한 일화는 지인들 사이에서 한주식 회장의 나눔을 이야기하는 단골 소재다. 한주식 회장이 구두를 고치러 간 것은 낡은 구두를 통해 수선공에게 무언가 일을 주기 위함이었는데 한 회장을 모르는 수선공의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낡은 구두가 오히려 안쓰러웠던 것이다. 이 밖에도 한주식 회장과 관련해 경기도 일대에 퍼져 있는 미담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매년 와인과 맥주 대량 수입 - 전량 자선활동에 사용, 요소수 대란 때는 공공기관 지원 위해 요소수 수입도 ! 한주식 회장은 매년 해외의 와인 주산지에서 품격 있는 와인을 수십만 병씩, 질 좋은 캔맥주를 수십만 캔씩 수입한다. 그런데 이 와인과 캔맥주는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다. 오히려 수입사와의 계약조건에 다른 곳에 판매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붙여놓았다. 이 와인과 맥주는 전량 경기도 일대의 노인회, 여성회 기타 각종 단체와 시나 군, 마을 단위 행사에 무료로 제공된다. 경주 관련 각종 향우회 행사나 한주식 회장의 모교인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에도 오랜 기간 이 맥주와 와인이 제공돼왔다. 한주식 회장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길러진 돼지와 염소, 과일과 고구마 등도 전량 나눔으로 사용됐다. 요소수 대란을 겪고 있을 당시 한주식 회장은 요로를 통해 해외에서 대량의 요소수를 수입했다. 이 요소수 역시 판매목적이 아니었다. 요소수로 어려움을 겪을 소방차, 재난 구호 관련 공공차량 등 공공기관들에 무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나눔과 자선의 배경에 대해 한주식 회장은 ‘살아서 천당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특별히 종교를 믿지 않는 한주식 회장은 ‘십일조 대신 자선을 택한 것’이라며 당연시한다. 중학교 시절 장티푸스로 청각을 거의 잃어 장애인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장애인과 거동이 어려운 노인 등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잘 알려져 있듯 한주식 회장의 인생모토는 ‘걸림돌을 디딤돌로’다. 자신의 청각장애를 자기 발전의 모티브로 삼아 우리나라 최고의 부동산 형질변경 전문가가 됐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대한민국 물류왕의 입지를 굳힌 한주식 회장에게 세상의 모든 제약과 걸림돌은 새로운 도전과 창의의 시작이다. 우선 그룹 내부를 비롯해 우선 내 주변부터 잘 챙긴 다음 보다 넓은 사회와 이웃에게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한주식 회장의 모습은 우리 사회와 기업들이 어떤 마음으로 기업을 이끌고 어떤 자세로 나눔을 실천하는 지를 보여주는 획기적인 사례로 부각된다. 이제 한주식 회장의 나눔철학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까지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 5일부터 전국의 식당과 카페 등 대면 고객 요식업 매장이 6인 이하 오후 11시까지로 영업인원과 제한 시간이 확장됐다. 오미크론의 창궐로 전국에 비상령이 거세진 반면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과 대면고객 비중이 높은 요식업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요구로 인해 취해진 조치다. 연일 30만명 중반대가 넘는 확진자 추세로 아직은 이 완화조치가 영업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고 있지만 밤이 짙어지면 아침이 오듯 오미크론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의 시기도 점점 가까워질 전망이다. 서울에는 각 지역별로 경주출향 인사들이 중요한 지역마다 나름대로 강점을 가지고 맛집을 꾸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과반수 이상 폐업하거나 주인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맛집들은 그야말로 최고의 맛집으로 명성을 얻고 있던 명가 중의 명가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화문 오리 전문점 금강산 - 광화문 향우들의 사랑방 먼저 한강 이북, 광화문에서 오랜 기간 명성을 떨쳐온 오리명가 금강산(대표 김순애 / 02-733-1500)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형편없이 줄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나마 이곳이 오랜 기간 이 지역 대표 영양식으로 알려져 왔고 구정부종합청사와 세종문화회관, 청와대 등이 가깝게 있는 데다 광화문 최고의 비즈니스 빌딩과 오피스텔 밀집 지역이라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광화문 도렴빌딩 지하에 자리잡은 금강산은 오랜 기간 근처 경주출향인들의 단골맛집으로 각광 받아왔다. 특히 근처 구 정부종합청사에 근무하는 공직자들과 법무법인 김&장에 근무하는 경주출신 변호사들에게는 언제나 마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영양식 겸 회식처로 각광 받아왔다. 오리 전문점인 만큼 주메뉴는 유황오리찜을 비롯, 오리탕수육, 오리고추볶음, 오리죽 등 모두 오리 중심 요리다. 금강산은 홀과 4인실~20인실까지 다양하게 분리되는 방들이 있어 인원에 맞는 행사를 치를 수 있다. 코로나 전 언제나 만실을 이루던 모습이 옛일이 되었지만 말이다. 김순애 사장의 간절한 바람이 코로나의 엄혹함을 대신한다. “빨리 이 험한 시기가 마무리되어 향우들 얼굴도 보고 고객들과도 마음 놓고 만나고 싶어요. 곧 그렇게 되겠지요? * 사당역 장년층 경주고 동문들의 단골집 쿵덕스 사당역 10번 출구 근처의 ‘쿵덕스(대표 이화숙 / 02-584-9259)’는 또 다른 오리고기 전문 맛집이다. 이곳은 신선 오리구이와 훈제 오리, 오리 고추장 주물럭이 메인이다. 오리가 주종목이지만 참숯 초벌 생삼겹살과 매실 고추장 삼겹살도 인기 있다. 여기에 경주 사람이라면 환호해마지 않는 밀면이 대기하고 있다. 물밀면과 비빔밀면이 경주 향우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특히 경주중·고 동창회 임원회를 비롯 경주고 각기수 동기회 단체 모임이 단골로 열리는 곳으로 경주고 서울동문회 사랑방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50여석 홀과 10명 규모의 방, 20명 규모로 앉을 수 있는 사이드 홀이 있어 다양한 모임에 알맞다. 그러나 이곳 역시 코로나 19로 인해 고통을 받은 것은 마찬가지다. 경주여고 출신 이화숙 사장은 영업을 시작한 이래 코로나 이후처럼 어려워 본 적이 없다며 두 손을 가로젓는다. 쿵덕스 역시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유지하는 자체가 기적일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주요 매출을 차지하던 단체 행사가 뚝 끊기고 오랜 기간 4명 이하 모임만 허용됐고 그나마 외식 자체가 대폭 감소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 “제발 이 긴 터널이 정상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인정 많고 열정 높은 경주 향우들과도 오랜 기간 못 만났잖아요. 다시 만나면 이전보다 더 정성껏 대접할 겁니다” 이화숙 사장의 바람이 간절하다. * 잠실의 소문난 경주 한우 전문집 늘푸른 목장 잠실에는 경주 한우를 베이스로 한 소고기구이 전문점 늘푸른목장(대표 박용석 : 02-3431-4520)이 지금도 성업중이다. 2호선 새내역(구 신천역) 주변 먹자골목에 자리잡은 늘푸른 목장은 경주고 41회 서울동기회 맴버인 박용석 사장이 경영하고 있어 동기들의 안방 같은 곳이다. 박용석 사장의 말에 따르면 이곳은 코로나 19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 없이 지나고 있다고. 이 지역이 워낙 인구 이동이 많은 유명한 먹자골목인데다 최고급 경주 한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손님들의 발길을 잡아끌기 때문. 주메뉴는 최고 인기인 경주갈비구이와 신선한 육회다. 여기에 소고기 된장찌개 맛이 기막히다. 박용석 사장은 갈수록 인기를 끄는 영업기세를 몰아 식당 규모를 늘이기도 하고 기세를 몰아 미사 신도시에 2호 체인점을 열기도 했다. * 서초동 경주 출향 원조 단골집 초원복집 서초역과 교대 사이에 자리잡은 초원복집(02-598-3654)은 나이 지긋한 출향인들에게 훨씬 잘 알려진 오랜 맛집이다. 특히 서초동 법조타운에 자리잡은 출향인 변호사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시원한 복지리, 얼큰한 복 매운탕을 기본으로 코스 복 요리가 대표적인 메뉴다. 이곳은 어느 곳보다 경주 출향인 단골고객이 많아 사장님 내외와 흉허물없이 지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가 하면 경주 출향인과 상관없이 오랜 전통에 걸맞게 맛있고 친절하다는 평가가 가장 많고 단체행사 하기에 적합하다는 의견도 다수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노장층 경주 출향인사들의 행사가 자주 열렸고 그때마다 맛있는 복요리와 친절한 응대에 향우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 서초동 법조타운의 고품격 연회장소 서라벌 한정식, 재개업 기다리는 중 서초동 법조 타운에 자리잡은 유명 한정식당으로 서울 출향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라벌 한정식(대표 신동구 : 02-599-5288)은 안타깝게도 휴업상태다. 서초구 법조타운 노른자위에 자리 잡고 궁중요리의 진수를 선보이던 곳이고 경주고도보존회, 법경회 등 주요 경주출신인사들의 단골 연회장소로 사용되던 곳인데 이번 코로나 여파를 견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싼 임대료와 고액의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임시휴업중이라고. 그러나 신동구 사장은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다시 한 번 서라벌한정식의 풍성한 요리들이 향우들 앞에 펼쳐질 것이라 약속한다. 지금 잠시 폭풍우를 피하고 있을 뿐, 이 긴 터널이 끝나는 순간 움츠린 만큼 더 맛있는 음식과 친절로 향우들에게 문을 열겠다고 벼른다. 이상 경주출신 맛집들을 조사하면서 안타깝게도 더 많은 지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던 10여 곳 맛집들이 문을 닫은 것이 확인돼 코로나19가 야속하기 이를 데 없다. 그중에는 코로나19가 창궐하자마자 일찌감치 문을 닫아 피해를 최소화 한 곳도 있는 반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긴 터널을 통과하지 못하고 주저앉은 곳도 확인돼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바야흐로 코로나19 이후 오미크론 변이종은 하루 확진자수를 30만명 넘게 양산하며 펜데믹을 넘어 일상화 되고 있다. 밤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이제는 새벽이 오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된 셈이다. 이 시기에 경주 출향인 맛집을 소개하는 것은 그 긴 밤 이후에 펼쳐질 새벽을 향우들끼리 힘을 모아 이겨나가고자 함이다. 아무쪼록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끝나 경주출향인 맛집들이 다시 번성하길 바라고 오래 쉰 업소는 다시 기지개를, 폐업한 곳은 화려하게 재기하길 기대한다.
