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르네상스를 통해 ‘오페라’라는 음악장르가 탄생한 이래 이탈리아는 3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오페라의 종주국임을 자처해왔다. 당시엔 오페라라고 하면 당연히 ‘이탈리아 오페라’를 의미했다. 이탈리아는 근대 오페라의 아버지로 불리는 몬테베르디를 시작으로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 베르디와 같은 오페라 명장을 간단없이 배출했다. 그런데, 19세기 중반에 독일에서 ‘오페라 이탈리아’의 아성에 도전하는 이가 나타난다. 바로 바그너다. 바그너의 오페라는 음악극(musicdrama)이라 불린다. 음악극은 음악(music)에 극(drama)이 들어있는 다분히 낭만주의적 용어이다. 하지만 베르디만 해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차용하여 음악과 문학이 어우러진 오페라(예를 들면, 멕베스나 오텔로)를 만들었기에 이것만으로 음악극의 특징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그너 음악극은 이탈리아 오페라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특징이 존재한다. 이는 언어의 차이에 크게 기인한다. 이탈리아 오페라는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구별이 명확하다. 사건을 전개시키는 역할의 레치타티보 사이에 주인공의 격정적인 심정을 표현하는 아리아가 배치되어 있다. 이를 번호(number) 오페라라고 하는데, 오늘날 뮤지컬에도 ‘넘버’라는 모습으로 그 흔적이 남아있다. 남녀 주인공들이 멋들어지게 아리아를 부르고 나면 관객들의 박수가 자연스레 이어진다. 덕분에(?)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잠시 끊어진다. 바그너의 음악극을 처음 감상해본 사람은 조금 이상할 지도 모른다. 가수들이 레치타티보 풍으로 주구장창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박수를 칠 틈이 없다. 바그너의 음악극에는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의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오케스트라는 중단 없이 계속 연주를 한다. 이것을 무한선율(unendiche Melodie)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오케스트라는 대체로 반주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공연 분위기는 노래 잘 하는 성악가가 무대 위에서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벨칸토 시대의 오페라는 초절기교를 부리는 소프라노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바그너 음악극에서는 성악과 오케스트라의 비중이 대등하다. 단순 반주에 그쳤던 오케스트라가 바그너 음악극에서는 극을 이끌어가기도 한다. 여기서 유도동기(Leitmotiv)가 나온다. 유도동기는 음악극에서 특징적인 주제선율로써 극의 전개를 암시한다. 관객들은 오케스트라의 음악만 들어도 주인공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일이 전개될지 알 수 있다. 유도동기는 20세기 영화음악이나 드라마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영화 ‘죠스’(1978)의 주제음악이 들리면 관객들은 공포에 떨게 되고,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슈베르트의 마왕이 들리면 늘 김주영(김서형 분)이 나타난다. 바그너의 음악극은 자음이 많아 상대적으로 투박한 독일어의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되었다. 독일어로는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유창하게 노래를 부를 수 없다. 바그너는 이런 독일어의 약점을 감추면서 신화에 근거한 스펙타클한 스토리와 적극적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오페라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놓았다.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전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며 인간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 시작은 아마도 무한하게 펼쳐지는 수 싸움인 바둑에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다. 세계적인 프로 기사들이 연이어 패배한 데 이어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조차 세판을 싸워 겨우 한판을 이겼을 뿐이었다. 애초에 감성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던 사람들의 자만과 달리 인공지능은 미술, 문학, 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급속도로 점령해 오고 있다. 비록 지금은 초보 단계의 작문과 작곡, 그림 실력을 구사하지만 이미 조 단위의 경우의 수로 장착되고 학습되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과 경쟁하거나 인간을 밀어내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을 범죄에 사용하거나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 막을 수 있는 대책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문제가 지적된다. 많은 나라들이 오보했듯, 미 국방성 건물이 테러에 의해 불 탔다는 가짜 뉴스가 전 세계 언론을 장식했고 운동복을 입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수갑을 찬 채 죄수복을 입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합성 사진이 세계 전역에 유포되기도 했다. 인공지능의 심각한 문제점이 지적됨에 따라 세계 각국의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지금부터 6개월 동안 일시에 인공지능의 개발을 멈추고 적절한 규제안을 만들자는 논의까지 시도하고 있다. 과연 우리의 삶에 인공지능은 어떤 기회와 위기를 안겨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사람의 두뇌와 슈퍼컴퓨터가 만나 신의 영역에 이른 슈퍼인공지능의 가공할 이야기가 SF 영화로 제작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인공지능 관련 연구자들에게는 최고의 영화로 알려진 트랜센던스(Transcendence / 윌리 피스터감독/ 2014)가 바로 그 영화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지만 그로 인한 충격과 공포는 어지간한 공포영화를 훨씬 앞선다. 인류의 모든 지식을 탑재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까지 가진 슈퍼컴퓨터 트랜센던스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이 컴퓨터를 만든 주인공 윌 케스터(조니 뎁)가 살해된다.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한 다른 과학자들은 윌의 두뇌를 컴퓨터에 접속시켜 윌의 인지능력을 깨어나게 한다. 이렇게 완성된 인공지능 컴퓨터는 전세계 온라인 네트워크에 접속되며 무시무시한 설계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인류는 지금까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공포와 마주하게 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슈퍼컴퓨터 트랜센더스는 그 뜻인 ‘초월자’답게 무한한 능력을 가지게 된다. 자연의 원소들을 조합하여 사람까지 만들고 그 생각까지 심어넣고 조정하며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지게 된다. 이 어마어마한 능력은 컴퓨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류를 노예화하기 시작한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이야기인가? 인공지능의 극단적 폐해를 다룬 영화는 트렌센더스뿐만 아니라 1984년 첫 편이 만들어진 이후 2019년까지 무려 6차례나 되는 시리즈로 만들어진 터미테이터(제임스 카메룬 감독 / 1984) 역시 인공지능과 인류의 전쟁을 다루었다. 인류를 쓸어버리고 기계의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인공지능을 파괴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 그 인공지능의 개발자를 처치하려 한다는 내용은 정확하게 현재의 불안과 일치한다. 인공지능의 개발을 두고 이대로 계속 무한경쟁을 지속할 것인지 우선 적합한 규제부터 만들어 인류를 위한 안전장치부터 마련할 것인지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모습은 인공지능이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질지 예측할 수 있는 증거다. 인공지능과 인류의 전쟁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키아누 리버스가 주연한 매트릭스(릴리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감독 / 1999년)는 숫제 인공지능이 만든 인류라는 피조물이 인공지능에 대항해 싸운다는 설정이다. 이쯤 되면 인류는 완전히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이 인류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지 해악이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이다. 적어도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한 도구가 되려면 그것을 해악으로 삼을 전제들을 미리 차단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자칫 인류를 위협하는 트랜센던스를 만든다면 그 공포는 얼마나 무시무시하겠는가!
