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지방세 성실납세자 지원 조례 개정을 통해 성실납세자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시는 지방세 성실납세자 기준 완화와 공영주차장 요금 면제 등을 주요 골자로 한 ‘경주시 성실납세자 등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지난 10일자로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지방재정 기여도가 뚜렷한 성실납세자를 우대하기 위해 완화된 자격 기준 조건과 이에 따른 혜택이 담겨 있다. 조례안에 따르면 성실납세자 선정 기준이 법인은 연간 지방세 납부액을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했다. 개인은 연간 지방세 납부액이 기존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에 따라 개정조례안이 통과되면 지난해 납세 기준 경주지역 성실납세자는 법인의 경우 24곳에서 64곳, 개인은 3명에서 84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성실납세자로 선정되면 △시장 감사패 또는 표창패 수여 △10만원 이내 상품권 지급 △지방세 세무조사 2년간 유예 △중소기업운전자금 우선 추천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기존에 더해 △공영주차장 요금 1년간 면제(법인 차량 2대, 개인 차량 1대) 혜택이 추가로 주어진다. 주낙영 시장은 “조례가 개정되면 경주시민의 선진 납세의식을 고취하고 체납액 징수에 따른 관심제고와 지방세수의 보다 안정적인 확보가 기대된다”며 “성실납세자에게는 지속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고질 체납자에게 강력한 체납처분으로 공평과세를 실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주지역에서 지난 7월 한 달 간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안전신문고에 2134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무려 68.8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안전과 관련한 시민의식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행정안전부와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생활 속 안전 위험요인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신고할 수 있는 안전신문고를 통해 총 213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불법주정차 위반 신고가 1035건으로 전체의 48.5%를 차지했다. 이어 자동차 교통위반 291건, 안전·환경위험요인 148건, 도로시설물 파손 및 고장 146건, 불법광고물 126건, 생활불편 64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안전신문고에 신고접수는 개인이 2043건(95.7%)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민간단체 79건, 단체·기업 11건, 기관 1건 순이었다. 신고방법도 모바일앱을 이용해 접수한 건수가 2041건(96.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털 사이트로 신고한 건수는 82건,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는 11건이었다. 횡단보도 불법주정차 전체 25.8% ‘가장 많아’ 지난 7월 한 달 간 경주지역 안전신문고 신고 접수 중 절반 가까이 차지한 분야는 불법주정차로, 1035건에 이른다. 하루 33.4건의 불법주정차 신고가 안전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것. 불법주정차 유형별로는 횡단보도에서의 불법주정차가 267건(25.8%)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장애인전용구역 195건(18.8%), 도로 위 주차 등 기타불법주정차 115건(11.1%), 인도 113건(10.9%), 친환경차충전구역 99건(9.6%)이었다. 이어 교차로 코너 98건(9.5%), 소화전 94건(9.1%), 버스정류소와 어린이보호구역은 각각 27건(2.6%) 순이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소방시설 △횡단보도 △교차로 △버스정류장 등 5대 불법주정차 절대 금지구역에서의 신고가 총 513건으로 전체의 49.6%를 차지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 5대 불법주정차 절대 금지구역을 지난 7월부터는 인도 구역까지 확대·개편했는데, 7월 한 달 간 인도에서 불법주정차 신고가 113건 접수돼 전체 신고건수의 10.9%에 달했다. 아파트·인구 밀집지역에 신고 집중 안전신문고 불법주정차 신고 접수는 아파트가 밀집되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집중됐다. 경주지역 전체 읍면동 중 불법주정차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지역은 황성동으로 7월 한 달 간 217건(21.0%)이었다. 이어 용강동 175건(16.9%), 외동읍 128건(12.4%), 현곡면 80건(7.7%), 황남동 78건(7.5) 순으로 많았다. 이외에도 안강읍(69건), 동천동(58건), 황오동(46건), 충효동(40건) 등지에서도 하루 1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 접수건수가 가장 많은 황성동의 경우 일부 아파트 내 친환경차충전구역, 장애인전용구역에서 신고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황리단길의 경우 공용주차장 내 장애인전용구역과 구 황남초 사거리의 교차로·횡단보도·인도에서 각각 21건씩 접수돼 운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 된 내용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처리해 안전 위험요소가 빨리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에서도 7월 신고 접수건수 역대 최대 지난 7월 한 달 간 전국에서 안전신문고에 신고가 접수된 건수는 68만건(하루 평균 2만2062건)으로 지난 2014년 9월 개통 이후 월 단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7월 신고 현황이 전월 대비 13.2%(7만9708건), 전년 동월 대비 31.3%(16만3044건) 증가했다. 신고 분야별로는 불법주정차 64.1%(43만8377건), 자동차·교통위반 13.4%(9만1462건), 안전 13.0%(8만8907건), 생활불편 9.5%(6만5175건) 순으로 많았다. 신고 분야별 접수 비율은 전국과 경주지역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편 안전신문고는 국민 누구나 생활 속 안전 위험요인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쉽게 신고할 수 있는 방식으로 누리집(safetyreport.go.kr) 또는 앱(App, ‘안전신문고’)을 통해 신고가 가능하다.
