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만 19세 이상 모든 남성은 국방의 의무를 진다. 현행 기준상 대한민국 전체 군대는 남성 기준 현역병 50만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구절벽으로 인해 2035년부터는 이 인원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돌이켜보면 다산(多産)이 일반적이던 시대 군대는 건장하고 훌륭한 군인을 골라서 뽑을 수 있었다. 징병검사에서 갑을병정 나누어 최소한 갑에 해당하는 남성을 현역병으로 골라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1가구 2자녀 시대를 지나 1가구 1자녀 시대에 들면서 현역병 입영 대상이 급격히 줄었고 그로 인해 눈이 나쁘다거나 건강이 나쁘다거나 독자라거나 하는 등의 사유들이 현역병 제외 기준에서 사라져 어지간하면 군에 가는 시대가 되었다. 반면 병역 의무의 기간은 점점 짧아져 지금의 기준처럼 만 육군, 해병대 등 의무병의 경우 18개월로 정해져 오래전 군대생활 했던 사람들은 지금 군이 정말 전투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눈치다. 누구나 어지간하면 군에 가는 시대고 군에 들어간 병사가 제대로 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군에 가는 아들들은 이전보다 훨씬 귀한 아들이 된 것은 틀림없고 군에 복무하는 동안의 안전과 복지에 관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예민해진 시대가 되었다. 더불어 우리의 아들들과 딸들이 안전하게 복무할 수 있도록 국가가 모든 책임을 지고 안전을 담보할 의무 또한 언제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에도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예천에서 일어난 물난리에 휩쓸린 주민을 찾기 위해 투입되었다가 그 자신 급류에 휩쓸려 순직하는 사고가 일어나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국가는 채수근 일병을 일계급 특진 추서하고 국가 보훈법에 따라 향후 채 상병의 예우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채수근 상병의 죽음을 두고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군 관계자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려는 사안을 두고 뜻밖의 논란이 일었다. 박정훈 대령은 국방부 장관의 승인까지 난 사안이 특정인 제외를 지시하며 하루아침에 바뀐 것과 경찰에 이첩한 자료가 외부에 누설된 것 등에 대해 외압설을 제기하면서 ‘집단항명수괴’ 혐의를 받게 된 것이다. 박 대령은 이에 대해 집단항명수괴는 사실무근이며 끝까지 정당함을 밝히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향후 이 시비가 어떻게 가려질지 주목된다.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지닌다.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요소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이 문구는 헌법 제34조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넷플릭스에서 상영하고 있는 드라마 디.피에서 모든 드라마 시작 전에 내건 ‘이끄는 문구’로 유명해졌다. 디피는 탈영병(Deserter) 추격( Pursuit)의 약자로 군의 경찰이라 일컫는 헌병대에서 탈영병을 추격하는 임무자를 뜻한다. 이 드라마 시즌2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하찮은 디피 일병이 자신에게 돌아올 탈영이라는 최대의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군내부에서 일어난 비겁한 은폐와 비리에 맞서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군 수뇌부는 군에서 발생한 사고를 축소하고 왜곡함으로써 피해자를 기만하는 범죄를 서슴지 않는다. 비록 드라마에서의 일이지만 이와 비슷한 사건이 군의 곳곳에서 일어난 일을 수도 없이 보아온 국민들은 채수병 일병 관련 외압의 여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번 일이 철저히 규명되는 것을 어느 때보다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비단 채수근 상병에 그치지 않고 군에서 일어나는 과도한 군기와 국민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군이 헌신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다. 채수병 상병이 국민을 위해 순직했는데 그런 채 상병 역시 당당한 국민의 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정작 채수병 상병을 지키기 위해서 국가가 마땅한 의무를 다 하고 있었는지를 따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혹여라도 그의 죽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군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합당한 징계가 반드시 있어야 향후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채수병 상병의 헌신 역시 다시 조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위세 있는 외압도 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 사건을 보는 국민은 똑똑히 알고 있다. 