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관광 수요 감소와 함께 관광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경주는 다양한 산업이 공존하는 도시지만 특히 관광 분야는 지역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다. 관광도시 특성상 관광객 감소는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시대와 환경이 변화면서 관광 트렌드도 변하면서 관광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지자체와 개인도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역 관광 산업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관광 트랜드가 기존의 단체 여행객 위주에서 혼자 여행, 1인 여행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보고 즐기는 단순한 여행 형태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지역을 영유하는 한달살이 등이 붐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경주는 기존 관광지의 명성에 젖어 변화에는 인색했다. 최근 ‘황리단길’이 뜨면서 관광의 변화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 트랜드에 맞춘 다양한 시도는 걸음마 수준이다. 코로나가 바뀐 관광 환경에 이에 변화하는 지자체와 관광지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혼자여행의 관광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감소세를 보였던 혼자 여행이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주의 관광시장은 2인 이상의 가족과 단체 위주의 관광이 주를 이르고 있고 숙박과 교통, 체험프로그램 등을 비롯한 서비스 및 인프라가 단체 위주로 구축돼 있어 혼자 여행 시장을 확대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전체 혼행 비중의 약 40%가 1인 가구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혼행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혼행 선택 이유는 여행할 수 있는 시간, 과거 방문 경험이나 사전정보 없이 방문이며, 주요 교통수단으로 대중교통이 가장 높았고 관광지에서의 주요 활동은 자연 풍경 감상과 휴식, 휴양, 음식 관광, 가족 친지 방문 순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데이터로 본 혼행 특성 관광빅데이터(통계청,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련 논문, 카드소비데이터, 소셜 및 미디어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 여행 전체 중 혼자 여행의 언급 비중은 약 3.4%를 차지했지만 백신 접종 이후에는 3.6%로 증가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펜데믹 직후 혼행 비중은 약 3.7%까지 감소했으나 1차 대유행이 발생한 2020년 3월 이후 반등하기 시작한 것. 일반인 대상 백신 접종이 확산하면서 코로나19 이후 혼행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백신접종 이후 1인 시장(혼밥, 혼술, 혼행, 혼캉스)의 활동 관련 키워드의 언급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행은 백신접종 이후 키워드 언급량이 백신접종 이전 대비 약 8% 상승했으며 혼행은 혼영, 혼놀, 혼캠, 혼캉스 등 혼자 하는 다양한 형태로 모두 포함하는 의미로 나타나고 있다. 혼자 여행이 증가하는 이유는 다양한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혼자만의 시공간 확보와 새로운 만남 기회, 동반 여행의 불편함 해소가 주요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반자와의 일정 조율이 필요 없이 즉흥 여행이 가능하고, 여행 중 일정 변경의 편리도 혼자 여행을 즐기는 이유로 확인됐다. #경주도 혼자 여행지, 혼자여행 인기 5개 지역 혼자 여행이 증가하면서 혼자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혼행 언급량 상위 5개 지역 가운데 경주도 포함됐다. 혼행 여행지로는 제주도와 서울시, 부산시, 경주시, 강릉시가 상위 5개 지역으로 나타났다. 혼행은 부산과 서울 등 대도시 여행을 선호하고 개인적 공간, 미식, 기록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부동의 1위 제주도를 제외하고 서울, 부산에 이어 경주가 혼자 여행 인기 지역으로 나타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혼자여행이 대도시 여행을 선호하고 가족여행은 자연 친화여행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대도시가 아니라도 경주라는 도시가 혼자여행하기에 선호도가 높은 도시인 것이다. 혼행은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편리한 일정 조율과 빠른 의사결정, 숙소·편의시설 등의 장점이 있지만 혼밥의 불편함과 높은 여행비용, 개인의 안전, 사진 촬영이나 대중교통 이용의 불편 등의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면 혼행 관광객을 지역으로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혼행 소비자들은 주로 주변의 시선과 혼밥의 어려움, 안전염려 등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인식 개선 및 편리한 교통수단과 식당 서비스 등의 인프라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사됐다. 관광업계에서는 1인시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태로 소비자들의 요구하는 서비스 및 상품 제공은 어려움이 있다며 정책 차원의 1인 가구에 대한 분석 자료 및 인세티브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광 전문가는 “혼자 여행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여행 행태 등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지역 관광 산업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다”면서 “선호 지역과 형태 등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스트하우스 증가 코로나19 이후 관광 트랜드가 단체 관광에서 개인, 혼자 여행 등으로 변하면서 지역 관광 업계도 혼자여행자를 위한 숙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세청 생활업종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대다수 업종이 감소함에도 펜션과 게스트하우스 사업자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경주지역 펜션 및 게스트하우스 현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12월 490여 곳에서 2021년 12월 765곳으로 275곳이 증가했다. 이는 이후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국내 여행으로 눈길을 돌린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특히 야외활동과 혼자 여행 등 여행 패턴이 변화하면서 대규모 호텔이 아닌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공급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역 간이주점은 2019년 149곳에서 2021년 102곳으로 감소했고 구내식당 145곳에서 123곳, 노래방 190곳에서 170곳 등 전반적인 감소세를 막지 못했다. 지역 게스트하우스 종사자는 “코로나 확산 이후 대규모 숙박 시설이 아닌 혼자 혹은 둘 만의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공간 수요가 증가하며 1인시장과 가족 단위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변화는 관광 환경에 지자체도 발맞춰 다양한 정책과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북도내 학교 기숙사 내 학생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례안이 지난 5일 경북도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경북도의회 배진석<인물사진> 의원은 제335회 정례회에서 ‘경상북도교육청 각급학교 기숙사 설치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5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에서 심사를 통과하고, 오는 18일 열리는 본회의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조례안 발의를 계기로 보다 체계적인 기숙사 지원 계획이 수립될 전망이다. 조례안에는 △매년 기숙사 설치 및 운영 지원 기본계획 수립 △기숙사선정위원회 구성 △교육감과 학교장 책무 규정 △통학불편자 우선 선발 △학부모를 포함한 학교기숙사운영위원회 구성 △기숙사 학생 자치회 구성 등을 담았다. 이는 기숙사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입소 학생의 생활과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인권 보장 및 학업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규정이다. 배진석 의원은 “경북도는 각 시·군의 면적 등 지리적 특성상 통학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해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가 많다”면서 “조례 제정을 통해 도내 기숙사 생활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시설을 현대화한다면 이러한 약점은 오히려 경북만의 장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도교육청 소관 각급학교 기숙사 운영현황에 따르면 고등학교는 전체 185개교 중 142개교(76.8%), 특수학교는 8개교 중 6개(75%), 각종학교 7곳(100%), 중학교는 267개 중 6개교(2.25%)가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도내 중·고교, 특수학교, 각종학교에 다니는 전체 학생수는 12만9703명이며, 이중 기숙사 입소 학생은 1만5068명으로 11.6%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의 95.8%에 해당하는 1만3564명이 고등학생이다. 