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역 주민 자가 건강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 이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문 인력이 모바일 앱을 통해 6개월 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참여 대상은 만 19세~65세로 건강위험요인이 있는 주민 또는 지역 소재 직장인이다. 다만, 관련 질환을 진단받거나 약물을 복용중인 경우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참여자는 24주간 무상지급 되는 모바일 활동량계와 ‘채움 건강’ 앱을 활용해 전문가의 상담 서비스를 받게 된다. 특히 서비스 기간 중 보건소 방문을 통해 3회 건강검진(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체성분 검사 등)을 받게 되며 이를 토대로 건강·영양·운동 관련 전문가 상담을 제공 받는다. 신청은 이달 12일부터 7월 7일까지 선착순 100명을 모집한다. 참여 희망자는 경주시 보건소 건강증진팀으로 신청하면 된다. 최재순 보건소장은 “주민 중심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건강관리의 효율성을 높여 만성질환 예방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에 새로 들어선 신도시 민락로에 자리잡은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전국 최초의 미술 중심 도서관이다. 2019년 12월 개관한 미술관은 모두 3층으로 구성돼있으며 나선형의 계단이 각층들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어주고 있다. 이 미술관 1층은 미술관 이름 대로 소규모 기획전 전시공간이 마련돼있고 미술 중심의 각종 서적들이 비치돼있다. 2층은 열람 공간으로 어린이, 유아를 비롯한 일반자료가 있고 3층은 각종 세미나나 전시가 가능한 오픈 스튜디오, 다목적 홀, 카페, 예비작가를 위한 2개의 창작 공간 등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창작공간으로 기자가 방문한 지난 9일에도 오픈 스튜디오 7기 작가인 경제엽, 홍자영 작가의 작업실이 운영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공간 구상이 미술관 이상으로 아름답게 조성돼있다는 것이 이 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도서관 어느 곳에서 봐도 허투루 만든 곳이 없다고 느껴질 만큼 서가와 열람실이 특색 있고 매력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열람실 역시 단순히 책상과 의자 중심으로 배치돼있지 않고 다양한 동선에 맞춰 미술적 감흥을 일으킬 열람석을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동원해 배열해 놓았다. 도서관을 방문하기 전에 본 몇 개의 블로그 후기에 ‘데이트하러 가는 도서관’, ‘영감이 떠오르는 도서관’이라는 소개가 되어 있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만큼 멋지게 꾸며 놓았다. 2시간 정도 도서관 곳곳을 탐문하면서 보니 이 도서관에는 책을 읽거나 단순히 방문을 목적으로 찾는 관객(?)들도 흔히 눈에 띄었다. 열람석이 적지 않은데 점심시간 무렵에는 열람실 좌석들에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책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의정부에 유명한 카페가 있어서 방문했다가 미술도서관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는 최정윤 씨는 카페보다 오히려 도서관이 더 좋았다며 도서관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특별한 발상으로 책과 미술이라는 두 장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의정부 미술 도서관은 새로운 도서관을 기획하는 좋은 본보기로 부각될 만하다.
우리 정부가 일본에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시찰단을 보낸 이후 우리나라 어민을 해양수산자원의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반면 ‘여과기 ’알프스‘를 통과한 오염수는 더 이상 오염수가 아니고 처리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지금 당장 물 1리터라도 마실 수 있다’고 떠든 영국의 저명 교수도 등장했다. 정부가 어떤 입장을 고수하건 후쿠시마 시찰단은 그 자체로 의혹과 냉소를 피할 수 없다. 애초에 정부 시찰단이 일본에 가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기자들의 참관이 배제된 채 진행되었다. 이것은 비판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저질 꼼수였다. 무엇보다 ‘후쿠시마 처리수는 인체에 안전하다’고 하는 일본과 그런 일본을 비호해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발은 모두 괴담이다’고 주장하는 정부 관계자들에 대해 ‘그렇다면 굳이 바다에 버릴 것이 아니라 일본 내에서 농업용수가 공업용수로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론에 대해 꿀먹은 벙어리인 정부의 입장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정부가 얼마나 무책임하고 ‘비과학적으로’ 대응하는지 똑똑히 보여준다. 정황이 이런대도 불구하고 오염수와 관련해 엄청난 타격을 입을 어민을 둔 영남권 지자체들의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 정권의 입장이나 태도가 지자체와 반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는데도 오염수 방류 후 당장 눈앞에 닥칠 어민들의 피해와 해양수산자원의 오염에 대해 일언반구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에 반해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방류 저지 운동에 나선 경주지역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피켓시위가 SNS상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역 특성상 야당의 활동에 다소 냉담한 편인 경주의 SNS들도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한 야당과 뜻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시위를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한영태 위원장의 페이스북에 경주의 다수 SNS들이 평상시와 다른 호응을 보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시민사회의 문제의식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다시 말하건데, 일본 내에서 농업용수로건 공업용수로건 먼저 사용하고 나서 말하라. 너무나 당연한 상식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영남권 지방자치 단체들은 우리 어민과 수산자원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젊은이들의 도전과 용기, 꿈을 상징하는 용어다. 처음에는 컴퓨터 시스템에서 특정 프로그램의 작동을 시작하는 의미로 사용된 이 용어는 컴퓨터, 통신, 의료, 마케팅 등 전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영역의 사업을 추구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기존의 사업자들에 비해 경험이 적고 인적 네트워크나 수완이 미치지 않아 수많은 스타트업이 시도되지만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은 것도 사실이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지만 역시 해외 진입장벽을 쉽게 넘지 못한 채 좌절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업체 하나하나마다 책임감을 가지고 제품을 이해하고 분석해 미리 시장에서 일어날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런 ‘스타트업’ 기업들을 글로벌 시장으로 안내하고 제 궤도에 오르도록 지원하는 경주 출신 컨설팅 사업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아더핸드벤처스 이수형 대표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스타트업 사업자들을 북미 시장에 진출시키는 견인차로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에 비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하고 창업자의 이민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며 인건비를 포함한 기타 비용도 비교적 낮습니다. 미국에 가까와 투자 유치 및 영업을 하기 위한 이동이 쉽고 캐나다 시장에서 검증되면 미국 진출을 좀 더 확실히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수형 대표는 밴쿠버에서 미국의 주요 테크 허브 중 하나인 시애틀까지 차로 2시간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서부의 테크 도시와 시간대도 같아 업무상 협업도 편리해 최근 들어 국내 스타트업의 캐나다를 통한 진출과 그들을 지원하는 업체가 늘고 있고 그에 따라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소개한다. “국내의 엑셀러레이터, VC 등 스타트업의 북미 진출을 통해 가치를 상승시키고자 하는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저는 좀 더 캐나다 내 한국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싶습니다. 