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제6호 태풍 ‘카눈’ 북상 전 덕동댐 사전 방류 등 선제적 홍수 조절 역량을 발휘해 태풍 피해를 막았다. 시는 폭우에 대비해 덕동댐 100만톤 사전방류로 저수율을 75%로 맞췄다. 이에 따라 이틀 동안 여수로 방류 없이 내린 비 900만톤을 그대로 받아들여 지난 11일 기준 99.2%(3200만톤)의 저수율을 기록했다. 앞서 덕동댐은 지난해 역대급 규모인 ‘힌남노’ 태풍 내습 시에도 사전 저수율을 적절히 판단해 예비방류 없이 총 2000만톤을 그대로 받아들여 하류지역의 북천, 형산강 범람을 막는데 기여한 바 있다. 덕동댐은 원래 홍수 조절용이 아닌 용수 전용댐으로 매년 저수율이 90%이상으로 이월돼야 다음해 생활, 농업, 관광용수에 공급에 지장이 없다. 댐건설 당시 100% 만수위를 채우고 여수로를 통해 자연월류하는 형식의 댐이었으나, 최근 극한호우 등 예기치 못한 기상현상에 대비하기 위해 유동적으로 예비방류를 시행하고 있다. 시는 향후 가을태풍에 대비해 당분간 일일 10~30만톤 예비 방류로 저수율을 90% 초반까지 유지해 내년 용수확보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편 덕동댐의 방류시설은 ‘여수로’ 2곳과 ‘방류수문’ 4곳 등 총 6곳이다. 여수로 2곳은 저수율이 만수위를 넘어서면 자연월류 되도록 설계됐고, 방류수문 4곳은 안전을 위해 방류 기준에 따라 개방하고 있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했던 세계 각국 잼버리 대원들이 무더위와 태풍을 이겨내고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뒤 경주를 찾았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에서 폐영식을 마친 독일, 체코, 루마니아,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 5개국 대원 730여명이 12일부터 18일까지 1주일간 경주에서 머물고있다. 이들은 첫 공식 일정부터 극심한 폭염과 태풍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일정을 추가해 경주를 방문했다. 먼저 독일 대원 595명이 지난 12일부터 골굴사, 불국사 등지에서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오는 18일까지 순차적으로 경주에서 머문다. 이들 중 400여명은 1박 2일 일정의 템플스테이를 마친 후에도 불국사 숙박단지로 거처를 옮겨 경주 관광을 즐기고 있다. 또 일부 대원들은 농촌민박 등지에서 숙박하며 문화체험과 지역탐방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만끽할 계획이다. 이들 외에도 같은 기간 체코와 루마니아 대원 100명, 우루과이 30명, 포르투갈 13명 등도 경주를 찾아 귀국 전 마지막 여정을 즐기고 있다. 이에 경주시는 지역 주요 기관과 함께 추가 일정을 이어가는 대원들이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전 영역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먼저 블루원과 경주월드는 잼버리 대원들에게 워터파크를 무료로 개방했다. 이어 경주엑스포대공원은 대표 공연 프로그램인 ‘인피니티 플라잉’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잼버리 대원들을 위해 시내버스를 무료로 탈 수 있게 했고, 전세버스와 경주시청 관용버스를 활용해 보문관광단지와 도심일원을 잇는 셔틀버스를 16일까지 운행했다. 주낙영 시장은 “세계 각국 잼버리 대원들의 경주 방문을 25만 시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잼버리 대원들이 경주에서 머무르는 마지막 날까지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주 시장은 지난 12일 골굴사를 방문해 독일 대원들에게 환영의 메시지와 함께 천마도 문양의 타이슬링 기념품을 전달했다.