전체 고등학생 6만2986명 중 5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주로 대학입시나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 기숙사에서 일상생활을 하며 학업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기숙사 1실당 인원이 3명 이상 배치되는 곳은 3058실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대면수업이 증가한 상황에서도 기숙사 내 온라인 양방향 수업실을 운영하는 학교는 62개로 38.5%에 불과해 학업 여건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배진석 의원은 “기숙사 생활환경이 학업 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때 학교 기숙사 관련 조례는 진작에 마련됐어야 했다”면서 “기숙사의 정서적·물리적 환경이 곧 학생의 일상생활 및 학습권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경북 교육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시가 민선7기 성과를 바탕으로 민선8기를 이끌어갈 7대 핵심정책체계를 정비해 중단 없는 시정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사진> 경주시는 지난 11일 시청 알천홀에서 ‘경주 핵심정책 전략T/F 추진상황 보고회’를 가졌다. 보고회에는 주낙영 시장, 김호진 부시장을 비롯해 국·소·본부장과 과제 추진부서장 등 150여명이 참석해 핵심정책 공유와 추진과제의 통합·조정을 위해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그간 경주시는 개별부서의 한계를 뛰어 넘어 경주비전 실현과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핵심정책 역점 추진과 성과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했다. 또 경제기업도시 성장, 관광트렌드 선도, 기후변화 대응 등 우선적으로 추진해 중단기·단계적 성과창출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할 정책분야를 주제별로 구분해야 했다. 이에 시는 중앙부처·경북도·경주시의 공약과제와 2040 미래종합발전계획, 코로나 팬데믹 극복, 연구용역 과제 등을 토대로 7대 핵심정책 전략 T/F팀 구성과 분야별 49개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주요 과제전략 T/F로는 △서라벌 도심활성화 △경제산업 기업도시 △경주형 신농업 △온 가족 행복경주 △스마트시티 혁신 △클린녹색 환경도시 △미래발전 전략 선도 등이다. ‘서라벌 도심활성화 전략’은 침체된 도시에 경제 활력을 위해 상권특화사업 및 야간경관·정원사업을 추진하고, 단절된 도시구간을 연결해 시민과 관광객 유입을 도모해 나간다 ‘경제산업 기업도시 전략’은 SMR 등 원전산업 전주기 생태계 조성 및 차세대 과학혁신도시 도약 발판을 다지고, 미래자동차 산업개편과 노사민정 상생을 위한 일자리모델을 확립한다. ‘경주형 신농어업 전략’은 미래 농어업 육성, 주거환경 현대화 및 농촌인구 유입, 지역의 소득증대사업을 추진해 활력 있는 농어촌을 조성한다. ‘온(溫, ALL)가족 행복경주 전략’은 출생부터 노후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특별복지 시책을 확대하고, 거버넌스와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간다. ‘스마트시티 혁신 전략’은 국정과제 신라왕경 디지털 복원과 함께 골목상권 및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시민의 안전망 및 첨단 교통망 확보를 위한 ICT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한다. ‘클린녹색 환경도시 전략’은 황성공원 원형복원 및 복합문화 인프라 개발, 동해남부선 폐선 개발 등 시민과 밀접한 생활 인프라를 확충한다. ‘미래발전 전략 선도’는 역사문화관광 행정특례시 지정 및 관광혁신 뉴딜 전략모델을 추진하고, 산·강·해와 도시핵심 콘텐츠를 뉴브랜딩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지향적 전략사업을 추진한다. 경주시는 부시장을 중심으로 분기별 실무조정 및 현황점검 등 회의 개최를 통해 추진상황을 확인하고 2023년도 국·도비 확보에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주낙영 시장은 “이 추진과제는 향후 정부방침과 시책에 따라 계속 업그레이드 해야 할 핵심사업”이라며 “경주 비전을 공유하고 여러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신경주역세권 내 (가칭)화천초등학교 조기개교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육당국의 다각적인 검토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소현 의원은 지난 7일 제271회 경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역세권 아파트 단지 입주시기보다 화천초 개교가 1년 6개월 지연됨에 따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교육청이 건천읍 화천리에 약 496억원의 예산으로 총 52학급, 4층 규모의 화천초를 신설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역세권 신축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이 2024년 7월부터 시작되는 반면 신설되는 화천초의 개교는 2026년 3월로 최대 1년 6개월 이상의 간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약 7km 떨어진 경주초에 통학버스나 학부모 차량으로 등하교 해야 하고, 통학에 필요한 버스만 수십대로 교통 혼잡과 사고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며 “또 경주초에 설치될 컨테이너교실은 임시적인 대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택지개발에 따른 인구유입이 학교의 부재로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교육청 측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령을 이유로 시기 조정은 힘들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타 지역 사례로 화천초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승인일은 올해 1월 28일, 개교예정일은 2026년 3월인데 반해, 충남 아산온샘중은 1월 26일 승인, 2025년 3월 개교, 김해 장유신문초 4월 22일 승인, 2025년 3월 개교 예정인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들 학교들은 비슷한 시기 교육부 중앙투자심시가 통과됐음에도 개교예정일이 1년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은 공사규모를 감안하더라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관련 법령을 간과하면서까지 무리하게 개교를 앞당겨달라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교육시설 부재가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학교설립에 따른 초등학교 조기개교에 대해 다각적인 검토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경북교육청 및 경주교육지원청과 지속적인 정보교류로 화천초 조기개교에 대한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타 지역 사례를 참고해 일정 단축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새로 입주하는 주민들의 불편 해소와 임시 수용학교인 경주초의 과밀화 해소를 위해 구체적인 통학대책안 등을 수립할 수 있도록 주민, 경주교육지원청, 학교, 경주시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을 제안했다.
나날이 하락하고 있는 쌀값안정화를 위해 경주시만의 특화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광호 의원은 지난 7일 시정질문을 통해 경주시의 쌀값 안정화를 위한 특화된 시책과 쌀값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쌀 소비촉진계획을 물었다. 박 의원은 “최근 국내 쌀 가격이 전년 수확기 평균에 비해 무려 24.9% 떨어져 45년 만에 최대 하락을 기록하고, 쌀 재고량 증가 등 쌀 산업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며 “게다가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가 입찰방식의 시장 격리제도는 과다한 경쟁을 부추겨 쌀값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쌀 생산농가에 손해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농협과 농협미곡처리장은 경영악화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을 위해 창고에 보관중인 구곡을 손해를 보며 팔고, 햅쌀을 다시 매입하는 과정을 매년 되풀이하고 있다”며 “특히 농민들은 비료와 농약값이 연일 오르는 데다 쌀값폭락까지 겹쳐 극심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경주시는 경북 최대 경지면적과 전국 최대 농업도시이며,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3만50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쌀값 안정화 정책과 쌀 소비촉진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낙영 시장은 쌀값 안정화를 위해 공공 공급과 수요측면에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시장은 “벼 재배면적 감축 및 논 타 작물 재배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개별농가의 참여유도를 위해 논 타 작물 재배참여농가에 대해 1ha당 150만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해 연간 100ha씩, 5년간 500ha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요측면에서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2022년 보조사업으로 가공식품 육성 사업비 10억원 융자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8월부터 옥션, 지마켓 등 대형 온라인쇼핑몰과 오프라인 판매처에 경주 쌀 할인판매행사, 쌀 지역소비 촉진을 위한 MOU 체결을 통해 경주 쌀 우선 매입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주 시장은 내년에도 연 2회 쌀 소비 촉진행사와 온라인 판매확대, 전국적인 판매처 확보로 쌀 소비를 촉진하는 등 지역의 쌀값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광호 의원은 두 번째 질문으로 ‘제2서천교 건설’ 계획과 서천교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방안에 대해 물었다. 