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곳곳이 가을꽃 국화 식재로 황금 꽃길이 조성됐다. 경주시는 동대교, 황성대교, 황성공원 등 주요 교량·화단과 황금정원 이음길, 황리단길 주변, 대릉원 돌담길 등 관광지일대에 국화 등 3종 3000본을 식재해 황금 꽃길을 조성했다. 다채로운 색감과 풍성한 국화향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황금 꽃길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선덕네거리에 조성된 황금정원 이음길 화단은 국화를 배경으로 가우라, 일일초, 칸나, 수크령 등 다양한 꽃을 식재해 특색 있는 화단을 연출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실외 마스크 자율화로 관광객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국화꽃 향기 속에서 가을의 정취를 흠뻑 만끽하고 추억을 만드는 힐링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는 한자어로 구狗, 견犬, 오獒로 구분하여 표현한다. 구와 견은 일반적인 개를 표현하고, 오는 크기가 큰 대형견을 말한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에는 생활 속의 일반적인 개는 견犬으로 표현하였고, 사람의 경지를 뛰어 넘는 길흉사를 알려주는 벽사의 의미로 표현할 때는 주로 구狗를 사용하였다. 우리나라 토종개에 관한 기록은 견과 구로 표현되는 몸집이 작은 개가 일반적이었다. 덩치가 큰 개인 오獒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키가 4자(120cm)나 되며, 중국에서는 오獒란 개는 머리털이 숫사자를 닮아 사자견이라고도 하는 티베탄 마스티프(Tibetan Mastiff)로, 짱아오(藏獒)로 불리는 견종이다. 우리나라에는 獒란 대형견에 대한 기록은 고려 보한집에 기록된 오수개에 대한 설화이다. 오늘날에는 확인하기 어려운 토종개이다. 고려 보한집(초간본 1254년 미확인, 1659년 각본(刻本), 1911년 활판본)은 고려시대의 문신‧학자인 최자(崔滋, 1188~1260)가 쓴 3권 1책의 목판본의 詩話集이다. 보한집에 기록된 오란 대형견에 대한 설화가 있다. “김개인(金盖仁)은 거녕현(居寧縣) 사람이다. 개 한 마리를 길렀는데 매우 예뻐하였다. 일찍이 하루는〈김개인이〉 밖으로 나가는데, 개가 또한 그를 따라갔다. 김개인이 술에 취하여 길옆에 누워서 자는데, 들에 불이 나서 장차 번지려 하자 개가 곁에 있는 냇가에서 몸을 적셔서 왔다 갔다 하면서〈김개인의〉 주위를 둘러 풀과 잔디를 적시어, 불길을 끊어 놓고서 기운이 다하여 죽었다. 김개인이 이에 깨어나서 개가 행한 자취를 보고 슬프고 감동하여, 노래를 지어 슬픔을 기록하고 무덤을 만들어 개를 장사 지낸 뒤에 지팡이를 꽂아 표지를 삼았다.〈그 뒤〉지팡이가 자라서 나무가 되었으므로, 그 땅을 이름하여 오수(獒樹)라고 하였다. 악보 중에 견분곡(犬墳曲)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다. 뒤에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이르기를, ‘사람들은 짐승이라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면서도, 공연히 큰 은혜를 저버리곤 한다네. 주인이 위태로울 때에 몸 바치지 않는다면, 어찌 족히 개와 함께 논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였다. 진양공(晉陽公, 최우)이 문객(門客)들에게 명령하여 그 전기를 지어 세상에 알리도록 하였는데, 〈이렇게 한 이유는〉세상에 은혜를 입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은(報恩)의 도리를 알게 하고자 한 것이다” 金盖仁居寧縣人也. 畜一狗甚怜. 嘗一日出行, 狗亦隨之. 盖仁醉臥道周而睡, 野燒將及, 狗乃濡身于傍川, 來往環繞以潤著草茅, 令絶火道, 氣盡乃斃. 盖仁旣醒, 見狗迹悲感, 作歌寫哀, 起墳以葬, 植杖以誌之. 杖成樹, 因名其地爲獒樹. 樂譜中有犬墳曲是也. 後有人作詩云, ‘人恥呼爲畜, 公然負大恩. 主危身不死, 安足犬同論.’ 晉陽公命門客, 作傳記, 行於世, 意欲使世之受恩者, 知有以報也. 補閑集 > 補閑集 卷中 35> 金盖仁居寧縣人也, 畜一狗甚怜 김개인의 오수개 설화가 시대적인 개념을 뛰어넘어 전북 임실의 볼거리로 탄생되었다. 임실군 오수(獒樹)에는 오수의견공원과 반려견 축제인 오수의견문화제 등으로 지역민과 더불어 전국의 축제가 되어 현재도 함께 하고 있다. 오수개를 스토리텔링한 대표적인 1000만 애견시대의 성공 사례이다. 주인을 살린 개의 충성심을 후세에 기리기 위해 의견비가 오랜 세월의 풍파로 글씨가 마멸되어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지금의 의견비는 1955년 4월 8일에 세운 것이다. 임실군은 지사면을 오수면으로 행정지역명을 변경하고, 2003년부터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오수면 금암리 일원 12만964㎡에 집약 설치를 계획하고, 장묘시설, 사료 등 반려동물 관련 용품 생산 업체를 모은 농공단지, 애견 스포츠장, 애견조각공원, 대·중·소형견 놀이터, 반려동물 교육보호센터 등을 건립하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오수 펫 추모공원(2021년 7월 오픈)이 2018년 농림식품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되어, 국비 15억원 등 총사업비 50억원을 들여 대지면적 1만354㎡, 연면적 876㎡의 규모로 건립됐다. 오수면 금암리 864-1번지에 자리잡은 추모공원은 반려동물 화장로 3기 등 화장장과 추모시설, 수목장지 각종 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반려인들을 위한 추모실과 입관실, 참관실, 봉안당을 설치하고 실외에는 산책로와 옥외 벤치, 파고라 등도 갖췄다. 또, 오수의견관광지에는 오수견 육종연구소와 반려동물놀이터, 카라반캠핑장 등 기반시설을 설치를 위해 의견관광지 일원 1만2500㎡ 부지에는 130억원을 투입해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 등 반려동물산업의 거점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펫 카페와 체험장, 교육장, 캠핑장 등을 조성하고 애견 호텔을 민자로 유치해 전국 최초의 반려동물 세계명견 테마랜드를 만들고 있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영국 「히드로 공항」 보안요원의 친절 인천공항에서 출발, 13시간을 비행기에서 보낸 우리는 지금 막, 영국의 관문인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6명의 가족이 공항 화물터미날에서 우리 짐을 찾기 위하여 돌아가는 화물 회전대로 눈을 집중시키고 있었어요. 60여일의 캠핑여행에 필요한 옷, 취사도구, 식자재, 침구류 등 입니다. 가족 6명이 10여개의 짐을 메고, 끌고 공항 대합실로 빠져나가자니 힘들었습니다. 복잡한 통로를 지나 출입문까지 가려니, 다른 사람들의 눈길도 만만치 않구요. 바로 그때 정복을 입은 공항보안 요원이 나타났습니다. 미리 그는 우리를 도와주려고, 공항 짐수레를 끌고 우리에게 접근한 것입니다. 우리를 도와주려는 의사 표시를 하고, 짐수레에 5-6개의 캐리어를 싣고, 선두에서 우리를 출입문 쪽으로 안내해요. 여행 출발지에서 친절한 도움을 받고 보니 어리둥절, 어찌나 감사한지 사례 정도는 하리라 미리 생각을 해둡니다. 그는 문밖에 나서자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보고, 공항출입문 옆에 있는 지하철(메트로)역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우리가 갈려고 하는 「올드 스티리트」에 있는 「랜드마크 아파트」까지는 몇 정거장 더 가야 하며, 1시간 30여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일러줍니다. 사례봉투를 줄려고 하니, NO! 자기 할 일을 했다고 하며 친절히 거절하고 돌아서 갑니다. 자기 본연의 직무수행이 아닌데도 관광객에 대한 당연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그의 마음씨가 더욱 고마웠어요. 근무복을 입고 있었지만, 신사복 차림의 멋진 영국신사로 보여 한참이나 보고 서 있었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숙소를 찾아준 아저씨 아이슬란드 제2도시 「아큐레이」는 이 나라 수도 레이크비크에서 북동쪽으로 400여키로 떨어진 항구도시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부산쯤으로 보면 됩니다. 