우직하고 겸손한 두 부부의 인품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부부서화전이 25일부터 30일까지 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경주출신 황재식 서예가와 부인 이갑례 수묵화가의 그동안 연대와 성장이 고스란히 담긴 전시로 부부의 따뜻한 정서가 여실히 묻어나는 전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오는 30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해 ‘큐레이터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라역사관에서 고대인의 얼굴을 표현한 전시품으로, 신라인과 이방인의 초상 예술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날 ‘얼굴무늬 수막새’와 용강동 무덤 출토 신라 남녀상, 서역인의 모습을 한 무관상 등의 귀중한 소장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또한 전시 해설에 앞서 미술관 로비에서는 선착순으로 박물관 기념품 증정 이벤트도 진행된다.
경주시민이 만든 마을매거진 ‘경주색색’이 발간됐다. 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지난 21일 오늘은책방에서 ‘경주색색’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오방색을 탐색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경주색색’은 약 20명의 경주 시민들이 참여해 각자의 주제를 정하고 취재한 결과물이다. 경주를 중심권, 동부권, 서부권, 남부권, 북부권의 다섯 권역으로 구분해 주민들이 직접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매거진으로 출간하는 문화출판사 ‘동네이야기’ 프로젝트인 것.
경북도와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경북 동해안 오선지 5개 시군 일주일 살기’에 참여할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는 지역 내 장기 체류여행을 유도해 경북 동해안의 아름다운 해양관광 자원을 홍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참여 대상은 공고일 기준 경북 동해안 5개 시군(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는 ‘즐기자 월성 유튜브 콘테스트’를 연다.영상 콘텐츠 제작에 재능 있는 지역인재 발굴과 원전 주변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에서 개최하는 공모다. 참여 대상은 감포읍, 문무대왕면, 양남면 등 동경주 지역 소재 주민 또는 동경주 지역 회사 재직 직원 및 직원 ..
현진에버빌 1차 아파트가 경주에서 6번째 금연아파트로 지정됐다. 경주시보건소는 공동주택 간접흡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현진에버빌 1차 아파트(광중길 73-16)를 ‘경주시 제6호 금연아파트’로 지정했다.금연아파트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거주 세대 중 2분의 1 이상 동의를 얻어 공동주택의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무형문화재 연합 공개 발표회가 오는 23일 오후 5시부터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다. 공개 발표회는 경주에서 활동 중인 도 지정 무형문화재 전승교육사 정성룡, 정소라(판소리흥보가), 정은주(가곡), 주영희, 임종복(가야금병창)을 비롯한 전수자들이 국악의 멋과 흥을 선보인다.특히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흥보가 ..
농협경주교육원은 18일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과 협조하여 교직원 단체헌혈을 실시했다.이번 헌혈행사는 매년 동·하절기 반복되는 혈액수급난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실시했다. 이날 헌혈에는 경북문화관광공사, 경주국립공원사무소도 함께 참여했다. 헌혈행사에 참여한 교직원들은 울산혈액원에 헌혈증을 기부, 헌혈증이..