누구나 방송인이 될 수 있는 시대,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연예인이 될 수 있는 시대가 21세기 인터넷 세상에 열려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더 많은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른바 ‘유튜버’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내민 도전자들이 우리나라만 해도 수십만 명에 이르고 유튜브 시장은 갈수록 다양한 콘텐츠를 품는 플랫폼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경주도 경주시 공식 유튜브를 비롯 뉴스, 시사, 관광, 대담, 맛집, 동네 소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인물들이 유튜브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흥미 유발에 실패해 저조한 조회수에 그치며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유튜브 경쟁이 오죽 치열하면 ‘성공확률이 100만분의 1’이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제 당당하게 먹겠다. 내가 아닌, 세상을 위해!!!, 뚱 트리오가 뭉쳤다. 밝은 세상을 위해서...!! 그런 가운데 경주의 유튜브 ‘뚱트리오’가 우선 경주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그들이 들고나온 콘텐츠는 21세기 상상초월 대세 중 하나인 ‘먹방’!! 주인공은 한 명도 아니고 한눈에 보기에도 100kg은 넘을 것 같은 무려 세 명의 ‘뚱맨’들이다. 그래서 유튜버 이름도 ‘뚱 트리오’다. 첫방송에서 이들은 그 심상찮은 개설을 이렇게 시작했다. ‘그, 들, 이, 온, 다! 그들이 온다 반평생 먹기만 한 그들... 아무 목적 없이 먹었던 그들!’ 그런데 이어서 나오는 말이 더 심상치 않다. ‘이제 세상을 위해 먹기로 결심한다!’ 출연자들의 면면도 독특하게 공개했다. 우뚱, 좌뚱, 막뚱 그들이 세상을 위해 먹는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일까? 몹시 궁금했다. ‘반평생 먹기만 했다. 서러움도 많았다. 눈칫밥도 많이 먹었다’까지는 무슨 한풀이쯤으로 들린다. 그러나 곧이어 따라나온 멘트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제 당당하게 먹겠다. 내가 아닌, 세상을 위해!!!, 뚱 트리오가 뭉쳤다. 밝은 세상을 위해서...’ 그렇게 시작한 것이 지난 1월 23일, 만 40일이 지났다. 그간 동영상 30개가 제작됐다. 시작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많은 동영상을 올린 셈이다. 구독자는 175명, 한 달 시작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이들 중 오징어 통숙회 먹방, 엘리펀트 피자 먹방은 2600회와 2300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이 만든 콘텐츠를 들여다보면 이들이 결코 일상적인 먹방 뚱맨들이 아니라는 점이 문득 느껴진다. 이들이 추구하는 먹방은 뚱맨들답게 단순히 먹는 그 자체에도 있지만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레시피를 공개하는 것과 경주의 다양한 먹거리, 경주의 다양한 맛집들을 하나씩 소개하는 것이 내용의 중심이다. 먼저 그들이 소개한 레시피를 들여다보자. 통삼겹 마늘 버터구이, 컵라면 볶음밥 등이 우선 소개됐고 어디를 가나 같은 음식이라도 맛있게 먹는 방법들이 소개돼 웃음을 준다. 그간 소개된 경주의 맛집들도 눈길을 끈다. 먹는 데 도가 튼 사람들인 만큼 이들이 추천하는 맛집들도 범상치 않다. 첫방송을 탄 안강의 밀키트를 비롯, 경주 짬뽕맛집 부용, 경주 웨딩파티엘, 부산 장도리 어묵 경주총판으로 워밍업이 됐다. 이어 뚱트리오 3인이 자신들의 단골로 추천한 경주촌놈들의 단골술집 8곳이 소개됐다. 동천동 육회 한보쌈, 동천동 인생극장 쪽갈비, 성건동 연연양꼬치, 성건동 이프 호프, 황리단길 붉은 호랑이, 시내 진가네 대구갈비, 시내 운수대통 닭갈비, 용강공단 공단불고기 식당 등이다. 이들 식당들은 이어진 개별 콘텐츠에 이들 뚱트리오의 직접 방문으로 다시 한 번씩 소개되기도 했다. 코로나19와 변이종 오미크론 등으로 배달이 대세가 된 시대인 만큼 배달음식 전문점에 대한 소개도 중요한 부분이다. ‘술이다술’의 대왕계란말이와 떡볶이, 막창 소개도 눈길을 끌었다. 새해 맞이는 ‘인생극장’에서 단합대회를 겸해 돼지 껍데기와 쪽갈비로 먹방했다. 셋이서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개별적으로 소개된 경주 애슐리 퀸즈, 경주 엘리펀트 피자. 스톰피자, 첨미루의 짜장면, 등나무 갤러리 식당의 곤드레 정식, 시골 닭 백숙 소개도 군침 돌게 했다. 그런가 하면 방송에는 자연스럽게 맛집을 찾아가는 모습이 들어 있어 경주의 구석구석을 보여주기도 한다. 경주읍성, 황리단길, 경주중심상가, 문무대왕릉 등이 영상 속에 녹아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당연히 이 방송이 ‘먹방’인 만큼 방송의 결론은 언제나 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다. 이들의 먹방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다. 무엇이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자연스럽게 먹어대는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라면 10개를 세 명이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모습은 가히 먹방 대가들답다. -좌뚱 리액션, 우뚱 재료 및 장소 제공, 막뚱 촬영과 편집.... 깔끔한 영상과 자막, 적절한 음향까지 퀄러티도 충족 이들의 면면도 특별하다. 유튜브 게시자는 일찌감치 경주 SNS의 중심에 서 온 동천동 실내 포장마차 ‘동천포차’ 주인장 ‘우뚱’ 김석진 사장이다. 김석진 사장은 유튜버 촬영에 필요한 각종 재료를 마련하고 특히 뚱트리오 주무대인 동천포차 장소제공를 제공한다. 김석진 사장은 방송을 하면서 모두 함께 시간을 내야 하는데 각각의 일이 있어서 늦은 밤에 촬영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나마 최근에는 오미크론의 극성으로 셋이 함께 모이는 것이 여러모로 부담스러워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따로 먹방을 하고 있어 세 명이 함께하는 ‘뚱 트리오’의 고유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쉽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어머니와 함께 경주 황실 미용실을 이끌어가는 부원장으로 칠구회(경주79년생 모임)와 중부동 청년연합회, 자율방범대에서 활동하는 정제훈 씨가 좌뚱으로 합류했다. 정제훈 부원장은 자신의 역할은 ‘리액션’이라며 유튜브의 공을 김석진 사장과 김경진 사장에게 돌린다. 지금까지 30회의 유튜브를 진행해오면서 가장 큰 보람은 자신들이 경주의 맛집들을 소개해 아주 조금이라도 영업에 도움이 됐다는 것과 가끔씩 경주를 찾는 분들이 이 방송을 통해 경주의 맛집을 알고 찾아주는 것이 더없이 고맙단다. 막내 뚱맨 ‘막뚱’으로는 경주를 대표하는 유명 트로트 가수로 ‘김경진의 라이브 뽕닭’ 주인장이자 경주시 청년엽합회 사무총장인 김경진 사장이 참여했다. 김경진 사장은 어지간한 사람이면 다 아는 경주를 대표하는 트로트 가수로 경주농협 하나로마트에 근무할 당시 ‘두리두리짝짝’ 음반을 낸 뮤지션이다. 유튜브 가수로도 활동해 무려 3만명 조회를 넘긴 적도 있으며 TV예능 프로그램에도 다수 출연, 지난 2020년에는 ‘미스터 트롯’에 참전 무려 1만5000명의 쟁쟁한 실력자를 제치고 101명 반열에도 든 실력파다. 특히 김경진 사장은 이 방송의 영상촬영과 편집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다년간 유튜버로 활동한 덕분인지 카메라를 다루는 솜씨도 안정적이고 편집과 자막처리, 음향효과도 깔끔해 프로 유튜버로 손색이 없는 영상을 제공한다. 특히 다수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려 구독자 수와 시청자 수를 늘이는 역할에도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이들 3인 중 김석진 사장과 정제훈 부원장은 마흔 넘어서 술집에서 만나 친해진 사이고 조금 아래 김경진 씨 역시 가수로 이름을 떨치고 나서 친해진 사이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라도 뜻이 맞으면 이처럼 친해지고 함께 의미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들 3인이 보여준 것 자체로도 각별하다. 무엇보다 이들이 경주의 맛집들을 소개하려고 기획한 자체로 무지 고맙고 멋지다. “오랜 기간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다 보니 우선 저희들 스스로 활력이 필요했습니다. 기왕이면 이 방송을 통해 경주의 다른 맛집들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나가면 더 좋겠고요” 인터뷰 하면서 막뚱 김경진 사장이 밝힌 유튜브 동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이 아름다운 동행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지금 바로 유튜브에서 ‘뚱 트리오’를 검색하시기 바란다. 경주의 보물 같은 맛집들을 한눈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인류의 큰 문제가 됐다. 국제적으로 2050탄소중립을 위한 각종 조약들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구글정부를 만들고 원전을 에너지원으로 가속겠다는 후보가 RE100과 EU텍소노미를 모르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에 대해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탄소 중립 : 2050년까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는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제거해 실질적으로는 배출되는 탄소량과 흡수되는 탄소량이 같아져 탄소 순배출이 0(zero)가 되게 하는 개념. 넷-제로(net-zero)라고도 함. *RE100 :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석유나 석탄이 아닌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로 대체한다는 환경운동으로 구글, 페이스북 등 기업들이 이미 실현하고 있음. *EU텍소노미 :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판별하는 EU(유럽연합)의 분류체계로 여기서 원자력을 기후변화 대응의 주요 수단으로 인정함. 탄소흡수를 위해 과거에는 산이나 들에 나무를 많이 심자는 운동을 벌이는 그린 카본(Green Carbon)연구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육지에서보다 바다에서 해결점을 찾는 것이 10배~50배 이상 효과적이라는 면에서 블루 카본(Blue Carbon)연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3월 1일자로 세종대학교 환경에너지 공간융합학과 조교수로 부임한 노준성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중점으로 블루 카본을 확산하고 이로써 탄소중립을 이루려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는 연구가다. “바다에 대한 관심은 서울대학교 수중탐사대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부터 부쩍 늘어났습니다. 다이빙 횟수가 50회 넘었으니 학교 다니면서 줄곧 다이빙만 한 셈이지요” 이렇게 바다를 좋아한 노준성 교수는 석사과정에서는 일반생태학을 공부하다가 박사과정으로 해양생태학을 공부하게 된다. 여기에는 스승인 김종성 교수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김종성 교수는 블루카본과 갯벌 활용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은 선구적인 석학이다. 노준성 교수는 자신의 연구가 모두 김종성 교수가 걸어온 길을 이어받은 연장선이라 단정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노준성 교수는 갯벌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나라 갯벌의 생물다양성 세계 최고, 그린카본에 비해 10~50배 효과 높아. 잘피 등 증식해야! “우리나라 갯벌은 매년 자동차 11만대 분의 탄소를 흡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건 연구의 성과를 설득력 있게 꾸민 예일 뿐입니다. 갯벌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있어서 환경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중에서도 갈대와 칠면초 잘피 등 염생식물, 각종 조개류와 저서생물들이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바다를 막아 농지로 만드는 간척사업이 큰 인기를 얻었다. 식량증산과 국토면적 증대라는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갯벌의 반 이상이 사라지고 지금은 2480㎢ 정도가 남았다. 