최근 5년간 경주지역에 피해를 입혔던 7개 태풍 가운데 하루 동안 2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가장 잦았던 지역은 덕동댐으로, 모두 네 차례였다. 이어 불국동과 외동읍이 세 차례씩 기록했고, 강동면·내남면·산내면·중부동은 두 차례였다. 건천읍과 현곡면은 각각 한 차례였다. 특히 그동안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침수, 하천 범람, 도로 유실 등 피해가 집중된 만큼 관리당국이 재난안전대책과 관련해 전면 재정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주시재난안전대책본부가 공개하는 강우정보를 활용해 최근 5년간 태풍으로 인한 강우량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그간 태풍으로 하루 동안 가장 많은 강우량을 기록한 지역은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덕동댐으로 362mm였다. 이어 지난 2020년 9월 7일 태풍 ‘하이선’ 때는 천북면이 308mm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태풍 ‘카눈’ 당시에는 산내면이 287mm로 그 뒤를 이었다. 하루 강우량 200mm 이상을 기록한 지역의 시간당 강우량은 더욱 심각했다. 이번 태풍 ‘카눈’이 경주지역으로 근접했던 지난 10일 오전 7시엔 산내면에서 시간당 4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외동읍과 덕동댐은 38mm를 기록했다. 또 불국동과 안강읍, 강동면도 시간당 3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시간당 강우량 30~40mm는 하천이 범람하는 단계며, 저지대에서는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수준이다. 최근 5년간 태풍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당 강우량을 기록한 것은 의외로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태풍 ‘오마이스(2021년 8월 24일)’ 때 문무대왕면에서 87mm로 최고점을 찍었다. 감포읍 75mm, 외동읍 59mm로 뒤를 이었다. 당시 지역 전체 평균 강우량은 92.1mm로 태풍치고는 비의 양이 적었지만, 시간당 강우량은 최근 5년간 최고치였다.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 당시에는 덕동댐이 시간당 78mm로 가장 많았고, 불국동 77mm, 문무대왕면 70mm, 외동읍과 강동면은 60mmm, 산내면 57mm 등의 순이었다. 시간당 70mm 이 강우량은 자연재해급으로 하수도를 체계적으로 설계한 도심지마저 침수되는 단계다. 산사태가 일어나고, 도시가 대부분 침수돼 교통이 완전히 마비될 수 있는 수준이다. 호우 지역에 태풍피해도 집중 태풍 피해 역시 하루 200mm 이상 호우가 내린 지역에 집중됐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2019년 9월 태풍 ‘타파’와 10월 ‘미탁’의 영향으로 2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렸던 문무대왕면과 내남면의 도로 일부가 유실됐다. 2020년 9월 바람이 강했던 태풍 ‘하이선’은 감포항 친수공간을 초토화시켰고, 천북면에는 하루 동안 308mm가 내려 신당천 수위가 상승하자 8세대 29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또 현곡면 나원3리에는 하천이 범람해 주택 일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역대급 피해를 일으킨 태풍 ‘힌남노’ 당시에는 1명이 사망하고, 집중호우로 불국동과 강동면, 외동읍, 현곡면 등 지역 곳곳이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태풍으로 하천·소하천, 도로·교량, 수리시설 등 공공시설 796건이 파손돼 피해 금액은 1147억원이 이르렀다. 또 사유시설은 주택 11동 전파, 9동 반파, 798동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상가와 공장 침수는 각각 276건, 69건이었다. 저수지 범람위기로 주민대피 반복 저수지 범람위기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 제5호 태풍 ‘카눈’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산내면에서는 대현리 심원지의 만수 위험으로 경주시는 인근 마을 70가구를 대피시켰다. 또 암곡동 하천의 둑 유실 우려로 인근 주민들이 대피했고, 강동면 왕신저수지·건천읍 송선저수지·보덕동 하동저수지 등 3개 저수지가 월류 위험으로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대피한 주민들은 총 561세대 783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당시에는 강동면 왕신저수지, 건천읍 송선저수지의 월류 위험과 내남면 이조리 하천 범람 등으로 주민 400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2년에 한 번 꼴로 특별재난지역 선포 최근 5년간 경주지역에 영향을 미친 7개 태풍 가운데 피해가 막심해 정부로부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태풍은 세 차례에 이른다. 2019년 10월 태풍 ‘미탁’과 2020년 9월 ‘하이선’, 그리고 지난해 ‘힌남노’ 등 3개 태풍이다. 한 해 걸러 한 번꼴로 특별재난지역이 된 셈으로, 근래 들어 경주시가 태풍의 위험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이에 따라 태풍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와 함께 정확한 강우량 및 피해사례 등에 대한 통계를 토대로 장기적인 재난안전대책을 서둘러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상 기온으로 인한 기후 변화로 극한호우와 태풍의 강도가 점점 심각해지는 가운데 경주지역도 그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재해대책만으로는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보다 세부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태풍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를 서두르는 한편,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장기적인 재난안전대책을 수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사랑스러운 화풍으로 표현해 많은 독자들과 공감을 나누는 코큐보 작가의 첫 개인전 ‘양?’이 경북웹툰캠퍼스 전시홀에서 열리고 있다. SNS에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코큐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표작 ‘주간 야옹이’의 아트워크 및 작품 설정화 40여점과 기획 영상, 웹툰 속 고양이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2곳 등 풍성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국내 최대 규모의 축구 꿈나무 등용문인 ‘2023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축구대회’가 12일 첫 경기를 시작으로 14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당초 10일 예정됐던 개회식과 11일 개막전은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취소·연기됐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전국 학교·클럽에서 501팀, 1만여명이 출전해 1600여..
경주시가 문무대왕면 골굴사에서 문화체험을 하고 있는 독일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원을 찾아 환영 인사와 격려를 보냈다. 주낙영 시장은 12일 골굴사를 방문해 각 대원과 일일이 악수하며 환영의 메시지와 함께 천마도 문양의 타이슬링 기념품을 전달했다. 독일 대원 274명과 포르투칼 13명은 각 7개 팀으로 나눠 12일부..
