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림사 삼성각은 명부전과 함께 가장 후미진 곳에 배치되어 있다. 삼천불전의 서쪽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오르면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불전이 삼성각이다. 부처님이나 보살을 모신 전각은 편하게 둘러볼 수 있으나 칠성각, 독성각, 산신각 과 이들을 함께 모신 삼성각에서는 발걸음이 멈칫해진다. 삼성각에 모신 세 성인은 불교의 시원지인 인도와는 관련이 없다. 불교가 동아시아로 전해지면서 이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믿어오던 여러 신들이 유입되어 불교 본래의 모습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불교유신론』을 펴낸 만해 한용운은 시왕신앙과 함께 삼성에 대해서 저급한 불교문화의 한 형태라고 하였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매우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져 여전히 불교문화의 한 면을 이루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개구즉착(開口卽錯)’이라는 말이 있다. ‘입을 열어 말을 하면 바로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쭉 해오던 이야기를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다. 대승불교 경전인 『대반열반경』에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이라고 하는데 이는 ‘일체의 중생은 모두 불성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삼성각이 부처님의 가르침과는 다르다고 그냥 나와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기림사 삼성각에는 칠성(七星), 산신(山神), 독성(獨聖)을 함께 모시고 있는데 조각상이 아닌 불화이다. 왜 사찰에는 이성각, 사성각은 없고 삼성각만 있을까? 숫자 3은 ‘해·달·별’ ‘상·중·하’ 등 우주 만물의 근원이라는 주역의 천지인(天地人)과 연관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환인·환웅·단군 등 삼신을 숭배하였다. 3원색이 있고 옛이야기 속 주인공은 ‘아들 3형제’ ‘셋째 딸’이다. ‘삼시 세판’ ‘삼색나물’ 등 일상생활에서도 숫자 ‘3’은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찰에서도 삼성각 이외에도 주로 전각 안에 모시는 불상은 삼존불이라고 해서 ‘3’이라는 숫자를 중시하고 있다. 삼성각에서 가운데 모시고 있는 칠성은 치성광여래를 중심으로 그 좌우 일곱 부처님이 칠성신이다. 칠성신은 도교에서 유입된 신으로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 이 신은 옛날부터 우리나라 민간에서 재물과 재능을 주고, 아이들의 수명을 늘려주며, 비를 내려 풍년이 들게 해주는 신으로 믿어왔다. 이 칠성신이 불교에 흡수되면서 처음에는 사찰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았다가 점차 본래의 기능을 되찾아 별도의 전각인 칠성각에 모시거나 독성, 산신과 함께 삼성각에 모신다. 칠성의 왼편(동편)에 모신 분이 독성(獨聖)이다. 독성으로 모시고 있는 나반존자는 남인도 천태산에서 홀로 선정을 닦아 깨달았다. 독성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부처의 제자가 된 나한으로 말법시대에 출현하여 중생들을 교화했다고 하는데 부처의 제자 중에는 그의 이름이 없고, 이름을 거론한 경전도 없다. 그래서 중국 천태산에서 혼자 도를 닦아 연각(緣覺)을 성취한 나반존자(那般尊者)를 독성이라고 생각하거나, 빈두로존자 혹은 가섭이라 하기도 한다. 흰머리와 희고 긴 눈썹 등 외모상 비슷한 점이 많고 신통력이 있다는 것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나 일본의 문헌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사찰의 독성을 단군신앙의 불교적 전개라고도 한다. 이곳 독성은 기괴한 바위를 배경으로 아주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는데 옆에는 동자가 차를 끓이고 있다. 칠성의 오른쪽(서편)은 산신이다. 산신은 불교가 전래되기 전부터 믿던 토착신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에 이르기까지 산신신앙이 널리 유행하였다. 이 산신이 불교에 수용되면서 호법신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칠성 탱화를 보면 호랑이 등에 걸터앉아 있는 산신 오른쪽 개울 건너에는 동자가 산신에게 공양할 산삼, 복숭아, 영지버섯을 막대기에 꿰어 어깨에 걸치고 산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본래 기림사에는 산령각이 있었는데, 다른 사찰에 있는 산신각과 같았다. 1899년 기림사에 대한 대대적인 중수가 있을 때 산령각도 함께 보수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1979년 무착스님이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이 삼성각을 신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요즘 세상이 참 이상하다. 강의 시간에 학생들이 필기도 안 하고 그저 나를 빤히 쳐다만 본다. 당장 내일모레가 시험인데도 그런다. ‘이거 시험에 나오는 대목인데...’ 하는 심정으로 과장된 몸짓으로 강조해 보지만 정작 녀석들은 두 손 놓고 나만 쳐다본다. 나 보기가 역겨울(?) 때는 그들 손에 들린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를 쳐다본다. 거기엔 미리 올려둔 수업 자료가 열려 있다. 공부를 눈으로 하는 이들이 이상한 건지, 내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 동료 교수님들도 강의실마다 그렇다며 이게 다 코로나의 부작용이란다. 2년 이상을 컴퓨터에 코를 박고 있던 게 습관이 돼서 그렇다고. 이상한 점은 우리 아들에게서도 목격된다.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녀석한테서 자꾸 모기 소리가 나길래 다가가 봤더니, 강의를 1.2배속으로 보고 있었다. “와 이걸 알아듣는다고?”했더니 아들 왈, “이게 편해” 그런다. 어떤 강의는 2배속까지 들어본 적 있다고 으스댄다. 이게 자랑거리인가 싶을 정도로 득의양양한 표정까지 지으며 말이다. 물론 반사 이익은 있다. 학교에서 치는 영어 듣기 평가가 그렇다. 배속으로 듣던 습관이 있어서인지 학교에서 들려주는 ‘정상’ 속도의 영어 문장들이 느릿느릿, 또박또박 들린단다. 우리가 파리 같은 날벌레를 맨손으로 잘 못 잡는 이유가 그들 눈에 인간의 행동이 너무 굼뜨게(!) 인식되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파리 눈에 우리가 휘두르는 손은 너무 느려 언제든지 도망갈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인슈타인 말마따나 시간이 상대적으로 인식되니 가능한 이야기다. 어쨌거나 아들아, 세상은 네가 원하듯 1.2배속으로 돌아가질 않는단다. 커피나 짜장면을 주문해도 금방 나오는 게 아니다. 뜨거운 물을 틀어도 찬물이 제법 나온 다음에야 나온단다. 하지만 이 또한 절대적 금구는 아닌가 보다. 요즘 아들 또래가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 중에는 두어 시간짜리 영화를 15분 안에 요점 정리해주는 영상이 차고 넘치고, 학교에서 지정해주는 권장 도서 그 두꺼운 분량을 30분 안에 완전 해체를 해주고 있다. 그마저도 지루하다면 5초나 10초 건너뛰는 기능도 가능하다. 과학 기술은 이제 우리의 인지 속도마저 조절하고 있다. 젊은이들이야 놀라운 속도의 디지털 신세계에 환호하겠지만, 그 속도를 따라가기에 눈도 침침하고 어깨도 굽어가는 성인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새로운 기술과 계속되는 신제품의 등장이 반갑지가 않다. 그 반작용으로 등장한 것이 소위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해독)’다. ‘디지털 다이어트(Digital Diet)’나 ‘언플러깅(Unplugging)' 등도 같은 맥락이다. 켜켜이 쌓인 독소를 해독하듯 테크노 스트레스를 줄이자는 움직임이다. 카카오톡 데이터센터에 난 화재로 온 나라가 먹통이 되었던 최근의 경험을 잘 기억하시리라.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카운슬러인 C.브로드가 처음 사용한 테크노 스트레스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불안형과 의존형인데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고객은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을 힘들게 따라가느라 스트레스받고, 소프트웨어 기술자는 그 속도를 더 벌이려다 스트레스받는다. 우리는 지금 왜 이러고 있는 걸까? 주지하다시피 스트레스는 과도한 외부 자극에 신체가 가진 항상성(homeostasis)이나 일반적인 반응 체계가 엉클어진 상태다. 요즘처럼 개인의 사적인 영역이 디지털 세계에 침범당하는 상황은 더 큰 스트레스를 부른다. 더 이상 개인은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통제하지 못하고, 원하든 아니든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관계를 맺어야 한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정보 홍수에 노출되고 당연히 스트레스가 끊임없이 발생된다. 테크노 스트레스는 기술(Technology)과 스트레스(Stress)가 합해진 단어다. 