그러나 이제는 간척지를 해체해 거꾸로 갯벌을 만드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만큼 갯벌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적·경제적으로도 훨씬 커졌다. 현정부 들어서 역간척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실제로 그런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노준성 교수는 소개한다. 우리나라 갯벌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이 된 것도 모두 이런 중요성이 반영될 결과라는 것. 특히 우리나라 갯벌은 단위면적 당 가장 많은 생물이 살고 있어서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보고돼있다는 설명이다. 노준성 교수는 블루 카본의 측면에서 갯벌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갯벌에 살고 있는 조개류와 각종 저서생물이나 갈대, 칠면초 잘피 등 블루카본에 효과적인 생물들을 보호하고 늘이는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우리나라 갯벌은 생물다양성은 높지만 블루카본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잘피’의 서식은 매우 좁아서 이를 증식하기 위한 연구도 절실하다. 노준성 교수는 이 분야에서 흥미를 끌만 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블루카본 연구에는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에 대규모 군락을 이루는 맹그로브 나무를 우리나라 해양에 옮겨심는 연구도 있습니다. 맹그로브는 블루카본의 대표적 염생식물로 2040년경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서식할 가능성이 큰 식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씁쓸하지만 필요한 연구이지요” 그런 한편 해양침식과 오염으로부터 해변을 살려 블루카본에 효과적인 염생식물이나 해양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해안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리빙-쇼 라인(Living Shore Line)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 호주, 영국, 스페인, 이스라엘, 홍콩 등 이 분야 연구를 선행한 나라들은 친환경 생태블록을 방조제, 격벽 등에 부착해 연안 침식을 줄이고 생태환경을 조성하는데 박차를 가해왔다. 대표적으로 홍콩은 2019년 총 1000억원을 들여 약 3.8km 해안을 에코-쇼어라인으로 정비해 동청 해안지역 해양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는 한편 이를 경관화함으로써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사업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준성 교수는 블루카본은 인류가 잘 살기 위한 중요한 화두인 만큼 기업들의 참여도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독일 자동차 기업 볼보(Volvo)가 친환경 거대 에코타일 50개를 호주 시드니 항구 방파제에 부착해 화제가 된 적 있습니다. 이 에코타일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재료로 3D 프린팅해서 만들었는데, 그 구조가 해양생물이 쉽게 안착할 수 있고 오염물질 흡착 기능까지 있지요” -블루카본 경제성 수치화, 스마트팜 연구에도 박차... 맹글로브 교수로 불리는 것이 꿈 노준성 교수는 블루카본을 늘이는 것은 그 자체의 기술적, 기능적 연구도 중요하지만 이를 경제적인 수치로 환산해 보여주는 작업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정치인, 행정가, 시민들은 무엇이건 경제적 가치로 따지기를 좋아해 구체적인 이익을 제시하지 않으면 쉽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갯벌이 블루카본 기준에서 제곱미터당 얼마의 가치가 발생한다’고 하면 누구나 갯벌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어디에 쓰나미가 왔다면 그 앞에 산호초가 있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 했는데, 만약 산호초를 없애고 인공 방파제를 만들면 몇 천억원이 들어간다. 이러면 산호초의 가치를 확연히 깨닫겠지요. 블루카본의 기능도 이렇게 ‘얼마다’는 가치평가 제시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노준성 교수는 블루 카본은 과학일 수도 있지만 다분히 정치적이기도 하다면서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전향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중요성에 비해 아직도 상당부분 인식이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노준성 교수는 항구적으로 ‘스마트팜(Smart Farm)에 대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해 왔다. 스마트팜은 쉽게 말하면 육상에 건물을 세우고 이 속에서 해양 동식물의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아래쪽에 어류를 키우고 거기서 나오는 먹이 찌꺼기나 분비물로 더러워진 물을 위쪽식물수조로 올려 그 영양소로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것을 기르고 여기서 정화된 물을 다시 어류를 키우는 수조로 돌려 계속 순환시킨다는 것이다. 환경을 보존하면서 어류와 조류를 동시에 얻는 문자 그대로 스마트한 해양 농장이 되는 것이다. 노준성 교수는 그 자신 블루카본에 관한 연구를 거듭할수록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결국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탄소 중립에 접근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리 국민 누구나 스스로 블루카본이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생활 속에서 탄소를 줄이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스스로 블루카본이 되는 길이라는 것. “예전 한강 지도를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한강의 그 모습은 엄청나게 다이나믹하고 아주 멋있거든요. 예전 사진을 보면 한강 백사장에서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겨요. 그 구불구불한 물길과 모래톱 속에 다양한 생물들이 살았지요. 그게 지금은 정비라는 이름을 달고 네모 반듯하게 바뀌어 있지 않습니까? 그 속의 생물들은 다 사라졌고요. 사람들이 편의만 생각해 환경을 망쳐버린 것이지요” 노준성 교수와 이야기 나누다 보니 블루카본이니 탄소중립 같은 이야기가 의외로 무척 재미있고 다이나믹하다. 탄소중립이 실현될 2050년에는 자신에게 맹그로브 교수라는 애칭이 붙어 있을지도 모를 것이라며 활짝 웃는다. 경주고를 졸업한 노준성 교수는 경주의 해안들에도 새로운 개념의 리빙-쇼 라인이 만들어져 해양생태도 보살피고 관광에도 도움을 주는 즐거운 일이 생기길 바라며 언제건 기회가 되면 경주시와 이런 논의를 진행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운다. 패기만만한 젊은 교수의 바람이 반드시 이뤄지길 기대한다.
시인과 화가가 만나 함께 작업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중·고등학교 시절 시화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분위기를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시 쓴 시인 지망생 학생이 자신의 시를 그림으로 표현해 줄 미술부 친구나 선후배를 찾아 쫓아다니던 기억이 새로울 것이다. 혹은 시와 그림에 고루 능한 어느 친구의 비범한 시화를 감상하며 부러워하던 기억도 있을 법하다. 봄이 무르익을 무렵이나 가을이 한창 진홍으로 물들 무렵 경주 전역의 학교들이 각자의 학교나 서라벌 문화회관. 기타 경주의 명소들에서 약속이나 한 듯 시화전을 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때 시 쓰고 그림 그리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지금도 경주와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시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들이 한 자리에 다시 모여 시화전을 함께 벌인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 환상적인 아이디어가 서울에서 실현됐다. 지난 16일 혜화동 대학로 혜화아트센터 제2관, 아직도 전시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몇몇 행사에 참여한 몇몇 시인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이들은 2월 12일부터 시작한 시인과 화가 콜라보 전시회인 ‘시가 꽃으로 피어날 때’에 참가한 12명의 시인들이다. 이들 시인들은 16일 전시회를 마치고 각자의 작품을 이웃한 동성중·고등학교로 옮기기 위해서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혜화아트센터의 특별한 배려, 코로나19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가장 좋은 치유는 문화! 시와 그림으로 힐링됐어요!! 전시회는 열두 명의 시인이, 24명의 화가들의 그림 위에 시를 옮겨 모두 36점의 작품으로 시화전을 연 것이다. 비록 프린트한 그림이라고는 하지만 오직 이 행사만을 위해 단 한 장씩만 프린트했고 중견 화가들의 작품이 이렇게 한꺼번에 여러 작품이 프린트되기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작품 위에 시가 쓰인 것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날 작품을 낸 시인들은 그림을 낸 화가들과 관람객들 앞에서 기타리스트 신현대 씨의 기타 반주와 음악에 맞춰 자신의 시를 낭송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즐겼다. 이런 기발한 행사에는 이 행사에 혼신을 기울인 시인들과 혜화아트센터의 배려가 숨어 있었다. 이 행사에 처음 착안한 사람은 시 낭송으로 유명한 최대남 시인(사진)이다. 최대남 시인은 동리목월기념관 행사와 지난해 5월 경주의 들쑥날쑥축제에 참가해 시를 낭송하는 등 자주 경주를 찾는 친경주 인사다. 최대남 시인은 이번 행사의 취지를 코로나19에서 착안했다고 고백했다.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문화가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칼로 베인 듯한 상처가 생겼을 것인데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시와 그림, 음악과 춤 같은 것이 있지 않겠어요?” 그 중에서도 시인의 가장 자연스러운 치유 장르가 시였고 이것을 형상화 할 수 있는 파트너로 미술과의 동행을 꿈꾼 것이다. “시는 문자로 쓰는 그림입니다. 그림은 색채로 쓰는 시이고요. 표현의 방법은 각각 다르지만 두 예술 장르가 일치하는 부분이 많은데서 이 행사를 착안해 보았습니다” 최대남 시인의 아이디어는 곧바로 주변 시인들의 공감을 얻었다. 행사 기획을 맡은 오정후 시인은 이번 행사가 본인의 어떤 행사보다 생생하고 실감나는 행사였다고 소개한다. 특히 이 행사 후 혜화아트센터와 이웃한 동성중·고등학교에 약 2달 반 동안 작품을 전시하게 된 것을 말하며 요즘 학교들이 시화전을 잊어버린 것이나 대학에서 국문학과들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마침 이번 행사에서 부위원장을 맡아 활약한 이호남 시인은 전시회 이틀째 같은 장소에서 자작시집 ‘내 별 하나 너의 달 하나’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었다. 이호남 시인은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행사 자체도 의미 깊었지만 낭송의 기쁨에 대해 스스로 감동되었고 힐링되었다고 회고했다. 이호남 시인은 이번 행사가 고등학교 다닐 때 시화전의 추억들이 이 전시회에 재현된 듯하여 추억에 젖기도 했다며 각별한 감흥을 표시했다. 참석한 시인들의 감회도 남다르다. 구지평 시인은 고등학교 때 처음 자신의 시가 활자화 된 후 오랜 기간 시를 잊고 살다가 고교시절 자신이 묶어놓았던 세계문학전집을 되찾은 2010년경부터 다시 시 쓰기를 시작 시와 시조 부문에 등단했다. 