제6호 태풍 ‘카눈’이 지역 내 피해를 입힌 가운데 경주시가 피해상황 조사와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11일 경주시에 따르면 9일, 10일 이틀간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지역 내 평균 강수량190mm, 초속 30m 넘는 강풍으로 일부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 유실 등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및 주택 붕괴 등 대형피해는 없..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은 오는 21일까지 경주시민들 대상으로 ‘2023년 주민참여예산제’ 사업을 공모한다.주민참여예산제는 경주시민에게 행복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예산 편성단계에서부터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제도다. 지방공기업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효율성을 제고하고 주민의 직접 참여를 통한 지방공기업 예산의..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은 8월 광복절 및 여름 휴가철을 맞아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공영주차장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감사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 기간 공단이 운영하는 중심상가, 봉황대, 대릉원(황남지구), 신경주역 등 4개 공영주차장 이용 고객 중 광복회 회원, 독립유공자, 특정 순번 방문 고객에게 부직포 가방과 물..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가 내달 8일까지 ‘2024년도 사업자지원사업’을 공모한다. 사업자지원사업은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장학지원’, ‘지역경제협력’, ‘주변환경개선’, ‘지역복지’, ‘지역문화진흥’ 분야의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월성본부는 이번 공모로 주민단체, 지..
내 사진은 ‘위로’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사물을,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거꾸로다. 한 매체를 경유하여 바라보는 과정은 주관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시선을 갖게 해 줌과 동시에, 다른 이에게는 각자의 시선으로 다시 주관의 영역을 양보한다. 더구나 밖으로 드러내는 사진들은 객관을 가장한 주관에 둘러싸여 공격(나름의 해석)당한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프레임으로 알게 모르게 밖으로 드러내어져 그 공격 속에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비유와 상징으로 때로는 적나라하게 좀 더 가까이서 지켜보게 한다. 그런 ‘나’를, ‘우리’를 위로하고 싶었다. 시작은 그랬다. 또 한편으로는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인간의 ‘폭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다. 폐허가 된 바닷가의 젓갈 공장은 이전에 그가 무수히 저지른 폭력의 인과로 다시금 시간의 폭력에 갇혀있었다. 그러나 그 또한 스스로가 의도하지 않은 문화라는 이름으로 학습된 결과일 테니, 나는 그에게도 위로를 보내고 싶었다. 위로라는 말은 참 따스하고 또 친밀하다.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혼자 사는 가구, 즉 1인 가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해 경주지역 내 1인 가구가 4인 이상 가구보다 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달 공개한 2022년 인구주택 총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경주시 총가구는 11만9353가구로 전년보다 0.2%(213가구) 증가했다. 이중 일반가구가 11만3877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집단·집단시설 99가구, 외국인 가구는 5377가구였다. 일반가구 11만3877가구 중 1인 가구는 4만2790가구로, 전년보다 435가구(1.0%) 증가했다. 1인 가구 수는 등록센서스 방식의 조사가 시작된 2015년 3만2760가구를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2021년에는 4만2355가구를 기록해 처음으로 4만선을 넘어섰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1인 가구의 비율도 2015년 30.6%에서 지난해 35.6%까지 증가하며, 3집 중 1집이 홀로 사는 가구로 나타났다. 4인 이상 가구는 1만4341가구로, 1인 가구의 1/3 수준이었다. 특히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1만5272가구로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전체 일반가구 중 고령자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3.4%로, 10집 가운데 1집 이상이 ‘독거노인’ 가구인 셈이다. 1인 가구는 슬림화된 일상이 장점인 반면 외로움, 불안 등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가 쉽지 않는 등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홀로 사는 당사자들이 고립감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에 노출되거나, 고령자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사 같은 사회적 문제도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의 1인 가구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아져야 한다. 그동안의 인구정책이 저출산·고령화 해결에 맞춰졌다면, 이젠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정책을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1인 가구의 경제적 자립, 안정적 주거 확보, 위기상황 대처, 사회안전망 구축 등과 이를 넘어 삶의 질 개선까지 가능한 분야별 정책을 보다 세심하게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이에 더해 경주시도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1인 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해 1인 가구에 보다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주에서 개최되는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가 올해 20회를 맞이했다. 2003년 눈높이 유소년축구대회로 시작한 화랑대기는 이제 명실상부 전국 최대 규모의 유소년축구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12일 첫 경기를 시작으로 15일간 1500경기를 소화하게 되는 이번 화랑대기 축구대회에는 전국 초등학교와 클럽 600여팀 1만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혹서기에 경기를 치르는 만큼 어린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 관리가 매년 화두가 됐다. 