왠지 궁합이 안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찰떡궁합이다. 감정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차디찬 소프트웨어와 그럴 수 있냐 하겠지만, 최근 영국에서는 사람이 만진 키보드나 스마트폰에 남아 있는 열을 이용해서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 같은 과학 기술의 빅 스텝은 동시에 우리에게 ‘빅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손에 들린 스마트폰 속 세상이 1.5배나 빨라지더라도 내 걸음걸이는 여전할 테고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줄어든다면, 삶의 기준은 나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이라는 약 오은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라면 지하철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바지에 커피를 쏟지 않았더라면 승강기 문을 급하게 닫지 않았더라면 내가 시인이 되지 않았다면 채우기보다 비우기를 좋아했다면 대화보다 침묵을 좋아했다면 국어사전보다 그림책을 좋아했다면 새벽보다 아침을 좋아했다면 무작정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그날 그 시각 거기에 있지 않았다면 너를 마주치지 않았다면 그 말을 끝끝내 꺼내지 않았더라면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 닦아주는 데 익숙했다면 뒤를 돌아보는 것보다 앞을 내다보는 데 능숙했다면 만약으로 시작되는 문장으로 하루하루를 열고 닫지 않았다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일어나니 아침이었다 햇빛이 들고 바람이 불고 읽다 만 책이 내 옆에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만약 내가 어젯밤에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의지대로 펄럭일 수 없는 생에 대한 역설적 긍정 ‘인간은 슬퍼하고 신은 웃는다’라는 유대인들의 속담이 있다. 참으로 어이없게도 비극은 뒤집어보면 희극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에 자신이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인간들은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불행이 자신이 과거에 선택한 일의 결과라고 믿는 습성이 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은 ‘그 때 이렇게 했더라면’이라는 탄식과 후회를 달고 산다. 오은의 이 시는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고찰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1연이 늦게 일어나거나, 지하철을 놓치거나, 승강기 문을 급하게 닫은 하루의 서사라면, 2연은 새벽까지 깨어서 글을 쓰는 시인이라는 운명을 선택한 자의 고뇌, 3연은 “그날 그 시각 거기”서 우연히 “너를 마주치”고 “그 말을” 굳이 꺼내 결혼에 이른 자신의 생에 대한 후회다. 각 연마다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우연의 생이 입체적으로 진행된다. 4연에서는 “앞을 내다보는” 게 아니라 “뒤를 돌아보는” 일에 익숙한 자신을 괴로워한다. 마침내 5연에서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비하한다. 그러나 시인은 모르고 있었을까? ‘만약이라는 약’은 이미 지나버린 일 때문에 생긴 질병을 낫게할 수 있는 묘약이 아니라는 걸. 그래서 끝 두 연은 앞의 내용에 대한 반전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의 본심은 여기에 있었던 것. 짐짓 “만약 내가/어젯밤에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이라고 너스레를 떨고 있지만, 기실 “내 옆에 가만히 엎드려 있”는 “읽다 만 책” 때문에 시를 쓰게 된 시인의 소명의식과 자부심이 넌지시 빛나는 시이다.
재난이나 참사는 영화제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소재다. 극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숨막히는 상황을 묘사하고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사람의 갈등을 통해 삶의 의미를 조명하고 재난이나 참사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오류들을 통해 그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생일(2019)’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다. 그러나 단 한 차례도 참사의 현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세월호 참사 후 남겨진 어느 가족을 조명하고 있어서다.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수호라는 학생의 가족들이 어떤 트라우마를 가지고 사는지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이겨 나가는지를 그려낸 영화다. 이종언 감독이 세월호 유가족들 곁에서 오랜 기간 그들을 지켜본 후 만든 영화라는 소개처럼 유가족들의 아픔과 슬픔, 다시 살아가려는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이 가슴을 후벼판다.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수호(윤찬영 분)의 가족과 친구들이 수호의 생일을 맞아 서로에게 간직된 기억들을 선물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골은 이 일을 겪지 않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 사고로 해외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느라 아들의 장례식에조차 참여하지 못한 아버지(설경구 분)와 아들의 믿기지 않은 죽음을 혼자서 감당해야 한 어머니(전도연 분), 오빠의 죽음 이후 죽은 오빠에게 사랑을 빼앗긴 어린 여동생(김보민 역)이 부딪히는 갈등은 처연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그 깊은 충격이 결국은 마음껏 소리내어 울고 솔직히 슬픔을 표출함으로써 일부분이나마 치유된다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그만큼 참사가 남긴 후유증은 당사자가 되어보지 못한 입장에서는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깊고도 큰 것이라는 반증이다. 이 영화에서 특별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그것은 수호의 아버지가 한사코 정부에서 제시하는 보상금 타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금쪽 같은 자식의 죽음을 돈으로 바꾼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마당에 보상금으로 참사를 덮으려는 시도를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부모들이 터무니 없는 금액을 요구, 자식의 죽음을 돈으로 흥정하려 한다는 당치도 않은 괴담이 극우 유튜브들을 통해 날조되고 유포되기도 했던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그 깊은 아픔과 의문이 아직도 엄연히 존재하는데 또 다시 이태원 참사라는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참사가 생겼다. 참사로 목숨 잃은 당사자들의 허망함이야 말할 것 없겠지만 이 사고로 남겨진 유족들의 마음은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이번 참사 역시 꽃다운 젊은이들이 무참히 쓰러졌다는 측면에서 유족들의 마음은 더 아플 것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 역시 비통하고 안타깝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번 참사의 원인이 경찰과 공직자들의 무사안일에서 비롯된 것이고 11번이나 접수된 시민들의 제보조차 무시된 것이 밝혀져 ‘국가부재’를 실감하게 했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과 공직자들은 참사를 수습하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주력하기보다 집권자에게 아부하기 급급해 급격히 민심을 사찰하는가 하면 참사 자체를 ‘사고’라 규정하거나 ‘리본에 근조 글씨를 못 쓰게 하라’는 등 국민정서와 반하는 지시로 정부 스스로 구설을 만들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연일 장례행사에 참석하고 종교행사마다 다니며 비공식적으로 애도와 사과를 표명했을 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또 다른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물론 우리는 이번 참사 역시 세월호 참사가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뎌지고 익숙해질 것임을 안다. 그러나 유족들은 해마다 숨진 가족들의 생일날이 되면 남몰래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그 눈물이 조금이라도 덜 흐르도록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문책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다. 그래야 참사 희생자들의 생일들이 조금이라도 덜 아릴 것이다.
