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면서 지자체의 문화정책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공공미술관 설립이 늘어나고 있다. 공공미술관은 공립미술관이라고도 불리며 지자체가 설립·운영하는 비영리 목적 미술관이다. 시민들에게 전시와 교육을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가 1991년 제정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하면 ‘미술관이란 문화, 예술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 향수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박물관 중에서 특히 서화, 조각, 공예, 건축, 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하는 시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술관은 크게 국립미술관, 공립미술관, 사립미술관, 대학미술관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이중 공립미술관은 전국 64개(경북도내 5개) 가운데 경주는 경주예술의전당 내 ‘알천미술관’과 경주엑스포 공원 내 ‘솔거미술관’ 두 곳이 존재한다. 현재 경주는 두 공립미술관 모두 전시, 교육, 체험, 연구 등 외형적으로는 신라천년의 고도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근시안적 정책에 따른 지역미술관의 정체성 모호함, 안일한 운영체계 등 공립미술관으로 공공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한국근현대미술 중심지인 경주의 위상 제고를 기대하며 타지역 공립미술관 운영 사례들을 바탕으로 경주 공립미술관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경주 공립미술관, 제도적 문제점 및 개선방안 1980년대 중반 박물관법이 재정·공포되면서 박물관 시행규칙이 만들어지고 1990년대 지방자치제가 실시돼 지자체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공립미술관 설립이 늘어났다.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국고 지원을 받아 공립 박물관·미술관을 세웠지만 무분별한 난립과 부실한 운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립미술관의 질을 높이고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립미술관 등록 3년이 경과한 64개관 공립미술관 가운데 55개관(2019년 기준)을 평가한다.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도 올해 평가 대상 기관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평가 기준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시행령에 따른 △설립 목적의 달성도 △조직·인력·시설 및 재정 관리의 적정성 △자료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전시 개최 및 교육 프로그램 실시 실적 △공적 책임 등 5개 항목이다. 문체부는 평가인증 결과를 바탕으로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우수 기관 소속 공무원 포상, 우수 운영 사례집 발간, 대국민 홍보 지원 등 우수 기관 보상을 강화하고, 모범사례 공유 확산과 미인증기관 대상 상담, 평과 결과 연수회 등을 추진하게 된다. -설립목적의 구체화 및 체계적인 소장품 관리 필요 많은 수의 미술관이 건립되고 운영되는 것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이미지 제고, 혹은 구색 갖추기 문화시설 정도의 계획으로 미술관 설립돼서는 안된다. 명확한 설립목적을 가지고 건립되어야 하며, 뚜렷한 성격 재정립과 차별적 운영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보다 구체화한 설립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은 공연장으로 만들어진 경주예술의전당의 숨은 공간을 찾아내 전시실로 꾸미고 공립미술관 등록조건을 갖춰 등록한 경주 최초의 공립미술관이다. 경주 한국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 화백의 작품 기증 의사로 건립이 추진된 솔거미술관 역시 공립미술관의 최소한의 조건에 맞춰 등록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이 경주의 두 공립미술관의 경우 뚜렷한 정체성을 세우지 못한 채 운영이 시작된 것이다. 공립미술관의 공공성 부여는 미술관이 담는 내용으로 담보된다. 알천미술관 수장고에는 그동안 흩어져 있던 신라미술대전의 대상매입작품과 아트경주에서 매입한 작품, 경주작가릴레이전에 참여한 작가의 기증작 등 356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산발적인 방향의 즉흥적인 소장품 수집은 미술관 성격의 모호성을 드러내게 된다. 솔거미술관의 경우 소산 박대성 화백의 기증 작품인 그림 436점, 글씨 182점, 도자기 11점, 부채 12점, 벼루 73점, 먹 117점 등 831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공립미술관은 공공의 기관으로 소장품의 확충, 보관 및 보존, 정보나 자료 제공의 의무 등을 다해야 하는 반면 알천미술관과 솔거미술관은 아직 소장품 구매 예산편성이 되지 않고 있다. 또 경주의 공립미술관 출범이 만 5년이 지났지만, 전문 인력 확충이 미비한 상황이다. 두 기관 모두 학예사가 1명 이상 상시 근무해야 하는 요건에만 겨우 맞춘 채 미술관 전담 학예팀도 없이 운영하다 보니 구조적으로 미술관 업무와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미술관은 소장품을 수집, 관리, 연구 등 소장품 자체의 중요성보다는 그 소장품을 매개로 활발한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다. 