저희 회사가 아직 규모가 작고 부족한 점도 있지만 한국 스타트업의 북미 진출을 돕는 서부 지역 기업 중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수형 대표는 아더핸드벤처스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초기에 북미에 진출할 때 높은 비용의 투자에 비해 불확실성이 너무 큽니다. 저희는 초기 단계에서 그 불확실성을 스타트업과 함께 공유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가령 시장 조사에서 제품이 부적합하면 제품 개선에 초점을 둔다든지, 마케팅 시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사업가설을 검증할 수 있도록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시장 가능성을 미리 검증합니다. 시장 진출의 부담을 오롯이 스타트업에게만 맡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수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방식을 제공하는 업체가 많지 않으며 아드핸드벤처스의 경우 업체 하나하나마다 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새롭게 접근해 제품을 이해하고 분석해 미리 시장에서 일어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이 경우 스타트업 고객사들이 자신들의 쓴 소리를 받아들이고 신뢰할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도 강조한다. 이수형 대표는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기술적이나 디자인 면에서 좋은 제품이 많은데도 북미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드문 이유로 제품의 현지화 부족을 꼽는다.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한국에서 적응하고 시장도 확보해 제품과 서비스의 PMF도 검증한 상태에서 북미로 진출합니다. 그러나 이는 한국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만든 것이라 북미 시장에서 잘 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때문에 제품의 패키징과 마케팅만 현지화 하는게 아니라 제품의 기능, 디자인, 비지니스 모델 등 근본적인 부분들까지 현지에 맞춰 스타트업을 처음 만든다는 생각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 또 다른 비용이 필요하므로 이수형 대표는 이러한 간극을 채우기 위해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과 핵심 가치는 유지하되 나머지 부분들은 북미에서 새로 만들어 가는 식으로 한국 스타트업들의 북미 진출 문턱을 낮춘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시, 현지에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네트워킹하고 현지에 맞도록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을 만들 갈 수 있는 현지의 팀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대학 다니면서 비즈니스 모델 만들어주며 용돈 번 것이 컨설턴트의 시작, 대기업도 못 하는 스타트업 기능에 매력 느껴 캐나다로 유학, 밴쿠버 UBC(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에서 파이낸스(Finance)를 전공한 후 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과 UBC 교수가 함께 연구하는 벤처 캐피털 연구실에서 1년 정도 근무한 이수형 대표는 이 시기에 벤처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과 스타트업에 대해서 많은 데이터와 자료를 파악하며 좋은 경험을 쌓았다. “대학교 때부터 프리랜서로 비즈니스 플랜을 만들며 용돈도 벌었습니다. 캐나다의 중소기업들이 은행에서 융자하기 위해서는 비지니스 플랜을 제출해야 했는데 병원, 식당 등 자영업자 분들을 위해 사업 계획서 작성을 종종 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자세히 알 수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이수형 대표가 스타트업 비즈니스 컨설팅으로 활약하게 된 것이 대학 시절 이런 연습에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연구보다 사업이나 벤처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이수형 대표는 BCG, EY 등의 컨설팅 회사에서 리서치 어시스턴트(Research Assistant)로 일을 경험했고 캐나다 밴쿠버의 테크 기업 전략 전문 컨설팅 기업에서 일하며 크고 작은 테크 기업들의 성장 전략, 시장 진입 전략 등의 전략 컨설턴트로 일했다. “해당 컨설팅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텔러스 등 대기업도 고객으로 두고 있었지만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어서 오히려 좋은 기회였습니다. 사회 초년 때부터 프로젝트에서 제가 결정하고 계획하는 등 책임감이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었고 회사의 대표에게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제안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수형 대표가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부터라고 회고한다. “2011년에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아이디어가 있어서 모아둔 돈으로 앱을 만든다고 개발자들과 디자이너들을 만났습니다. 모아둔 돈만 소비하고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지만 무언가를 해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 후 작은 팀으로 시작해 큰 문제를 해결해내는 많은 스타트업이 기업들을 보며 정말 멋지고 가치있다고 생각했다는 이수형 대표는 ‘스타트업은 유연하고 빠르게 실패를 감수하고 실패할 수 있기에 더 큰 문제에 과감히 도전하고 더 실험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실험적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기도 한다’며 그런 매력이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고 회고한다. “제가 준비한 결과물들을 고객사에서 만족스러워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제가 가진 역량들이 스타트업들에게 더 좋은 결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수형 대표는 BCG 근무 당시 파트너 중 한 분이 했던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생각하는 것을 그만하고자 하는 게으름을 이길 수 있다면 누구든 좋은 전략 컨설턴트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떠올리며 정보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다른 기업들보다 더 깊이 더 복합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하고 함께 실행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수형 대표는 현재 거주하는 밴쿠버가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라 소개한다.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아름다운 자연과 좋은 날씨가 마음에 든다고. 다만 공공기관이나 비즈니스들의 일 처리가 한국에 비해 느려서 많이 답답하고, 또 공공 의료가 한국보다 미흡해 힘들다고 말한다. 그만큼 대한민국에 대한 향수와 자부심도 공존하는 듯. 경주 황성초등학교와 문화중학교를 졸업한 후 포항제철고등학교로 진학한 이수형 대표는 중·고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하며 스스로 부족한 리더십이나 대인관계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돌아본다. 어릴 적, 주말이면 토함산이나 남산, 황성공원을 거닐며 무언가 대체 불가능한 경주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을 삶의 큰 자산으로 여긴다. 경주에서 나고 자라 캐나다라는 먼 이국에서 고국의 스타트업을 돕는 이수형 대표를 보면 먼 1천년 이전 세계 사람들과 국제적인 교류를 펼쳤던 신라인의 유전자가 이수형 대표에게 오롯이 전달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북미 스타트업 진출의 전문 컨설턴트사인 아더핸드벤처스와 이수형 대표가 대한민국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좋은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 처리장 건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국회에서 계류된 채 표류 중이다. 