박 의원은 “신경주역 및 서경주지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주요관문인 서천교는 평균 3만여대, 주말에는 2만7000여대의 통행량이 있는 주요노선”이라며 “교통량은 이미 한계점을 넘은 상태로 시민 및 관광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경주역세권 개발사업으로 6300세대, 1만5000여명의 인구 계획이 돼있어 향후 교통체증은 점점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제2서천교 건설추진 계획과 서천교 교통체증에 관한 경주시의 해결방안을 질의했다. 이에 대해 주낙영 시장은 “제2서천교 건설은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시의 재정형편과 우선 순위상 당장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즉각 시행에는 난색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제2서천교 건설은 향후 교통량 증가와 도시개발 등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량 건설 시기, 위치 등을 검토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교통정체 해소와 관련해서는 “상구-효현 간 국도대체 우회도로와 2023년 준공예정인 황금대교, 동국대 유치원-동대교 간 흥무로 확장공사 등이 진행 중에 있다”며 “모두 준공되면 진입 차량이 일부 분산돼 교통난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경주시가 의료·산업 등 각종 폐기물 처리량이 타 지자체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대응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강희 의원은 지난 6일 시정질문을 통해 “경주시는 폐기물 처리 관련 사업 인·허가 및 증설 건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경주시의 현재 폐기물 처리업체 관련 여러 지표 수치들을 보면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경주시의 산업폐기물 매립량은 13%로,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최고 수치다. 경북 전체가 배출하는 산업폐기물이 전국의 10%인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 또 일일 소각량 96t에서 120t으로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경주의 한 의료폐기물 소각장 역시 전국 최고의 의료폐기물 소각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경주시가 왜 폐기물 사업이 번창한 지역이 됐는지, 그리고 주민들의 기본적인 주거환경권에 대한 강력한 저항과 요구에 어떤 대안이 있는지 따져 물었다. 주낙영 시장은 먼저 경주시의 폐기물 처리시설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 경주의 사업장폐기물 매립시설 4개소,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1개소, 일반폐기물 소각시설 1개소 등 총 6개소가 운영 중이다. 이는 전국에서 5% 수준이다. 매립대상 사업장폐기물은 2020년 기준 약 41만t이 매립돼, 전국 매립량 360만t의 약 11%다. 이는 처리량이 전국대비 다소 많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주 시장은 “최근 시에 산업단지가 많이 조성돼 그 부대시설로 폐기물 매립시설을 설치하게 됨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처리량이 일시적으로 많아졌다”며 “현재 폐기물 매립시설 2개소가 곧 종료될 예정으로, 향후 산업폐기물 처리량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폐기물 관련 법령상 폐기물 처리업에 대한 영업구역 제한을 두지 않아 폐기물 배출자는 전국 어디로든 폐기물의 위탁 처리가 가능하다”면서 “이 때문에 폐기물 배출자는 저비용·고효율로 처리할 수 있는 처리업체를 선정해 폐기물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처리 기업의 향후 허가 여부에 대해서는 “폐기물 처리 허가 제한 또는 금지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어 지자체가 단독으로 제한하는 데는 여러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 시장은 “매립·소각시설 설치가 집중돼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주민 건강에 피해를 주는 사례는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주변 입지 여건과 폐기물 발생량 등을 고려해서 공공복리와 시민 삶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가능한 추가 허가는 최대한 억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강희 의원은 또 악취관리지역과 광역 단위 대기개선사업에 선정된 두류공업지역이 아직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악취관리지역은 악취가 나는 그 순간에 공식적인 방법으로 기준치를 넘는 냄새를 포집해야만 행정적인 절차가 가능해 현실적으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또 대기개선사업은 내년까지 예산 30억원이 책정돼있지만 사업주가 신청할 때만 사업이 이뤄진다. 하지만 현재까지 신청한 사업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사업주가 이 사업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경주시의 대처 방안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주 시장은 “두류공업지역은 환경부의 광역 단위 대기개선사업 2차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이번 추경에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며 “현재 사업비 약 88억원 정도의 악취방지시설 설치 계획서가 접수돼 있는 상태”라며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 의원은 주장에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재 두류공업지역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악취를 초과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강화됐다”며 “향후 악취방지시설을 추가 설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 및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진에 대한 대피요령 등 행동수칙에 대한 사전교육 절대 필요
동천동 한수원 사택 부지인 상리마을 도시기반 시설 사업과 관련, 주민 불편해소를 위해 마을 전체의 도로 확·포장 공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천동 변전소 철탑 3기 지하매설 관련해서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한전이 사업비 전액 부담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순희 의원은 지난 6일 시정질문을 통해 먼저 “동천동 한수원 사택을 건립계획지구 내에는 도로가 교통흐름에 원활하게 설계돼있지만, 마을외부로 향하는 진·출입도로는 농로로 도로폭이 협소하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어 “현재 동천동 한수원 사택 진입로 노폭이 현재 계획대로 시행되면 교통 혼잡은 물론, 빈번한 교통사고 유발로 주민들의 불편은 가중될 것”이라며 “동서남북 마을 진입로 끝까지 확·포장 공사를 해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낙영 시장은 상리마을 도시기반 시설 사업에 대해 “인구증가 및 교통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금학경로당 앞 도시계획도로 300m 구간은 2021년부터 토지보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3년 마무리하겠다”며 “알천수개기~50사단 군부대 진입로에 연결된 도시계획도로 1.3km는 주민통행량이 많은 구간을 우선으로 단계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로 구간 중 구황동~용강네거리 구간은 현재 실시설계용역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협소한 도로를 확장해 교통사고예방 및 주민의 쾌적한 정주여건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한 의원은 변전소 주변 철탑단지를 지하매설사업 추진의향도 질의했다. 