만엽집을 연구하면서 느끼는 미스터리 하나가 있다. 만엽집 최대의 수수께끼일 것이다. 현재 만엽집 권제1에 수록된 작품 수는 84장이다. 84라는 숫자는 만엽집의 숫자 개념으로는 있을 수 없는 파격의 숫자이다. 만엽집의 숫자 개념을 권 제1에 적용하자면 만엽집 권 제1은 마땅히 80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8은 ‘많다’의 개념이다. 사통팔달, 팔선녀 등에서 이러한 숫자 개념을 본다. 그래서 80은 무한대의 숫자를 상징한다. 하나하나의 향가도 힘을 가지고 있는데 무한대의 향가 작품으로 구성된 만엽집은 초강력 힘으로 지통천황 후손들의 치세를 이어가게 해야 할 것이다. 그를 위해 만엽집 편찬자는 당연히 80번가로 만엽집 권제1의 끝을 맺었어야 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누군가가 80이라는 무한대의 숫자를 파괴해버리고 84로 만들었다. 의도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숫자가 나왔다. 여기에는 특정한 의도가 숨어있다. 누군가 지통후손들의 황통을 끊어버리고자 한 것이다. 그를 위해 4편의 향가를 만엽집 권제1에 추가하였다. 그것이 81~84번가이다. 지통으로 부터 이어지는 황통을 끊고자 하는 세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우선 사람들 마음에 둥지 틀고 있는 지통천황을 저승으로 보내버리고자 했다. 틀림없었다. 그녀의 치세를 마감하기 위한 향가 3편이 권제1에 추가되어 있었다. <81번가> “산 너머로 지통천황이 정자(井字) 꼴로 구획하여 지은 등원경이 떠나가는 게 보인다. / 지금까지의 공적을 알려 그대를 이롭게 하리. / 귀신의 바람처럼 대단했던 그대의 기세를 이세신궁의 처녀들이 드러내고 있다” 711년 지통천황 치세를 상징하는 등원경이 불에 타버렸다. 그리고 81번가부터 만엽집 작품 구조에 강렬한 단층선이 나타나고 있다. 등원경과 지통천황을 저승으로 보내고 있다. 없어도 될 작품이 배치되어 있다. <82번가> “포구에서 등원경이 저승배 타는 것을 도우라. / 정들었던 옛 도읍이 저승배 타는 것을 도우라. / 그대에 대한 사랑은 오래도록 굳세어 변함없을 것이다. / 하늘에 가시어도 온 나라에서 절하고 있는 우리를 응당 보시리” 이 작품 역시 등원경을 환송하고 있다. 붙잡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83番歌> “바다 밑 물굽이 치는 나루에 하얀 물결이 솟구친다. / 밭 위의 산을 어느 때 사슴이 넘어갈 것인가. / 세상물정 모르는 분께서 마땅히 나타나시어야 하리” 등원경을 보내더니 이번에는 지통천황을 환송하고 있다. 이로써 한 시대가 마무리되었다. 작자는 지통천황에게 갈 때가 지났으니 비록 저승바다에 흰 파도가 일더라도 이제는 떠나셔야 한다고 저승길을 재촉하고 있다. 한 시대가 강제로 보내어지고 있다.
SDGs와 ESG 경영을 지역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한 ‘거버넌스(협치)’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시대적 요구다. 정부의 역량만으로는 고령화, 저출산,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환경과 에너지, 다문화, 지방소멸 등 복잡·다기한 도시문제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관이 함께 정책을 결정하고, 공동으로 집행·평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새로운 협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자체의 협치 시스템 점검은 민·관이 함께하는 체제(공동 결정·집행·평가)이자 시민이 행정의 주체가 되는 모델 구축을 의미한다. 민관이 상호 이해하고, 신뢰를 쌓기 위한 제도와 인식 혁신은 협치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좋은 협치(Good governance)는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지역 시민사회에 대한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의 인식 전환, 새로운 민관 협력시스템에 맞는 조직·인사·예산 등 시스템 전반의 혁신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기존의 가치와 수단을 전환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할 때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의 거버넌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행정혁신 추진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협치 시정의 시작은 공직자의 협치 시정 역량 강화를 통해 행정체계를 구축하고 학습과 네트워킹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는 복합적 과정이다. 즉, 시정 협치 과정에서 의사결정 및 활동 과정에 참여하는 행정의 역량(capacity building)과 혁신적인 정책의 영향력(empowerment)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 거버넌스의 총체적 역량도 더불어 강화되는 발전적 과정이다. 경험적인 사례 연구는 공직자의 혁신 수용성이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혁신과정의 민주성, 혁신성과에 대한 긍정적 인식확산, 자치단체장의 민주적 리더십(혁신에 대한 관심, 의지, 지원), 지역 실정에 맞는 행정 혁신 목표와 과제 설정은 행정혁신으로서의 거버넌스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기여한다. 물론, 민간도 공공부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역량을 높여, 구체적인 정책의제 제시 및 공동실행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해외나 국내 지자체 협치 체계 구축은 공히 ‘유연성과 자기교정능력’을 담보하기 위한 행정 거버넌스 역량 파악을 1차적 과제로 설정한다. 행정혁신을 선도하는 리더와 공무원의 협치에 대한 인식 수준, 가치, 지향, 목표, 의사소통 기술, 파트너링 경험과 능력 등에 대한 점검이 바로 그것이다. 지자체 협치의 주요 점검 사항은 다음과 같다. △리더는 거버넌스를 효율적인 통치수단이 아닌 민주적이고 통합적(환경·사회·경제) 관리 틀로 인식하고 있는가? △리더는 거버넌스를 행정 가치로 도입하는 선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가? △리더는 적정한 인센티브와 공정한 평가를 통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가? △리더는 변화를 수용하고 도전하는 조직문화 형성을 주도하고 있는가? △지자체는 협치를 행정의 가치로 삼고 있는가? △공무원 다수의 공감과 참여를 통해서 협치가 행정 가치로 설정되었는가? △공무원 다수는 거버넌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공무원은 거버넌스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가? △공무원 다수는 거버넌스 실천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의지가 있는가? 공직자의 협치 역량에 관한 점검과 평가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협치 성공의 추진력이다. 이미 해외 선진적인 도시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점검하고 보완하고 있다. 이를 나열하면 첫째, 공직자 협치 역량. 둘째,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셋째, 도시 지속가능발전의 3대 기둥(사회·환경·경제)의 통합적 관리 틀에 대한 공무원의 인식 수준과 실행 역량. 넷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행정 조직 구조와 제도적 기반(전담부서와 조례 등). 다섯째,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실천과 협치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와 평가체계 등 인프라. 여섯째, 협치 조직 인력 재정 서비스 등 일반 행정관리. 마지막으로 협치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의식과 역량에 대한 진단이다. 시민사회의 협치에 대한 관점과 태도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다. 영국의 ‘the Partnering Initiative(TPI)’라는 비영리 기관이 제출한 섹터 간 파트너십의 구축과 관리를 위한 대표적인 툴(The Partnering Toolbook- An essential guide to cross sector partnering(2003년 초판, 2011년 4th 에디션))에 따르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치에 대한 낮은 정보와 이해 그리고 부정, 적대, 정파적 인식과 태도도 지자체 협치를 제약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전통놀이 체험행사 ‘우리놀이 한마당’이 오는 12~13일과 19~20일 총 12회에 걸쳐 경주엑스포대공원 우리놀이터에서 진행된다. <사진> ‘우리놀이 한마당’은 2022년 전통놀이문화 조성 및 확산 사업에서 새롭게 개발한 전통놀이 현대화 콘텐츠 ‘딱지, 투호, 제기, 연’을 활용해 운영된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전통놀이를 더욱 가깝게,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경주엑스포대공원을 비롯한 고양어린이 박물관, 양주시립회암사지 박물관 등 3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전통놀이 배워보기(쌍륙, 고누) △전통놀이 겨뤄보기(딱지, 제기) △연 날리기 체험(방패연, 가오리연) △자유체험(팽이, 산가지, 화가투, 투호, 윷놀이, 비사치기 등) △함께 그림 그리기(대형 캔버스에 전통놀이 체험 후기 그리기) 등이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전통놀이를 제대로 체험할 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의 전통놀이 및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열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놀이 한마당’은 12세 이하 어린이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사전 접수를 통해 참여 가능하다.