고준위 방폐물 관리체계, 부지선정 절차, 원전 내 저장시설 용량 등을 담은 3건의 특별법안이 지난해 각각 발의됐지만 여야의 입장차이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원전의 고준위방폐물이 7년 뒤인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한울(2031년), 고리(2032년), 월성(2037년), 신월성(2042년) 등의 순서로 포화시점에 이FMS다. 고준위 방폐물의 포화로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장을 건설하기까지 10년이 넘는 기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고준위 방폐장을 2030년까지 완공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보인다. 경주시와 울진군 등 전국 원전소재 5개 지자체가 지난 12일 국회를 찾아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을 신속히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5개 지자체가 제출한 공동건의서에는 원전소재 지자체는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부지적합성 기본조사 후보지서 제외하고, 사용후핵연료의 원전부지 내 저장시설 비영구화, 저장용량은 최초 운영허가(설계수명) 기간 내 발생량으로 한정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원전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설치 또는 운영 중인 지자체에 대해 특별지원금 지원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원전 소재 지역민들이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정부 정책 부재로 수십 년간 위험을 떠안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요구다. 문제는 여야가 각각 특별법안 발의 이후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어 입법까지는 하세월이라는 점이다. 이 문제의 해결은 원전소재 지자체가 아니라 국회에서 처리해야한다. 정쟁으로 시간만 끌다가는 원전 소재 지역들의 불만을 높아지게 될 것이다. 국회는 안전과 직결된 특별법안의 제정을 서두르고, 원전 소재 지자체들의 요구에도 부응해주길 바란다.
이른 무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엔데믹 상황에 들어서면서 피서객들이 몰려올 것을 예상되는 만큼 물놀이 사고의 위험성도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최근 5년간 도내에서 25명의 물놀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경주에서도 지난해 1명의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등 해마다 물놀이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물놀이 안전사고는 6월부터 8월까지 주로 발생하는데, 특히 휴가철인 7월말부터 8월초에 집중된다고 한다. 사고 발생 장소는 하천이나 계곡 등 안전관리가 미흡한 곳이 많고, 사고 유형별로는 수영미숙, 음주, 급류 등으로 인한 것이 대다수다. 물놀이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연령대로는 신체활동이 왕성한 10~20대로, 안전수칙 부주의로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분석이다. 여름철이면 없었으면 하는 물놀이 사고가 언제나 반복된다. 아무리 안전장치를 해도 완전하게 극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물놀이 안전사고를 보면 관리 미흡에 따른 인재(人災)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또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물놀이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하천은 수심이 급격하게 변하고 급류에 휩쓸릴 수 있기 때문에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물에 빠져 호흡이 멈추고 심장이 멎은 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지자체 등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여름철 익수 및 익사 사고 발생이 높은 연령층이기 때문에 보호자의 주의와 안전수칙 준수가 필수다. 어른들도 음주 직후 물놀이는 위험천만하긴 마찬가지다. 올해는 6월부터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는 만큼 물놀이 안전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물놀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안전규칙을 지키는 것이 최선책이다.
박목월 시인의 시 ‘송아지’ 노랫말을 흥얼거리다 황성공원 숲속에 있는 ‘송아지’ 시비가 기억의 강에서 은어처럼 튀어 오른다.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 엄마귀도 얼룩 귀 귀가 닮았네’ 이 시와 함께 경주의 혼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재, 산야를 이어주는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제주 둘레길, 서울 두드림 길 등 각 지자체별로 다양한 길이 운영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물론 국내외 많은 분들이 그 길을 찾아 함께 하며 행복, 힐링은 물론 그 지역의 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 필자도 그런 길을 걸으며 삶의 활력을 충전하곤 하는데 근래 들어 아쉬움 하나가 든다. 이 멋진 길을 강아지와 함께 며칠간 여유롭게 이어 걸을 수 없을까란 것이었다. 특히 박목월 시인의 ‘송아지’ 시처럼 동물에 친숙한 경주라면 강아지와는 더욱더 매칭되지 않을까? 사전상 반려견의 의미는 ‘가족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개’다. 한 공간에서 단지 함께 살아간다는 차원보다 더 깊은 의미로 진화된 것이다. 코로나를 거치고, 라이프 스타일과 가족의 개념까지 변화되는 때에 반려동물의 개념과 의미는 갈수록 심화될 것 같다. 이번 6월로 필자가 ‘비숑 프리제’와 함께 한 지 2년이 된다. 어릴 적에 강아지는 마당에서 키워야 하고 멍석에도 못 올라오게 하였는데 이제는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함께 하고 침대에 오를 수 있도록 다리까지 설치했다. 평일 저녁에는 동네를 산책하고 주말에는 집 근처 산의 둘레길을 함께 걷는 즐거움이 크다. 역사적으로 경주는 ‘동경이’라는 견종의 고향이다. ‘동경이’는 2010년 10월 11일에 한국의 4번째 토종견으로 공인되었고 2011년에 아시아 견종 인증까지 마쳤으며 2012년 11월 16일에는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되었다. 기록상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한국의 개로 문헌적으로는 삼국사기(三國史記)ㆍ동경잡기(東京雜記) 등 수십 편에 기록되어 있으며 문헌 외적으로는 삼국시대인 5~6세기에 만들어진 신라 토우에서 꼬리가 뭉툭한 개들이 많이 등장하는 바, 동경이는 신라, 경주의 개이다. 한편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전체 가구 중 15%인 312만9000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9월 전국 20~64세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패널조사를에 따르면 현재 거주지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비율은 25.4%였고, 그 중 75.6%가 ‘개’를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차원에서 역사적으로 개와 관련 깊은 경주가 반려견과 함께 사랑받는 도시로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반려견과 여행하기, 반려견과 함께 지내기, 반려견과 함께 걷는 길로 대한민국을 반려견 문화를 이끌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으면 한다. 세부적으로는 반려견과 함께 하는 호텔과 리조트, 음식점 등 생활 필수시설에 에티켓을 준수하고 모범이 되는 반려인이 아름답고 행복하게 지내는 파라다이스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전국으로부터 반려견을 사랑하는 여행자들이 몰려와 경주의 유적과 자연이 들려주는 길을 걷고 반려견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화는 개와 인연 깊은 경주이기에 가능하고 경주에만 있을 것 같다. 유일무이한 반려견과 함께 걷는 경주의 길과 박목월 시인의 ‘송아지’처럼 ‘동경이’를 노래하는 시와 시비, 문화재 소개와 개의 역사와 에티켓을 안내하는 소개자료가 함께 하는 경주를 그려본다. 나아가 반려견과 함께 하는 올림픽, 페스티벌, 음악회, 캠핑대회, 걷기대회도 상상해본다. 반려견과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도시문화를 선도하는 곳, 경주야말로 어느 도시보다 가장 적합한 곳이 아닐까?
