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엄마가 되면서, 뉴스 보기가 참 무섭다. 핸드폰으로 뉴스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되면서, 보고 싶지 않아도 메인화면에 뜬 자극적인 뉴스는 자동으로 그 내용이 각인된다.
자극적인 뉴스일수록 여러 매체를 통해 번갈아 가면서 나오니, 안 보려야 안 볼 수가 없는 세상이다.
그래도 되도록 아줌마도, 아줌마의 남편도 제목이 자극적인 뉴스는 잘 안 본다. 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걱정이다. 부모가 되면서 알게 된, 새로운 모습들이다.
20대의 아줌마라면 희곡의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 오히려 그런 뉴스를 계속 찾아가고 후속 뉴스는 물론, 카더라 통신까지 다 뒤지면서 이야기를 후벼팠다. 하지만 부모가 된 지금은 그런 뉴스를 아예 보고 싶지가 않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이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 우리 아이들을 온실 속 화초처럼 키우면서 아이들의 자유를 빼앗을 수도 없다. 그러니 아줌마는 오늘 뒷못 잡으면서 한소리를 하려고 한다.
많은 범죄가 있지만 오늘 아줌마는 데이트 폭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꽃다운 나이의 젊은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연애도 해본 놈이 한다고 첫사랑이 잘 안 이루어지는 것은 미숙함으로, 상대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받다가 결국 헤어지거나,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헤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지난 사랑의 교훈으로 그 다음 사랑에 더 나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표현의 서툼이나, 상대에 대한 부족한 이해도 나아지면서 결국 사랑이 이루어지고 결혼도 하게 된다(물론 결혼이 사랑의 꼭 결과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헤어지자고 했다고 상대를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이 도를 넘었다. 스토킹과 지난 추억을 사이버 폭력으로 일삼더니, 이제는 목숨을 빼앗아가는 지경이다. 아이들 보고 연애를 하지 말라고 해야 하는 세상인가?
뭣 모르는 20대 청년 한둘의 이탈이라고 보는가?
아줌마도 그랬으면 좋겠다. 뉴스를 찾아봐라. 데이트 폭력이라는 단어 하나에 얼마나 많은 뉴스들이 검색되는 지 알면 놀랄 것이다. 게다가 갈수록 잔혹해져서 이제는 살인미수, 살인이 아니면 메인 화면에 잘 나오지도 않는다. 헤어지려고 엄마까지 함께 있던 한 여자는 엄마 앞에서 잔혹하게 살해되었다. 그 엄마는 앞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까? 같은 엄마로서 아줌마는 엄청 울었고, 분노가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차올랐다.
자기와 헤어지자고 말했다고, 헤어지려는 마음을 가졌다고, 상대의 목숨마저 빼앗으려는 마음이 든다는 것은 뭔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감히 나와 헤어져?’라는 마음이 든 것일까? 아니면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라는 마음이 드는 것일까? 둘 다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이유가 될 수 없다.
평양감사도 지가 싫다면 싫은 거다.
실패의 경험이 너무 없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 일어날 자존감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더 놀라운 점은 20대만의 문제도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이별 살인 사건의 대상은 40대는 물론 60대까지 다양하다. 전 연령층에 존재한다. 전국민 올바른 이별 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결혼도 늘었지만 이혼도 는 세상이다. 그러니 데이트는 결혼적령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사건의 연령대가 높아진 것은 당연하다.
어떤 한 가지 방법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리라 보지 않는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일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뭐라도 시작해야 한다.
아줌마는 말하고 싶다.
스토킹 범죄에서 접근 금지 명령을 어겼을 때, 강한 제지나 처벌을 해야한다. 이별살인사건의 발달단계는 스토킹, 접근 금지 명령을 어기고, 살인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접근 금지 명령까지 받았다면, 그중에 억울한 사람(무고하게 스토킹 범죄로 엮인 사람)은 접근 자체를 안 할 것이고, 접근 금지 명령까지 받았는데, 굳이 어기면서까지 접근하고 경찰까지 충도랗게 했다면, 확실한 처벌이 가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이별살인은 계속될 것이다.
엊그제 산업재해 사건으로 대통령이 직접 SPC 경영진과 실무진에게 사건현황을 보고 받고, 올해에만 다섯명의 사망사고를 일으킨 포스코 이앤씨에 가봐야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꿈쩍도 안 하던 기업들이 스스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라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그동안 정말 제대로 주의주지 않았구나 싶었다.
스토킹범죄에도 그대로 적용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삶을 위해 일하러 가는 것이 목숨 걸어야 하는 일이면 안 되지 않냐는 대통령의 말처럼, 연애사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연애를 하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세상은 웃기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