오색 단풍이 산과 들을 물들인 만추의 계절도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11월초부터 붉은 단풍잎이 물들였다면 이젠 노란 은행잎들이 막바지 가을 경주를 수놓고 있다. 매년 가을이면 힐링을 위한 나들이객으로 북적이는 경주. 청명한 하늘 아래 더할 것 없이 아름다운 대자연이 함께하는 경주의 막바지 가을 비경을 소개한다. -황금빛 가을 물결 ‘통일전 은행나무길’ 경주 도심에서 불국사로 가는 길. 황금 들판 사이로 통일전 가는 길이 보인다. 직선으로 뻗은 길을 따라 높고 넓은 가을 하늘과 맞닿아있는 이 길은 전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 가로수길로 손꼽힌다. 탁 트인 공간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가을 명소로 으뜸이다. 가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 길은 차에서 내려 흩날리는 은행잎을 맞으며 걸어야 제 맛이다. 삼국통일의 정기가 서린 통일전과 가까이 정자와 연못이 아름다운 서출지의 가을 분위기도 한창이다. -‘경북 지방정원 경북천년숲정원’ 임시개장 통일전에 왔다면 절대로 지나치지 말아야 할 곳. 가을 산책의 명소 산림환경연구원이 바로 인근에 있다. 최근 명칭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에서 경상북도 지방정원 경북천년숲정원으로 바꿔 지난 1일부터 임시개장했다. 수목원을 방불케 하는 자연이 전해주는 멋진 풍경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곳이다. 가을이면 울긋불긋 오색으로 물든 다양한 나무 군락사이로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외나무다리 그리고 메타세콰이어가 어울어진 거울 숲에서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절정을 향해 달리는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경주의 숨은 가을 명소가 서면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이다. 시내에서 조금은 떨어진 곳이지만 이국적인 풍경으로 벌써부터 영화촬영지 명소 등으로 입소문 난 이곳의 매력은 하늘과 닿을 듯 자란 키 큰 은행나무 아래 소복하게 떨어져있는 은행나무 잎이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 속 은행나무 명소가 있어 소란을 떨며 보기보다는 조용히 숲을 걸어야 한다. -360년 아름드리 고목 ‘운곡서원 은행나무’ 한적한 강동면 왕신리 운곡서원의 주차장이 가을을 맞아 빼곡해진다. 1784년 안동권씨의 시조인 권행의 공적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운곡서원은 서원 내에 자리잡은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압도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좀처럼 볼 수 없는 거대한 은행나무에서 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은행잎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보통은 조용하게 산책하기 딱 좋은 명소지만, 이맘때면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출사 명소로 다소 북적이는 건 감수해야 한다. 은행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꼭 들러야할 가을 경주의 대표 명소다.
경주시가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개최한 ‘제49회 신라문화제’가 시민 역할 확대와 지역 동반 성장 축제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신라문화제는 ‘예술제’와 ‘축제’로 이원화해 운영한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또 시민 축제운영단을 구성해 축제 기획·홍보 등의 주도적인 역할, 지역 문화예술 인프라 활용, 주·야간 방문객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등 변신을 꾀했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오랜 세월 쌓아온 신라문화제의 위상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기존 틀에서 벗어나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는 것. 공모를 통해 모집한 ‘시민축제학교’ 수강생들이 직접 기획한 난타공연, 어린이 동요 페스타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그 중 하나다. 또 대형크레인을 이용한 공중극과 서커스, 불꽃쇼 ‘불 도깨비’도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도심 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야시장 ‘달빛난장’과 ‘신라아트마켓’도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특히 신라예술제에서는 한국예총 경주지회와 경주문화원, 신라문화동인회 등이 직접 주관해 축제의 한 축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신라문화제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지난 2020년엔 전격 취소됐고, 지난해 제48회 행사는 축소해 개최했다. 올해 49회를 맞은 신라문화제는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행사였던 만큼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았다. 신라문화제가 최초로 개최된 것은 1962년이다. 햇수로 치면 올해로 60년, 환갑을 맞았다. 제1회 신라문화제를 시작으로 1977년 제16회까지는 매년 열리면서 지역 대표 축제로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흉년(78년, 80년)과 도민체전(82년) 등으로 격년으로 열리다 1984년부터는 아예 격년제로 변경됐다. 이후 1998년부터 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연계해 매년 개최했지만 한 해는 크게, 다음해는 축소해 개최하는 등 격년제나 다름없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신라문화제는 점점 축제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신라문화제를 국내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부활을 시도한 것은 민선 7기가 시작한 2018년부터다. 과감한 변신과 혁신을 시도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추진 동력은 쉽게 점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첫 대면 행사로 열린 제49회 신라문화제가 과거 위상과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본지 기사엔 신라문화제 역사를 담아 제49회 신라문화제가 막을 내린 시기에 즈음해 본지에 보도됐던 과거 신라문화제의 역사와 문제점 등을 되살펴봤다. 본지가 지난 1999년 9월 22일 발행한 신문(433호)에는 신라문화제의 역사를 요약했다. ‘신라문화제 그 어제와 오늘’이라는 제목을 단 이 기사에는 ‘찬란했던 신라문화를 재현하고 전통문화를 전승, 보전하기 위해 개최된 신라문화제는 1962년 제1회를 시작으로 꾸준하게 개최돼왔다. 1회부터 13회까지 신라문화제 준비위원회에서 9~12개 종목으로 개최했으나, 1975년인 14회는 한국예총 경주지부가 주최한 가운데 28개 종목으로, 15회부터 18회까지는 신라문화선양회가 30개~43개 종목으로 확대 개최했다.’ 추가로 설명하자면 1977년 16회까지는 매년 개최해오며 성황을 이뤘고, 신라문화제의 위상도 대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1978년과 1980년 흉년이 들며 결행했고, 1982년엔 도민체전으로 재차 결행했다. 1984년부터는 재원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격년제로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당시 기사에는 격년제 시행에 따라 신라문화제의 쇠퇴뿐만 아니라 행사 본질에 대한 문제점도 언급됐다. 한 시민은 “신라문화제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매년 하는 행사를 또 다시 반복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신라문화제는 시민과 시민단체가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시민축제가 되어야 제 의미를 찾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어릴 때 본 신라문화제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서인지 시민들의 관심도 많이 떨어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해 시민 참여, 시대변화에 맞는 새로운 기획이 요구된다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과거 신라문화제에 대한 냉철한 비판도 1999년 10월 18일자(436호) 신문에는 그해 열린 제27회 신라문화제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쏟아냈다. 1992년부터는 경북도에서 신라문화제를 주최했었다. 기사 제목은 ‘예산증액 불구 행사 내용·운영 제자리’로 달았다. 기사는 ‘제27회 신라문화제는 시민체전과 함께 개최해 개막식 인원동원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나, 홍보부족과 공개행사에 시민들의 외면으로 과거와 별 달라진 것이 없었다는 평가다’라고 시작했다. 경북도민의 융화를 위해 경북도가 주최했으나 형식에 그쳤으며, 신라문화제가 각 시·군민들이 참여하지 않아 도민축제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또 이번 행사는 8억5000여만원의 예산으로 지난 행사 때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외국관광객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사장 이모저모를 통해 당시 열린 신라문화제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도 했다. ‘8, 9일 양일간 황성공원에서 신라문화제와 함께 열린 시민체전으로 개막식 날 관중동원은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국에서 몰려든 잡상인들과 실종된 시민의식으로 바가지요금이 극성을 부렸다.’ ‘9, 10일 이틀간 열린 시민상가축제는 길거리농구대회, 팔씨름대회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진행됐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아 좋은 반응을 얻은 반면 홍보 부족, 날씨 등으로 참여율이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또 상가축제로 국민은행 등의 도로를 통제했으나 시민들에게 홍보가 되지 못했고 교통정리가 되지 않아 교통 혼잡을 야기시켰다. 또 밤늦게까지 노래자랑을 진행해 주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등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사설을 통해서도 당시 신라문화제의 문제점을 짚었다. ‘문제점으로 먼저 전체적인 기획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매년 하던 행사를 되풀이했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둘째 홍보 부족을 들었다. 홍보책자가 행사 직전에 나오면서 이를 비판했다. 셋째는 경제적인 문제였다. 경북도가 주최하면서 전체 예산의 20%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경주시가 감당해 일은 시가하고 생색은 도가 내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사설 말미에는 ‘신라문화제 기간 중 상가 매출이 오히려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막고 시민들이 이득이 될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신라문화제는 그 역사의 가치에도 불구하고 퇴출되는 불행을 맞을 것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거를 거울삼아 변화와 혁신 시도해야 과거 기사를 통해 신라문화제가 개선해야 할 사항이 여럿 보인다.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것이 가장행렬 등 그간의 전통을 무너뜨리지 않았을까 고민해볼 점이다. 말 그대로 인원동원 없이 시민 자발적인 참여가 어느 정도였는지도 파악해야 할 부분이다. 또 지적대로 ‘신라문화제 기간 중 상가 매출이 오히려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있었는지 여부도 정확히 분석해 볼일이다. 교통통제로 인한 시민 불편과 교통 혼잡은 행사를 위한 최선이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주목을 받지 못한 행사가 올해도 반복되지는 않았는지, 내년에 다시 보고 싶은 킬러 콘텐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필요하다. 경주지역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축제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신라문화제를 경주의 대표 축제, 나아가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 시켜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변화와 혁신은 필수다. 또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경북도는 지난 8일 도청 동락관에서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과 온라인 농특산물 유통 인프라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박대준 쿠팡 대표, 경북 농특산물 쇼핑몰 사이소 농가 및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쿠팡의 특화서비스인 로켓배송을 통한 지역 우수 농특산물 판매 확대를 위한 것이다. 이날 협약은 도내 우수 농특산물을 발굴하고 마케팅 활성화 및 판로확대 지원을 통해 소비자 인지도 제고와 농업인의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지역 우수 농특산물 생산과 쿠팡 로켓배송 입점 및 판매활성화 지원을 하고, 쿠팡은 마케팅, 기획 할인행사 지원과 우수 농특산물 발굴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경북도 온라인 농특산물 쇼핑몰 ‘사이소’와 함께 ‘사먹자, 사이소 먹거리 자랑’ 기획관을 개설해 지역 우수 농특산물을 쿠팡을 통해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한편 협약식에 이어 개최된 쿠팡 로켓배송 입점 품평회에서는 지역 우수 농특산물 생산농가 및 업체 20여곳이 참여해 쿠팡 물류센터로의 공급 및 로켓배송 입점에 대한 맞춤형 제품 품평도 이뤄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김천에 첨단물류센터 건립 협약에 이어 이번 온라인 농특산물 판로 확대에 협력해준 쿠팡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국내 E커머스 선도기업인 쿠팡과의 협업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 나아가 경북이 K-농식품, K-푸드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주 형산강 야생조류 분변 시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가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지난 8일 경북도에 따르면 3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서 채취한 분변 시료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도는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H5항원 검출 시부터 설정된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을 유지하고, 방역대 내 사육 가금류 및 가금산물에 대한 이동제한, 예찰·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은 시료 채취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km 이내 방역지역이다. 또 철새도래지 주변 도로와 농가 진출입로 등에 대해 매일 소독을 실시하고, 항원 검출지 중심 반경 500m 내 사람·차량의 출입금지를 위한 통제초소도 설치했다. 아울러 지난달 18일 예천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진된 이후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올해 전국적으로 가금농장에서는 7건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고, 야생조류에서는 12건이 발생해 방역의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경북도는 농장 발생지역 방역대 통제초소 4개소, 거점소독시설 및 사료환적장 운영, 군 제독차량과 공동방제단 차량을 동원해 진출입도로 소독 강화, 10km 내 가금 사육 농가에 대해 매일 전화예찰, 3km 내 방역대 전업농 5일 주기 정밀검사 등 강도 높은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또 도내 가금농장 424호에 대해 일제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산란계 밀집단지 4개소에 대해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도 책임전담관제를 운영하며 매주 합동으로 점검을 하고 있다. 철새 도래지 7개 통제 지점은 축산관련 차량 및 종사자 진입을 철저히 제한하고 가용소독자원 141대를 총동원해 가금농가, 축산시설 및 철새도래지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형산강 경주 2개 지점을 비롯해 도내 7곳이다. 이외에도 관련단체인 양계협회와 올품, 풀토래 등 계열사별 대표와 개별 협의회를 개최해 가금농가와 발생상황을 공유하고 방역수칙 준수를 농가에 전파하도록 당부했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전국적으로 농장과 야생조류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어 철저한 차단방역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며 “축사 내외부 4단계 소독과 농장 출입차량 및 출입자 통제를 철저히 하는 등 차단방역 수칙 준수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주시노인종합복지관이 경주시체육회와 연계해 이달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주 2회 ‘탁구교실’을 운영한다. <사진> ‘탁구교실’은 경주시체육회 스포츠지도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령자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 및 노인 건강 증진을 위한 맞춤 정책이다. 스포츠 취약계층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주 2회 오전 10시 30분부터(40분씩 2회) 노인종합복지관 탁구장에서 강습이 진행된다. 탁구는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운동 효과가 높아 노인종합복지관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일평균 50여명의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전문 지도자의 강습으로 참여도가 매우 높다. 