최근 들어 황리단길에는 부쩍 눈에 띄는 풍경이 있다. 가족 또는 연인 등의 단위로 거리를 거니는 벽안(碧眼)의 외국인들이 전과 달리 많아진 것이다. 경주만의 외국인 관광객 통계가 없어 정확한 수치를 가늠할 순 없지만, 경주를 찾는 외국인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방한한 외래 관광객이 88만9000여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595% 늘었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163만5000여명)의 54% 수준을 회복한 수치다. 대륙별로 보면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지역이 61만4000여명(69.1%)으로 가장 많이 찾았다. 다음으로 미국 등 아메리카 13만7000여명(15.5%), 유럽지역은 10만2000여명(11.6%)으로 뒤를 이었다. 통계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고, 그 영향에 힘입어 경주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엔데믹 시대가 도래했다.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2020년 11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발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코로나 위기 극복 후 가볼만한 세계 최고의 여행지 중 한 곳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경주를 선정했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경주를 “벽이 없는 박물관이란 별명으로 유명하다”면서 “한반도 남동쪽에 있는 이 도시는 고대왕국 신라의 천년의 고도였다”고 소개했다. 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에는 불교 예술품, 사찰, 왕궁 유적, 석탑, 벽화, 고분 등 유적들이 있다”면서 “경주국립박물관에 전시된 금, 은, 금동으로 만들어진 왕관과 장신구들은 신라가 금의 왕국이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경주는 노천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매력 있는 도시다. 황리단길을 찾은 외국인들이 들러봤을 법한 대릉원과 노동·노서고분군은 그들 입장에서 틀림없는 이국적인 풍경이다. 또 동궁과월지, 첨성대, 불국사, 석굴암 등 천년고도의 모습은 곳곳에 산재해있다. 코로나19 위기가 물러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경주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들의 발걸음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는 일상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에 있다. 이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주에서 행복한 추억을 담고,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머물러 있어 보여 아쉽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안내소나 홍보책자 등 관광정보가 적재적소에 있는지 서둘러 살펴볼 일이다. 또 숙박, 교통, 음식 등 경주여행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를 이용하는데 불편은 없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특히 천년고도를 찾아 온 외국인들에게 낯익은 외래문화와 음식 등이 아닌 경주만의 색다른 역사와 전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또 정확한 외국인 방문객 통계 시스템도 마련해 관광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돼야 경주가 진정한 국제관광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젠 이를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되짚어 볼 일이다.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경주의 진면목을 알리는 가장 좋은 방편은 그들의 사소한 입장부터 배려해 주는 일이다. 그 기본이 관광객의 눈과 귀의 역할이 돼 주고, 편안한 체류 일정이 되도록 하는 조치라 할 수 있다. 해외 관광객들도 단체여행보다 소수의 자유 여행객으로 트렌드가 변했다. 덩치 큰 관광개발정책 보다 이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낯선 나라, 그리고 경주에서 고유한 전통과 얼마나 잘 어울리게 자연스레 이끌어 주느냐는 그 도시 문화관광 수준의 척도가 된다. 국제관광도시로의 도약을 꿈꾸는 경주시가 이제부터라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정책 개발에도 적극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그런 나라에서는 오렌지가 잘 익을 것이다 고명재 풍차를 소재로 시를 쓰는 시인들은 외국 생활을 오래 했거나 망명했거나 그네를 탄 채로 노을을 보는 걸 좋아했거나 외로웠던 것으로 추측된다 말이 가난할 땐 흐린 날의 새가 된다 모든 말이 무릎 밑을 스친다 엎어질 듯 아슬하게 표현되는 몸 스친 자리에는 더러 양귀비가 핀다 어느 나라에서는 남의 말을 시라고 한다 누가 혼잣말로 추워, 라고 말해도 온갖 비평가들이 담요를 들고 곁으로 다가와 모닥불을 피우고 귀를 기울여준다고 그런 나라에서는 오렌지가 잘 익을 것이다 해질녘은 이민자들로 넘쳐날 테고 온갖 종류의 빵냄새와 인삿말이 섞이는 그런 아름답고 시끌벅적한 강변을 생각해 어느 나라에서는 외국어를 시라고 믿는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외국인으로 간주한다 주민등록증을 수거하고 우선 재운다 소수 언어를 잊는 데는 잠이 보약이라고 가끔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이들은 외국어를 넘어 새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문헌에 의하면 한반도에서는 유리라는 사람이 꾀꼬리의 언어를 구사했다고 한다 어느 독일인은 탈무드와 토라에 평생을 바쳤다 그에게 왜 공부를 하느냐고 묻자 그는 웃으며 유리잔을 감싸쥐더니 미안해서요라고 답했다 창밖에는 느티나무가 햇살과 섞였다 어느 일본인들은 매달 모여서 윤동주를 읽는다고, 어느 한국인은 히로시마 피폭자의 피부를 보고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울었다 누가 울 때 그는 캄캄한 이국(異國)입니다 누가 울 때 살은 벗겨집니다 누가 울 때 그 사람은 꽃이 됩니다 꽃다발은 가슴에 안아야겠지요 어떤 기사는 풍차를 보고 돌진했다고 한다 그의 돌진을 솔직이라고 한다 솔직한 눈 꼭 잡은 손 솔직히 말하면 첫눈을 핥고 당신과 강물에 속삭이는 거예요 어떤 이들은 그 풍경을 소중히 여겨서 강가의 조약돌이며 반짝임까지도 모두 모아서 도서관으로 보낸다