구지평 시인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낭송의 기쁨을 재발견했다고 술회했다. 자신의 그림에 자작시를 직접 올린 서양화가 겸 시인인 김주윤 시인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신의 두 가지 재능을 동시에 펼칠 수 있어서 무척 뜻 깊었다며 의미를 더했다. 그림과 시가 너무 흡사한 느낌이 든다는 김주윤 시인은 이번 행사에서 평소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낀 양쪽을 공백을 한곳에서 채우는 기쁨을 맛보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은유 시인은 특히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지독한 사랑’이 아버지와의 사연이 깃든 시라 알려주며 나이 들어 아버지의 사랑을 알고 나니 아버지가 세상에 계시지 않음이 죄스럽고 안타깝다며 절절함을 표했다. 이번 전시회에 그림과 함께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의미 깊다며 스스로 위안했다.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인 이재섭 시인은 시낭송의 순간이 학교에서 강단에 설 때의 느낌과 사뭇 다르다며 그 독특한 감흥을 전했다. 또 이번 전시회가 문학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특별한 기획으로 이뤄져 서로 다르지만 유사한 예술이 어우러져 빛을 발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 깊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주도한 오정후 시인은 펜데믹 시대, 시와 미술과 접목해 순수 예술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진정한 시화전을 기획하게 돼 뜻 깊었다고 전한 후, 행사중간 토론은 화상 미팅과 SNS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고 화가들의 소통은 혜화아트센터에서 중간 역할을 해주어 가능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랑데부 시화전, 낭송회, 미술품 간접 판매, 특별한 시집 출간, 인근 동성중·고등학교에 전시 등 다양한 성과 이번 전시회는 24인의 미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프린트해 시와 접목하는 것을 허락함으로써 이뤄졌다. 이들 미술가들은 자신의 그림이 유명 시인들의 관심을 받아 선택된 것이 반가운 한편 자신의 작품들이 시화전을 통해 새롭게 조명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흡족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화가들 중 최대남 시인과 랑데부한 박순영 작가는 “시인들과 작품을 통해 특별하게 교감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한 후 “오프닝 행사를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 시집을 열 권이나 사서 지인들에게 나눠 주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특히 박순영 작가는 전시회 동안 자신의 작품이 판매됐다는 소식을 듣고 더 기뻤다며 앞으로 이런 활동이 다른 곳에서도 자주 열리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영순 작가의 말에서 보듯 이번 행사에 출품된 미술작품들은 관객들에게 판매됐고 전시회 후 작품들은 혜화아트센터와 이웃한 동성중·고등학교에 4월 30일까지 전시돼 학생들의 정서순화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 전시회에 사용된 시화 36점과 시인들이 각각 2편씩 더 낸 시 총 60편으로 특별한 시집이 출간된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혜화아트센터(대표 강석동 / 관장 한은정)의 도움이 아주 컸던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혜화아트센터는 시인과 화가들과의 접합점을 찾아주고 흔연히 대관까지 무료로 해주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갈증에 차 있던 시인과 미술가들에게 시원한 감로수 역할을 대신했다. 한은정 관장은 “혜화아트센터가 대학로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는데 이번 기회에 관객들에게 새로운 장르를 선물할 수 있었다”며 의미를 강조하고, 한은정 관장의 소감은 이번 행사의 전반적인 감흥을 한꺼번에 요약해 준다. “행사장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을 보며 이 행사에 참여해 준 시인과 화가님들께 정말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너무 좋았어요” 나흘 동안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이 행사를 통해 시인과 화가들이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충만감을 얻었고 미술관도 새로운 장르를 제시하며 꽤 ‘길어질’ 역사를 만들었다. 이번 행사가 앞으로 다양한 지역사회나 문화계에 전파돼 또 다른 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기획은 없을 것이다. 경주의 시인과 화가들이 주목할 만한 행사들이고 사람들이었다.
바야흐로 대선에 이어 지방자치선거가 몰려오고 있다. 관광도시 경주가 어떤 원칙에 의해 정책이 세워져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하기에 적합한 시기다. 이에 ‘한국관광정보정책연구원’ 변성희 원장에게 관광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해보았다. 변성희 원장은 경주대학교에서 관광학을 가르쳤고 동의대학교 관광학과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했으며 전국 지자체의 다양한 축제관련 심사위원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원칙적이고 근원적인 이론을 제시하고 사람의 삶을 토대로 세상을 보는 눈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장기간 본지 첨성대 칼럼을 쓰던 중 최근 시간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칼럼을 쉬고 있다.-편집자주 #다양한 공부를 하셨는데 전공이 무엇입니까? -컴퓨터 공학, 수리논리, 인공지능, 지능형 프로그램 등 박사과정에 필요한 공부. 관광 정보 등 관광학 분야와 더불어 사회과학 분야도. 나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 중 몇몇은 전공이 대체 뭐냐고 종종 물어보곤 한다. 명함에는 관광 전공이라고 돼있는데 메타버스나 정보보안 등의 특강도 하고 칼럼에서는 도시재생 등도 다루니까 이상했을 것이다. 30년 전의 나 자신도 지금의 내 모습을 상상하기 힘드니까 당연할 것이다. 물론 공부하고 전공한 분야가 자연스레 연관돼 있다고 나는 생각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낯설 수도 있다. 처음 전공은 컴퓨터 공학으로 시작해 수리논리, 인공지능, 지능형 프로그램 등 그저 박사과정에 필요한 공부를 하다 보니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아졌다. 마침 관광학 전문가였던 형과 공동 연구를 하다 보니 관광 정보 등 관광학 분야와 더불어 사회과학 분야도 공부하게 됐다. 그게 ‘한국관광정보정책연구원’이라는 요상한 연구소의 이름이 탄생한 배경이 나의 공부 이력 덕분이기도 하다. #최근 전국지자체 관광객 통계가 발표됐는데 전문인으로서의 소감은? -엉터리 관광통계가 작성되고 있고 심지어는 부풀려진 통계를 가지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치적을 포장하고 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관광통계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2021년의 경주의 외부 방문객 수는 3950만명으로 2019년의 4320만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코로나 영향에도 상당히 많은 외지인들이 방문한 것 같다. 한때는 이 통계를 토대로 관광객 수를 산출하고 정책에 반영하려고 한 것 같다. 이는 이동통신사의 빅데이터 활용으로 산출된 결과다. 이 알고리즘에 의하면 2021년의 서울의 외부 방문객 수는 4억8700만명, 2019년에는 6억7600만명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관광객 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과거 관광통계 중 관광객 수 집계는 고속도로 나들목으로 진입한 모든 차량을 기준으로 산출한다든지, 단위면적내 인구밀집도를 판단해 산정하는 등 기준 자체가 모호해 정확한 통계 자료를 기대하기 어렵다. 통계는 각종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공공자원이다. 통계의 작성 및 이용을 위해서는 통계의 신뢰성과 운용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통계도 마찬가지다. 신뢰할 수 있는 관광통계가 마련될 때,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합리적인 관광정책을 수립하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드러나고 있는 문제들처럼 엉터리 관광통계가 작성되고 있고 심지어는 부풀려진 통계를 가지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치적을 포장하고 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보다 가치 있는 관광통계를 내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믿을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해야 하며, 꼭 필요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관광객이 지닌 이동성이라는 속성 때문이라도 관광통계작성은 쉽지 않다. 제대로 된 관광통계를 위해서는 그 기준을 마련하고 믿을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해야 하며, 꼭 필요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좋은 예로 일본관광청의 자료 중 일본 국내호텔 및 여관 투숙객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015년의 도쿄의 숙박인수는 1778만명, 오사카 934만명, 홋카이도 548만명, 교토481만명 등 숙박객 수나 객실 점유율 등 정확히 조사될 수 있는 수를 기준으로 관광 정책이 수립된다면 훨씬 합리적일 것이다. #특히 일본 관광지에 대해 오래 연구하셨는데요.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들어주신다면? -유후인 마을의 인구는 1만2000명 정도지만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400만명이 넘고 그 중 25% 이상이 숙박객. 1975년 큐슈대지진으로 유후인은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지만 주민들은 벳푸나 기타 온천형 관광지와는 다르게 문화를 기반으로 한 휴양형 관광지를 만들어갔다. ‘정감있는 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하고, 관광객에게는 유후인에서 생산되는 쌀 채소 쇠고기로 요리를 만들어 제공하고, 극장 없는 유후인 영화제와 유후인 음악제를 만들었다. 기차역사를 개조해 갤러리도 만들고 ‘주민이 살기 좋은 곳이 가장 훌륭한 관광지’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젊은이들은 독일의 온천휴양지 바덴바덴으로 시찰을 보내어 체류 휴양지로 발전을 도모했다. ‘유후인마을만들기’는 유후인 중심지에서 조금 벗어나면 강과 개천에 물이 흐르고 나무와 숲으로 이뤄지고 바로 그 곳에 전통식 료칸이 있다. 유후인 마을의 인구는 1만2000명 정도지만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400만명이 넘고 그 중 25% 이상이 숙박객이다. 관광은 변하고 있다. 관광이라는 말보다 여행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조용하고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쾌적함을 좋아한다. 그리고 맛있고 보기좋고 SNS에 올릴만한 뷰와 얘깃거리를 좋아한다. 