따라서 소통을 매개로 활용하기 위한 소장품 수집은 미술관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도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이라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북미술의 진원지 경주 경주미술은 1930년대를 시작으로 9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라 천년의 찬란한 문화가 융성했던 고대문화의 유적지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근·현대미술에서도 뚜렷한 활기를 보여 왔다. 일제강점기로 얼룩진 근대미술에 대한 다방면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근대미술 도입 이래 유수한 미술인을 배출한 경주는 그 저력을 바탕으로 해방 직후 ‘경주예술학교’가 설립돼 전국의 유명화가들이 모여들었으며 이곳에서 활약한 상당수의 작가는 한국미술사에 기록돼 있다. 특히 경북 내에서 가장 일찍 서양미술을 정착시키면서 지역미술의 자생과 토착의 과정이 선행됐던 경주미술은 경북미술의 진원지라 해도 이견이 없다. 90여년의 경주미술문화의 전통성과 역사성은 문화예술분야에 있어 지속가능한 경주의 미래를 담보하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관람자에게 더 체계적이고 다양화된 미술관 문화를 향유할 기회가 제공될 것이며,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중복된 문화공간에 대한 투자를 방지해 재정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또 미술관 고유 성격의 확립으로 미술관 존립의 이유를 확고히 할 수 있다. 이처럼 경주의 근·현대 미술을 관리·연구하고, 전시기획에 반영하고 중심을 잡아나간다면 역사와 문화예술이 함께 숨 쉬는 경주만의 특별한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지역문화예술 이끌어갈 작가 발굴 21세기 한국미술을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 신진작가 발굴 및 지원은 앞으로 한국미술에 불러일으킬 새로운 미술과 지역의 역량 있는 미술인 배출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 지방 미술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지역 작가존재 여부에 대해 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이는 한국미술계가 이미 지나치게 중앙집권화한 현 상황에서 지역작가는 중앙화단에 입문해야만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탈 수 있는 탈 지방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의 모든 미술 문화는 거의 전적으로 서울에 의존하고 있음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알천미술관에서는 2013년 경주작가릴레이전을 기획해 공모 선정을 통해 작가들에게 개인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솔거미술관에서도 지난해부터 경북미술인 지원사업을 통해 개인전을 마련 등 신진작가들을 발굴하는 형식의 공모전이나 기획 초대전을 개최하며 지역미술 자체의 경쟁력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지역미술의 인프라를 넓혀 나가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지역 미술의 미래를 꾸준히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레지던시 공간 제공, 작품 구매, 아트마켓 마련 등 다방면으로 작가를 지원할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전문성과 대중성 있는 전시기획 미술관은 차별화한 대중을 위해 작품을 수집, 보존함으로써 찬양받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순수미술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사람들도 그런 대중 속으로 끌어들이라는 요청을 받는다. 전시기획에 있어 공공성과 전문성이라는 것은 결국 미술관의 전시가 얼마나 일반 대중들과 소통이 잘 이루어지며 동시에 문화기관으로 공유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느냐는 것을 말한다. 미술관의 전시는 일반 대중에게 작가나 미술사의 중요한 흐름을 접할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현대미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역할도 염두해야 한다. 하지만 경주의 공립미술관의 경우 두 기관 모두 경주시와 경북도의 출연기관으로 인력과 예산 문제로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 현재 최소한의 조건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필요로 하는 블록버스터형 전시 유치는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미술관 주인은 관람자, 전시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 모색 미술관은 전시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는 관람자와의 소통을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 전시활동과 소장품이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의 근본은 전시로부터 이뤄지며, 그 전시는 소장품으로부터 시작돼 미술관 교육은 관람자들이 소장품 혹은 전시를 보다 잘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다. 따라서 전시나 소장품을 매개로 한 다양한 관람자층을 위한 연령별, 계층별,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관람자 연구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되고 체계적으로 연구돼야 한다. 