올 2월 초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할퀴고 간 튀르키예(구 터키). 날씨는 영하로 떨어지는데 정부가 약속한 구호물품과 필수장비 지원이 원활하지 못하자 할머니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재난지역 인근에 사는 이들은 자발적으로 구조대를 조직하여 당장 급한 구호물품부터 나르기 시작했다. 왜소한 당신들 등에 몸의 두 배는 족히 되어 보이는 자루를 매고 있다. 그 안에는 겨울옷, 담요에서 전기히터, 매트리스와 이유식에 이르기까지 급하디 급한 구호품들이 가득하다. 할머니들은 구호센터에 구호품을 내려놓고는 다시 빈 자루를 매고는 어디론가 사라지길 반복한다. 오히려 보호를 받아야 할 것 같은 고령(7~80대로 추정)의 할머니들의 활약상은 지진의 주요 피해 지역인 튀르키예 남동부에 안 미치는 데가 없을 정도다. 할머니들 눈에 이재민들은 바로 당신의 아들, 딸 그리고 손주로 보였을 것이다. 한평생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참고 버텨온 그들이지만 자식들이 힘들어하는 건 차마 견딜 수 없었을 테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은 원래 용감이란 단어와 그닥 어울리지 않는다. “엄마, 나 힘들어!”, “할머니, 나 배고파” 하는 소리를 듣기 전까진 말이다. 고통과 좌절이 생길 때 어김없이 주름살 패인 그들은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다. 할머니이니까, 엄마이니까!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며칠 동안 집을 비우게 된 정봉이 엄마(라미란 분)는 무뚝뚝한 형제에게 집 잘 보라고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하루도 안 되어 싱크대엔 설거지하지 않은 라면 냄비가 쌓이고, 연탄불은 꺼졌고, 빈 짜장면 그릇은 쌓여간다. 며칠 후, 버스 터미널에 내렸다는 엄마 전화에 삼 형제(정봉이 아빠 포함)는 비상이 걸린다. 집에 도착한 정봉이 엄마는 자신이 없었는데도 잘 돌아간다(?)는 걸 확인하고는 오히려 짜증을 낸다. 왜냐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삶에 대한 증명이랄까, 정당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싱크대에는 설거지 그릇이 쌓여있어야 했다. “나 없으면 이 집구석은 돌아가질 않아!” 이 소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 상황이라면 아주 큰일 날 소리지만 말이다. 30년 전에는 당연했던 전개다. 세월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함없는 건 할머니의 내리사랑이다. 당신의 삶을 즐겨야 할 실버 세대가 다시 육아 전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요즘이다.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의 증가, 저출산으로 인한 한 자녀 세대 고령 인구 증가 등의 이유로 할머니들은 쉬지 못한다. 미국 사정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맞벌이 부모의 42%가 손자를 할머니에게 의지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미국 경제의 숨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우고 있지만, 할머니들의 사랑과 희생 아니면 그들은 육아를 위해 직장을 포기해야 한다. 손주에게 할머니를 뺏긴 할아버지도 마찬가지고. 우리라고 다르지 않다. 엄마를 대신한 할머니의 육아 동참은 코로나 시대에 더욱 두드러졌다. 코로나 시국에 손주를 돌본 이들도 조부모이고 입학식이나 졸업식에 꽃다발을 들고 옆에 서 있는 보호자도 이들이다. 사회 여건상 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젊은 직장인이 많은 현실이다. 무엇보다 조부모에게 아이들을 맡기는 게 훨씬 안전한 것도 사실이다. 자의든 타이든 손주들을 양육하다 보면 자식 키울 때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을 맛보곤 한다. 그 덕일까, 손주 돌봄 시장도 덩달아 확대된다. 전쟁을 경험했고 근검절약이 몸에 밴 앞 세대와 달리 지금 할배·할매들은 손주들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미국 조부모들도 장난감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구매층이라고 한다. 우리도 전자상거래 업체의 유아·아동 장난감 구매의 36%가 50대 이상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 할머니 하면 딱 떠오르는 단어로 ‘양육’, ‘지혜’(미국), ‘따뜻함’, ‘옛날이야기’(영국)와 ‘따뜻함’, ’‘보살핌’(멕시코) 등을 꼽는다.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는 기독교 문화에서 가장 존경받고 사랑받는 인물 중 하나다. 어머니의 양육과 보호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천 개의 손과 눈으로 알려진 관세음보살 역시 자비와 연민의 어머니 모습이다. 큰 보따리를 맨 튀르키예 할머니이고 손주에게 무한한 사랑을 전하는 우리네 할머니가 바로 이들이다.