또 남겨놓은 추억을 찾으러 그 장소를 찾을 것이다. #지역의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에서 고려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지역주민의 삶이 우선해야 하고 얘깃거리, 베스트 원(best One)과 온리원(Only one)에 주목해야! 문화콘텐츠란 말은 문화유산, 생활양식, 창의적 아이디어, 가치관 등 문화적 요소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원천으로 체화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 상품, 인간의 감성, 창의력, 상상력을 원천으로 한 문화적 요소가 체화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상품 등으로 이야기 되는 지극히 한국적인 표현이다. 사실 지역문화관광콘텐츠란 말은 좀 어렵다. 범위를 좁히자면 지역 문화관광상품 정도다. 관광의 핵심은 잘 노는 것이고 놀이의 핵심은 재미와 감동이다. 좋은 문화 관광상품은 다녀간 후에 다시 생각나고 또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재미로 시작해서 감동으로 끝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기본적인 3가지를 들자면 1) 우선은 ‘가장 살기 좋은 곳이 가장 관광하기 좋은 곳이다’라는 유후인인의 모토처럼 지역 문화관광상품 개발의 대상을 선정하는데 있어 목적이 뚜렷하고 더불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에 도움이 되는 대상 선정이어야 한다. 2) 얘깃거리가 중요하다. 적절한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장소 및 공간에 맞는 스토리텔링 발굴하고 재미라는 요소의 해석을 통한 소통과 전달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중요시한다. 3)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문화관광콘텐츠보다 비교 우위에 있는 베스트 원(best One)이 그 콘텐츠만이 지니고 있는 이야기인 온리원(Only one)에 주목해야 한다. 재미로 시작해서 감동으로 끝내려면 자기만의 추억 찾기, 자기 이야기 찾기가 필요하겠죠. 여기에 문화관광 콘텐츠들이 너무 깊숙이 들어옴으로써 지역주민들의 삶의 공간 침해 등 관광 목적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관광지보다 주민들의 삶이 우선일 때 관광도 성공할 수 있다. #경주시의 관광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하드웨어 중요성 간과하지 말아야, 경주는 신라만의 경주가 아니다. 신라문화제 특징 명확해야 우선 4000만 관광객이라는 ‘숫자’를 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통계의 허구성이 경주의 관광정책을 호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정한 수치계산이 필요하다. 요즈음 다들 소프트웨어를 강조하는 추세지만 나는 좀 다른 생각이다. 소프트웨어란 하드웨어 없이 존재할 수 없다. 하드웨어의 정비 복원 없이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불국사만해도 임진왜란 때 불탄 터만 남아 있다면 지금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신라왕경복원에 관한 이야기도 철저한 고증 하에 진행된다면 경주의 훌륭한 하드웨어가 될 것이고 그 기반에서 좋은 소프웨어가 보강된다면 경주의 관광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에 좀 더 좋은 역할을 할 것이다. 경주에는 신라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관광객 또한 개별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양동마을, 경주 최부자집, 동학이야기 등 무궁무진한 문화콘텐츠가 존재한다. 이들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신라문화제 등 경주 고유의 축제는 관람객 수보다는 콘텐츠의 충실성과 고유성을 확립함으로써 ‘신라문화제는 이거지’라는 특징을 명확히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경주시 서면 도리 인내산, 해발 250미터 지점. 자동차로 10여분이나 올라 간 산골 길 끝에 만들어진 돼지 축사에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 분명히 돼지 축사 근처까지 갔는데 돼지 특유의 악취가 풍기지 않아서다. ㈜와이씨 이엔지 이희혁 대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무실과 축사 사이 거리도 불과 30미터 남짓, 이 정도 거리라면 분명히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의 똥냄새가 나야 한다. 그런데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 하다못해 동물원에 가도 그 근처에선 특유의 구린 냄새가 나는데 돼지 축사 옆에 있으면서도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돼지 똥오줌을 미생물로 완전히 발효시켜버리기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는 겁니다. 당연히 폐수도 나오지 않고요” 축사를 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희혁 대표가 흔쾌히 문을 열어준다. 축사 안에는 수백 마리 돼지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꿀꿀거리며 돌아다닌다. 당시 외부 기온이 영하 4~5도, 초대형 비닐하우스 축사는 방한을 위해 사방을 다 막아둔 상태다. 축사 안은 돼지 냄새가 아닌 약간 매캐한 냄새가 날 뿐이다. 만약 축사 문을 열어둔다면 이런 냄새쯤은 전혀 나지 않을 것이다. “돼지는 냄새에 아주 민감한 동물입니다. 일반 축사들은 엄청나게 냄새가 심해서 돼지가 곧잘 병에 걸립니다. 때문에 정기적으로 항생제를 놓지 않으면 돼지가 제대로 크기 힘들지요” 냄새 걱정 없으니 돼지가 병치레하지 않고 자연 항생제를 쓸 필요도 없다는 것. 축사 중간중간에 자동으로 조절되는 사료통과 물통이 있고 축사 바닥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시꺼멓고 두터운 흙더미 같은 것이 깔려 있다. -미생물과 톱밥, 왕겨 섞어서 60센티 깔아주면 냄새와 오물 완벽히 처리, 양질의 퇴비까지 생산합니다. “이건 톱밥과 왕겨, 저희 와이씨가 생산한 미생물을 섞어서 깔아준 것입니다. 이걸 약 60cm쯤 깔아주는데 돼지가 똥이나 오줌을 싸면 밑으로 흘러내려 발효되고 돼지는 그 위로 다니기 때문에 냄새는 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운동도 되지요” 대신 하루 두 번 미생물 발효를 위해 미생물 생균제를 섞어 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 포크레인으로 축사 전체를 뒤집어주는 것이 관건이다. 이렇게 깔아놓은 미생물 섞인 톱밥과 왕겨는 똥오줌과 함께 발효되어 최고급 퇴비가 된다. 이것을 농가에 팔아 또 다른 수익을 만든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효시 내부 온도는 최고 75도까지 올라가므로 수분은 증기가 돼 날아가고 오물은 자연스럽게 퇴비화되는 원리다. 이 축사에서 낯선 것은 케이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돼지 축사는 콘크리트나 쇠창살로 케이지를 만들어 두는데 이곳은 작업을 위해 축사 전체를 양쪽으로 큰 구획만 나눴을 뿐 돼지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흩어 놓았다. “일반적인 다른 축사들은 돼지를 쉽게 관리하기 위해 케이지에 가둬두는데 이것은 돼지보다는 사람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요. 돼지는 의외로 깨끗한 것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동물입니다. 그런데 냄새나는 축사도 모자라 좁은 케이지에 가둬 두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습니까?” 결론적으로 이 돼지 축사에는 냄새 없고 오염 없고 항생제 없는 3무(無)와 운동해서 좋고 건강해서 좋고 맛까지 좋은 3호(好)가 실현되는 것이다. 흔히 동물복지를 쉽게 말하는데 돼지 축사에서 동물복지가 실현한다면 이런 것 아닐까. 축사를 나와 사무실로 가는 도중에 이희혁 대표는 마침 근처에 쌓여 있는 마른 퇴비더미로 퇴비 덩어리 하나를 들고 와 냄새를 맡아 보라고 권한다. 냄새를 맡아보니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다. 퇴비 맞냐고 물으니 크게 웃는다. 이렇게 완전히 발효된 퇴비는 절대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득 이런 특별한 방법으로 생산되는 돼지는 특별히 건강하고 안전하고 맛있는 만큼 당연히 비싸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이희혁 대표가 빙긋 웃는다. “생각해 보십시오. 여기에 항생제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똥오줌 처리하느라 골치 썩이지도 않고 케이지 만드는 비용조차 없는데 돼지 값이 비쌀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돼지 축사에서 발생되는 오폐수, 반려동물 사체 처리에 최선의 방법, 정부와 지차체에서 적극관심 가지고 도입해야 다만 이희혁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미생물이 정당하게 평가되기를 바라고 우리나라의 다른 돼지 축사들도 이 미생물을 사용해 냄새와 오염 걱정, 돼지 질병 걱정 덜한 축사들로 만들어지기 바란다. 특히 이희혁 대표는 돼지 축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물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는 전국 돼지 축사와 지자체에 대해 와이씨가 생산하는 미생물이 결정적인 해답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한편으로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키우기 선호도가 높아진 반면 동물 사체처리에 대해 이렇다할 해결 방법이 없는데 이 문제 역시 와이씨의 미생물이 답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보여주는 돼지축사와 동물사체처리 장면이 유튜버에 다수 올라가 있다. 이희혁 대표는 원래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오폐수 관련 연구를 하다 미생물에 관심을 가지게 돼 10년 넘게 연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축산분뇨를 해결할 미생물 생산기술을 찾아냈다. 2020년 2월 일본의 전문업체과 기술제휴해 본격적으로 미생물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가 한국과 일본에 더욱 맹위를 떨치면서 잠시 보류된 상태다. 한편 이희혁 대표는 자신의 혁신적인 축사와 발효 미생물이 경주시나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부당한 감시감독과 질시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호소한다. 돼지 축사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자동차를 타고 산으로 10분이나 올라가야 할 만큼 먼 곳에 있고 냄새나 오물도 없다. 그러나 몇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마을 주민들이 이유 없이 신고해 포크레인으로 계곡이 내려오는 산 아래쪽을 파고 토양 및 수질검사를 벌이기도 했다. 포크레인으로 파본 땅에는 오물이 나오기는커녕 가재가 나와 땅 파본 사람들이 머리를 갸웃거리며 돌아갔다. 경주시 담당 공무원들은 냄새가 나지 않고 오물이 없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도 법이 규정한 기존 돼지 축사에 적용되는 각종 시설들을 갖추지 않았다고 행정고발해 큰 벌금을 맞았다. 이희혁 대표는 경주시가 일부러 자신을 경주로 불러서 왔는데 정작 혁신적인 돼지 축사를 만들어 돼지에게도 좋고 사람에게는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줬는데도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엉뚱한 법규정만 들이미는 공무 행태가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이런 기술이 경주를 중심으로 확대재생산 된다면 모범사례를 보기 위해 경주를 찾는 농가들도 많아져 관광에도 도움 될 것이고 경주의 돼지축사 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인데 정작 행정은 거꾸로 가고 있는 듯 보여서라는 것이다. 