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12월 정신건강정책 비전을 선포하고 혁신방안 시행에 들어갔다. 정신질환에 대한 기존 정부 정책이 발병 뒤 사후 관리에 급급했다면, 올해부터는 미리 질환 가능성을 찾아내고 예방하며 회복할 때까지 국가가 지원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정신건강의 예방부터 치료·회복까지 전단계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경북도와 22개 시·군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도내 정신건강 안정망 구축 등 지원 사업을 확대 운영한다. 올해 7월부터 추진하는 정신건강 안전망 구축,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신건강 지원, 정신질환자 관리와 지원 강화 등의 확대 운영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난임 여성 또는 산전·산후 여성이 겪는 우울증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우울 선별검사 및 고위험군 지속 관리를 강화한다. 청소년 마음성장학교운영, 청년고민상담소, 소셜다이닝, 어반스케치, 마음건강백세 등 연령대별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시대가 다양하고 급속하게 변화하면서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무기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순간 충동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도 늘고 있다. 사회적 범죄도 빈번하게 일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이제 정신건강 문제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갖고 정부와 지자체가 이를 챙겨야 하는 시대가 됐다.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다. 지난 2022년 기준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은 25.2명으로 OECD 평균(10.6명)의 2배가 넘는다. 정부는 10년 안에 OECD 평균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미국은 이미 반세기 전부터 정신질환 문제를 국가가 관리하는 정책을 펴왔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늦은 출발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정책을 설정해 시행에 옮기고, 또 실질적인 성과도 내야 한다. 정신질환 관련 정확한 통계를 근거로 맞춤형 대책을 마련·시행해야 시민이 예방부터 치료·회복까지 달라진 것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국가적 문제지만 지역 내 고민이기도 한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주시 실정에 맞는 경주형 정책을 개발하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할 것이다.
영화 ‘건국전쟁’이 보수 인사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는 평가가 빗발쳤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영화에서 주장하는 이승만은 4가지 부분에서 제작자의 의도된 프레임으로 사실을 왜곡했다. 1. 그가 일제강점기 통털어 가장 훌륭한 독립운동가였다. 2.그는 독재자가 아니다. 3.그는 6.25 전쟁에서 혼자서 도망가지 않았다. 4.그는 위대한 교육사상가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기반을 다진 인물이다. 이런 전제에서 영화는 이승만이 신탁통치를 받아들인 사실을 미화하고 반대로 김구 선생을 민족의 배신자이자 김일성과 붙어먹은 빨갱이로 몰아세웠다. 미군정하에서 실시한 초대대통령 선거에서 압승한 사실을 바탕으로 해방 후 가장 인기 있는 지도자였음을 역설했다. 영화를 본 가장 많은 관람객들은 65세 이후의 노년층들인데 이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역사를 바로 보아야 한다’고 역설하며 비분강개하며 영화관을 나섰다. 이 영화를 만든 김덕영 감독은 국내 자료와 미국을 철저히 취재했다고 역설했는데 영화에 나온 미국에서의 취재대상은 고작 하와이 거주 ‘이승만 기념사업회’ 인사들과 위안부를 매춘부라 폄훼한 류석춘 전 연세대학교 교수 등 인사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이승만 이외의 다른 독립운동가들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고 김구 선생의 경우도 일본의 압박하에 상해유와 중경 등 중국을 일대를 떠도는 임시정부에서 갖은 어려움을 감내하며 독립운동을 해온 사실은 단 한 순간도 그리지 않았다. 또 윤봉길의사 등의 의거를 폭도와 테러로 일축하면서 이게 오히려 일본을 도운 바보짓쯤으로 묘사했다. 영화는 이승만이 하와이와 워싱턴 정가를 오가며 미국에 대해 외교적 노력을 해온 것을 대단한 독립운동으로 묘사했지만 해방운동 초기 상해임시정부 대통령으로 추대된 이후에는 상해로 일찌감치 옮기지도 않았고 겨우 임정에 왔을 때도 하와이에서 교민들의 정성으로 모은 활동자금을 단 한 푼도 들고 오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행위를 일삼다 결국 탄핵되어 대통령에서 쫓겨났다. 그는 하와이 중심의 교민들이 거둬주는 독립자금으로 일본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안전한 미국에서 편안하게 활동했고 미국의 승리와 동시에 한반도에서 미국과 가장 친근한 정치적 동반자로 부상했을 뿐이다. 그렇게 대통령이 되었으면 미국의 선진적 자유민주주의를 잘 따라해야 했겠지만 ‘사사오입’이라는 독재적 행태를 보임으로써 국민적 봉기하에 쫓겨났다. 영화는 교묘히 부통령 선거로 방패막이했지만 그게 다름 아닌 이승만 정권이었음을 무시했을 뿐이다. 영화는 일제강점기를 국내에서 독립운동해온 여운형 선생과 그가 해방과 함께 진두지휘한 건국준비위원회와 그 예하의 인민위원회의 역할을 잠시도 돌아보지 않았다. 해방 후인 1945년 우익 성향의 잡지인 ‘선구’에서 실시한 ‘앞으로 조선을 이끌어갈 최고의 혁명가’를 추천하는 첫 여론 조사에서 여운형이 35%, 이승만이 21%, 김구가 18%를 얻었다. 당시는 미군정 하에서 이승만의 인기가 치솟을 때였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제주도 4.3사건은 빨갱이 소탕이라고 묘사했는데 그때 죽은 3만여 명 제주도민 대부분은 민간인이었다. 보도연맹 사건은 전국적으로 일어난 국민학살이었다. 당시는 좌익이 독립의 수단이던 시절이었다. 더구나 좌익도 아닌 주변의 가족이나 이웃들이 무더기로 죽음을 맞았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은 일찌감치 서울을 떠났고 대전에서 한강철교 폭파를 명령했다. 심지어 이승만은 대전이 아닌 대구에서 서울시민을 향해 안전하다는 방송을 한 인물이다. 이 폭파를 사전에 고지하고 통행을 막았다고 했지만 정작 한강교, 광진교 2곳과 한강철교 폭파의 주범으로 죽은 아군과 민간인 수백 명이 참사를 당함으로써 최창식 대령이 희생양으로 총살당했고 1964년 다시 무죄로 복권되었다. 이승만을 교육의 선구자로 묘사했지만 조선은 동시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립학교와 사립학교가 있었다. 전국에 향교가 360개 소였고 흥선대원군 때 훼철하기 전 사립학교인 서원과 사우가 2000개 가깝게 있었다. 서당은 동네마다 있었다. 이런 교육열이 신분제가 철폐된 해방 이후 일반화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스위스보다 여성 참정권이 빨랐다고 묘사했는데 여성 참정권을 가장 먼저 주장한 이들은 다름 아닌 동학, 천도교다. 천도교는 심지어 어린이를 존중해 ‘어린이날’을 만든 종교단체다. 방정환 선생이 바로 그 선구자다. 다큐라고 무조건 믿으면 사실을 바로 보지 못하고 휘둘린다. 역사를 바로 알면 그런 어리석음은 면할 수 있다.