특히 올해는 안전과 관련한 사건·사고가 이어져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첫 대회부터 지난해까지 19년간 대회를 개최하며 큰 사고가 없었던 점은 경주시와 경주시축구협회의 노력에 대한 결과라 하겠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부분은 과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본다. 올해에는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당초 11일 개최에서 하루 연기해 대회를 진행하는 등 일기에 의한 변수가 발생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각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경주시와 경주시축구협회는 경기장을 비롯한 시내 곳곳의 시설물들을 점검했고,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경기장과 연습구장을 전면 폐쇄하는 대신 실내 체육시설을 제공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이는 사전 대회 분위기 조성보다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당연하고도 적절한 대처라 할 수 있다. 또한 시와 축구협회는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의료진과 진행 요원을 충분히 배치했다고 한다. 태풍에 의한 피해만 없다면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화랑대기는 매년 평균 310억원 정도의 경제파급효과를 낸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경주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20회를 맞이하는 올해도 이제껏 해왔듯이 항상 선수들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 선수들과 가족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
연일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폭염은 인간을 포함하는 동식물들 모두의 생활공간을 극한의 환경으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비라도 오면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던 ‘극한 호우’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그 강도와 피해는 이전보다 더 크고 심각해졌다. 기후변화는 뜨거워진 지구가 원인이다. 현대 이전에도 기후변화는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인간 활동으로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과다하여 지구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데 기인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물리적인 변화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북극에서는 영구동토층이 붕괴하고 있고 빙하와 해빙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지구의 온도가 지금처럼 계속 상승한다면 이상기상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고 인류를 포함한 지구생명체들 모두에게 생존의 위협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방안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등이 있는데 이중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으로 국제사회에 한국의 감축목표를 상향하여 제시하였고 2021년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약칭: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2022년 3월 시행)하였다. 탄소중립기본법에서는 중장기국가와 지자체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방안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목표 설정과 이행을 위해서 국가 차원에서는 2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기본계획(이하 탄소중립국가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시도지사와 시군구의 광역 및 기초지자체에서는 1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탄소중립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도록 의무화하였다. 이제 경주시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그 시행성과를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6월 30일 국토교통부에서는 지역공간의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를 지도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탄소공간지도’ 시스템(www.carbonmap.kr)을 공개하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주관으로 작년부터 개발해 온 ‘탄소공간지도’는 전국의 모든 건물에서의 전기, 가스, 지역난방 사용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 도로 수송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그리고 숲과 나무와 같은 흡수원에서의 온실가스 흡수 성능을 지도상의 위치로 확인할 수 있다. 탄소공간지도를 이용하여 경주의 탄소배출량을 살펴본 결과, 시군 단위 167개 지자체 중 총배출량은 37위로 나타났다. 순위가 높을수록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으로 배출량 규모로는 상위권에 해당한다. 그리고 비교 대상 지자체 중 인구는 46번째로 많아서 인구에 비해서도 배출량은 많게 나타났다. 특히 도로 수송부문은 28위를 차지해 차량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총배출량에서 산림에서의 흡수량을 뺀 순배출량은 99위로 나타나 경주의 흡수원 비율은 타 지자체에 비해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흡수량 순위는 상위 14위에 해당했다. 물론 현재의 탄소공간지도에는 온실가스 배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단지와 공장에서의 산업공정과 농축산분야의 배출량이 빠져있어서 도시 전체의 배출량을 대표한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탄소공간지도에서 제시하는 배출량 정보는 건물 이용과 도로수송과 같은 도시 활동에 따른 배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과 이행을 위한 탄소중립도시계획 수립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지난 4월에는 탄소중립도시계획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개발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개발사업인 ‘탄소공간지도기반 계획지원 기술개발’ 과제(주관기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가 착수되었다. 연구사업에서는 탄소공간지도를 도시계획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탄소중립도시계획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뮬레이션 기능들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공간지도의 구축과 활용은 탄소중립도시계획 수립을 위한 시작일 수 있다. 