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도자기축제가 21일부터 30일까지 10일간 황성공원 실내체육관 앞 광장에서 열린다. 경주에서 도자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행사는 각종 도자기와 생활 공예품들을 직접 보고 만지고 소장할 수 있다. 그간 도자기축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년간 행사가 취소됐었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아 ‘다시~ 세상속으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지역 도예가들이 예술혼과 열정을 담아 빚은 신라토기부터 청자, 백자, 현대자기까지 전통성과 실용성을 갖춘 1만여점의 다양한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유명도예 작가들의 퍼포먼스와 도자기를 굽는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는 라꾸가마 시연(21~23일, 28~29일), 물레성형 및 도자기 만들기 체험이 펼쳐진다. 또 한가족도자기 만들기 대회(23일), 어린이 다도(22일) 및 도자기 만들기(29일) 대회, 초벌구이 그림 그리기 체험 프로그램 운영으로 가족단위 방문객들을 유도한다. 특히 이번 축제는 단순히 도자기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이색 이벤트도 선보인다. 행사장 내 무대에서는 이색적인 문화공연과 민속놀이가 상시 열리며, 평소 갖고 싶던 도자기를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만원의 행복(24~28일)’, 고유의 이색 찻잔을 이용한 다도시연 및 체험 등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풍성하게 열린다. 경주시 관계자는 “예로부터 경주는 신라토기를 탄생시킨 도예문화의 산실이며, 현재까지 금속공예, 목공예, 석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준 높은 공예문화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번 지역 도예가들이 현대적 또는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도자기 걸작을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이번 축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뮌헨에서 자동차를 반납하고 포르투칼에서 빌린 이 자동차는 스페인,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을 거쳐, 8월 16일 독일 뮌헨 공항 근처에 있는 자동차 렌트 회사까지 왔습니다. 이제 유럽여행이 끝나가면서 빌렸던 자동차를 반납하기 위해서죠.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든 렌트할 수 있고 또 일정따라 어디서든 반납할 수 있도록 렌트회사끼리 연결이 돼 있어, 관광객은 사용 후 어려움 없이 되돌려 주면 되어 편리합니다. 큰 탈 없이 수십 일 동안 안전하게 잘 달려준 차를 돌려주니, 다행스럽고 고맙지만 한편 섭섭하기도 합니다. 차와 이별하는 순간, 에피소드 하나가 떠오릅니다. 지난 7월 25일 스위스의 호반 도시인 레만호에서, 그곳 집시족의 소행으로 짐이 차에서 도난당한 사건입니다. 호반에 있는 ‘시옹성’을 구경하고 돌아오니,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한쪽 유리창이 박살이 나고, 여권 4개를 포함한 트렁크가 없어진 일이죠. 순간 황당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그곳 경찰서에서 조사도 받고, 우리 스위스 대사관에 가서, 해외에서 여권발급을 받아보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이 차에 묻어있는, 특이한 추억거리로 우리 여행 한 페이지에 영원히 좋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뮌헨의 대형 맥주홀, 아우구스터너(Augustiner) 브로이에서 뮌헨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맥주 양조장이 3개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오래 되고, 큰 맥주홀인 이곳에 들렀어요. 중앙역에서 20여분 동안 걸어 넓은 출입문을 지나, 나무숲 사이로 통과해 대형 홀에 들어섰습니다. 넓은 광장에 둥글게 생긴 반원형의 지붕 아래 펼쳐진 큰 홀이 작은 운동장만큼이나 넓었어요. 손님 좌석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실내가 많은 사람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500CC 퉁겔 4잔에, 안주로 부드러운 돼지족발, 감자와 닭다리를 넉넉하게 주문했어요. 애들에게 우리나라 음식처럼 조리된 눈익은 고기를 넉넉하게 먹이기 위해서였습니다. 뮌헨에서 가장 오래된 이 맥주 양조장은 1328년 아우쿠스틴 수도원에서 만들어졌는데, 1829년 바그너 가문에 인수되어, 현재까지 700여년간 이어 온다고 합니다.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맥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어요. 맛있고, 톡 쏘고, 쓰지 않고 시원한, 그 환상적인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으며, 안주 또한 부드러운 식감에 별미 중 특미였습니다. -숲속 야외 대형 공용 화장실 이곳엔 실내 홀도 크고, 많은 손님으로 복잡해서인지, 야외 화장실 또한 특이합니다. 밤에만 이용할 수 있는 이곳은 숲속에다 시멘트로 길게 U자관을 만들어 놓고, 흘러가는 소변기 대용으로 볼일을 봅니다. 실내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해 야외에다, 남자들만 서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노천화장실입니다. 어두컴컴한 나무숲 곳곳에, 조명등을 설치해 놓아 손님들이 옆으로 줄을 서서 시원스럽게 배설을 할 수 있도록 편하게 잘 만들어 놓았어요. 이곳 맥주 맛도 기막히지만, 실내 체육관 같은 큰 맥주 홀과 야외 대형 노천화장실!, 독일여행을 생각할 때는 이 두 가지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증왕(智證王)은 신라 제22대 왕이다. 재위 기간은 500~514년이며, 재종형인 소지 마립간(제21대, 재위 479∼500)이 후계자 없이 죽자 64세에 왕위에 올랐고, 우경을 시행하여 농업생산력을 높였고, 502년(지증왕 3)에 순장(殉葬)을 법력으로 금지했다. 503년에는 그 동안 사라(斯羅)·사로(斯盧)·신라(新羅) 등으로 사용되던 국명을 ‘왕의 덕업이 나날이 새로워지고, 사방의 영역을 두루 망라한다(新者德業日新 羅者綱羅四方之義).’는 뜻을 가진 신라(新羅)로 확정했으며, 왕호를 방언인 마립간에서 중국식인 왕으로 바꾸었다. 왕위에 오른 지 15년 만에 78세의 나이로 죽었으며, 시호(諡號)를 지증(智證)이라 하였고, 아들이 제23대 법흥왕이다. 『三國史記』권4 신라본기 지증마립간조에 따르면, 왕은 체격이 매우 컸고 담력이 남보다 뛰어났는데 이름은 지대로(智大路) 또는 지도로(智度路)라 하였다. 『三國遺事』기이(紀異第一)편에 음장이 장대한 지증왕의 배필을 찾아준 개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지증왕의 배필을 찾아준 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三國遺事』권 제1, 제1 기이(紀異第一)에 왕은 음경(陰莖)의 길이가 1자 5치(一尺五寸)이나 되어 훌륭한 배필을 구하기가 어려워 사신을 삼도(三道)에 보내 배필을 구하였다. 사신이 신라 수도에 있었던 6부 가운데 하나인 모량부(牟梁部)에 이르렀는데, 동로수(冬老樹) 아래에서 개 두 마리가 크기가 북만한 커다란 똥 한 덩어리를 양쪽에서 물고 다투는 것을 보았다. 그 마을 사람들에게 물으니 어떤 소녀가 고하여 말하기를 “이것은 모량부 상공(相公) 성이 박씨인 이찬 등흔(登欣)의 딸(연제부인)이 이곳에서 빨래를 하다가 은밀히 숲속에 눈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 집을 찾아 그녀를 보니 신장이 7척 5촌이나 되었다. 이 사실을 왕께 갖추어 아뢰자 왕은 수레를 보내 그 여자를 궁중으로 맞아 들여 황후로 삼았고, 군신들은 모두 경하했다’ 『三國遺事』권 제1, 제1 기이(紀異第一) 지철로왕(智哲老王) > 지증왕(智證王) 三國遺事, 智哲老王 第二十二智哲老王. 姓金氏. 名智大路. 又智度路, 諡曰智證. 諡號始于此. 又鄕稱王爲麻立干者. 自此王 始. 王以永元二年庚辰卽位.王陰長一尺五寸. 難於嘉耦. 發使三道求之. 使至牟梁 部冬老樹下. 見二狗嚙一屎塊如鼓大. 爭嚙其兩端. 訪於里人. 有一小女告云. 此部相公之女子洗澣于此. 隱林而所遺也. 尋其家檢之. 身長七尺五寸. 具事奏聞. 王遣車邀入宮中. 封爲皇后. 群臣皆賀. 又阿瑟羅州 東海中. 便風二日程有于陵島. 周迴二萬六千七百三十步. 島夷恃其水深. 驕傲不臣. 王命伊喰朴伊宗將兵討之. 宗作木偶師子, 載於大艦之上. 威之云. 不降則放此獸. 島夷畏降. 賞伊宗 爲州伯. 