우리는 6월 28일 아침을 먹고 이 항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수도권 지역에서 아이슬란드 본토 중앙도로를 따라 직행한 후, 그곳 주변에서부터 거슬러 해변가를 돌면서 화산, 온천, 빙하 지역을 돌아볼 생각이었습니다. 이곳 6, 7월은 맑은 날씨가 많은 여행하기 좋은 기간이에요. 아큐레이로 가는 길에 상벨리지역과 검은 모래바닷가를 돌아본 관계로, 그곳 항구 도착 때는 오후 4시쯤 되어 어둑해졌어요. 항구 좌우에 산으로 길쭉히 둘러있고 바다 양쪽에는 아름다운 주택들이 있으며 뒷산에는 만년설로 덮혀 있었습니다. 우린 예약해둔 숙소인 ‘아파트’를 찾아야 하는 데 쉽게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집 주소를 두어번 확인을 했는데도 찾지 못하자 마음이 초조해졌어요. 하루 종일 달려, 모두들 피곤해 있고, 저녁 식사도 준비해야 하는 데... 마침 길가 2층 옥상에서 집 수리를 하는 아저씨가 보이길래 큰소리로 상황설명을 하고,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아저씨가 일을 중단하고 내려와 우리에게 왔어요. 우리가 찾는 아파트가 여기와는 반대편인데, 좀 멀리 있으니 자기를 따르라고 하고, 그의 차로 천천히 우리 차를 안내했습니다. 30여 분 뒤, 거리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쯤에야 집을 찾았습니다. 우리는 땡큐를 연발하고 사례를 하려 하는데, 그는 자기 나라를 찾아주는 외국인에 대하여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하며, 오히려 자기가 감사하다고 하며 차에 오르더군요. 그분 덕분으로 좋은 아파트에서 이틀간 쉬면서 고래사냥, 최북단 식물원, 빙하 등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실용주의나 실사구시는 강력한 호소력을 지닌다. 긴박한 삶의 현장이야말로 진리와 정당성의 궁극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통찰이다. 이것은 일상에 대한 맹종이나 부당한 현실에의 묵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용주의는 사람을 세계의 자발적 창조자로 간주하며, 인간의 사회생활에서의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세계,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여기에 더해 실용주의는 교조와 공론, 소위 권위, 추상적인 지적 탐구와 이상적인 윤리와 책임의 강요가 아닌 우리 사회에서 괜찮고 바람직한 삶의 방식, 책임 윤리의 형성을 강조한다. 실용주의는 사회가 절대적인 원칙이 아닌 가능한 결과를 예측함으로써 사회혁신을 위한 행동의 기준을 도출하는 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무미건조한 지식분자의 공허한 이론이 아닌 삶으로부터 생성되는 경험, 지식, 실천이 가진 의미를 깨우쳐준다. 사람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철학의 근본문제로 삼는 실용주의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환경·사회·투명경영(ESG)의 기본 전제는 인간의 삶과 행동의 의미를 논하는 것이다. 철학의 목적 중 하나가 인간에 관한 이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욕구나 필요를 만족시키는 것이라면 인간은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의 권위 특히 절대적 진리를 제공한다는 제도적 장치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인간에게 완성된 형태로 주어진 형이상학적 본질은 없고, 객관적인 대상 세계에 속한 영원불변의 진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실용주의가 세계를 초월하는 관점을 비판하고 현실 중심적이며, 인류의 번영을 소중한 가치로 설정한 것처럼 SDGs와 ESG도 미래지향적인 관점을 중시하며 모든 것을 정해진 관념으로 환원하여 설명하려는 관념론과 거리 두기를 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노력에 의한 가치 창조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행동을 통한 변화’, 체계적 변화’만이 ‘진정한 전환(real transformation)’이 시작되고, 지역과 현장에서의 활동을 통하여 전 지구적 변화를 모색해 나가는 것이 SDGs 이행의 기본 관점이다.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보편적인 진리에 기초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의 여부가 핵심적인 논쟁대상이 아니다. 실용주의 철학의 기본 관점은 ‘세계는 진화하는 것(Charles Sanders Peirce)’, ‘인간의 창의적 활동’을 포함(제임스)하는 것, ‘초월적인 것이 아닌 인간의 경험을 포함하는 끊임없는 과정(듀이)’이다. 진리가 실천을 통해 증명되고 검증되어야 한다는 ‘실용주의 진리관’과 동일하게 SDGs 절대자와 고정된 체계를 부정한다. SDGs와 ESG는 현학적인 논리적 정합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모든 질문이나 문제를 열어놓고, 정서적으로, 지적으로 호소력 있는 실천과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선호한다. SDGs·ESG를 둘러싼 논의와 이행·실천은 실용주의와 많은 부분 결을 같이 한다. SDGs·ESG도 인간의 창의적 노력과 자유의 공간을 확보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세계에 대한 참여와 개선의 실천론이 성격을 가진다. SDGs·ESG의 핵심적인 정책과제는 ‘인간 중심적 발전(people-centered development)’이다. 인간 중심적 접근은 정의롭고, 살기 좋고, 포용적인 공동체의 건설과 빈곤 해결을 위한 보다 가치 있는 솔루션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자 일련의 과정과 방법들이다. 이것은 삶을 위한 자연지원시스템(the natural support systems)을 보호하는 ‘모두를 위한 포용적인 발전’ 과정과 양식의 추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생태주의와 대립하지 않는다. SDGs 5P(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 ESG의 3요소(환경, 사회, 거버넌스)에서도 확인되듯이 효율과 만족의 극대화가 아닌 생태계와 사회 전체의 균형과 지속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인간 중심적 접근은 사회구조 속에 다양성이 촘촘히 짜여있고 유형과 무형의 문화적 유산과 활동들이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사람 중심의 안전하고 문화적으로 융성한 공동체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SDGs). 그리고 기업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하에서 사회에 유용한 부가가치 및 고용창출과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행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실현을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ESG). 인간 중심 디자인 방법을 통한 가치 있는 해법 제안에는 적합성(Desirability), 실현 가능성(Feasibility), 지속성(Viability), 이 세 가지 관점들을 동시에 고려하여 도출한다. 실용주의는 ‘변화와 참여’를 중시하고 인간의 창의적 노력과 자유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일련의 의식과 행동을 촉진한다. 나아가 학습과 탐구는 개방적 사고, 참여적 의사결정을 통한 적용 가능한 정책 대안 모색, 나아가 자기 성찰성을 강화한다. 자기 성찰성은 나와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 합리적 비판에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SDGs와 ESG도 이슈가 다양하고, 상호 연계되어 있으며, 이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표를 통한 검증과 평가와 환류를 수반하기 때문에 계획 수립과 실행에서 학습과 탐구를 중시한다. SDGs·ESG는 이해관계자들의 토론을 통해 지식, 가치, 인식, 관점, 태도를 변화시키고, 집단적 맥락에서 ‘바람직한 것’과 ‘실현가능한 것’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동의 행동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이처럼 SDGs·ESG에서 학습과 탐구 의지는 생성(生成)과 변화(變化)의 세계관(世界觀)으로서 미래(未來)를 향해 열린 실용주의 철학의 기본지향과 맞닿아 있다. >>다음에 계속