경주에서 흉기를 들고 도심을 배회하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주경찰서는 A씨를 경범죄처벌법 위반(흉기 소지)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3시 4분경 경주시 노동동의 한 패스트푸드점 일원에서 접이식 칼 등 흉기 10개를 소지하고 배회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9월 6일 오후 2시, 서울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민속극장풍류에서 토크콘서트 ‘청년, 신라문화 톡톡(Talk Talk)’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청년들이 신라문화유산의 가치와 미래를 바라보며 천마총과 신라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도록 기획됐다.
찬란한 도약 어두운 배경 위 먹과 금분, 금박으로 그려진 말의 얼굴과 영롱한 눈빛을 통해 독특한 아름다움과 넉넉한 포용을 담아내고 싶었다. 작품의 중심 테마는 삶의 어려움에 맞서 ‘도전하는 정신’과 그 과정에서 발휘되는 ‘용기의 가치’다. 스스로의 도약과 찬란한 미래를 향한 길에서 용기를 얻어 올라설 수 있길 기대한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과 꿈을 향한 여정에서 끝없는 가능성을 느낄 수 있길 응원한다.
제5호 태풍 ‘카눈’이 지난 10일 많은 비와 바람으로 경주지역에 크고 작은 피해를 입혔다. 반면 우려했던 인명피해나 대형피해는 없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하지만 아직 10월까지 국내에 영향을 미칠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해 안전을 위한 노력은 고삐는 늦추지 말아야 한다. 경주에서는 최근 5년간 총 7개의 태풍이 지역에 영향을 끼친 가운데 세 차례나 큰 피해를 입어 정부로부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은 2019년 10월 ‘미탁’과 2020년 9월 ‘하이선’, 그리고 2022년 ‘힌남노’ 등 3개 태풍이다. 경주시재난안전대책본부가 공개하는 강우량정보를 최근 5년 동안 분석한 결과 특정지역에 집중호우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이 가장 근접했던 시기에 1일 강우량이 200mm 이상이었던 지역을 살펴보니 덕동댐이 네 차례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불국동과 외동읍이 세 차례씩 기록했고, 강동면·내남면·산내면·중부동은 두 차례였다. 건천읍과 현곡면은 각각 한 차례였다. 특히 시간당 강우량은 2021년 8월 24일 태풍 ‘오마이스’ 당시 오전 1시경 문무대왕면에서 87mm로 최고점을 찍었다. 감포읍 75mm, 외동읍 59mm로 뒤를 이었다. 이번 태풍 ‘카눈’이 경주지역에 가장 근접했던 지난 10일 오전 7시엔 산내면에서 시간당 40mm의 폭우가 쏟아졌고 외동읍과 덕동댐은 각각 38mm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 당시에는 덕동댐이 시간당 78mm로 가장 많았고, 불국동 77mm, 문무대왕면 70mm, 외동읍과 강동면은 60mmm, 산내면 57mm 등의 순이었다. 시간당 70mm 이상 강우량은 자연재해급으로 하수도를 체계적으로 설계한 도심지마저 침수되는 단계다. 산사태가 일어나고, 도시가 대부분 침수돼 교통이 완전히 마비될 수 있는 수준이다. 태풍으로 일시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진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피해 역시 컸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이상기온 현상이 일어나면서 태풍의 강도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는 태풍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태풍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와 함께 강우량 및 피해사례 등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토대로 장기적인 재난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또 태풍이나 장마 등에 취약한 지역은 그곳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관련당국은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합당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행정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일이 최우선인 만큼 지금이라도 서둘러 주길 바란다.
천년고도 경주의 여름이 외부 방문객들로 북적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축구대회 선수단과 가족,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 황리단길을 찾는 막바지 피서객 등으로 여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은 보문관광단지 호텔과 일반 숙박업소 1만5338개 객실이 만실을 기록했고, 황리단길을 비롯한 시내 주요 상가와 경주역사유적지구, 불국사 등지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렸다. 이 같은 특수는 지난 12일 개막해 14일간 열리는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의 영향이 크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501개 학교·클럽팀 선수 1만명이 참가하고 있고, 학부모들도 함께 경주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경주를 찾으면서 관광지마다 활기가 넘치고 있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에 참가했던 독일, 체코, 루마니아,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 5개국 대원 730여명이 12일부터 18일까지 1주일 간 경주에서 머물고 있다. 이들은 골굴사, 불국사 등지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또 일부는 경주 곳곳에서 관광을 즐기고 있다. 경주시는 이들 대원들을 위해 시내버스 무료 탑승, 보문단지와 도심권을 잇는 셔틀버스도 운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막바지 관광객들도 황리단길을 비롯해 주요 사적지 등을 방문하면서 경주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여 만에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여름 특수를 누린 경주시가 이에 만족해서는 안 될 일이다. 다시 찾는 관광지 경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이 중요하다. 먼저 현재 경주에서 머무르고 있는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 참가자와 학부모, 그리고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 피서객들이 떠날 때까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또 경주가 또 다른 계절에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확신도 심어줘야 한다. ‘반짝경기’에 한탕주의에 젖은 바가지요금은 없는지, 불친절한 사례는 없는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 여름특수를 누리고 있는 경주시가 전국, 그리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는 스스로 잡아야 한다.