『경주의 신화 전설집성』(문경현, 최재영, 2008) 49쪽에도 지증왕의 음장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신라 제22대 지증왕은 지철로(智哲老), 지도로(智度路), 지대로(智大老)라 하고, 지증왕(智證王)도 당시의 음(音)으로 지등왕이다. 철(哲)자도 털 자였다. 사달부 갈문왕으로 있다가 달부 매금왕(寐錦王)이 된 왕이다. 왕의 음경이 거대하여 5치였다. 음경(陰莖)은 옥경(玉莖), 양물(陽物) 이라 칭하고 신라어로 ‘좆’이라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경주의 신화 전설집성』에 『三國遺事』권 제1, 제1 기이(紀異第一)편의 지증왕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국왕의 음경이 너무 커서 그에 걸 맞는 배필을 구하지 못하여 온 조정이 걱정 거리였다. 그래서 조정에서는 이에 배필을 구하기 위하여 전국에 사신을 파견했다. 사신이 모량부(牟梁部/모달부)의 동로수 나무 밑에서 두 마리의 개가 거대한 똥자루를 서로 물고 싸우는 것을 보게 되었다. 사신이 똥 굵도 큰 대빵인데 놀라워했다. 동네에 들어가 물어보니 한 계집애가 말하기를 “이 부(部)의 상공(相公) 즉 높은 벼슬아치의 딸이 이곳에 서답을 빨려고 왔다가 똥이 마려워 숲속에 숨어 누고 간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래 사신이 상공 댁에 찾아가 그 집 딸을 만나보니 거인이었다. 아마존이었다. 사자가 궁중에 들어와 왕께 보고했다. 왕은 매우 기뻐하여 수레를 보내어 그 아가씨를 궁궐로 맞아들여 왕비를 삼으니 만조백관이 기뻐 하례했다” 개는 사람과 함께 한 가장 오래된 최초의 축양동물이다. 고대 이집트의 개는 신화에 나오는 아누비스 Anubis로 신격화된 신이다. 태양신 라(Ra)의 넷째아들이며, 후대에는 오시리스(Osiris)와 네프티스(Nephthys:세트의 아내)의 아들이다. 저승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 죽은 자를 오시리스의 법정으로 인도하며, 죽은 자의 심장을 저울에 달아 살아생전의 행위를 판정하는 역할을 하였다. 죽은 자를 심판하는 신이었다. 또 왕의 미라(mirra, mummy)를 보관한 묘곽의 장식으로 아누비수(개 모형)를 만들어 왕의 무덤을 지키는 신격화된 동물이다. 삼국시대 고구려, 신라의 개도 벽사의 의미로 길사와 흉사를 미리 알려주는 영리한 동물이었다. 고구려 석실 고분인 안악3호분, 덕흥리, 송죽일, 각저총, 무용총, 장천1호분에 그려진 개 벽화는 죽은 자의 시신을 수호하는 진모견(鎭墓犬)으로 수호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동서양에서 흔하게 내려온 개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과 늘 함께한 결과일 것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1400여 년 전 어느 정월 대보름날이었다. 김유신이 김춘추와 함께 공을 차다가 일부러 김춘추의 옷깃을 밟아 옷고름을 찢어 여동생 문희에게 꿰매게 했다. 그런 인연으로 김춘추와 문희의 만남은 시작됐고, 문희는 임신까지 하게 됐다. 김유신은 그날 이후 임신한 누이동생을 불태워 죽이겠다고 온 나라에 소문을 퍼뜨렸다. 어느 날 선덕왕이 남산으로 행차하는 것을 본 김유신은 뜰에 장작을 쌓아놓고 불을 피워 연기가 치솟게 했다. 선덕왕이 이를 보고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신하들이 답했다. “김유신이 처녀인 누이동생이 임신한 것을 알고 불에 태워 죽이려는 것입니다” 선덕왕이 다시 물었다. “그것이 누구의 짓인가?” 때마침 가까이에서 왕을 모시고 있던 김춘추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선덕왕은 조카의 소행임을 알고 크게 꾸짖은 후 “어서 가 김유신의 누이동생을 구하라”고 명했다. 김춘추는 선덕왕의 명을 받고 달려가 왕명을 전하고 화형을 중지시켰다. 그 후 두 사람은 혼례를 치렀다. 김유신의 막내여동생 문희가 언니 보희의 꾼 꿈을 사서 신라 제29대 왕인 태종무열왕 김춘추(재위 654~661년)의 왕비가 된 이야기다. ‘삼국유사’의 ‘태종 춘추공’조에 실린 내용으로, 선덕왕의 남산 행차 길이 배경이다. ◆옛 문헌 속 신라 왕의 남산 행차 신라 왕의 남산 행차와 관련된 ‘삼국유사’ 기록은 더 있다. 쥐와 까마귀의 도움으로 신라 소지왕이 목숨을 구한 ‘사금갑’(射琴匣) 이야기가 그 중 하나다. ‘거문고 갑을 활로 쏘아라’라는 뜻의 사금갑은 ‘둘 죽이고 하나 살리기’, ‘오곡밥 먹는 유래’라는 옛 이야기의 원형이기도 하다. 이 사금갑 설화의 배경이 된 곳은 남산 동쪽 자락 서출지(書出池)다. 신라 21대 소지왕 재위 10년(488년) 정월 보름날 천천정(天泉亭) 행차 때의 일이다. 소지왕 앞에 까마귀와 쥐가 몰려와 울더니 쥐가 사람처럼 말했다. “까마귀가 날아가는 곳을 살피시오” 소지왕은 장수에게 명해 까마귀를 뒤쫓게 했다. 장수가 남산 동쪽 기슭 한 연못에 이르렀을 때 한 노인이 봉투를 들고 나타나 왕에게 전하라고 말했다. 봉투 겉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열어 보면 두 사람이 죽고 열어 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 이 봉투를 전해 받은 소지왕은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열어 보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점을 치는 일관(日官)은 “두 사람은 보통 사람, 한 사람은 왕”이라고 해석했다. 결국 일관의 뜻을 따라 봉투를 열어 보니 ‘거문고 갑을 쏘아라’고 적혀 있었다. 왕은 궁으로 돌아와 거문고 갑을 향해 활을 쐈는데, 그 안엔 왕비와 정을 통하던 승려가 있었다. 소지왕은 왕비와 승려를 함께 처형하고 죽음을 면했다. 이 일 이후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전해준 못을 서출지라 부르고, 정월 보름은 오기일(烏忌日)이라고 해서 찰밥으로 까마귀에게 공양하는 풍속이 생겼다는 게 ‘삼국유사’가 전하는 내용이다. 남산 서편 자락 포석정에 얽힌 설화도 있다. 통일신라 말기 제49대 헌강왕(재위 875~886년) 때였다. 왕이 포석정에 행차하자 남산의 신이 나타나 춤을 췄다. 그런데 신은 좌우의 신하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오직 왕에게만 보였다. 왕은 친히 신의 춤을 추어 보여줬다. ‘삼국유사’ ‘처용랑과 망해사’조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의 배경이 된 남산은 신라에서 신성시되던 산이었다. 신라인들은 남산을 ‘불국토’인 수미산쯤으로 여겼다. 옛 신라인들은 남산의 단단한 화강암을 쪼아 부처를 새겼고, 평평한 둔덕마다 불탑을 세웠다. 그렇다고 민초들만 남산을 찾은 것은 아니었다. 통일 이전의 왕부터 천년 왕조의 끝자락 경애왕까지 수많은 신라 왕은 남산을 즐겨 찾았다.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왕궁이 있던 월성에서 신궁으로 추정되는 나정, 그리고 그곳을 좀 더 지나 포석정까지는 행차한 기록이 자주 등장한다. 당시는 정치보다 제사에 더 큰 의미를 뒀던 때였고, 남산, 특히 서남산 쪽은 왕이 직접 행차했던 대표적인 제의 공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라 왕 숨결 품은 서남산 둘레길 경주시가지 남쪽에 있는 남산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북쪽의 금오봉(金鰲峰, 466m)과 남쪽의 고위봉(高位峰, 494m) 두 봉우리를 잇는 산과 계곡 전체를 남산이라고 부른다. 남산엔 골짜기를 따라 수십 갈래 답사 코스가 나있다. 이 길을 통해 많은 이들이 남산에 오르며 수많은 유적을 만난다. 반면, 경주시가 2010년에 접어들며 조성한 ‘남산 둘레길’은 아는 이가 많지 않다. 남산 둘레길은 남쪽의 고위봉과 북쪽의 금오봉을 잇는 남북 능선을 축으로, 동쪽의 ‘동남산 가는 길’과 서쪽의 ‘서남산 가는 길’ 등 2곳으로 나뉜다. 이들 두 길은 몇몇 유적을 찾아가는 길에 짧은 오르막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남산 자락을 에둘러 가는 평지다. 남산의 낮은 곳을 연결해 걸으며 마을과 들판 곳곳에 있는 문화재를 만나볼 수 있다. 차량이 다니는 도로와도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 마음 놓고 주변 풍광을 구경하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길이 갈라지는 곳마다 이정표가 서 있어 한두 곳을 제외하면 길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 다만 동남산 쪽은 주능선까지 이르는 거리가 서남산 쪽에 비해 짧고 경사도 훨씬 가파른 탓에 ‘동남산 가는 길’에선 남산 주능선을 보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길 막바지인 통일전 근처를 지나면서부터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남산 능선을 바라볼 수 있다. 동남산 가는 길은 교동 월정교 남단에서 출발해 인왕동 사지(인용사지)~춘양교지~상서장~고청 윤경렬 고택~불곡마애여래좌상~남산탑곡마애불상군~미륵곡 석조여래좌상~경북산림환경연구원~화랑교육원~헌강왕릉~정강왕릉~통일전~서출지~남산동 동·서삼층석탑을 거쳐 염불사지로 이어진다. 