노인종합복지관 회원이면 누구나 수강 가능하며, 사전 별도 신청 없이 방문해 무료로 코칭을 받을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노인종합복지관운영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는 지난 1일 황성공원 내 게이트볼구장에서 ‘제4회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노인게이트볼 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이날 행사에는 김호진 부시장, 이동협 시의회 부의장, 도의원, 시의원, 여준기 체육회장, 지회 임원분, 선수 등 200여명이 참여해 대성황을 이뤘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하여 게이트볼대회를 열지 못하고 3년 만에 실시하여 어르신들의 축제의 장이 됐다. 경기결과 영예의 우승은 외동 팀이 차지했고 준우승 안강A팀, 장려상 황성A팀, 노력상 충효 팀이 수상했다. 구승회 회장은 “3년만에 대회를 개최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시고 친목과 단결을 다지는 화합의 장이 되기 바란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게이트볼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진 부시장은 “제4회 경주시지회장기 노인게이트볼 대회를 축하하며 어르신들의 건전한 여가활동과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인 게이트볼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북행복재단(경상북도이웃사촌복지센터)은 지난 2일 새마을운동테마공원 글로벌관 1층 다목적홀에서 23개 시·군 경로당행복도우미 약 50명을 대상으로 제1기 행복GIGA아카데미 입교식을 개최했다. <사진> 행복GIGA아카데미는 ‘Good Idea, Good Act(좋은 생각, 좋은 실천)’를 비전으로 경로당행복도우미 지원사업 참여 인력의 전문성과 소양을 높인다.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23개 시·군의 다양한 사업 내용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어르신 대상 선(善)복지 실천을 도모하고자 운영된다. 해당 과정은 오는 30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된다. 선발된 교육생들은 직무역량 강화, 소양 교육, 어르신 대상 활동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등 경로당행복도우미 지원사업의 발전과 더불어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의 리더로서 활동할 예정이다. 교육목적은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전문인력 양성, 다변화하는 사회적 이슈에 대응하는 공감의 장 마련,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한 유기적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다. 교육과정은 △1회차-입교식(기 살리러 왔습니다), 관계형성(너와나의 연결고리) △2회차-보건환경(건강한 나 만들기), 인문학(또다른 나 만나기) △3회차-워크숍(경로당 행복도우미 프로그램공유), 사회복지(어르신대상 프로그램 기획·운영) △4회차-좋은 기운 만들기(퍼실리테이션:1기 경로당 행복도우미 프로그램 발표) △5회차-체험교육(좋은 기운 흡수하기:명상치유, 마음돌봄, 스트레스관리), 수료식(좋은 기운 받고 갑니다)으로 진행된다. 경북행복재단 이욱열 대표이사는 “경로당 행복선생님들의 복지 역량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견을 넓혀 지역사회에서 선도할 수 있는 인력으로 지속적으로 양성하겠다”며 “기수별로 축적될 노하우를 집약시켜 경로당행복도우미 지원사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경로당광역지원센터 김월선 센터장은 “경북 경로당 행복도우미사업은 인기와 가치 있는 좋은 사업으로 노인회에서 18개 지역 군청과 복지관에서 5개 지역을 위탁받아 운영되고 있다”며 “경북행복재단의 열정으로 기획한 행복GIGA아카데미 교육과정을 통해 우주의 기를 듬뿍 받아 소속된 지역의 동료와 어르신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하는 역할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경로당행복도우미 지원사업은 경북도에서 2019년부터 시작해 23개 시·군에 55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2021년도부터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사업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가 주관한 제3회 경상북도 외국인근로자 축구대회가 지난 6일 개최됐다. <사진> 코로나19로 3년만에 개최된 제3회 경상북도 외국인근로자 축구대회는 황성공원 5·6구장에서 치러졌다. 이번 대회는 경상북도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네팔등 6개 국가 12축구팀이 참여했다. 외국인근로자에게 여가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간 친선교류를 위해 개최한 이번 대회는 주낙영 경주시장, 배진석 도의원과 각 팀 선수 및 가족응원단 등을 비롯한 내·외빈 200여명이 함께했다. 경기는 4개조로 진행됐으며, 각 조에서 1위를 차지한 경주 베트남 팀과 경산 베트남팀이 결승전에 올라 경주 베트남 팀이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주낙영 시장은 “앞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코리안 드림을 안고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여러분들이 지역 주민과 소통·공감하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정착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주시 외국인도움센터 황소영 센터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건전한 여가활동과 놀이문화를 지원함으로써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마련한 자리가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열려서 더 뜻깊은 대회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 경주경찰서 외사계는 경기 시작 전 이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불법체류자통보의무 면제제도 안내 등 범죄예방교육시간을 가졌다.
대필작가 뿐 아니라 많은 작가들이 자료를 찾지 못해 애먹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나 인물의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야 하는데 막상 자료라고 할 만한 게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가장 쉬운 자료 조사대상이 도서관이었다. 도서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곳은 국립중앙도서관이었다. 이곳은 문자 그대로 ‘도서관의 도서관’이라 할 만큼 없는 동서고금을 망라해 책과 문헌과 기사가 모여 있는 곳이었다. 문서로 이루어진 모든 자료는 국립도서관이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내가 젊었을 시절 무언가 자료를 찾다가 막히면 종종 국립중앙도서관을 찾았다. 실례로 대학 4학년 때 L여행사 인바운드 부서에서 잠시 실습한 적 있는데 당시 학생인 나에게 자료조사를 자주 시켰다. 일본 관광객들 중 기술적인 방문이 필요하거나 학문적인 방문이 필요한 여행단체들은 사전에 자료부터 찾아주길 원했다. 당시 L여행사는 날마다 이런 자료를 찾는데 하급 사원들을 투입했지만 속 시원하게 자료를 가져다주는 직원들이 흔치 않은 듯했다. 문서 찾기에 경험 없는 직원들이 어디서 어떻게 자료를 찾아야 하는지 몰라서 헤매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내가 학보사 출신이란 걸 기억하고는 취재에 능한 나에게 그 자료검색을 맡긴 적이 있었다. 나는 군말 없이 국립도서관에서 가서 자료를 찾아 신속하게 대령했다. 내 입장에서는 아주 쉽게 한 일이지만 일을 시킨 상급자들은 깜짝 놀랐다. 자료의 내용도 좋았지만 시간도 누구보다 빨리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그때부터 자주 자료조사를 맡았었고 그런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실습을 마치고 정사원으로 내정되는 혜택도 받을 수 있었다. 나와 다른 직원들의 차이는 단순히 자료를 어디서 어떻게 구하는지 아느냐의 차이일 뿐이었는데 그것을 안 나는 특별한 대우를 받은 셈이었다. 그 당시 국립도서관을 찾을 때는 컴퓨터 시스템이 전혀 없던 시절이었다. 일일이 검색대에서 하나하나 색인 카드를 뒤져가며 자료를 찾아야 했다. 책 따로 신문 따로 논문 따로 식이었다. 분야별로 긴 사각통에 들어가 빽빽이 꽂힌 수천만 장의 카드를 제목을 유추하면서 가나다순으로 헤집다 보면 눈이 팽팽 돌 지경이었다. 그러나 내 자료검색 역할은 L여행사에 입사하지 않으면서 오랜 기간 잊혔다. 내가 다시 자료를 찾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20년이나 더 지나 본격적으로 남의 책을 써주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러니까 대학을 졸업하고 거의 20년 만에 다시 국립도서관을 찾은 셈이었다. 오랜만에 국립도서관을 찾은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많던 종이 검색대는 어느 사이엔가 다 없어지고 검색대가 컴퓨터로 바뀌어져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자료를 찾는 것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편해졌다. 원하는 자료를 치면 컴퓨터에서 책이나 자료가 있는 위치를 딱 찍어서 알려주었던 것이다. 새삼스럽게 컴퓨터의 힘에 놀란 것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국립도서관 자료는 그때와도 비교할 수 없이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어지간한 책과 논문은 디지털로 전환되어 있어서 국립도서관 검색대에서 ‘디지털화자료’를 클릭하고 원하는 책이나 논문을 치면 순식간에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아주 많은 자료들이 전자책이나 전자 문서로 전환되어 있어 굳이 국립도서관까지 가지 않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검색해서 다운받을 수 있기도 하다. 