앞으로 도시 내 발생하는 탄소배출 활동들을 정확히 파악하여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과 기술 도입, 시민 교육 시행 등 지자체 단위에서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올 7월 장마철 충청도 오송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려 강이 범람하여 큰 인명 손실이 있었다. 사고 발생 전에 지자체 관련기관 여러 곳에 적지 않은 위험 신고가 접수되었으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피해를 키운 측면이 있어 안타깝다. 실종된 사람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젊은 해병 병사 한 사람이 생명을 잃었다. 이것도 물에 들어갈 때는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는 현장 지침(field manual, 머리글자를 따서 보통 FM이라 칭한다)을 따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크다. 이를 간과한 현장 지휘관의 통솔도 아쉽다. 반면, 물이 차고 있는 지하도로 차를 몰고 가다가 U-턴하여 나오면서 자기 만이 아니라 다른 몇 사람의 목숨을 구출한 사람도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 사고는 4대강 사업(금강)은 물론이고 지류에 대한 준설과 정비를 제대로 했다면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물길을 그냥 두는 것이 수질은 물론이고 생태계에도 좋다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수심을 깊게 하여 물을 관리한다고 해서 수질이 나빠지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강이나 내[川]가 일 년 사시사철 일정하게만 흐른다면 자연 상태로 두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후라는 것은 예측이 어렵기도 하거니와 변동의 폭이 커서 늘 들쭉날쭉 한다. 날이 가물어서 농업 및 생활용수가 모자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수량(水量)이 너무 많을 때는 통제하기 어려워 이번처럼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기후는 늘 변동의 폭이 크고 예외적 상황이 몇 년에 한 번씩은 닥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물관리는 그러한 상황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물을 다스리는 것은 국가 경영의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사람들이 마을을 형성하여 농사를 짓고 정주생활을 하면서 통치자들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치수사업이었다. 신라의 예를 들자면, 『삼국사기』에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방을 쌓거나 수리하고 농업 용수 확보를 위해 저수지를 축조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경주에는 고래(古來)로 홍수가 자주 발생하였다. 북천(北川)이 문제였는데 수량이 많을 때는 엄청나게 많고 물살이 거세다. 특히, 보문가는 길 오른쪽 숲머리마을 건너편에 있는 금학산 산자락이 북천 가운데로 돌출되어 있어 수량이 많을 때는 물이 여기에 부딪쳐 경주 시내로 들이닥친다. 선사시대 이래 근래까지 홍수가 잦아 경주사람들의 큰 걱정거리였다. 일제강점기 조사와 근래 발굴조사 결과 북천 남안 여러 곳에서 제방으로 추정되는 유구가 발견되었다. 신라 때 홍수를 방지하고자 쌓은 제방으로 보인다. 고려시대 홍수기록은 많지 않지만 이에 대비하였다는 것은 『동경잡기』와 ‘알천제방수개기’(閼川堤防修改記,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관련 내용을 보고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경주에 홍수가 자주 발생하였다. 경주세무서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봉덕사(奉德寺)가 홍수에 파괴되면서 그곳에 있던 성덕대왕 신종(일명 에밀레 종)이 북천 한가운데 묻혀있었다. 또 헌덕왕릉의 상당 부분이 홍수에 파괴되면서 12지신상이 유실되어 일부 복원되었다. 또 여기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서역인 상의 머리는 현재 경주고등학교 교정에 있다. 조선 현종 2년(1661) “경상좌도에 큰물이 져 120가구가 물에 잠기고 70여명이 죽었다. 경주가 특히 심했다”는 기록이 있다. 북천에서 발생하는 홍수를 예방하고자 조선시대 4대강 사업과 유사한 작업이 수행되었다. 보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물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준설작업을 했다. 이 작업을 마치고 난 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금학산 자락 끝 바위 면에 ‘알천제방수개기’를 새겨 두었다. 그 내용 일부를 요약하면 ‘서쪽으로 흘러가는 알천 홍수에 읍 동쪽에 있는 고려시대 나무와 바위로 축조한 제방이 무너졌다. 이 제방이 올해[1707년] 수리되었다. 지형에 의해 형성된 물줄기의 물길이 청소되고 옛 물길에 따라 깊어졌다’고 되어 있다. 과거 경주는 일일 180mm 정도의 집중호우만 내려도 물난리가 났다. 1959년 사라호 태풍 때 내린 강수량은 170mm도 안되지만 경주 시내는 적지 않은 홍수 피해를 입었다. 경주 홍수는 1977년 덕동댐이 완공되면서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1991년 글래디스 호 태풍이 왔을 때 많은 비가 쏟아져 덕동댐 나팔관이 이를 다 소화하지 못하여 둑 위로 물이 넘쳐나면서 댐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진 적도 있다. 큰 사고는 없었지만 경주시내 많은 사람들이 고지대로 피난을 가기도 했다. 이때 덕동댐이 없었다면 경주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물흐름을 자연에 맡겨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 덕동댐과 보문호도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
장마는 주로 6~7월에 계속해서 많이 내리는 비를 말한다. 습도가 높고 강수량이 많아져 야외활동에 제약을 받기도 하는데, 경주 내남 화곡에 살던 화계(花溪) 류의건(柳宜健,1687~1760) 선생은 가난한 살림에 장마가 지속되자 고된 삶을 시로 승화시켜 읊조렸다. 苦雨 지겨운 비 霖雨一旬氣色凄 열흘 내내 장마에 얼굴빛이 쓸쓸하고 寂寥門巷斷馬蹄 적막한 길거리에 말발굽 소리 끊어지네 屋穿愁對床床漏 구멍 난 집 침상마다 비가 새니 근심스럽고 墍剝驚看點點泥 점점이 벗겨진 진흙을 놀라 바라보네 澗水流深魚自樂 시냇물은 깊이 흘러 물고기가 즐겁고 山花落盡鳥空啼 산의 꽃은 다 떨어져 새가 부질없이 울어댄다 春宵苦永眠難着 봄날의 밤은 괴롭고 길어서 잠들기 어렵고 獨坐沉吟待曉雞 홀로 앉아 읊조리며 새벽을 기다린다네 이 시는 봄에 지었다. 고우(苦雨)는 지겨운 비 또는 궂은 비, 즉 장마를 말한다. 얼마나 비가 심하게 오래도록 내렸으면 괴롭다는 표현의 苦를 사용하였겠는가? 봄날이라 별로 춥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장마가 지속되어 얼굴빛조차 차갑고 쓸쓸하다. 가난한 살림에 지붕엔 비가 새고, 비에 젖은 벽의 진흙이 흘러내리니 근심이 가득하다. 하지만 물고기는 불어난 강물에 힘차게 헤엄치고, 새들은 다 떨어진 꽃에 구슬피 울어대는 자연의 자연스런 모습에 도(道)를 알아 간다. 봄날 밤이 길지 않지만 잠들지 못하고 그저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작가의 모습에서 참으로 장마가 지겹게 느껴진다. 또 매화나무 열매가 노랗게 익을 무렵 내리는 황매우(黃梅雨:장마)를 읊조렸는데, 苦雨 지겨운 비 造物何爲極備陰 조물주는 어찌도 큰비를 만들었을까? 