국내외 여행이나 답사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방문한 나라나 도시에서 경주가 배울 점이 무엇인지 생각하곤 한다. 경주발전협의회 회원이어서 특히 그런 것인지 자문해 본다. 한편 국내외 각 기관이나 학교를 방문하면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과 비교하면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작년에 경주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휴대폰 활용수업’ 중급을 수강한 적이 있다. 수업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잔잔한 기쁨이 있었다. 노인종합복지관을 출입하면서 이곳이 노인들의 요람이며 자아실현 장소임을 알 수 있었다. 회원들은 거기서 강의를 듣고 당구·탁구를 치거나 바둑을 둘 수 있다. 라인 댄스, 기타, 노래를 배우기도 한다. 구내 식당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노인 친화도시이기도 한 경주에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실버타운도 필요하다. 경주에는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수련관, 근로자를 위한 근로자종합복지관, 국가유공자와 유족을 위한 보훈회관 등이 있다. 경주시는 다른 회관이나 체육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대학생 복지회관 역할은 지금껏 대학 캠퍼스 내의 학생회관이 맡아왔다. 그런데 동국대 WISE캠퍼스를 예로 든다면, 대학의 재정난으로 교내 학생식당이나 카페의 건물 및 인테리어가 학교 밖의 그것에 크게 못 미쳐 대학생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지만 지역대학이 처한 현실이다. 지방이 살려면 양질의 일자리는 기본이고 교육·의료·문화 환경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지역 대학생이 특히 아쉬워하는 것은 경주시의 부족한 문화·학생복지 시설이다. 경주시나 지역 정치인은 요구가 더 강력한 지역과 분야에 관심이 쏠려 ‘아동청소년복지센터’ 건립은 거론하여도 대학생 복지나 대학촌 조성에 열의가 적다.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것에 시민 대부분이 공감하면서 대학마저 시가 도와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래서 지역 대학생은 졸업하면 경주를 떠날 생각을 하고 개선 요구도 이제 더는 하지 않는다. 여러 번 요구해도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생의 문화와 복지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대학생 친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경주시가 대학생 복지회관 건립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추진해 주길 제안한다. 한수원이 지역상생 차원에서 건립을 돕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복지회관의 명칭은 가칭 ‘글로컬 아카데미센터’나 ‘대학생문화복지센터’로 하고 그 안에 들어설 시설은 대·중·소 세미나실, 소공연장, 전시실, 북 카페, 휘트니센터, 탁구장, 스터디룸, 컴퓨터실 등이면 좋을 듯하다. 시내권에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회의실이나 강의실이 부족하다. 아카데미센터가 건립되면 이곳은 유학생 및 지역 대학생의 교류장소 및 요람이 될 뿐 아니라 시민이나 타 지역 대학생의 모임·세미나 장소로 잘 활용될 수 있다. 글로컬 아카데미센터는 대학도시이며 글로벌도시인 경주에 꼭 필요한 시설이다. 대학생이 학교 다니기 좋은 도시, 대학생이 만족하며 생활할 수 있는 경주시가 되기 위해서는 경주시와 경주시민이 지역대학과 대학생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더 쏟아야 한다. 대학생의 문화와 복지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대학만의 힘으로 역부족이다. 지역대학이 무너지면 지역 사회의 큰 축이 무너진다. 경주에 1978년 대학이 처음 설립된 후 한때 대학이 4개나 있어 지역대학의 소중함을 잊기도 했다. 대학도시인 경주는 어느새 대학도시를 내세울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경주시와 시민들은 지역대학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에 내 일처럼 나서주길 희망한다. ‘글로컬 아카데미센터’가 대학 캠퍼스 가까이 자리 잡으면 대학과 글로컬 아카데미센터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카데미센터 건립에 지역대학이 캠퍼스 밖 부지를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재학하는 학교와 머무르는 도시가 마음에 들어야 입시경쟁력이 강화되고 대학 재학생의 중도 탈락률이 감소하고 졸업 후 그 지역에 머무르고 싶어진다. 지역 대학생의 졸업 후 정주률을 높이고 대학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 마련 뿐 아니라 여러 방도를 대학당국과 경주시는 좀 더 심도 있게 협의하길 희망한다. 경주시는 아동·여성·장애인·노인·대학생 친화도시 경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컬 아카데미센터’ 건립은 경주시의 인구정책·미래정책·대학정책·글로벌정책·도심활성화 정책의 일환이다.
양동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좌측 관가정을 지나 능선을 타고 오르면 회재 선생이 머문 영귀정(詠歸亭)이 나오고, 이곳에서 좌측 아래로 내려서면 1602년에 지은 회재의 셋째 손자 설천정(雪川亭) 이의활(李宜活,1573~1627)의 설천정사(雪川精舍)에 이른다. 이의활은 회재의 양자인 부친 이응인(李應仁)과 모친 옥산장씨(玉山張氏)의 아들로 태어나 광해군 2년 성균관에 입학, 2년 뒤 진사시에 합격, 함경도사·고령현감·흥해군수 등을 역임하였고, 1626년에 통훈대부 행 성균관 전적(典籍)이 되었다. 흥해군수 시절 선정을 베풀어 환곡의 폐단을 바로잡고 백성 진휼(賑恤)에 노력한 공이 있었다. 갈암 이현일은 묘표(墓表)에서 “이의활 공은 1610년 태학(太學)에 들어가 상사생(上舍生)이 되었다. 천거로 능서랑(陵署郞)에 제수되었고, 이어 사헌부 감찰에 올랐으며, 고령현감이 되었다. 후에 또 개령(開寧), 용담(龍潭) 두 고을을 다스렸다. 무오년(1618)에 문과에 급제하여, 성균관 전적을 거쳐 함경도 도사에 제수되었다. 사은숙배(謝恩肅拜)한 뒤에 공경 재신들에게 두루 인사를 다닐 때 한 권세 있는 집에 이르렀는데 문지기가 즉시 통자(通刺:명함을 내놓고 면회를 요청하던 일)를 하지 않자 노하여 하인을 시켜 잡아다 패고는 결국 그 주인을 만나지 아니하고 돌아왔으니, 그 소문을 들은 자들은 하기 어려운 일을 했다고 하였다. 공은 광해군 시대를 만나 비록 두루 중외(中外)의 벼슬을 맡고 항상 봉록이 적은 낮은 관직에 있으면서도 큰 벼슬을 구하지 않았다. 일찍이 양좌동(良佐洞) 집의 서쪽에 건물을 지어 ‘설천정사(雪川精舍)’라 편액을 걸고 자신의 호로 삼았다.”라 하였다. 정사(精舍)는 학문 연구에 중점을 둔 공간으로 학사(學舍)를 말한다. 연일현감을 지낸 대산 이상정은 금와(禁窩) 이헌국(李憲國,1703~1776)을 ‘설천정 주인’이라 칭하며 편지를 자주 주고받았었다. 이헌국은 이의활의 5대손으로 고조부 참봉 이환(李皖), 증조부 동몽교환 이현(李垷), 조부 이덕순(李德純)의 가계를 이룬다. 부친은 이징중(李徵中), 모친은 전주최씨 최두령(崔斗齡)의 따님이며 3남 4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큰형 이정택(李鼎宅)은 가학을 이어 이름을 떨쳤고, 백불암 최흥원이 크게 칭송하였으며, 활산 남용만의 만사를 지었다. 둘째 이정우(李鼎宇)는 진사급제를, 셋째 설남(雪南) 이정익(李鼎翊)은 이헌선(李憲先)의 양자로 갔고, 넷째가 이정인(李鼎寅)이다. 훗날 막내 이정인이 부친의 묘갈명을 풍산유씨 임여재(臨汝齋) 유규(柳 ,1730~1808)에게 부탁하였고, 노우(魯宇) 정충필(鄭忠弼,1725~1789) 등 여러 문인이 제문 등을 지었다. 유규는 유성룡의 6대손으로 병산서원에 수학하며 과거를 멀리하고 하회에서 처사문인으로 살며 후학양성에 힘쓴 인물이다. 남인의 영수 번암 채제공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남야(南野) 박손경(朴孫慶,1713~1782) 등과 교유하였고, 학서(鶴棲) 유태좌(柳台佐,1763~1837) 등 이름난 후손이 있다. 설천정사는 이의활의 강학공간으로 대대로 계승되어 이헌국에 이르렀고, 문인들이 자주 찾기에 이른다. 양동마을의 설천정이 갖는 의미와 인물에 따른 상징성을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옛 자료발굴로 경주의 조선스토리가 풍성해지길 희망한다. 금옹 이 공 묘갈명 병서(禁翁李公墓碣銘 幷序) - 임여재 유규 남쪽의 사우(士友)들이 동도에서 돌아와 모두 이 공의 어짊을 칭송하였다. 나 역시 덕스러운 기우(基宇)를 한번 보았지만 아쉽게도 재회하지는 못하였었다. 이에 공의 대를 이을 아들 이정인(李鼎寅) 군이 그의 조카 이일상(李馹祥,1724~1799)을 보내 나[유규]에게 묘갈문을 부탁하였다. … 이헌국 공은 자가 만포(萬甫), 본관은 여강(驪江)이다. 7세조 문원공 회재 선생 … 5세조 이의활은 잇달아 대소과에 합격하여 네 고을을 차례로 맡았지만, 광해군 년간 벼슬에 마음에 없어 설천(雪川) 가에 정자를 짓고 스스로 설천옹이라 하였다. 어려서 자질이 기이하였고 7세에 고아가 되어 백부에게 수학하였으며, 부모가 없는데도 더욱 독서하여 공부가 나날이 성취하였다. 장성해서는 과거공부를 그만두고 경전(經傳)과 자서(子書) 그리고 선현이 남긴 문집을 구해 큰 뜻을 통달하였고, 따다 쓰는 것에 일삼지 않았다. 평소에 의관을 정돈하고 종일 단정히 앉았으며, 겉치레의 말과 잡다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 종족 백 여 집안이 한 마을에 살며 매번 문중 모임에서 선인의 가르침을 가르쳐 골육의 정을 이었다. 과실을 살피어 바로 잡지 않음이 없었고, 가혹하거나 심한 말을 하지 않고 이 말씀으로 시비를 논하였으며, 집안일의 거취 모두 공에게서 결정되었다. 청대(淸臺) 권상일(權相一,1679~1759), 대산 이상정(1711~1781), 매헌(梅軒) 정욱(鄭煜,1708~1770)과 좋은 벗이었다. 운감(雲龕) 이명천(李命天)은 공의 예학이 고명하고 품성이 강직함을 크게 칭송하였다.