미술관이 존립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전시와 소장품 수집, 보관, 연구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공공이라는 관람자에게 문화적 체험을 제공하기 위함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미술관의 주인은 관람자이다. #오랜 숙원, 경주시립미술관 건립 구체화 지난 24일 제50회 기념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정기회원전이 경주예술의전당 알천갤러리 갤러리 해에서 펼쳐졌다. 이날 주낙영 경주시장은 오프닝 축사에서 경주시립미술관을 건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주낙영 시장은 “인구가 26만명도 채 되지 않는 중소도시에서 운영비가 엄청나게 드는 미술관 건립은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경주예술의전당을 보자. 지금도 적자로 운영되고 있지만 다양한 사업운영과 활동에 따른 성과를 내고있다. 게다가 경주예술의전당 운영으로 인해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시립미술관 건립은 소비가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한다”면서 “경주는 신라천년고도이기 때문에 역사문화도시라는 DNA를 바꿀 수는 없다. 그것이 우리 정체성이다. 시립미술관과 기존의 공립미술관을 활용해 기획전시와 경주 예술인들의 대관전시 등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선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그래서 경주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이 경주의 전통문화예술을 찬양하고, 또 시민들에게는 문화예술적 소양을 향상시키고 정서적 힐링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경주시립미술관 건립 추진을 구체화했다. 현재 경주시는 시립미술관 추진을 위해 추진위원회 구성에 나섰다. 당초 지난 4월 천북면 물천분교 터를 시립미술관 후보지로 제시한 적 있지만, 시의회의 반발로 현재 경주엑스포공원 내 솔거미술관 부근과 보문단지 내 경상북도 문화관광공사 사옥 등 두 곳을 다시 시립미술관 후보지로 내세웠다. 시립미술관 건립이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소통시키는 상징으로 경주의 도시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지역문화예술발전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지만, 뚜렷한 정체성을 세우지 못한 채 지방자치단체의 이미지 제고, 구색 갖추기 문화시설 정도의 계획으로 미술관이 설립된다면 머지않아 지역민들의 비판은 거세질 것이다. 미술관 건립은 막대한 예산과 인력, 시간이 투여되기 때문에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오늘날 미술관은 미술품의 수집과 보존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은 물론 시민의 문화기관으로 새롭게 변화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정체성 잃은 경주공립미술관 두 곳 역시 순서는 바뀌었지만, 경주만의 특수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경주만의 정체성을 미술관의 비전과 조직, 프로그램 속에 녹아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면서 지자체의 문화정책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공공미술관 설립이 늘어나고 있다. 공공미술관은 공립미술관이라고도 불리며 지자체가 설립·운영하는 비영리 목적 미술관이다. 시민들에게 전시와 교육을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가 1991년 제정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하면 ‘미술관이란 문화, 예술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 향수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박물관 중에서 특히 서화, 조각, 공예, 건축, 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하는 시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술관은 크게 국립미술관, 공립미술관, 사립미술관, 대학미술관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이중 공립미술관은 전국 64개(경북도내 5개) 가운데 경주는 경주예술의전당 내 ‘알천미술관’과 경주엑스포 공원 내 ‘솔거미술관’ 두 곳이 존재한다. 현재 경주는 두 공립미술관 모두 전시, 교육, 체험, 연구 등 외형적으로는 신라천년의 고도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근시안적 정책에 따른 지역미술관의 정체성 모호함, 안일한 운영체계 등 공립미술관으로 공공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한국근현대미술 중심지인 경주의 위상 제고를 기대하며 타지역 공립미술관 운영 사례들을 바탕으로 경주 공립미술관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경주 공립미술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과 경주솔거미술관 #복합문화공간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경주예술의전당 내에 위치한 알천미술관은 공연장으로 만들어진 경주예술의전당의 숨은 공간을 찾아내 전시실로 꾸미고 공립미술관 등록 조건인 △자료 100점 이상 △학예사 1명 이상 △100㎡ 이상의 전시실, △수장고 등을 갖추어 2015년 5월 등록된 경주 최초의 공립미술관이다. 부지면적 3만1595㎡, 건물 총면적 1만1860㎡에 갤러리 해, 어린이 갤러리, 갤러리 달, 갤러리 별 등 총 4개 공간 1564㎡를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수장고 2개(총면적 127㎡)를 갖추고 있다. 