이번 일이 공명정대하게 규명되어야 국가를 믿고 우리의 아들과 딸을 군대에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경주시 청소년합창단과 청소년오케스트라가 각각 여름 음악캠프와 연주캠프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경주시 청소년합창단의 음악캠프에는 청소년 단원 42명, 지도자 4명, 음악멘토 2명 등 총 48명이 참가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청소년수련관에서 합창 실력 향상을 위한 음악멘토의 집중 트레이닝, 연습, 청소년오케스트라와 합동공연 훈련을 가졌다. 또 상반기 동안 성실하게 활동에 임해준 청소년 단원들의 수고를 격려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비치 물놀이 체험도 함께했다. 김동욱 지휘자는 “연습을 통해 하반기 공연 활동에 집중하고 합창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전했다. 앞서 경주시 청소년오케스트라 여름 연주캠프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화랑마을에서 열렸다. 이번 캠프는 청소년 단원 58명, 지도자 7명이 음악적 기량을 향상을 위해 개인 및 파트별 집중 트레이닝과 합주 연습을 중점 진행했다. 또 레크레이션과 청소년의 문화발표, 음악대학에 재학 중인 청소년오케스트라 선배의 깜짝 방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석구 청소년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이번 캠프로 단원들의 유대감과 친밀감을 강화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적 즐거움과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오케스트라 연주 실력을 향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경주시립도서관이 하반기 독서문화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한다. 시민들의 독서문화를 진흥하기 위한 하반기 독서문화 프로그램은 오는 9월 12일부터 12월 20일까지 15주간 운영한다. 프로그램 신청은 오는 22일 오전 10시부터 27일 오후 6시까지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로그인 후 독서문화행사-문화강좌신청에서 선착순으로 신청하면 된다. 경주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수강료는 무료다. 다만, 교재비 및 재료비는 본인 부담이다. 강좌는 모두 12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성인 대상 강좌는 △가을, 시에 물들다 △그림책 출판하기 △독서지도사 2급 △부모를 위한 책육아 △빨강머리앤 & 감성캘리와 만나다 △방송 다큐멘터리 제작과정 △스마트폰으로 연하도서 스토리북 만들기 등 7개 프로그램이다. 6~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책놀이 공작소 △유아 동화영어 등을 운영한다. 초등 1~3학년을 대상으로 △원예 북 가드닝 △초등 동화영어도 강의한다. 마지막으로 초등 4~6학년을 대상으로는 4차 산업 메이커 융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 신청과 강좌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사서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북을 찾는 관광객 및 외국연수단을 비롯 외교단체 및 협회 등의 방문이 연중 이어지고 있다. <사진> 경주타워를 비롯한 기념관,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의 다양한 문화시설과 신라문화에 첨단기술을 접목시킨 전시관, 루미나이트, 석굴암 VR 등의 체험형 콘텐츠를 한 곳에서 만나 볼 수 있기 때문. 특히 지난 13일과 15일에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를 마친 독일과 대만 잼버리 대원들이 경주엑스포대공원을 찾아 역사와 문화를 체험했다. 13일 경주엑스포대공원을 찾은 독일 잼버리 대원들은 경주타워에서 ‘천년대계’ 영상을 비롯해 천마의 궁전과 엑스포기념관 등을 관람하고 신라역사·문화에 대해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야간 콘텐츠인 루미나 호러나이트까지 체험을 하는 등 K-컬처 체험에 푹 빠졌다. 15일 방문한 대만 잼버리 대원들 역시 문화시설과 전시관 등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지난 7월 유럽지역 청소년 단체 관광객들이 경주엑스포대공원을 찾아 인피니티 플라잉 공연을 관람한데 이어, 이달 13일에도 유럽지역 청소년 단체 관광객들이 방문해 인피니티 플라잉 공연 관람과 함께 문화시설과 전시관 등을 둘러봤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버스킹 공연이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는 경주엑스포대공원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버스킹 공연을 마련했다. 지난 12일 경주타워 1층 로비에서 남녀 혼성듀오 ‘팔레트’의 버스킹이 열렸다. 버스킹은 오후 1시, 3시, 5시 등 3차례 열렸으며, 30여분 가량 공연이 진행됐다. 또한 곡수원에서도 MC 정주리 씨의 버스킹이 열려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버스킹을 즐긴 한 관람객은 “경주엑스포대공원의 다양한 볼거리도 좋았는데 버스킹을 보며 공연까지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다양한 공연이 계속 됐으며 좋겠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8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 마다 진행되고 있는 경주엑스포대공원 버스킹공연은 오는 19일에는 ‘경주관악협주단’, 26일에는 통기타 가수 ‘유월’의 버스킹이 예정돼 있다. 