거리는 10㎞ 정도로 대다수 구간이 평지라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다. 쉬엄쉬엄 걷더라도 4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서남산 쪽 둘레길인 ‘서남산 가는 길’은 신라 왕의 주요 행차로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왕의 길’로 불릴만한 길이다. 서남산 가는 길이라는 이름 외에 ‘삼릉 가는 길’로도 불리는데, 이정표나 안내도에도 주로 ‘삼릉 가는 길’로 표기돼 있다. 길은 동남산 가는 길과 마찬가지로 월정교 앞에서 시작한다. 천관사지~오릉~김호 장군 고택(월암종택)~남간사지 석정~일성왕릉~양산재~나정~남간사지 당간지주~창림사지 삼층석탑~포석정~지마왕릉~태진지~배동석조여래삼존입상~삼릉~경애왕릉으로 이어진다. 월정교 남단에서 천관사지와 오릉을 거치지 않고 도당산으로 난 산길을 따라 화백정과 도당산 터널을 지나 김호 장군 고택 앞으로 합류하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전체 거리는 동남산 가는 길과 비슷한 10㎞ 정도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삼릉 가는 길은 숲길이 대부분인 동남산 가는 길과 달리,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로 이어져 있다. 걷는 내내 남산을 조망하며 고즈넉한 농촌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가을에 걷기 좋은 길이다. 김운 역사여행가
경북도는 지난 13일 도청에서 자동차산업 대전환 수퍼클러스터, 경북형 일자리 산학관 인력양성 협력체계 구축, 지역 상생과 ESG 경영실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이날 협약은 경북도의 미래차 대전환 상생형 지역일자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협약은 경주, 영천, 경산 지역에 소재한 에코플라스틱, 다스, 신영, 한중엔시에스, 화신, 대영전기, 아진산업, 건화이엔지, 일지테크 등 지역 기업 9개사와 경북도, 경주, 영천, 경산시가 주체로 나섰다. 먼저 산학관 인력양성 협력체계 구축 협약에는 지역 내 특성화고인 경북기계금속고, 경북휴먼테크고, 경주공고, 신라공고와 지역 대학인 경북대,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영남대, 위덕대,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가 협약기관으로 참여했다. 지역 자동차 부품기업이 산업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청년 고용기반을 조성해 수도권 유출 방지, 지역 기업에 취업연계 등을 위해 상호 협력·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학연관 전문인력 양성과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민관 협력으로 경북도가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혁신 주도형 인재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어 진행된 지역 상생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실천 업무협약은 지역 사회적경제기업협의회와 지원기관인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협동조합, 지역과소셜비즈가 함께 했다. 경북도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광역과 기초를 연계한 협력 거버넌스를 조성하고 산업-노동-지역사회 간 상생으로 동반성장을 지향하는 산업대전환 수퍼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사회적경제와 네트워크 형성과 일자리 연계 등 기업의 ESG 경영실천으로 지역 내 자원의 선순환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경북은 지난해부터 미래차 전환 산업혁신 일자리 전략을 수립하고 자동차 대전환 수퍼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경북형 일자리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11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공모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영석 경북도 일자리경제실장은 “경북 자동차산업이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을 이끌어 가는 대표주자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도청에서 국정감사를 받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감사2반이 지난 17일 진행한 이번 국정감사는 국민의힘 이만희(영천) 반장을 포함한 11명의 감사위원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이만희·정우택·김용판·조은희 의원, 민주당은 김교흥·이성만·임호선·조응천·이형석·최기상 의원이 참석했으며 기본소득당의 용혜인 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감사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 원인과 복구상황, 주민피해보상 문제에 대해 질의가 이어졌다. 또 경북도에 밀집한 원자력 정책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그리고 지방시대를 위한 정책과제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조은희 의원의 경북의 변화와 메타버스 정책에 대한 질의를 시작으로 태풍 힌남노 피해 관련해서는 이성만 의원이 재난지원이 수도권에 비해 적은 이유에 대해 질의했다. 김교흥 의원은 포항 냉천 치수사업 관련된 경북도의 조치사항에 대해 질의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태풍피해복구를 위해 경직된 의연금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점과 정부가 경북에 추가지원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통합신공항과 관련된 군위편입문제에 대한 여러 의원의 질의가 이어졌고, 이철우 도지사는 “공항은 대구경북의 새로운 역사로 팔을 하나 떼 주는 아픔이지만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행정안전위 의원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복지 관련된 질의들도 이어졌다. 정우택 의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와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최기상 의원은 경북도의 공공의료원 위탁운영 문제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비수도권은 의료진을 구하기 어렵다”며 “공공의료원을 경북대병원과 함께 운영해 지방의 열악한 의료서비스를 높일 수 있는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방과 관련해서는 김용판 의원은 소방청사 사고지 유해가스 배출장비 설치 문제를, 이형석 의원은 원전 관할 소방서의 방사능보호복의 내구연한 초과를 지적했다. 또 복지시설과 직장 내 갑질 등에 대한 질의에서는 도지사가 직접 현장에 가보고 직원들을 만나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끝으로 이만희 감사반장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농업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당부를 했으며, 이철우 도지사는 규모화를 이룩한 네덜란드 농업 사례를 소개하면서 지주를 주주로 만드는 경북도의 농업대전환 프로젝트에 관심을 부탁했다.