아빠가 떠나셨다. 병원에서 마지막 한 숨까지 다 털어내시고 떠나셨다. 반백의 나이로 나이 많은 부모를 둔 막내딸로 나름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가 처음 치매 판정을 받았을 때 심장이 “쿵”했고, 증세가 심해지셔서 요양원으로 옮기셔야 했을 때 또 “쿵”, 요양원에서는 더이상 감당이 안 된다며 요양병원으로 옮기셔야 했을 때 “쿠쿵”했다. 그것이 작년 5월이었고, 해를 넘기고 올해 1월, 아빠는 오랜 투병 생활을 마치시고 떠나셨다. 1930년대에 가난한 집 8남매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밑에서 잘 먹지 못해, 키가 작아 군대도 못 들어가고, 1970년대부터 아버지는 군대미필자로 평생 차별을 받으셨다. 돈을 벌기 위해, 생계를 위해 육지로 나와 감자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다시 제주로 돌아왔을 때부터 평생 감자를 드시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감자채볶음을 성인이 되어 식당 반찬으로 처음 접했다. 아줌마가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서야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아빠 키는 175로, 동년배들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아빠가 농담을 하신다고 생각했다. 결혼사진 속 아빠도 키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난한 집의 아빠와 엄마는 당시에 비하면 늦은 나이(이십 대 중후반)에 결혼을 하셨고, 아빠는 이십 대 초반이 지날 무렵에야, 한때는 너무 작아서 군용트럭도 못 올라갔다는 말을 도저히 믿기 힘든 키로 자란 것이다. 군대 이야기와 감자를 싫어하시는 아빠는 무일푼으로 결혼을 하셨지만 자식들에게 가난을 대물림해주시지는 않았다. 사람과 술을 좋아하셨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도 뛰어나셨던 아빠는, 자식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신다고 그러셨는지 온몸의 근육이 다 빠지고 마지막 한 호흡이 남는 순간까지 버티시다가 가셨다. 코로나 시국에 병문안이 쉽지 않았던 시절 유리 건너에서 본 아빠는, 막내딸은 잊었지만 손주들을 보고는 환하게 웃어주셨고, 휠체어를 타고 온 어떤 날 오랜만에 안아본 아빠의 체격은 뼈가 고스란히 드러났으며 눈동자의 활기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작년에 마지막으로 본 아빠는 생기를 잃은 몸으로 가만히 침대에 누워 계셨다. 면회를 하는 날이면 언제나 “다시 올게, 그때까지 잘 버티고 있어. 아빠 사랑해.”라고 말했던 나는, 그날 처음으로 아빠에게 이별을 고했었다. “아빠, 지금까지 잘 버텨줘서 고마워. 그런데 너무 힘들면 가도 돼. 꼭 내가 아는 인연으로 다시 와. 내 손주는 너무 오래 걸리니까, 내가 좋아하는 이웃이든, 지인이든 어디로든 빨리 와. 기다릴게, 사랑해” 그리곤 아빠가 떠나셨다. 부고를 전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친구가 있었지만, 뒤늦게 연락한 친구가 있었다. 삼십 년 전 대학 새내기 시절, 절친한 친구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남자사람친구’였다. 한 학기가 끝나갈 무렵,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보낸 친구였다. 그때 나는 그 친구에게 같잖은 위로를 했었다는 것을, 내 아버지를 보내고서야 알게 되었다. 반백이 되어 아빠를 보내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그 친구는 그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가늠조차 할 수 없다. 그 친구에게 연락한다는 것은 같잖은 위로를 보냈던 과거의 나와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용기 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친구는 뒤늦은 사과에 “우리 둘 다 어렸잖아”라며 웃음으로 답한다. 참 멋진 친구를 두었다는 생각과 이 녀석이 나보다 그릇이 크구나 싶었다. 아빠의 부고는 이렇게 부족했던 딸의 과거를 청산하게 했고 알고 있던 친구의 멋스러움도 알게 했다. 아빠가 부족한 막내딸에게 보내는 마지막 가르침일까? 입관을 하고 화장을 하고 발인을 하고, 장지에 모시고… 입관을 하는 순간부터 입에 음식이 들어가지 않았다. 남편은 걱정했지만, 아줌마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래봤자 얼마나 가겠냐고, 배고프면 먹겠지 싶었다. 밥맛이 없는 게 아니라 배고픔이 없었다. 아빠는 돌아가셨지만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줌마의 삶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빠가 떠나셨는데 고작 오일장 치르고 집에 와서 일상을 살아간다. 아빠가 치매를 앓으신 이후, 매년 사진을 찍었던 것이 추억으로 남았다. 결혼 4년 만에 쌍둥이를 낳았을 때 아빠는 엄청 좋아하셨다. 3년 뒤에 막내를 가졌을 때 아빠는 “네가 올해 한 일 중에 제일 잘했다”고 하셨다. 두 달이 지난 지금, 여전히 드문드문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갑자기 눈물이 나온다. 시간이 흘러야 하리라. 그러나 아줌마가 육십이 되고 칠십이 된다고 눈물이 마를지언정 아빠의 부재가 덤덤해질까?
북유럽 음악의 거장은 단연 노르웨이의 그리그(Edvard Grieg, 1843-1907)라 할 수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계 혈통으로 베르겐에서 태어났다. 15살 때(1858년)에는 당시 유럽 최고의 음악 명문인 독일의 라이프치히 음악원에 입학하여 피아노와 작곡을 배우게 된다. 라이프치히 음악원에 입학하던 해에 그리그는 클라라가 연주하는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의 피아노협주곡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너무 멋진 작품이었기에 어린 그리그에겐 그가 추구하려는 작품의 지향점이 되었고, 음악원 수학에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훗날 그리그가 로마에서 피아노의 거장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를 만났을 때, 리스트는 그리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피아노협주곡을 써보도록 권유했다. 그래서 나온 곡이 1868년 오슬로에서 초연된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이다. 슈만과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은 묘하게 닮아 있다. 일단 그들의 유일한 피아노협주곡이다. 그리고 그들이 신혼 때 작곡했다. 슈만의 피아노협주곡(1845)은 클라라와 결혼(1840)한 후 5년 후에 나온 작품이고,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은 사촌동생인 니나와 결혼(1867)한 이듬해에 나온 작품이다. 조성(a단조)도 같고, 분위기도 비슷하여 두 작품은 자주 비교의 대상이 된다. 노르웨이 민속음악까지 수용한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은 대성공을 거둔다. 슈만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그리그는 이를 독창적으로 소화한 것이다. 그리그에게 피아노협주곡을 권유했던 리스트는 이 작품을 ‘스칸디나비아의 혼’이라고 하면서 극찬했다. 오늘날 자주 무대에 오르는 피아노협주곡 중의 하나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그리그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페르 귄트(Peer Gynt)’다. 이 작품은 1874년 ‘인형의 집’으로 유명한 노르웨이 극작가 입센(Henrik Johan Ibsen, 1828-1906)이 그의 희곡 ‘페르 귄트’에 들어갈 연주용 부수음악 작곡을 그리그에게 의뢰하면서 만들어 진 것이다. 희곡 내용은 이렇다.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며 놀기 좋아하는 페르 귄트는 솔베이지와 결혼을 하면서 가정을 꾸린다. 하지만 모험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솔베이지를 버려둔 채 배타고 장사하러 떠나면서 고난을 겪는다. 결국 큰돈을 벌어서 배를 타고 귀향하려 하지만 폭풍우를 만나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쓸쓸히 집에 돌아온 페르 귄트는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편하게 잠든다. 그리그의 부수음악이 곁들여지고, 노르웨이의 천재화가 뭉크(Edvard Munch, 1863-1944)가 포스터를 그려 참여한 대작 연극 ‘페르 귄트’는 대성공이었다. 그리그는 1876년 ‘페르 귄트’의 부수음악을 각각 4개의 곡으로 구성된 2개의 모음곡으로 만들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을 고르라면 두 번째 모음곡의 마지막 곡인 ‘솔베이지의 노래(Solveig’s Lied)’가 아닐까싶다. 북유럽의 서정성이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곡이다. 그리그는 1907년 고향 베르겐에서 사망한다. 노르웨이 정부는 자국이 낳은 위대한 작곡가를 국장으로 예우했고, 그의 시신은 화장된 후 그가 그리워한 어느 피오르의 바위동굴에 안치되었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Glenn Gould, 1932-1982)가 그리그의 후손이다. 글렌 굴드의 외증조부의 사촌이 바로 그리그이다. 그리그가 노르웨이의 쇼팽이라 불린 만큼 피아노에 조예가 깊은 집안이다.
