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면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은 엄마들을 만났다. 나 역시 아이들 교육에 관한 많은 공부를 했고, 고민을 거듭하고 생각했다. 조카들을 키울 때부터 시작된 고민은 엄마가 되면서 점차 깊어졌고 절박해졌다. 많은 책과 강연, 자료들을 찾아다니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내린 나의 결론은 잘 놀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줌마의 결론이 생뚱맞은가? 미래사회에 꼭 필요한 창의성과 융합, 공감 능력은 사람(친구)들과 만나고 놀면서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사람들과 밖에서 자유롭게 뛰놀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스마트 게임도 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놀이의 개념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아줌마는 생각한다. ‘혼자 노는 게 노는 건가?’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다. 할로윈의 기쁨을 만끽하려 이태원을 방문했던 많은 젊은 친구들이 어이없게도 생을 마감한 일이었다. 십대의 젊음을 오롯이 책상 위에서만 보내는 것을 추구하던 삶에서 20대가 되었을 때 마음껏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을 것이다. 오래전, 나 역시 대입을 마쳤더니 어느 날 갑자기 20대가 되어버린 나이에 억울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대학 신입생 때 즐겁게 놀고 싶었다. 그러나 놀 줄도 모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던 기억이 난다. 이태원의 젊은 친구들 역시 그 놀거리의 목마름으로 갔던 것은 아닐까? 우리 아이들은 어떤가? 맞벌이 부부라서 돌봄 공백으로 인해 학원으로 시간 돌려막기를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엄마의 불안감으로 인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학원을 몇 개씩 다니고, 놀 시간은커녕 잘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도 있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놀이는 창의적이다. 아이들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것을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놀이기도 하다. 어른은 최소한의 안전지킴이로 옆에 있어 주기만 하면 된다. 간혹 놀이터에서도 스마트폰을 갖고 게임을 하며 미끄럼틀을 장악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면 아줌마는 한소리한다. ‘놀이터에서는 몸을 쓰고 놀자, 하고 싶지 않으면 의자에 앉아서 하면 좋겠다. 이곳은 다른 친구들이 놀아야 하는 곳이니까’ 물론 요즘 같은 세상에 다른 집 아이에게 말하는 것이 썩 내키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줌마는 믿는다. 아이는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라 마을이 같이, 어른들이 같이 키워야 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나는 한소리하는 아줌마로 살아간다. 또 그렇게 살다보니 쭈뼛쭈뼛하던 아이들도 선뜻 먼저 내게 인사를 건네고, 미끄럼틀 터널 위를 위험하게 올라갔던 아이들도 아줌마가 나타나면 슬그머니 내려온다. 자전거를 위험하게 타는 아이들을 혀를 차며 못마땅하게 보던 다른 어른들도 이제는 아이들을 불러 조용히 타이르신다. 처음에는 남의 집 아이에게 괜히 한소리했다가 얼굴 붉히는 일이 있을까 주저하셨지만 아줌마의 오지랖이 여기저기 생긴 것이다. 그래서 어른들이 놀이터에 나타나면 아이들은 위험한 행동을 주저한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처음에는 기구를 이용해서 단순히 놀다가 아이들이 모이면 서로가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낸다. 한 어린아이가 울면서 소동이 일어나면 그 아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고, 어린아이들이 있을 때는 아이들이 같이 놀 수 있는 게임을 한다든가, 돌아가면서 동생들을 따로 놀게끔 유도하는 역할을 맡는 아이를 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노는 것뿐만 아니라 창의적으로 두뇌를 쓰며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점을 모색하고 약한 아이를 배려하는 것까지, 결코 책상 위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발전시켜나간다.
쉬웠다, “고품격 서평처럼 쓰지 마시고요. 좀 쉽게 써주세요”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 근데 어려운 숙제였다. 쉽고 재미있게 쓰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처음부터 책을 읽는 일이 즐거웠던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본격적인 시작은 초등학교 2학년쯤이었나보다. 여름 방학이라 공부는 뒷전이고 마을 개울가에서 노느라 얼굴 색깔은 까마귀와 비슷한 시절이었다. 그날도 아침부터 멱감을 요량으로 보리밥을 미어터지게 넣고 있을 때였다. 아버지께서 아침 먹었거든 같이 나가자며 나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학교로 갔다. 국민학교에서 근무하셨던지라 학교 도서관에 나를 내려주시며 집에 갈 때까지 책 한 권이라도 읽고 그 내용을 들려줘야 한다는 임무를 부여받고 고른 책이 앙드레 모로아의 ‘뚱보 나라 키다리 나라’였다. ‘어깨동무’, ‘소년중앙’, ‘새소년’같은 어린이 잡지, 그것도 만화로 된 별책 부록밖에 관심이 없었던 나에게 ‘뚱보 나라 키다리 나라’는 거의 글뿐인 책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재미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소풍을 갔다가 우연히 바위 구멍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세계인 뚱보 나라와 키다리 나라를 방문하게 되며 겪는 뚱뚱한 형 에드몽과 날씬한 동생 체리의 모험담이 ‘뚱보 나라 키다리 나라’의 주요 내용이었다. 나이가 들고나서야 이 책에는 타인을 보는 시선, 외모에 대한 집착, 자존감, 전쟁에 대해 침략자와 피침략자의 이해관계 등 많은 풍자와 위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작가도 같은 문고집에 단편이 실렸던 아나톨 프랑스로 오해하고 있었을 만큼 에드몽과 체리에만 푹 빠져 있었다. 비슷한 재미를 찾아 도서관의 독서 카드 뒷면을 메워가던 나의 독서 습관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책에 도통 취미가 없다는 아이들을 만나면 지금도 이 책을 이야기하곤 하지만 불행히도 절판되어 운 좋아야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는 귀한 책이 되어버렸다. 사람에게는 몇 개의 필터가 있는 듯하다. 자신에게 유리하고 좋은 것만을 기억하고 불리하고 나쁜 것은 걸러버리는 필터, 걸러버렸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드는 세월의 필터 등등. 신영복 선생님은 ‘마지막 강의 담론’에서 설득하거나 주입하려고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사람의 생각은 자기가 살아온 삶의 결론이므로, 남을 설득하는 일은 어렵고 설령 설득한다 치더라도 그 생각이 언제나 옳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강의의 상한은 공감이라고 한 것 같다. 선생님이 담론에서 언급했던 노인 목수 이야기는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그분 성함이 문도득입니다. 길 도자, 얻을 득자입니다. 이름 때문에 도둑이 되었다고 불평했습니다. 왕년 목수 시절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집을 그렸습니다. 땅바닥에 나무 꼬챙이로 아무렇게나 그린 집 그림을 보고 놀랐습니다. 집 그리는 순서 때문이었습니다. 주춧돌부터 그렸습니다. 노인 목수 문도득은 주춧돌부터 시작해서 지붕을 맨 나중에 그렸습니다.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일하는 사람은 집 그리는 순서와 집 짓는 순서가 같구나. 그런데 책을 통해서 생각을 키워온 나는 지붕부터 그리고 있구나”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편견에 사로잡혀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는 순서가 지붕이 먼저건, 주춧돌이 먼저건 그리는 순서가 중요하지는 않다. 다만 나도 모르게 지붕부터 그리면서 다른 이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지붕부터 그려야 한다고 압력 아닌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는지. 오늘 내 인생에서 생각나는 한 권의 책을 이야기하면서 “고품격 서평처럼 쓰지 마시고요” 라는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남들이 인정할만한 책을 아주 논리적으로 써보리라는 나의 엄큼함을 기자는 알고 있었던 걸까? 처음으로 돌아가 봤다. 내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게 된 계기는 그저 재미였다. 감동도 지식도 무엇도 아닌 그저 재미, 나머지는 그 이후에 생긴 결과물이었다. 내 인생에서의 한 권의 책 모르겠다. 그저 시작은 ‘뚱보와 마른보’였다. 변성희 한국관광정보정책연구원 원장
황실에 막중한 영향력을 가졌던 지통천황이 건설한 등원경을 버리고 새로운 수도 평성경으로 천도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예민한 사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평성경(平城京) 천도를 둘러싸고 주의 깊은 배려가 있었다. 등원경(藤原京)을 폐기하지 않도록 했고, 또다른 조치로 새로운 도읍인 평성경(平城京)과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샤머니즘적 방안까지 강구되었다. 이것은 저승에 가 있는 지통천황의 노여움을 방지하는 일방, 그녀의 정통성을 대대로 승계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80번가> 青丹 吉 寧樂 乃 家 尒 者 / 萬代 尒 / 吾 母 將 通忘 / 跡念 勿 “푸르고 붉게 화톳불이 켜진 평성경, 남녀노소 편안하리라. / 우리는 만대를 이어가리라. / 등원경과 평성경을 왕래하는 수고로움을 생각지 않으리라. / 지통천황의 공적을 잊지않으리라” “우리는 만대를 이어가리라” 작품 속 이 구절이 당시 천황가의 염원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도읍으로 옮겨 가며 그들이 행했던 주도면밀한 조치를 살펴본다. 천도를 하지만 등원경과 평성경 두 곳은 매우 가까운 곳임을 강조하고, 두 곳 중간중간에 수많은 집을 지어 마치 두 도시가 이어지는 것처럼 하였다. 뿐만 아니라 두 남녀를 선발하여 두 도시 사이를 끊임없이 왕래토록 조치하였다. 이것은 두 도시가 한 도시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새로운 도읍 평성겸(平城京)에는 붉은 깃발을 매달아 놓도록 했다. 붉은 색은 천무천황과 지통천황이 임신의 난을 일으켰을 때 그들의 군사들로 하여금 사용하게 했던 색깔이었다.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이 붉은 색은 천무천황과 지통천황의 상징색이 되었다. 단절을 막고, 정통성을 잇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샤마니즘적 조치가 뒤를 이었다. 이로써 본 작품을 지은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통천황의 공적을 잊지않으리라. 우리는 만대를 이어가리라” 지통의 후손들은 향가의 힘을 동원해 자신들만이 독점적으로 만대를 이어 황위를 유지하고자 하였다. 그들에게 향가는 자신들의 염원을 이루어지는 마력의 힘을 가진 주술가였고, 황위를 보장했던 도구였던 것이다. 지통천황의 후예들은 향가의 힘에 의해 자신들이 황통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를 위해 향가집이었던 만엽집을 만들고, 향가집의 힘으로 소원을 현실화하고자 했다. 고대인들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힘의 노래였던 향가는 한편의 작품으로도 천지귀신을 움직일 수 있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여러 편의 향가를 한 곳에 묶어 놓으면 향가가 가진 힘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믿었다. 향가에서 8이라는 숫자는 많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80은 무한대를 말하는 숫자다. 만엽집의 만은 1만이 아니었다. 무량의 숫자였다.