고대 이집트 신화에는 만물의 기원이자 최초의 신인 눈(Nun)에 의해 창조신 아툼(Atum)과 태양신 라(Ra:파라오를 보호하고 왕권을 상징)와 바람의 신 아문(Amun)이 태어나고, 창조의 신으로부터 바람과 공기의 신 슈(Shu)와 습기의 여신 테프누트(Tefnut)가 태어난다. 남매 지간인 습기의 여신 테프누트와 공기의 신 슈가 결혼하여 대지의 신 게브(Geb)와 하늘의 여신 누트(Nut)를 낳았다. 그리고 게브와 누트 사이에서 이시스(Isis, 여), 오시리스(Osiris)와 네프티스(Nephthys, 여), 세트(Set)등 네 신이 탄생하게 된다. 오시리스는 이집트에 최초로 문명을 도입한 신이자 이집트의 왕이다. 오시리스와 이시스 사이에서 복수, 하늘의 수호신 호루수(Horus)와 여동생 네프티스 사이에서 아누비스(Anubis)를 낳았다. 네프티스는 큰 오빠 오시리스를 남몰래 사랑해서 오시리스를 만취시킨 다음 자신을 오시리스의 아내인 이시스로 속여서 관계를 가져 아누비스(Anubis)를 낳았다. 이 사실을 알고 시기한 동생 세트(네프티스의 남편)는 형 오시리스를 살해하고 시신을 관에 넣어 나일 강에 버렸으나 남편을 잃은 이시스(오리시스의 아내, 세트의 여동생)의 갖은 노력에 의해 시신을 찾았다. 그러나 세트는 다시 사체를 열 네 토막으로 잘라 들판에 뿌렸지만 이시스의 노력으로 또다시 오리시스는 부활한다. 고대 이집트에는 이 신화의 영향으로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미라를 만들었고, 왕족과 귀족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또 사후 세계를 대비하여 무덤 속에 노예, 배, 식량, 집 모형 등을 함께 부장하는 풍습이 생겨났다. 이시기부터 아누비스는 죽은 자의 시체를 방부 처리하는 신이며, 망자의 수호신이 되었고, 오시리스가 있는 저승에서 죽은 자의 영혼을 심판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죽은 사람이 사후 세계까지 도달하려면 7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마지막 문에서 사후 세계의 신인 오시리스의 법정에서 심판을 받는다고 믿었다. 한쪽 저울에는 심장을, 반대편 저울에는 정의와 지혜와 진리의 여신인 마아트(Maat, Mayet)의 깃털을 올려 무게를 측정하여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은 심장이 무거워져 저울이 심장 쪽으로 기울어지면 지옥으로 가게 되고, 반대편 깃털 쪽으로 기울거나 대칭을 유지하면 천국으로 가게 된다고 믿었다. 지옥으로 떨어지면 거대한 괴물인 암무트(Ammut:이집트어로 암(am)은 ‘먹다’라는 의미의 동사이고, 무트(mwt)는 죽음이라는 뜻을 가진 명사로서 이를 풀이하면 ‘죽음을 먹는 자’)에게 잡혀 먹힌다. 이 역할 때문에 사자의 서에 실린 삽화를 보면 아누비스는 항상 심장의 무게를 재는 모습이다. 아누비스의 몸은 미라를 만들 때에 타르를 발라 방부 처리를 하기 때문에 검게 표현하였다. 아누비스 두상의 모델이 된 동물이 원래는 황금자칼의 아종이었으나 현재는 이집트 늑대(Canis anthus lupaster)라는 별도의 종으로 동정(同定)되어 개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고대 이집트 무덤은 피라미드가 아닌 보통 분묘였다. 분묘를 조성해 두면 배고픈 늑대나 들개, 하이에나들이 파헤쳐 시체를 뜯어먹는 일이 빈번하여 갯과 동물이나 하이에나 등의 두려움을 긍정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후 세계로의 인도자로서의 늑대 신 아누비스가 탄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누비스는 죽은 자를 괴롭히고 억지로 저승으로 끌고 가는 이미지가 아닌 죽은 자를 올바르게 안내하고 안식을 취할 수 있게 하는 신이었으며, 죽은 자를 심판하는 신이었다. 이집트에서도 망자의 신이며 개 또는 자칼의 머리 부분을 가지는 반수의 모습으로 죽은 자를 인도하여 여러 가지 일을 겪게 하는 고대 이집트 신화의 신인 아비누스이다. 오늘날에는 아누비스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인 영화, 게임, 웹툰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게임은 포켓몬스터의 루카리오, 디지몬 시리즈의 아누비몬과 만화인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아누비스신, 영화에는 테일즈런너 만악의 근원, 갓이터 시리즈의 아라가미, 냥코 대전쟁 등 에서 캐릭터로 활용되고 있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인구절벽의 시대 특히,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는 농촌지역이 소멸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사람이 모여야 하고, 사람이 또 살아야 한다. 후계농업인 육성, 귀농, 귀촌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한 농촌의 소멸 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촌 지역은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아이와 함께 딸기 수확 체험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차를 타고서도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에 위치 해 있지만 주말예약은 항상 매진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딸기농장은 스마트팜 시설이 적용되어 깔끔한 모습이었다. 작은 동물들도 볼 수 있고, 닭장에서 달걀 가져오기, 수확한 딸기로 케이크 만들기, 딸기 모종 화분 만들기 등 아주 다양한 체험들이 농장을 방문한 가족들을 즐겁게 했다. 농장 안에는 농장주뿐만 아니라 체험을 진행하는 사회자부터 생각보다 많은 직원이 체험 진행을 돕고 있었다. 그때 생각이 들었다. ‘아! 이것이 활기를 잃어가는 농촌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구나’하고 말이다. 농장주는 3대째 가업을 이어온 젊은 사장님이었다. 체험을 진행하는 직원들도 젊은 청년들이었고, 체험을 하러 온 사람들도 모두 어린아이들과 엄마, 아빠였다. 이렇게 농장에서는 스마트팜 운영을 통해 농가수익을 올리고 체험형 시설을 덧붙여서 부가수익과 일자리 창출까지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외에도 국산 밀가루로 피자만들기, 벌꿀 채취, 녹차잎 따기 등 농촌에서 가능한 체험은 무궁무진하다. ‘농촌을 더욱 젊고 활기차게 만드는데 이보다 더 좋은 해법이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농촌이 쉼터, 배움터, 일터로써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스마트팜 적용 확대를 위해 농협에서는 스마트농업지원센터를 운영해 스마트팜선도 농가를 육성하고 있다. 더 많은 지원센터 개소를 통해서 기존 농가와 새롭게 농촌에 정착하고자 하는 청년 농부들에게 쉽게 배울 수 있고, 적은비용으로 시설을 설립할 수 있는 보급형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공급을 해야 한다. 체험형 시설도 각 농촌의 특산물 등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치열하기만 한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쉼터 또는 새로운 보금자리로 농촌을 찾고 있다.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수요를 받아들이고 정착할 수 있는 농촌을 만드는 것이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우리 농협이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일자리가 생기고, 보다 많은 수익이 창출되고, 청년들과 아이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웃음소리가 커진다면 지쳐가는 농촌에도 다시 젊음과 활기가 넘칠 것이라 확신한다.
”아이슬란드“의 이름 유래 서기 900년 쯤에 바이킹 족들이 이 섬을 발견하고, 타인들의 접근을 막고, 자기들만의 주거지로 만들기 위해. 이름을 ‘불모의 땅’, ‘동토(얼음)만이 덮인 땅 (-아이슬란드)’이라고 퍼트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을의 중요한 일을 ‘알싱기’라는‘주민 회의 기구를 만들어, 민주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세계 처음으로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다고 전해 옵니다. 이곳은 겨울 평균 -5도∼20도를 오르내리는 그리 춥지않는 날씨이며, 빙하와 온수가 흐르고, 그리고 말과 가축이 노니는 목가적인 자연환경에, 한창 개발되는 유명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지구상 유일한 유라시아대륙과 북아메리카판이 1년에 5센치 씩 벌어지는 지각변동도 볼 수 있는 계곡이 있고요, 용암이 길 다란 각진 돌로 맛 붙어 있는 주상절리 절벽, 그리고 검은 모래 해변이 늘어져 있는, 세계에서 물, 불, 얼음, 온천, 폭포 등이 공존하는 보기 드문 관광지로 이름나 있습니다. 하늘로 향해 분출되는 ‘게이시아르(간헐천)’ 상벨리아 국립공원에서 50여분 달리면 김이 모락거리는 간헐천 지역이 나옵니다. 5-10여분 간격으로 뜨거운 물이 높이 15-20여미터로, 가쁜 숨을 뿜듯이 일정한 간격으로 솟아 오릅니다. 개울 물길 따라 온수가 흘러내리고, 길가엔 풀과 여울 꽃이 피어, 마치 봄 같은 기분이 듭니다. 많은 관람객이 둘러싸고 물기둥을 보면서 와!∼고함을 치며 카메라 셋터를 터트립니다. 