경주시가 ‘2024 봄학기 특기적성 교육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 교육과정은 드론항공, 융합코딩, 현대무용, 체스&퍼즐, 화랑문화탐방, 쿠킹베이킹, 창의력 멘사, 바이올린 등 41개 과정을 이달 23일부터 6월 16일까지 3개월 과정으로 운영한다. 참가 대상은 지역 청소년 및 성인(화랑문화탐방에 한함)이다. 접수는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경주공공서비스예약(인터넷)을 통해 선착순 마감된다. 수강료는 청소년 3만원, 성인 6만원이다. 다만, 수강료가 감면되는 기초생활수급자 청소년 및 시설 아동은 14일부터 15일까지 청소년수련관 방문 혹은 전화로 우선 접수해야 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 청소년수련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참고하거나 경주시 아동청소년과 청소년활동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청소년의 창의력 향상과 자기개발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특기적성교육은 청소년의 잠재력 개발은 물론, 긍정적인 또래 관계를 형성에 도움을 줘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28년째 늦깎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경주행복학교에서 고등학교 입학생이 탄생해 화제다. 늦은 나이에 고등학교를 입학하게 된 7명의 은빛여고생은 이용학(83), 박양희(81), 길삼예(75), 정석자(75), 고정숙(74), 구복순(73), 김임선(71) 어르신이다. 이들 어르신들은 포항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로 진학한다. 10일 입학식을 가질 이 학교 여고생들의 평균연령은 70대 후반으로 경주행복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한글을 배워 자유롭게 읽고 쓰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26일엔 경주행복학교 권희숙 교감의 진행으로 특별한 대화도 있었다. 이날 강석근 교장의 ‘학교 연혁 및 현황 소개, 송선화 담임교사, 김성춘 고문, 조기현 자문위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번에 고등학교를 입학하는 81세 박양희 학생의 글도 소개됐다. 박양희 학생은 ‘배움은 늘 신기하다’는 제목의 글로 경주행복학교에서의 추억을 떠올렸다. ‘처음 학교에 입학해서 학생이 되었다는 것이 자부심이 들었다. 학교에 가는 날이 항상 기다려진다. 학교 오면 반 친구 만나서 서로 마주 보며 웃으며 대화도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학교 다닌 지가 3년이 되었지만 즐겁기만 하루하루였다. 학교와서 저는 영어 시간이 많이 기다려진다. 배워도 금방 잊어버리지만 배우고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선생님 모두 감사감사합니다. 첫째 영어로 이름 쓸 줄 알게 된 것, 송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회시간에 사회 돌아가는 실정을 알게 돼서 신기하다. 그리고 저에게 영원히 남는 것은 수학여행 가면서 차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았을 때 눈앞에서 연분홍색 벚꽃 나무가 송이송이 피어 있는 꽃들을 볼 때 나의 마음이 환한 것 같았었다. 또 출렁다리를 건널 때가 영원히 남을 추억이 되었다’ 이 같이 학교를 다닌 소감과 감사한 마음이 전달되면서 이날 만남의 자리는 감동으로 마무리됐다. 권희숙 교감은 “경북도에는 다수의 문해학교가 있는 가운데 경주행복학교는 2023년 2월 경북 최초로 학력인정 중학교를 운영해오며 졸업생을 배출했고, 이어 올해 고등학교 입학생 7명이 탄생해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와 경북도, 경주시는 경북지역특화 관광 사업모델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지원하기 위해 ‘2024 경북 관광 스타트업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체험콘텐츠형, 기술혁신형, 시설기반형, 지역특화형, 창의적인 관광 사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 초기(3년 미만) 스타트업으로 4월 3일까지 이메일을 통해 모집한다. 접수된 신청자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발표심사를 거쳐 예비 5개사, 초기 5개사 등 최종 10개사가 선정된다. 최종 선정된 관광스타트업 창업자와 기업에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상당의 사업화 자금과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 내 입주공간 지원과 창업아카데미, 엑셀러레이팅 등 사업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접수는 경북문화관광공사(www.gtc.co.kr) 또는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https://gb.tourbiz.or.kr/) 홈페이지 공고문을 참고해 4월 3일 오후 3시까지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김남일 사장은 “경북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활용해 경북관광 산업을 이끌어 갈 예비창업자와 관광스타트업을 발굴해 경북 관광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힘쓸 예정이다”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관광 스타트업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2025 APEC 정상회의는 미·일·러·중 세계 4강을 비롯해 아·태지역 21개국 정상·각료·언론인 등 2만여명 이상이 한국을 방문하는 대규모 국제회의다. 2005년 부산 개최 후 20년 만에 열리는 국제회의로 단순회의가 아닌 5천년 유구한 우리의 역사문화와 한국의 경제발전상을 세계만방에 알려 국격 상승과 국가 자긍심을 고취하는 국제회의다. 시는 경북도와 함께 2021년 7월 APEC 유치의향을 공식표명하고 APEC 준비된 도시 경주가 최적이라는 당위성으로 260만 시·도민들이 혼연일체가 돼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경주는 불국사, 석굴암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4점, 국가문화재 등 360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유산 보고다. 또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바이블로 불리는 ‘론니플래닛’, ‘내셔널지오그래픽’, 타임지 등 세계 최고의 저널리스트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꼭 가봐야 할 세계 100대 관광도시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경주를 소개하고 있다. APEC이 개최될 11월은 형형색색의 단풍 최절정기로 세계 정상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석굴암, 동궁과월지, 대릉원, 첨성대, 월정교에서 찍은 사진이 전 세계에 소개된다면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일 것이다. 지금은 지방화시대다. 현재 APEC 유치 4파전을 벌이고 있는 경주, 인천, 부산, 제주 중 유일한 지방중소도시는 경주뿐이다. APEC의 포용적 성장가치와 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실현이라는 점에서 경주는 충분한 명분이 있다. 그간 개최된 정상회의 중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 러시아 블라디보스톡(2012), 인도네시아 발리(2013), 베트남 다낭(2017) 등에서 성공 개최 사례를 보면 경주 당위성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2014년 경주가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됐고, 그간 APEC 교육장관회의, 세계물포럼, 세계유산도시기구 총회 등 다양한 분야의 대형 국제행사의 성공개최 노하우를 갖췄다. 특히 보문관광단지 일원 178만㎡가 비즈니스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돼 APEC 유치에 탄력을 받고 있고 주회의장인 컨벤션센터 증축도 2024년 마무리된다. 또한 인근의 포항경주공항을 비롯해 1시간대의 김해·대구·울산공항과 KTX경주역, 경부고속도로 등 사통팔달 완벽한 교통체계도 큰 장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적인 정상회의에서 무엇보다 핵심은 경호와 안전이다. 보문단지는 회의장과 숙박시설을 비롯한 모든 시설이 3분 거리에 위치해 이동 동선이 매우 짧고, 바다와 접해있지 않아 해상은 물론 시가지, 주요도로 등을 봉쇄해야 할 필요가 없어 시민불편은 전혀 없다. 또 지형이 호리병처럼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경호 경비에 가장 최적화된 장소다. 특히 주회의장 주위에 높은 고층건물이 없어 정상 경호와 안전에 있어 완벽한 통제가 가능하다. 2005년 APEC이 부산에서 개최될 때 한미정상회담은 경주 보문단지에서 열린 것은 그만큼 경호·안전 최적지임을 반증하고 있다. 경주는 첨단과학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한수원 본사, 월성원전, 혁신원자력연구단지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양성자가속기센터,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 등 원전·미래차 첨단과학산업도시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단 유치로 한국의 원전과 에너지산업을 세일즈할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또 인접한 울산의 완성차·조선, 포항의 철강·2차전지, 구미 전자·반도체, 안동의 바이오산업 등과 연계한 다양한 산업시찰을 통해 한국의 경제 기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최적지다. 