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의 흔적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원효는 머물렀던 곳, 또는 지나간 곳에는 유형이든 무형이든 흔적이 남아있다. 사찰은 물론 산에서, 거리에서 그리고 문학, 사학, 철학을 비롯해 미술, 음악 등 예술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그 옛날 원효가..
무지개 문태준 소나기가 지나가고 활 같고 낫등 같은 무지개가 여름 하늘에 걸렸습니다 무지개는 측백나무 위에, 널어놓은 내 젖은 비옷 위에, 칸나 위에, 다시 붉은 꽃 주변을 어정거리는 흰나비 위에, 저르렁 울려오는 소읍의 유희와 소음 위에 떠 있습니다 무지개는 한가운데..
“미래에나 있을 법한 전선(戰線)이 지금 펼쳐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경고였다. 물론 일부 지역이란 한계도 있지만, 자국의 보병 한 명 투입하지 않고 지상 로봇과 드론만으로 러시아군 진지를 점령했으니 말이다. 인간이 벌인 전쟁 역사상 최초..
문무왕은 당의 침략을 물리치고 삼국통일을 이룩한 5년 뒤인 681년(문무왕 21) 7월 1일 56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이후 태자 김정명이 새 왕으로 즉위하는데 그가 31대 신문왕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문무왕은 죽음을 목전에 둔 어느 날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
경주시 노동동에 있는 크고 작은 고분군 14기 가운데 봉황대(鳳凰臺)는 지름 82m, 높이 22m 큰 규모의 무덤으로 눌지왕·자비왕 등 매장 인물이라 추정되지만, 주변에 금관총(金冠塚)ㆍ식리총(飾履塚)이 5~6세기경 고분임을 생각할 때 봉황대 역시 비슷한 시기로 보인다..
폭염중대경보. 이런 말도 있었나? 아줌마의 라떼 시절에는, 9시가 되면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광고 다음에 9시 타이머가 울리고 9시 뉴스가 시작된다. 그리고 뉴스의 마지막은 언제나 일기예보다. 일기예보의 형식은 언제나 똑같았지만 여름철에는 특별히 ..
산을 오르거나 절을 찾아 여행하다 보면 원효라는 이름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도대체 원효라는 이름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있을까? 원효봉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어떤 형태로든 원효와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원효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를..
신라의 달밤 백무산 경주 남산 자락이었네 조용한 식당 창가에 중년의 부부가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네 손님은 그들과 나밖에 없고 창밖엔 산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어 식당은 상자처럼 작아지고 그들은 액자 속에 담긴 듯 했네 여자가 훨씬 젊어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몸 전체가 창..
1학기 종강이 한 주일 정도 남았을 때 일이다. 수업 진도는 밀렸고, 채점할 과제물은 넘쳐나고, 확인할 출결과 성적 처리도 산더미다. 마음이 급한 상태로 강의를 이어가던 어느 오후, 강의실에 모기처럼 불편한 소리가 강의실을 맴돈다. “딸깍, 딸깍···” 규칙적이었다면 ..
국보 제25호인 ‘태종무열왕릉비’는 삼국통일의 초석을 쌓고 백제를 멸망시킨 뒤 전쟁 와중에 세상을 떠난 태종 무열왕의 능비다. 이 비는 통일신라 석비를 대표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꼽힌다. 석비의 형식이나 비액(碑額)의 새김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으로, 이후 이를 ..
도촌(道村) 강홍중(姜弘重,1577~1642)은 1624년 8월 20일부터 다음해 3월 26일 사이에 정사 정립(鄭岦,1574~1629), 종사관 신계영(辛啓榮,1577~1669) 등과 통신사 회답부사(回答副使)로 일본을 갔다 오면서 보고 들은 것을 『동사록(東槎錄)』..
아줌마는 불꽃야구 팬이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봤다. 야구에서 레전드로 불리는 그들의 티키타카가 재밌었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그들이 왜 레전드인지, 그들이 야구를 대하는 자세, 그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에서 레전드가 왜 레전드인지 알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
전주全州 김사인 자전거를 끌고 여름 저녁 천변 길을 슬슬 걷는 것은 다소 상쾌한 일 뚝방 끝 화순집 앞에 닿으면 찌부둥한 생각들 다 내려놓고 오모가리탕에 소주 한 홉쯤은 해야 맞으리 그러나 슬쩍 피해가고 싶다 오늘은 물가에 내려가 버들치나 찾아보다가 취한 척 부러 비..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지인을 만났다. 인천공항 입국장 문을 나서는데 공기 중에 익숙한 냄새가 느껴지더라는 것이다. 마늘인지 김치 같은 콤콤하게 발효된 냄새인지 특정할 수도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단다. 그녀의 표현대로 “마치 오래된 책을 펼쳤을 때처럼”이라는 식이 ..
‘동궁(東宮)과 월지(月池)’는 대중들에게 ‘안압지’(雁鴨池)라는 이름으로 더욱 친숙한 유적이다. 안압지는 신라 때 명칭이 아니라, 조선시대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처음 등장한다.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드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신라가 멸망한 이후 연못은 웅덩이..
첨성대 북쪽으로 관란(觀瀾) 이승증(李承曾,1515~1599)을 제향하는 문호사(汶湖社)가 있고, 옆에는 관란이선생정효각(觀瀾李先生旌孝閣)과 창의비(倡義碑)가 신라문화와 어우러져 이색적 풍경을 연출한다. 이승증은 평소에 서당을 짓고 은거하며 후진 양성에 힘쓴 학자로 ..
젊음이란 그 자체만으로 멋지다. 어느 시대나 젊음을 예찬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공한 연예인이나 사업가들도 종종 말한다. 지금 이룬 것을 다 내어주고 이십 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조건 한다고. 하지만 그건 젊음을 지나친 이들이나 하는 소리다. 젊음은 그 자체만으로 멋..
원효는 종교와 철학, 학문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가에게도 영감을 주었다. 시와 노래, 춤으로 오늘날까지 계승 발전되고 있다. 우리나라 방방곡곡 사찰마다 원효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법당 주변의 벽화에는 원효에 관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 곳이 많다. 마땅히 원효를 숭..
몽돌3 전종대 몽돌에겐 없는 게 많다 몽돌에겐 손도 없고 발도 없다 그러니 악수할 수도 없고 달아날 수도 없다 무엇보다 몽돌에겐 털이 없다 털이 없으니 털을 곤두세울 일도 없다 몽돌에겐 내가 걸치고 있는 옷은 더 더욱 없다 그러니 솔기도 없다 그러니 거추장도 없다 매끈..
와이프는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몸에 딱 들러붙는 운동복부터 샀다. 넉넉잡아 열흘은 덜 먹고 더 뛰고 야채 먹고 물에 뭘 타서도 마셨다. 틈만 나면 몸무게 저울 위에 올라가던데 설마 그것도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여기까진 운동에 유난스러운 남편인 나를 꽤 닮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