2015년, 4월 어느 예술가가 여기에 핑크색 색소를 넣었는데, 4-5시간 동안 핑크색 물이 솟아 올라, 예술 행위냐?, 환경파괴행위냐? 논란의 계기가 되었다고 회자되고 있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폭포의 나라 이 나라에는 약 70개의 많은 폭포가 있다고 합니다. 중앙도로(1번도로)를 지나면서 가까운 폭포 2-3개를 구경했습니다. (1)굴 포스 (황금폭포)는 ‘케이시아르’에서 동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흐비티강’ 협곡에 있는 폭포입니다. 넓은 고원으로 흘러오다가, 깊은 계곡으로 쏜살같이 떨어지는 넓은 물줄기 때문에, 낙차가 심해서 생긴 폭포로 물안개와 무지개가 장관입니다. 이 폭포 입구에는 한 여자의 흉상이 있고, 그 아래 영어로 ‘친구를 배반하지 않겠다’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정부에서 외국자본을 들여 이 폭포를 이용해 수력발전소를 만들려고 할 때, 농민들의 선두에서 반대의 깃발을 들어, 이 폭포를 지킨 여성인 ‘Sgri gur’이라고 합니다. 아이슬란드 최초의 환경 운동가로 전해옵니다. (2)스코카 포스는 ‘굴포스’에서 남동쪽으로 내려와 해안 도로 쪽에 있는 폭포인데, 100미터 정도되는 낭떠러지에서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수입니다. 떨어진 폭포 물이 흘러내려, 개울 주변에 이끼가 융단처럼 깔려있는 게 참 보기 좋아요. 수직 하강하는 물보라 뒷 동굴 속에 옛날 바이킹족들이 보물을 숨겨놓았다는 전설이 전해와, 관람객들이 우의를 입고 뭐가 있나 싶어 굴속에 들어갔다가, 물벼락만 훔뻑 맞고 나오는 모습이 우습게 보입니다. 검은 모래 해변과 주상전리 계곡 ‘셀포스’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최남단 해안 마을인 ‘비크’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인구 300여명의 작은 도시인데, 바닷가에 온통 검은 모래로 덥혀, 파도치는 흰 물결과, 흑백으로 대조를 보이는 곳입니다. 근처 화산 폭발시 검은 화산재가 비산하여 해변을 덮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현무암 용암이 급속히 식을 때 만들어진 5, 6각형 돌기둥이 겹겹이 쌓여, 높은 주상전리 계곡으로 길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레이니스 파라’ 마을이라고 해요. 해안 끝머리에는 코끼리 형상을 한 바위 3개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아주 옛날 두 트롤(바닷가 요정)이 풍랑에 좌초된 배 3채를 끌고 밤에 육지로 올라가다가, 빛에 노출되면서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옵니다. 작은 집들이 예쁘게 모여있고, 붉은 지붕의 교회 건물과 작은 시냇물이 바다로 졸졸 흘러가는 모습이 무척 평화롭게 보입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사&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국립경주박물관 뒷마당 한 구석엔 잘 생긴 석탑 한 기가 서 있다. 탑은 마을을 지키는 아름드리 당산나무처럼 든든하고 당당하게 관람자를 맞는다. 육중한 무게감과 경쾌한 상승감이 조화를 이룬 이 탑은 아는 사람만 안다는 명작,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국보 제38호)이다.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사찰 고선사 고선사 탑을 이야기할 때면 늘 감은사 쌍탑도 함께 언급된다. 통일신라 삼층석탑의 전형은 감은사 탑과 고선사 탑에서 시작해 석가탑으로 완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선사 탑은 감은사지 석탑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탑이 원래 있던 자리를 떠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탑이 있던 고선사(高仙寺)는 감은사가 있는 동해로 향하는 길목, 토함산 북쪽 자락에 있었다. 신라 신문왕(681~692) 때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사찰이다. 창건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신라 29대 무열왕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1914년 원효의 일대기가 새겨진 서당화상비(誓幢和尙碑)의 깨어진 아랫부분이 절터에서 수습돼 고선사의 내력이 밝혀지게 됐다. 원효는 어릴 적 이름이 서당(誓幢)이어서 서당화상으로 불렸다. 원효는 신라 출신의 위대한 승려이자 사상가였다. 그는 현재 경산시에 해당하는 압량군 남쪽 불지촌에서 태어나 15세 무렵에 출가했다. 그는 의상대사와 함께 중국 유학을 가던 도중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큰 깨달음을 얻어 발걸음을 돌렸다고 한다. 이후 수행과 저술에 힘쓰는 한편, 요석공주와 인연을 맺어 설총을 낳았고, 하층민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교화를 위해 노력했다. 서당화상비는 9세기 초 애장왕 때 원효대사의 손자 설중업이 세운 것이라고 한다. 이후 어느 시점에 파손된 이후 1914년 고선사 터에서 아랫부분이, 1960년대에 경주시내 민가에서 윗부분 일부가 발견됐다. 이 비석을 받쳤던 귀부는 고선사지 삼층석탑 옆에 전시돼 있다. 비문은 33줄이며 한 줄에 61개의 글자가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비문은 ‘십문화쟁론’을 비롯한 대표적인 저술서의 성격, 수학과정과 행적, 입적한 장소와 시기, 비석의 건립과 추모사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원효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고선사가 언제 폐사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고려사’에 따르면 현종 12년(1021년) 고선사의 금란가사와 불정골 등을 내전에 두었다는 기록이 있어, 이때까지만 해도 이 절의 법등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감은사지탑 잇는 통일신라 초기 석탑 고선사지 삼층석탑은 2층으로 된 기단 위에 3층의 몸돌과 지붕돌로 구성된 높이 9m 규모의 탑이다. 건립 연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제작 양식이 통일신라 초기 석탑 형태라는 점과 서당화상비에 드러난 내용으로 추정해 볼 때 원효대사가 입적한 686년(신라 신문왕 6년) 쯤 탑이 세워졌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이 탑은 조형적으로 웅장하고 아름다운데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을 잇는 가장 초기 석탑 중 하나라는 점 등의 사료로서의 가치도 높아 오래 전인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고선사지 삼층석탑을 처음 본 이들 상당수는 “압도하는 힘을 지녔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그건 규모가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힘의 원천은 크기와 더불어 돌의 힘에 있다. 만약 같은 크기의 목조건물이었다면 이러한 힘은 쉽게 얻지 못했을 것이다. 예부터 돌은 영원성과 신성성으로 사람을 휘어잡곤 해 기념비적인 건축물에서 자주 사용됐다. 청동기시대 고인돌을 비롯해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선바위까지 무척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 석탑을 많이 만든 건 화강암이 풍부해서이기도 하지만 돌 특유의 영원성과 신성성도 한몫했을 것이다. 큰 덩치가 주는 힘을 감동으로 바꾸기 위해선 성공적인 안정감과 상승감이 필요했다. 보는 이들이 안정감을 느끼면서 부처가 있는 하늘로 오르는 듯한 상승감을 얻기 위해선 무엇보다 뛰어난 비례와 균형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탑의 기단부는 너무 넓어 퍼져 보이거나 너무 높아 위태롭게 보이지 않도록 적당한 넓이와 높이로 만들어졌다. 기단부 아랫부분부터 1층 지붕돌을 지나 3층 지붕돌에 이르기까지 탑은 일정한 비율로 줄어들어 이등변 삼각형을 그어보면 탑이 그 안에 쏙 들어간다. 치밀하게 계산된 비례와 균형을 통해 탑을 본 사람들은 땅에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면서도 경쾌하게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지금은 사라진, 하늘을 향한 찰주까지 남아있었다면 그 느낌은 더욱 강했을 지도 모르겠다. 물에 잠긴 고선사 만나는 덕동호 둘레길 이곳 탑이 제자리를 떠난 것은 1975년의 일이다. 경주 일원에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덕동댐이 지어지면서 절터는 물에 잠겼다. 앞서 발굴조사가 이뤄졌고 석탑은 절에 남아있던 주춧돌·장대석 등 여러 사찰 부재와 함께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석탑이 고향을 잃었을 때 암곡동 골짜기 아랫마을 주민도 고향을 잃었다. 댐 건설을 위해 많은 주민이 고향을 내어 준 것이었다. 이후 일부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일부는 마을 인근 산기슭으로 올라와 다시 터를 잡았다고 한다. 고선사지 삼층석탑을 봤다면, 차량으로 둘러볼 수 있는 덕동호 둘레길 방문을 권한다. 이 길은 물에 잠긴 고선사를 상상하며 한적한 시골 마을 풍경을 즐기기에 그만인 곳이다. 보문관광단지를 기점으로 15㎞ 정도 이어지는 길 가운데 호수 동쪽을 감싸고 도는 6㎞ 구간이 특히 아름답다. 산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터를 잡은 집들이 운치를 더한다. 