-스위스 베른대학교 종합병원 할머니 의사 이야기 여행 중 자동차 파손 및 짐 분실 사고, 여권 재발급 등의 악재로, 우리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집사람이 갑자기 몸이 아팠습니다. 7월 29일 스위스 베른시 주변에 있는 베른 야영장에서 몸이 아프다는 집사람을 데리고 베른대 종합병원을 찾았습니다. 생전 처음 당하는 여행국(스위스)에서의 병원 진료라, 이리저리 물어 이곳에서 가까이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간 것입니다. 사위와 애들은 텐트에 남겨두고 딸과 내가 집사람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어요. 어떻게 아픈지? 어떤 처방이 내릴지? 여행 중에 혹시 귀국까지(?). 갖가지 걱정이 앞섭니다. 병원 주차장이 어디 있는지 몰라, 그냥 병원 하얀 선 구역에 차를 세우고, 부랴부랴 진료 수속을 밟았습니다. 여행 중 통역은 딸이 맡아 하고 있지만, 전문의료 용어에 대해서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모양입니다. 그러나 의사는 우리가 외국인 관광객임을 알고, 친절한 언행에 쉬운 말로 우리를 편하게 해주었어요. -머리가 하얀 노인 의사와 간호사 팀 무엇보다 의사가 머리가 하얀 65세 이상 보이는 할머니임에 놀랐고, 더욱 놀란 것은 그 옆에서 그녀를 보좌하는 간호사 역시 의사와 비슷한 나이로, 의사와 간호사가 동 연배쯤 서로 화이트 칼라 머리여서 친구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진료실 분위기도 좋고, 서로 소통도 잘되며, 우리에게도 할머님처럼 편했습니다. 초음파, 피검사, 기타 증상 등을 종합하여 결과 판단은 ‘뇨도감염’이라고 하며, 5일분 약을 처방해주었습니다. 여행 중 밥 짓고, 빨래하며 애들 돌보느라 과로로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했습니다. 별것 아니라고 하며 의사가 딸을 대하듯, 주의사항과 약 복용에 대해 조곤조곤 친절하게 말해주었어요. 가벼운 증상이라 우리 마음에 다소 여유가 생기면서 진료실의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왔어요. 혈압, 조음파 검사, 피검사 등 검사 기능도 한국 같으면, 전문 검사실을 환자가 직접 찾아가서, 체크를 받지만 여기서는 담당 진료실에 전문기사가 관련 의료기구를 가지고 직접 와서 확인하는 게 특이했어요. 즉, 환자는 진료실 한 곳에 편히 두고 전문기사들이 움직입니다. 환자 편의주의 원칙을 잘 실천하는 것 같았어요. 3시간 진료에 900프랑(120만원) 정도였습니다. 진료비는 엄청 비싸지만 친절한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병원을 나왔어요. 치료비도 500프랑은 현지 결제하고, 400프랑은 귀국 후 송금했으니, 친절한 할머니 의료진의 고마운 마음씨 덕분이었습니다. -스위스 한국대사관의 친절한 젊은 여직원 스위스 몽테르시 시옹성 관광에서 여권을 도난당해, 베른시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찾았습니다. 이틀 전 전화로 여권도난과 관련 재발급신청을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스위스 주재 한국 대사관은 1963년 2월 설립되었습니다. 마침 베른시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하여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문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뜰에는 무궁화가 피어 마치 한국 땅에 온 것처럼 가슴이 뭉클, 심란한 마음이 포근해졌습니다. 한국 여직원이 우리 여권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오전 한나절 동안 우리들의 신분 조회, 사진입수, 및 관계자료를 검토하고, 그것도 점심시간이 초과했는데도 여권 발급업무를 잘 끝내주었습니다. 공직자로서 자기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훌륭하거니와 동포의 어려움을 친절과 미소로서 감싸주는 그녀의 배려에서 순간 한국인임에 무척 행복했습니다. 여권 4개를 받아 나올 때, 창공에 펄럭이는 태극기는 당당하게 힘차 보였고, 정원에 핀 무궁화는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설화는 구비문학으로 민중들의 일상적인 대화이며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지 않고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전해 내려온 서민들의 이야기이다. 설화는 민족의 전통사상과 가치관, 정서와 문화가 담겨있고, 전설과 민담도 설화에 포함된다. 또 설화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문학으로 발전하여 민족의 스토리텔링의 자원이 된다. 우리나라 개에 관한 설화는 구전민담에서 시작하여 문자로 기록되어 전해 내려온 것이 대부분이다. 개에 관한 설화를 유형으로 구분하면 진화구주형(鎭火救主型)·투호구주형(鬪虎救主型)·방독구주형(防毒救主型)·폐관보주형(吠官報主型)·수사부고형(守死訃告型)·수주해난형(守主解難型)·원로전서형(遠路傳書型)·산로개척형(山路開拓型)·폐적보국형(吠賊報國型)·변신제거형(變身除去型)·보은순사형(報恩殉死型)·환생축복형(還生祝福型)·수유구아형(授乳救兒型)·명당점지형(明堂點指型) 등이 있다. 경주지역의 개에 관한 설화는 내남이조 경주 최부자집 이야기와 삼효각의 개 이야기 등이 있다. 최부자집 개 이야기는 진화구주형(鎭火救主型) 유형에 속하고, 얼마 전에 이 지면을 통해 소개했다. 이번에는 경주 삼효각의 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삼효각의 개 이야기는 수시부고형(守屍訃告型)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경주 삼효각은 현재 오릉 왼쪽 편에 있다. 본래 나정 남쪽에 있었던 금광제(金光提,현재는 메워서 논이 됨) 위쪽에 1561년(명종 16년) 윤5월 21일에 효자정려(孝子旌閭) 받은 사실을 현창(顯彰)하기 위해 정려각(旌閭閣)을 건립하였고, 1942년에 오릉 남쪽의 귀호 들녘으로 옮겼다가 1970년대 중반 오릉 확장 정비공사로 주차장 부지 내에 들어가면서 탑동 400-4번지인 현재 위치로 다시 옮겼다. 삼효각은 김응벽(金應璧, 참봉, 정려), 김응규(金應奎, 좌통례, 정려), 김응정(金應井, 인의, 정려) 삼형제의 효 행위를 알리는 문화재다. 삼형제의 효는 조선시대에 효행으로 정려를 받은 경주(慶州) 효자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 『삼강행실도』, 『동경잡기』, 『금오승람』, 『경주시사』, 『왕도경주』 등의 문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기록에 삼형제과 키웠던 개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전하고 있다. 『동경통지』에 “김응벽(金應壁), 응규(應奎), 응정(應井) 세 형제는 우애가 돈독하며, 효성이 지극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심에 세 형제는 산소 곁에 여막(廬幕)을 지어놓고 시묘(侍墓)를 살면서 큰 비바람이 몰아쳐도 떠나지 않고 항상 단에 올라 곡(哭)하였는데 세 형제가 다녔던 길이 깊게 파일 정도였다. 하루 저녁에는 엄청난 비가 내리는데 갑자기 소리가 들려 세 형제가 머리를 맞대고 들으니 돌아가신 아버지 음성이라 놀라서 밖으로 나와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잠시 후 또 그 소리가 들려 괴이하게 여기고 신주(神主)를 안고 함께 나와 주위를 살피는 찰나에 여막 북쪽 산 좌우가 붕괴하여 여막을 덥쳤다”한다. 시묘살이 중에 개 한 마리를 키웠는데, “이 개는 시묘살이는 하는 삼형제의 집안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였다. 개의 목에 삼형제의 편지를 매달아 집으로 보내면 개가 알아듣고 삼형제의 집을 오고 가면서 시묘살이 사정을 전달하였고, 집에서도 역시 개의 목에 편지를 매달아서 시묘살이를 하는 삼형제에게 집안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달하였다 한다. 이 개를 동네에서 신춘(神春)이라 불렀다. 삼형제는 시묘살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아침과 저녁으로 반드시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경건하게 한평생 가묘(家廟)에 참배를 하였다”고 기록되어 전하며 이 사실을 나라에서 전해 듣고 명종 16년(1561)에 정려(旌閭)하였다. 