黃梅時節苦淫霖 매실 익을 무렵에 궂은 장마가 짙네 淋淋不絶天應漏 주룩주룩 끊임없이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處處無乾地欲沉 곳곳마다 마르지 못한 땅은 잠기려 하네 擡首難看庸蜀日 고개 들어도 밝은 해 보기는 어렵고 傷心空對子桑琴 마음 상해서 부질없이 자상(子桑)의 거문고를 마주하네 跳梁惟有羣蛙在 오직 개구리들이 폴짝 기승을 부리고 得意揚揚戱小涔 의기양양 작은 괸 물에서 노니네 하늘에 구멍이 난 듯 큰비가 연일 주룩주룩 내린다. 땅이 마르기도 전에 비가 다시 내리고, 하늘의 해를 보기는 더욱 어렵다. 자상금(子桑琴)은 자상의 벗인 자여(子輿)가 그의 집을 찾아갔더니, 자상은 거문고를 타면서 자신의 지독한 가난을 한탄하는 노래를 불렀고, 화계 역시 지독히 내리는 비에 찾아오는 이 없는 외로움과 가난한 삶을 한탄하였다. 하지만 아는 듯 모르는 듯 작은 물웅덩이의 개구리가 폴짝폴짝 비를 반기며 생동감이 있게 뛰어다니니 장마의 지겨움을 개구리로 승화시킨 작가의 표현이 유쾌하다. 장마는 음이 짚은 시기로 음양의 이치에 따라 극음지기(極陰之氣)에서 양의 기운이 시작된다. 이치에 따라 장마가 지나가고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달구고 나면 서서히 더위가 가시고 가을이 도래한다. 눅눅한 날씨의 장마가 고되지만, 고난의 시기를 견디고 나면 언젠가 맑은 날씨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열흘 기나긴 장마에 작은 집의 구멍 난 틈으로 비가 새고, 동이마다 빗물을 받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고 비는 밤새도록 퍼붓는다. 봄날의 기나긴 밤에 그저 할 일은 시서(詩書)를 가까이하며 새벽닭이 울기만을 기다리는 그의 마음이 애틋하다. 때로는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는 듯 온갖 동물이 생을 즐기는 연비어약(鳶飛魚躍)의 관용도 부리고, 한편으로 내린 비에 물이 불어나 걱정되지만, 오히려 수심이 깊어져 물고기가 자유롭게 헤엄칠 생각에 마음은 여유롭다. 화계 선생은 내남 화곡에서 가난하게 살아가지만, 자연의 변화된 모습을 몸소 느끼며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동화되어 살았다. 그가 남긴 수많은 한시 작품은 경주의 모습을 이해하는 또 다른 매력이 있으며, 7월 장마가 한창인 요즘, 『화계집』을 번역하다가 그의 재치 넘치는 시에 탄복해 함께 공유해 본다.
20대의 젊은 청춘이, 선생님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교실에서 교권이 무너졌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선생님들의 행태에 아이들의 인권을 챙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교권을 주장하는 쪽과 학생 인권을 주장하는 쪽이 대립하는 형국이다. 교실을 찾아가 우리 아이를 혼냈다며 선생님의 뺨을 후려치는 학부모가 있고, 아이들을 비인간적인 형식으로 다루는 몰지각한 선생님이 있고, 선생님을 무시하는 학생들이 있다. 모두가 문제다. 그런데 모든 학부모가 그런가? 모든 선생님이 비인간적인가? 모든 학생이 문제를 일으키는가? 아줌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행태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뉴스에 나오는 것이 아닌가! 지금 우리의 문제는 무엇일까? 모든 것을 법적으로 다루고 있다. 교권이 무너졌다며 교권을 강조하는 법률을 만들려고 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한다며 학생인권조례를 강화하려 하고, 아이들이 심리적, 물리적 학대를 당했다며 교육부를 비롯하여 악성 민원을 들먹인다. 모두가 모두를 믿지 못하고, 모두가 모두를 적으로 만들고 있다. 학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학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선생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모두가 원하는 것이 다르지 않으리라 아줌마는 생각이 든다. “교실의 안정” 선생님과 학생과 학부모는 서로를 신뢰하며 서로를 배려함으로써 교실의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 교실에서는, 학교에서는 선생님도 학생도 학부모도, 모두가 불안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선생님의 교권을 무시하는 학생이 있다면 학부모와 선생님이 한마음으로 가르쳐야 하고, 선생님께 비인간적인 행위를 하는 학부모가 있다면 선생님과 학생이 힘을 합쳐 교실의 평화를 해치는 학부모를 제지하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학생 인권을 무시하는 선생님이 계신다면 학교와 학생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해야 하고, 학생의 인권을 무시하는 학부모가 있다면 학생과 선생님, 학교가 힘을 합쳐 해결하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려면 가정이 바로 서야 하고, 학교가 바로 서야 한다. 그 학교가, 그 교실이 지금 무너지고 있다. 아줌마가 학생이었을 때는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었다. 선생님의 말씀은 법이었다. 교실에서 선생님의 권위는 하늘이었다. 그래서 간혹 선생님 중에서 안 좋은 일이 계신지, 성품이 그 정도밖에 안 되셨는지,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했던 선생님들도 간혹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권력을 몰지각한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들이 행사하는 듯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교권과 학생 인권을 대립으로만 보는 시각이 안타깝다. 선생님과 학생은 결코 반대편이 아니다. 학부모 역시 선생님과 반대편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위치에서 한 곳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학원에서 다 배웠지?’ 하며 진도를 훌쩍 넘겨버리는 선생님이 계신가 하면,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에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없다는 학생들도 있다. 교실이 무너지면서 가르치려는 선생님도, 배우려는 학생들도, 모두에게 낭패인 상황이다. 우리 아이들의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 교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 인권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아이들의 학습권의 문제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상식이 적용되는 작은 사회다. 그런 곳에서, 배움을 익히는 곳에서, 마음대로 진도를 패스하는 선생님과 몇몇 아이들의 소란으로 학습권이 무너지는 것을 보는 대다수 학생은 무엇을 배우겠는가? 교실에서 학습권을 망치는 선생님과 떠드는 아이들을 제지할 사람은 다른 선생님과 학생들, 나아가 학교와 학부모 모두다. 마찬가지로 교실에서 일어나는 언어적, 물리적 폭력 역시 학생과 선생님들이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고 학교와 학부모가 힘을 보태줘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우리 아이들이 상식적인 행동을 배우고 사회에 나가서도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교실이 안정되어야 한다. 그곳에 있는 선생님과 학생들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와 학부모는 노력하는 이들의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교실을 지키기 위해서!