그는 “지난 2020년 변전소 옥내화 사업은 완공했지만 철탑 지하매설사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1973년 설치된 낡은 철탑은 태풍 등 강풍에 노출돼 위험하며 주민들의 생활권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의원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수원 동천동 사옥 준공 전 동천동 철탑 3기 지하 매설 사업 예산을 확보해 추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주낙영 시장은 “지난 2015년 한전의 동천동 변전소 옥내화 사업 계획 수립 시 지중화는 누락됐다”며 “2018년부터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수차례 한전에 전액 부담으로 송전탑 3기를 철거하고 선로지중화를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주 시장에 따르면 선로지중화 사업은 한전이 전액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지중화 비용을 경주시에서 50% 이상 부담할 경우 한전 자체 지중화심의위원회 심의절차를 거쳐 지중화 대상으로 선정 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중화 시행 시 가공-지중연결철탑(C/T) 신설 및 부지확보가 필요하다는 한전의 답변을 받았고, 한전은 이 같은 입장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것. 주 시장은 “지중화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타당성 검토 결과 총사업비는 105억원 이상 소요되고, 시가 50% 이상을 부담해야 추진이 가능한 것으로 나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 시장은 “최근 한전이 5년 넘게 적자가 누적돼 50% 비용을 부담하는 사업을 지양하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동천동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한전과 협의를 지속해 장기적으로 사업이 반드시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경주시의 미준공된 일반산업단지의 조속한 준공대책과 철저한 관리 방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동해 의원은 지난 6일 제271회 경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경주시가 도내 타 지자체에 비해 미준공된 산업단지가 많고, 민간사업자 위주로 추진돼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역 내 일반산업단지 30개소 중 천북일반산업단지 등 16개소가 미준공 상태로 조성 중이거나 부분 준공, 일부 가동 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경북도내 경산시는 준공 4개소·조성 중 2개소, 김천시 조성완료 2개소·조성 중 1개소, 포항시 조성완료 4개소·조성 중 4개소, 영천시 조성완료 1개소·조성중 3개소 등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이에 김 의원은 “도내 인근도시들이 경주시보다 월등히 산업단지 수는 적으면서도 규모는 크고 준공율은 높다”고 밝혔다. 또 “사업 주체도 경주시는 민간사업자가 대부분인 반면 이들 도시는 지자체 또는 대기업, 한국토지공사, 경북개발공사 등으로 신뢰도와 규모면에서도 차별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30만㎡ 이상 일반산단은 기반시설과 상하수도 시설을 국비로 지원해주는데, 경주시는 30만㎡ 미만 규모가 작은 산업단지가 18개소로 곳곳에 승인이 남발됐다”며 “이는 기반시설부족 등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 유치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반산단 미준공으로 입주기업의 피해는 물론 각종 민원, 고용불안, 환경문제, 미흡한 유지보수 등 많은 피해를 낳고 있다”면서 “사업주체인 민간사업자에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경주시가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돼 조속히 준공되도록 철저한 행정지도와 점검을 해야 할 책임도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경주시가 미준공된 일반산업단지의 조속한 준공대책과 철저한 관리 방안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주낙영 시장은 “현재 조성 중인 산업단지 가운데 5개소는 경기불황에 따른 자금조달 확보 한계, 토지소유자와 법정소송 등으로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며 “또 일부 5개소는 대부분 등기 예규에 따른 1인 소유권이 확보되지 않아 준공이 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간 미개발 산업단지의 정상화를 위해 사업시행자에게 산업단지 입주 수요 재조사와 현행에 맞는 개발계획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며 “사업 시행이 불가능한 시행자는 산업입지법에 따라 사업시행자 취소, 신규사업 시행자 공모 및 사업규모 조정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해 원활하게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준공 산업단지에 대해서는 “유치업종 확대 및 기업유치 홍보활동 강화, 산업단지 투자기업 인센티브 지원과 기업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타 시·군 이전을 예방하고, 산업단지 내 신축 이전 유도 등 적극 행정으로 조기에 산업단지가 준공될 수 있도록 사업시행자를 독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주 시장은 “경주시는 사업장 점검 및 사업시행자 행정지도 회의 등 다양한 대처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준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해 의원은 두 번째 질문으로 관광농원 인허가에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김 의원은 “현재 관광농원은 대부분 부동산 개발 사업이나 용도전환에 따른 투기목적, 글램핑, 야영장, 상업시설, 커피숍까지 사업취지와는 다르게 변칙 운영되고 있다”며 “또 경관저해는 물론, 산림훼손과 난개발로 자연재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주시도 이에 대처하기 위해 ‘경주시 농어촌 관광 농원개발계획 승인 및 사후관리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다”면서 “관광농원의 본래 취지대로 농어민, 농어업법인체 등이 운영해 건전한 개발을 유도하는 확실한 대안을 밝혀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주낙영 시장은 “관광농원의 승인 및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사업신청 시부터 사업계획, 자금조달계획 등을 철저히 검증해 공사 중단, 사업기간 연장 등을 최소화하겠다”며 “준공된 관광농원은 운영실태, 사업취지 적합성 여부 등을 연 2회 정기·수시 점검해 당초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10월 이내 경주시 주민등록인구수가 25만명선이 무너질 것이 확실시되면서 그동안 펼쳐왔던 인구증가 정책의 방향도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구 감소세를 지연하거나 인구수가 줄어들었을 때를 대비한 정책 마련과 각종 연구가 시급하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경주시 주민등록인구는 25만108명으로 10월 중순을 넘기는 시점에 인구 25만명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말 25만1627명에서 9월말 25만108명으로 9개월 만에 1519명 감소했고, 월 평균 약 169명씩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10월 중순경 24만명대로 내려앉게 될 전망이다. 경주시 인구수 25만명선이 붕괴되는 것은 지난 2015년 11월말(25만9686명)을 기점으로 하면 6년 11개월 만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주민등록인구수는 1999년 29만2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해왔다. 지난 2008년 10월말 26만9896명으로 인구 27만명선이 무너졌으며, 7년 1개월이 지난 2015년 11월말엔 26만명선이 붕괴된 것이다. 인구가 감소하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 악화와 교부세 등 국가보조금 감소, 도시 활력 저하 등 다양한 분야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지역발전을 어렵게 만든다. 이 때문에 경주시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복지로 인구감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인구증가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시는 고령화, 자연감소, 교육환경, 의료, 출산율 등 여러 인구감소의 원인을 분석하고 ‘품은 희망, 낳은 행복, 함께 키우는 경주’라는 슬로건으로 인구증가를 위한 24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출산장려금 대폭 확대 등 출산장려 분위기 조성 △‘교육비용 3無 정책’ 등 교육복지 실현 △아동·청소년·맞벌이 가정 지원 강화 △여성·청년 살기 좋은 도시 조성해 인구유출 방지 등이다. 하지만 각종 인구증가 정책에도 불구하고 매년 줄어드는 인구감소세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총인구는 2020년 5184만명 이후 계속 감소해 2070년에는 3766만명(1979년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통계청은 총인구 감소 시점을 2029년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한국의 인구절벽 시계가 8년 더 빨라진 셈이다. 