이 기록은 명종실록 27권, 명종 16년 윤5월 21일 경술 2번째 기사 1561년 명 가정(嘉靖) 40년 유학 김응벽(金應璧)을 포장하다는 기록이 있다. 幼學金應璧 【慶州人。 性本純厚, 兄弟友愛, 相與和樂, 以養父母。 其遭喪, 一遵古制, 應璧親負土石以葬。居廬之日, 霖雨浹旬, 一夕有聲, 自父墳呼應璧者三。 應璧聞聲驚動, 上墓彷徨之際, 北山崩,壓廬舍。】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 남산(南山)은 옛 월성 왕궁의 남쪽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산의 이름도 이 같은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됐다. 남산 서편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 설화를 품은 우물 나정과 신라 첫 궁궐터인 창림사지, 후백제 견훤의 공격을 받은 신라가 종말을 고한 포석정이 있다. ‘신라의 역사가 시작되고 끝난 곳’이 이곳 서남산 자락이다. 서남산 쪽 둘레길인 ‘삼릉 가는 길’은 신라의 왕궁이 있던 월성에서 시작한다. 월성 서쪽 끄트머리 서문 터를 빠져나와 월정교를 건너면 도당산을 마주하게 된다. 도당산은 남산에서 북쪽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의 끄트머리에 나지막히 솟은 산이다. 1976년 경주 IC와 도심을 잇는 서라벌대로가 개설되면서 한때 남산과 단절되기도 했으나, 2016년 경주시가 끊어진 구간에 길이 80m, 폭 30m 규모의 생태터널(도당산터널)을 만들면서 옛 모습을 되찾았다. 계단 길을 따라 도당산 전망대에 이르면 화백정이란 이름의 정자를 만난다. 경주시가 도당산터널을 만들면서 옛 신라 왕과 왕비가 남산으로 가던 도중 휴식을 한 곳이라는 전설을 담아 정자를 세웠다. 화백정과 도당산터널을 차례로 지나 산을 내려서면 너른 들판이 펼쳐진다. 길을 따라 마을로 들어서면 남간마을이다. 월정교를 건너 도당산으로 오르지 않고 천관사지와 오릉을 거쳐 남간마을로 갈 수도 있다. 도당산 앞 이정표가 안내하는 ‘삼릉 가는 길’ 방향을 따르면 된다. 월정교 남단에서 700m 정도 떨어져 있는 천관사지는 김유신과 천관녀에 얽힌 창건설화로 널리 알려진 절터다. 흥미로운 사실은 김유신과 천관녀의 사랑 이야기는 정작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기록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시대로 이어지면서 회자되던 이야기를 설화 형식으로 엮어낸 사람은 고려 중기의 문인 이인로(1152~1220년)였다. 하지만 ‘삼국사기’에 ‘천관신’(天官神)이 언급되고 ‘삼국유사’에도 ‘천관사’가 등장하는데다, 오늘날까지 천관사지가 전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신라 때 천관사가 있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로 보인다. 따라서 설화처럼 천관녀가 살던 집터에 ‘천관사’란 절이 세워진 것도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김유신의 집터로 알려진 재매정과 천관사지까지는 거리가 500m 정도란 점에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또한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 -큰 인물 키운 땅…남간마을과 나정 남간마을엔 남간사지 석정(돌우물)이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엔 보물 제909호인 남간사지 당간지주가 있고, 그 뒤로는 남산이 배경처럼 솟아 있다. 이 근처 어딘가 있었을 남간사는 신라의 승려 혜통의 집이 있었던 터에 창건한 사찰로 전해지는데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다. 남간사 외에도 이 마을은 불교사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남간마을 일대엔 남간사를 포함해 예닐곱 곳 정도의 절이 모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남간마을은 전체가 절터다. 그래서인지 집집마다 절터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덮개돌이나 석재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신라 불교의 기틀을 다진 자장율사(590~658년)의 집안도 이곳 남간마을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선덕여왕에게 황룡사 9층목탑을 세우도록 건의했고, 울산의 태화강 입구에 태화사라는 절을 세워 신라의 해운물류와 국방의 거점으로 삼았으며, 양산 영축산 밑에 통도사를 건립해 국가적으로 승려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문무왕 재위 시절, 용궁에서 배워왔다는 주술적인 밀교(密敎) 의식인 ‘문두루비법’으로 서해를 건너던 당나라 설방의 50만 대군의 배를 모두 침몰시켰다고 전해지는 명랑법사도 이곳과 관련이 있다. 명랑은 앞서 언급한 자장율사의 조카다. 다시 말해 명랑의 어머니 남간부인(법승랑으로도 불린다)의 남동생이 자장율사다. 명랑의 두 형 또한 ‘대덕’ 칭호를 받은 덕망 높은 승려였다. ‘삼국유사’엔 명랑법사와 관련한 흥미로운 또 다른 일화도 있다. 명랑이 당나라에 유학한 뒤 돌아오는 길에 바다 용의 청으로 용궁에 들어가 비법을 전하고 황금 1천냥을 시주받은 뒤 땅 속으로 몰래 들어가 자기 집 우물 밑으로 솟아나왔다. 이후 자기 집을 내놓아 절을 짓고 용왕이 시주한 황금으로 탑과 불상을 꾸몄다. 유난히 광채가 빛나 절 이름을 금광사라고 했다는 게 대략적인 내용이다. 남간사지 석정이 명랑법사가 솟아나온 우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부 학자들은 이 동네가 남간부인과 연관돼 ‘남간’이란 마을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보고, 몇 가지 석조유물이 나온 인근 한 연못(금강못, 또는 금강저수지) 부근이 명랑법사의 출생지이자 금광사였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600m 정도 떨어진 곳엔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 신화가 깃든 신라의 상징적 유적지 ‘나정’이 있다. 남간사지 당간지주가 있는 곳에서 남쪽으로 1㎞ 정도 떨어진 곳엔 창림사지가 있다. 신라의 첫 궁궐 자리로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보물 제1867호인 창림사지 삼층석탑은 이 절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신라 탑의 주요 명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특히 탑에 돋을새김한 팔부신중(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수호신) 조각이 유명하다.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국보 제16호),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석탑(국보 제35호) 등과 더불어 가장 뛰어난 국내 석탑 팔부신중 조각으로 인정받는다. 오랫동안 파괴된 상태로 방치됐다가 1976년 사라진 부재를 일부 보강해 복원됐다. -길에서 만나는 신라 말 비운의 왕들 창림사지에서 남쪽으로 600m쯤 가면 포석정을 만난다. 신라의 의례 및 연회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다. 신라 제55대 경애왕의 마지막 이야기가 이곳에 남아있다. 927년 후백제가 경주로 쳐들어왔을 때에 경애왕이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다 견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해진다. 신라의 시작과 끝이 ‘삼릉 가는 길’ 위에 모두 있는 셈이다. 인근엔 보물 제63호인 배동석조여래삼존입상이 있다. 신라시대 가장 오래된 불상가운데 하나라고 하는데 세 부처는 얼마나 복스럽게 생겼는지 보는 사람의 입을 자연스레 미소 짓게 만든다. 가까이에 망월사(望月寺)가 있다. ‘달을 바라보는 절’이란 이름이 인상적이다. 절 안에 세워진 작은 육각형 대명전 건물 안에 선덕여왕 위패를 모신 점이 특이하다. 