태풍이 지나간 후 토요일 오후 약속이 있어 인사동에 갔는데 세계잼버리대회에 참여했던 다양한 나라의 스카우트들이 인사동을 찾아 함께 하는 모습을 봤다. 대회는 끝났지만 독일·포르투갈·체코·루마니아·우루과이 등 5개국 대원 400여명이 ‘천년고도’ 경주를 찾는다는 기사를 보면서 폭염과 태풍의 기간 속에 회자된 잼버리대회가 다시 떠올랐다. 잼버리(jamboree)의 어원은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으로 세계잼버리는 1920년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적인 청소년 야영대회이며, 이번 새만금 대회는 25회 대회였다. 새만금대회 이전에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제17회 세계잼버리가 1991년 8월 강원도 고성군에서 개최되었으며 사상 유례없이 많은 나라가 참가했으며 특히 동구권에서 12개국이 참가해 동·서 화합의 한마당이 되었다. 이번 잼버리로 인해 대한민국 국격이 떨어지고, 국민과 기업이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 현재와 미래, 전화위복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이를 보며 2개의 문장과 3개의 단어가 떠올랐다. 2개의 문장은 ‘전략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No strategy, no future)’, ‘치밀한 계획과 치밀한 실행이 없으면 실패는 에정된 것이다(No plan&implementation, no sucess)’이고 3개의 단어는 ‘매력자본(Erotic capital)’과 ‘사회자본(Social capital)’ 그리고 ‘신뢰자본(Trust Capital)’이다. 이중 가장 강조되는 것이 국가, 도시, 조직, 개인에 있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신뢰자본이다. 그렇다면 경주의 매력자본, 사회자본, 신뢰자본은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평가받고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 각인되어 있을까?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유치 등 각종 다양한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주에 이런 자본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전략은 있는지, 치밀한 계획수립과 지독한 실행을 위한 역량과 의지는 있는가도 궁금하다. ‘매력자본(Erotic Capital)’은 한마디로 매력이 능력이요 경쟁력이라는 말이다. 다만, 매력은 ‘잘 생긴 외모’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유머감각, 활력, 세련됨,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기술 등 다른 이의 호감을 살 수 있도록 하는 태도와 기술의 총합이다. 이런 기본 위에 부지런한 실천을 통해 신뢰자본이 형성되면 개인의 뜻을 이룰 수 있음은 물론 조직과 도시 국가에 이르기까지 성과와 보람을 실현시킨다. ‘사회자본(사회적 자본)’은 한 개인에게는 없지만 그 개인이 참여하고 있는 사회적 관계를 통하여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신뢰는 바로 이 사회적 자본의 핵심이며 모든 지지와 성장을 위한 필수요소이다. 이번 잼버리대회 폐영 후 한국 도시의 매력자본, 사회자본, 신뢰자본은 어떻게 변화되고 국가, 도시, 개인, 기업에는 어떠한 영향으로 작용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잼버리 대회 자체도 그렇다. 화려한 모습, 가슴에 걸릴 훈장, 교언영색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아름다움과 성취를 위한 사회자본, 매력자본, 신뢰자본을 쌓아가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었기를 기대한다. 필자가 늘 경계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안고수비(眼高手卑)’다. 눈은 높으나 솜씨는 서투르다는 뜻으로 이상만 높고 실천이 따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인데 이뤄낼 인품, 실력, 여건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원하는 것만 취하려 달려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 하나하나가 나의 매력자본, 신뢰자본을 망가뜨리고 결국은 다른 목표도 쓰러지게 만든다. ‘10, 10, 10’ 법칙이란 게 있다. ‘친구를 사귀는 데는 10달러 있으면 된다. 그러나 그 친구를 잃는 데는 10초면 충분하다. 그런데 그 친구와의 관계를 회복하는데는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이처럼 매력자본, 사회자본, 신뢰자본은 절대 중요하고 한 번 만들거나 유지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잼버리를 거쳐 경주에서 마지막 여정을 보냈을 많은 외국인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고 궁금해진다.