문제는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15년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약 380조원이라는 재정을 투입했지만 인구 감소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경주시 차원의 인구증가정책만으로는 가파른 인구감소세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경주시로 인구 유입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지금부터라도 피할 수 없는 인구감소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변성희 한국관광정보정책연구원장은 “경주시 인구가 23만명, 20만명으로 줄었을 때의 대비나 연구가 함께 필요하다”면서 “적은 인구에 적은 건물과 토지를 사용해 작게 성장하는 ‘스마트 쇠퇴’라는 축소도시의 전략이 논의돼야할 시점이다”고 밝혔다. 변 원장은 미국의 영스타운을 예로 들며 ‘도시축소의 시대’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쇠퇴하고 작게 성장하느냐에 지방도시의 존폐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영스타운은 제철산업의 몰락과 함께 17만명 인구가 8만명으로 급감했으나 10만명 이상 도시로의 규모 회복이 아니라 현재 인구에 맞게 도시의 규모를 창조적으로 축소함으로써 재생에 성공한 바 있다는 것. 변성희 원장은 “경주시가 인구 30만의 장밋빛 전망에서 벗어나 성과 위주 행정 중심의 도시 재생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선순환의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낼까를 고민해야할 때”라며 “한국보다 앞서 저성장과 지방 침체에 봉착한 외국의 도시들을 반면교사 삼아 더 나은 정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들꽃愛 산책길 우연히 마주친 들꽃이 나를 설레게 합니다. 은은한 들꽃향기에 잠시나마 여유를 가져봅니다. 소박하고 진솔한 들꽃 같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화병에 꽂아 곁에 두고 싶지만 마음만 내어 봅니다.
올해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 이후 지역주민이 첫 주민발안제로 발의한 경주시 청년지원조례안이 경주시의회에서 부결됐다. 진보당 경주시위원회 등이 공동 발의한 이 조례안은 지난달 29일 경주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에서 출석의원 6명의 만장일치로 부결됐다. 이들이 발의한 조례안에는 △1000명의 미취업 청년에 경주형공공일자리 제공 △청년사회주택 마련 및 임대주택 무상 보장 △최소 180일, 최장 240일 이직 준비급여 지급 등을 담고 있다. 조례 발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시민 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주민 조례 관련 법률에 따라 3353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 경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렇게 상정된 조례안에 대해 시의회 전문위원은 매년 약 276억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한 반면 경주시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이유로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안 검토 결과를 내놓았다. 시의원들도 청년지원에 대한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경주시의 열악한 재정으로는 당장 시행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경주시도 이미 ‘경주시 청년기본조례’가 제정돼있고, 올해 청년의 해를 선포한 만큼 다양한 청년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이번 조례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결국 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는 이날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진보당 경주위원회 등 지역 진보 3당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의회를 비판했다. 또 시의회 의장에게 의장 직권의 경주시 청년지원조례안 상정 요구 등을 담은 항의서한도 전달했다. 조례안 부결에 따른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조례안 부결까지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소통 부재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조례안 발의 과정에서 현재까지 진보당 경주위원회 등과 경주시가 이와 관련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경주시가 시민들이 제안한 조례안을 경주시의회로 떠넘겨버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조례안을 발의한 이들 역시 매년 많은 재정이 투입되는 사안을 두고 집행부와 소통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의아스럽다. 결국 소통 부재가 갈등의 씨앗을 키운 셈이 됐다. 이번에 부결된 조례안을 들여다보면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청년 주거복지와 노동 조건이 열악한 현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경주지역 청년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차제에 경주시가 청년정책 수립에 있어 이 같은 지역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획기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 갈등보다는 소통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2021회계연도 경주시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결산검사 결과 기금활용 실적 저조, 명시이월사업 과다 등 개선·권고 사항 12건이 제기됐다. 제271회 경주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 제출된 ‘2021회계연도 경주시 결산검사의견서’에는 12건에 대한 지적과 함께 개선 및 권고사항을 내놓았다. 의견서에는 순세계잉여금 최소화로 재정효율성을 제고한 사례 등 등 3건의 우수사례도 담겼다. 결산검사는 매년 이뤄지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지적 중 하나가 당해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고 다음 해로 넘기는 이월예산이 많다는 것이다. 의견서에 따르면 2021회계연도에 사업비 전액이 명시이월 된 사업은 262건, 606억여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억원 이상 사업이 전액 명시이월 된 건수는 74건, 예산액은 382억여원으로 나타났다. 매년 명시이월이 발생하는 것은 사업의 발주시기가 지연되거나, 사업을 수행할 보조사업자 선정 지연, 토지 등의 보상 지연 등이 주된 이유다. 여기에 집행부의 적극적인 업무수행 의지 부족 등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월되는 예산이 많아지면 경주시가 추진하려는 다른 사업 예산을 적기에 투입하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행정 신뢰성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눈에 띄는 지적은 기금 활용실적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경주시 총 11개 기금 중 체육진흥기금, 양성평등기금, 남북교류협력기금, 노인복지기금, 자활기금 등 5개 기금의 사용비율이 평균 2%에 그쳤다. 5개 기금의 전년도 조성액 총 92억7800여만원 중 2억여원을 사용해 활용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월예산을 줄이려면 사업 구상단계부터 타당성을 검토하고 철저한 사전조사와 사업 여건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 또 기금운용과 관련해서는 사용실적이 미비한 경우 일반회계로 편성해 운용하거나, 기금 폐지 등도 검토해야 한다. 집행잔액과 이월액의 지침에 자체적으로 범위를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해당부서의 예산편성 시 패널티를 주는 방안 등도 적절해 보인다. 예산이 적재적소에 투입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보다 주도면밀하고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할 때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라는 화두 앞에서 사람들은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는 사실에 이론적으로는 공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사람들은 나와 비슷하다’는 심리에 더 크게 좌우되곤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단주의적 성향이 있어서 ‘동질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는 타인들이 나와 생각이 비슷할 것이라는 착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영화적 상상 속에서 가끔 등장하는 ‘도플갱어’라는 단어가 있다. 같은 세상에 존재하는 나와 똑같은 이를 뜻하는 단어이다. 이는 심령 현상에서나 존재하며 영화 속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존재이다. 실제로는 나와 똑같은 이는 물론이고, 나와 유사한 생각을 가진 이도 그리 많지 않다. 심리학자 칼 융은 유형이론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이 수없이 다양해 보여도 인식과 판단 선호의 차이에 의해 상당히 질서 있고 일관되어 있다고 제시한다. 그 이론을 토대로 해서 만든 MBTI 같은 유명한 성격유형검사 조차도 사람을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이해하려고 한다.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유형을 대변하기에는 16가지의 유형도 적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동일한 유형이라도 또다시 하위의 지표로 세분화되니 MBTI에서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의 성격유형조차도 무궁무진하다. 