망월사를 지나 아름드리 소나무가 빼곡한 숲에 접어들면 왕릉 3기가 모여 있는 삼릉을 만나게 된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 제53대 신덕왕, 제54대 경명왕의 무덤이다. 인근엔 경애왕의 무덤이 있다. 아달라왕을 제외하고 신덕왕, 경명왕, 경애왕은 모두 신라가 기울어가던 시절의 통치자들이었다. 문헌에 따르면 신덕왕 통치 시절엔 천재지변이 특히 많았다고 한다. 봄이 한창인 4월에 서리가 내리고 지진이 일어났으며, 잦은 해일과 떼로 몰려든 까치와 까마귀 탓에 백성들이 힘들어했다고 전한다. 신덕왕의 아들인 경명왕은 기울대로 기운 나라를 어렵사리 떠받치고 있던 왕이었다. 과거의 영화는 이미 사라지고 외세의 침입 앞에 망해가던 나라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허울뿐인 군주였다. 신덕왕의 아들이자 경명왕의 동생이던 경애왕 또한 아버지와 형처럼 불행한 삶을 살았다. 왕건에게 굴종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면서까지 나라를 지키고자 했으나, 결국 후백제의 실력자 견훤에 의해 죽음을 맞았고, 함께 있던 왕비와 후궁들은 후백제군에게 능욕까지 당했다고 전해진다. 김운 역사여행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달 31일 도의회 의장, 도교육감, 도의원, 공공기관장, 소속 간부 등과 함께 도청 동락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경북도는 이태원 사고 발생 상황을 접하고 곧바로 도청 동락관 1층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이철우 도지사는 “사고 소식에 마음이 너무도 아프고 참담했다”며 “이번 참사에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철우 도지사는 30일 사고 소식을 접하고 이태원 사고와 같은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축제 행사 등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애도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합동분향소 설치를 지시했다. 분향을 마치고 이 지사는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 및 봉화 광산 매몰사고와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 축제와 민간 행사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고, 봉화 광산과 같은 다른 사업장도 특별점검 실시하라”며 “더 이상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경북도는 11월 6일까지를 특별안전점검 주간으로 정하고, 현장 중심 민관합동 안전점검반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장소를 중심으로 시설안전 점검 등을 펼친다. 또 이 기간에는 기관장(지자체장, 공공기관장)이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서도록 했다. 또 도민분향소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운영한다. 이 기간 도민 누구나 분향소에서 헌화·분향이 가능하다. 아울러 국가애도기간(11.5) 중에는 전 공공기관에서 조기를 게양하고, 전 공직자에 대해 검은 리본을 패용케 하고 복무관리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회의를 마친 이철우 도지사는 곧바로 봉화 광산 매몰사고 현장을 찾았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이철우 도지사는 소방본부로부터 사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받고 매몰자 수색 상황을 점검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수 일째 구조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도민의 생명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 달라.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매몰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모든 장비와 인력, 행정력을 동원해 구조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봉화 아연광산 제1수직갱도에서 매몰 사고가 발생하면서 조장 A씨와 보조작업자 B씨가 고립된 상황이다. 1일 현재까지 기존 구조 작업과 별도로 고립된 광부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나, 갱도 안에 크고 작은 암석들이 쌓여 진입로 확보가 어려워 매몰 광부들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북도는 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경상북도 출자출연·보조기관 종합청렴도’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도는 산하 기관까지 청렴문화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 ‘경상북도 청렴도 향상 조례’에 근거해 지난해부터 출자출연기관 종합청렴도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종합청렴도 결과는 출자출연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도민이 평가하는 ‘외부청렴도’ 점수, 기관 내부 직원이 평가하는 ‘내부청렴도’ 점수 및 기관의 ‘부패방지시책평가’를 합산한 종합점수를 기본으로 했다. ‘부패사건 발생현황’과 ‘신뢰도 저해행위’를 감점요인으로 해 산출했으며, 청렴도 수준에 따라 최고 1등급에서 최하 5등급까지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평가했다. 항목별 평가 분석 결과 올해 청렴도 평가 점수는 8.70점(10점 만점)으로 지난해보다 0.28점 상승해 전반적으로 청렴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관의 외부청렴도는 기관 평균이 9.53점으로 외부에서 인식하는 출자출연기관의 청렴도는 높게 평가를 받았다. 반면 내부청렴도는 8.06점으로 내부 조직원의 조직에 대한 청렴인식이 낮게 평가됐다. 부패방지 시책평가는 7.89점으로 전년 대비 1.53점 상승했으나, 여전히 내·외부청렴도 보다 낮게 평가돼 청렴도 향상을 위한 시책 발굴 및 실행에서 보완할 부분이 다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관별로는 1등급을 받은 기관은 없었다. 2등급은 경북행복재단, 문화엑스포, 새마을재단, 경북장애인체육회, 경북환경연수원, 경북신용보증재단,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청소년육성재단, 한국국학진흥원 등이었다. 3등급은 경북문화관광공사, 경북테크노파크, 경북콘텐츠진흥원, 경북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경북문화재단, 경북체육회, 경북교통문화연수원, 경북독립운동기념관, 독도재단 등이었다. 종합청렴도 4등급은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경북종합자원봉사센터, 경북인재평생교육진흥원, 환동해산업연구원 등 4개 기관이었으며,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은 기관은 경북경제진흥원, 대구경북연구원 등 2개 기관으로 조사됐다. 등급별 현황을 분석하면 2등급 기관은 전년도 5개 기관에서 10개 기관으로 증가했고, 5등급 기관은 전년도 8개 기관에서 2개 기관으로 감소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다만, 여전히 부패경험이 발생하고 있는 점은 개선과제로 남았다. 경북도는 청렴도 평가결과를 당해 기관뿐만 아니라 관리·감독 부서에도 통보해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하고, 청렴도 평가결과를 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해 기관 구성원 전체가 청렴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가 직접 평가하는 경북개발공사, 포항·김천·안동의료원은 이번 평가에서 제외됐다.