지난해 9월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한 결과 불과 85일 만에 25만 경주인구 보다 약 6배 많은 146만3874명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유관기관과 단체는 물론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서명운동에 나선 결과였다. 주낙영 시장은 “지역균형발전과 APEC의 포용적 성장가치 실현 최적 도시 경주에 정상회의가 유치돼야 할 명분과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며 “타 도시와 차별화된 유치전략, 중앙정부 등 전방위 유치 세일즈, 민간주도 시민의식 선진화 운동 등 마지막까지 빈틈없이 준비해 반드시 유치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본지는 경주시와 시민들이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경주 개최의 당위성 등을 알리는 내용을 오피니언면을 통해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일본은 토종개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나라이다. 일본은 아키다겐, 시바겐(시바이누), 기슈겐, 호카이도겐, 가이겐, 시코쿠겐 등 6품종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재페니즈 스피츠, 재페니즈 칭, 도사겐, 재페니즈 테리어 등이 세계 견종으로 등록되어 있다. 2021년, 일본의 세대수는 5700만세대이며, 약 560만세대에서 약 710만두의 반려견을, 고양이는 500만세대에서 약 890만두를 키우고 있으며, 고양이를 개보다 많이 키우고 있다. 일본은 1973년 10월에 최초로 ‘동물의 애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지정하여 반려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엔(약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적절한 환경에서 사육하지 아니하거나 유기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엔(한화 약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022년 6월부터 개, 고양이에 대한 마이크로칩 장착이 의무화되어 있고, 교배업자(브리더)나 펫숍 등에서는 판매하는 개, 고양이에게 마이크로칩을 의무 장착해야 하고, 개, 고양이의 이름/ 성별/ 품종/ 털색/ 업자명도 함께 의무 등록해야 한다. 애완동물 브리더들이 정부의 강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위생적이고, 비교적 인간적인 환경에서 양육된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 비해 동물권이 높은 수준으로 보장되고 있다. 그리고, 반려견 등록은 크기에 관계없이 생후 91일이 지난 개를 기른 지 30일 이내에 주소지 행정 사무소나 보건소 등에 해야 하고, 등록한 반려견은 등록표를 반드시 개 목걸이에 달아야 한다. 이사하거나 양도할 경우에도 즉시 신고해야 한다. 또 광견병 예방주사는 생후 91일 이상 된 개는 매년 1회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고, 접종 증명서를 목걸이에 달아야 한다. 반려견 분양계약서 작성 시에는 분양받을 가족 전부가 함께 와서 확인을 받아야 하며, 누구 하나라도 반대한다면 분양을 허락하지 않는다. 산책은 의무화이며, 산책 시에는 생수통과 변처리 봉투를 준비해야 하고, 대변뿐 아니라 소변까지도 물을 부어 흔적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대형견 분양은 일정 시기부터 사회화 교육을 견주와 반려견이 함께 받고 수료증을 받아야 가능하다. 강아지 분양비는 엄청나게 비싸서 펫샵에서 판매되는 푸들은 400~1200만원 정도이며, 비싼 품종견은 3000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일본은 반려견 입양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분양 가격이 매우 비싸고, 키우는 제약 조건이 많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 공동주택이나 임대주택, 빌라는 반려동물의 사육을 대부분 금지하고 있고, 키우는 자격이 검증되고, 경제적으로 상당히 여유 있는 사람들만이 반려동물을 키우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수가 적은 편이다. 또 이에 따라 유기견 발생률과 각종 사회 문제 등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일본은 반려견으로 인한 이웃의 피해를 염려하여 키우는 것을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반려견 문화는 견주들의 기본 의식에서부터 시작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더 많은 사람이 그러하지 않다는 것을 항상 알아야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회는 키우는 사람들의 몫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구절양장 추령을 넘으니 내리막길 끝에 널따란 대지가 펼쳐진다. 신비로운 세상이 나타날 것처럼 순하고 연한 땅이다. 메마른 하천엔 이름 없는 돌들이 호기롭게 누웠다. 저기 코앞이 바다인데 굴러갈 내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래, 이것이 인생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 그러기에 오늘만큼은 조금 게을러도 괜찮다. 경주에서 감포로 넘어가는 길목에 불현듯 두 기의 탑이 있다. 감은사 터다. 야트막한 산과 들과 탑은, 별다른 구분 없이 서 있다. ‘끼익’,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다. 또 지나칠 뻔했다. 여전한 곳을 왜 매번 가늠하지 못하는지. 새로울 것도 없는 저 단단하고 차가운 것이 처음 심연에 각인된 순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격정이었다. 파도가 뒤집히는 것보다 거칠게 다가오는 땅, 험하게 나를 끌어들이는 매혹의 순간엔 마치 저곳에 도깨비가 사는 듯했다. 시야를 빼앗고, 혼을 빼앗아 저들 마음대로 내 영혼을 놀아나게 했다. 신문왕, 아버지 은혜 감사한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 감은사는 황룡사, 사천왕사와 함께 신라의 호국사찰이었다. 태종무열왕의 장자로 신라 30대 임금인 문무왕(재위 661~681)이 삼국을 통일하고, 불문으로 나라를 더욱 굳건하게 다지기 위해 감은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무왕은 감은사가 완공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절은 이듬해 신문왕에 의해 완공되었다. 창건 당시 문무왕이 지었던 사찰명은 ‘진국사(鎭圍寺)’였으나, 아들 신문왕은 부왕의 업적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감은사(感恩寺)’라 바꿨다. 감은사는 죽은 왕의 능을 관리하기 위해 설치한 능침사(陵寢寺) 같은 절이었다. 문무왕은 평소 승려 지의에게, 죽은 후 용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를 지킬 것이라는 서원을 자주 남겼다. 용은 축생의 응보인데 어찌 왕이 짐승으로 태어나겠다고 하는지, 지의는 그저 민망했다. 문무왕이 말했다. “세간의 영화를 버린 지가 오래되었다. 축생으로라도 나라를 지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문무왕의 시신은 불태워진 뒤 동해 대왕암(大王巖)에 뿌려졌다고 한다. 금당은 좀 유별나게 지어졌다. 바닥은 큰 돌을 이중으로 놓아 위쪽 돌 위에 장대석을 마루 깔 듯 걸쳤다. 사용된 주춧돌을 보면 유별스러운 웅장함이 보인다. 금당 터 앞의 석재엔 태극무늬를 새겼다. 무엇을 상징하는 것 같지만 쓸모를 알 수 없다. 위엄 있고 엄숙한 절제가 곳곳에 스몄다. 동해와 감은사 사이엔 특별한 길이 있다. 바다와 절을 잇는 용혈이다. 동해에서 대종천을 타고, 절 아래 용담을 지나 금당 아래까지, 바람이 들고나는 허공의 길이다. 보이지 않는 길은 그렇게 현대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모았다. 금당 아래 공간으로 동해의 용이 된 문무왕이 들어와 쉴 수 있도록 한 구조라고 해설사가 말했다. 신문왕이 아버지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만든 특별한 구조라는 그럴싸한 설명이 흥미롭다. 신라엔 재밌는 설화가 전해진다. 앞바다에 작은 산이 떠다니며 유유자적했다. 산에는 대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하나가 되었다. 기이하게 여긴 신하들이 왕에게 전했다. 신문왕이 직접 산에 들어가니 용이 된 문무왕이 나타났다. 동해의 신이 된 문무왕과 하늘의 신이 된 김유신이 신라에 보내는 것이니,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태평해질 것이라 했다. 대나무를 베니 산은 거북이가 되어 사라졌고, 피리를 만들어 불었더니 적이 물러가고 질병이 없어지며, 가뭄에는 비가 오고, 홍수가 지면 비가 그치고 바람과 물결이 잦아들었다. 이 피리가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고 해설사가 말했다. 해설사의 말에 빠져들 무렵, 바람이 불었다. 절터 뒤편에서 대나무 부딪는 소리가 요란했다. 만파식적이라도 되고 싶은 요량인지, ‘떵, 떵, 땅’ 비슷하나 서로 다른 소리로 요란하게 부대꼈다. 왕실의 사찰이라고는 하나 금당과 강당, 회랑 터만 존재하는 걸 보면 감은사는 작은 암자 수준으로 보인다. 서쪽 귀퉁이에 작은 승방 터만 있을 뿐, 스님들이 머물렀을 법한 마땅한 공간이 없다. 왕실의 귀족들이 드나들었던 사찰답게 눈과 비를 피해 드나드는 회랑은 잘도 갖췄겠지만, 사찰을 지키고 법문을 행하는 스님들을 배려하지 않은 것 같아 심기가 불편하다. 그러나 어쩌겠나, 옛날은 이미 멀어졌고 이것도 남겨진 역사인 것을.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보니 1950년대까지만 해도 감은사 터 곳곳에 민가가 존재했다. 어쩌면 절이 지어지기 전에도 이곳은 사람의 터전이요, 절이 무너진 후에도 천년이 지나도록 사람이 빗대고 빗대어 온 삶의 터전이었는지도 모른다. 깊은 산중 이름 없는 절터를 찾아가면, 그곳엔 다시 땅의 주인들이 들어와 무성하곤 했다. 