내가 접하는 대부분의 타인들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전제를 가지고 타인을 대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하다.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마음이 자신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이 표출하는 행동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저 사람도 나와 같이 생각해야 되고, 혹은 나와 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내심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다른 행동으로 표출이 되면 그 사람의 진의에 대해 오해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생기는 오해도 갈등의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는 명제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기의 내면을 알아 나갈 필요가 있다. 거기에서부터 출발을 해야 한다.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이론에서 인간의 8가지 다양한 지능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인 자기이해지능이 높은 사람은 운 좋게도 선천적으로 자기이해를 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자기이해지능이 높을 수는 없다. 선천적으로 자기이해지능이 높지 않다면 자기를 스스로 객관화시켜보는 연습을 꾸준히 해서 자기이해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다. 그러면 그 결과로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것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자기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빠뜨리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면,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연습도 구체적인 목표나 가치가 설정되어야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쟁 구도 속에서 학업에만 집중하는 것은 삶의 목표나 혹은 가치에 대한 규명이 명확하지 않기에 언젠가는 방향을 잃게 된다. 그 굴레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나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 즉 나의 내면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한 후에 방향을 설정하고 노력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한편, 사람들에게는 자기가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관성같은 습성이 있다. 이런 습성은 성장기를 지배한 기존의 교육 체계에서 기인한 것도 있고, 부모들로부터 주입되어온 관행적인 방식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있다. 익숙한 습성에서 벗어나거나 그것을 바꾸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더 새로움을 추구하기가 쉽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라는 명제를 이해하는 것은 자신을 더 자유로운 상태로 두기 위한 첫걸음이다. 더 자유로운 상태가 되어야만 자신만의 삶의 목표와 가치를 추구하기가 쉬워진다. ‘다름’을 잘 이해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온전하게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인정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탈원전 정책을 폐기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원전 산업을 다시 살려냈고, 원전 세일즈 외교 덕분에 해외 원전 발주 움직임이 시작됐고, 앞으로도 제가 직접 발로 뛰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여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에너지 전환 정책’(탈원전)을 차별화 하려는 지금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은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어나고 있다. 탄소중립을 지켜야 하고, 한전 적자를 메울 전기요금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은 에너지 안보와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원자력에너지가 최고의 대안이라고 지금 정부는 생각하는 것 같다. 원전 부흥 정책이 가져올 또 다른 지역 갈등과 안전에 대한 문제는 뒷짐 지고 오로지 원전 살리기에만 올인을 하다보면 5년 후에 국민적 저항을 또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 앞선다. 윤석열 정부의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을 살펴보면 2036년까지 12기의 원전을 수명연장 하겠다고 한다. 우리 지역 경주에 있는 월성 2호기가 2026년, 월성 3호기가 2027년, 월성 4호기가 2029년에 설계수명이 완료되는데 지금 정부 방침대로라면 설계수명을 연장할 것 같다. 문제는 사용후핵연료(고준위핵폐기물)처리다. 1978년 고리 1호기 원자력발전소 상업가동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용후핵연료(고준위핵폐기물)관리를 논의 한지가 44년이나 흘렀다. 아직도 법제화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부는 1983년부터 고준위핵폐기물 처분 부지 확보를 위해서 9차례나 노력했지만 국민적 저항 앞에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 지난 8월 31일 대구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이인선 국회의원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8월 30일에는 구미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김영식 국회의원, 작년 9월 15일에는 서울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국회의원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올해 안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이 만들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문제는 이런 중대한 법안을 두고 정부(산자부)는 원전소재 지역(경주, 고리, 울진, 영광, 울주)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청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나 원자력학회, 방폐물학회, 원자력연구원, 한수원, 원전산업계 등 원자력 유관기관들의 친원전 인사들을 중심으로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를 열어서 언론을 통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고 원전소재지역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원자력 강국, 원전 수출, 원전 생태계 복원, 소형묘듈원자로(SMR)’ 등 원전 부활도 좋지만 엄청나게 높은 열과 강한 방사선이 나오는 고준위핵폐기물 처리문제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 이제 경주상황을 점검해 보자. 전국에 24기의 원전이 가동 중에 있다. 이중에 경주는 중수로형의 월성 1호기가 폐쇄되었고, 월성 2~4호기는 가동 중이며, 경수로형의 신월성 1~2호기가 가동 중이다. 그래서 경주에는 5기의 원전이 가동 중에 있다. 여기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고준위핵폐기물)가 경주 월성원전에 중수로 48만996다발, 경수로 658다발 등 총 50만1519다발이 임시저장 되어 있는데, 경주는 월성2~4호기가 중수로 특성상 사용후핵연료가 많이 나온다. 국무총리 산하 제253차(2004.12.17.) 원자력위원회 회의에서 2016년까지 월성원전 내 임시보관중인 사용후핵연료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의결했기에 경주시민 10명 중 9명(89.5%)의 찬성률로 지난 2005년 11월 2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경주로 유치를 했다. 또한 대한민국 국회에서 2005년 3월 31일 법률 제7444호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8조엔 “사용후핵연료 관련시설은 유치지역 안에 건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분명히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안에는 30년간 경주 월성에 임시로 저장한 48만 다발의 사용후핵연료(고준위핵폐기물)의 보관세를 주겠다는 이야기는 법안에 한 줄도 없다. 경주시민들과 동경주 지역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으려고 산자부와 한수원은 배짱을 부리고 있다. 화장실 없는 고급 펜션 주택을 지어놓고 무허가로 지금까지 운영하다가 임시화장실을 만들어 주었더니, 이제는 고마움도 모르는 정부의 처사에 화가 날 지경이다. 2016년까지 사용후핵연료(고준위핵폐기물)을 갖고 나가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지금이라도 지키든지 아니면 보관세를 주든지 정부(산자부)는 선택하라. 소통이 안 되는 정부라면 때로는 투쟁만이 경주가 살길이다.