운이 좋다면 시골 촌로가 펼쳐놓는 옛 마을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오래오래 숨겨두고 혼자 즐기고픈 길이다. 김운 역사여행가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지난달 31일 친절한경자씨와 함께하는 ‘참! 좋은 사랑의 밥차’ 2023년 두 번째 정기운영을 황성공원에서 진행했다. <사진> 참! 좋은 사랑의 밥차는 IBK기업은행이 후원하고,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해 오는 10월까지 경주시 읍·면·동을 순회하며 지역사회 독거어르신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두 번째 행사에도 재가봉사단, 경주시바르게, 신라봉사단, 시설관리공단, 서라벌공연단 봉사단체 등 봉사자 50여명이 400여명의 어르신 급식봉사에 참여했고, 경주시치매안심센터와 협력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조기 치매검사(인지선별검사)도 시행해 치매의 경각심과 예방책을 알렸다. 정재윤 이사장은 “5월 가정의 달에 참! 좋은 사랑의 밥차 급식 지원행사가 지역 어르신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며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앞으로도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에 지속적으로 동참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달 24일 현곡면 금장주공아파트 단지 내에서 사회복지관 홍보사업과 이동복지관사업을 실시했다. <사진> 사회복지관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이날 행사는 현곡면 주민을 대상으로 종합사회복지관의 기능·역할·사업 안내 및 홍보활동을 통해 복지사업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지역주민 약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회복지 관련 서비스 정보를 공유했다. 현장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해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도모했으며, 복지관의 사업을 안내하고, 홍보 영상을 상영해 주민들의 종합사회복지관의 역할과 다양한 사업들을 이해하도록 도왔다. 행사장은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다육이만들기, 원목저금통만들기, 한스쿱마켓)를 운영해 주민참여의 장을 마련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은 경주의 유일한 종합사회복지관으로 다양한 복지사업을 실시하고 홍보 중이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거나 복지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경주시 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가 지난달 31일 아이돌보미 보수교육을 실시했다. <사진> 아이돌보미 교육은 경주시 아이돌봄 서비스 제공 기관인 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보미 214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아이돌보미는 자격 유지를 위해 매년 기본과정 8시간과 특화과정 8시간 총 16시간의 보수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보수교육은 아동학대 예방교육, 아동 안전 관리 교육, 아이돌보미 역할, 영유아 놀이지도 등 유익한 교육으로 이뤄진다. 강봉구 센터장은 “이번 보수교육을 통해 아이돌보미의 전문성 함양과 역량이 강화돼 아이돌보미 사업이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돌봄지원사업은 양육 공백이 있는 가정 만 3개월~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1:1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이용을 원하는 경우 아이돌봄지원사업(1577-2514) 또는 가경사회서비스지원센터(701-2511)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가 지방세 고지서를 활용한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에 나선다. <사진> 이번 사업은 복지위기가구발굴 시스템 운영에도 드러나지 않는 은둔형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시민들과 밀접한 각종 공과금 고지서를 활용한다. 고지서 앞면에 ‘우리 주변의 위기가구를 찾아 주아주세요’라는 안내 문구와 함께 신고 문의처를 삽입했다. 경주시는 시민과 밀접한 각종 고지서를 활용한 덕분에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동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복지제도를 알지 못해 복지사업 신청·지원 기회를 놓치는 시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빈틈없는 촘촘한 복지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독거노인, 중장년 등 1인 가구의 위기상황 포착을 위해 택시광고를 통한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발굴홍보, 복지사각지대 신고센터 운영, 경주 희망톡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주시가 지역 내 여덟 번째 공동육아나눔터를 개소했다. <사진> 시는 지난 2일 외동읍행정복지센터 증축건물에서 외동읍 공동육아나눔터 개소식을 가졌다. 개소식에는 주낙영 시장, 이철우 시의장, 신한금융희망재단 관계자를 비롯해 시·도의원,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개소한 공동육아나눔터는 지난해 12월 여성가족부와 신한금융희망재단에서 시행한 ‘신한 꿈도담터 리모델링 지원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추진됐다. 시는 8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외동읍행정복지센터 증축건물 내 92㎡(28평) 규모에 도서 및 장난감을 활용한 놀이 공간, 품앗이 활동 공간, 주방 등을 마련해 아이와 부모가 모두 이용가능한 시설로 꾸몄다. 이곳에는 전담인력 2명이 배치돼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돌봄교실, 성장발달 단계에 맞는 놀이 프로그램 운영, 품앗이 돌봄공동체를 구성해 자녀 돌봄을 위한 안전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토요일은 사전 예약시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이용대상은 지역 만 12세 이하 아동과 보호자다. 한편 이번 개소로 경주시는 공동육아나눔터 시설 수가 8곳으로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으며, 현재 모두 시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회원가입과 프로그램 참여 등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가족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주낙영 시장은 “공동육아나눔터가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양육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사랑방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많은 관공서나 기업체에서 외주사 직원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IMF 이후다. 기업체가 자체적으로 직원을 채용하고 자체 관리하는 ‘정규직’과 그에 대비된 ‘비정규직’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도 이 시기다. IMF의 관리와 감독은 국가여신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기업의 고용체계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IMF 이후 우리나라 기업에는 파견 기업, 흔한 말로 ‘용역업체의 대행’이 일반화되기 시작했고 일반인들이 짐작하지 못할 만큼 그 시장이 성장했다. 경주 출신으로 유안그룹 전략영업본부에서 활약하는 김찬형 상무는 파견과 도급, 건물관리, 물류 관리는 물론 우리나라 파견·도급 관련 전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인이다. IMF 이전 ‘인력시장’으로 이미지화 되었던 파견·용역업체들이 일약 ‘그룹’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함께 성장해 지금은 이 시장의 미래를 설계하는 주요 인물로 활동하고 있다. “파견 직종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산업과 기업, 관공서 전분야에 걸쳐 보급되어 있습니다. 구미 각국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이전에 파견직이 자리 잡았고 우리 역시 앞으로 더 넓고 전문적인 분야에서 파견직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김찬형 상무의 말이 아니어도 우리 눈에 띄는 많은 분야들에서 파견직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다. 대표적으로 경비, 주차, 청소를 비롯해 안전관리, 택배, 소독, 위생관리, 요식행사 등 분야에서 파견직 근로자들은 각종 관공서와 기업, 병원과 단체 등 사회 각종 시스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익숙해졌다. 파견기업은 기존 기업의 효율적 성장을 돕고 다양한 직업군에서 새로운 보장 해주는 미래형 직장 모습 김찬형 상무가 근무하는 유안그룹은 한창 이 분야에서 급성장 중인 기업이다. 