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7월 12일) 건천읍에 파크골프장과 실내체육관이 완공되었다. 기존에 있던 건천 운동장을 포함해 최근 파크골프장과 실내체육관 등이 조성된 일대를 ‘서경주 체육공원’이라 명명하였다. 이곳 실내체육관에서는 배드민턴, 탁구, 농구 등 체육활동과 각종 행사를 할 수 있으며 파크골프장은 9홀로 조성되었다. 경주시는 올해 5개소에 파크골프장 63홀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는데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준공된 것이 바로 서경주 파크골프장이다.
한편 2024년 말에는 현곡면 소현리에 축구장, 육상트랙, 족구장, 농구장 등을 갖춘 체육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현곡면은 거주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것에 비해 체육시설이 부족하였다. 또한 2026년 말에는 충효동에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춘 국민체육센터가 건립된다. 충효동 역시 원석 체육관 수영장의 운영 중단 여파로 수영장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시는 체육공원과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통해 해당 지역 주민의 스포츠 욕구를 충족시키고 시민의 건강 증진을 꾀하고 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가 주민의 건강과 여가를 위해 적극적으로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잘 갖춰진 체육시설은 살기 좋은 도시의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체육시설 확충은 우선순위에 따라 다른 지역에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체육공원 조성이 시급한 또 다른 지역은 대학촌인 ‘석장동’이다. 석장동에는 대학 캠퍼스 내의 체육시설을 제외하면 체육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석장동 거주자 다수가 대학생이나 청년이어서 운동장 수요가 높지만 대학 대운동장은 방과 후 풀가동되고 있어 축구 동아리가 시합하려면 몇 주 전에 운동장을 예약해야 하는 실정이다. 황성공원이나 북천 변에는 축구장이나 풋살구장이 많이 조성되어 있으나 석장동 거주 대학생이나 청년은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그 시설을 이용하기 어렵다.
근래에 시는 석장동에 소공원을 조성했으며 공영주차장도 조성하고 있다. 석장동에 대한 경주시의 이러한 관심은 대학과 대학촌 살리기 차원으로 보여진다. 대학촌이 활성화되면 대학이나 경주시 모두에 순기능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고무적인 움직임이다. 바로 그 연장선에서 석장동 체육공원의 조성을 제안하고 싶다. 체육공원의 조성을 통해 대학촌인 석장동 거주자의 정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대학촌 활성화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체육공원에 먼저 풋살구장을 만들고 순차적으로 족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이 들어서면 어떨까. 석장동 체육공원은 석장동 주민뿐 아니라 인접한 성건동과 현곡면 주민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추진해야 할 사업이 많다보니 석장동 체육공원 조성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석장동의 체육시설 확충을 경주시가 할 것이 아니라 대학 당국이 캠퍼스 내에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석장동 거주자를 위한 체육시설 확충은 다른 지역의 어떤 사업 못지않게 시급하다. 대학은 재정 상황이 어려워 대학 자체 힘으로 캠퍼스 내에 스포츠 인프라 확충을 못하고 있다. 대학생의 학교 만족도와 경주시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면 학교 경쟁력이 약해지고 경주시의 젊은 경주 만들기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경주시가 석장동 체육공원 조성 이슈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석장동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에 있다. 우선, 석장동 거주 대학생 중에는 경주로 주소 이전을 하지 않은 학생이 많기 때문에 흔히들 석장동에 시민이 많이 살고 있지 않다고도 오해한다. 거주하는 학생 수보다 유권자가 적다 보니 석장동에 대한 지역 정치인의 관심도 약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석장동의 현안은 좀처럼 잘 해결되지 않는다. 게다가 대학생 다수가 타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졸업하면 경주를 떠날 생각으로 체육시설 확충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당장 계획이 수립되어도 졸업할 때나 혜택을 볼까 말까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경주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석장동 거주 대학생과 청년들이 주거환경에 적극적으로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고 석장동의 환경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석장동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그들의 마음이 먼저 경주시와 재학하는 학교를 차츰 떠나게 된다. 석장동 거주자를 위해 체육공원 등을 조성하여 대학촌을 활성화하는 것은 경주시의 인구정책, 청년정책, 대학정책과 관련된 미래정책에서 중요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