반월성 남쪽 토끼 고개 옆 半月城南兎嶺邊 무지개 다리 그림자 문천에 거꾸로 비치네 虹橋倒影照蚊川 용은 하늘로 오르며 꼬리 땅에 드리우고 蜿蜒騰漢尾垂地 무지개는 시냇물 마시며 허리 하늘에 걸쳤네 螮蝀飮河腰跨天 고려 중기 문신이자 대표적인 시인인 김극기(金克己)가 쓴 ‘월정교’(月淨橋)란 시의 일부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권21 고적(古跡)조에 실려 있다. 그가 노래한 월정교는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졌다. 왕궁인 월성과 남천 남단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는 “경덕왕 19년(760년) 2월에 궁궐 남쪽의 문천(蚊川, 지금의 남천) 위에 월정교(月淨橋)와 춘양교(春陽橋) 두 다리를 놓았다”고 전한다. “원성왕 14년(798년) 3월에 궁 남쪽 누교(樓橋)가 불에 탔다”는 기록도 있다. 그 후 고려 명종 대(1170~1197년)에 시인 김극기가 월정교를 주제로 시를 지었고, 충렬왕 6년(1280년)에 중수한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조선시대 기록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월정교는 옛날 본부 서남쪽 문천 가에 있었다. 두 다리의 옛터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미뤄보면, 월정교는 적어도 13세기 말까지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이 편찬되는 1530년 이전 어느 시점에 무너져 흔적만 남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 교량건축의 백미 만나다 월성 서쪽 끄트머리 서문 터를 빠져나와 만나게 되는 월정교는 최근까지 남아있던 다리의 흔적을 토대로 2018년 새로 지은 것이다. 폭 9m, 길이 66m, 높이 9m 규모로, 다리 위에 지붕을 씌운 형태로 만들어졌다. 월정교 복원·정비 사업은 1975년 교각·교대 실측조사와 1984년 석재조사, 1986년 발굴조사 등 관련 조사와 학술연구가 밑거름이 됐다. 조사 결과 배 모양의 교각이 남아있는 월정교 석교(石橋) 터와 하류 방향으로 19m 떨어진 지점에서 목교 터가 발견됐다. 석교 터는 교대 석축 일부와 4개의 배 모양 교각이 같은 간격으로 남아 있었고, 교각 주위 상류와 하류에 석재들이 넓은 범위로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발굴조사에선 누교(樓橋)형태의 교량으로 추정할만한 목조건물 지붕 부재와 기와류, 쇠못과 기와못 등이 출토됐다. 특히 신라시대 연화문과 고려시대 귀목문(鬼目文) 막새가 출토돼 경덕왕 대에 만들어져 고려 때까지 유지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교각 터 사이에선 타다 남은 목재 조각이 수습돼 원성왕 14년의 화재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후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2008년 5월 복원공사에 들어가 2013년 교각과 누교를 복원하고 2018년 다리 양쪽 끝에 문루(門樓, 아래엔 출입을 위한 문을 내고 위에는 누각을 지어 사방을 두루 살피는 기능을 가진 건물)를 세워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일각에선 “고증 자료도 없이 중국 다리를 참고해 상상력으로 지은 무리한 복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일부 학자들은 앞에서 소개한 김극기의 시에 ‘홍교’(虹橋, 무지개다리)란 표현에 주목해 당시 월정교가 아치형 다리였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월성과 맞닿은 월정교 북쪽 문루엔 ‘월정교’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 있다. 통일신라 말기 최고의 문장가로 꼽혔던 고운 최치원(857년~미상)의 글씨다. 사산비명(四山碑銘)으로 불리는 그가 지은 네 개의 비문 가운데 하나인 쌍계사 진감선사대공탑비(雙磎寺眞鑑禪師大空塔碑. 국보 제47호) 글자를 집자(필요한 글자를 찾아 모음)해 만들었다. 건너편 남쪽 문루에도 현판이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두 곳 문루의 현판 글씨가 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이곳 문루에 걸린 현판 글씨는 통일신라시대 신필(神筆)로 추앙받았던 김생(711년∼미상)의 것이다. 태사자 낭공대사 백월서운탑비(太子朗空大師白月栖韻塔碑, 보물 제1877호) 글자를 집자했다. 남쪽 문루 현판의 ‘月’(월)자가 이채롭다. 각기 다른 곳에서 글자를 따왔지만, 마치 월정교에 걸릴 것을 예상이나 한 듯 ‘월’자는 배 모양의 교각 단면을 꼭 닮아 다시 한 번 눈이 가게 만든다. ◆남천 따라 흐르는 유구한 신라 역사 월정교 아래로 흐르는 남천(南川)은 토함산 서북쪽 계곡에서 발원해 불국동~평동~남산동~탑정동~사정동을 거쳐 형산강으로 합류하는 하천이다. 문천(蚊川), 사천(沙川), 황천(荒川)이라고도 하는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엔 ‘문천’으로 기록돼 있다. 순우리말 이름인 ‘모그내’를 한자의 뜻을 따서 표기한 것이다. 예부터 경주에는 8가지의 괴이한 현상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문천도사’(蚊川倒沙)다. ‘문천의 모래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다. 물은 하류로 흘러가는데 모래는 거꾸로 상류에 쌓인다는 사실은 문천에 그만큼 모래가 많았다는 의미다. 사천(沙川)이란 이름도 남천의 강바닥이 주로 모래로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붙은 것이라고 한다. 남천 주변엔 월성과 월정교, 일정교 등 신라 궁궐과 관련한 다양한 유적이 있다. 하천 남쪽으로는 남산과 도당산, 오릉, 영묘사, 천관사 등 여러 사찰이 있다. 이러한 점으로 미뤄 학계는 남천이 신라 왕경과도 깊은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 때문인지 월성을 둘러싼 세 하천 가운데 문천에 특히 다리가 많이 놓였다. 월정교와 일정교 외에도 효불효교(孝不孝橋), 유교(楡橋), 대교(大橋), 남정교(南亭橋), 귀교(鬼橋) 등 기록에서 확인되는 다리의 수만 해도 상당하다. 왕경의 중심부와 남산이 신라 왕경인들의 주된 생활공간이었기 때문에, 그 사이를 흐르는 문천에 많은 다리가 놓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 설명이다. 김운 역사여행가