이렇게 놀라운 자료 활용법이 있다는 것은 자료를 찾아 글을 써야 할 작가들에게는 축복과 같은 일이다. 국립도서관에는 각종 주요 언론사들의 신문들이 날짜별로 다 보관되어 있어 내 젊은 시절에는 오래된 신문 기사를 찾기 위해서도 국립도서관을 찾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 역시도 그럴 필요가 거의 없게 되었다. 네이버에서 만든 ‘네이버뉴스라이버러리’는 내가 중요한 기사를 검색하는 만능창구다. 이 사이트는 1920년 이후 경향, 동아, 매일경제, 동아일보, 한겨례 신문의 모든 신문이 전부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수록되어 있는 내용이 엄청나게 놀랍다. 모든 신문이 디지털 화면으로 복사되어 수록되어 있는데 이게 날짜별, 면별로 한 장도 빠짐없이 다 복사되어 있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기사를 일일이 텍스트로 전환해서 다운받을 수 있게 수록되어 있다. 이것은 가히 기상천외하다 못해 기절복통할 만한 일이다. 네이버뉴스라이버러리에서 기사를 검색하고자 한다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서 검색창에 사건이나 인물을 치기만 하면 된다. 불과 2초도 지나지 않아 해당 검색어에 대해 5개 일간지 전체의 기사가 뜬다. 해당 신문을 클릭한 후 다시 해당 기사를 마우스로 누르면 순식간에 텍스트로 변환시켜준다. 이런 방법을 통해 필요한 사건과 사고, 인물에 대한 신문 기사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한국사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면 우리가 아는 우리나라 역사서 전부가 해석과 함께 실려 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는 물론 고려사 고려사절요, 삼국사기, 삼국유사 같은 것을 안방에 앉아서는 물론, 스마트폰으로 전국 어디에서나 너무나 간단하게 열람할 수 있다. 그냥 열람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고 사료의 원본은 원본대로 보면서 국내 최고의 석학들이 번역한 번역자료까지 동시에 볼 수 있다. 한국사데이터베이스는 해외에 보관되어 있거나 발간된 한국사 자료들, 외국에서 발간한 자료들도 번역해서 볼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다. 이렇게 신나는 자료들의 바다가 열려 있다는 것은 자료를 찾는 시간을 단축해주는 것은 물론 믿을 수 있는 자료를 구하는 데도 놀랄 만큼 획기적이다. 몇 해 전 한국관광학회에서 주관한 어떤 행사에서 ‘소설 목민심서’를 쓴 황인경 작가를 만난 적 있다. 당시 나는 ‘The 큰 바보 경주최부자’를 써놓고 책 제목을 결정하지 못해 갈등하고 있을 때였다. ‘소설 목민심서’는 부럽기 이를 데 없는 걸작이었고 당연히 흠모의 대상이었다. 그런 내게 황인경 작가는 목민심서를 쓰기 위해 10년 가깝게 자료를 찾아 헤맸다고 말하면서 책 쓰는데 얼마나 걸렸냐고 물었다. 내가 4년 걸렸다고 대답했더니 어떻게 그렇게 빨리 썼느냐고 반문했다. 방금 위에서 나열한 내용들을 알려드렸더니 당신이 오히려 탄복했다. 황인경 작가가 ‘소설 목민심서’를 쓸 당시에는 이런 자료들이 이렇게 방대하게 컴퓨터에 들어 있지 않을 때였다. 책을 쓰기 위해 일일이 문헌을 찾아 헤매고 답사했을 황인경 작가의 노고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황인경 작가는 그런 어려움을 토로한 뒤에 ‘지금처럼 자료가 풍성한 시절이었다면 고생도 덜 했겠지만 책도 훨씬 빨리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부럽다!’며 자신의 시대는 책 쓰기 어려운 시대였다며 아쉬워했다. 실제로 나는 자료를 찾을 때나 고증을 위해서 위에서 예로 든 디지털 사이트들을 자주 이용한다. 그때마다 이 광범위하고 깨알같은 자료들을 이렇게 친절하게 올려놓은 대한민국에 감탄하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인문학이란 것이 자료가 없고서는 존재할 수 없는데 적어도 디지털 자료들이 이처럼 꼼꼼히 갖추어진 것은 대한민국 인문학의 미래를 밝히는 근원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자료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런 자료들을 활용할 줄 모른 체 인터넷에 떠도는 출처 없는 글이나 검증되지 않은 블로그의 글을 무턱대고 퍼서 인용하는 것은 책임 있는 글을 쓰는 자세도 아닐뿐더러 그래서는 좋은 글이나 책도 나올 수 없다. 대필을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면 의뢰자의 기억이 생각보다 허술하거나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대부분 회고가 대강의 큰 줄기에서 그치고 세부적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때가 바로 대필작가의 역량이 발휘될 때다. 디지털 정보의 바다에서 캐낸 주옥 같은 자료들이 의뢰자가 놓친 중요한 단서들을 꿰어 멋진 보배를 만들어줄 것이다.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시점에 강동구가 설치한 1인가구지원센터를 2000명의 주민이 사용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구는 지난 1월 구에서 운영하는 ‘천호아우름센터’ 2층에 ‘강동구1인가구지원센터’를 열고 1인 가구의 세대별 요구와 선호도를 반영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마트 공유주방. 이곳에는 인스턴트와 배달음식을 자주 먹는 1인 가구의 식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직접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냄비, 오븐 및 기타 주방 시설이 갖춰져 있다. 여기에 별도 설치된 태블릿PC에는 먹고 싶은 요리를 검색해 따라 할 수 있는 동영상이 제공된다. 이 센터에서는 요리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혼밥만들기 프로젝트’와 인기 셰프를 초빙해 제과제빵을 배워보는 쿠킹 클래스 등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들도 진행해 실제 요리를 해보고 함께 어울려 먹을 수도 있다. 여기에 필라테스·홈카페·퍼스널컬러 등 자기개발 프로그램도 지원하는 한편, 공구를 빌려 쓸 수 있는 공구도서관, 코인세탁소(저소득층 대상) 등 1인 가구의 주거 상황을 고려한 각종 생활 편의시설도 구비돼있다. 지원센터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 측면도 고려해 운영 중이다. △혼자서 다루기 어려운 공구 사용법 △침구류 및 의류 정리·수납법 △셀프 가구 만들기 △정리전문가가 직접 집을 방문해 공간 활용 및 정리정돈 컨설팅을 진행하는 ‘원룸 넓게 쓰기 프로젝트’ 등 생활교육 프로그램들도 운영한다. 또 1인 가구가 놓칠 수 있는 사회관계망 형성을 위한 소모임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심리상담 서비스도 제공해 현재까지 약 8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하며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사회적 안전망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독사 위험이 있는 1인 가구에는 맞춤형 사례관리와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안전장치를 지원해주는 여성지킴이사업, 병원에 함께 동행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1인 가구의 안전을 돕는다. 강동구의 1인가구지원센터는 노인인구의 증가, 혼족의 증가 등 우리 사회전반에 1인 가구 발생이 현격히 늘고 있는 시점에 각별한 관심이 모아지는 선진 시스템이다. 지자체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1960년대 이전 사람들은 어릴 때 어른들끼리 부르는 말에서 박주사, 김주사, 최주사 같은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여기서 주사는 6급 행정직 국가공무원을 부르는 명칭이었다. 그러나 꼭 6급이냐 아니냐를 따지지 않고 어느 정도 나이 든 공무원들이면 으레 주사로 불렀다. 그보다 더 이전 세대 어른들은 김첨지니 최첨지, 혹은 김참봉이나 최참봉, 혹은 김생원이나 최생원 같은 호칭도 자주 썼다. 첨지는 첨지중추부사의 줄인 말로 무려 정3품이나 되는 무관에게 붙인 직급이다. 생원은 벼슬이 아니다. 소과에 급제한 사람에게 붙이던 호칭으로 조선시대 성균관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주어 생원이 되면 어엿한 양반으로 행사할 수 있었다. 신분제가 철폐되면서 유학을 공부하거나 지방 유지쯤 되면 으레 생원이라는 말을 붙였지만 이게 나중에는 시골 나이 든 어른을 부르는 용어로 발전했다. 생원과 동급이라고 할 수 있는 진사 역시 소과에 합격한 사람에게 붙인 호칭이지만 진사는 사장, 생원은 경학시험을 친 것이 달랐다. 재미있는 것은 경학을 중시한 조선사회가 진사보다 생원을 더 높이 쳐주었다는 사실이다. 참봉이라는 호칭도 자주 쓰였다. 조선시대 9품 관직 중 당당한 종9품 벼슬의 명칭이 참봉이었다. 이 참봉은 정식 벼슬 명칭으로 지금의 9급과 비교해 완연히 다르다. 조선시대는 지금보다 벼슬이 세분되지도 않았고 벼슬이 많지도 않았기 때문에 참봉 되기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지방 관아의 6조관속들이나 포졸 같은 자리는 급수도 없는 중인 이하의 사람들이 차지하던 자리다. 이방이나 형방, 호방 같은 직책들이 따지고 보면 지금 기초지방단체의 국장급 직책이었을 것이지만 품계와는 전혀 상관없었다. 꼭 따져서 비교해서는 안 되지만 참봉이 그만큼 높은 자리라는 말이다. 처용무 이수자인 김용목 씨가 페이스북에 참봉 제수 받았다며 즐거운 글을 올렸다. 경북도로부터 흥덕왕릉과 헌강왕릉 참봉으로 임명받았다는 것이다. 조선시대도 왕가의 각 무덤은 물론 이전 왕조의 능을 관리하는 참봉들이 있었다. 참봉은 관리직이고 그 아래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참봉이라는 직책이 지금은 없어졌지만 이것을 살려 참봉 임명한 경북도의 발상도 재미있고 ‘묘비에 학생이라는 말 대신 참봉을 붙이게 되었다’며 즐거워한 김용목 씨의 위트에도 공감된다. 참봉은 쉽게 받는 자리가 아니다. 더구나 21세기에는 아주 귀한 직책이다.