비제(Georges Bizet/1838-1875)의 카르멘(Carmen/1875년 초연)은 사실주의 오페라의 효시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타이틀 롤인 카르멘은 세비야의 한 담배공장에 일하는 집시여인으로 매력적인 외모에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졌다. 이런 팜므파탈 카르멘에게 반해 인생을 망치는 돈 호세는 세비야의 군인이다. 안타깝게도 고향에 미카엘라라는 참한 약혼녀가 있다. 한편, 에스카미요는 투우사로 세비야의 인기스타다. 카르멘, 돈 호세와 함께 묘한 삼각관계를 이룬다. 카르멘이 음악사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카르멘이 집시여인이기 때문이다. 당시 집시는 천시 받는 부류였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남성에 비해 처참했다. 주인공이 ‘집시’면서 ‘여인’이었기에, 이런 일반서민에도 못 미치는 ‘집시여인’이 오페라의 주인공이 된다는 건 꽤나 쇼킹한 일이었다. 그래서 초연의 성과는 변변치 못했다. 하지만 빈에서의 공연은 대성공이었는데, 비제는 이를 누리지 못하고 죽고 만다. 오늘날 유명 오페라극장 치고 카르멘을 레퍼토리를 갖고 있지 않는 극장은 거의 없다. 이는 카르멘이 흥행의 보증수표라는 증표인데,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단 서곡이 좋다. 오늘날 카르멘 서곡은 따로 떼서 교향악단 연주회에서 애용된다. 다음은 카르멘의 불멸의 아리아 하바네라다. 돈 호세를 유혹하는,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가 매력적이다. 또한 에스카미요의 투우사의 노래는 어떤가? 카르멘에 나오는 음악들은 그 음악들로 따로 연주회를 기획할 정도로 멋지고 아름답다. 보통 오페라의 주인공은 테너와 소프라노 배역이 차지한다. 하지만 카르멘에서는 메조소프라노와 바리톤이 중요 역할을 맡는다. 카르멘은 메조소프라노, 에스카미오는 바리톤이다. 아마 메조소프라노나 바리톤이 맡는 배역 중 최고이지 않나 싶다. 카르멘은 이탈리아의 비극 오페라의 소재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페라 세리아에서 비극의 주인공은 대체로 영웅이나 귀족 같은 비범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카르멘은 담배공장 여공, 하급군인, 투우사 같은 하급계층이 주인공이고, 그들의 비극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것은 1890년대 이탈리아 베리스모 오페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마스카니(Pietro Mascagni/1863-1945)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1890년 초연)나 레온카발로(Ruggero Leoncavallo/1857-1919)의 팔리아치(Pagliacci/1892년 초연)가 대표적인 베리스모 오페라다. 시골 처녀와 총각들, 그리고 광대가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처럼 비제는 오페라 본고장인 이탈리아 베리스모의 선구자가 되었다. 카르멘 한편으로 오페라사의 한 획을 긋는 존재감을 뿜어낸 것이다.