그룹 내에 파견, 도급, 건물종합관리를 관장하는 ㈜유안에이치알, 물류와 화물자동차 운수를 담당하는 ㈜유안로지스틱스, 택배·생산도급·소독·위생관리를 주로 맡는 ㈜에스유이노베이션, 주문처리 컨설팅·전문경영을 담당하는 ㈜키인솔루션 등 4개의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활동하며 올해 5월 말 현재 기준 4200여명에 달하는 근로자를 파견한 탄탄한 기업이다. 유안그룹에서 파견한 근로자들은 변호사·의사·회계사 등 전문성과 첨단성을 가진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관공서와 기업 거의 전 분야에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다. 이같은 파견기업의 성장은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정규 고용시장이 붕괴하는 것을 뜻하고 이와 함께 안정적이던 고용시장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해진 시대상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김찬형 상무는 이에 대해 수긍하면서도 다른 면의 장점을 부각시킨다. “파견 기업의 성장은 ‘직업’이라는 개념을 무너뜨린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 대신 기업의 효율성과 전문성이 강조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불필요하거나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을 과감히 파견기업에 맡김으로써 관공서나 기업, 기타 단체들이 집중할 전문분야에 혼신을 다 할 수 있지요. 파견업체와 계약된 근로자나 직장인의 경우, 파견업체가 쌓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자신이 것처럼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가면서 일할 때와 쉴 때를 구분하며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김찬형 상무는 비록 기업의 정규직은 좁아지는 추세지만 파견기업의 성장이 커지다 보니 파견기업이 갖춰야 할 법적인 각종 규제도 늘어났고 ‘4대 보험 가입’ 등 파견기업이 지켜야 할 계약 근로자에 대한 각종 의무사항도 갈수록 엄격하고 정밀해졌다고 소개한다. “이런 현상으로 봤을 때 지금까지 기업이 맡아왔던 고용의 안정성이 앞으로는 상당 부분 파견기업으로 옮겨올 게 분명합니다. 그만큼 근로자 입장에서는 어떤 파견기업에 소속되어 일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수도 있겠지요!” 김찬형 상무는 유안그룹이 성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유안 그룹과 함께 활동하는 각 분야의 근로자들이 유안그룹의 네트워크 안에서 꾸준히 근로를 보장받아 온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 단언한다. 그런 만큼 자신을 포함한 유안그룹 임직원들은 한편으로는 보다 나은 고객사들의 확보에 주력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좋은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김찬형 상무 자신, 매일 같이 전국으로 출장 다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요즘 회사에서 제 목표는 하나뿐입니다. 저희 유안의 년매출을 우선 5000억 이상 넘기는 것이 목표고 빠른 시기 이내에 1조 이상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회사 안팎에서 더 성실히 뛰어야겠지만요!” 경주고를 졸업하고 관동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후 일찌감치 파견기업에서 일을 시작했다는 김찬형 상무는 자신의 전공이 업무에서는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회고한다. 산업공학에서 주로 한 공부가 어떻게 하면 공정을 단순화하여 효과적으로 생산라인을 만드는가 등이었는데 고객 기업들과 거래하거나 인원을 현자에 파견하면서 이런 기술적인 아이디어들의 덕을 많이 보았다는 것이다. ‘형아만세’ 속 ‘아빠의 밥상’ SNS에 다양다종한 아빠표 음식 올리며 인기, 바쁜 업무 속 건강과 활력 찾는 비법! 그러나 이런 열의와 반대로 이제 50대에 막 접어든 김찬형 상무의 건강은 열정을 가진 만큼 적신호다. 치열한 업무와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김찬형 상무가 선택한 비결은 전혀 의외다. 그러나 그 의외는 이미 그를 아는 세상 대부분 사람들에게 공공연히 공개되어 있다. 바로 그 자신이 직접 해먹는 요리 수준의 음식들이다. “사실은 12년 전 빚보증을 잘 못 써서 집도 빼앗기고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아내가 맞벌이를 다시 시작했는데 바쁜 아내를 대신해 아이들에게 무언가 맛있는 것을 해먹이겠다고 시작한 것이 요리입니다. 처음에는 어쭙잖게 시작했는데 지금은 이게 저의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제가 요리하니까 일단 제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거든요. 그렇게 맛있는 것을 먹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힘도 납니다” 김찬형 상무의 요리는 SNS상에서 꽤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해먹는 요리의 종류가 어지간한 유명 요리사들을 웃돈다. 찌개와 국, 각종 반찬을 비롯한 한식이 베이스이고 분식점식 음식들도 다수 올라 오지만 양식과 중식 등 특별한 스타일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요리들이 매주 5회는 자신의 SNS에 올라온다. 특히 카카오 스토리에 자신의 이름 끝자를 따 ‘형아 만세’라 만든 계정에 ‘아빠의 밥상’으로 올리는 김찬형 상무의 음식들은 조회 수도 많고 ‘좋아요’와 댓글도 많이 달려 있다. 그런데 가만 보면 김찬형 상무의 요리에는 아주 기민한 재치가 숨어 있다. “근무에 집중하느라 시간이 없다 보니 제가 무슨 국물을 직접 우려내거나 음식의 베이스를 충실히 지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마트나 인터넷 재료들을 잘 활용하는 편입니다” 김찬형 상무는 곰탕이나 설렁탕을 일부러 공들여 끓여서 우려내기보다는 인터넷에서 비닐 팩에 든 것을 사서 쓴다. 특히 금요일에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사용할 재료들을 미리 인터넷으로 주문하는데 요즘은 당일 배송, 새벽 배송 같은 시스템이 워낙 좋아 주문하는데 아무런 문제도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고. 특히 김찬형 상무는 먹는 즐거움과 함께 보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아빠 요리사다. “예를 들어 스테이크를 구웠으면 옆에는 토마토도 있고 샐러드도 있고 감자도 놓여 있어야 하지요. 이런 디테일을 즐기다 보니 사진으로 찍으면 그럴싸하지요!” 실제로 SNS에 올라오는 김찬형 상무의 요리를 보면 마치 유명 레스토랑에서 만든 제대로 된 정식의 분위기가 풍겨 나올 정도다. 이런 멋진 비주얼의 요리를 10년 넘게 올렸으니 굳이 따지면 3000편이 넘을 것이다. “문제는 서로 다른 아이들 입맛을 맞추는 것인데 맏이는 야채가, 막내는 고기가 베이스라 이것만 조금 배려하면 됩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잘 먹어서 좋고 저는 저대로 제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먹으니 서로 좋은 셈이지요!” 그러나 정작 부인은 자신이 만드는 요리에 대해서 노코멘트란다. 그러면서 김찬형 상무는 자신이 이렇게 요리를 올리다 보니 엄청나게 내조를 잘하는 자상한 가장인 것처럼 포장될까 봐 확실히 선을 긋기도 한다. “집에서는 좋은 아빠와 남편은 아니라도 열심히 살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사는 아빠이자 남편으로 살고 싶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이유에 충실한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이겠지요!” 한창 일하는 기업의 임원으로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직장과 집 두 가지 모두에 성실한 김찬형 상무, 그의 화려하지 않지만 담백한 일상을 응원하며 직장과 집에서의 두 가지 꿈 모두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열정 속에서 평온을 추구하는 김찬형 상무의 웃음이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경기도 안에서는 주유소에서 담배를 물고 주유하면 과태료 500만원에 처해진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올해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유증기 발생 증가로 주유시 화재사고가 나기 쉬운 것에 대비해 이 같은 초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주유소 내 흡연행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주유소에서 흡연하면 흡연자에게도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며, 주유소 안전관리자 역시 지도·감독 의무 위반으로 1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함께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오는 9월 30일까지 경기지역 셀프주유소와 골프장 자가 취급 주유소 2001곳을 대상으로 여름철 주유소 안전관리 실태 검사를 실시한다. 