공사 김성조 사장은 “관람객들을 위해 마련한 버스킹도 즐기시고, 가슴 한 켠 노래, 춤, 악기에 대한 열정을 품고, 나도 버스킹 한번 해보고 싶다는 분들은 ‘시민오픈 스테이지’를 적극 활용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오픈 스테이지는 시·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경주엑스포대공원의 저변 확대와 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문 버스킹 외 일반인 버스킹 희망자들에 대한 무대로 오는 10월까지 버스킹이 가능한 경북도내 단체 및 개인을 대상으로 ‘시민오픈 스테이지’를 마련하고 있다. 신청이 가능한 버스킹은 연주, 댄스, 퍼포먼스 등이며, 경주엑스포대공원 홈페이지 커뮤니티(공지사항 420번)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 후 e메일(mo5n@koreacomm.com)로 제출하면 된다. 신청결과는 적격여부 심사 후 개별 연락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가자 모집 공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주시가 지역을 대표하고 차별화된 관광기념품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제26회 경주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을 개최한다. <사진> 민·공예품, 공산품, 가공품 등 국내·외 관광객들이 구매할 수 있고, 계속 생산(판매)이 가능한 기념품이 공모 대상이다. 다만 이미 상품화된 유사제품 및 모방품, 보관·운반이 곤란해 상품화가 어려운 제품, 저작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제품 등은 응모가 제한된다. 공모전은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응모할 수 있으며 9월 19일, 20일 양일간 경북도 관광홍보관(경주시 보문로 424-9, 1층)으로 방문해 작품을 제출하면 된다. 심사는 상품성, 디자인, 품질수준, 대중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10월 10일 입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일반시민이 온라인 및 현장 투표로 참여하게 돼 다양한 시각이 반영된 심사가 이뤄진다. 시상은 △대상 1점(500만원) △금상 1점(300만원) △은상 1점(200만원) △동상 2점(각 100만원) △장려상 6점(각 50만원) 등 총 11작품에 150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수여된다. 시는 우수 입상작에 대해서는 경주시 직영 기념품 판매점 전시와 판매를 지원할 계획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 홈페이지(경주소식/고시공고) 공고문을 참고하거나 관광컨벤션과로 문의하면 된다.
2023년 1월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 외 자치단체에 기부금을 내면 세액공제 혜택과 기부금의 30% 내에서 지역특산품, 지역사랑상품권 등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각 지자체는 이를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답례품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원조인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10년 이상 앞서 고향납세 제도를 도입했고, 각종 시행착오를 거쳐 2020년 고향납세 기부액이 7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제도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7회에 걸쳐 국내 지자체들의 고향사랑기부제 추진현황과 일본 고향납세 제도를 취재, 보도함으로써 고향사랑기부제의 발전방향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고향사랑기부제 교과서’를 저술한 한국공학대 신승근 교수는 책에서 “2019년 기준 소득세 납부하는 납세자 인원이 1600만명이 넘기 때문에 이 중 60%인 1000만명만 세액공제 기준인 10만원을 기부해도 1조원의 기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국 1분기 통계에 따르면 지자체 평균 모금금액은 약 5300만 원이며 상승세가 없다면 1조가 아닌 479억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한국지방재정논집 28권 1호에 실린 한국지방세연구원 김홍환, 울산연구원 이경우 연구위원의 ‘고향사랑기부제 기부금액 추정’에 따르면 기부금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고려하여 최소 714억, 최대 3159억원을 추정했다. 일본에 사는 A씨는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 설명을 듣더니 깜짝 놀랐다. “제도가 일본과 너무 다른데요? 일본과 비슷할 줄 알았어요! 그럼 누가 기부해요?” 맞다. 누가 할까? 일본 고향납세제의 특징 기부 동기를 묻는 질문에 많은 일본 기부자들이 ‘답례품 획득’을 꼽았다. 일본의 고향납세제는 기부자들이 자신의 세금으로 특산품 쇼핑을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일본 고향납세제 사이트인 ‘후루사토 초이스’ 홈페이지는 답례품을 금액별, 카테고리별, 지역별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의 형태를 띠고 있다. 