한국지역신문협회 권영석 중앙회장이 지난달 21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면담하고 ABC협회 부수공사의 정부광고 매체 선정 활용중단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공고문을 지역신문에도 게재 가능토록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진> 서울 용산구 문체부 저작권보호과 서울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지역신문 간담회에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지역신문업계의 제언과 애로사항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권영석 회장(봉화일보 대표)을 비롯해 한국지방신문협회 박진오 회장, 류한호 지역신문발전위원장, 전국지역신문협회 김용숙 회장,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김중석 회장, 바른지역언론연대 최종길 회장 등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역신문 현안이 폭넓게 논의됐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 조선일보 부수조작 사태 이후 정부광고법, 지역신문법 등을 개정해 한국ABC협회 부수공사 결과의 정부광고 매체 선정 활용 중단을 발표한데 이어 12월 1일 ‘정부광고 집행 지표’를 공개했다. 이 때문에 한국지역신문협회 165개 회원사를 비롯한 전국의 지역신문사들은 금년도 한국ABC협회 연회비 납부 및 부수공사(公査)와 관련해 혼란을 겪고 있다. 더욱이 문체부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마련해 발표한 새로운 정부광고 집행 지표는 신문발행 실적 외에도 국세 납세증명, 지방세 납세증명, 4대보험 납세증명, 편집위원회 운영, 독자권익위원회 운영 등 기존 ABC협회 부수공사 보다 훨씬 엄격한 사항들이 포함돼 지역신문업계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문체부 미디어정책과 관계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고 있는 정부광고 집행 지표는 법률로 규정된 것은 아니고 권장사항이지만, 전국 각 지자체를 비롯한 정부 기관 등에 공문으로 시달했다”며 “중앙정부기관, 공기업, 지방정부 등 정부광고를 집행하는 기관들이 각자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문체부의 이 같은 공문은 정부기관들에 사실상 지침으로 작용하고 있어 지자체 자율적인 광고집행 기준 제정 또는 정부의 광고지표 개정운동 등 지역신문 실정에 맞는 광고 기준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권영석 회장은 “정부광고 집행 지표는 우리 지역신문 입장에서는 매우 중차대한 사안이므로 법률 검토와 전국 회원사들과의 협의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에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경북도는 지난달 2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국민의힘-경상북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예산 증액과 현안 해결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2023년 정부 예산안이 국회로 제출돼 10월부터 국회 예산심사가 시작됨에 따라 지역 국회의원들과 예산사업에 대한 사전교감, 정책현안 및 제도개선 과제 등을 중점 논의했다. 간담회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도 주요간부와 임이자 경북도당 위원장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지방시대를 위한 제도개선과제와 정책사업에 대한 설명과 함께 태풍 힌남노 피해극복을 위한 긴급 현안과제들을 주로 다뤘다. 특히 △헴프산업화를 위한 마약류 관리법 개정 △외국인 광역비자제도 △지역별 차등전기요금제 등 지역산업 육성과 지방소멸 극복을 위한 법제도개선 과제에 대해 협조를 당부했다. 또 △고향사랑기부제 △농산어촌 대전환 △원자력 기반 세계 최고수준 청정에너지 벨트 △호미반도 국가해양정원 예타 통과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의 완전한 극복을 위한 재해구호법 및 의연금품 관리·운영 규정 개정과 재해복구사업 환경영향평가 제도완화 등을 설명하고, 당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건의했다. 도는 올해 처음으로 국비 10조원 시대를 열었고, 내년에는 9825억원(9.8%) 증가한 11조원 목표액을 달성하기 위해 신규 사업 발굴 등 국비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 국립 울릉도·독도 생태연구센터 건립, 차세대 모빌리티 반도체 클러스터, 환동해 심해과학연구센터 설립 등 50건을 건의했다. 경북도는 국회 심의에서 정부예산안에 들지 않은 사업비를 추가 증액 할 수 있게끔 지역 국회의원 등과 긴밀히 협력해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태풍으로 포스코가 물에 잠기는 등 유례없는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면 포항경주지역의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 어느 때보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며 협조를 부탁했다.
경주시가 관리·운영해오던 통일전을 내년부터 경북도가 직접 운영한다. 도 이관을 위해 지난달 말 경북도, 경주시,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은 ‘통일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통일전은 1974년 고 박정희 대통령의 신라삼국통일 유적지 조성계획에 따라 1977년 조성돼 1987년 도에서 경주시로 이관 후 36년간 운영해 왔다. 초기에는 국가차원의 관람 유도로 학생과 일반인들의 관람·참배가 많았지만 현재는 관심과 활용이 예전의 명성을 잇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 관람 콘텐츠만으로는 통일전 운영 활성화에 한계가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장기적 발전을 위한 새로운 관리체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도는 국가적 차원의 호국 통일정신 계승을 위한 주요 호국시설로 거듭나고 시설 이용 활성화와 전문화를 통해 경북의 호국정신 계승·발전을 위해 경주시로부터 이관 받게 됐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경북도는 시설관리, 운영인력 채용 등 운영 전반적인 운영계획을 세우게 된다. 경주시는 이관에 필요한 사전절차 이행 등을 마친 후 내년부터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이 위탁 운영해 학술연구와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관시설을 국가적 명소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근 경북산림환경연구원에 조성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경상북도 지방정원, 화랑교육원 등과 연계해 호국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은행나무길 명소로 손꼽히는 주변 환경과 경주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십분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경북의 호국정신은 나라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역사 발전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었다”며 “통일전에 깃든 삼국통일의 뜻을 이어 대한민국의 대통합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전 국민이 찾는 호국의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연세대 심리상담학자 권수영 교수가 오는 12일 경주 화랑마을 기파랑관에서 ‘건강한 가정을 위한 부모의 마음챙김’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사진> 이번 특강은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이 주관, 경상북도의 후원으로 진행되며 선착순으로 모집을 마감한다. 권수영 교수는 tvN ‘어쩌다 어른’, EBS ‘부모’ 등에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 마음의 거리 두기 등을 강조했다. 경북남부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이번 강의는 자녀교육이 아닌 부모교육이며, 아이들과 소통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문의는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054-745-1391)으로 하면 되며, 사전접수는 QR코드 및 네이버 폼(https://naver.me/GguXvvT0)으로 접속하면 된다.