경상북도 장애아가족양육지원사업을 위탁·운영하는 (사)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장애아돌보미 10년 이상 활동한 돌보미 12명을 대상으로 제주도에서 장기 근속자 워크숍을 진행했다. <사진> 이번 워크숍은 만 18세 미만의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아를 양육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돌봄서비스를 10년 이상 제공해 온 돌보미의 소진예방, 스트레스 해소 및 보다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역량 강화 지원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워크샵에 참여한 장애아돌보미들은 “돌봄 활동을 오랫동안 하며 낮은 처우로부터 소진이 컸었으나 워크샵을 통하여 보상받는 것 같다”, “10년 동안 같이 활동한 돌보미 선생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 더 뜻깊은 시간이였다”, “이런 워크샵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후배 장애아돌보미 선생님들이 보다 좋은 처우를 받으며 장애아돌봄서비스의 가치를 기억하고 오래 활동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입을모았다. 강봉구 센터장은 “현장에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아돌보미들이 있어 경상북도 장애아동 양육 가정의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장애아돌보미들의 스트레스 해소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계획해 장애아돌보미의 처우를 개선하고 보다 더 전문적인 장애아돌봄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은 올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지닌 글로벌 기술인 육성을 목표로 하는 신라공고 전기사랑봉사단과 연계해 학생들의 전공을 살린 재능기부 활동을 진행했다. <사진> 신라공고 전기사랑봉사단 14명은 지난 7일 무선 부착형 LED센서등 50개, 건전지 50세트를 가지고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다. 센서등 기기 및 작동법을 점검한 후 경주 지역 내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 15세대에 직접 방문해 가정 내 전기 관련 불편함을 점검하고 무선 부착형 LED 센서등을 직접 달아드렸다. 권기숙 관장은 “학생과 지역이 나눔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어서 고맙고, 물품 후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가정에 방문하여 전공과 연관된 재능을 기부하였기에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전기사랑봉사단 담당 교사는 “봉사단원들의 회의를 통해 후원 물품이 지정된 만큼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었고 어르신들이 댁내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후원의 뜻을 전했다.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 12일 화랑마을 기파랑관에서 ‘건강한 가정을 위한 부모의 마음 챙김’을 주제로 한 명사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은 아동학대 예방 및 긍정양육에 대한 캠페인 진행과 함께 연세대 상담코칭학과 권수영 교수를 초청해 ‘부모의 마음 챙김’이라는 주제로 진행 됐다. 권수영 교수는 마음 챙김에 기반해, 아이들의 내면 감정을 알기 위해 노력 하고, 비(非)판단적인 마음 챙김 대화법에 대해 강의하며, 아이들에게 보상의 의미가 아닌, 아동 자체에 대한 칭찬을 통해 아동의 자존감 회복 및 긍정적 소통을 강조했다.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을 통해 가정 내의 사례를 듣고, 솔루션을 주며, 내 아이에게 하루에 12가지 이상 칭찬해주기를 실천해보는 것을 당부하며, 따뜻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시민들은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강의였다”, “12가지 이상 칭찬이라는 솔루션을 받았지만, 그 이상으로 칭찬해 아이의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했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 칭찬을 통해 아이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병구 관장은 “이번 특강을 통해 아이들과 올바른 정서적 소통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나아가 ‘학대피해 아동’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사회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참사랑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는 지난 5일 센터 소속 재가어르신과 지역의 홀몸 어르신을 대상으로 경남 하동으로 가을나들이 행사를 가졌다. <사진> 화개장터 관람, 레일바이크 체험으로 이루어진 나들이 행사는 한수원(주)월성원자력(이하 한수원)의 후원과 황오적십자봉사단을 비롯한 지역 내 자원봉사자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집에 계시는 시간이 많아진 어르신들의 기분도 풀어 드리고, 정서적 교류가 부족한 어르신들의 욕구를 해소해 드리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어르신들은 “그 동안의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다”, “정말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멀리까지 외출하니 즐겁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복 시설장은 ‘한수원이 이번 나들이에 후원금을 기부하여 큰 힘이 되었다. 한수원은 매년 본 센터에 후원금을 기부해 지역의 독거 어르신을 위한 사업에 도움을 주고 있어 늘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주고 졸업생으로 구성돼 매년 모교장학사업, 소회계층 지원사업, 지역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화랑회가 태풍 피해지역에 지원물품을 전달했다. <사진> 화랑회는 지난 15일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큰 암곡 왕산마을과 불국 진티마을에 수재의원품을 지원했다. 왕산마을 75가구에는 15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진티마을 15가구에는 150만원 상당의 이불과 매트를 지원했다. 특히 이번 지원물품은 수해지역 각 마을 피해주민의 의견을 미리 수렴해 준비했다. 화랑회 최치훈 회장은 “태풍피해를 크게 입으신 암곡 왕산마을과 불국진티마을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빠른 회복을 기원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화랑회 회원 전체의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고 전했다. 한편, 화랑회 회원인 정종문 시의원도 이날 지원물품 전달에 함께 자리해 지역구 주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동시에 지원물품을 마련한 화랑회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지상강의를 시작하면서 3번째 ‘인터뷰’란에서 자신에게 스스로 하는 인터뷰에 대해 소개했다, 이런 방식은 의뢰자에 대한 인터뷰에도 똑같이 적용할 만한 기본적인 방법이다. 더구나 앞 강의에서 말한 ‘취재’가 잘 되어 있다면 인터뷰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취재가 잘 되어 있더라도 마냥 인터뷰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인터뷰는 다분히 작가가 전체적인 틀을 고려하고 그 속에서 진행되도록 이끌어야 하는데 취재 자료가 많거나 세세한 부분에 들어가다 보면 자칫 불필요한 곁가지로 인터뷰가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의뢰자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질문의 의도와 상관없이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밑도 끝도 없이 전개되기 쉽다. 적절한 타이밍에 끊어주지 못하면 시간만 허비할 뿐 얻고자 하는 대답을 얻을 수 없다. 이번 호는 대필을 의뢰한 사람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가의 의도대로 이끌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악력이다.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당연히 의뢰자다. 최대한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할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의뢰자를 효과적으로 장악하고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안타깝게도 많은 대필작가들이 의뢰자에 대해 장악력을 가지지 못해 무턱대고 끌려다니다 대필을 포기하거나 혼란에 빠지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의뢰자는 보통 자기 분야에 성공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거나 적어도 사회적으로 유명인사 혹은 정치적으로 꽤나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반면 대필작가는 ‘겨우’ 대필작가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의뢰자를 장악하는 것은 고사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언젠가 내가 대필했던 모 정치인의 경우도 딱 이런 경우에 속했다. 