이철우 도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북도 대표단이 지난달 28일, 29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한베 수교 3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문화, 통상 교류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단은 이번 방문에서 호치민 시장 면담, 경북의 날 행사, 진출기업 방문, 상공인 및 수출유관기관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이철우 도지사는 첫날 한국식품 유통매장인 K마켓을 찾아 경북 우수농수산식품 상설 판매장에서 K마켓 고상구 회장과 경북특산품 및 과일 수출 홍보로 현지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베트남 롯데마트 1호점인 남사이공점에서 경북 우수 농식품 홍보판촉행사를 갖고, 베트남 수출확대를 위한 경북도-베트남 롯데마트(15개 판매매장)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서 경북도와 롯데마트는 수출 유망품목 발굴과 베트남 시장 개척을 위한 온·오프라인 유통망 활용 홍보·판촉 및 판매확대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2개국에 총 3개 법인, 64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특히 2008년 한국 유통업체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15개 매장과 온라인몰을 운영하며 해외시장을 지속 공략하고 있어 K-푸드 수요증가와 동반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베 수교 30주년 기념행사에 앞서 호치민 시장과의 만남에서 이철우 도지사는 “지난 2017년 한베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호치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통해 양 지역은 더욱 곤고한 관계로 성장했고, 한베 수교 30주년에서 새로운 동반자 관계로 성장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29일엔 경북의 날 행사에서 경북도립무용단의 공연행사와 사과소주(의성), 흑마늘제품(의성), 알로애제품(청송) 등 지역 우수상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경주 하이웃이주민센터는 최근 경주월드에서 이주배경청소년들을 위한 문화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이번 문화체험행사는 여성가족부 산하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레인보우스쿨’을 통해 진행됐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포함 총 40여명의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참여했다. 경주시 성건동 지역에는 구소련(C.I.S)지역에서 찾아온 고려인 아동과 청소년들이 많이 있지만 이들을 위한 안정된 돌봄시설이 부족해 양질의 한국어 교육을 받기 어렵고, 자신의 진로를 생각할 다양한 문화체험활동이 부족한 현실이다. 하이웃이주민센터는 2019년부터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의 위탁을 받아 4년째 지역에 있는 이주배경청소년들을 위한 방과후 교실을 운영하면서 해마다 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행사를 가지고 있다. 박 이오시프는 “한국에 온지 세 달이 지나가지만, 엄마가 주말에도 일을 하고 있어서 밖에 나가서 노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친구들하고 같이 경주월드에 올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조훈 센터장은 “지역내 중도입국아동청소년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프로그램을 통해 혼자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의 정서적인 부족함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사회복지법인 자선단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달 29일 황성공원에서 경주 지역주민들에게 지역 내 유기동물 현황과 동물 유기 방지를 위한 관심을 확산하기 위해 ‘유기동물 방지’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 경주시 중·고등학교 학생들로 이뤄진 ‘꿈꾸고 도전하는 사람’ 봉사단은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탐구하고, 논의 끝에 유기동물 문제를 선정했다. 이후 1년간 관련 교육을 수강하고 유기동물 보호소에 방문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얻은 관련 정보들을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고자 ‘유기동물 방지’캠페인을 실시했다. 참여자들이 직접 제작한 홍보물과 기념품(메모지, 그립톡)을 함께 전달하며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었다. 권기숙 관장은 “‘꿈꾸고 도전하는 사람’은 청소년 참여자들이 청소년으로서 지역 내 참여할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하여 알아보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캠페인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지역 내 유기동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부탁드리고 지역사회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꿈꾸고 도전하는 사람’ 참여 청소년들에게도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꿈꾸고 도전하는 사람’ 봉사단은 오는 12일 황성공원 타임캡슐 공원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유기동물 방지’캠페인을 추가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달 28일 장애인체육관 및 앞마당에서 ‘제17회 희망톡! 재활톡! 나눔톡!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사진> 이날 행사에는 장애인 및 자원봉사자, 후원자, 봉사단체와 지역주민 등 1000여명이 참여해 다양한 체험활동과 노래자랑으로 활력을 충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행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가족과 어울려 친목을 도모하고 이해와 소통을 통해 지역발전에 참여,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유공자 표창, 행복예술공연단과 장원중선류 가야금 병창 보존회의 힐링음악회, 노래자랑, 행운권 추첨 등 진행됐다. 한편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2001년 개관해 장애인들의 재활자립과 복지증진을 위한 종합적인 재활·자립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리검사, 직업훈련, 문화체험나들이 등 다양하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주시는 장애인 복지증진을 비롯해 인식개선 사업 및 편의시설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토요일 밤 이후 대한민국 SNS는 또 한 번 어두운 구름 속에 갇혔다. 151명의 사망자와 160여명의 부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를 지켜보는 SNS들의 심정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놀라움에 빠졌다. 세월호 참사는 그 현장에서 윗사람 눈치만 보느라 누구 하나 책임지고 그 어린 생명들부터 구하지 못한 공직자들과 어른들의 추악함이 문제였다. 이번 이태원 참사는 젊은이들의 과한 열기를 사전에 인지하였음에도 예년에 비해 경찰과 공무원 배치를 대거 줄이는 등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안전 시스템의 부재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근본적으로 두 사건이 모두 국가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일어난 참사란 점에서 국민들의 상실감과 분노는 다시 커졌다. 그런 한편 핼러윈 축제를 무턱대고 비방하고 혐오하는 시선들도 대거 쏟아졌다. 특히 비중 있는 방송과 언론들이 핼러윈 축제를 즐기고자 한 젊은이들을 향락적이고 염세적이라고 비판하는 모습은 젊은이들을 두 번 죽이는 어리석은 짓이다. 핼러윈 축제는 단순히 젊은이들의 새로운 놀이문화일 뿐이다. 그 이면에 어쩌면 20대들이 겪고 있는 불안과 좌절이 은연중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만 내몰리던 청춘들, 더구나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린 채 취업장벽과 불안한 미래에 기죽은 그들의 탈출구가 핼러윈 축제였을지 모른다. 가면과 분장으로 자아를 가림으로써 새로운 해방감을 맛보고자 했다면 그 억눌림과 불안의 바탕에는 비뚤어진 교육과 비좁은 취업관문이 작용했을 것이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국가와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설혹 그런 해석이 아니라도 젊은이들이 놀이를 굳이 삐딱하게 볼 일은 아니다. 때맞춰 대구와 안동, 구미를 비롯 전국에서 열리거나 진행 중이던 핼러윈 관련 행사가 취소되거나 중단되었다. 경주도 엑스포공원에서 진행되던 핼러윈 행사가 중단되었고 형산강문화예술제도 음악송출을 중단했다. 국민의 애도야 정부가 굳이 애도기간을 정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슬프고 가슴 아프다. 그러나 우리는 세월호 참사 후 수학여행이 한동안 전면 중지되었던 황당한 경우를 익히 경험했다. 엄연한 교과과정인 수학여행을 보다 안전하게 책임지고 완수하기보다 뭉턱 취소하는 것으로 책임을 피했던 교직자들은 무책임하고 비겁한 어른들이었다.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다울 때가 가장 아름답다. 그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놀기도 열심히 해야 한다. 국가나 지자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그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보다 안전하게 행사를 관리하는 일이다. 그것을 소홀히 해 참사가 났다면 앞으로 그런 행사를 더 신중하고 꼼꼼히 관리해야 맞는 것이지 그 행사들을 지레 겁 먹고 취소해서 안 된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마음껏 소리치고 뛰놀 수 있는 가운데 놀라운 창의력과 새로운 미래산업이 태동한다는 역발상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애도의 기간을 마친 후 핼러윈 축제는 안전한 환경 속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하고 이태원과 전국의 축제도 다시 활력을 찾아야 한다. 그게 이번 참사를 진정으로 애도하는 방법이다.
“혼자 사는 노인과 갑작스레 출산에 임박한 임산부, 혼자서 병원 가기 어려운 시민을 위한 서울시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서비스’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이 정책은 지난해 11월 1일 시작해 약 1년 만에 서비스를 이용한 시민이 누적 이용자수 7800명을 넘어섰다. 이 서비스는 혼자 병원에 가기 어려운 1인 가구를 위해 병원에 갈 때부터 귀가할 때까지 전 과정을 보호자처럼 동행해주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서비스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서비스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8월부터는 월 1000명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이용자 수도 10월 말 현재 67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지난 5월 발표한 ‘2021년 서울시 1인가구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연구’에 따르면 1인 가구가 혼자 생활하면서 가장 곤란하거나 힘든 점으로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35.9%)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의 ‘1인가구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는 이 같은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으로, 시는 작년 시범운영 결과와 시민 의견을 반영해 올해부터 중위소득 100% 이하 시민의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시행했다. 이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와 무려 서비스가 함께 진행되는데 전체 이용자 중 유료 이용자는 52%(4074건)이며, 중위소득 100% 이하인 무료 이용자는 48%(3781건)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연령대별 이용현황은 80대 이상 이용자가 32.2%로 가장 많았고, 70대(27.8%) > 60대(21.9%) > 40~50대(14.6%) > 30대 이하(3.5%) 순이었다. 이용자 유형별로는 진료, 입퇴원 등의 이유로 단기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약 60%였으며, 투석·검사·재활치료 등으로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약 40%였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9월부터 퇴원했지만 돌봐줄 보호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를 위해 ‘1인가구 퇴원 후 일상회복 안심동행서비스’도 시범운영하고 있다. 시는 병원동행부터 일상회복까지 지원함으로써, 공백 없는 돌봄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퇴원 후 일상회복 안심 동행서비스’는 병원동행서비스 이용경험이 있는 1인 가구가 퇴원 후 한시적인 돌봄(집안정리, 식사준비, 외출지원 등)이 필요한 경우 신청할 수 있으며, 이용요금은 소득과 관계없이 시간당 5000원이다. 서울시의 이 같은 의료 서비스는 독거노인들이 많은 지방도시에서 특히 참고할 만한 공적 서비스로 여타 지방자치단체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한 선제적 서비스로 부각된다.