소장품은 총 356점을 보유하고 있다. 알천미술관은 지자체가 목적을 가지고 세운 미술관이 아닌 공립미술관의 이점을 활용하고자 최소한의 자격 조건을 갖춰 등록한 미술관이다. 경주시 출연기관인 (재)경주문화재단이 위탁관리를 하는 알천미술관은 정학예사 1명 외 경주문화재단 직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0년 전시사업 예산은 시비(출연금) 2억2000여만원으로 전시행사비, 일반운영비 등이 예산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공립미술관으로 역할을 담당하고자 경주 근현대미술을 쫓는 기획전을 열어왔다. ‘경주예술의전당 소장품展, 참 좋은 경주(2014)’, ‘박목월 탄생 100주년 기념전-목월, 그림으로 환생하다(2015)’, ‘손일봉 110주년 기념전-어느 천재 화가의 꿈(2016)’, ‘특별전-계림, 신화의 숲(2017)’이 등을 진행했으며,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와 함께 경주근현대미술사를 조명하는 학술세미나를 2차례 진행한 바 있다. 2013년부터는 경주 작가의 전시를 지원하는 ‘경주작가릴레이전’을 꾸준히 개최해오며 지역미술인들의 활동을 독려했고, ‘경주&이간 작가교류전(2016,2017)’ ‘지역교류전-도시5감(2019)’ 등을 열어 타지역 미술인들과의 교류도 적극 주선했다. 알천미술관의 2019년 선보이는 전시는 ▷지역교류전 ‘도시5감’ ▷기획전 ‘에코, 아이코’ ▷경주작가릴레이전 ‘송해용, 이지현, 최정우, 김슬비’ 등 총 11건의 기획전(총 관람객 11만명)과 17건의 대관전(207일, 2만6000명)이 진행됐다. 시청과 국제문화교류관, 중심상가 갤러리에 미술품 대여 3건, 11점을 진행했다. 그해 2018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에서 ‘만화의 울림:전쟁과 가족’이 서면평가 결과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경주예술의전당 개관 10주년 기념해 기획한 특별전 ‘경계를 넘다 : 변월룡’전은 2020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문예회관 기획·제작 프로그램(전시분야)으로 최고지원금을 확보했다. 알천미술관 김민정 학예사는 “알천미술관은 처음부터 미술관을 염두에 두고 지은 공간이 아니라 공립미술관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학예사와 경주문화재단 구성원들의 의지와 노력으로 공립미술관으로 등록됐다. 인력과 예산 문제로 많은 제약이 따르다 보니 여전히 최소한의 조건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공립미술관으로 다소 제한되고 한계가 있는 공간이지만 시민들이 문화예술적 소양을 향상시키고,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성실히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미술관 경주솔거미술관 경주솔거미술관은 한국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1945~) 화백이 작품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건립이 추진된 이래, 2012년 경주엑스포공원 내 아평지 인근에 자리 잡았다. 수묵으로 독자적 예술세계를 이룩한 박대성 화백은 2000년 경주 남산자락에 정착해 석굴암, 불국사, 남산불적 등 신라 대표적 문화유산이 지닌 한국의 우수함을 작품으로 녹여냈다. 박 화백은 제도권 교육 대신 독학으로 익힌 한국화를 독창적 방식으로 표현해 호평을 얻었으며, 한국은 물론 대만, 일본, 독일, 프랑스, 터키, 미국, 중국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 정도로 국제적 명성을 떨쳤다. 전통적 소재와 기법을 통해 현시대를 드러내고 한국화 현대화에 이바지, 실경 산수를 독보적 화풍으로 이룩한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경주솔거미술관은 2008년 박대성 화백이 소장품 기증 의사를 밝히고 이어 경주시에서 미술관 건립 의사를 밝히면서 당초 경주시립 박대성 미술관으로 개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명칭 문제로 지역 예술인의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고, 2011년 신라의 화가 ‘솔거’로 명칭과 건립계획을 변경해 2015년 8월 21일 개관했다. 부지 1만4880㎡, 건물연면적 1574㎡로 주요시설로는 △지상1층(586.91㎡) - 박대성전시관1,2,3, 수장고, 공용부, 창고 △ 지상2층(753.55㎡) - 박대성전시관4,5, 기획전시실1,2, 아카이브실, 아트샵, 사무실, 공용부 △지하1층(166㎡) - 기계실, 창고 등을 갖추고 있다. 건물자체도 하나의 작품인 경주솔거미술관은 빈자의 미학을 실천하는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했으며, 박대성 화백과 경주미술협회, (재)문화엑스포가 함께 세운 미술관이다. 경상북도 출연기관인 (재)문화엑스포가 위탁관리를 하는 솔거미술관은 정학예사 1명 외 TF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020년 예산은 10억(도5억, 시5억)으로 전시행사비, 인건비, 일반운영비, 시설비 등이 예산으로 사용되고 있다. 관람객 수는 2016년 1만3501명(수입금 입장료 589만8000원, 기념품 610만원), 2017년 2만7987명(수입금 입장료 5495만5000원, 기념품 3267만6000원), 2018년 6만6145명(입장료 4914만3000원, 기념품 1021만7000원), 2019년 14만1660명(입장료 1억6770만3000원, 기념품 4671만2000원), 2020년 9월 30일 기준 5만5299명(4개월 휴장, 수입금 입장료-통합, 기념품 1만4026원)으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경주 대표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솔거미술관은 현재 △소산그림 436점, 소산글씨 182점, 도자기 11점, 부채 12점, 벼루 73점, 먹 117점 등 총 831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 지원으로 운영되는 경주솔거미술관은 공립미술관으로 