감은사는 분명 사람의 터전이었을 것이다. 지금이야 사적지로 지정되어 사람이 살 수 없지만, 바다에 빌붙어 먹고사는 것을 해결했을 사람은, 본능적으로 볕이 고르게 드는 평온한 터를 그냥 두지 않았을 것이다. 감은사 터 역시 사람과 역사가 섞이며 더불어 왁자했을 것이다. 지금껏 많은 절터를 떠돌았다. 사람의 인적이 끊긴 깊은 산중에도, 마을 어귀 경작지에도. 산골짜기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절터에 비하면 감은사 터는 법등은 끊어졌어도 사람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그간 감은사 터가 불편했다. 와글대는 사람들의 인기척이 불편했고, 빈틈없이 연결된 역사의 이야기와 작위적으로 꾸민 절터의 곳곳이 흥미로우면서도 숨이 막혔다. 빈 공간에서 마음대로 풍경을 떠 올리고, 근원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함부로 상상하고픈 습성이 감은사 터에서는 꽉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실체가 있으니 막히고, 형식이 있으니 구속되고, 경계가 뚜렷하니 스스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야윈 느티나무, 폐사지 쓸쓸함 더해 이곳엔 한 해 한 해 야위어가는 느티나무가 있다. 듬직하고 늠름한 3층 쌍탑 뒤에서, 하나의 배경이 되어 그간 무수히 많은 사진을 장식했을 나무다. 느티나무는 헐벗었다. 망한 절을 두고 떠나던 스님들처럼 나무도 곧 떠날 채비를 하는 것 같다. 승려들은 저 거대하고 웅장한 탑을 두고 애석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떠났을 것이다. 언제고 다시 절이 일어서기를 염원하며 다시 돌아오마 기약했을 것이다. 세상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졌을 승려들은 다들 어디서 해탈하셨을까. 여기서 발아해 한평생 절터를 지키며 늙어가는 저 느티나무는 감은사가 다시 일어서기를 기다리다 열반에 든 노승의 환생인 것만 같다. 지난 여름, 탑이 아니라 나무를 보러 이곳을 찾은 적이 있다. 웅장하게 선 석탑을 더 돋보이게 하는 건 배경처럼 서 있는 느티나무라는 생각을 했다. 깊은 산중에 마음껏 뿌리 뻗고, 마음껏 그늘을 키우는 나무로 발아했더라면 지금쯤 얼마나 더 육중하고 푸르렀을까. 지난 여름엔 이곳에 오래 머물렀다. 학생들이 문화탐방을 왔다 갔고, 모 동호회에서 다녀갔다. 때로는 가족들이, 때로는 관계를 헤아릴 수 없는 모호한 무리가 다녀갔다. 나는 그들을 피해 풀섶에 앉아있거나 누워 있다가 관리인으로부터 눈총을 받거나 주의를 받았다. 절터 아래엔 매일 소박한 난전이 섰다. 마을 어르신들은 내가 건네는 눈빛에 반가워하며 가져나온 곡물보다 더 많은 감포 이야기를 꺼냈다. 어느 역사책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내 귀를 건드렸다. “저 탑 안에서 부처님 사리를 모신 금으로 된 뭣(사리장엄구)이 나왔다 카니더. 우리는 한 번도 보도 못했니더. 우리 같이 나(나이) 많은 늙은이는 봐도 뭔동 모르지만. 그래도 한번 봤으만 좋지. 암, 좋고 말고지” 절집은 사라지고 풀밭이 되었고, 바다는 물러나 뭍이 되었다. 이른 봄 감은사 터 너머로 가뭄 든 대종천 물줄기가 흐릿하게 흐른다. 곧 바다에 당도할 물줄기다. 대종천은 황룡사 9층 목탑을 불태운 몽골군이 황룡사 대종을 동해로 옮기려다가 빠뜨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다로 떠밀려간 종은 비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바다가 뒤집히는 날엔 ‘웅, 웅’ 하고 운다고 했다. 대종이 우는 소리를 저 나무와 석탑은 기억할 것이다. 언젠가 누가 소리 없이 찾아와 겨드랑이를 간질이면 대종의 매무새나 그 울음소리가 어떠했는지 조곤조곤 말해줄 것만 같다. 그때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어느 날 문득 마음이 동하면 나는 또 여기, 감은사 터를 찾아와 종일 앉아 막연한 역사를 떠올릴 지도 모를 일이다. 박시윤 답사기행작가
한부모가족복지시설 경주애가원은 지난달 28일 경주월드를 방문해 입소아동들과 놀이기구 및 공연관람 등을 실시했다. <사진> 이번 경주월드 체험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삼봉개발 경주월드에서 문화·예술 체험활동의 기회가 적은 시설 거주 저소득 한부모가정의 아동들을 위해 입장티켓을 후원해 이뤄졌다. 체험활동에 참여한 아동은 “방학기간 동안 집에만 있다 밖으로 나오니 기분이 좋다. 놀이기구 타는 것뿐만 아니라 K-POP 공연관람도 하고 형, 누나,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어서 좋았다”며 “내년에도 방문하길 바란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윤주 원장은 “방학기간동안 아동들이 특별한 체험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매년 잊지 않고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를 준 경주월드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 아이들이 새로운 여가활동을 또래와 함께 체험하여 더 뜻깊은 날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경주월드는 지난해부터 동절기 스노우파크, 하절기 워터파크 등 매년 두 차례씩 시설 아동들의 건강한 방학 나기를 위한 시설 체험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경주시가 우수 자원봉사자를 예우하기 위해 간병비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간병비 지원사업은 지역 사회를 위해 땀 흘린 자원봉사자들을 예우하고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 대상은 ‘1365자원봉사포털’에 가입하고 누적 봉사 시간이 500시간 이상인 봉사자 가운데 간병 서비스가 필요한 1년 이상 거주 경주시민으로 봉사자 본인 뿐 아니라 배우자도 포함된다. 경주시자원봉사센터로 신청하면 자격 검토 및 승인 절차를 거쳐 지원받을 수 있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1인당 연간 최대 60만원씩, 5년간 최대 300만원이 지원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홈페이지(www.경주자봉.org)를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 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오랜 기간 묵묵히 나눔을 실천해 온 봉사자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자원봉사 참여문화 확산을 위해 앞으로 다양한 인정 보상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시가 전국 최고의 노인행복 도시를 만들기 위해 체계적이고 탄탄한 복지망 구축에 나선다. 시는 올해 △70세 이상 어르신 기본요금 무료택시 운영 △노인일자리 △고령자 주택 △노인종합복지관 운영 △기초연금 지원 △건강관리사업 등에 주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지역에 주소를 둔 만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인당 연 13만2000원씩 택시 기본요금을 지원한다. 1회당 최대 8000원까지 결제 가능하며, 초과 금액은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연말 기준 이용자는 약 4만명으로, 연간 74만4746회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180억원을 투입해 연말까지 4236명의 노인일자리 사업을 수행한다. 노인일자리는 유형별로 △공익활동형(3356명) △사회서비스형(609명) △시장형(271명)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안강 고령자 복지주택은 지난해 5월 103세대 입주가 완료됐다. 황성 고령자 복지주택(137세대)은 올 연말, 내남 고령자 복지주택(90세대)는 내년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고령자복지주택은 어르신 맞춤 설계된 복지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이 복합된 공공임대주택으로, 만 65세 이상 고령자 중 생계·의료 수급자, 국가유공자, 저소득 어르신들이 우선 입주하게 된다. 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상·하반기 수강생 모집으로 취미·건강·교양·정보화 등의 유익한 강좌를 제공한다. 또 당구장, 탁구장, 체력단련실, 바둑·장기실, 도서실의 자율이용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단독가구 최대 30만7500원, 부부가구 최대 49만2000원을 소득 재산 수준에 따라 매월 차등 지급한다. 주민건강지원센터는 소득에 상관없이 65세 이상 센터를 방문한 어르신에게 손목활동량계, 혈당측정기, 혈압계 등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사업을 진행한다. 일정요건을 갖춘 저소득 60세 이상 노인에게는 3곳에서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거동이 불편하고 소득자격 기준에 충족한 어르신에게는 재가노인 식사배달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편 경주시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24년 1월말 6만4521명으로 전체 인구(24만7124명)의 26.1%를 차지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올해 더욱 확대된 다양한 노인복지시책으로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육군 50보병사단은 지난 4일 경주와 구미대대 예비군훈련장에서 올해 첫 예비군훈련을 시작으로 1년간 대구·경북지역 24만여명의 정예 예비군 육성을 실시한다. 