고위 공직자 출신들 부인들의 갑질은 어쩌면 태생에서부터 시작된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른다. 변호사들을 일컬어 ‘허가 낸 도둑’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던 노변호사 한 분이 기억난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오로지 의뢰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다루고 최대한 의뢰인이 유리하도록 변호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기 때문이다. 변호하는 과정에서 설혹 의뢰자의 잘못이 크다고 해도 그것을 최대한 낮춰 적용될 수 있도록 변호할 의무가 변호사에게 있는 것이다. 희대의 살인마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기꾼들이 유명한 로펌을 고용해 자신의 죄를 희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유명한 변호사가 국민적 지탄을 받는 인물들을 변호하는 것은 변호사가 윤리적이기보다 ‘누구나 변호 받을 권리가 있다’는 뻔한 수사에 더 치우치는 결과일 것이다. 대필을 하는 과정에서 의뢰자 주변의 일들을 취재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의뢰자가 나쁘게 연루된 사건이나 사고를 접하는 경우도 생긴다. 주변 인물을 취재하면서 무언가 좋은 이야기를 듣고자 찾아갔다가 오히려 ‘그 양반 겉보기와 달리 겉으로는 선한 척해도 속으로는 아주 인색하고 권위적인 사람이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다. 의뢰자와 관계가 깊어지다 보면 뜻밖에 의뢰자 주변의 인물들이 의뢰자에게 갑질을 당하고 있거나 혹사 당하는 장면도 보게 된다. 이럴 때는 ‘과연 이 사람을 위해 이 자서전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 경우 이런 상황에 자주 부딪히며 대필할 마음이 뚝뚝 떨어진 경험이 다수 있다. 내 기억에 경제인들의 경우보다 고위 공직 출신자들의 경우가 더 많았고 의뢰자 본인보다 의뢰자의 가족들이 그런 경우가 많았다. 내가 대필한 책들은 대부분 남성 의뢰인들의 책이다 보니 의뢰자의 부인들이 갑질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물론 그런 사안들을 일일이 다 말할 수는 없다. 이 역시 대필자가 보호해야 할 의뢰인 정보에 대한 보안의 약속 때문이다. 비단 내 대필 세상에서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의 도덕성 시비를 쉽게 보았다. 그뿐 아니라 후보자의 부인들이 연루돼 함께 도마에 오르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지켜보았다. 근본적으로 ‘난 사람들과 든 사람들이 된 사람까지 되지 못한 탓이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흔히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출신의 인사들 대부분은 자신들에 대한 확신에 넘친다. 인생에서 도무지 실패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학교 실력 혹은 법공부의 실력으로 일찌감치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고 젊어서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직위에 있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한때 이들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합격자들에게는 ‘마담뚜’가 붙어 연수원 시절부터 혼처 상담이 치열해진다는 설도 있었다. 이런 일이 드라마나 소설, 영화의 소재가 된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이것은 설이 아니라 실제 그랬다는 것이 내가 만나본 많은 사법시험이나 행정시험 합격자들의 체험담이기도 했다. 물론 모두 다 그랬다는 것이 아니지만 우수한 두뇌와 풍요로운 부가 결합하는 정략적 결혼이 자주 이뤄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똑똑한 수재가 권력 있고 부유한 집안의 딸과 정략결혼하는 것이 동서고금의 일상이니 이것을 굳이 문제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시대착오적 발상일 것이다. 이런 결혼이 부인의 갑질로 이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심지어 그것을 갑질로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부당할 지경이다. 부유한 집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공주처럼 산 딸들에게 수재 남편의 그저 그런 집안의 환경은 힘겹고 성가시다. 시집을 만만하게 보지는 않아도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열악함에 시집 소리만 들어도 더럭 겁이 날 만하다. 뿐만 아니라 남편 주변의 환경은 다 만만해 보인다. 판사나 검사는 3급 공무원급으로 ‘영감’ 호칭을 들으며 공직을 시작하고 행정고시 출신은 즉시 5급 사무관으로 시작된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한 사람이라면 5급이 되기 위해 평균 20년은 봉직해야 하고 3급은 꿈도 꾸지 못하는 직책이다. 7급 공무원으로 시작해도 잘해야 10년 이상 근무하고 운이 따라야 꿈꿀 수 있는 직책을 ‘새파란’ 나이에 꿰차고 호령하게 된다. 그의 부인은 ‘사모님’ 소리를 역시 아주 ‘새파란’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공직사회가 윤리강령 같은 것을 따로 가르친 적 없다 보니 고위 공직자들이 자신과 부인의 위치를 쉬 혼동하고 부인들 역시 그런 환경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남편이 ‘부리는’ 아랫사람들이 부인까지 부려도 되는 아랫사람들이 되고 마는 것이다. 비단 대선뿐 아니라 총선이나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치르다 보면 후보자만큼 후보자 부인들을 더 평가하려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후보자 부인의 갑질이나 오만이 종종 후보자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고 심지어 낙선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것은 좋은 후보를 고르려는 유권자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매우 자연스러운 정치행위다. ‘배갯머리 송사’라고 때로는 후보자 자신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후보자 부인이 한다는 것을 익히 보아온 유권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럴 때 유권자들은 진정한 유권자의 자격을 가지게 된다. 대필 세상에서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진다. 대필하다 보면 어이없고 어색한 상황에 자주 부딪힌다. 의뢰자 주변의 아랫사람들이 자신의 윗사람 말을 듣고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의뢰자의 부인이 나타나 감 놔라 배 놔라 남편 일에 간섭하는 것을 보면 어이가 다 없어진다. 심지어 대필자에게조차 이렇게 써달라 저렇게 써달라 주문하는 부인들도 있었다. 이게 꼭 공직 출신이라고만 한정할 수 없지만 내 경험에 비추면 고위공직자 출신들, 사법시험, 행정고시 출신자들에서 이런 현상을 더 자주 보았다는 것이 유감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것을 책에 쓸 수 없을뿐더러 일이 끝나고도 누가 어땠더라고 함부로 떠들고 다니기 어렵다. 그게 의뢰자를 보호해야 할 대필작가의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대필자는 단순히 책을 대신 써주는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의뢰자가 원하는 대로 써줄 뿐이고 의뢰자의 부인이 의뢰자보다 힘센 상황이라면 의뢰자 부인의 말을 들어주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이건 대필자의 한계이자 숙명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되고 나면 대필하는 힘이 상당히 떨어지게 된다. 의뢰자가 인격적으로 훌륭하면 훌륭할수록 대필자는 힘이 생긴다. 좋은 의뢰인을 만나면 없던 일을 만들어서라도 잘 쓰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만 불협화음이 많은 의뢰자는 대충대충 그저 지면이나 때우고 말자는 생각이 사람인 이상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것을 뛰어넘어서라도 의뢰자의 책을 잘 쓰는 것이 진정한 프로의식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아무리 프로에게도 최소한의 동기부여는 필요하다는 말이다. 내가 대필작가의 범주를 떠나 서구사회의 ‘연대기작가’로 발돋움해보겠다고 생각한 이면에는 바로 이런 대필작가이기 때문에 느껴야 하는 씁쓸함이 깔려있기도 했다. 연대기작가들은 좋은 점 나쁜 점 가리지 않고 있는 대로 기술한다. 돈 받고 일하는 작업이 아니고 자신의 필력과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쓰는 작업인 만큼 거리낄 일이 없다. 물론 책을 출판한 후 명예훼손이나 출판금지 같은 소송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자신이 보고 느낀 대로 쓸 수 있는 즐거움과 주체성이 보장되는 작업은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대필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좋건 싫건 사람의 속을 편안한 마음으로 들여다볼 배짱이 있어야 한다. 때로는 어이없는 갑질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의뢰자뿐 아니라 의뢰자 부인의 갑질도 예상해야 한다. 반면 대필작가를 통해 자서전을 내려는 사람은 우선 자신을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필자가 좋은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의뢰인이 훌륭한 점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좋은 책이 나온다. 그게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개개인의 신체활동과 기본 대사에 필요한 열량을 섭취해야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영양소를 골고루 알맞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으로 약물치료 중이던 78세 여성이 두 달 전 단추를 잘 못 채우는 증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해 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검사 결과에는 이상이 없었고, 갑자기 생겼던 증상은 며칠 후 호전됐습니다. 148cm, 56kg이었던 환자는 혈당과 혈압 모두 특별한 이상이 없던 터라 많이 놀란 상태였습니다. 언어능력, 운동기능, 평형감각 등에 이상 없이 단추를 잘 못 채우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목을 지나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경추척수증을 먼저 체크해봐야 합니다. 물론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면 뇌혈관질환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경추척수증은 목 부위의 중추신경인 척수 주변 구조물이 척수를 압박해 척수가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문제가 생기는 질병입니다.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척주관협착증과 비슷한 경우가 목에 생기는 것입니다. 