이견대의 위치가 잘못 고증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한 사람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미술사학계의 원로 황수영 박사였다. 특히 그는 1960년대 이후 석굴암의 수리 공사를 주도했고 문무대왕 해중릉의 성격 규명이라든가 이견대의 위치 확인에 있어서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장본인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그러한 그가 2002년 4월 불교신문에 연재한 ‘불적일화(佛跡逸話)’라는 회고담을 통해 털어놓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967년의 시굴 직후 나는 일단 이견정의 위치를 발굴지로 비정하기는 하였으나 『삼국유사』 등의 문헌에 보이는 ‘축성(築成)’의 자취를 찾지 못한 것이 못내 개운치 못하였다. 그러던 중 1995년 가을 예전에 최남주** 선생이 말하던 산 위를 찾아보기로 하였다. 그곳은 대본초등학교*** 뒷산으로, 현재의 이견정에서 국도를 건너면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 나는 그의 인도로 산 위에 올라가 보았는데, 과연 1300-1600여㎡(약 400-500평)의 너른 대지가 있고 그 삼면에 인공으로 축석된 자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부근에 신라시대 와편(瓦片)이 보였고, 또한 커다란 민묘와 석비 1기가 있었다. 석비는 조선시대에 세워진 것인데, 비문 가운데 ‘이견대(利見坮)’라는 글자가 보이기도 하였다” 이와 아울러 그는 “현재의 이견대 자리는 조선시대에 설치되었던 역원인 이견원(利見院)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하지만 참으로 희한한 일은 이러한 견해가 공개적으로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해가 지나도록 이견대의 위치를 재고증해 보려는 아무런 공식적인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문제에 대해 소관부처인 문화재청 역시 “구체적인 학술적 연구 성과가 제시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현행 이견대의 위치 변경 지정이나 사적지 해제 등은 결정되기 어려우며, 다만 해당 관리단체인 경주시에 통보하여 이에 대한 검토를 요청할 것”이라는 정도의 반응을 나타냈을 뿐이었다. 누구든지 스스로의 오류를 흔쾌히 털어놓고 바로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평생을 이 분야에 종사해온 노학자의 어려운 고백을 애써 흘려듣는 것은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그리고 이견대의 원래 위치는 과연 어디가 맞는가? 발굴 결과 이견대의 위치를 확인했다는 학자가 자신의 오류를 인정했다면 현재의 이견대의 위치는 잘못된 것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이제 진짜 이견대를 찾아보자 제주도 올레길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둘레길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개발된 둘레길 가운데 가장 길고 풍광이 멋진 길로 소문난 것이 해파랑길이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의미를 가진 둘레길이다.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을 시작으로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에 이르는 총 10개 구간 50개 코스로 770Km에 이르는 길이다. 이 중에서 경주에 해당하는 구간은 10-11코스인데 감은사와 이견대를 포함한 길이 11코스이다. 감포와 울산을 잇는 31번 국도와 929번 지방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견대 쪽으로 50여 m를 가다가 산 쪽을 보면 길은 보이지 않고 우거진 잡초 속에 ‘듬북재’로 오르는 오솔길이 있다. 얼마 전까지 ‘듬북재’라는 팻말이 있었는데 지금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길이 해파랑길의 일부인 감포깍지길 7구간이다. 이 길은 ‘소리에 끌려 걷는 길이’라는 별칭이 있다.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물새들의 노래 소리에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7-8분 정도 오르면 제법 너른 대지가 나타난다. 한가운데 황수영 박사가 보았다던 우뚝 선 비석을 중심으로 제법 너른 평지에 두 기의 묘가 있다. *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 이순우, 매일신문 2005.5.4 **1905년 경주 태생으로 1923년 보성고보를 수료한 후 1926년 경주공립보통학교 교원으로 있으면서 민간문화재보호 연구단체의 효시인 경주고적보존회의 촉탁으로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 창설에 기여하고, 남산 불교 유적 학술조사, 남산 신성비, 흥덕왕릉 비편 발견, 원원사지 석탑 복원 등 신라 문화재 발굴과 보존에 크게 공헌하였다. ***대본초등학교는 폐교가 되고 그 자리에 문무대왕유조비가 세워져 있다.
어둠 속 천마의 기운 문화재 복원 일을 하며 2014년 ‘천마 다시 날다’ 특별전을 관람했다. 유리 벽안의 천마가 그려진 말다래를 한참동안 바라봤다. 어둠 속 천마의 기운이 솟아 내 가슴을 울렸다. 언젠가는 재현해 보고 싶었다. 몇 해가 지났고, 우연한 기회에 구한 자작나무 껍질은 작품재현에 불씨를 지폈다. 최근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기념해 천마도와 다시 만났다. 그리고 옜 시절 감성 고스란히 담긴 나의 천마도와 다시 만났다.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려면 뼈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몸의 기둥이기도 한 뼈에 이상이 생기면 거동이 불편해지고 이 때문에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젊을 때부터 뼈 건강을 위해 영양섭취와 운동에 신경을 써야 하고 50세가 넘어가면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을 적극 관리하는 것이 좋다. 노년기 골절이 치명적인 이유는 골다공증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가벼운 낙상에도 골절이 발생하며, 일상생활조차 어렵게 하는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골다공증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많다. 뼈에 구멍이 많은 증세로 풀이되는 골다공증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골량과 골질이 감소하고 골조직의 미세구조가 손상되며 골강도가 낮아져 취약 골절이 잘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합병증 골다공증의 원인으로는 나이, 폐경, 유전, 생활습관, 질병, 성별 등 많은 요인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노화이다. 뼈는 30대까지 최대 골량을 이루고,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또한, 오래된 뼈가 제거되는 골 흡수와 새로운 뼈가 생성되는 골형성이 반복되면서 골밀도의 균형을 이루는데 나이가 들수록 골흡수가 더 많아지면서 이 조화가 깨져 골밀도가 감소한다. 골밀도는 보통 50세 전까지는 균형을 잘 이루지만, 50대가 넘으면 뼈 건강을 지켜주는 기능의 역할이 약해지면서 골소실이 이루어진다. 골다공증이 발생하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잘 일어나는데 가장 흔한 골절이 척추 압박골절이다. 허리(요추)와 등(흉추)의 척추골이 압박을 견디지 못해 짓눌리면서 뼈가 부러지는 것이다. 이 골절이 자주 발생하면 키가 작아지거나 등이 굽고 흉부와 복부에 압력이 가해져 소화불량, 요실금 등의 합병증이 생기게 된다. 또 대퇴골이 골절되어 수술 치료하게 될 경우, 거동이 불편해지며 이로 인해 흡인성 폐렴 등의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또 대퇴골절 후 1년 내 10명 중 3~4명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점차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른 영양섭취와 꾸준한 운동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 골량을 높이고, 골소실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도록 하며 골절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20대와 30대까지 최대 골량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 뼈를 단단하고 조밀하게 만드는 칼슘, 인과 같은 무기질의 적절한 공급, 골세포의 합성, 뼈 기질의 칼슘 부착, 골절 치유에 필요한 비타민 K, C 섭취가 필요하며, 비타민 D의 보충으로 근골격계를 강화하여 낙상 위험을 줄이고 골절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골밀도를 감소시키는 주요소인 음주, 흡연 및 카페인을 피해야 한다. 