얼마 전(7월 12일) 건천읍에 파크골프장과 실내체육관이 완공되었다. 기존에 있던 건천 운동장을 포함해 최근 파크골프장과 실내체육관 등이 조성된 일대를 ‘서경주 체육공원’이라 명명하였다. 이곳 실내체육관에서는 배드민턴, 탁구, 농구 등 체육활동과 각종 행사를 할 수 있으며 파크골프장은 9홀로 조성되었다. 경주시는 올해 5개소에 파크골프장 63홀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는데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준공된 것이 바로 서경주 파크골프장이다. 한편 2024년 말에는 현곡면 소현리에 축구장, 육상트랙, 족구장, 농구장 등을 갖춘 체육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현곡면은 거주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것에 비해 체육시설이 부족하였다. 또한 2026년 말에는 충효동에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춘 국민체육센터가 건립된다. 충효동 역시 원석 체육관 수영장의 운영 중단 여파로 수영장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시는 체육공원과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통해 해당 지역 주민의 스포츠 욕구를 충족시키고 시민의 건강 증진을 꾀하고 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가 주민의 건강과 여가를 위해 적극적으로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잘 갖춰진 체육시설은 살기 좋은 도시의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체육시설 확충은 우선순위에 따라 다른 지역에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체육공원 조성이 시급한 또 다른 지역은 대학촌인 ‘석장동’이다. 석장동에는 대학 캠퍼스 내의 체육시설을 제외하면 체육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석장동 거주자 다수가 대학생이나 청년이어서 운동장 수요가 높지만 대학 대운동장은 방과 후 풀가동되고 있어 축구 동아리가 시합하려면 몇 주 전에 운동장을 예약해야 하는 실정이다. 황성공원이나 북천 변에는 축구장이나 풋살구장이 많이 조성되어 있으나 석장동 거주 대학생이나 청년은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그 시설을 이용하기 어렵다. 근래에 시는 석장동에 소공원을 조성했으며 공영주차장도 조성하고 있다. 석장동에 대한 경주시의 이러한 관심은 대학과 대학촌 살리기 차원으로 보여진다. 대학촌이 활성화되면 대학이나 경주시 모두에 순기능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고무적인 움직임이다. 바로 그 연장선에서 석장동 체육공원의 조성을 제안하고 싶다. 체육공원의 조성을 통해 대학촌인 석장동 거주자의 정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대학촌 활성화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체육공원에 먼저 풋살구장을 만들고 순차적으로 족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이 들어서면 어떨까. 석장동 체육공원은 석장동 주민뿐 아니라 인접한 성건동과 현곡면 주민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추진해야 할 사업이 많다보니 석장동 체육공원 조성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석장동의 체육시설 확충을 경주시가 할 것이 아니라 대학 당국이 캠퍼스 내에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석장동 거주자를 위한 체육시설 확충은 다른 지역의 어떤 사업 못지않게 시급하다. 대학은 재정 상황이 어려워 대학 자체 힘으로 캠퍼스 내에 스포츠 인프라 확충을 못하고 있다. 대학생의 학교 만족도와 경주시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면 학교 경쟁력이 약해지고 경주시의 젊은 경주 만들기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경주시가 석장동 체육공원 조성 이슈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석장동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에 있다. 우선, 석장동 거주 대학생 중에는 경주로 주소 이전을 하지 않은 학생이 많기 때문에 흔히들 석장동에 시민이 많이 살고 있지 않다고도 오해한다. 거주하는 학생 수보다 유권자가 적다 보니 석장동에 대한 지역 정치인의 관심도 약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석장동의 현안은 좀처럼 잘 해결되지 않는다. 게다가 대학생 다수가 타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졸업하면 경주를 떠날 생각으로 체육시설 확충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당장 계획이 수립되어도 졸업할 때나 혜택을 볼까 말까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경주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석장동 거주 대학생과 청년들이 주거환경에 적극적으로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고 석장동의 환경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석장동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그들의 마음이 먼저 경주시와 재학하는 학교를 차츰 떠나게 된다. 석장동 거주자를 위해 체육공원 등을 조성하여 대학촌을 활성화하는 것은 경주시의 인구정책, 청년정책, 대학정책과 관련된 미래정책에서 중요한 과제이다.