미세먼지는 피부와 눈, 코, 인후 점막에 물리적 자극을 유발하고 크기가 매우 작아 숨 쉴 때 폐로 흡입돼 호흡기에 영향을 미친다. 또 신체 여러 장기에 산화 손상을 촉진해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이 있거나 어린이와 임산부, 영유아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민감군 1 심뇌혈관질환자 심뇌혈관질환자는 적절한 장소와 시간을 정해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상생활 수칙이다.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부 활동을 삼가고 실내에서 운동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이후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곤란, 지속되는 기침과 같은 호흡기계 증상이 나타나거나 가슴 압박감, 가슴통증, 두근거림, 어지럼증 같은 심혈관계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일단 위의 증상이 나타나면 시간이 지난 후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허혈성심장질환 및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의 약 1/4이 대기오염 노출에 의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비만인 사람들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자 건강 수칙 ㆍ평소 혈압·당뇨·비만 관리하기 ㆍ잊지 말고 약을 먹고 진료 일정 지키기 ㆍ증상 악화 시 바로 진료받기 ㆍ금연하고 간접흡연 피하기 ㆍ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 쓰기 (숨이 차거나 머리가 아프면 바로 제거) -민감군 2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 미세먼지는 폐로 직접 흡입돼 호흡기에 영향을 미치며, 호흡기질환, 천식 증상을 악화시킨다. 또 점막이나 피부를 자극해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성결막염 등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할 수 있어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는 만성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중요 원인 물질로, 만성 호흡기질환자들이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폐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호흡기질환자는 평소 적절한 치료를 받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기존의 치료제를 빠뜨리지 않고 복용하는 등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천식은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유발되거나 악화할 수 있으니 평소에 하던 치료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미세먼지의 영향이 6주까지도 지속될 수 있으므로 치료와 관리를 꾸준히 유지한다.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 건강 수칙 ㆍ평소 건강관리와 질환 치료 철저히 ㆍ천식, 만성폐쇄성질환자는 외출 시 증상 완화제 휴대 ㆍ아토피피부염이 있다면 외출 시 보습제 휴대 ㆍ인플루엔자 접종받기 ㆍ의사와 상의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 (숨이 차거나 머리가 아프면 바로 제거) -민감군 3 임신부·영유아 임신 중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임신부의 건강은 물론 태아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태아나 영유아 시기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성장 발달이 끝난 후인 성인기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임신부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이 증가하고 태아에게 전달되는 혈류와 산소가 부족해져 임신부에게는 임신성고혈압, 조산, 태아에게는 저체중을 유발할 수 있다. ★임신부·영유아 건강 수칙 임신성고혈압, 임신중독증 등이 있는 고위험군인지 확인 ㆍ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실외 운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강도를 낮추어 운동 ㆍ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아이와 외출 자제 ㆍ주기적으로 환기하기 -민감군 4 어린이 어린이는 신체가 다 발달하지 않았고 신체 활동은 성인보다 활발하므로 미세먼지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어린이는 어른보다 체중당 2.3배 많은 공기를 마시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폐는 생후 7년까지 폐포가 형성되고 청소년기까지 폐 부피가 증가하면서 계속 성장하므로 이 시기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 기능의 성숙을 방해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어린이는 화학물질 배출 능력이 부족하고 면역력이 약해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다. ★어린이 건강 수칙 ㆍ미세먼지 노출 후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눈이나 피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의사에게 진찰받기 ㆍ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격렬한 운동 피하기 ㆍ운동이나 야외 놀이 후 손 씻기와 위생관리 철저히 ㆍ충분한 수분 섭취하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참고 : 질병관리청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먹이 퍼져 커다란 틈이 생겼다. 작가의 무의식은 틈을 통해 무엇을 들여다보려 했을까?<작품 틈, 2022> 청년작가 박상원의 개인전 ‘이제 와서 그렇게 말씀하셔도’가 15일부터 20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 달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자작시와 함께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 ‘이제 와서 그렇게 말씀하셔도’는 청년작가 박상원이 미술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과정에 대한 꾸밈없는 답변이다. “저는 유년 시절부터 예술가라는 꿈 말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수술대 앞의 박상원, 법정 앞의 박상원은 애초 성립되지 않죠. 크레용을 움켜쥐고 스케치북에 공룡과 자동차를 그리는 마음으로 그저 태동하는 어린 꿈을 그대로 안고 왔을 뿐입니다. 제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느끼는지 관객들이 들여다보는 일에 동참해 주신다면 저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것 같습니다” 대양 위에 거대한 달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풍경은 아련한 감정을 일으킨다. 잔잔한 파도 소리, 시원한 바닷바람 앞에서 지난날을 돌아본다. <작품 반추, 2022> 작가에게 작품은 기록이다. 정체된 구성보다 자유로운 표현기법으로 매번 새로움을 추구하는 박상원 작가는 시리즈 작품을 선호하지 않다 보니 다양한 작품에 대한 메시지를 어떻게 전할까 늘 고민이었다고.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관객인 자신의 작품에 조금 더 유연히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작시 몇 편을 작품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노트나 작품 설명은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끼고 스킵 해버리는 경우가 많으시더라고요. 제 시를 보여드리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 반 설렘 반입니다. 제 속을 들여다보는 일이 영 달갑지만은 않겠지만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일상이 영감의 재료가 된다는 그는 무엇인가 그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행동력 강한 청년이다.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을 기반으로 다양한 선택지에서 원하는 선택을 하면서 조금씩 예술가로 성장해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다양한 색채를 활용한 작품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무엇을 그릴지 매년, 매 순간 바뀌지만 내년에는 다양한 색채를 사용해 보려 합니다. 더불어 회화적인 느낌을 보다 직관적으로 연출하는데도 집중할 생각입니다” 다양한 재료와 기법 연구는 물론 입체작품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작가는 대중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청년작가다운 유쾌한 매력을 드러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경주 동방동에 거주하는 박상원이라는 햇병아리 청년작가가 있습니다. 언젠가 화려한 장닭이 될 놈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물질적 지원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길을 가시다가 혹시 저를 보게된다면 밥 한끼 사주셔도 됩니다(웃음). 언젠간 화려한 장닭이 될 햇병아리 청년작가 박상원, 기억해주시고 많은 격려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박상원 작가는 안동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2회, 경북청년작가전, 갤러리란 신진작가전, ROAD22 기획초대전 외 단체전에 다수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