알코올은 조골세포를 감소시키고 낙상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흡연은 골흡수를 증가시키고 성호르몬을 감소시키는 등 골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커피, 탄산음료에 많이 포함된 카페인도 칼슘의 흡수를 억제하고 배설을 촉진해 골밀도를 감소시키는 요소이므로 과도한 섭취를 줄여야 한다. 낙상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골강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부하운동을 통한 체력단련과 골량 유지를 위한 효과적인 스트레칭에 힘쓰며 몸의 균형감각을 키워야 한다. 골밀도 검사로 골다공증 예방 ‘침묵의 질환’으로 불리는 골다공증은 일정 수준이 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국가건강검진에서는 골다공증 발생률이 높은 폐경기와 노년의 54세, 66세 여성을 대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골밀도 검사는 골다공증골절이 흔히 발생하는 요추와 대퇴골 부위를 촬영해 이 두 부위 중 낮은 골밀도를 기준으로 골다공증을 진단한다. 골밀도는 연령, 성별, 종족 간의 정상 평균값과 비교해 해석하는데 T-값은 ‘(환자의 측정값-젊은 집단의 평균값)/표준편차’로 골절에 대한 절대적인 위험도를 나타내기 위해 골량이 가장 높은 젊은 연령층의 골밀도와 비교한 값이다. WHO에서는 T-값 -2.5 이하를 골다공증, 골절이 동반된 경우 심한 골다공증이라 정의하고, -1.0 이하에서 -2.5 전까지는 골감소증이라 명명했다. 현재 임상적으로 골다공증 진단에 가장 유용한 기준으로 사용되는 골밀도 검사는 가까운 병의원에서 쉽게 검사가 가능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검사할 수 있다. 폐경 이후의 여성, 골소실이 시작되는 50대부터의 남성 및 골다공증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도 골밀도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을 예방하여 건강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보자. 글: 김이현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가정의학과 진료과장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달항아리에 내재된 가치를 캔버스에 빚는다. 단아한 조형미를 갖춘 달항아리,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 고유한 미감의 깊이를 풀어낸다. 라우 갤러리에서는 김선 작가의 초대개인전 ‘달항아리전’이 30일까지 열린다. 김선 작가는 백자 달항아리를 캔버스에 옮겨 단아하면서 우아한 조형미를 뽐내는 작품으로 구현해 한국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조선백자의 기품을 간직한 달항아리를 재현해낸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솔직하고 질박한 달항아리는 관객들의 내면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때로 따스하고 온화하게, 때론 쓸쓸함과 조용한 감정으로 투영된다. 그녀의 작품은 조선시대 도공의 높은 예술성과 혼까지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구성해 우리 전통미술의 우수성까지 엿볼 수 있다. 흰빛을 띠는 달항아리는 우리 선조들의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조선 문화의 백미로 꼽힌다. 표면을 들여다보면 미세한 금이 작은 그물망처럼 뻗어나간다. 작가는 도공의 심정으로 덧칠에 따른 빙열의 효과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주목했고, 평면작업에서 도자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재료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고 했다. 화려함보다 은은하게 발산되는 아름다움에 지루함이 없다. 순수하고 소박한 그녀의 달항아리는 한국의 폭넓은 흰빛을 발산하며 기품을 품어낸다. 이종대 아트 칼럼니스트는 “김선의 달 항아리 그림은 뛰어난 기교를 바탕으로 표현했지만 기교가 보이지 않고, 후덕한 마음으로 함께 나눔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지금은 거의 잃어버린 선조의 정신과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선 작가는 “달항아리는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미학으로 은은하고 고고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면서 “단순하면서도 가득 차있고, 깨끗하면서도 무심한 것 같은 달항아리의 순수한 멋에 매료돼 작품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평안과 위안을 얻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의 우수한 미적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에 결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선 작가는 충남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내외 개인전 21회, 단체전 200여회, 다수의 KIAF ART SEOUL, Art week(룩셈부르크), 싱가폴 어포터블 등 국내외 아트페어에 출품하며 작품을 알렸다.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특선, 대한민국수채화공모대전에 대상을 수상한 바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이사, 서울아카데미회 이사이며, 현대여성미술대전, 현대조형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호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지역을 대표할 ‘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2023년 신라문화기반 지역브랜드 상설공연’을 위한 1차 심의위원회가 지난 12일 오후 공원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정규식 경주엑스포대공원 사무총장, 이용승 콘텐츠운영팀장, 심의위원 6명이 참석한 가운데 를 개최된 이날 회의에서는 심의위원 위촉장 전달과 함께 이번 사업에 대한 설명과 방향성, 예산 등에 대해 설명했으며, 이어진 심의에서는 다양한 논의를 거쳐, 이달 중 상설공연 및 신규 공연제작 단체 공모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앞서 경주엑스포공원에서 신라의 역사문화를 활용한 상설공연을 12년간 선보였던 국립정동극장이 지난해 ‘태양의 꽃’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완성도 높은 창작작품으로 경주의 역사문화 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평가를 꾸준히 받아왔지만 정부의 문화예술 사업 지원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문화 콘텐츠 발굴·진흥 및 지역 공연예술문화의 활성화와 문화관광산업에 기여하고, 경주엑스포대공원이 대한민국 대표 문화콘텐츠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지역브랜드 상설공연’추진에 나섰다. 이날 참석한 심의위원들은 지난달 온라인 공개 모집을 통해 선정된 심의위원으로, 사업 추진에 필요한 심의, 평가, 컨설팅, 자문 등을 제공할 수 있는 문화예술 전문가들이다. 심의위원들은 △예산 편성, 공연내용 및 규모, 추진 방향의 적절성에 대한 심의 △2023년 신라문화기반 지역브랜드 상설공연을 위한 공연 및 단체 선정 △상설공연 운영 및 공연제작에 대한 컨설팅 등 사업추진에 따른 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심의위원들은 올해 12월까지 신규 제작공연 단체 선정 및 시연회와 상설공연 단체 선정 및 현장평가 등을 비롯 연말평가와 차기년도 사업계획 논의 등의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정규식 사무총장은 “인피니티 플라잉과 함께 지난 10여년간 지역의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지역 브랜드 상설공연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주시인협회(회장 김기홍)는 지난 3일 18시 경주컬쳐클럽(백률로 10)에서 창립식을 가졌다. <사진> 문학인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를 통한 순수 문학의 지향과 부대 활동을 통한 문학인의 저변 확대에 힘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김기홍 회장은 이날 ‘처음은 미약하나마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건강하게 성장할 시인협회의 미래를 밝게 내다보는 한마디를 남겼다.