앞으로 이희혁 대표는 보다 손쉬운 방법으로 양돈사업을 해보려는 기존 양돈업자들과 새로운 성장산업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 폭넓게 기술을 공개하고 교육까지 시켜 줄 예정이다. 지금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면 돼지 키우기가 훨씬 쉽고 특히 그 심한 악취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누구건 염려말고 도전하기를 바란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이희혁 대표는 이곳 축사에서 기른 돼지고기로 직영식당을 연 불국사 불국로 91번지에 있는 ‘친환경 돼지 식육식당(054-748-8268)’에서 돼지고기를 먹어보라고 권한다. 돼지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서 돼지고기를 맛본 고객들은 더 이상 다른 곳에서 돼지고기 안 먹는다는 자랑을 늘어놓는다. 마침 지금은 대선으로 전국이 떠들썩하고 곧이어 3개월 뒤면 지자체선거도 실시된다. 대선도 그렇고 지자체도 그렇고 후보들마다 입만 벙긋하면 공통적인 공약들로 4차 산업혁명을 부르짖는다. 4차 산업도 좋지만 지금 경주에서 야심찬 빛을 발하고 있는 ㈜와이씨의 미생물을 전국 돼지 축사에 접목해 먹거리 혁명을 일으키고 환경오염을 줄일 생각부터 하면 어떨까 싶다. 취재 마치면서 이희혁 대표가 비닐봉투에 대충 퇴비를 담아줬다. 가져가서 화분에 뿌려보라는 것이다. 퇴비를 가져와 일부 화분에 주고 일부러 묶지 않고 아파트 다용도실에 벌여 뒀는데 3주가 다 돼가는 지금도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 퇴비 맞나 싶을 정도다.
예술가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타고난 천재성도 필요하지만 그 천재성을 구현할 부단한 노력이 더 외롭고 힘든다. 예술 외길에 혼신을 다해도 대가가 되는 길은 멀고 험하다. 예술가가 예술 외적인 일을 하는 것은 그래서 늘 조심스럽다. 누군가를 위해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거나 행정적인 업무를 맡게 되면 예술활동보다 대외활동에 더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매화도의 거장으로 입지를 굳힌 최영조 화백이 미술협회 경주 회장을 맡아 활동하면서부터 늘 가진 딜레마가 바로 이런 것이다. 작품활동에 매달려도 모자라는 시간에 조금은 엉뚱한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더럭 겁이 나는 것이다. 그렇지만 중책을 맡은 이상, 이 일에 소홀할 수도 없고 소홀해서도 안 된다. -상가르네상스사업에 선정, 중심상가 활력 불어넣는 중대한 숙제 맡아. “현재 미술인들과 전통 공방 유치로 활력 불어넣고 싶어!” 근래 최영조 회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작업은 과거 아카데미 사거리와 명보극장 등이 있던 중심상가에 바람구멍 나듯 빈 상가들에 예술의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이른바 ‘상권 르네상스사업’이라는 국가공모사업이 중심상가를 중심으로 실현될 예정인데 이에 대한 사업안을 시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다. “작년에 신라문화제 행사 대용으로 신라아트마켓이라는, 빈 점포 27개를 임대를 해서 치른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 경험이 상가르네상스사업 공모에서 가산점을 받아 선정된 것이지요” 최영조 회장은 이 계획의 골자로 이 지역의 10여개 빈 점포에 경주 예술인들과 경주 전통의 공방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런 작업의 결과로 많은 관광객이 북적이는 황리단길이 이 지역까지 연장돼 함께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경주의 많은 미술가들이 마음껏 활동하면서 그들의 전시회, 그들의 강의와 교육, 그들의 인적 교류를 발판으로 거리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합니다. 나아가 경주에 와야 볼 수 있는, 이를테면 금관을 재현하는 공방이나 토기, 도자, 목공 등을 제작하는 공방을 구현하고 싶은 것이지요” 그러나 막상 이 같은 일에는 쉽지 않은 벽들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예술가들과 장인들의 프라이버시와 작업 공간 개방으로 인해 작업 시 받을 스트레스 등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통 장인들의 경우 대가 끊어질 만큼 작업 환경과 수익구조가 열악해서 선뜻 모시기도 어렵다. 특히 서울의 인사동 거리와 달리 주변 인구가 없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아카데미 극장 사거리가 80년대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인근 황남동, 황오동, 사정동, 인교동 등의 인구가 뒷받침됐고, 구 시청을 기반으로 한 경제인구들이 집중적으로 포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발판이 사라지고 인구마저 최근 20년 사이 눈에 띄게 줄었다. 황리단길이 오랜 한옥의 정취를 가지고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과 대조적으로 중심상가의 모습은 소멸 직전의 지방 도시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토착 주민이 없어 외면받는 거리를 관광객이 관심 가질 이유가 없다. 최영조 회장은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악조건이지만 무엇이건 해야 한다는 절박감과 반드시 좋은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최영조 회장을 뛰게 한다. “봉황로처럼 하드웨어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예술인들과 장인들이 마음 놓고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장기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최영조 회장은 지난해 빈 점포를 이용해 심혈을 기울였던 ‘신라아트마켓’이 비록 기대한 만큼 붐이 일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최영조 회장이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회장이 된 이후 시도한 행사들은 이전에 보기 어려웠던 참신한 시도들로 평가된다. ‘그림 보러 경주 가자’는 행사와 ‘그림 사기 좋은 날’ 행사는 경주의 미술인들이 보다 직접적이고 보다 현실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시민 혹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기획으로 평가된다. 32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대부분 그림이 팔린 ‘그림 사기 좋은 날 행사’는 시나 외부의 지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참여작가들의 열의만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경주미술인상을 만들어 박수미 작가를 처음으로 선정하고 ‘때창’기획전을 연 것이나 대추밭장학회(이사장 백진호) 후원으로 올해의 작가상을 제정, 김서한 작가 초대전을 연 것도 최영조 화백의 남다른 열정이 만든 결과들이다. 최영조 회장이 또 하나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봉황대 주변 야외 음악무대가 펼쳐지는 넓은 잔디밭이다. 이곳에 언젠가부터 젊은이들이 돗자리를 들고나와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 것. 심지어 간이 티 테이블까지 들고 나와 차와 음식, 와인을 즐기는 연인들까지 등장했다. 특히 코로나로 실내 공공장소의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이곳을 찾은 젊은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에 주목한다. “그들이 관심을 가질 문화의 거리를 만들 수 있다면 황리단길의 북적거림과 연결하면서도 확연히 대조적이고 봉황대의 이색 체험까지 가능하겠지요. 이런 전제에서 상가 활성화와 예술 활성화를 동시에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최영조 회장은 할 수 있는 한 모든 아이디어를 모두 동원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다. “중심상가 빈 점포들 중 넓은 공간에는 요일별로 작가들을 정해 원데이 강의를 진행, 인터넷으로 신청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라 금속공예의 이미테이션들, 이를테면 비천상이나 도깨비 기와, 신라인의 미소 같은 것들을 직접 탁본으로 뜨는 공간 등을 상설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미술계·문화계 아우른 운영위원회 추대 후 국제아트페어 열어야, 경주역사, 미술인들 전시공간으로 함께 활용해야! 특히 최영조 회장은 지금은 폐지된 ‘경주 아트페어’에 대한 복원을 강조했다. 경주가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발원지로서 현재 활동하는 미술인들도 여느 도시에 비해 많고 아트페어 경험도 있는데 이런 대규모 문화행사가 사라진 것은 매우 아쉽다는 입장이다. 한발 더 나아가 경주와 연결돼있는 세계 자매도시와 협력해 ‘국제아트페어’를 열어 국제교류전을 여는 것도 경주미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전의 아트페어의 운영이 독자적인 형태로 진행돼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없었던 단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국제아트페어를 열 경우 미술계와 문화계의 경험 많은 인사들을 운영위원으로 추대해 발전적인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와 함께 최영조 회장은 지난해 운영을 중단한 경주역사도 미술인들의 활동공간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활용해 서울 인사동의 인사아트센터 등에 전북, 부산, 전남, 경북 등 지자체 갤러리가 있듯 경주의 다양한 작가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는 항구적인 공간이 되기를 기대했다. 기존 생활아트와 난초회, 수석회 등과의 공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미술인 최영조 화백을 떠나 미술협회 최영조 회장의 모습이 훨씬 크게 부각된다. 문득 10여년 전 후배 작가들을 위해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기획했던 최영조 화백의 모습이 기억된다. 당시 자신의 그림은 없이 후배들만의 작품을 들고 서울 나들이한 최영조 화백이 모습이 지금의 회장 모습과 겹쳐져 감회가 새롭다. “제가 아무리 열심히 뛰고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여러분들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선 경주의 미술인들부터 시작해 경주 문화를 이끌어가는 다방면의 문화계 인사들이 관심 가지고 협조해 주셔야 조금이나마 나은 경주 미술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경주시 문화예술 당국의 협조가 우선되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지금까지 경주미술협회를 이끌면서 그 어떤 것보다 사람들의 소통과 협력이 가장 중요하고 절실했다고 믿는 최영조 회장, 그의 열변을 듣고 있자니 사람들과 함께 열어나갈 경주 미술의 미래가 훨씬 밝아 보인다.