동반되는 흔한 증상으로는 다리의 힘이 빠져 걷기가 힘들거나, 대소변 보는 데도 문제가 생기고, 손으로 물건을 잡는 일, 젓가락질하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어 많은 사람이 뇌혈관질환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활동량에 맞는 고른 영양 섭취 혈압, 혈당도 잘 조절되던 환자가 갑작스럽게 경추척수증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경추척수증 증상은 힘이 떨어진 상태에서 구부정한 자세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할 때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지나치게 활동을 많이 한 경우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통증이나 소화 기능 저하, 기억력 및 시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은 일시적으로 힘이 떨어져 장기와 근골격계에 무리가 가면서 생깁니다. 고령자의 체력 저하는 기본적으로 열량 섭취보다 많은 활동량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움직임을 조금 줄이고, 식사량을 늘려보자고 하면 대부분 “그 정도도 움직이지 않고 어떻게 사느냐?”, “ 배가 고프지 않고 더부룩해서 더 먹기 어렵다”라고 하십니다. 움직여야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는 육체노동이 중심이었던 농경사회에서는 ‘환갑’을 축하할 정도로 오래 살기 어려웠지만, 요즘은 의학 발전과 더불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고 무리한 노동이 필요 없어지면서 75세가 넘어서도 매일 운동하고 젊은이처럼 왕성하게 활동하는 고령자가 많습니다. 반면 디지털 문화의 영향으로 20대 젊은이들은 오히려 활동량이 줄어 세대별, 개인별로 활동량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권장 섭취 열량과 개인의 열량 필요량이 활동량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몸은 저장한 것을 끌어내 쓸 때보다 먹은 것을 소화해서 쓸 때 가장 편안하게 기능합니다. 따라서 열량을 소모한 만큼 음식을 섭취하면 문제가 없고, 나이별로 장기가 쓸 기초대사량(70%), 신체 활동량(10~15%), 스트레스나 기온차 등 적응을 위한 필요에너지(15%)를 더한 정도의 열량을 섭취하도록 권장합니다. 한 번에 운동을 많이 해 신체 활동량은 늘었는데 먹는 양은 같거나 줄어 상대적으로 열량 섭취가 부족한 상황이 되면, 몸은 기초대사량을 줄이게 되고 결국 장기가 쓸 에너지가 부족해 질병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보통 운동량을 조금 늘리거나 외출 등으로 활동이 증가할 때, 비만을 치료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여성은 평상시보다 200kcal(우유와 바나나 1개 정도), 남성은 300kcal 정도 더 섭취해야 합니다. 간식을 드시거나, 평상시보다 열량이 높은 동물성 식품을 더 드시면 됩니다. 실제로 암 생존자나 다양한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의 영양평가 결과를 보면, 밥과 반찬을 위주로 한 주식보다는 과일이나 채소, 또는 몸에 좋다는 음식만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있어 비타민, 미네랄 등 미세 영양소는 넘치고, 기본적으로 힘을 만들어내는 열량이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 과일이나 간식으로 배를 채워서 다음 끼니 식사를 잘 못한다고도 합니다. -세 끼를 제때 먹는 식사 이 여성 환자도 78세에 148cm, 56kg인데 당뇨 조절을 위해 하루 1100kcal(일반적으로 1500kcal 정도 필요)로 주식을 지나치게 줄였고, 간식도 의식적으로 멀리했습니다. 가끔 체력이 떨어질 때면 소화가 안되거나, 눈이 심하게 붓는 증상이 나타나곤 했습니다. 부족한 열량 섭취에 반해 활동량은 상대적으로 많아 거의 매일 8000보 걷기 운동을 하고 그 후엔 힘이 떨어져 식사 후 조금씩 조는 일이 잦았습니다. 이분에게는 걷기 운동을 3000~4000보씩 나눠서 하도록 권했습니다. 한 번에 체력 소모가 많지 않도록 배분하고 아침 식사부터 매 끼니 한 숟가락씩이라도 더 드시고 육류나 생선류 등 동물성 식품을 더 섭취해 열량을 조금 늘려주면 증상이 호전됩니다. 물론 먹는 양을 늘리기가 쉽지 않으므로 소화를 도와주는 약물치료가 단기간 필요합니다. 진료실을 찾는 많은 분이 무엇을 먹으면 좋은지 질문합니다. 일반적으로 밥과 국, 고기, 생선, 계란, 콩류 등 단백질 식품 1~2가지, 나물 2~3가지에 김치와 같은 일반 가정식, 즉 균형식단으로 세 끼를 제때 먹도록 권합니다. 평상시보다 활동이 늘었으면 하루 200~300kcal 정도의 간식을 나누어 드시면 좋습니다. 물론 활동이 거의 없으면 성별·연령별 필요 열량에서 200kcal 정도 적게 드시면 됩니다. -맞춤 영양이 필요한 시대 활동량에 맞는 열량 섭취가 왜 중요할까요? 우리 몸이 생존하도록 만들어진 기본을 되짚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먹은 것을 뼈와 지방, 근육으로 저장해 지탱하고 비축한 에너지는 각 장기가 고유의 기능을 하도록 도와 몸을 움직이며 살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영양의 기본은 장기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즉 생존을 위한 에너지원과 보조영양소를 몸에 공급하는 것입니다. 먹은 것을 지방으로 비축하고, 매일 쓰는 근육은 쓰지 않으면 줄어들게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먹은 것을 지방으로 비축할 정도의 열량 섭취와 위와 장이 찼다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음식을 섭취해야 몸이 제 기능을 하며 구석구석 염증을 없애주고,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즉, 고형식으로 구성한 균형 잡힌 식단으로 약간 배부르게 음식을 먹어야 증상이 생겼을 때나 혈관 노화가 시작된 고령자의 영양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과거 먹을 것이 부족할 때 만들어진 영양섭취 권고량이 먹을 것이 풍족하고 디지털화로 움직임이 적어진 현대인에게는 비만과 만성질환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습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일반인의 영양 상식이 되어버렸습니다. 또 과일, 채소, 견과류와 같이 몸에 좋다는 음식은 챙겨 먹고 체력의 근본이 되는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는 줄여 영양 불균형이 큰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아도 좋다는 음식을 먹으려 하고, 안 좋다는 음식은 무조건 피하기도 합니다. 우리 몸속 구조는 열이면 열 사람, 모두 조금씩 달라 다른 사람에게 좋다는 음식이 내게는 안 맞을 수 있습니다. 또 자연과 사람은 공생해왔으므로 제철 음식이 그 계절을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으로 진화해왔습니다. 따라서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맹목적으로 먹기보다는 자신에게 맞고 편안한 제철 음식을 섭취하고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활동량에 맞춰 먹는 것이 영양의 기본 원칙입니다. 과거에는 깨끗한 공기와 물이 우리 몸을 정화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미세먼지 증가와 기후변화 등으로 폐에서 공기도 좀 더 걸러야 하고, 물도 상대적으로 오염되어 깨끗한 공기와 물이 몸을 정화해주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 몸의 체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누구나 매일 호흡하고 대사하며 생기는 몸속 염증을 없애줄 정도로 먹고 움직이며 균형을 잘 맞춰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힘의 여유분을 항상 비축해야 질병과 멀어질 수 있습니다. 음식물을 섭취해 기본적인 영양 균형을 맞추고 고령자는 조금 부족한 영양 성분을 보충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건강기능식품을 일시적으로 선별해서 복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개인의 신체활동과 생활환경에 맞춘 맞춤 영양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글 :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시놉시스] 하늘 괴물에 쫓겨 세상으로 떨어진 한 남자, 자신의 이름도 나이도 신분도 알 수 없는 그에게 하늘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 자만 하늘의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소리가 울린다. 길을 가던 중 아름다운 여인의 그림을 발견한 남자는 그림 속 여인이 진정한 사랑이라 믿고, 세상 어디에 있을 그녀를 찾아가는데… 화려한 명작 오페라 속 아리아가 시민들의 감성을 적신다. 깊어가는 가을밤과 어울리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 ‘아시아의 세남자가’가 오는 10일 저녁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펼쳐진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문화재단, 경주오페라단이 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2022동아시아문화도시 민간문화예술단체 교류지원사업 일환으로 마련돼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예술인들이 참여한 프로젝트 합동공연이다. 경주오페라단 강병길 단장은 “세계최고의 오페라 작곡가인 푸치니의 오페라 중 중국을 배경으로 한 투란도트, 일본을 배경으로 한 ‘나비부인’, 그리고 신라인의 정서를 담은 임긍수의 ‘천년의 사랑’을 하나의 스토리로 각색해 나라별 특색있는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라면서 “중국, 일본 예술인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진정한 화합의 무대를 경험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예술인들에게도 이번 공연은 자긍심을 높일 수 있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의미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공연을 계기로 3국간 예술인들의 지속적인 문화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을 위해 △총감독에 강병길 △연출/각색 박정환 △음악감독 이경희 △조연출 강병욱 △미술 배미라 △자막 권별 △의상 서보영 △영상 강기영 △분장 이지영 △무대크루 강기혁 △음향 다이나믹 오디오 △음악코치 김효순, 김지현 △촬영 김지용, 용스튜디오가 맡아 제작에 참여했으며, 경주미술협회의 ‘2022 한중일 국제서예교류전 출품작’영상이 공연 배경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무대에서는 △연출/사회 박정환 △김유신-바리톤 강민성 왕자-테너 김성진 △천관녀-소프라노 이민정 △밤의여왕-소프라노 박보윤 △류-소프라노 김예슬 △초초상-소프라노 박희애 △칼라프-테너 장 석(중국) △핑크톤-테너 유야 나카무라(일본) △바이올린-미유이 이케다(일본), 세이까 이케다(일본) 외 경주오페라단과 이엘 팝스오케스트라가 참여해 경쾌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공연 시작 전 저녁 6시 45분부터는 경주예술의전당 2층 로비에서 경주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현악 4중주 공연도 만날 수 있다. 경주오페라단 강병길 단장은 “한국, 중국, 일본 간 교류와 화합으로 만들어진 이번 무대에 경주 시민들의 많은 관람 부탁드린다”면서 “이번 공연을 계기로 세 나라 간 음악적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늘 새로운 도전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가겠다”면서 “지속적인 활동으로 경주 오페라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무료공연이다. 공연 및 티켓 문의는 010-6625-6996.