민속 고유의 명절 단오를 앞두고 1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교촌한옥마을 일원에서 ‘경주단오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열일곱번째를 맞이하는 경주단오축제는 경주문화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경주어반스케치협회가 후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재능기부로 마련된다. 이번 경주단오축제에서는 김외준, 최영조, 김성희, 이계남, 정동식 작가가 참여해 단오선 전시 및 시연을 한다. 특히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롭게 선보이는 어반스케치가 부채를 선보이는 점이 이채롭다. <사진> 축제장에서는 단오와 전통민속놀이의 의미를 새길 수 있는 창포물에 머리감기, 떡메치기, 팽이치기, 탁본체험 등이 진행된다. 그밖에 시 낭송과 국악, 축원무, 하모니카, 현대무용, 벨리댄스, K-pop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도 함께 펼쳐지며 시민들과 관객을 참여와 공감을 끌어낼 예정이다.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오는 농경시대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초여름의 명절이다. 하지만 요즘은 설과 추석과 같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기 때문에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주문화제축제위원회 공성규 위원장은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와 처음 맞는 단오”라면서 “일 년 중 가장 양기 넘치는 단오는 우리나라 대표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잊혀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가치 있는 전통문화를 계속해서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며, 경주단오축제와 함께 올여름 무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잘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민과 함께하는 종합예술축제 제50회 경주예총예술제가 지난 13일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해에서 개막식을 가졌다. <사진> 이날 개막식에서는 문인협회, 미술협회, 사진협회 회원들의 작품과 국내외 자매도시 전북익산과 중국시안 예술인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경주예총 김상용 회장은 “경주예술예총제에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현재 경주지역의 핵심 키워드가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다. 이 자리를 빌려 우리 예총 80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APEC 유치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면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특히 50주년을 기념해 국내외 자매도시 익산예총과 중국시안 작가님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게 돼 매우 뜻깊다. 전시와 더불어 계속해서 이어지는 공연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늘 경주의 예술문화 발전을 위해 앞장설 것이며, 우리 시민들에게 문화 욕구와 문화 향유를 제공하는 경주예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축사에서 “경주예총예술제 5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를 개막하게 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다양한 장르가 만나 새로운 차원의 예술을 만드는 융합의 시대에 발맞춰 예술인들 간 작품 교류 및 협업을 통해 새로운 융합예술 작품이 만들어지는 장이 되길 기대하며, 시민들도 예술인들과 함께 교류하며, 예술적 영감을 얻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경주향교와 성균관유도회 경주지부는 지난 13일 명륜당에서 전교·회장 이·취임식을 거행했다. 이종암 신임전교는 취임사에서 유림의 변화를 위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주시청 공무원으로 35년간 재직하고 서기관으로 퇴임한 이종암 신임전교는 이후 경주향교 총무수석장의, 경주향교 감사, 경주시행정동우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경주시장학회 이사, 경주시표암화수회 부회장, 경주희망포럼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 유교문화 보급에 앞장서왔다. 이 신임전교는 “변화를 바라는 유림의 중차대한 시점에서 향교 전교의 중책을 맡게 돼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훌륭하신 전임 전교님들의 업적을 이어받아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취임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직제 개정 및 규정을 정비하며, 향교의 세계유산등재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시대에 부적합한 예법이나 관습을 과감히 정비하고, 세계유산등재 자체 추진위원회 조직정비 및 해당 타향교와 협력을 통한 업무추진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신임전교는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과 포용을 위해 다문화가정 대상 예절전통문화 교육에 힘쓸 것이라며, 시대에 맞는 제도와 규정 속에서 유교 문화를 계승하고, 화합하고 뜻을 모아 나가면 경주향교의 위치는 더욱 공고해질 것을 확신했다. 그러면서 “예절이 무너지고, 인성이 세속화돼 가고 있는 현 상황을 바로 세우고 계도해 나가는데 유림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균관유도회 경주지부 백수청 신임회장은 경주향교 장의를 역임하고 현재 경주임란의사추모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백수청 신임회장은 유림의 기본 정신은 유학을 천명하는 데 있다면서 “인류를 밝게 해 명량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행동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꼭 그렇게 하겠다”면서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유치를 위해서도 경주 유림 지도자를 비롯, 읍면동 각 지회 회원들과 농촌 구석구석까지 유치에 선도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화합과 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주향교는 신라 신문왕 2년 682년에 국학을 세운 뒤 오늘날까지 1300여년간 지역의 문풍을 진작하고 인륜의 얼을 바로 세웠다. 주자학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유학을 발전시켰고 조선조에 이르러 그 전성기를 맞아 경주향교는 관학으로서 사학인 서원과 더불어 인재양성의 산실로, 지방 교육문화의 거점이 돼왔다.
양동초는 지난 9일 학부모 학교 교육 참여를 위해 가족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 이번 학부모 학교 참여 지원 사업은 오롯이 학부모회가 중심이 되어 계획하고 추진됐으며 학부모도 학교 교육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가족 한마당은 학부모들이 직접 진행했으며 함께 만드는 이름표, 딱지 접기, 딱지 치기 왕 뽑기, 양동마을에 대해 알아보는 양동마을 미션 해결하기, 온 가족이 함께하는 풍물놀이 한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가족과의 친밀감을 형성했다. 백춘복 교장은 “교육은 학교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협조로 더욱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학부모 교육활동 참여가 더욱 활발해 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