‘컨베이어 시스템’이라는 말은 ‘분업화’라는 말과 함께 인류의 생산활동에 일대 혁신으로 알려져 있다. 컨베이어 자동화 시스템 부품 수입과 제조분야에서 차곡차곡 실적을 올리는 한편 중국에서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자동화 지게차 로봇을 수입,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는 ㈜제이에스엔지니어링 이준우 대표이사를 만났다. 이준우 대표는 영남대학교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LG반도체에 입사 10여 년간 반도체를 설계하다 한창 벤처기업 창업열풍이 불던 시기 직장을 나와 창업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투자유치의 어려움 속에서 난항을 겪었고 5년 정도 벤처의 험난한 길에서 진통을 겪은 후 오파상으로 전업, 컨베이어 시스템과 접하게 됐다. “제가 영어에 자신이 있어서 오파상을 시작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터회사인 AGT, 일본의 쿄와 등에서 컨베이어 핵심 부품을 수입했습니다. 이렇게 물류쪽과 인연을 맺으면서 수입과 제조를 겸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안정을 유지하던 회사에 뜻하지 않은 코로나19가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어이구, 말도 마십시오. 그냥 사방이 깜깜한 벽에 부딪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희뿐만 아니었겠지만... 세상이 전부 딱 멈춘 기분이었지요”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더 뜻밖에도 비대면 물류가 활황을 띠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컨베이어 주문이 이곳저곳에서 이전보다 훨씬 빈번해지기 시작한 것. 세상사가 늘 그렇듯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게 마련, 이준우 대표에게는 코로나19가 양지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그때 처음으로 제가 좋은 길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벤처기업 열풍이 불 때는 막차를 탄 것처럼 힘들었는데 코로나19로 세상이 어려울 때 오히려 소중한 기회를 잡은 셈이었지요” 많은 중소기업들과 많은 사업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이라 내놓고 좋아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직원들과 함께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는 이준우 대표다. -벤처창업 열풍 시 대기업 나와 창업, 온갖 어려움 이겨내고 컨베이어 시스템 분야에서 자리잡아. 자동화 로봇으로 비약 예상 이준우 대표는 올해부터는 물류의 활황에 맞춰 자동화 지게차 로봇을 수입해 시판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이 자동화 로봇은 이미 쿠팡 물류 판매 시스템에 올라가 판매가 시작되고 있고 쿠팡 물류기지에서 매우 중요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자율화 로봇은 주로 물류기지에서 사용될 제품으로 물류기지나 대형창고 내 자동화 시스템과 연동해 스스로 정확하게 어떤 물건을 얼마만큼 꺼내오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작업 현장에서는 이 로봇 사용으로 안전을 기할 수도 있지요” 이준우 대표는 이런 자동화 로봇으로 인해 기존의 지게차 운전자들에게는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자동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적자생존법칙이라고 위안한다. 산업현장에서 기존의 지게차가 사라지는 대신 이런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이 생기고 로봇의 행동범위를 설정하는 프로그래머가 생기고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런 한편 이준우 대표는 중국에서 로봇 지게차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로봇 산업에서 중국의 성장능력에 대해 놀라는 중이라고 고백한다. 산업 전분에서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던 것은 알고 있지만 로봇산업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투자가 이뤄져 급속히 앞서 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오파상을 하면서, 특히 컨베이어 부품을 수입하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유수의 선진국 기업들의 제품을 수입해보았지만 중국이 빠른 속도로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다고도 설명한다. 이준우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겪은 여러 가지 고초를 생각하면 아득해지는 순간이 지금도 가끔씩 떠오른다고 회고한다. 대기업에 근무하며 확보된 안정된 삶이 사업 시작하면서 온갖 풍파에 시달렸던 기억이 오히려 지금 와서 새롭다. 벤처 열풍의 끝자락에서 창업만 하면 투자하겠다던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고 몇 군데 벤처기업들을 오가며 상처가 커졌다. 오파상을 하면서 자신을 만나주기만 해도 좋아 무턱대고 물건을 넘겼다가 물품대금을 받지 못해 소송한 것만 해도 여러 건이다. 그나마 변호사비가 없어 변호사 하는 친구들에게 일일이 물어가며 달려들었던 숨 가쁜 기억도 뼈에 사무친다. 이야기 듣다 보니 칠전팔기라는 사자성어가 이준우 대표이사에게 꼭 어울린다. 그런 기억이 굿네이버스 등 몇 군데 자선단체에 작지만 꾸준히 기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려운 경험이 있던 사람이 남의 어려움과 아픔을 더 잘 아는 법, 이준우 대표이사는 앞으로 형편이 닿는 대로 나눔에도 관심을 키울 예정이라면서도 우선은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나눔이라고 강조한다. “저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좀 ‘엄격한 사장’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는 이상향일 뿐, 회사에서는 모두가 제 몫을 충실히 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대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급여를 많이 주는 것이고요” 솔직히 말하는 이준우 대표에게 오히려 신뢰가 간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가끔씩 직원들과 함께 소주잔 기울이며 흉금을 터놓을 때가 가장 좋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발전도상의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뚜렷이 보이는 날 선 긴장감이 이준우 대표에게도 여실히 드러난다. -어린이박물관학교, 셔블독서회 맴버 등 경주에서의 추억 많아. 경주중고서울동창회 주요맴버로 활약하며 경주 DNA 키우는 중 불국사가 고향인 이준우 대표는 화랑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어린이 박물관 학교를 다녔을 만큼 열성적인 경주사람이다. 여기에는 역사학과 교사이셨던 아버지 이종욱 선생님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남산으로 답사 다니며 고 윤경렬 선생님의 설명을 듣던 기억이나 김윤근 선생님이 시작한 셔블독서회에서 활동하던 기억 등을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그런 기억으로 인해 지금도 역사 서적을 읽는 것이 취미이고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갔을 때도 남들보다는 훨씬 깊이 있게 유적과 유물을 대하는 습관이 길러졌다. 이준우 대표는 동기생인 경주중고등학교 35회 서울동창회 회장 동문산악회 등반대장을 맡고 있는 열혈 향우다. 골프동호회인 옥돌 맴버로 활동하기도 하고 축구 동호회인 FC화랑 창단 맴버로 활약하며 매주 동창들을 위해 김밥을 준비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동창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털어놓는다. 최근에는 경주중고서울동창회 TV에 출연해 MC들과 티격태격하는 입담을 과시해 동문들에게 웃음을 선물하기도 했다. 역시 마지막으로 그에게 경주는 어떤 곳이냐고 물었다. “처음 사업할 때는 경주말로 인해 정말 불편했습니다. 상대방이 촌스럽고 무식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나 이걸 캐릭터처럼 밀고 나가니까 오히려 장점이 많아지더라고요. 경주사람이라고 하면 적어도 기본을 인정해주는 면도 있었고요. 당연히 제 자부심의 원천이지요” 힘겨운 관문을 뚫고 안정된 발전기로 접어든 기업가이자 한창 고향의 기억을 보듬으며 고향 사람들과 어울리며 경주DNA를 키워가는 경주사람 이준우 대표, 물류가 대세인 세상의 기류에서 컨베이어 시스템과 자동화 로봇을 발판으로 물류 시장의 총아로 비상할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남양주에 신라금관과 다보탑,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나타났다고? 황금과 보석은 신라의 문화를 지칭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당대 동시대 최고의 제련기술과 세공기술을 자랑하던 신라의 찬란한 유물들은 현대에도 쉽게 따라 하기 힘든 기술력과 정교함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다양한 고분에서 발굴된 금관, 귀걸이, 목걸이, 황금 요패와 감은사 동탑 사리함 등이 보여 주는 놀라운 세공기술은 오늘날까지 금은보석 장신구의 귀감이 된다. 성덕대왕신종과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들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모습 역시 신라, 경주가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신라예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신라금관 재현품과 다보탑, 미륵보살반가사유상 등이 뜻밖에도 한강이 굽이쳐 흐르는 서울 근교 남양주시 수석동 강변북로에 새로 건립한 ‘석담 황금보석박물관’에 홀연히 나타났다. 석담 황금보석박물관은 ‘어나더 주얼리’ 설립자 최팔규 회장이 우리나라 주얼리 산업의 백년대계를 위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귀금속계 명장(名匠)들과 최고의 세공기술자들의 뜻을 모아 세운 박물관이다. 40여년 간 귀금속 분석 및 정련업에 종사해온 최팔규 회장은 우리나라 귀금속과 보석 세공의 전통기술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 10여년 전부터 박물관 건립의 꿈을 세우고 묵묵히 실현해 왔다. “금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많은 세공 기자재들을 불태우며 안타깝게 생각했고 언젠가 모두 사라지게 될지도 모르는 기자재와 기술들을 보존하는 일에 힘써야겠다고 다짐하며 박물관을 건립했습니다. 저와 뜻을 같이해 작품과 기자재를 기증하고 재능기부를 통해 박물관 설립에 도움을 주신 명장들과 산업계 여러분들 공이 크지요” 지난해 11월 26일에 정식으로 문을 연 석담 황금보석박물관은 부지 1만3000㎡, 건물면적 2227㎡, 박물관 1336㎡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3층의 단독 건물로 이뤄져 있다. -황금존·보석존·명품존은 주얼리 기술과 예술의 총아, 3층은 신세대 카페, 루프탑은 최고의 전망대 지하1층은 ‘황금존’으로 금, 은, 백금 등 귀금속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귀금속 정련 및 분석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귀금속이나 전자제품 공장에서 나오는 각종 폐기물에서 귀금속을 추출해 골드바로 만드는 이른바 ‘도시광산’의 생산과정도 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설립자 최팔규 회장이 40년 넘게 자신의 열정을 바친 각종 기자재들이 전시돼있다. 1층은 ‘보석존’으로 각종 보석 원석들과 세공 기자재, 아름답게 연마된 보석들을 볼 수 있다. 다이아몬드 연마, 유색 보석 연마, 보석감정 시설을 볼 수 있으며 체험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세공장인들의 작품 및 작업실의 모습을 재현, 세공작업에 사용되는 각종 기자재와 집기들을 전시하고 있다. 