그 정치인은 대단한 달변가이고 이론가다. 글도 꽤 잘 써서 충분히 스스로 자서전을 낼 만큼 역량 있는 분이었다, 더구나 탄탄한 기획력에 시민들을 위해 이루어 놓은 업적도 많아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정치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빠듯한 시정 때문에 그 자신 느긋하게 앉아서 자서전을 쓸 만큼 여유 있지 않았고 내놓고 책을 쓰자니 선뜻 자신감이 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럴 무렵 모 유명 출판사가 내놓고 그 정치인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자며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나섰다. 정치가 입장에서야 그렇지 않아도 자서전이 필요한 마당에 출판사가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나섰으니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출판사와 일정을 조절해 출판사에서 추천한 대필작가와 만났다. 하루종일 인터뷰하고 나서 대필작가가 돌아갔는데 며칠후 출판사에서 대필작가가 도저히 더 이상 인터뷰를 못하겠더라며 다른 대필작가를 보내겠다고 연락했단다. 한참이 지난 후 다시 대필작가가 정해져 또 인터뷰를 했는데 이번에도 또 작가가 난색을 표하며 손을 놓아버렸다고 했다. 결국 그 출판사는 자서전 작업을 유야무야 어정쩡하게 끝내버렸다고 한다. 내가 그 정치인을 만나 보니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익히 알 수 있을 듯했다. 그 정치인은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디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를 만큼 여간한 입심을 가진 분이 아니었다. 나를 만나서도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봇물 터지듯 온갖 이야기를 다 꺼내 놓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분의 자서전을 맡아서 써보겠다고 약속했다. 내가 그렇게 약속하자 비서진들이 근처에서 고개를 가로 흔들었다. 그 정치인도 미리 두 번이나 작가들이 왔다가 포기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자서전 대필을 수락했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내가 처음 꺼낸 말이 이것이다. “한 가지 분명히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제 질문에만 답하시고 혹여 말씀 중에 제가 멈추라고 말씀드리면 반드시 그 지점에서 말씀을 멈추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번에도 책을 내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게 약속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아마 첫 인터뷰에서 내가 멈추라고 하거나 ‘그만’이나 ‘됐고요’라고 한 말이 한 시간에 스무 번쯤 되었을 것이다. 멈추라고 할 때마다 그 정치인이 입이 근질거린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더 이상 용납하지 않았다. 그 시점은 정확하게 그 정치인이 내가 물은 질문에 답하다 엉뚱한 곳으로 새는 시점이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심지어 그 정치인이 ‘아, 제가 또 엉뚱한 길로 샜나 보죠?’라며 어색해하기도 했다. 첫 미팅이 끝나고 나니 배석했던 비서가 나를 배웅하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 정치인을 그렇게 사정없이 윽바지르는 사람을 처음 본다는 말이었다. 결론적으로 그 정치인의 책은 약속한 기한 내에 잘 출판되었고 그 일로 그 정치인과 흉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 후에도 그 분은 나와 이야기나누다 삼천포로 빠진다 싶으면 문득 ‘아, 제가 또 엉뚱한 수다를 떨었지요?’라며 스스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지금까지 내가 대필해드린 분들이 대부분 사회적으로 매우 명망 있는 분들이었지만 그분들 중 누구도 위의 범주를 벗어난 적은 없다. 그렇다면 내가 일반적인 대필작가들과 어떤 점이 달랐을까? 대부분 대필작가들은 대체적으로 의뢰자보다 젊고 사회적으로는 경험이 적고 경륜 역시 얕다. 그에 반해 의뢰자들은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 부를 가진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대필작가가 의뢰자를 끌고 가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 대필작가들에 비해 내 경우는 어린 시절부터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지위가 높고 유명한 사람들에 대한 내성이 강했다. 나는 6남매 중 막내인 아버지의 다섯 번째 자식으로 태어났다. 내 주변은 온통 열 살에서 스무 살 많은 사촌 형님들이 둘러싸고 있었고 아버지만큼 나이 많은 사촌들도 몇이나 있었다. 심지어 5촌 조카들 중에 나보다 나이 많은 조카들이 열 명쯤 있었다. 이렇다 보니 나이 많은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대학에 가서는 학보사 기자를 한답시고 학내 교수님들과 학교 관계자들, 유명한 사회인사들을 쫓아다녔다. 더구나 그 시절은 학내에 최루탄이 난무하고 허구한 날 경찰들이 학내외를 감시하던 시절이었다. 고작해야 스물두어 살의 학보사 기자가 그 엄혹한 세상에서 대학신문기자랍시고 쫓아다닌 자체로 배짱에 대한 훈련이 되었다. 그러다 여행사에 입사하고 나서, 특히 젊어서부터 여행사를 경영하면서 지위 높거나 부유한 고객들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다. 내가 일주일 혹은 열흘씩 인솔하고 다닌 고객 중에는 유명 작가와 예술가, 명망 있는 학자, 유명 기업가들이 즐비했다. 정치적으로는 국회의장을 지낸 분도 있었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분도 있었다. 군에서 군단장과 사령관을 지낸 분, 경찰에서는 광역시나 도단위 경찰정장 출신도 여러 명 있었다. 유명 법관이나 검찰총장 출신, 국회의원 출신의 고객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런 쟁쟁한 분들도 여행지에서는 결국 내가 돌봐야 할 다 똑같은 고객들이었다. 명성과 부나 지위는 한때 잘 입은 옷일 뿐 그 자체로 사람이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다 보니 아무리 돈이 많고 지위가 높아도 나에게는 대등한 한 사람일 뿐이었다.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나 두려움이 없다 보니 누구를 만나도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고 그것은 거꾸로 의뢰인이 나를 편하게 대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젊은 대필작가들을 만나면 반드시 해주는 말이 ‘쫄지말라’는 말이었다. ‘자신이 의뢰인에게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순간 좋은 대필을 나올 수 없다.’는 말을 자주 들려준다. 여기에 또 하나, ‘적어도 글만큼은 의뢰인보다 작가인 당신이 훨씬 고수라는 사실을 늘 자부하라’고 일깨운다. 설혹 그게 어쭙잖은 똥배짱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만한 기세 없이 백전노장이라 할 수 있는 의뢰인들을 장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데이터 센터 화재로 국민들의 소통이 일시에 멘붕에 빠졌다. 지난 10월 15일 오후 3시경부터 카카오톡이 멈추었다. 일체의 톡 전송이 멈추었고 포털 사이트 daum의 검색기능이 불통되었고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 페이, 카카오 쇼핑, 카카오 증권, 카카오 버스, 카카오 택시 등 관련 기능들도 모두 멈추었다. sns를 이용하는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이 이처럼 허무하게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카카오가 화재 한 번에 처참하게 도륙당했다. 