사회복지법인 자선단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달 29일 선린대 안경광학과와 연계해 안강읍 육통2리 경로당에서 찾아가는농어촌복지활성화사업, 지역주민 눈건강 관리 교육을 실시했다. <사진> 이날 행사는 육통2리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종합사회복지관의 기능·역할·사업 안내 및 홍보활동을 통해 복지사업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진행했다. 선린대 안경광학과에서 지역주민 50여명을 대상으로 노년기 눈건강 관리(건강한 시력 관리 방법, 개별 눈건강 상담 등)를 진행했다. 또 찾아가는 농어촌복지 활성화사업으로 복지관과 이동복지관사업의 다양한 사업 홍보와 체험활동 부스를 설치했고, 버스 내·외에서 혈압·혈당 체크, 인바디검사, 목·어깨·손·다리·발 마사지 등 건강관리 기구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박경주 학과장은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재능나눔 봉사 활동을 펼치는데 제약이 많았으나, 이번 기회로 학생들과 함께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뜻 깊었고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기숙 관장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복지관은 선린대와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해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경주시공동육아나눔터는 지난 1일 평생학습가족관 앞 광장에서 ‘알뜰나눔장터’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 이번 행사는 공동육아나눔터 6개소 가족품앗이 회원들이 아이들이 물건을 사고팔며 경제관념을 습득하고 시장경제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기 위해 열렸다. 회원들이 사용하던 중고 물품을 포함해 문구류, 잡화류, 간식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고 에코백 만들기 체험부스도 운영했다. 또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공동육아나눔터 홍보시간도 가졌다. 특히 알뜰나눔장터 운영을 통해 얻은 당일 판매수익금은 사회복지시설에 기탁하기로 뜻을 모았다. 경주시는 현재 공동육아나눔터 6개소를 직영하고 있으며, 지역 아동들을 대상으로 요리수업, 과학놀이, 책놀이, 미술체험, 오감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는 양육 친화적 사회환경과 부모 육아부담 경감을 위해 공동육아나눔터 및 다함께 돌봄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여성·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더욱 다양한 시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국을 관광하는 외국인들은 한국인들과 소통할 경우 어떤 SNS를 사용할까? 놀랍게도 지난 1일 경주에서 만난 4명의 오스트리아 여행객들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더 놀랍게도 이중 마르쿠스(Markus) 씨는 불과 일주일만에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정도로 한글을 관심 있게 공부했다. 기자가 마침 가지고 있던 뻥튀기를 건네며 ‘뻥’이라고 알려주자 이것을 한글로 받아적어 깜짝 놀랐다. 기자가 이들을 만난 곳은 경주읍성 누각에 마련된 대청에서다. 외국인들 네 명이 대청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에 어디서 온 손님들인지 궁금해 말을 걸어 보았다. 오스트리아라고 밝힌 그들은 낯선 기자의 접근에 두려워 않고 더불어 대화하는데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야기를 하는 동안 자신들이 마시던 복분자주를 권하기도 했다. 모두 2주의 한국여행일정을 잡은 일행은 서울과 경주를 거쳐 제주도를 들른 후 귀국할 예정이다. 경주를 선택한 이유는 수도인 서울과 다른 한국의 오래된 도시를 느껴보기 위해서인데 자신들의 기대보다 경주가 훨씬 역사적인 도시라는 사실에 만족감을 표했다. 마침 일행들은 가장 경주다운 곳을 가보고 싶어했다. 기자는 오래된 도시 경주의 이미지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을 봉황대라 소개하고 즉석에서 함께 가볼 것을 제안했다. 봉황대를 마주한 일행들은 신비한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어 노서동 고분군들을 거닐며 달빛 아래 은근히 드러난 첩첩의 능들에 신비롭다는 반응을 나타냈고 이 능들을 해마다 ‘임금님의 이발사’들이 단장한다는 것을 알고 신기해했다. 마침 일행 중 Katerina Dimitrova씨가 발을 다쳐 휠체어를 타고 있었는데 잠깐 동안 멀리 놔둔 휠체어 쪽으로 학생들이 지나갔다. 혹시라도 도난을 걱정하는 일행에게 한국은 사람들이 정직하고 곳곳에 CCTV가 있어 매우 안전한 도시라고 알려주자 크게 공감했다. 이어 ‘신라대종’으로 가 한국 종 특유의 매력에 대해서도 듣고 기자가 유튜브에서 찾아 들려준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에 감탄했다. 이들은 사진 왼쪽부터 포토그래퍼인 Markus Ralbovszky, 그의 아내이자 교사인 Katarina Ralbovszky 씨, 한국의 KT와 비슷한 인터넷 통신사에 근무하는 Christian Pittesser 씨와 일러스트 작가인 Katerina Dimitrova 씨 등이다. 한국을 이해하고 한국을 진정으로 느끼려는 모습에 주인인 한국인으로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기자가 찍은 사진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이들에게 전달되었다. SNS가 오스트리아 관광객들을 더욱 친밀하게 만들어주었다.
의지할 곳 없는 청소년 근로자들의 불편과 부당함을 해결해주기 위해 경기도가 두 팔을 걷어붙였다. 경기도는 지난 2일 부당 노동행위 피해를 입는 등 근로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한 경기도 청소년들을 위해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031-248-1318) 또는 한국보청소년근로보호센터(1599-0924)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면 근로 청소년의 권익을 보호하고 안전한 근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종합서비스가 안착될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 사업’은 「청소년기본법」에 근거해 근로 청소년들을 부당 노동행위 등의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 상담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는 사업이다. 2021년 2월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20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경험 청소년의 34.5%는 임금체불, 성희롱 등의 부당한 처우를 경험했으며, 대다수는 이런 피해에 대해 참고 계속 일하거나(74.1%) 일을 그만두는(17.6%)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아르바이트에 따른 소액임금 미지급 사례 등 근로 청소년들이 겪는 부당처우에 대한 상담과 해결 방법을 지원하는 청소년의 근로권익 보호를 위한 서비스를 마련해 대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은 만 24세 이하 근로 청소년과 이들을 고용하는 근로 사업장 등이다. 청소년의 근로 부당처우 상황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고 사안에 따라 현장을 방문하거나 전문기관 연계 등도 지원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청소년의 근로 처우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서비스 지원을 통해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기도의 조치는 청소년 근로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 지자체건 눈여겨 볼 만한 일이다. 사회적 경험이 부족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대처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모든 지자체들이 따라해도 좋을 제도로 보인다.