챗GPT와 수다를 떨다 보면 정말 사람하고 대화하고 있는 게 아닌가 착각마저 든다. 물론 그런 착각조차 사라지는 건 몇 초도 안 걸린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인공지능하고 이야기 중이지!’ 하고 의식해 본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괜히 컴퓨터 화면에다 마누라 뒷담화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 같아서다. 괜히 대화 도중에 도발하기도 하고 눙치고 강짜도 부린다. 되돌아오는 반응에 맞춰 상대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인간은 이제 대상을 안 가린다. 영화 제목은 까먹었지만 무인도에 홀로 살아남은 주인공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우연히 떠내려온 배구공에다가 눈과 입을 그려놓고 대화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성난 파도에 멀리 떠내려가는 친구[공]에게 목이 터져라 미안하다고, 너를 구해주지 못하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울부짖는 장면도 기억난다. 사람은 결국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이 존재한다. 관계 지향성은 우리의 변함없는 특징이자 존재 기반이다. 문제는 그 관계가 건강하지 않을 경우다. 상대를 믿는데 상대는 그렇지 않을 경우가 그렇다. 상호작용 기반에 실금이 생겨버린다. 인간 사이에도 기망행위가 없지 않듯이 인공지능이 의도를 가지고 거짓말을 해온다면 우린 상대의 의도를 모른 채 관계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 마치 장미가 붉고 매력적인 꽃인 줄만 알았는데 날카로운 가시에 손이 찔리는 순간이다. 며칠 전 미국에서 인공기능 기반 드론이 자신을 통제하는 통제관을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다. 가상훈련이길 망정이지 실전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해진다. 적의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을 식별해서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던 AI 드론이, 통제관이 폭격을 승인하지 않자 오히려 자신을 방해(?)한다고 간주하고는 통제관을 공격한 것이다. 자가면역 질환이 이런 식이다. 자신의 면역세포나 항체가 오히려 자신(의 세포, 조직)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바이러스 같은 외부 침입자를 막는 면역시스템이 스스로 자신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이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알다시피 자가면역 질환은 종류는 다양한데 그 원인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일까. 인공지능에 악셀을 부여하던 주체들이 이젠 브레이크를 밟자고 전략적 스탠스를 바꾸는 요즘이다. “우리는 심각하고 실존적인 위험에 직면해 있다. 누구도 세계 파괴를 원하지 않는다” 챗GPT를 개발한 샘 올트먼(Samuel H. Altman)의 사자후다. 인류를 위해 개발된 인공지능이 외려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로 돌변하게 놔둘 순 없다는 주장이다. 불행히도 그 우려는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역시 며칠 전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 검은 연기로 휩싸인 펜타곤 사진 한 장이 업로드되었다. “아니 미국의 심장이랄 수 있는 국방부가 공격을 받았다고?” 그 사진이 인공지능으로 만든 가짜(fake)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은 9.11 테러를 떠올린 다음이다. 가짜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공포의 쓰나미는 소셜미디어로, 언론으로, 주식 시장으로 이어졌다. 인간의 견고한 관계지향적 시스템이 가져다준 무서운 현실이다. 이미 지나간 해프닝 아니냐고? 아니다. 내년에 한국은 총선이 있고 미국은 대선이 있다. 가짜 정보가 여론 조작이나 선동에 활용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상상은 너무 나간 걸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결과는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 없던 이미지도 만들어내고 동영상도 입맛대로 생성해낸다. 목소리도 진짜처럼 만들어내는 생성형 AI를 이용해서 가짜 뉴스나 정보를 만드는 건 세수하면서 코 만지는 것만큼 쉽다. 어쩌면 더 두려운 건 작동 방식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디바이스라면 우린 뭘 따로 배워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근데 챗GPT는 다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자연어에 반응한다. 관련 지식이나 학습이 전혀 필요 없는, 진입장벽이 전혀 없다는 점이 우려된다. 우리의 일상 언어로의 사용은 챗GPT를 마치 냉장고 같은 존재로 만든다. 