경주불교학생회 동문회가 동문회지 ‘경주와 불교의 인연 이야기’ 5호를 발간했다. <사진> 경주에서 한국불교의 중흥을 발원하며 학생 포교의 근간을 이루고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경주불교학생회 동문회가 2019년 4호를 발간한지 3년 만이다. 이 책은 이태오 동문회 회장이 발행인으로 김성규, 이형우, 김혁배, 최병섭, 손익영, 최광복 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300여쪽에 이르는 이번 호에는 △이태오 동문회장의 발간사를 시작으로 △불심도문 스님의 법어 △돈관·법륜·우학·월암 스님의 법문 △부처님께 △칼럼 △경불의 흔적 △포교·순례 △특집 △경주의 추억 △경북문단 등으로 구분돼 동문들의 저마다 일상 속 불교를 진솔하고 담담하게 엮어냈다. 경주불교학생회 동문회 이태오 회장은 “경주불교학생회는 부처님께 귀의해 한 생을 헛것에 끄달리지 않고 바르고 참되게 한 생을 살기를 원하는 불자들의 모임”이라면서 “동문회지 5호 발간은 코로나19로 모두 지난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이뤄진 결실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면서 “선배들이 잘 가꾸어 준 역사와 전통이 세세생생 이어지길 발원하며, 이번 회지가 발간되도록 수고해주신 편집진과 동문 선후배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불교학생회 동문회는 지난달 30일 녹원정사에서 경불회지 5호 발간기념 및 동문 만남의 날을 가졌다.
황룡사지 일원에서 한국, 중국, 일본에서 전승·보존되고 있는 연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사진> 경주문화원은 지난달 28일, 29일 양일간 동아시아문화도시 민간문화예술단체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2022 한·중·일 동아시아 연날리기’를 개최했다. 한·중·일 연날리기를 통해 상호 문화적 동질성을 공유하고, 전통문화 교류의 장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아시아의 꿈! 서라벌에 날다’를 주제로 △동아시아 문화도시 한·중·일 회원국 연 날리기 및 전시 △체험 프로그램 운영(연 만들기, 날리기) △동아시아 연날리기 기념 서예·문인화 퍼포먼스 △전통놀이문화 체험존을 운영하며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퇴치 오색연에 액운을 실어 보내고, 대형태극기연, 상어연, 줄연 등 다채로운 삼국 연들의 향연은 가을 정취와 어우러져 특별한 풍경을 연출했다. 중국에서는 펑쩡, 일본에서 다코라 불리는 연은 한국에서 군사적, 통신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조선시대 민간에 전파돼 정월 한 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민속놀이로 자리 잡았다. ‘삼국사기’에 김유신 장군이 반란군을 평정하기 위해 연을 만들어 전략으로 이용했다는 기록을 전한다. 바로 삼국시대 경주 월성 하늘에서 처음 연을 띄운 사실에서 연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조철제 원장은 “이번 ‘2022 한·중·일 동아시아 연날리기’를 통해 연의 발상지인 경주에서 잊혀 가는 전통연을 지키고, 계승·발전시켜 나갈 수 있길 바란다”면서 “한중일 3국은 각 나라마다의 정서와 문화에 대한 차이는 있지만, 연날리기뿐만 아니라 서예, 도자기, 바둑 등 역사와 문화에서 공유하는 부분도 꽤 많다. 이번 행사를 통해 비슷한 듯 다른 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연대와 협력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어릴 적 고향의 모습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새싹들이 고개 내미는 봄, 시원한 폭포에 더위를 잊게 하는 여름, 금수강산을 수놓는 가을 단풍, 담백한 화면으로 숨죽이며 빠져들게 하는 설경까지. 전통 산수화를 고수하는 송림 박병숙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합천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합천군 묘산 산재 출신인 박병숙 작가가 고향에서 처음으로 가지는 작품전이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공감’이라는 주제로 ‘계곡의 늦가을’ ‘자연의 품에서’ ‘어느 효자각의 가을’ ‘눈꽃 속의 함벽루’ 등 전국 공모전에 출품해 실력을 인정받은 작품들과 함께 지난 10여년간 주변 실경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 작품 46점을 선보인다. 박병숙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타인의 마음을 그 사람의 입장으로 들어가 느끼고 자각하고 동감하는 ‘공감’이 아닐까 생각했다”면서 “작품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는 마음을 열어 타인과 공감할 수 있다면 저의 개인전은 감히 값진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경주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10여년 전 평소 꿈꿔 온 한국화를 배우기 위해 ‘한국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인 ‘묵연회’와 인연을 맺었고, 묵연회에서 범정 강민수 화백에게 사사하면서 본격적인 한국화 공부를 시작했다. 한국화가 강민수 화백은 “송림의 산수화는 수묵을 기조로 하지만 언제나 정갈하고 담백하다. 이는 단순한 물질적 요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적 가치가 발현된 것”이라면서 “굳이 현란한 기교를 취하지 않을 뿐 아니라 대비의 강렬함을 비껴가는 의도가 특유의 담백함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그의 작품에 대해 평했다. 합천군 김윤철 군수는 축사에서 “담담하고 간략한 선으로 주위의 실경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는 기법에 참사를 보내며, 특히 합천 연호사를 배경을 한 작품은 고향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 감동을 받았다”면서 “작가님의 애틋한 정이 녹아있는 이번 작품 전시회를 통해 앞으로도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으로 수려한 합천을 배경으로 한 왕성한 작품 활동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병숙 작가는 “퇴직 후 인생 2막에서 전념하고 싶었던 한국화 작가로 나날이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면서 “한지를 스치는 붓질 소리에 세상사 모든 괴로움을 잊고 행복감에 녹아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년을 앞둔 후배들에게 퇴직 후 삶을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은 필수라면서 퇴직 후 일상을 채워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취미를 지금부터 찾아보길 적극 권했다. 박병숙 작가는 개인전 1회와 회원전 및 단체전에 다수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경북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청송미술대전 등 전국공모전에서 최우수상 및 특·입선 다수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서울 장덕한방병원과 청송야송미술관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현재 신라미술대전 추천작가이자 한국미술협회, 경주미술협회, 무명회 회원, 한국화묵연회 회장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