이 장에 들어서는 순간 여러분은 드디어 작가의 타이틀을 달게 된다. 물론 작가라고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신문이나 잡지 등의 추천이나 경연을 거쳐 문단에 데뷔하는 것이 상례지만 요즘처럼 신문사 문예 경선의 가치가 떨어지고 우후죽순, 온갖 잡지들이 난립하면서 남발하는 작가의 타이틀보다는 남의 책일망정 제대로 된 자서전을 대필하는 것이 훨씬 프로다운 작가라 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전문적인 대필작가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지만 사실 일반인의 자서전 쓰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사항이 주인공 1인칭 시점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철저하게 객관화된 객체에 대한 3인칭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훨씬 까다로운 과정이 수반될 뿐이다. 쉽게 말해서 지금까지는 자기 머릿속에서 자기 이야기를 찾아서 쓰면 되었지만 이제부터는 남의 머리에 들어 있는 남의 이야기를 마치 자기의 것처럼 꺼내서 써야 한다. 자서전 자체는 비록 대필작가가 쓰지만 대필작가는 글 쓰는 동안은 그 자신이 아닌 의뢰자의 생각으로 글을 써야 한다. 그렇게 남의 머릿속에서 꺼낸 글들로 책 한 권을 엮는다는 것은 실상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 버거워할 필요도 없다. 이전, 자신의 책을 쓸 때처럼 남의 책을 쓴다고 해서 남의 인생 전체를 미주알고주알 써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의 손을 빌어 책을 내겠다는 사람들의 특징이 자기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나름대로 세상을 열심히 살아서 무언가 할 이야기가 넘쳐날 듯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떤 이야기를 중요하게 내세울지 망설이게 된다. 250~300P정도의 책 한 권 엮어낼 분량의 이야기가 되려면 적어도 50~60개 정도의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데 대부분 20개도 못 가서 바닥을 드러내기 일쑤다. 그러니 인생 전반을 체계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의 정리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어지간한 글쯤은 자신이 쓸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굳이 대필작가가 나서서 책을 써주지 않더라도 이미 자기 이야기를 스스로 책으로 펴낼 만한 사람이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기억 속에 어떤 소중한 보석이 들어있는지 잊어버린 채 세상을 살아왔을 것이다. 사실 대필작가의 기능은 바로 이런 한계에 부딪힌 사람들의 기억을 헤집고 들어가 형형색색의 보석 같은 이야기들을 꺼내오는 데서 제대로 빛을 낸다. 따라서 의뢰자의 기억을 파고드는 무기, 즉 이야기를 끌어내는 기술이 많은 작가일수록 좋은 이야기들을 끌어낼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그런 기술은 자신의 자서전을 써봄으로써 단련된다. 자신의 책을 써보지 않았거나 최소한 자신을 소재로 혹은 남이나 특정 소재나 주제를 중심으로 책을 써보지 않은 사람은 대필작가의 기술을 가지기 힘들다. 왜냐하면 자신에게서나 특정 사안에서 체계적으로 이야기를 추려내어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경험이 없다면 남의 인생에 들어가서 그것을 퍼낼 만큼의 기술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이번 장 이후의 자서전 쓰기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자서전을 써본 사람 혹은 책을 한두 권 써본 사람들이 남의 자서전을 대필한다는 전제에서 시작했다. 따라서 이 글을 탐독할 사람들이라면 기본적인 글쓰기 실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이라도 역시 남의 책을 쓴다는 것은 낯설고 어려운 일이다. 그런 만큼 교본으로 삼을 만한 지침서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부터 그것을 체계적으로 알려 드리겠다. -대필의 시작 ‘계약’, 솔직하고 세부적으로 명시해야 가장 먼저 대필은 정확한 계약이 필요하다. 계약이란 게 달리 있을 게 없다. 대필료를 어떻게 책정하고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분량으로 책을 내겠다는 상호간의 약속을 미리 정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한데 대필 초보자들이 흔히 일으키는 대부분의 실수가 비용을 정확하게 책정하지 않고 대충 두루뭉술하게 합의하고 책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주요 일간지나 방송사 베테랑 기자 출신들이 이런 일을 자주 저지른다. 이들은 탁월한 취재 능력을 가지고 있고 문장력도 수준급이다. 더구나 보통 자신과 관련된 취재원들의 책을 대필하다 보니 의뢰자의 재력이나 평소의 관계 등을 과신해서 무턱대고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기 쉽다. 특히 기자라는 신분상 자신을 ‘갑’이라 생각하고 ‘이 정도는 받아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필을 의뢰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오다가다 한 번쯤은 대필시장을 탐문해 보았을 것이므로 자신이 생각하는 비용이 기자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신이 책정한 비용을 기자에게 함부로 이야기하지도 않는 것이 의뢰자 역시 거꾸로 기자가 대필시장을 어느 정도 알 것이라 혼자서 단정하고 의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의뢰자는 기자가 이전에 이미 대필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기도 한다. 거기서부터 삐걱댄다면 대필작가를 고용할 필요도 없다. 요컨대 계약은 대필작가가 더 명료하게 선을 긋고 시작해야 하는 작업이다. 적어도 대필 시장에서 더 많은 경험을 가진 쪽은 기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아는 어느 기자가 이런 일로 낭패 본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어느 일간지 기자가 은퇴 후 유명한 프로 골퍼의 자서전을 대필했는데 자신이 생각한 비용과 골퍼가 제시한 비용 사이의 차이가 심해 소송을 벌였다는 것이다. 기자는 골퍼의 경력이나 경기 이력 등을 조사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 취재하는 등 나름대로 열성을 다했다. 그렇게 책을 완성한 후 억대의 대필료를 요구했는데 여기서 서로 간의 입장차이가 생긴 것이다. 기자의 입장에서는 다른 일을 전폐하다시피 하며 글 쓴 자신만의 노력과 노하우를 주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의뢰자의 입장에서는 시장에 나와 있는 대필료에 취재에 필요한 실경비 정도만 더 책정했을 것이다. 당연히 하늘과 땅 차이의 대필료 논쟁이 일어났을 것이고. 웃기는 것은 나 역시 처음 쓴 대필에서 이 부분을 분명히 하지 않아 곤란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내가 제시했던 대필료가 시장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의뢰자와 불편한 마찰을 빚을 뻔했다. 대필 세상에 대해 거의 몰랐던 초보 대필작가였으니 당연히 겪어야 했을 성장통이었을 것이다. 대필료 계약에는 반드시 명시해야 할 것이 있다. 대필작가와 의뢰인 모두의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항목은 대필료, 대필료 지급 방법, 대필기한, 인터뷰 시간, 원고의 량 등이 구체적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이 외에 특별한 취재, 예를 들어 위 기자의 경우에서 말한 외부 취재나 탐문 경비 같은 것을 별개의 항목으로 두는 것도 필요하다. 여기서 생각보다 중요한 항목이 대필기한이다. 상당히 많은 자서전이 지방자치단체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를 목표로 쓰여지는 현실에 빗대어볼 때 대필기한은 더 중요하다. 정치인들이 미리 느긋하게 책 펴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바람이 불어 부랴부랴 책을 펴내기 일쑤다. 그러다보면 생각 외로 작업이 촉박해 책이 날림으로 만들어지기 쉽다. 이것은 대필작가에게나 의뢰인이 정말 냉정하게 지켜야 할 항목이다. 그래야 나중에 다른 마찰을 빚을 일이 없어진다. 대필 시장의 구체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전장에서 이미 밝힌 바 있다. 대필작가와 의뢰자간에 어느 정도의 선에서 자서전을 쓸지를 결정하고 대필료를 결정하면 된다.