박대성 화백의 상설 전시와 특별전, 경주미술협회가 주관하는 기획전시와 전시연계 프로그램인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영·호남 수묵화 교류전-수묵에 투용된 사유(18.11.20~19.2.24)’-회화, 61점, 참여작가 70명 중 경북작가 27명 ▷‘경주·색다른 시선(18.12.8~19.2.24)’-사진, 21점, 참여작가 4명중 경북작가 2명 ▷‘경상북도 독립운동 유적지 그림전(19.3.29~19.6.16)’-회화, 40점, 참여작가 40명 전원 경북작가 ▷‘전통에 묻다(19.3.5~19.9.5)’-회화·공예, 41점, 참여작가 4명 중 경북작가 2명 ▷‘토수 황술조(19.6.25~19.9.15)’-회, 10점, 참여작가 7명 전원 경북작가 ▷‘문화로 여는 미래의 길(19.10.11~19.11.24), 회화·조각, 119점, 참여작가 7명 전원 경북작가 등 상설전 1회, 기획전 4획, 특별전 1회 등 총 6회의 전시가 진행됐다.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는 영유아 가족을 대상으로 한 체험프로그램과 박대성-이왈종 작가와의 대화, 윤광조 작가와의 대화, 뮤뮤콘서트, 솔거 어린이 미술대회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2020년에는 ▷‘소산 박대성 상설전(19.11.25~20.6.21)’-회화, 93점 ▷신수원·유건우 전-경북미술인지원사업(19.11.25~20.2.23)-회화, 21점, 참여작가 2명 전원 경북작가 ▷‘경주원로작가초대전(20.5.8~20.8.19)’-회화, 20점, 참여작가 14명 중 전원 경북작가 ▷‘우리 미의 특성을 찾는 3인의 여정(20.6.29~20.11.8)’-회화·조각, 35점, 참여작가 3명 중 경북작가 1명 ▷‘경북근대 수채화의 전통과 맥(20.8.28~20.10.25)’-회화, 35점, 참여작가 11명 중 전원 경북작가 ▷‘강형수·홍경표 전-경북미술인 지원사업 선정작가전 파트1(20.11.2~12.20)’ ▷(예정)‘박대성 기획전 서화,조응하다(20.11.24~21.6.20)’-회화, 50점 ▷(예정)‘김창수·남상헌 전-경북미술인 지원사업 선정작가전 파트2(20.12.25~21.2.21) 총 8회의 전시가 진행 및 예정돼있다. 솔거미술관은 올해 작가의 방을 재현한 ‘미술관 속 아뜰리에’라는 감상 및 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처음 진행했으며, 지난 2일에는 ‘김경인, 심정수, 박대성, 노주현’이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솔거미술관 이재욱 학예사는 “솔거미술관은 작품구입비가 따로 책정돼 있지않다. 현재 작가 계약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미술은행 시스템 등을 활용해 미술관의 정체성을 부각시킬 수 있고, 지역민들과 공감 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솔거미술관이 대중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공립미술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솔거미술관 운영위원회를 꾸렸다. 앞으로 한국전통회화와 지역미술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면서 지자체의 문화정책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공공미술관 설립이 늘어나고 있다. 공공미술관은 공립미술관이라고도 불리며 지자체가 설립·운영하는 비영리 목적 미술관이다. 시민들에게 전시와 교육을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가 1991년 제정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하면 ‘미술관이란 문화, 예술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 향수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박물관 중에서 특히 서화, 조각, 공예, 건축, 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하는 시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술관은 크게 국립미술관, 공립미술관, 사립미술관, 대학미술관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이중 공립미술관은 전국 64개(경북도내 5개) 가운데 경주는 경주예술의전당 내 ‘알천미술관’과 경주엑스포 공원 내 ‘솔거미술관’ 두 곳이 존재한다. 현재 경주는 두 공립미술관 모두 전시, 교육, 체험, 연구 등 외형적으로는 신라천년의 고도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근시안적 정책에 따른 지역미술관의 정체성 모호함, 안일한 운영체계 등 공립미술관으로 공공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한국근현대미술 중심지인 경주의 위상 제고를 기대하며 타지역 공립미술관 운영 사례들을 바탕으로 경주 공립미술관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타지역 공립미술관,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286, 등록일 2011.9.1.) 모네, 세잔, 샤갈, 로댕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찾아가야 볼 수 있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대형 예술 공연장인 고양아람누리 초입에 위치한 아람미술관은 넓이 1369.57㎡ 높이 4m의 전시공간을 가지고 있다. 우수한 국내 작가들을 발굴, 육성해 한국미술의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으며, 회화, 조각, 사진, 미디어, 디자인 등 다양한 세계 미술 경향을 국내에 소개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아람미술관은 고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공립미술관이다. 