사단은 유사시 대구·경북 방호의 핵심전력인 정예 예비군 육성을 위해 △실질적인 부대 증·창설 절차를 숙달하고, 전투원 개개인의 전술 및 작계시행능력, 전투기술 배양을 목표로 훈련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7일 사단 주요 예비군 관계관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비군훈련 발전 세미나를 실시하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사단 동원참모 변동윤 중령은 “지난 2023년 예비군훈련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예비군훈련 간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훈련시설 및 교육시스템을 보완했다”며 “성심을 다한 훈련으로 예비군들이 대구와 경북을 수호하는 핵심전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부자댁을 취재하고 연구하면서 찾은 또 하나의 큰 성과는 가거십훈(家居十訓)과 최부자댁에만 전해오는 몇 가지 오래된 가르침이다. 이들 가르침은 육훈이나 육연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육훈과 육연에 주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그 뜻이 깊고 가르침의 이유도 명확하게 보며 따로 이 부분을 발췌해 보았다. 가거십훈에는 화랑의 세속오계를 거의 다 넣어두었다. 경주라는 인문적 특성이 반영되었을 법하다. 가거십훈은 문자 그대로 집에 있을 때 지키는 열 가지의 가르침인데 그 내용은 생각할수록 최부자댁 선인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가거십훈은 다음과 같다. 인륜을 밝혀라(明人倫) 2. 부모에 효도하라(事親孝) 3. 임금에 충성하라(愛君忠) 4. 가정을 잘 다스려라(宜室家) 5. 형제간에 친해라(友兄弟) 6. 친구를 믿어라(信朋友) 7. 여색을 멀리하라(遠女色) 8. 술에 취함을 경계하라(戒酗酒) 9. 농업과 잠업에 힘써라(課農桑) 10. 경학을 공부하라(講經學) 이런 교훈이 정해진 데는 유교의 덕목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겠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신라 화랑도의 세속오계(世俗五戒)를 거의 다 넣어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당연히 경주라는 인문적 특성이 반영되었을 법하다. 가거십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여색을 멀리하라는 말과 농업과 잠업에 힘쓰라는 가르침 등이다. 여색을 멀리하라는 말은 옛날 양반 본위의 부잣집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가르침이다. 권세 있고 돈 많은 남자들이 가지는 특색 중 하나가 여색을 탐하는 것이었고 조선시대는 공식적으로 축첩을 허용한 일종의 일부다처제 국가였기에 본인이 능력만 되면 첩을 맞는 것이 흉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색을 멀리하라고 한 것은 당시로선 매우 신선하다. 그래서일까 최부자댁은 손이 귀해 두 번이나 양자를 들인 적이 있었을지언정 처첩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적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최염 선생님의 회고였다. 그렇다고 모든 선조들이 일부일처로만 살아온 것은 물론 아니다. 대표적으로 한양에서 벼슬살이하다 낙향한 한 분이 첩실의 몸에서 났지만 집안에서 누구도 그분을 서자로 여기지 않았고 족보에도 일부러 ‘서’자를 쓰지 않아 개인을 존중했다. 그러다가 문파 선생님 대에 이르러 일거에 이런 전통이 사라져버렸는데 상해 임시정부에서 재무부장을 하신 최완 선생을 제외하고는 문파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형제들이 첩실을 두는 일이 생겼고 이후 후대에서도 첩을 두는 일이 다반사가 되고 말았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조상 전래의 훈육을 지키지 않은 탓에 최부자댁 부의 기운이 쇠했다고 말한다. 농업과 잠업, 특히 농업에 힘쓰라고 한 부분이 그 시대의 특성을 반영한 가르침이다. 농경사회에서 농사란 당연히 힘써야 할 최고의 덕목이니 달리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잠업은 명주를 만드는 기초 작업으로 근대 이전까지 매우 중요한 고부가가치 산업이었다. 아무리 질 좋은 명주를 만들고 싶어도 양잠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명주를 생산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잠업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몸소 행한 분이 2대 최동량(1958~1664) 공인데 역시 조금이나마 시대를 앞서간 것은 틀림없고 그런 면에서 아들인 최국선(1631~1682) 공이 부를 일으킬 최소한의 정신적, 경제적 밑거름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이 가거십훈 이외에도 육훈과 비슷한 비중으로 내려오는 가훈이 몇 개가 더 있다. 육훈이나 육연이 유명해져서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보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집안을 다스리거나 세상과 소통하는 면에서 육훈에 못지 않은 지혜가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양입위출(量入爲出)하라’는 교훈이 있다. 이 말은 ‘들어오는 양을 보고 나가게 하라’는 말로 쉽게 설명하면 수입에 맞추어 지출하라는 의미이며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욕심내지 말고 근검절약하라는 말도 된다. 많은 경우, 작은 부를 이룬 사람들은 그 부를 바탕으로 더 큰 일을 벌이다가 오히려 부를 잃고 좌초한다. 그러나 들어오는 수입에 맞추어 지출하면 쉽게 망하지 않는다. 더구나 만석꾼이 수입을 헤아리는 것은 상당한 세심함이 필요하다. 도처에서 농작물과 특산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해도 수입을 과대하게 여길 수 있고 그래서 함부로 돈을 쓰다가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가산을 탕진한다. 흔히 부자가 3대 가기 힘들다는 말은 바로 양입위출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생긴 속담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부를 이룬 사람이나 그 2세까지는 부를 이루는 과정도 알고 그 규모도 정확하게 알지만 아무런 고생 없이 그 혜택을 누리는 손자는 재산을 믿고 함부로 써대기 때문에 부를 유지하기 힘든 것이다. 갑질이 난무하는 시대, 함께 살아가는 세상 위해 최부자댁 지혜에 눈뜨고 귀 기울여야! ‘물건값 깍지 말고 파시(罷市)에 장보지 말라’는 가르침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것은 갑질논란이 난무하는 우리 시대 육훈보다 더 신중히 들어야 할 교훈일 수도 있다. 물건값을 깎지 말라고 한 것은 소비자 중심이 아닌 생산자의 노고를 십분 이해하려는 전향적인 모습이다. 전성기의 최부자댁은 고정적인 식솔들이 50여명이고 하루 과객만 해도 무려 100여명에 이르는 대식구였다. 무엇이건 엄청나게 소비하는 집이므로 고기며 과일이며 야채며 생선을 막론하고 최부자댁에 물건을 대려면 물건값을 낮추어서라도 거래를 트고자 했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요즘 정부나 기업들처럼 ‘최저가 입찰’ 같은 것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원성을 쌓는 일임을 최부자댁 조상님들은 누구보다 분명히 알았고 가훈을 통해 대대로 이를 금지함으로써 다방면의 생산자들과 상생하는 바탕을 마련해 온 것이다. ‘파시에 물건 사지마라’는 말도 이러한 교훈이 당연한 연장선에 있다. 파시(破市), 즉 시장이 끝나는 시간이 되면 물건을 빨리 팔아치우기 위해 값을 내려서 팔기 마련이다. 가격도 내려 가지만 물건의 질도 한창때보다는 현격히 떨어진다. 특히 냉동이나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 고기나 생선 등은 파시가 되면 절반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지만 고기가 상할 수도 있어서 생산자나 소비자나 부담을 안기 마련이다. 반면 파시에 물건을 거래하면 생산자는 떨이로 물건을 남기지 않아서 좋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 살 수 있는 장점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최부자댁 조상님들은 물건이 가장 좋을 때를 골라서 사면 물건을 파는 사람은 제값을 받아서 좋고 물건을 사는 사람은 최고의 상품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서로 효용이 높아진다고 판단하고 이를 장려하고 실천했다. 이것은 사실 부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역발상이기도 하지만 부자이기 때문에 솔선수범해야 하는 사회적 의무기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부자가 이러한 사회적 기능을 무시하면 이른바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의 사회불평등구조와 상호신뢰가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형성된다. 소비자가 소비력을 이용해 자꾸만 싼 가격으로 생산단가를 후려치고 생산자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질 낮은 상품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게 된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품의 질을 정해 두면 생산자는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공급하다 결국 수익을 맞추지 못한 채 도산하고 만다. 그러면 그 원망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되고 이로써 사회적 분노가 자라나 불신풍조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더 심각한 사회문제는 부자 혹은 재벌들이 자신들의 소비력을 믿고 생산까지 함으로서 기존의 생산자들을 일거에 몰아내는 재벌독점구조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그야말로 오늘날 대부분 대형마트의 현주소이기도 하고 재벌들의 맨얼굴이기도 하다. 나는 가끔씩 최부자댁 선인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 지 궁금할 때가 있다. 