이 기간에 관할 소방서 108개 화재안전조사반을 동원해 셀프주유소와 골프장 자가 취급 주유소의 위치와 구조, 설비기준, 위험물 취급기준, 허가 변경 위반 여부와 정기 점검 이행 상황, 안전관리자 근무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야간에 불시검사도 진행한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유소 실태 검사에서 검사 대상 823곳 중 270곳(32.8%)이 위험물 취급기준 및 안전관리자 근무 실태 불량 판정을 받았고, 경기소방은 입건 11건, 과태료 처분 5건 등 720건을 조치한 바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주유소는 대량의 위험물을 저장·취급해 화재 발생 시 큰 피해로 이어진다”며 “주유소 관계자께서는 안전관리자 배치 등 화재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경기도의 이 같은 조치는 비단 경기도뿐 아니라 갈수록 기온이 높아지는 우리나라 여름철을 대비해 전국적으로 경계해야 할 사안이다. 특히 주유소 등 유증이 발생하기 쉽고 화재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곳에는 현수막, 포스터 등 시각적인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해 사소한 실화(失火)사고도 생기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아보카도는 지방 성분을 많이 품은 열대과일이다.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 미국 캘리포니아와 멕시코로 알려져 있고, 최대 소비국가가 미국인데 최근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한 중국이 재배까지 눈독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보카도에는 비극적인 사연이 들어 있다. 최대 생산국가인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라는 갱단이 마약이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것에 아보카도는 합법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무엇보다 돈이 된다는 것에 착안, 멕시코 내 아보카도 농장들을 위협해 자신들의 관리하에 두려고 온갖 악행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력이 마약 카르텔에 비해 턱없이 열악하고 부패한 정부 관료들이 공공연하게 마약 카르텔과 결탁해 뒤를 봐주는 실정에서 아보카도를 재배하는 농장이나 농부들은 그들의 피땀의 결과를 허망하게 폭력 집단에게 내주는 꼴이 된 것이다. 아보카도는 물을 많이 먹는 과일로도 유명하다. 반면 탄소 배출량이 어떤 식물보다 높은 나무다. 때문에 아보카도를 재배하려면 기본적으로 물이 풍부한 곳이라야 하고 그렇지 못한 곳에서는 아보카도를 재배하면 심각한 물 부족 재난을 겪을 우려가 생긴다. 이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아보카도는 특유의 맛과 다양한 쓰임, 동물성 지방과 차별화되는 건강한 식물성 지방이라는 장점을 안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과일로 부상했다. 마침 김인현 씨가 아보카도로 싹을 틔우는 데 성공해 분갈이까지 할 만큼 키웠다는 소식을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인현 씨는 내친걸음에 이 아보카도의 나무 이름 짓기 이벤트도 열었다. 여기에 호응해 10여명이 참가해 주라카도, 아~뽁아도, 딕 아드보카도, 아복이, 카도남, 카도걸, 복카도, 아뵤~ 등 작명을 시도했지만 김인현 씨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나마 한국에서 키운 아보카도란 뜻의 아보K, K보카도가 김인현 씨의 관심을 끈 듯 ‘K작명 신박합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어쨌거나 쉽게 싹 틔우기 어려운 아보카도를 분갈이할 만큼 키웠으니 앞으로 멕시코 마약카르텔이 김인현 씨에게 도전장을 보낼지도 모르고, 김인현 씨 집이 탄소 과잉에 물 부족 현상을 겪을지도 모른다. 잘 견뎌 보시길 ^^
노인은 전반적으로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하나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노화라는 큰 범위 내에서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노인의 근감소증 역시 노화라는 요소를 고려한 치료방법만이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현대 의학은 인류가 19세기 말 미생물을 발견하며 우리 몸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약으로 치료하는 개념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배가 아프면 배 아픈 약, 혈압이 높으면 혈압 떨어뜨리는 약, 이런 식으로 어떤 현상이 있으면 그 현상에 대한 치료를 위해 약을 적용하는 것이다. 신약 개발도 이런 개념으로 이뤄진다. 노화에 따라 인지기능이 나빠지는 현상에 대해 알츠하이머의 원인 병소 발생을 예방하거나, 병리적인 변화를 해소할 수 있는 치매약을 개발하는 식이다. 하지만, 감염병이나 몇몇 암, 유전성 질환과는 달리 노화의 결과로 벌어지는 기능 이상에는 이런 접근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다양하게 접근해야 하는 노화 가장 단적인 사례가 노화로 근육의 기능과 양이 감소하는 근감소증과 근본 원인이 되는 노쇠다. 근육의 기능과 양은 다음 세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며, 우리 몸속에서는 근육 단백질이 생성되고 분해되는 미세한 사이클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첫째는 근육이 얼마만큼의 물리적 자극을 받는지의 여부이다. 이러한 물리적 자극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근력 운동이다. 둘째, 내 몸이 쓰는 것보다 충분한 영양성분이 몸속으로 들어오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근육 세포는 아미노산과 탄수화물을 포함한 개별 영양성분의 농도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전반적인 영양상태를 모두 고려해서 근육단백질을 합성할지, 또는 근육단백질을 녹여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지를 결정한다. 셋째는 의학적, 생물학적으로 근육단백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의 균형이다. 진화적으로 우리 몸은 위기에 처하면, 즉 감염이 생기거나(염증)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스트레스 호르몬) 하면 근육은 우리 몸을 일단 살리는 데에 집중하기 위해, 근육을 합성하는 일을 멈추고 오히려 근육단백질을 녹여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해버리게 된다. 이 세 가지 요인을 기반으로 과학자들이 근육 생성 연구를 할 때 주로 별다른 질병이 없으면서 근감소 현상 자체만 존재하는 비교적 젊은 사람들을 모아서, 운동을 격려하고 영양을 공급해 근육의 양과 기능이 증가되는 것을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연구 결과들을 모아 “근감소증의 치료는 운동과 영양밖에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참 많지만, 이는 의사들이 만나게 되는 근감소증이 동반된 어르신들에게서 관찰되는 노화와 기능의 변화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할 수 있다. 근감소증과 노쇠의 중재에 있어서 핵심축이며, 건강한 생활 습관의 요소이기도 한 운동과 영양은 물론 아주 중요하다. 사실 임상 연구를 해보면 이 두 요소가 근감소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 수단이 되는 것은 맞다. 신체 활동이나 식사 중 단 한 가지만이라도 왜곡되거나, 심지어 운동을 꾸준히 하더라도 운동 습관 내에서의 균형이 틀어지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에 광범위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앓고 있는 질병과 근감소증 정도에 꼭 맞도록 제대로 설계된 근력 강화 운동을 2개월 정도 꾸준히 하면 우울, 불안, 수면장애, 요실금, 변비, 소화불량 등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그저 근육량, 근력, 신체 기능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매우 다양한 임상적인 문제들에 대해 단순히 근감소증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그에 대한 해답은 그저 운동과 영양이라고 뭉뚱그리는 것은 숨겨진 폐암 때문에 기침하는 사람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그저 기침약만 처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한편으로는, 여러가지 기저 원인 때문에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없고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공허하게 공자님 말씀을 외치는 격이 되기도 한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로 나타나는 근감소증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기력이 많이 떨어진 어르신들은 겉보기에는 ‘근감소증’을 겪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막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에서 얽히고설킨 원인들이 있다. 