확대경을 통해 호박 속에 갇힌 곤충을 찾거나 현미경을 통해 보석의 아름다운 결정을 볼 수도 있다. 2층은 ‘명품존’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장인들이 혼신을 다해 제작한 작품들이 기증 또는 무상대여라는 숭고한 뜻을 품고 전시된 공간이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서울시무형문화재, 경기도무형문화재, 귀금속가공 명장, 기능장, 장인 등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실력을 겸비한 장인들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2층은 앞으로 우리나라 주얼리 장인들이 작품전시회를 여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최팔규 회장이 경주의 삼성방에서 신라금관 재현품을 사온 것은 이 박물관 건립의 꿈을 처음 세운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금관은 기술력이나 예술성 모든 면에서 우리 시대 장인들의 모범이 될 만한 최고의 예술품입니다. 지금은 귀금속을 일반인들도 향유할 수 있지만 고대에는 귀금속이란 것이 왕족이나 극소수 귀족층이 사용하는 아주 제한된 물건이었지요. 당연히 귀금속을 다루는 장인들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접을 받았을 것이고 그런 만큼 기술력이나 정신자세가 남달랐을 것입니다. 제가 박물관 세울 계획을 하고 가장 경주에서 금관 재현품부터 사온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최팔규 회장은 경주야말로 우리나라 주얼리 업계의 시작점이라는 점을 재삼 강조한다. “신라가 당대 최고의 세공기술로 금관을 만들었듯 우리 시대 대한민국 장인들이 최고의 작품들로 K주얼리 시대를 이끌어 가는데 이 박물관이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바랍니다” 한편 이 박물관 건립 과정에서 귀금속업계의 정성을 모으고 일일이 명장들의 작품을 섭외하는데 기여한 남강우 초대박물관장의 감회도 새롭다. “이 박물관은 단순히 명품을 전시해 놓은 장소가 아니고 그 명품들이 탄생하기까지 현재의 대한민국 주얼리 산업이 가진 전통과 첨단의 모든 기술, 우리시대 명장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정성과 솜씨들이 모여 있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남강우 관장은 우리나라 주얼리산업 보도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주얼리 신문’과 보석업계정보지 ‘코리안주얼리’, 신상품모음집 ‘순금’ 등 다양한 보석산업지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남강우 관장은 우리나라 세공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결정적으로 마케팅에서 세계 탑 브랜드들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준이라며 그런 만큼 석담 황금보석박물관이 앞으로 우리나라 주얼리를 명품화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석담황금보석박물관이 다소의 무게감을 주는 문화예술공간이라면 3층 카페테리아와 루프탑(옥상층)은 박물관이라는 중압감을 홀연히 날려버리고 신세대들이 마음껏 커피와 음료, 아름다운 한강을 즐기는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다. 기자가 당일 취재 갔던 날도 3층 카페테리아에는 코로나 거리두기 제한 강화의 엄중한 시기임에도 100여명은 족히 넘는 신세대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북적이고 있었다. 통유리로 시야를 탁 틔운 카페테리아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부드럽게 휘도는 물길을 따라 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루프탑에서 바라보는 한강 풍경은 쌀쌀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쾌하게 다가온다. 바로 붙어 있는 ‘어나더 피크닉’ 등과 연계해 연인과 가족들의 휴식 장소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성싶다. 석담황금보석박물관은 현재로는 무료로 운영하지만 앞으로는 적정 수준의 관람료를 받을 예정이다. 박물관 주변으로 5~60여대는 족히 세울 주차시설이 무료로 운영된다. 개관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까지며, 5시 이전에는 입장해야 한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셔블&서울·경주사람들이 150회를 맞았다. 매주 연재하는 시리즈 기획물이 만 3년을 이끌어 온 것이다. 그만큼 다양한 인물들이 지면을 장식해 주었고 숨은 이야기들도 많았다. 이번 호에서는 150회를 맞아 취재 과정에서 기억나는 순간들과 특별한 이야기들, 취재 후의 뒷 이야기들을 싣는다. 이 코너의 어려움은 무엇보다 매주 한 사람씩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다. 사전에 미리 청탁하고 인터뷰를 진행해야 하는데 2019년 벽두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매주 인터뷰 대상을 모시는 것이 보통 어렵지 않았다. 겨우 허락을 받고도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 사양하는 경우가 잦아 급히 대타를 모실 때도 있었다. 물론 대타라고 해서 생뚱맞은 분을 모신 것은 아니고 평소에 인터뷰 대상으로 늘 물망에 올려놓던 분들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화상으로 인터뷰를 한 경우도 잦았다. 20여명의 초대손님이 서면상 또는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코로나19로 활성화된 줌(ZOOM) 등 화상대화는 새로운 인터뷰 수단으로 향후 대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전망된다. 서면상으로 인터뷰한 분들의 경우 자신의 의중을 훨씬 정제되고 세련되게 전달해 주었다는 면에서 대면 인터뷰와 달리 상당히 좋은 인터뷰로 여겨졌다. 문화 관련 인터뷰는 기자들이 기사 쓰면서 자신도 모르게 흥이 올라 쓸 때가 많다. 대상에 대한 취재가 평소에 많이 되어 있고 인터뷰 대상과 흉허물없이 지내다 보면 뜻밖에 아주 흥미로운 기사들이 써지기도 한다. -이광식 사장 열대과일 농장 방문기, 최병익 선생과 인연 맺은 조희길 시인·정종섭 전 의원의 긴장감 넘쳤던 백미의 순간들 순서대로 보면 1379호에서 북군동 팬션타운 한쪽에서 열대과일 농장을 경영하는 이광식 사장편이 가장 먼저 기억된다. 이 열대과일 농장은 경주라는 공간 속에 완전히 별천지라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바나나, 파파야, 패션프루트, 용과 등의 열대과일이 열리는 초대형 비닐하우스는 농업혁명이라는 차원에서나 역사문화도시 경주의 새로운 관광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놀라움이 컸다. 이광식 사장은 북군동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규모인 유로빌 팬션을 경영하고 있는데 이때 기사는 팬션이 열대과일 농장에 밀렸을 정도다. 뒤에 1462호에서 유로빌을 조명하면서 이광식 사장을 한 번 더 기사화했는데 이때도 열대과일농장을 언급했다. 그만큼 열대과일 농장이 주는 신선함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경주를 대표하는 서예가인 남령 최병익 선생의 서실을 방문하고 쓴 1387호 기사도 오래 기억된다. 당시 최병익 선생이 서울에서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어 미리 준비하는 모습을 취재하려던 것이었는데 대담에서 남령 선생의 중봉에 대한 학구적 주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먹물 머금은 붓이 뾰족하지만 지면에 도달하면 퍼진다. 그렇게 퍼진 털이 하나하나 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좋은 선이 그려지는데 바로 이 순간이 중봉이다” 이 설명은 뒤에 서예 관련 작품을 대하거나 취재할 때마다 떠올리는 금과옥조가 됐다. 전시회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지내던 정종섭 의원의 방문도 인상 깊었다. 최고의 법학자이자 오랜 기간 서예에 정진해온 명필로도 알려진 정종섭 의원은 작품을 감상하며 최병익 선생과 그야말로 대가들이나 나눌 법한 고담준론에 빠져들었다. 그 장면을 기록하고 녹음한 기자가 단일 기사로는 가장 긴 지면을 활용해 이때의 대화와 분위기를 기사화 했는데 어찌나 신나게 기사를 썼던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원고지 25매 분량의 기사를 후딱 써버렸다. 정종섭 의원은 최병익 선생보다 경주중학교 2해 선배인데 이날 이후 두 대가는 서예로 편지를 주고받는 지기가 됐다. 정종섭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불출마를 선언해 정계에서 은퇴했고 지금은 국학진흥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산그룹 한주식 회장의 나눔과 헌신, 이현세 화백과 강문수 감독의 랑데부도 열정적으로 쓴 기사들 지산그룹 한주식 회장의 1396호 인터뷰 기사 역시 단숨에 쓴 기사였다. 한주식 회장을 방문했을 때 인터뷰도 인터뷰지만 그날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직원들과 어울리는 한주식 회장의 모습이 매우 특별해 그 순간들을 전면에 내세워 기사화 했는데 이를 두고 한주식 회장이 그런 걸 기사로 쓸 줄 몰랐다며 흡족해 하기도 했다. 경기도 최초의 가족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기부자 모임) 회원이자 경기도 적십자사 최초의 RCHC(Red Cross Honers Club) 1호 가족회원인 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경기도와 경주에 수 억원어치 마스크를 기증하는 자선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어린시절 장티푸스로 청력을 다친 한 회장은 특히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아낌없이 자선을 행해 ‘기부천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특히 한주식 회장은 자금만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온갖 김장지원행사에 직접 참여하거나 크리스마스 산타로 분장해 여러 지원시설 어린이들에게 직접 선물을 나눠 주는 등 일선 행사에도 열심이다. 지산그룹은 그 후로도 성장을 계속에 2021년 기준 공식 자산 2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고 한 회장은 2021년 기준 20억원 넘는 기부를 실행하며 기부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후리소매(厚利小賣) 등의 구호는 한주식 회장과 지산그룹을 특정하는 유명한 캐치프레이즈가 됐다. 1420호와 1421호를 우리나라 탁구의 명장 강문수 감독과 대한민국 만화사의 영원한 신화 이현세 화백의 대담을 올린 것도 이 코너에서 거둔 수확물이다. 연결점이 없어 보이는 전혀 다른 분야에 대가들이지만 두 대가 사이의 오랜 인연이 이 자리를 가능하게 했다. 강문수 감독과 이현세 화백은 경주중학교는 물론 경주고등학교 20회와 22회 선후배 사이, 심지어 강문수 감독과 오랜 기간 강남구 일원동에서 거주하며 각별한 우애를 지켜왔다. 이현세 화백이 강문수 감독에게 선물한 노트를 선물하며 써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이야기는 뒤에 많은 스포츠 전문 기자들이 즐겨 인용하는 단골 소재가 되기도 했고, 이현세 화백이 두 해 위 선배인 강문수 감독을 향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주인공인 조자룡에 비유하던 모습은 두 대가의 우애를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셔블&서울을 진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출연한 대상자들의 만족감이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지역신문의 특성상 경주사람들이 즐겨 보는 신문이다 보니 보도 후 많은 지인들이 축하해준다는 것이다. 심지어 유력한 중앙언론에서 나온 것도 모르고 지나가기 일쑤인데 경주신문에 난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 바로 이 점이 지역신문이 가진 또 다른 지속성이자 발전시켜야 할 이유일 것이다. 앞으로는 또 어떤 인물이 이 코너에 초대받을지 기자 역시 설레며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