갈수록 전통 재래시장은 기능이 쇠퇴하고 동네 상권은 전방위에 걸쳐 대기업이 독점하고 부자들은 수시로 이곳저곳에서 횡포를 부리며 갑질논란을 일삼고 있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양입위출은커녕 대책 없이 쓰고 닥치는 대로 벌며 자신을 살찌워준 일반대중을 우습게 보고 함부로 업신여기는 것이다. 최부자들이 보시면 기절초풍하실지 모른다. 최부자댁이 소작농들이나 백성들에게 늘 겸손했던 것은 아무리 청부 아니라 무슨 부자라도 혼자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명확한 사실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개간지를 일궈도 백성들과 함께 일구었고 소작도 백성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12대 400년 혹은 10대 300년 넘게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누구는 백성들을 개돼지라 부르며 망발을 일삼았지만 백성은 결코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고작 수십 년 혹은 한두 대에 걸쳐 부를 이루고 유지했다고 세상이 다 제 손안에 있는 것처럼 군림하려 든다면 과거에는 화적당이 그들을 가만두지 않았고 지금은 소비자가 그 부를 순식간에 앗아갈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다 같이 누리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 위해 최부자댁 지혜에 눈뜨고 귀 기울여야 한다.
가장 무섭고 두려운 질병으로 많은 사람이 치매를 꼽는다. 이런 두려움은 뇌영양제 구입으로 이어지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뇌영양제가 정말 뇌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을까? 뇌기능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요즘 자주 깜빡해요. 제 주변 친구들이 치매를 예방한다면서 뇌영양제를 먹고 있는데 저도 처방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처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며, 뇌영양제 처방을 상의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뇌기능 개선제, 또는 뇌영양제로 알려진 약은 ‘콜린알포세레이트’이다. 인터넷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검색해보면, ‘뇌신경 손상으로 저하된 신경전달 기능을 정상화하고, 손상된 뇌세포에 직접 작용하여 신경세포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나온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치매 초기나 치매 환자에게만 일부 제한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있지만, 치매가 없는 사람에게 인지기능 개선이나 치매 예방 효과는 없다. 치매치료제의 효능·효과도 근거의 수준이 낮아서 의약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약제가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으로 규정됐다. 또한 국내에서와 같은 효능으로 홍보했던 현지 제약사들을 상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제재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국내에선 마치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예방하는 약제처럼 홍보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건강보험료 청구 순위에서 단일 품목으로 항암제에 이어 2등을 차지하여, 2021년에는 콜린알포세레이트 단일 성분의 처방액이 5000억원에 달했다. 뇌영양제 복용,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치매 예방 효과가 없는 뇌영양제를 오래 복용할 경우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 약은 구역, 불면, 적개심, 신경질, 경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더구나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뇌졸중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국내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 연구팀이 2021년 50세 이상 성인 1200만여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콜린알포세레이트 복용 여부 및 복용 기간 등을 추적 관찰한 결과,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43%, 뇌경색은 34%, 뇌출혈은 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미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표본에서 제외했으며, 나이, 성별, 기저질환 등 기타 뇌졸중 유발요인을 동일하게 조정한 만큼 결과의 신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콜린은 적색육, 생선, 계란 등에 풍부한 물질이라 기억력 등 뇌기능에 관여할 수 있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에 의해 염증과 혈액 응고를 촉진할 수 있는 ‘트리메틸아민-N-산화물(TMAO)’이라는 화학물질을 생산한다. 비슷한 기전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과량 섭취하면 혈중 TMAO 상승으로 이어져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도 있는 것이다. 치매예방약으로 흔히 알려져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뇌영양제나 뇌기능 개선제가 아닌 치매 환자에게 특화된 의약품이다. 모든 약에 부작용이 있듯이 이 약제도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남용하게 되면 오히려 뇌졸중의 위험만 높일 수 있다. 뇌기능은 어떻게 해야 좋아질까? 금연, 금주, 균형 있는 식생활, 운동, 양질의 수면 등 건강한 생활습관만 꾸준히 실천해도 치매뿐 아니라 뇌졸중도 예방할 수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이야말로 안전하고 확실한 뇌기능 개선 비법이다. 글: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공고번호 : 경북-경주-2024-00146 2월 27일 경주시 천북면 천북로 41-42에서 발견 사람을 잘 따르고 애교가 많아요(피부병 조금 있음) 믹스견 / 여아 / 접종x / 중성화x / 3개월 / 1.7kg 입양문의 054)760-2883 ※반려동물이 실시간 입양됐을 수 있으니 확인 전화바랍니다.
전통과 현대가 만난 경주시립 신라고취대의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경주의 문화적 가치를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경주시립고취대가 오는 21일 저녁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제5회 정기연주회 ‘봄날’을 개최한다. 국악인 오정해 씨가 사회를 맡아 프로그램을 이끄는 이날 공연은 김현호 예술감독 취임을 기념하는 연주회로 특히 김 감독의 새로운 예술적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공연 프로그램으로는 ‘천년의 신화’를 주제로 한 고취공연을 시작으로 엄선민소울무용단의 ‘아침을 두드리는 소리’와 ‘장구춤’, 더불어 김수연, 곽민진의 ‘강원Song’, 오정해의 소리 ‘사철가, 상주아리랑, 군밤타령’, 장사익의 소리 ‘찔레꽃, 꽃구경 가요, 국밥집에서, 아리랑), 풍악광대놀이예술단의 사물놀이를 위한 협주곡 ‘신모듬 3악장 놀이’ 등이 예정돼 있다. 특히 전통 국악 관현악곡과 함께 현대악기 연주자와 협연도 예정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멋스러운 무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음악의 철저한 고증과 재현으로 탄생된 경주시립신라고취대는 고취대 행렬 및 퍼포먼스뿐 아니라 전통음악으로부터 현대적 창작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주로 풍성한 국악관현악단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지난 1월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김현호 지휘자는 “고취대의 전통을 제대로 계승하고, 또 이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해석해 더 대중적인 예술로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경주시만의 고유한 문화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더불어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며,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경주의 문화가치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신라고취대의 이번 공연을 통해 따스한 봄날 소중한 추억 하나가 쌓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현호 신임감독은 경북도립국악단 악장을 역임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호 진주검무 이수자며, 국가무형문화재 제2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로 현재 김천시립국악단, 영남국악관현악단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며 전석 5000원으로 티켓링크 1588-7890,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경주시립예술단 1899-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