코로나19를 앓은 이후 심해진 우울감과 식욕 저하 때문에 식사량과 바깥 활동이 줄면서 우울, 불안, 수면, 인지가 모두 악화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운동을 더 하세요”, “단백질을 드세요”라고 한들 몸과 마음이 주고받는 악순환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울, 수면을 비롯해 몸과 마음을 아우르는 치료 노력이 동반되면, 식사와 활동은 저절로 좋아지면서 삶의 질이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감소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진료실을 찾으신 어르신에게서 암, 내분비계 질환, 자가면역 질환, 치매를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근감소증이라는 현상은 이런 복합적인 현상이 더해져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먹고 있는 약들이 의식을 처지게 만들거나 식욕을 떨어뜨리는 숨겨진 원인이었음을 확인할 때도 있다. 당뇨병이 있어서 근육을 만드는 몸의 능력도 애초에 떨어져 있는데, 우울감으로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것이 겹치고,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느라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고, 식욕을 떨어뜨리는 약까지 먹어야 하는 이 요인들이 모두 더해진 결과가 근육이 빠지는 모멘텀을 만드는 식이다. 이렇게 여러 요인이 더해져서 한 가지 현상을 만드는 노인의학적 문제들을 ‘노인증후군’이라고 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근육 빠지는 현상이 100만큼 벌어지고 있을 때, 식욕 떨어지는 약 때문에 밥 못 먹는 것이 30만큼, 당뇨병이 20만큼, 몇 달 전에 걸렸던 코로나19가 20만큼, 우울감과 인지 저하에 따른 활동 저하가 또 30만큼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기여분을 정확하게 숫자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노인의학 진료실에서는 찾아낼 수 있는 기여 요인들을 최대한 찾아내려 노력한다. 이러한 노인증후군들의 진단과 치료 과정은 ‘노인포괄평가’라고 불리는, 삶을 지탱하는 모든 의학적, 기능적 요인들을 자세히 뜯어보고 문제들이 만들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들을 끊어주는 과정이 핵심이고, 이런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전문 분야가 노인의학이다. 노인의학으로 접근해야 하는 노인 질병 사람의 몸과 마음은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노화와 질병을 설명할 때는 자동차만큼 좋은 비유도 찾기 어렵다. 자동차를 오랜 기간 운행하면 여러 부품이 노화되고 이런 이상들이 종국에는 소음 진동을 만들어 승차감을 악화시키고 작동 효율성을 저하시켜 차가 잘 나가지 않게 된다. 이런 문제로 정비사를 찾았을 때, 훌륭한 정비사는 불거져 나온 결과의 원인을 찾아 들어가서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 되는 부속부터 교체한다. 이보다 못한 정비사는 불거져 나온 결과들과 관련 있는 부속들을 변죽을 울리듯 교체하기도 한다. 차가 잘 나가지 않는데 가속 페달을 덜 밟아서 그렇다고 설명하는 어리석은 정비사는 상상하기 어렵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는 의사가 이렇게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고 원인을 추론해볼 기회를 주지 않는다. 여러 요소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는 클래식카를 보유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차량에 생긴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반적인 문제에서부터 세부적인 원인까지 살펴볼 수 있는 정비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은 적어도 노년기 환자를 대상으로는 ‘엔진 정비소’, ‘배기관 정비소’, ‘타이어 정비소’, ‘서스펜션 정비소’만 있는 상태다. 그래서 어르신들에게서 볼 수 있는 질병이 얽히고설킨 결과로 나타나는 근감소증과 노쇠의 원인을 찾아줄 수 있는 의사를 만나기가 어렵다. 힘이 없고 어지러우면 ‘어지러운 데 좋은 약’을 받는다. ‘어지러운 데 좋은 약’ 중 흔히 사용되는, 소위 항콜린 약물(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신호를 저해하는 특성이 있는 약물)은 변비나 낙상의 위험성을 높이니 영양상태를 더 나쁘게 만들 우려가 있다. 또 소화가 안되면 ‘소화제’를 받는다. 소화제 중에도 항콜린 약물들이 더러 있다. 이런 항콜린 약물들이 하나둘 늘어나다 보면 인지기능이 떨어져서 마치 치매가 생긴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면 또 치매 보는 의사를 찾아가 인지기능 검사를 하고 치매약을 받는다. 치매약은 지금까지 받았던 항콜린 약물과는 정반대로, 아세틸콜린의 신호를 증가시키는 약이다. 흔히 생기는 부작용으로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소변을 보고 싶은 절박감이 드는 현상, 위장의 불편함이 평소보다 훨씬 심하게 느껴지는 현상 등이 있다. 이런 불편감은 식사나 수분 섭취를 더 악화시킨다. 결과적으로, 각 증상들을 돌보는 의사 여럿을 만나 수많은 약을 받았음에도 전체적인 컨디션은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한다. 노인의학에서는 약의 부작용이 또 다른 약을 끊임없이 부르는 이러한 현상을 처방연쇄(prescribing cascade)라고 한다. 환자의 모든 약을 관리하고 노인의학적 질병 특성을 고려해 진료할 수 있는 1차적인 책임자가 있다면 해소될 수 있는 문제다. 꼭 필요한 포괄적 노인의학 진료 근감소증은 따로 떨어진 질병이 아니라, 잘못 방치하면 숨겨진 큰 질병을 놓치게 만들거나 돌이킬 수 없는 기능 쇠퇴를 만들어 가족이나 요양보호사에 의존한 여생을 살게 되는 중요한 전조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그 치료 과정은 의사의 노인의학적 사고방식이 핵심이 된다. 다가올 미래의 어르신 돌봄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포괄적인 노인의학 진료가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정희원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머리 위 둥근 달 올리고 간절한 마음 빌었더니 인연(因緣) 닿았던 이들이 인연(人蓮)이 되었다. 마치 술래잡기하는 것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고 꼭꼭 숨던 달, 돌이켜 보니 그 달 속에 너와 나, 세상이 있었다. 달이 우리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최한규 작가 노트 中 오래된 도시 경주를 작가만의 초현실적 판타지 공간으로 재해석해 간다. 작품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최한규 작가의 초대개인전 ‘달;품다’展이 30일까지 렘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최한규 작가는 절제된 사실적인 표현과 그 속에 서사적 스토리텔링을 담은 작품 15점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한다. 작가는 늘 관객들과 소통을 통해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그리고 자연의 이법과 조형관에 따라 화면을 재구성해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리얼리티를 추구하면서 수채화 고유의 특성인 물성을 극대화하며 판타지적인 공간미를 표현함으로써 산뜻하면서도 화려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독창적인 색채의 조화는 작가의 감성과 예술적 표현력을 대변한다. 자연 이미지를 소재로 작품을 구성하는 작가는 강렬한 원색을 사용해 그림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리고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서서히 이야기가 전개된다. 연꽃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달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구해 온 작가는 경주 일상의 풍경이 더해진 작품을 통해 지친 현대인에게 내면의 평화와 안락함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최한규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그동안 나의 바람과 다른 이들의 소원을 작품을 통해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달을 쫓아가던 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사람은 이미 이루어진 일들을 망각한 채 늘 새로운 것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이번 전시 ‘달;품다’ 전시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이루어 놓은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되새기고, 끝없는 욕망에 대한 자각을 하는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저는 그림을 통해 참 많은 것을 이뤘다. 이미 달은 저를 품어주고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제 그림은 소원을 이루어 주는 그림이라 말하려 한다”면서 “그동안 오래된 도시 경주를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 작품의 목적을 두었다. 