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한자어로 구狗, 견犬, 오獒로 구분하여 표현한다. 구와 견은 일반적인 개를 표현하고, 오는 크기가 큰 대형견을 말한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에는 생활 속의 일반적인 개는 견犬으로 표현하였고, 사람의 경지를 뛰어 넘는 길흉사를 알려주는 벽사의 의미로 표현할 때는 주로 구狗를 사용하였다. 우리나라 토종개에 관한 기록은 견과 구로 표현되는 몸집이 작은 개가 일반적이었다. 덩치가 큰 개인 오獒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키가 4자(120cm)나 되며, 중국에서는 오獒란 개는 머리털이 숫사자를 닮아 사자견이라고도 하는 티베탄 마스티프(Tibetan Mastiff)로, 짱아오(藏獒)로 불리는 견종이다. 우리나라에는 獒란 대형견에 대한 기록은 고려 보한집에 기록된 오수개에 대한 설화이다. 오늘날에는 확인하기 어려운 토종개이다. 고려 보한집(초간본 1254년 미확인, 1659년 각본(刻本), 1911년 활판본)은 고려시대의 문신‧학자인 최자(崔滋, 1188~1260)가 쓴 3권 1책의 목판본의 詩話集이다. 보한집에 기록된 오란 대형견에 대한 설화가 있다.
“김개인(金盖仁)은 거녕현(居寧縣) 사람이다. 개 한 마리를 길렀는데 매우 예뻐하였다. 일찍이 하루는〈김개인이〉 밖으로 나가는데, 개가 또한 그를 따라갔다. 김개인이 술에 취하여 길옆에 누워서 자는데, 들에 불이 나서 장차 번지려 하자 개가 곁에 있는 냇가에서 몸을 적셔서 왔다 갔다 하면서〈김개인의〉 주위를 둘러 풀과 잔디를 적시어, 불길을 끊어 놓고서 기운이 다하여 죽었다. 김개인이 이에 깨어나서 개가 행한 자취를 보고 슬프고 감동하여, 노래를 지어 슬픔을 기록하고 무덤을 만들어 개를 장사 지낸 뒤에 지팡이를 꽂아 표지를 삼았다.〈그 뒤〉지팡이가 자라서 나무가 되었으므로, 그 땅을 이름하여 오수(獒樹)라고 하였다. 악보 중에 견분곡(犬墳曲)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다.
뒤에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이르기를, ‘사람들은 짐승이라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면서도, 공연히 큰 은혜를 저버리곤 한다네. 주인이 위태로울 때에 몸 바치지 않는다면, 어찌 족히 개와 함께 논할 수 있겠는가?’ 라고 하였다. 진양공(晉陽公, 최우)이 문객(門客)들에게 명령하여 그 전기를 지어 세상에 알리도록 하였는데, 〈이렇게 한 이유는〉세상에 은혜를 입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은(報恩)의 도리를 알게 하고자 한 것이다”
金盖仁居寧縣人也. 畜一狗甚怜. 嘗一日出行, 狗亦隨之. 盖仁醉臥道周而睡, 野燒將及, 狗乃濡身于傍川, 來往環繞以潤著草茅, 令絶火道, 氣盡乃斃. 盖仁旣醒, 見狗迹悲感, 作歌寫哀, 起墳以葬, 植杖以誌之. 杖成樹, 因名其地爲獒樹. 樂譜中有犬墳曲是也. 後有人作詩云, ‘人恥呼爲畜, 公然負大恩. 主危身不死, 安足犬同論.’ 晉陽公命門客, 作傳記, 行於世, 意欲使世之受恩者, 知有以報也. 補閑集 > 補閑集 卷中 35> 金盖仁居寧縣人也, 畜一狗甚怜
김개인의 오수개 설화가 시대적인 개념을 뛰어넘어 전북 임실의 볼거리로 탄생되었다. 임실군 오수(獒樹)에는 오수의견공원과 반려견 축제인 오수의견문화제 등으로 지역민과 더불어 전국의 축제가 되어 현재도 함께 하고 있다. 오수개를 스토리텔링한 대표적인 1000만 애견시대의 성공 사례이다. 주인을 살린 개의 충성심을 후세에 기리기 위해 의견비가 오랜 세월의 풍파로 글씨가 마멸되어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지금의 의견비는 1955년 4월 8일에 세운 것이다.
임실군은 지사면을 오수면으로 행정지역명을 변경하고, 2003년부터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오수면 금암리 일원 12만964㎡에 집약 설치를 계획하고, 장묘시설, 사료 등 반려동물 관련 용품 생산 업체를 모은 농공단지, 애견 스포츠장, 애견조각공원, 대·중·소형견 놀이터, 반려동물 교육보호센터 등을 건립하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오수 펫 추모공원(2021년 7월 오픈)이 2018년 농림식품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되어, 국비 15억원 등 총사업비 50억원을 들여 대지면적 1만354㎡, 연면적 876㎡의 규모로 건립됐다. 오수면 금암리 864-1번지에 자리잡은 추모공원은 반려동물 화장로 3기 등 화장장과 추모시설, 수목장지 각종 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반려인들을 위한 추모실과 입관실, 참관실, 봉안당을 설치하고 실외에는 산책로와 옥외 벤치, 파고라 등도 갖췄다.
또, 오수의견관광지에는 오수견 육종연구소와 반려동물놀이터, 카라반캠핑장 등 기반시설을 설치를 위해 의견관광지 일원 1만2500㎡ 부지에는 130억원을 투입해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 등 반려동물산업의 거점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펫 카페와 체험장, 교육장, 캠핑장 등을 조성하고 애견 호텔을 민자로 유치해 전국 최초의 반려동물 세계명견 테마랜드를 만들고 있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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