수준 높은 국내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국제전시 및 실험적인 현대미술 전시를 지향하는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은 전 국립현대미술관 정준모 학예실장을 미술감독으로 위촉해 2007년 문을 열고 본격 운영에 나섰다. 고양문화재단 미술관과 시작을 함께한 김언정 학예사는 “아람미술관 개관과 함께 전 국립현대미술관 정준모 학예실장님을 전시 감독으로 모셔서 2년간 미술관 운영에 대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 선보인 기획전 ‘프렌치모던’도 그분의 역학관계로 인한 인연으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갤러리는 작품을 판매하는 곳이고, 미술관은 중요한 미술계의 흐름을 보여주고, 그 흐름을 제시하는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연구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그 기능이 다름을 헷갈리는 지역미술인들의 적지 않은 불만과 간섭도 감내해야 했다고. 김 학예사는 “지역미술인들의 전시 지원은 대관 공간, 기획 전시는 미술관이라는 공간 분리를 통해 미술관 체계를 잡으려고 노력했다”면서 “다행히 고양시에는 미술인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지역미술인들의 의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미술인들에게 필요한 정책(예, 레지던시 공간 제공, 작품 구매, 작품 팔 수 있는 마켓 마련, 국내외 유명 아트페어 부스 마련 등)을 정확하게 짚어낸다면, 미술관, 지역미술인 불만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등록일 2003.2.28.) 박수근 미술관은 작가의 작품세계와 예술혼을 기리는 동시에 지역의 대표 문화공간이 되고자 2002년 10월 25일 박수근 작가의 생가에 건립됐다. 박수근 선생의 소박한 삶과 작품세계를 연구하고 이를 전시, 교육, 출판사업 등을 통해 재조명하고 있으며, 역량 있는 작가들이 창작활동에 몰두 할 수 있도록 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술관은 박수근 작가의 손길이 담겨 있는 유품과 유화, 수채화, 드로잉, 판화, 삽화 등 여러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를 선별해 상설 전시하고 있으며, 박수근 작가와 동 시대에 활동했던 근현대 한국 화단의 주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도 소장, 연구, 기획 전시하고 있다. 박수근미술관 엄선미 관장은 “박수근 미술관은 선생님의 삶과 예술세계를 연구하고 전시하는 ‘박수근기념 전시관(2002)’ 한 동으로 시작해 다양한 주제로 기획전을 개최하고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교육과 세미나가 진행되는 ‘현대미술관(2005)’, 박수근 선생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자연에 새겨진 익숙한 질서를 존중하는 기념홀인 ‘박수근 파밀리온(2014)’, 어린이미술관(2020)이 차례로 지어지면서 작가미술관이지만 종합미술관으로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면서 “국비 사업으로 건물이 조성됐지만, 미술관 정체성에 맞는 콘텐츠와 운영이 중요하다. 박수근미술관이 성장하기까지 이 공간이 우리에게 어떤 자부심과 자긍심을 주는지 타당성을 함께 공감하는 지역사회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리에 반고흐 기념관이 있다. 죽기 두 달 전 반고흐가 머물렀던 곳인데 반고흐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큐레이터가 수십년동안 자발적으로 운영하면서 반고흐에 대한 모든 자료를 갖춰가고 있다. 아주 작은 기념관이지만 그의 생애와 흔적, 연구 자료들 때문에 반고흐를 사랑하는 사람은 반드시 찾아간다”면서 “아카이브를 잘 정리하고 활성화해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박수근을 알고자 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박수근 미술관에 가봐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수근미술관은 올해 3월 박수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나무와 두 여인’을 7억8750만원에 소장했다. 엄 관장은 “박수근 생가터에 미술관이 처음 개관할 때만 해도 컬렉션은 전무했고, 돈을 들여 작품을 산다는 의식도 부족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변화됐다. 군에서도 얼마가 됐든 얼마가 됐든 꼭 사라고 힘을 실어주셨다”면서 미술관의 공간과 작품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식변화에 감사의 뜻을 내비쳤다.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등록일 2014.7.8.) 미술관 건물 앞으로 계곡이 흐르고 울창하게 가꾼 수목 사이로 조각 작품이 장관을 이룬다. 미술관 외형은 단조로워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창문과 천장의 각도, 크기, 계단의 꺾임, 채광변화 등 새로운 공간이 열리며 오감을 자극한다.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1917-1990)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며 한국현대미술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미술 작품과 자료를 전시, 연구 수집하기 위해 2014년에 개관했다. 순수한 이상적 내면세계를 추구하는 장욱진 작가와 관련된 후대작가의 주제기획전시를 통해 한국현대미술을 연구하고, 시민들과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미술창작스튜디오 운영 등을 통해 지역사회 및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신진 및 중견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를 통해 회화, 사진, 복합매체 작가들을 위한 777레지던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개인전시, 워크숍, 오픈스튜디오, 기획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장욱진미술관 김명훈 학예사는 “장욱진 선생의 예술정신을 이어받자는 의미에서 장욱진미술관이 설립됐지만 시립이다 보니 지역미술가, 특히 중·장년 미술인들을 발굴·육성하는 힘을 기울이려 한다”면서 “지난해에는 양주팔괴라 해 양주에 있는 개성 있는 작가 8분을 선정해 전시를 했다. 