누구라도 접근이 가능한 냉장고 같은 인공지능이, 아름다운 꽃일지 아니면 날카로운 가시일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 고분이 있는 마을 이름이 금척리이다. ‘금척(金尺)’이란 글자 그대로 ‘황금으로 만든 자(尺)’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신라가 건국되고 혁거세거서간이 열세 살의 어린 나이로 첫 임금의 자리에 올랐다. 비록 나이가 어렸지만,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려고 언제나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어느 날, 어린 임금이 대궐의 뜰에서 생각에 잠겨있는데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말했다. “저는 하늘의 사자(使者)입니다. 하느님께서 새로운 나라를 축복하기 위하여 ‘이 금자[金尺]를 선물로 갖다 드려라’ 하므로 가지고 왔습니다. 이 금자는 앓는 사람을 재면 병이 낫고 죽은 사람을 재면 다시 살아나는 보물입니다. 잘 간직하시기를 바랍니다” 임금은 하늘에 절하고 금자을 받았다. 그리고 신하들에게 명하여 창고에 소중하게 보관하도록 하였다. 그 후 혁거세거서간과 알영왕비는 어질게 백성을 다스렸으므로 나라 안이 화목하고 농사도 잘 되어 태평세월이 계속되었다. 임금도 백성들도 이것은 하늘이 축복해준 금자의 덕인 줄로 알고 이를 소중히 여겼다. 당시 중국의 한(漢)나라 왕이 신라에 ‘금자’라는 보물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사신을 보내어 금자를 빌려달라고 했다. 임금은 신하들을 불러 물었다. “금자를 빌려주는 것이 좋겠는가, 안 빌려주는 것이 좋겠는가?” 그러자 한 신하가 나서서 말했다. “한나라는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교만한 나라입니다. 금자를 빌려주면 우리 신라를 업신여겨 돌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신하가 말했다. “한나라는 자기네 나라가 부강한 것을 믿고 이웃 작은 나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만일에 그러한 보물을 한나라가 갖게 된다면 이웃 작은 나라들을 더욱 괴롭힐 것입니다. 금자를 보내서는 아니 되옵니다.” 마음씨가 착한 임금이 걱정스레 말했다. “아무리 귀중한 보물이라 하더라도 잠깐만 보고 주겠다는데 그것도 못한다면 어찌 이웃 간의 의리가 되겠소. 못 주겠다는 구실이 분명해야 하지 않겠소” 이에 또 한 신하가 나섰다. “그 금자를 땅속에 묻어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의 목숨이란 한도가 있는 것인데 죽어야 할 사람을 그러한 보물로서 자꾸만 살려놓는다면 마지막에는 나라 안에 인구가 차고 넘쳐 새로 태어날 자손들이 크게 위협을 받을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보물을 가짐으로서 공연히 강한 나라의 욕심을 자극하여 침략을 받을 염려도 없지 않으니 땅속에 묻어 버리는 것이 상책인가 하옵니다” 임금이 그 의견을 옳게 여겨 그 금자를 땅에 묻어 큰 무덤처럼 만들게 하였다. 신하들은 다시 임금께 아뢰었다. “한나라는 넓고 큰 나라이니 만일 금자를 땅에 묻었다는 기미를 알게 되면 곧 파내어 갈 것이므로 금자 무덤 주위에 더 많은 무덤을 만들어서 어느 곳에 금자가 들어있는지 알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임금이 이를 받아들여 여러 개의 무덤을 만들어 그 가운데 한 곳에 금자를 묻었다. 그 일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나라 사신이 와서 금자를 빌려 달라고 하였다. 이에 임금이 말했다. “이웃 나라에서 금자를 잠깐 빌려 달라하시니 어찌 못한다 하겠습니까? 그러나 그 금자가 너무 귀중한 보물이라서 땅속에 묻어두었습니다. 그래도 도적들이 훔쳐갈까 두려워서 그 주위에 많은 무덤을 만들어 찾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먼 길 오셨는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한나라 사신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 무덤들을 모두 파보면 될 것이 아닙니까. 그 자를 묻은 무덤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해 주시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사신이 수많은 무덤을 보고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할 수 없이 포기하고는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세월이 지나, 무덤 속에 금자를 묻은 사람도 죽어버려 신라에서도 금자가 들어있는 무덤을 알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도 금자는 금척리 고분군 중 어느 무덤에 묻혀 있을 것이라고 전해오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이런 이야기를 알게 된 일본인이 황금자가 탐이 나 발굴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맑은 하늘에서 뇌성 번개가 치더니 비가 쏟아졌다. 하늘이 노한 것이다. 사방에서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들고, 밤낮 1주일간 빗줄기가 끊일 줄 모르게 내려 퍼붓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일대는 대홍수가 났다. 일본인 발굴단은 부득이 철수하는 길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뒤로는 누구도 이 금척 고분에 대하여는 손을 대지 못했다고 한다.