필자는 경주 도당산 아래를 지나 포석정을 돌아가는 길목을 지나노라면 1719년(숙종45)에 여러 어려움을 겪고 세워진 노론계 인산서원(仁山書院)이 생각난다. 바로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1607~1689)을 모신 서원이라 더욱 특별함이 느껴지지만, 서원의 흔적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지 오래고 인산실기(仁山實記) 등 기록으로 전하는 서적만이 희미한 기억을 이어갈 뿐이다. 본지에 이미 인산서원과 향전에 대해 기고한 적이 있지만, 정작 인산서원과 밀접한 인재(忍齋) 한시유(韓是愈,1670~1723)에 대해서 크게 언급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지금이라도 한시유 선생에 대한 인물정보가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쓴다. 우암 사후에 경북의 남인지역에서 노론계 우암의 배향을 둘러싸고 1704년(숙종30) 거제의 반곡서원(盤谷書院), 1707년(숙종33) 포항의 죽림서원(竹林書院) 등 서원건립이 왕성하였고, 이에 반해 향전(鄕戰:향촌사족 간의 갈등)이 발생하며 지역유림 간에 마찰이 수차례 일어나기도 하였다. 당시 우암은 포항 장기(長鬐)에서 5년간 유배되었다가 1679년 4월 거제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경주부를 경유하였다. 이때 곡산한씨 둔옹(遁翁) 한여유(韓汝愈,1642~1709) 등과 접촉하였고, 이후 한시유(韓是愈)․한흥유(韓興愈)․한희유(韓希愈)․한재유(韓再愈) 등 곡산한씨의 주도로 우암을 모신 봉암영당(鳳巖影堂)을 건립하기에 이른다. 인산서원이 건립되고 이후 1722년 경주부윤 권세항(權世恒,재임1722.4~1723.2)과 울산부사 홍상빈(洪尙賓,1672~1740)을 비롯한 남인계 지역유림들이 인산서원을 무단으로 철거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곡산한씨 한시유가 죽임을 당하며 지역유림 간 불안한 기운이 번졌고, 정권이 바뀌어 결국 1725년 계림사화(鷄林士禍)가 발발해 남인들이 화를 당하게 되면서 지역유림 간 향전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위 계림사화 사건과 관계해 필자는 2018년 동방한문학회에 「계림사화의 배경과 영향 고찰」 KCI논문을 발표하면서 경주에서 발생한 향전을 다각도로 살펴보았고, 한시유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 『인산실기』에 의하면, 인산서원은 우암 송선생을 모신 곳이다. 지난번 기해년(1719) 본읍의 한씨[한시유]가 동지 5,6명과 함께 부의 남쪽 봉암 아래에 영당을 창건하였다. 임인년(1722) 여름 6월 부윤 권세항이 산관(散官) 김세평(金世平) 등과 훼철하였다. 훼철 시에 진사 한시유 공이 운명하고 영정의 지보(支保)에 대해서는 지난 해 사적에 모두 실려 있다. (仁山實記「仁山書院變記」,“仁山尤菴宋先生妥靈之所也. 越在己亥, 本邑韓氏與同志五六姓, 創建影堂於治南鳳巖之下. 壬寅夏六月, 府尹權世恒與散官金世平等毁撤, 毁撤時進士韓公之殞命, 及影幀之支保, 俱載於昔年事蹟.”) 봉암영당 건립과 훼철사건 및 한시유의 장살(杖殺:매를 쳐서 죽이는 일)로 대립양상은 심해지게 된다. 계림사화 발생이전 1709년에 한여유가 타계하였고, 그의 초상에 유림들이 슬픔을 같이하였는데, 당시 계림사화에 화를 당한 10인(孫汝智․李德標․柳恒瑞․金禮甲․李大觀․崔南鳳․權潗․李立中․曺善道․李光熹) 가운데 김예갑․이대관 등이 한시유와 더불어 만사(輓詞)를 지어 슬픔을 위로한 것으로 미뤄보면 영당훼철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만 하더라도 지역유림 간 상황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판단된다. 다만 1722년 봉암영당 훼철사건으로 노론의 한시유가 장살을 당하면서 유림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고, 곡산한씨 내에서도 노론과 남인으로 갈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후 을사년(1725) 부윤 조명봉(趙鳴鳳,재임1725.5~1725.11)이 사건을 재조사하면서 남인 가운데 10명이 유배 등을 당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한다. 한시유는 1705년(숙종31) 증광시 3등 36위로 진사에 합격해 관로의 길을 걸었다. 후손인 백천재(百千齋) 한공한(韓公翰)은 송시열의 6대손 강재(剛齋) 송치규(宋穉圭,1759~1838)에게 족보의 서문을 부탁하였고 “진사 한시유와 그의 족제 한배유(韓配愈)는 봉암 임인년(1722)의 변란에서 가혹한 형벌을 받았지만 조금도 꺾이거나 굽히지 않았다. 평소 정한 뜻이 대대로 전해 내려와서 빼앗을 수 없었던 것이 어찌 아니었겠는가. 그와 같이 지조를 지키고서 만약 등용되었더라면 유익함이 있었을 것이지만, 운명이 다 똑같지 않은 것이 한탄스럽다. … 한공한은 나를 따라 공부하여 뜻을 도탑게 하고 옛것을 배운 사람이다”라 평가하였다. 인산실기는 상당부분 노론의 입장에서 기술된 측면이 많고, 남인과 노론의 입장이 조금은 다르게 기술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남인의 땅에 세워진 노론계 인산서원은 우암의 만남과 곡산한씨의 인연으로 어렵사리 세워진 서원이었다. 당시의 노론과 남인이 오가는 정국 속에 유림의 갈등은 깊어갔고, 학문을 추구하는 학자의 본질 역시 흐렸다. 이에 인산서원을 지키기 위해 몸 바친 한시유 선생은 당시 경주의 노론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인물로 판단되기에 연구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천년의 도시, 경주. 건설사들이 개발하기 두려운 곳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경주가 아닐까? 땅을 파면 몇백 년에서 천 년이 넘는 도자기가 나오는 곳이 바로 경주다. 물론 과장을 조금 보탰다. 얼마 전 한창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가 문화재청과의 문제로 건설 중지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용도지역에 따라 토지를 개발하거나 보존할 수 있는데, 개발의 가장 강력한 적은 사람도 아니고, 돈도 아니고, 바로 문화재다. 문화재는 개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적이다. 그런 문화재가 넘치는 곳이 바로 경주니까, 개발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곳이 경주라는, 아줌마의 논리는 완전 엉터리는 아니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라 경주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 아줌마로서, 환경에 관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동서남북 해안이 모두 다른 아름다움을 가진 제주도가 30년 동안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개발과 환경에 관한 생각은 더욱 깊어졌다. 경주에 와서 원자력발전소가 지도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있으며, 우리 아이들이 지낼 환경에 대한 많은 고민과 질문이 생긴 것은 당연하다. 이런 아줌마의 걱정이 푸념으로만 끝나질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대에서 빌려온 것이다” “우리가 누리는 환경은 물려받은 우리 것이 아니라 후대에서 빌려온 남의 것이다!”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을 함부로 쓰는 것은 범죄다. 깨끗이 사용한 후 돌려줘야 당연한 것인데 함부로 훼손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린가? 아줌마가 어렸을 때 “물을 사서 먹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우스갯소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당연한 현실이 되었다. 공기를 사먹는 것이 우스갯소리가 될 것인지 당연한 현실이 될 것인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공기를 사서 먹는 현실을 우리가 지금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10대 소녀가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하며 금요일 등교거부를 하고 환경운동을 하더니 UN에서 어서 빨리 조치를 취하라고 연설을 한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아이들도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엄마는, 아줌마는 부끄러웠다. 미안했다. 거기에 동참하지 못해서, 아이들이 기후환경을 걱정하게 만들어서, 기성세대로서 무한한 책임감으로! 좀 더 솔직해지자면 “쪽팔렸다” 내가 이십 대 때 기성세대를 바라보면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지 못하면서 매일 치고받는 국회위원들과 자극적인 뉴스들. 그러면서 매일 어른들은 ‘요즘 애들은~’이란 말을 많이 썼다. 그런데 거의 삼십 년이 지나 내가 기성세대가 된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떤가? 문화의 힘으로 한류가 급부상했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그래서 뭐?! 그건 한국전쟁 이후 고난과 배고픔의 시대를 일궈낸 선조들의 힘을 밑바탕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우리 세대만의 수고로 인해 일궈낸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삼십 년 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현실이 한심스럽다. 모두가 발전을 이야기하지만 말고 보존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환경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들이, 어른들이, 아줌마들이 나서서 우리 아이들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되는 현실을 만들었어야 했다. 개발은 쉽지만, 보존은 힘들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한 번 파괴되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것도 있음을 한다. 이익과 보존 앞에서 인간은 선택의 갈림길에 여러 번 설 것이다. 더는 쪽팔리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어른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누가 쇼팽의 국적을 물어본다면? 