청나라 때 개성 있는 작품을 추구하는 화가단체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으로 호응이 좋아 해마다 이어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술관 주변에는 문화예술 특구로 가나 아트파크, 나전칠기체험관, 회암사지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올해 문화예술기관들과 제휴를 맺어 다양한 행사를 협업하거나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욱진미술관은 올해 미술관 개관 후 처음으로 작품을 구입했다. 유화 ‘집과 아이(1959)’와 ‘가족(1976)’을 유족에게서 구매한 것. 김명훈 학예사는 “개관 후 처음 예산을 세워 대표작을 구매했다. 특히 작품 ‘집과 아이’는 장욱진 미술관 건물의 모티브가 된 그림이기에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장욱진 작가의 예술적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장욱진 작가와 작품, 장욱진미술관에 대해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면서 지자체의 문화정책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공공미술관 설립이 늘어 나고 있다. 공공미술관은 공립미술관이라고도 불리며 지자체가 설립·운영하는 비영리 목적 미술관이다. 시민들에게 전시와 교육을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가 1991년 제정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하면 ‘미술관이란 문화, 예술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 향수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박물관 중에서 특히 서화, 조각, 공예, 건축, 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하는 시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술관은 크게 국립미술관, 공립미술관, 사립미술관, 대학미술관으로 구분되고 있으며, 이중 공립미술관은 전국 64개(경북도내 5개) 가운데 경주는 경주예술의전당 내 ‘알천미술관’과 경주엑스포 공원 내 ‘솔거미술관’ 두 곳이 존재한다. 현재 경주는 두 공립미술관 모두 전시, 교육, 체험, 연구 등 외형적으로는 신라천년의 고도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근시안적 정책에 따른 지역미술관의 정체성 모호함, 안일한 운영체계 등 공립미술관으로 공공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한국근현대미술 중심지인 경주의 위상 제고를 기대하며 타지역 공립미술관 운영 사례들을 바탕으로 경주 공립미술관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공립미술관이란 미술관은 미술박물관의 준말로 인문사회계 또는 자연 이공계 박물관과는 상이한 성격의 독특하고 창조적인 문화예술 공간이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제3조 박물관·미술관의 구분에 의하면 미술관은 그 설립·운영 주체에 따라 국립 미술관, 공립 미술관, 사립 미술관, 대학 미술관으로 구분하며, 공립 미술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도록 정의돼 있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는 미술관(박물관)이란 예술, 역사, 과학, 기술에 관한 수집품 및 식물원, 수족관 등 문화적 가치가 있는 자료·표본 등을 여러 가지 방법을 가지고 연구해 공공의 오락과 교육을 위해 공개 전시함을 목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여하는 항구적인 비영리 기관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관인 ‘이왕가미술관’ 국내 미술관의 역사는 1936년 덕수궁 내에 위치한 이왕가미술관으로부터 시작된다. 1933년 덕수궁 석조전에는 일본 근대 미술품이 전시되기 시작했다. 이는 고종이 덕수궁에서 승하한 뒤 비어 있던 궁궐을 공원화하면서 일본 근대 미술품을 전시했던 것. 일본에서 대여해 온 일본 회화작품과 공예품이 교체 전시됐으며 1936년 일본인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헤이의 설계로 석조전의 서쪽에 2층 전시공간을 건축해 그해 6월 창경궁 이왕가박물관에 소장 전시하던 조선 고미술품을 옮겨와 석조전과 신관을 통합해 이왕가 미술관으로 명명했다. 그렇게 우리나라 최초의 이왕가미술관은 수장고와 8개의 전시실, 강당 등의 시설을 구비했다. 이왕가미술관은 문화가 없는 조선에 미술을 진작한다는 목적으로 덕수궁에 설치됐지만 실제로는 일본 근대 미술품을 전시함으로 당대 일본 문화를 보여줬다. 아울러 창경궁의 이왕가박물관의 조선고미술품을 덕수궁으로 옮겨와 전시함으로 조선은 과거의 문화를, 일본은 당대의 문화를 보여줘 식민통치를 공고화시키는 역할도 했다. 삼국시대 이후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품은 도자기, 회화, 조각, 공예품, 조선출토 중국 도자기 등이 있었으며 미술관의 소장품은 약 1만2000여점으로 기록되고 있다. 