사고 발생후 한 하루 넘게 daum의 검색기능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았고 카카오톡에서 문자는 보내지는데 사진은 전송되지 않았다. 심지어 10월 18일 12시 30분 현재 daum의 e-mail 전송은 아직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카카오 그룹 임원들이 카카오daum 합병 후 치솟는 주식을 대거 시장에 내다 팔면서 ‘도덕적 헤이’를 보인 것에 대해 새로운 지탄도 쏟아져 나온다. 자신들의 잇속에 급급한 채 긴급한 재난에 대비하지 못한 경영진들의 안일이 이런 참사를 불러온 원인이라고 볼멘소리다.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추후 수사가 진행되며 밝혀지겠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입은 각종 관련 사업자들과 개인들에게 철저한 보상이 지급되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특히 이번 사태는 막대한 부를 거둬들이는 포털과 플랫폼 기업들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요구하고 있어 눈길을 끌기도 한다. 이와 관련한 SNS상의 불안감은 최고조다. 경주 관련 SNS 중 가장 열심히 카카오 관련 서비스를 이용해왔다는 김인현 씨는 연속해서 카카오 관련 포스팅을 올리면서 불안감과 불신감을 표한하는 한편 나름대로 대처방법을 제안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김인현 씨는 카카오 사고로 관련 서비스가 중단되자 가장 먼저 카카오 뱅크에서 예금을 뺐다고 올렸다. 카카오 뱅크는 다음카카오와 별도로 운영되고 있지만 불안감에 예금을 다른 은행으로 옮겼다는 것. 이어 카카오와 관련된 각종 서비스들을 다른 곳으로 분산했다고 올렸다. “스스로 데이터를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당연하고 소중한 경험을 했다”는 김인현 씨의 말에서 플랫폼 서비스에 생활전반을 의지하고 있는 대중의 불안을 읽고도 남는다.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국내외 포털 업체들과 플랫폼 기반 업체들이 사고에 대비한 다양한 대책에 대해 심사숙고해 실행하기 바란다.
자전거로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달리며 평화와 환경을 생각하는 행사가 지난 10월 15일 경기도 파주 DMZ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경기도는 DMZ의 생태환경 등 세계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페달을 밟으며 비무장지대(DMZ)의 숨겨진 비경을 만끽하는 ‘2022 DMZ 평화 자전거 행사’를 치렀다. 2013년부터 개최해온 ‘DMZ 평화 자전거 행사’는 경기도의 대표 평화 스포츠 체험행사인 ‘디엠지 런(DMZ RUN)’ 프로그램 중 하나로, 금단의 땅인 민통선(민간인 통제구역) 내를 달려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전거 동호인, 가족, 연인, 친구 등 500여명이 참가해 은빛 바퀴의 물결을 이뤘다. 이번 행사의 코스는 임진각 평화누리를 시작으로 민간인 통제구역을 지나 남북출입사무소(CIQ),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평화누리 자전거길 등 총 64㎞ 코스를 달리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에게 완주증과 기념 메달 등을 제공했다. 이번 행사에는 자전거 주행 이외에도 축하공연, 군번줄 만들기, 타투 스티커, 기념사진 촬영, 특산물 판매 및 체험 부스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해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경기도는 자전거 전문가와 파주경찰서 등 유관기관의 협조로 위험물 사전 제거, 안전요원 배치 등 안전조치를 완비하고 행사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는 최근 남북 간 포격이 계속되는 등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열려 그 의미가 더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자전거 행사는 한반도 DMZ의 생태·평화·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행사”라며 “경기도가 더 큰 평화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디엠지 런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평화 걷기 행사’는 오는 29일 개최될 예정으로, 각종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는 DMZ 생태탐방로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자세한 사항은 디엠지 런 공식 홈페이지(www.dmzrun.or.kr)를 참고하면 된다.
제49회 경주예총예술제가 27일부터 30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과 경주향교, 첨성대 문화광장에서 펼쳐진다. 경주예총예술제는 예술창작활동을 통해 지역예술인의 교류와 화합을 다지고, 시민에게는 문화예술은 통한 정서함양과 어울림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1973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앞서 경주예총은 제49회 신라문화제 신라예술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시민들과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 열기와 감동이 채 식기 전에 한 번 더 감동을 선사할 예정. 먼저 연극협회는 27일 오후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극단깨비의 ‘나라가 없으면 부자도 없다’ 공연을 펼친다. 경주 최씨 집안의 마지막 부자였던 최준의 독립운동에 대한 내용으로 독립운동에 대한 애국심과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시간이 될 것이다. 연극협회 박보결 회장은 “작품에 열정과 시간을 아끼지 않은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면서 “창조적이고, 문화적인 다양한 가치창조와 지역문화자원을 잘 활용해 재조명하고, 사회적 공동체의 연대성과 지역문화의 가치를 높이는 작품으로 시민들을 위한 경주문화콘텐츠 공연을 만들어가겠다”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국악협회는 28일 오후 3시 경주향교에서 우리지역 대표 명인 명창을 모셔 ‘경주국악의 진수, 명인제’를 주제로 공연을 선사한다. 이날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보유자 정순임 명창을 비롯해, 경북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전승교육사 주영희 선생, 한국국악협회 김경애 경상북도지회장, 이성애 경상북도부지회장 등이 참여해 고즈넉한 향교 마당에 ‘이매방류 승무’ ‘대금연주’ ‘가야금병창’ ‘판소리’ ‘탈춤’ ‘남도민요’ 등 다채롭고 신명 나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국악협회 방영식 회장은 “우리 국악이 얼마나 매력 있고, 깊은 맛이 나는지 진정한 경주 국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관심과 관람을 바랐다. 29일 오후 3시 첨성대 문화광장에서는 예총예술제 개막 공식행사 및 연예예술인협회의 ‘경주를 노래하다’ 두 번째 시간이 마련된다. 자매도시인 익산시 국악협회 찬조 출연으로 문을 여는 공식행사를 뒤로 통기타 가수 최경영, 트로트 가수, 황금난, 첨성대 밴드, 오선지위의 마음들이 출연해 ‘바람의 노래’ ‘소풍같은 인생’ ‘행복의 나라로’ ‘Whisky on the Rock OST’ ‘인디언 인형처럼’ ‘달의 몰락’ ‘카리스마’ ‘영일만친구’ ‘하늘사랑’ 등 흥겨운 공연을 펼친다. 또한 특별 초대 가수로 강진이 초청돼 ‘붓’ ‘막걸리 한잔’ ‘문풍 지우는 밤’ ‘땡벌’ 등 히트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음악협회는 30일 오후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2022종합예술제’를 주제로 가을 녘과 어울리는 따뜻한 공연을 선사한다. △소프라노 조혜리, 권예지, 김경진, △태너 이현영, 이상진 △피아노 심원태, 추교준 △바이올린 이채민, 유영임이 만들어가는 이번 공연에서 한국가곡과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를 친근한 선율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번 예술제에서 문인협회, 미술협회, 사진작가협회 등 전시부문은 지상도록전으로 대신한다. 