쇼팽은 그 이름이 주는 느낌 때문에 프랑스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폴란드 사람이다. 그는 바르샤바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속인주의 관점에선 프랑스 사람이다. 아버지가 프랑스 인이기 때문이다. 쇼팽의 아버지는 프랑스 혁명(1789) 후 폴란드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폴란드 귀족 여성과 결혼하여 1남 3녀를 두었다. 쇼팽은 이중에서 둘째이자 외동아들이다. 쇼팽의 귀족스럽고, 여성스런 이미지는 이러한 출생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연극 ‘마우스피스’와 뮤지컬 원작 영화 ‘틱, 틱...붐!’. 이 두 개의 작품과 창작자의 이야기를 다룬 많은 이야기들에서 다루고 있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창작자 본인의 삶과 그 주변 인물들에게 일어난 민감한 사건들이 이야기의 소재로 쓰이는 경우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가에 대한 주제가 언급된다는 것이다. ‘마우스피스’는 메타극(연극 자체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연극으로 작품과 인생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진 반연극)의 형식을 띄고 있다. 40대 중반의 여성 희곡 작가 리비는 가난과 학대 속에서 살고 있는 데클란이라는 한 어린 소년에게서 영감을 받아 공연을 올리지만, 그들 사이에 있었던 일들과 데클란이 살고있는 불편한 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틱, 틱 붐(tick, tick...Boom!)’의 주인공인 존은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있는 29세 남성이다. 그의 여자친구 수잔은 자신보다 창작활동을 더 중요시하는 존에게 상처받고, 싸우는 도중 “너 지금 이 순간에도 이걸 어떻게 노래로 만들까 생각하는 중이지?”라고 말한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나에게 있어서 민감한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했다는 생각에 상처받아 창작이라는 행위 자체를 원망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현재 나는 연기를 하고 있고 우리 예-술하는 인간들은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아픔일지라도 그것을 말하고 싶어 한다. 작가가 아닌 배우들에게도 윤리적인 딜레마가 종종 찾아온다. 몇 년 전 연기를 가르쳤던 한 선생님이 우리에게 조심스레 했던 이야기가 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장에서 우는 도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걸 잘 기억해뒀다가 연기할 때 써먹어야지’ 분명 진심으로 슬프고 마음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이 마음을 기억해야지 하는 생각과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혐오스러운 두 가지 마음의 공존. 나 또한 크게 다를 것 없다. 어찌 보면 이건 배우로서 욕심이 있다는 반증이기에 좋은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순수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없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든다. 늘 마음 한켠에 가지고 있는 죄책감이다. 인생뿐만 아니라 영화나 연극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극을 온전히 즐기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배우들을 보며 나라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에 대한 생각을 한다. 그런 나 자신이 싫어 마음을 비우려 애써봐도 늘 있는 그대로를 느끼는 관객으로 존재한다는 건 꽤나 힘든 일이다. 그래서 ‘인생 작품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쉽사리 말하지 못했던 것일까. 이야기 속 인물이 나와 비슷해 위로받거나 공감했던 작품, 미장센 혹은 음악이나 촬영 기법이 좋아 계속 찾아보게 되는 작품, 스토리가 탄탄하고 인물 관계가 디테일해서 몇 번씩 봤던 좋은 작품들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연기와 창작을 업으로 삼고 점점 나이를 먹어갈수록 인생 작품이 무엇이었는지 말하기가 괜히 곤란하다. 예술 작품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 일은 종종 있다. 나 또한 한 작품으로 인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작품에게 내 인생을 바꿀 여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 내가 주도권을 잡아보겠다는 욕심 때문일까. 다양한 세계와 가치관을 이해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저 업으로 삼은 이상 마냥 젖어들 수 없다는 말이다. 순수하게 바라볼 수 없다면 정확히 잘 바라볼 것이다. 누군가의 인생 작품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 박슬기 씨 : 뮤지컬 배우.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다. 2017년 제1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대학생 여자연기상을 수상하고 대구시비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연수를 다녀왔다. 2020년 치러진 ‘미스 뮤지컬’ 경연에서 대상을 받았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광화문연가’, 베어 더 뮤지컬 외 다수에 출연했고 역시 뮤지컬 ‘앤ANNE’, ‘이상한 나라의 아빠’ 등에서 주연을 맡아 활약했다. 현재 음악 유튜브 ‘티키틱’과 협연 중이며 자신의 음악 유튜브 ‘seulki muto’를 운영 중이다.
노야황후는 황위를 이어갈 외아들이 죽자 자신이 직접 즉위하였다. 지통(持統)이라 불리는 천황이 바로 그녀이다. 지통천황은 넋을 잃고 방황하였다. 아들의 묘를 찾아다니고 아들과의 추억이 서려 있던 곳을 찾아다녔다. 또 그녀는 아들이 죽어 해가 되어 하늘에서 세상을 비친다고 믿고 그 해를 보기 위해 멀리 국토의 동쪽 끝까지 행차하였다. 신하들은 그녀의 방황을 말렸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녀의 방황을 말리는 신하들의 작품을 보자. 만엽집 44번가이다. 吾妹子 乎 去 來/見 乃 山 乎 高 三 香 裳/日 本 能 不 所 見/國遠見 可 聞 “우리의 사리에 어두우신 천황께서 아들에게 갔다오마 하시네. / 황자를 볼 것이라네, 산 높이서 세 여인이. / 해가 떠오르는 곳에서는 응당 황자를 보지 못한다네. / 황자께서는 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나타나신다고 아뢰어야 한다네” 본 작품의 배경이 일본서기에 기록되어 있다. 691년 3월 지통천황이 동쪽 이세(伊勢)라는 곳에 행차하고자 하였다. 떠오르는 아들을 보고자 함이었다. 이때는 농번기였다. 신하들이 ‘농번기를 앞두고 가셔서는 안 된다’고 강력 만류하였다. 그러나 천황은 이에 따르지 않았다. 마땅히 농번기를 피하여야 함에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들을 보러 출타하여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천황에 대해 신하들은 ‘세상 사리에 어두운 여인(妹)’이라는 별칭으로 불렀다. 이 작품은 내용보다 ‘매(妹)’라는 향가문자가 ‘세상 사리에 어두운 여인(妹=昧)’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향가이기에 향가 해독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매(妹)’라는 한자를 네이버 한자사전에서 찾아보면 ‘누이, 소녀, 여자, (사리에) 어둡다(=昧)’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의 연구자들은 사전적 의미도 아닌 ‘아내’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 ‘오매(吾妹)’를 ‘나의 아내’로 풀고 있는 것이다. 일본서기에 이 작품이 창작되는 배경이 기록되어 있다. 신하 삼륜(三輪高市磨)이 ‘농번기를 앞두고 행차해서는 안 된다’고 만류하고 있다. 즉 ‘매(妹)’는 사전에 있는 4가지 의미 중 ‘사리에 어둡다(昧)’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고 추정되었다. 다른 작품의 ‘매(妹)’에도 이를 적용해본 결과 모두가 ‘사리에 어둡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었다. 그래서 ‘매(妹)’를 ‘사리에 어둡다(=昧)’로 최종 확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누이’나 ‘아내’라는 의미로 풀어놓은 향가의 해독이 오독으로 판명되었다. 신라향가에도 ‘매(妹)’라는 글자가 나오는 향가가 있다. 제망매가(祭亡妹歌)가 그것이다. 지금까지는 ‘죽은 누이를 제사 지내는 향가’로 해독되어 왔다. 이제 ‘세상 사리에 어두운 누이’라는 의미로 풀어보았다. 그랬더니 ‘사람이 죽는 것도 나이 순서에 따라야 하는 데 오빠(월명사)보다 먼저 죽는 것은 세상사리 모르는 것이다’라는 의미를 담은 내용의 작품이었다. 제망매가라는 제목도 ‘세상 사리 어두운 누이를 제사 지내는 향가’로 풀어야 했다. 이처럼 향가 문자의 의미를 잘못 알고 푼 경우가 상당수 있을 것이다. 향가 문자의 의미가 재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면 다시 되돌아가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만엽집 하지말고 향가에만 집중하라고. 그 말도 맞다. 일본의 만엽집에는 향가의 배경기록과 같은 이론이 없었다. 만엽집에는 일반 이론은 없지만 4516장이나 되는 풍부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향가의 해독은 한반도 향가에서 시작한 다음 만엽향가로 들어가야 했다. 만엽향가에서 사례의 세례를 받은 다음 또다시 한반도 향가로 되돌아와야 한반도 향가가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