참새무덤 이장(移葬)하기 이원만 죽었다 하는데도 아니에요, 아이들은 고사리손에 물 받아와 참새에게 뿌린다.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일어나라, 정신 차려라, 한다. 한참을 그랬는데도 바닥에 물이 흥건한데도 물러설 줄 모르는 아이들 일으켜 죽었으니 묻어주자 삽을 찾아들었다. 은행나무 밑에 작은 구덩이를 파고 은행잎 몇 장 덮어 묻어주면서 참새를 은행나무에 저축하는 거라고 참새 같은 작은 새는 은행나무 이파리로 다시 태어나 하늘을 나는 연습을 한다고 참새들이 은행나무에 찾아오는 건 친구를 만나러 오는 거라고 울먹거리는 아이들 앞에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해버렸다. 아이들은 고개를 들어 나를 한 번 보고 은행나무를 한 번 보더니 내일 아침에 와서 꼭 확인해보겠다 한다. 교문을 나서는 어린 조문객들을 보며 참새가 은행나무 속으로 들어가는 긴 시간 동안 일어나는 일은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말해주기로 하고 지금 자리에서 몇 걸음 옆으로 참새무덤을 옮겨놓았다. 참새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일이지만 은행나무와 나만 아는 비밀이다. 어린 조문객들을 위한 배려 이제 막 등단한 신인의 사려 깊은 시를 만난다. 배경 설명 없이 바로 들어가는 서사와 이어지는 자연스런 전개, 능청스런 어법, 생태적 상상력이 두루 갖추어진 작품이다. 여리고 포동포동한 주먹 쥔 손으로 물을 받아와 참새에게 뿌리며 “일어나라, 정신 차려라”하는, 바닥에 물이 흥건한데도 참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들. 그들을 일으켜 세우며 화자 ‘나’는 삽을 찾아 “은행나무 밑에 작은 구덩이를 파고” 죽은 참새를 묻는다. 그러면서 “참새를 은행나무에 저축하는 거”라고, 참새는 “은행나무 이파리로 다시 태어나/하늘을 나는 연습을 한다고”, “참새들이 은행나무에 찾아오는 건/친구를 만나러 오는 거라고”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다. 반신반의하듯 은행나무 한번 쳐다보고, 나 한번 쳐다보고 어린 조문객들은 내일 아침에 꼭 확인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교문을 나서고,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나는 “몇 걸음 옆으로 참새무덤을 옮겨놓”는다. 그러고는 “참새와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일이지만 은행나무와 나만 아는 비밀”이라고 꾹꾹 눌러 적는다. 죽은 참새는 썩어서라도 은행나무 속으로 들어가긴 할 것이다. 그런 일들은 아이들이 크면 자연스레 체득해나갈 것이고, 지금은 다만 참새와 은행잎과 숨결을 같이하고픈 아이들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시인의 배려가 필요할 때! 그 바탕에는 생명이 경시되는 시대에 우주 공동체의 일원으로 마음 자리를 낮추고 실천하려는 시인의 의지가 들어 있는 게 틀림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