공예 전문가 중 평의원을 학예직으로 선출해 전시를 진행했고 도록이 발간된 구색을 갖춘 미술관이 탄생한 것이다. 1946년 3월 이왕가미술관은 해방과 함께 덕수궁 미술관으로 개칭됐으며 1969년 그 소장품이 국립박물관에 통합됐다. 1968년 8월 23일 국립 현대미술관의 직제가 제정되면서 경복궁 내 전시관에서 개관, 덕수궁 석조전 개조 작업을 시행한 결과 1973년에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이때의 미술관은 수집, 연구, 보존 등의 기능은 할 수 없었으며 전시 기능만을 수행했다. # 글로벌 시대 발맞춰 나가는 공립미술관 -미술품의 가치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전시 미술관으로 역할 공립미술관은 대중들에게 가치 있는 예술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장소의 제공과 동시에 기회를 부여한다. 전시는 물론 교육과 체험 등이 형성되는 공간으로서 지역민들에게 폭넓고 다양한 미술관의 기능을 부여하고 있으며,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시킬 수 있다. 시대가 변화하고 발전하면서 교육의 수준은 높아지고 다양한 여가활동이 부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술관의 역할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술관의 기능은 미술품을 수집하고 보관하며 연구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올바르게 전시함으로 완성이 된다. 그것은 작품에 대해 관람객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가치를 부여하고 그 가치가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접하는 관람객은 개개인의 기호에 맞는 요소들을 학습하고 수용한다. 지역의 특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종합적인 성격의 미술관을 지양할 필요가 있는 공립미술관의 경우 지역 작가들의 작품 창작 활동과 표현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작가의 전시기능은 지역의 사립 갤러리나 전시실 이용으로 대처할 수 있다. 지역의 공립 미술관은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과 공간적 특성과 역사성을 기반으로 한 주제별 전문 미술관을 장려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문화 지향하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 21세기, 미술관의 활동이 동적으로 전환되면서 소장품에 대한 관리보다는 활용방안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술관은 사회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며 교육활동이나 관련 공연예술을 유치함으로써 미술관의 활동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미술관 활동을 구분하면 전시, 교육 및 강연, 워크숍, 연구, 정보제공, 출판, 공연예술, 회원 운영, 자원봉사, 서비스 공간제공 등을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고 미술에 문화에 대한 이해 능력을 높여 문화도시로 나아가려는 문화 행정의 중요한 핵심을 이루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술관은 예술인들과 예술을 필요로 하는 관람객이 만나는 동시에 미술교육과 체험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문화 촉매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문화는 개인과 사회, 국가를 지탱하고 끌어가는 원동력이므로 그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화공간은 모두를 위한 문화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공간을 이용하는 문화 활동의 주체 및 문화 활동에 참여하고 관람하는 객체가 한데 어우러져 융합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삶의 의식과 시선 넓혀주는 공립미술관 박물관의 한 분야로서 출발한 미술관은 기본적으로 수집한 미술품을 보관해야 할 필요성에 의해 설립됐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미술 문화의 발전을 목적으로 인류의 귀중한 대표적 문화유산을 수집·보존·조사·연구 및 전시를 행하는 사회적 기관이 됐다. 미술관의 우선적인 책무는 소장한 작품의 관리에서 시작되지만, 미술품에 따르는 분류와 진열, 보수작업뿐 아니라 작품의 내용에 대한 그 가치를 자리매김하기 위해 전문적 연구 활동을 행해 그 결과를 학술적으로 다룬다. 그리고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도 그 중요성을 소개하고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 활동을 한다. 다시 말해 미술관이 과거 특권계층의 전유물을 과시하기 위한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대중의 요구와 기호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대중 개개인이 주체가 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미술 문화를 창출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립 미술관은 설립자의 취향이 강하고 대체로 소규모이기 때문에 지역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경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지역문화예술이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은 배제할 수 없다. 지역민들의 세금에 의해 운영되는 공립미술관은 지역의 공동체적 문화형성에 있어 핵심적인 의미를 갖고있다. 사회의 전통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타지역과의 문화적 의사소통 창구로서 삶의 의식과 시선을 넓혀 대외적으로는 지역의 문화적 긍지를 심어주고 지역 내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민의 향수권 기회 확대 등 문화 복지 기반을 구축해 나가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