이제는 일상의 소소한 경주 풍경을 통해 삶의 작의 행복을 찾는 작업을 하려 한다. 물론, 나만의 독특한 화법의 방식으로 말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와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며 삶 속에서 의미 있는 순간을 찾아내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했다. 최한규 작가는 경주솔거미술관, 서울아산병원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 25회를 가졌으며, 아트페어 10회, 다수의 단체전 및 해외교류전에 참여했다. 올해 영담한지미술관 레지던시 작가에 선정돼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대한민국솔거미술대전, 대한민국독도문예대전, 불빛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큰마디큰병원, 경주시청, 영담한지미술관, 독도문화재단, 경북도청 청사, 경주문화재단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경주수채화협회, 경북청년작가회, 경주청년작가회, 창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름다운 산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남광진 산악사진가의 네 번째 개인전 ‘여명과 일출Ⅱ’가 경주예술의전당 3층 갤러리 스페이스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 남 작가는 웅장하고 신비로운 우리 산의 아름다움을 담은 31점의 대형사진을 선보이며 산의 본질적인 가치와 의미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 유명산의 해뜨기 전 오묘한 빛의 향연과 해가 뜨고 난 뒤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전시다. 민족의 명산인 백두산을 비롯해 지리산, 덕유산, 마이산, 태백산, 주작산, 덕룡산, 초암산 등 8개 산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산의 정상에서 촬영한 대형 사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디테일한 질감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광진 작가는 “산 사진 촬영작업은 정말 힘들고 외롭고 어려움이 따르는 과정이며,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면서 “해마다 다르고 계절마다 다르며 시간마다 다른, 오를 때마다 같은 적이 없는 오묘한 매력에 매료돼 인생의 무게와 같은 배낭을 어깨에 메고 꾸준히 산을 오른다”고 말한다. 남광진 작가는 1983년 사진에 입문했다. 한국산악사진가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서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종합예술축제 ‘경주예총예술제’가 13일부터 17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과 황성공원 타임캡슐공원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50회를 맞이하는 경주예총예술제는 예술창작활동을 통해 지역예술인의 교류와 화합을 다지고, 시민에게 문화예술을 통한 정서함양과 어울림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해마다 이어오고 있다. 경주예총예술제 50주년을 기념해 문인협회, 미술협회, 사진협회는 갤러리해에서 총 165점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시민들과 소통에 나선다. 공연으로는 △음악협회(6/13)가 ‘리커버리’라는 타이틀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는 클래식 공연을 선사하며 △연극협회(6/15)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 징병으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기리며 과거사를 재조명하는 연극 ‘귀로’를 무대에 올린다. △국악협회(6/16)에서는 ‘액막이 타령’ ‘춘색만성’ ‘너나들이’ 등 실내악과 사물놀이, 무용 어우러진 다채로운 국악공연을 펼친다. 공연은 각각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오후 7시 30분. 이어 △연예예술인협회(6/17)는 오후 4시 황성공원 타임캡슐공원에서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을 선보이며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개막식은 13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해에서 진행된다. 한편 경주예총은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7월 4일 ‘경주예인(경주를 빛낸 예술인)’ 발간 출판기념식 및 특별전 ‘위대한 유산’을 거행한다. 특별전에는 경주의 작고·원로 예술인들의 작품과 아카이브를 감상할 수 있으며, 중국 시안과 전북 익산 등 국내외 자매도시의 작품 교류전이 함께 진행된다. 경주예총 김상용 회장은 “지역민들의 응원과 참여, 관심이 지역 예술인들의 성장을 돕고 나아가 경주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면서 “선배 예술인들이 닦아놓은 역사와 전통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원년으로 삼아 예향 경주의 지역문화를 한층 발전시키는 경주예총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3 문화시민포럼 ‘문화도시, 로컬문화를 만들다’가 15일 오후 2시 경주문화관1918에서 열린다. 제5차 예비 문화도시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도시의 성장을 위한 문화도시와 로컬크리에이터의 상생 방안’을 주제로 소통의 장이 마련된다. 1부는 △연세대 국제대학원 모종린 교수의 주제발표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로컬크리에이터 개항로프로젝트의 이창길 대표의 사례발표가 진행된다. 이어 △경주문화와 역사전통을 엮어 활동하는 성림조형원 사회적협동조합 심재담 대표 △차별화된 콘텐츠의 독립서점 어서어서 양상규 대표의 지역 사례발표로 마무리 된다. 2부에서는 1부의 발표자와 함께 △경주학연구원장이자 고청 윤경렬 기념관 박임관 관장 △지역의 문화를 발굴하고 유튜브 콘텐츠로 풀어가는 ‘도시에서 온 총각’ 김동영 대표 △경주문화유산을 활용하여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경주시공간 윤재정 대표, 그리고 현장에 참여한 시민들과 함께 문화도시와 로컬크리에이터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상생방안에 대해 토론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로컬문화의 가치와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소재로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협력 기반을 구축하고자 마련됐다. 2023 문화시민포럼의 참여대상은 일반시민을 비롯하여 지역 로컬크리에이터, 문화공간 운영자 등 문화도시와 로컬문화에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석가능하며, 선착순 120명 내외로 사전 접수를 받는다. 접수는 전화 접수(777-6784) 또는 ‘문화도시 경주’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신라 왕족과 귀족의 무덤이 몰려있는 경주 쪽샘지구에서 돌로 벽을 쌓아 방을 만든 돌방무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동국대 WISE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는 지난 2일 경주 쪽샘유적 발굴조사 현장에서 공동 발굴조사 성과와 출토유물을 공개했다. ‘돌방무덤’은 판돌 또는 깬돌을 이용해 지하 또는 지상에 무덤방을 만들고 출입시설 갖춘 무덤으로 그동안 쪽샘지구에서는 무덤 중앙에 덧널을 놓고 주변에 돌무지를 쌓은 뒤 흙을 덮는 ‘돌무지덧널무덤’ 유형만 출토됐었다. 이번 발굴조사는 6세기 이후 신라 지배층의 무덤 형태가 돌무지덧널무덤에서 돌방무덤으로 변화는 모습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성과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은 “돌방무덤의 길이는 2.9m, 폭 1.3m 크기로 깬돌을 사용해 네 벽을 쌓아 방(玄室)을 만든 구조이며, 방의 남쪽에는 오른쪽으로 치우친 무덤 길이 갖춰져 있다”면서 “바닥에는 방의 동서 방향으로 큰 돌로 경계를 만들어 4개의 공간이 조성된 후, 작은 자갈돌을 놓고 시신과 부장품 안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신 안치 공간에서는 금동제 허리띠 장식과 철제 손칼이 출토됐으며, 무덤 방의 서쪽 벽에는 병과 미늘쇠, 쇠도끼가, 동쪽 벽에는 굽다리접시, 항아리 등이 출토됐다”면서 출토 유물들로 미뤄 돌방무덤은 6세기 중·후엽 경에 만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동국대 WISE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는 지난 2020년 경주 구황동 지석묘를 시작으로 2021년부터는 신라 왕족과 귀족의 무덤군인 경주 쪽샘지구 유적에서 매년 공동으로 발굴조사를 해오고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조사를 위한 기술‧행정‧예산을 지원하고, 동국대 WISE캠퍼스의 고고미술사학 전공 학생들이 실습생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