경주예총 김상용 회장은 “먼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 예총 산하 7개 예술단체의 화합으로 신라예술제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 각 예술단체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를 드린다”면서 “경주예총예술제를 통해 경주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화합하는 축제의 장이 다시 한번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주예총은 앞으로도 일상에 지친 시민들을 예술로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양질의 문화예술 콘텐츠 선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지속돼 설사와 복통·혈변 같은 소화기 증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질환이 있다. 바로 ‘염증성 장질환’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내에 발생한 비정상적인 만성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고, 궤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염증성 장질환에 속하는 대표적인 병은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이며,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국내에서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약 33%나 증가할 정도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서구화된 생활양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어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15~35세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며, 소아청소년환자도 적지 않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염증성 장질환이 발생하면 만성 설사 때문에 영양 섭취에 문제가 생겨 성장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 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유전적·면역학적 이상, 스트레스, 식사습관, 복용하는 약물 등 환경적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증성 장질환은 반복적이고 갑작스럽게 복통과 설사가 찾아와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아울러 대인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줘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가 동반되기도 한다. 치료가 늦어지거나 소홀히 하면 지속적인 혈변, 장협착, 장천공 등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이처럼 염증성 장질환은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해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을 빨리 발견하려면 먼저 의심 증상을 이해해야 한다. 만성 설사, 복통, 혈변, 체중 감소가 지속되면 염증성 장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없다. 증상, 내시경 및 조직 병리 소견, 혈액검사 소견, 영상의학 검사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한다. 가장 기본적이며 꼭 필요한 검사는 대장내시경검사다. 내시경으로 장 내부의 변화를 관찰하고, 조직검사에서 얻은 정보를 종합해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하고 다른 종류의 대장염과 구별한다.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반복적인 대장내시경검사나 전산화단층촬영 등 다른 검사 소견을 참고한다. 그 외에 혈액·혈청 검사 및 대변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된다. -젊은 층에 많이 발행하는 크론병 유명 연예인이 앓고 있다고 밝혀서 병명이 많이 알려진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주로 15~35세 젊은 층에서 발견된다. 점막층이나 점막하층을 침범하는 궤양성대장염과 달리 장내의 모든 층에 염증이 침범할 수 있다. 주로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인 회맹부에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고, 그다음으로 대장, 회장 말단부, 소장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한 가족 내에 크론병 환자가 여러 명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환경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 크론병은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흡연은 크론병의 발생을 촉진하며, 흡연자는 수술 후 재발률이 높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크론병 환자의 90% 이상에서 항문 질환이 발견된다. 항문 직장(Anorectal area) 주위에 농양이 생기는 경우가 있고, 이로 인해 치루가 생기기도 한다. 만성적인 장의 염증으로 인해 누공이 생길 수 있고, 상처와 장폐색이 나타날 수 있다. 누공과 농양이 장벽(腸壁)을 관통하는 큰 구멍을 만들기도 한다. 이 외에 장의 기능이상과 관련 없이 관절통, 관절염이 나타나며, 피부, 눈, 간, 신장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사망까지 이르는 궤양성대장염 궤양성대장염에는 만성 재발성 대장염, 만성 지속성 대장염, 급성 전격성 대장염 등 세 가지가 있다. 만성 재발성 대장염은 전체 궤양성대장염에서 95%를 차지한다. 증상이 나타난 후 몇 주가 지나면 자연히 없어졌다가 수개월에서 수년 사이에 다시 심하게 나타난다. 재발할수록 상태가 악화하므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지속성 대장염은 5~6개월가량 상당히 심한 증상이 계속된다. 급성 전격성 대장염은 매우 증상이 심하며 열이 39도 이상 오르고 증상이 나타난 후 수 주일 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궤양성대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혈액과 점액을 함유한 묽은 변 또는 설사, 심한 복통, 탈수, 빈혈, 열, 체중 감소 등이다. 대장에서 흡수하지 못하면 설사가 발생하며, 궤양성대장염이 대장을 많이 침범하면 설사가 심해진다. 하루에 10회 이상 설사를 하기도 하며 변실금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피와 점액이 섞인 무른 변이나 피고름 같은 변이 나온다. 그러나 직장에만 염증이 있는 경우 변이 약간 무르고 때로는 변비가 오기도 하며 만성 출혈로 인해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병변의 정도, 범위, 합병증 유무에 따라 아미노살리실산, 스테로이드를 포함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약물치료를 하면서 경과에 따라 생물학적 제제, 면역억제제 등 치료제를 적절하게 조합해 염증을 조절한다. 글 : 강주현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동부지부 소화기내과 전문의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경주엑스포대공원 경주타워 특설무대에서 지난 15일 2022 세로토닌드럼페스티벌 ‘천년의 고도, 천인의 북소리’가 펼쳐졌다. <사진> 이날 행사에서는 현장 참여 학생 15개교 400명과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연결된 26개교 600명의 청소년 등 1000여명이 동시에 드럼 북을 두드리며 연주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배우 김성범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경주엑스포대공원 유튜브채널과 줌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청소년들의 ‘나눔과 배려‧소통’의 북소리는 온라인을 타고 전국으로 전해졌다. 대구에서 방문한 관람객 최문호 씨는 “학생들이 펼치는 모듬북 공연이 다채롭고 흥미로웠으며,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이 느껴졌다. 특히 마지막에 참여 학생 모두가 한마음으로 펼친 공연은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세로토닌 드럼클럽 청소년들이 재능기부 공연을 통해 나눔과 배려 소통으로 건전한 청소년 문화 정작에 이바지하기 위해 진행됐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천년의 문화예술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1000명의 청소년들이 다함께 모여 소통과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펼쳤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로토닉 드럼클럽은 모듬 북을 두드리는 타악 연주를 통해 청소년 정서순화와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고자 2011년부터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국 200여개 중학교 3000여명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필리핀, 태국, 대만 등 해외로 진출해 전 세계 청소년들과 함께 ‘사랑’과 ‘화합’의 북을 두드리며 북소리를 전파하고 있다.