2023년 오늘을 사는 우리는 과연 통일을 얼마나 원하고 있을까? 연령대나 자라난 환경, 공부한 지식에 따라 대답이 다를 것이다. 엄연한 사실은 우리는 분단된 나라에 살고 있고 통일을 하건 하지 않건 북한과는 어떤 식으로건 상대를 인지하면서 산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많은 시간을 불안과 갈등을 빚으면서 살았고 아주 가끔은 막연한 희망의 불씨로 느끼면서 살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과 통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의 고민일 것이다. 이에 대해 차분하고 깊이 있게, 그러면서도 엉뚱하게 성찰한 책이 권은민 변호사의 ‘평양에서 재판하는 날’이다. 이 책은 판사 출신 권은민 변호사가 수필잡지 ‘에세이스트’에 ‘통일단상’이란 제목으로 연재한 내용과 20년 이상 북한법을 연구하고 강의한 북한법 연주자로서 느낀 단상을 다섯 개의 장으로 묶은 것이다. 제1장 ‘새로운 세대의 탄생’은 통일과 남북문제가 사람마다, 세대마다 다양한 관점을 가졌음을 소개했다. 북한 연구가 2세대로서 언젠가는 북한에서 북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열망은 권은민 변호사의 진지한 학구열을 짐작하게 한다. 북한 출신 아버지를 둔 어느 아들을 통해 원천적인 분단 시기의 북한문제, 북한이 핵실험 하던 날 아들과의 대화와 좌절감이 ‘과연 북한을 도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와 이어진다. 탈북 학자 주승현 씨가 쓴 책 ‘조난자들’과 축구선수 정대세 선수의 갈등, 삶의 굴레를 져야 하는 북한의 여성 이야기에선 엄연히 실존하는 북한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현상을 꼬집는다. 제2장 ‘지도 없이 길 찾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통일에 대한 시간적 목표를 세우자는 것이다. 1단계 2030년까지 상대지역에 1000명 이상 체류시키기. 2단계 2045년은 분단 100년인 만큼 통일한국의 원년으로 삼자고 제안한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세대간,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일 통일의 사례를 우리의 통일 지도로 생각한 것에 공감된다. 독일통일 시 동독 인구가 26%인데 비해 북한은 50%나 되는 만큼 통일과정에서 치러야 할 진통과 비용이 훨씬 클 것이니 훨씬 공을 많이 들여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남북 화해 무드이던 2018년, 삼지연 악단에서 느낀 남북 간의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까?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중일 학자간 회의 후 중국학자가 ‘사람이 힘을 쓰려면 허리가 든든해야 하는데 한반도 지도를 보면 허리가 잘려 있다’며 교통과 물류의 단절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현실적이다. 제3장 ‘평양에서 보낸 하루’는 권은민 변호사가 바라는 북한에서의 활동을 상상으로 그린 것이다. 남북한의 서로 다른 환경과 조건, 서로 다른 법을 비교하면서 사건을 제시하고 해결하는 것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2030년에 펼쳐질 평양의 하루는 흥겹고 자유롭다. 권 변호사는 내친걸음에 평양사무소에서 1년을 보내기도 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남한과 다른 북한의 법을 어떻게 조화시킬지의 고민이 엿보인다. 할아버지가 된 권은민 변호사는 마침내 통일시대를 살고 있다. 평양에 살며 손자에게 통일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권은민 변호사의 미래가 숙연하다. 손자는 평양에서 경주행 열차를 탈 모양이다. 제4장 ‘교과서 없는 수업’은 권은민 변호사가 대학원에서 북한법을 강의한 이야기와 북한연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다. 남북한 간의 토지개혁을 설명하기 위해 황순원의 소설 ‘카인의 후예’를 교제로 추천한 것이 기발하다. 남북경협을 위해 어떤 법과 제도가 필요할지 상상력을 발휘해보자는 과제를 제시한 것은 문제를 포괄적이고 유연하게 다루는 권은민 변호사다움이 녹아 있다. ‘통일은 움직씨, 명사도 형용사도 아닌 동사’ 단원에서 ‘친척 만나기도 꺼리는 요즘 세대들은 통일에 관심이 적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면서 권은민 변호사는 통일에는 민족을 넘어서는 새로운 감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통일을 동사로 두고 인수분해해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모든 영역에서 점검하고 가능성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제5장 ‘무하국 이야기’는 권은민 변호사가 쓴 꽁트 혹은 우화 모음이다. 남북한을 동쪽 나라와 서쪽 나라로 표현했을 뿐 이 나라가 갈라진 과정과 갈등, 쌍방 정치지도자들의 강압과 세뇌, 상호 간의 불신과 적대감, 궁극적인 이해와 포용들이 이야기의 구조다. 여기에 등장한 금자를 찾기 위해 땅을 파는 무하국 청년은 결국 권은민 변호사 자신일 것이다. 통일에 대한 논의가 담긴 책이라고 해서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벗어버려도 좋겠다. 오히려 통일과 남북한 간의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가에 놀랍다. 통일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읽어볼 것을 권한다.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국립공원공단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5일 사무소 대회의실에서 경주국립공원 시민대학 14기 졸업식을 가졌다. <사진>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2023년 시민대학 14기 수강생들을 외국인 유학생 또는 외국어 구사에 관심이 있는 내국인으로 모집했다. 지난 6월 17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총 8주간 국립공원의 제도와 정책, 경주국립공원의 역사문화 및 자연생태, 한국 전통문화 체험 등 총 10강에 이르는 교육과정을 진행했다. 졸업식에는 수강생 25명 전원이 시민대학 학위 증서를 수여받았다. 경주국립공원 시민대학은 2010년부터 운영해 올해까지 총 45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역사·문화자원 모니터링, 환경보전 등 국립공원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외국어에 능통한 수강생으로 모집·운영해 향후 외국인 탐방안내·해설 분야에 특화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김창길 경주국립공원사무소장은 “국립공원과의 인연이 졸업식으로 끝이 아닌 든든한 조력자로서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며 졸업생들에게 지속적인 활동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