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태풍 ‘카눈’이 지난 10일 많은 비와 바람으로 경주지역에 크고 작은 피해를 입혔다. 반면 우려했던 인명피해나 대형피해는 없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하지만 아직 10월까지 국내에 영향을 미칠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해 안전을 위한 노력은 고삐는 늦추지 말아야 한다.  경주에서는 최근 5년간 총 7개의 태풍이 지역에 영향을 끼친 가운데 세 차례나 큰 피해를 입어 정부로부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은 2019년 10월 ‘미탁’과 2020년 9월 ‘하이선’, 그리고 2022년 ‘힌남노’ 등 3개 태풍이다. 경주시재난안전대책본부가 공개하는 강우량정보를 최근 5년 동안 분석한 결과 특정지역에 집중호우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이 가장 근접했던 시기에 1일 강우량이 200mm 이상이었던 지역을 살펴보니 덕동댐이 네 차례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불국동과 외동읍이 세 차례씩 기록했고, 강동면·내남면·산내면·중부동은 두 차례였다. 건천읍과 현곡면은 각각 한 차례였다. 특히 시간당 강우량은 2021년 8월 24일 태풍 ‘오마이스’ 당시 오전 1시경 문무대왕면에서 87mm로 최고점을 찍었다. 감포읍 75mm, 외동읍 59mm로 뒤를 이었다. 이번 태풍 ‘카눈’이 경주지역에 가장 근접했던 지난 10일 오전 7시엔 산내면에서 시간당 40mm의 폭우가 쏟아졌고 외동읍과 덕동댐은 각각 38mm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 당시에는 덕동댐이 시간당 78mm로 가장 많았고, 불국동 77mm, 문무대왕면 70mm, 외동읍과 강동면은 60mmm, 산내면 57mm 등의 순이었다. 시간당 70mm 이상 강우량은 자연재해급으로 하수도를 체계적으로 설계한 도심지마저 침수되는 단계다. 산사태가 일어나고, 도시가 대부분 침수돼 교통이 완전히 마비될 수 있는 수준이다. 태풍으로 일시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진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피해 역시 컸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이상기온 현상이 일어나면서 태풍의 강도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는 태풍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태풍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와 함께 강우량 및 피해사례 등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토대로 장기적인 재난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또 태풍이나 장마 등에 취약한 지역은 그곳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관련당국은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합당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행정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일이 최우선인 만큼 지금이라도 서둘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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