인체는 생존을 위해 체온, 맥박, 호흡수, 산소 분압 등 신체 내 환경을 항상 일정한 조건으로 유지하려고 하며, 이를 항상성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몸은 추위나 더위, 기압, 정신적인 갈등 상황과 같은 외부적인 스트레스 자극에 항상성이 위협받는다고 인식되는 순간 다양한 신체적·정신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 받는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1.4kg밖에 되지 않는 뇌에 의해 지배받고 있습니다. 뇌는 우리 몸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지요. 몸은 생존을 위해 각 장기가 제 기능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이 충족되면 ‘좋다’, 충족되지 않으면 ‘싫다’는 반응만 보이지만 뇌(prefrontal cortex)는 해야 할 일이나 도리 등 이해득실을 따져 스스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단(inhibition)함으로써 몸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제어하는 기능을 합니다. 따라서 몸이 원하는 것과 뇌의 제어기능에서 원하는 바가 다를 때 우리는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고, 그에 따른 신체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상사가 갑자기 퇴근 시간에 예정에 없던 새로운 일을 요구하면 몸은 집에 가 쉬고 싶지만 뇌는 상사가 시킨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맞추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마음의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쉬고자 하는 몸을 계속 쓰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몸과 뇌가 갈등하는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뇌의 숨골은 생존을 위협하는 상태로 인식하게 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신체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마치 외부 위협에 대항해 싸울 때처럼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면서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머리가 아프거나 정신이 맑지 못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고 근육과 혈관의 강직도가 높아짐에 따라 온몸이 아프거나 지나친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고, 궁극적으로 이런 상태가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불안, 우울과 함께 신체 건강도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강해지기 위해 내적 에너지 확보하기 그런데 이런 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반응은 왜 생겼을까요? 과거 자연 속에서 생활하던 시기와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외부 자극이 계속될 때 이러한 반응은 생존에 유리한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스트레스에 따른 몸의 반응, 즉 다양한 증상은 스스로 질병에서 오는 증상으로 오인함으로써 불안과 걱정을 초래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는 기온, 미세먼지, 정신적인 자극 등 외부 인자뿐 아니라 완벽주의나 과로하는 성격과 같은 내인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받으므로 살면서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닥치는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좀 더 상대편 입장을 수용하면서 스트레스 자극에 둔감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스트레스 예방의 첫 단계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평가받고 판단하며 살고 있습니다. 또 개인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생각은 개개인의 선입견, 책임감과 가치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에 따라 각색되어 서로 다르게 인식하게 되므로, 살면서 완전히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예방하려면 우선 상대편이 나와는 다른 남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한 후에는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상대편과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불편한 부분에 대해 감정을 섞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 갈등을 예방하는 두 번째 방법입니다. 상대편의 행동을 교정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느끼는 생각과 마음을 가감 없이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표현하지 않고 계속 마음에 두고 참다가 나중에 더는 참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누구나 감정이 악화된 상태가 되기 쉬워 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 받는다’라고 하면 대부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흔한 스트레스는 일과 성취를 위해 지나치게 체력 소모를 많이 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남에게 인정받는 데 집착해 피로하다는 몸의 요구를 무시하고 계속 일하게 되면 체력이 떨어지면서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화를 참기 어려워지기도 하고 조급해집니다. 따라서 요즈음 흔히 이야기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전되었을 때는 우선 주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일 외에는 하지 않는 것을 연습합니다. 우선 평상시 시간을 내어 챙기기 어려웠던 운동, 산책과 같은 신체 활동을 더 해봅니다. 이와 함께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평상시보다 활동량이 증가한 경우에는 200~300Kcal 정도 열량 섭취도 늘립니다. 운동 후에 피로하면 20~30분가량 낮잠을 자도 좋습니다. 이 과정을 1~2개월 반복하게 되면 바닥난 체력을 회복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내적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생각과 생활을 바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그 밖에 처음 시도하는 일, 불확실한 일을 감당해야 할 때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기 쉽습니다. 이때는 될 수 있으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불안을 없애고, 일의 수행능력을 향상해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긍정의 힘이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반드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했는데도 큰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는 정신적·신체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는 방법을 시도해봅니다. 스트레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에 나쁜 생각의 악순환을 막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은 우리 조상들처럼 사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마음이 힘들어도 농사를 짓거나 몸을 움직여서 일해야만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떤 생각을 머릿속에 계속 담고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몸을 움직여 피로하니 바로 잠들게 되면서 체력이 회복되어 스트레스를 길게 가져가기 어렵게 됩니다. 이때 나무가 많고 공기가 좋은 곳에서 몸을 움직이면, 몸이 좋은 공기를 몸속으로 들여오기 위해 혈관과 호흡기를 확장해 스트레스로 인해 뇌혈관, 근육 등이 조이는 것을 큰 노력없이 예방할 수 있어 도움이 됩니다. 사실 과로했다면 잠을 자거나 쉬면 풀리겠지만 가장 몸에 무리를 주는 것은 정신적인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 경우이므로, 스트레스 해소에 나무가 많고 깨끗한 공기, 즉 자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자연을 찾을 수 없을 때는 가까운 사람에게 힘들고 속상한 일을 모두 이야기해봅니다. 내 말에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상대방의 위로는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할애하는 시간을 늘리고 몰두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해봅니다. 시각적으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여행도 좋고 온 힘을 다해야 하는 타악기나 관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몸의 반응이 숨골과 호흡을 통해 시작되므로 달리기와 같은 숨찬 운동, 입으로 부는 관악기 등이 좋습니다. 또 평상시 봉사와 선행을 꾸준히 실천하며 마음에 자신감과 여유, 배려심을 쌓는 것도 좋습니다. 이처럼 내적 대처 자원을 비축하면 동일한 현상에 대한 대처 능력을 향상할수 있게 됩니다. 사람은 자신의 삶에 의미가 있다고 느끼고 희망이 있을 때 삶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므로, 선행과 봉사를 실천하며 마음에 행복감을 비축하는 것이 또 다른 스트레스 대처법입니다. 모든 사람이 물리적인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마음의 부자는 될 수 있습니다. 정말 속상할 땐 울어봅니다. 한바탕 울고 나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용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웃는 것이 온몸 혈관과 근육을 열어 이완하는 거라면, 우는 것은 몸속 해로운 물질을 몸 밖으로 뽑아내는 것이지요. 따라서 웃는 것보다 우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끔은 잘 버티고 있는 나 자신을 칭찬하고 스스로 상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힘들어지는 이유는 뭔가 잘못했다는 생각에 자꾸 자신이 작아진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를 줄여보자는 말은 간단하지만, 막상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쉽지 않습니다. 스트레스에 잠식되어 제대로 먹지도 움직이지도 않게 되면 신체 증상과 함께 불안과 우울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이 생겼을 때는 적극적으로 풀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각과 생활을 바꾸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스트레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밖으로 나오려는 노력부터 시작해보세요. 모든 일은 시작이 반입니다. 글 :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숙련된 기술과 장인의 집요함으로 신비로운 자연을 빚어낸다. 내면적 율동감이 전해지는 그의 작품은 솔직하고 담백한 동양 예술정신으로 귀결된다. 43년간 한길만을 걸어오며 도자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 온 최용석 도예가가 오는 18일부터 30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달에서 17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매회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최용석 도예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적 도자기능에서 현대적 소지 유약 기법을 적절하게 결합시킨 달 항아리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는 당연 백자입니다. 조선 후기, 17세기 말엽부터 18세기 중반쯤 만들어진 조선백자는 온화한 백색과 유려한 곡선, 넉넉하고 꾸밈없는 형태를 고루 갖추고 있죠. 이번 전시에서 소박하고 담백한 절제미로 정갈한 아름다움을 품은 백자 달항아리와 클로올링황토유를 다양하게 실험해 완성된 항아리 작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한국 전통도자기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 도자문화예술을 담은 신작들을 통해 도자문화의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것. 실용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가 정갈하게 조화를 이루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도자기의 표면에 물방울처럼 입체감이 나타나도록 하는 클로올링(물방울)황토 시리즈는 최용석 도예가가 직접 연구·개발한 시유제제조법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감과 질감을 내기 위해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연구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는 도예가. 그의 사유와 감각은 까다롭고 예측하기 어려운 공정을 거쳐 탄생되고, 그렇게 도예가의 기량과 숙련이 조합돼 탄생된 작품 앞에서 자연스레 겸허해진다. “완벽하지 않아도 아름답고, 온유하고, 강하고, 둥근 현상에 정성스러움과 완벽한 아름다운 조화가 숨어있는 달 항아리의 매력은 무궁무진합니다. 둥근 달이 구름에 걸쳐지듯, 호수가를 비추듯, 혹은 거친파도 위를 비추듯, 바람을 스치듯 달 항아리의 풍경에 기다림, 삶, 흔적, 소통, 아름다움, 정, 인연, 수행, 기억, 꿈 등을 채워가려합니다”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전시공간지원프로젝트 ‘공유’로 마련된 이번 전시를 통해 최용석 도예가의 삶과 흔적, 히스토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도예가 최용석은 홍익대 세라믹공학과(도자)를 졸업하고 개인전 16회, 초대전, 단체전 및 해외교류전 500여회에 참여했다. 제25회 경주시 문화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도자기공예로 경북 최고의 장인에 선정, (사)한국예총 예술문화공로상, 제20회 신라미술대전 대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현재 대한민국 산업현장 교수, 고도도예를 운영하고 있다.