경주교향악단 제33회 정기연주회 ‘시인과 농부’가 오는 25일 저녁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다. <사진> 이번 정기연주회는 한국교향악단 지휘계의 중진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동호의 지휘로 진행되며, 클라리넷 문진성, 색소폰 윤여민, 테너 이상진, 강병길, 박승희 등이 무대에 오른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을 시작으로 △클라리넷 솔로-‘클라리넷 콘체르티노 Eb장조’ △‘모차르트교향곡 제41번 주피터 1악장’이 펼쳐진다. 이어 △테너 독창-‘이흥렬, 코스모스를 노래함’ ‘조두남, 뱃노래’ ‘김동진, 저 구름 흘러가는 곳’ △3테너-‘O Sole mio’ ‘Ne sun doma’ △알토섹소폰 솔로-‘A.Jobim ‘Desfinado’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밥 로덴 편곡 ‘제미제라블’ 등 환상적인 무대를 통해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할 예정이다. 경주교향악단 측은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일상에 지친 삶을 잠시 뒤로하고 가을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는 감동과 힐링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2022년 경주시 보조금 지원사업으로 무료로 진행되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티켓 문의나 공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1588-4925로 문의하면 된다.
제15회 신라학국제학술대회가 ‘신라의 주거문화’를 주제로 오는 28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하는 신라학국제학술대회는 그간 신라인들의 생활사를 다뤘다. 지난 2016년 복식, 2017년 음악, 2018년 음식, 2019년 민속, 2021년 바둑 등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개최되지 못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5년간 신라인들의 생활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 왔다. 올해는 ‘신라의 주거문화’라는 주제로 국내외 석학들이 참여해 신라의 주거문화에 대해 논의한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 전해지는 신라 주거문화를 살펴보고 최근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신라왕경 복원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학술대회는 △주보돈 경북대 사학과 명예교수의 기조강연 ‘신라 왕경의 거주(居住) 공간과 주거(住居)’를 시작으로 △조성윤(신라문화유산연구원 선임연구원) ‘황룡사 남쪽 신라방(新羅坊)의 새로운 발굴성과’ △ 현승욱(강원대 교수) ‘황룡사지 남편 방(坊) 내부 건축 형식 고찰’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어 △황인호(국립문화재연구원 고고연구실장) ‘신라왕경(新羅王京)과 9주5소경(九州五小京)의 방리(坊里) 비교연구’ △하세리(중국사회과학원 부연구원) ‘당 장안성 내부 구조 간의 비교’ △오다유키(나라문화재연구소 주임연구원) ‘일본 고대 도성의 조방과 택지’도 함께 발표된다. 또 종합토론 시간에는 주보돈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이병호(공주교대 교수), 류성룡(고려대 교수), 이현태(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 최재영(서울대 교수), 차순철(서라벌문화재연구원 조사단장)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인다. 이번 학술대회는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 유튜브(YouTube)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며,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현장 참여자도 신청을 받는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신라의 주거문화를 주제로 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6세기 전후 한반도 주거문화는 물론 주변국과의 문화 교류 양상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학술대회 연구 성과를 통해 앞으로 신라의 생활문화사를 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 출신의 떠오르는 패션디자이너 황은수(31) 씨가 자신의 브랜드 ENSUE(엔수에)로 ‘2023 SS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해 감각적인 컬렉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황 디자이너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Spring Summer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했다. 서울패션위크는 서울시가 주최하는 글로벌 패션 비지니스 이벤트로 3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열린다. 뉴욕, 파리, 런던, 밀라노에 이은 세계 5대 패션위크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서울패션위크 패션쇼에는 22개 참가 브랜드를 비롯해 의류 브랜드 47개, 패션잡화 및 주얼리 39개 등 모두 86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했다. 특히 지난 14일 황은수 디자이너는 ‘기억은 변형된다’라는 콘셉트로 감각적인 소재 사용과 섬세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컬렉션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에 선보인 황 디자이너의 작품들은 형태를 재해석한 다양한 디테일의 패턴과 소재를 통해 ENSUE만의 우아하면서도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ENSUE는 고급스러운 소재와 섬세한 디테일, 관능적인 무드로 로맨티시즘을 표현하는 브랜드다. 황은수 디자이너는 매 시즌 감성을 담은 감각적인 컬렉션을 선보이며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ENSUE는 국내외 셀럽과 케이팝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포멀하고 페미닌한 감성과 스트릿 웨어의 트렌디한 요소가 결합된 독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해나가고 있다. 황 디자이너는 2017년 런던 센트럴 세인트마틴 BA 여성복을 졸업하고 존 갈리아노 파리 2015~2016, 피비 잉글리시 런던 2015, 유돈 초이 런던 2015 외 다수 럭셔리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19 서바이벌 패션K 준우승, 2019~2020 K패션 오디션 수혜브랜드에 선정된 바 있다. 황은수 디자이너는 “서울패션위크는 두 번째 참가지만 첫 번째는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대체돼 오프라인쇼는 처음이다”며 “생동감 있는 오프라인쇼로 대중들 앞에서 브랜드를 선보이니 참가 사실이 더 실감나고 설레기도 했다. 기회를 주신 패션위크 주최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