고승 원효의 스토리를 선무도와 소리, 국악창작무와 실내악으로 풀어낸 퓨전창작공연 ‘인생사 원효, 만남 그리고 이별’이 오는 21일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서 열린다. <사진> 경북문화재단 2022지역문화예술창작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이번 공연은 故 동국대 이임수 교수의 서사시 원효대사를 토대로 만들어진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사)계림국악예술원 권정 대표가 총괄 기획했으며 △유성의 탄생 △원효의 노래(믿음은 내가 뿌리는 씨) △무애춤(구음) △요석궁의 봄꿈(緣) △인연(마음이 일어나니 온갖 것 생겨나고) △행궁견월 상심 색 허니 △해와 달은 저 허공에 있지만 으로 스토리가 구성된다. 원효의 스토리를 담은 푸전창작공연을 통해 무애의 가르침에서 오늘날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한편 이번 공연을 위해 △글 故 이임수 △연출 김용운 △작곡 류자현 △배경제작 (주)앤 커뮤니케이션 임동녕 △음향 다이나믹오디오 △소리 권정, 홍준표 △창작무 배초롱 △선무도 법안스님, 현웅법사, 법련사범 △해설 백만식 △건반 백경림 △삼현육각 김서영 △가야금 김서현 △대금 이채영 △해금 여윤아가 각각 참여했으며, 특히 △출연진에 경주시 청소년 합창단 최다영(서라벌여중2), 최영인(경주여중1), 장채영(금장초6), 박준우(현곡초6), 김리원(금장초6), 김주혁(유림초5), 현지우(황성초2) 등 지역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공연의 의미를 한층 더할 예정이다. (사)계림국악예술원 권정 대표는 “‘인생사 원효, 만남 그리고 이별’은 우리지역의 숨어있는 문화유산을 새로운 퓨전창작공연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작품”이라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신라의 무형문화유산을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길 기대하며, 더불어 학생들의 직접적인 공연 참여를 통해 시민들이 더 친근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주의 더 다양한 문화유산 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해 의미 있는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진행하는 ‘풍요로움을 전하는 동아시아 등불축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 한·중·일 3국의 문화를 등불로 표현한 ‘풍요로움을 전하는 동아시아 등불축제’는 오는 16일까지 빛과 소리와 이야기가 어우러진 체험형 축제로 진행된다. 3국을 대표하는 등불 전시를 비롯해 신라역사 스토리, 중국 설화, 일본 전설 등을 형상화한 대형 등불을 전시해 낮에는 물론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등불의 특성상 야간에 화려하게 빛을 연출함에 따라 야간 볼거리가 부족한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DIY 등불 공예체험과 등불을 들고 공원의 다양한 공간을 걸으며 역사와 문화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힐링 야행프로그램도 운영돼, 야간 가족 나들이에 장소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단기간에 등불축제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등불축제 고유의 매력도 있지만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전국 최초로 운영한 야간 체험형 프로그램인 ‘루미나이트’와의 시너지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루미나이트는 공원 내 화랑숲길 2km 구간에 홀로그램 영상과 LED 조명으로 되살아난 신라의 신화와 전설이 안내하는 야간 체험형 산책 코스다. 계절에 따라 여름에는 ‘루미나 호러나이트’, 가을에는 ‘루미나 해피 할로윈’ 등의 특별 이벤트를 운영, 야간 체험형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저녁 볼거리가 부족한 지역민들에게 등불축제라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고, 루미나이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경주엑스포대공원을 저녁에 즐길 수 있는 대표 여행지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남경주문화연구회가 지난 2일 경주 남산 열암골 주차장에서 제12회 신라화랑 귀산·추항 숭모제를 봉행해다. <사진> 이날 초헌관은 이종주 내남면장, 아헌관은 이영석 내남면 노인회장, 종헌관은 주석분 남경주문화답사회장, 축관은 손진락 유림이 맡아 엄숙하게 진행됐다. 화랑 귀산과 추항은 진평왕 때 원광법사로부터 신라 세속오계를 수계 받아 화랑정신이 되고, 신라인의 정신으로 승화시켰다. 남경주문화연구회는 그들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제향을 올리고 있다.
긴 장대에 엮은 붓으로 그림을 그려 나가는 작가들의 모습에 뭉클한 감동이 전해진다. <사진> 지난달 30일 봉황대 특별전시장 앞 잔디마당에서 지역미술인들의 특별한 드로잉 퍼포먼스와 함께 신라문화제 신라예술제가 화려하게 개막했다. 이번 신라예술제는 경주시와 경주예총이 주최하며, 산하 각 협회가 주관해 진행했다. 이날 경주미술협회는 ‘경주를 담다’라는 주제로 미리 마련해놓은 빈 현수막에 회원들의 개성을 담은 작품을 한데 어우러지게 완성했으며, 시내 중심상가 빈 점포를 활용해 지역미술인들의 전시회를 선보였다. 경주미술협회 최영조 회장은 “경주미술협회에서는 신라예술제 오픈 세리머니로 참여작가 20여명의 현장 드로잉을 준비했다. 봉황대를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 경주미협 회원들 간 친목과 단합을 위한 세리머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주의 정서가 밴 경주미술인들이 그리는 그림이 바로 경주를 담은 그림”이라면서 “경주미술인들이 개성 어린 작품을 통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얻어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주미술협회 회원들이 함께 완성한 작품은 봉황대 특별전시장에 마련된 사진작가협회의 ‘아름다운 경주 작품전’과 어우러져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았다. 한편 30일부터 4일까지 봉황대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 국악, 음악, 연예예술인, 연극 협회 무대도 봉황대 무대 앞에 배치된 의자도 만석, 잔디밭에 놓인 돗자리도 만석을 이룬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위축된 시내 중심상가도 활력을 되찾았다. 경주예총 김상용 회장은 “각 협회 간 참신한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진행된 공연과 전시, 행사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로 함께 즐기고 호응해 주셔서 이번 신라예술제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면서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해 예술인들 간 협력을 통해 경주를 대표하는 특색있는 문화예술콘텐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