답례품을 받기 위한 기부 금액이 적혀있고 기부자는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듯 기부할 수 있다. 답례품 중심으로 제도가 정착되면서 각 지역의 특산품을 쇼핑한다는 개념으로 자리를 잡았다. 어차피 내야 할 세금을 똑같이 내는데 다른 지역의 특산품까지 받을 수 있어 기부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덕분에 특산품 소비가 늘어나며 내부 순환경제를 형성하는 등 어려운 지방재정을 보완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했다. ‘지방 응원’과 ‘공감하는 사업’을 기부 동기로 꼽는 기부자도 많았다. 2022년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 지방자치단체 중 97.7%가 기부금의 용도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일본의 지방도시 역시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고령자 중심의 정책이 많이 시행된다. 하지만 일본 지자체는 고향납세제를 통해 얻은 기부금으로 아동·청소년 보육이나 교육, 환경, 동물보호 등 지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러 사업을 진행했다. 기부자는 어차피 내야 할 세금으로 지역의 특산품도 받으면서 그 돈을 좋은 곳에 썼다는 보람까지 느낄 수 있어 일본 고향납세제의 규모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 클라우드 펀딩’은 선호하는 지역이나 정책을 기준으로 기부하는 시스템이다. 선호하는 지역 혹은 사업이 명확한 사람들은 특정 지역이나 사업에 기부하고 답례품을 받는다. 답례품 중심의 과도한 경쟁을 정책 경쟁으로 전환하는데 도움을 준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해 피해 지자체를 응원하는 시스템도 존재한다. ‘고향세 재해 지원’은 재해 피해 지자체를 위한 기부금을 빠르게 전달하며 답례품은 없다. 법인 역시 고향납세제를 통한 기부가 가능하다. ‘지방창생 응원세제’라는 이름의 법인 버전 고향납세제는 답례품은 없지만 90%까지 법인세를 경감할 수 있다. 일본 고향납세제가 겪었던 시행착오 일본은 지방의 지속적인 인구 감소에 따른 지자체 재정여건 악화의 해결책으로 2008년부터 고향납세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도가 탄탄했던 건 아니었다. 2015년 일본 총무성은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과열되자 환금성이 높거나 고액의 답례품을 제공하지 못하게 막고 제공되는 답례품의 원래 가격이 얼마인지 기입하지 못하게 했다. 기부금 확보를 위해 고액의 답례품을 내걸었기 때문이었다. 2016년에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답례품으로 준 것이 문제가 되어 규제가 시행됐다. 나가사키 현을 시작으로 포인트 답례품이 유행처럼 번지자 선불카드, 상품권, 전자화폐 포인트, 항공권 예매 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비롯한 다양한 마일리지를 금지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산성이 높은 물품인 전자기기, 귀금속, 골프용품, 자전거 등 역시 금지했다. 2017년 진행된 규제는 시계와 카메라, 악기를 추가로 금지하고 기부금의 30% 이하로 답례의 비율을 정했다. 2018년에는 해당 지역 내에서 생산되거나 제공되는 서비스로 답례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항목을 추가했고, 2019년에는 고향납세제 희망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지금까지 한국 고향사랑기부제는? 한국의 경우 일본의 선례를 학습하여 시스템 및 방향을 정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품으로 답례품을 정해야 한다는 것과 기부금의 30% 만큼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는 시스템이 바로 그렇다. 또한 이번 6월 12일 2차 시스템 도입을 통해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를 개선하여 일본의 후루사토 초이스 홈페이지처럼 답례품을 잘 찾을 수 있게 변경했다. 선례를 학습하여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은 좋았지만 다른 문제가 생겨났다. 초기 고향납세제를 도입했던 일본처럼 지자체 경쟁 과열을 경계하여 적극적인 홍보를 지양하라는 행정안전부 지침이 있었다. 하지만 초기 홍보 부진은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저조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기부 강요도 확인됐다. 일각에선 고향사랑기부제가 제대로 된 효과를 못 내고 있고 오히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관한 책임을 지역사회 공무원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전국의 지역이 동시에 시작한 정책으로 등수가 바로 보이는 만큼 실적에 민감한 사업이다. 행정안전부는 소속 공무원들에게 기부를 강요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매결연 지자체 구성 공무원과 서로 기부를 약속하며 실적 채우기 바쁜 모습이 자주 확인된다. 참여에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일본과 한국 제도의 가장 큰 차이는 세액공제 규모다. 한국 고향사랑기부제는 조건에 상관없이 1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일본은 다르다. 일본의 경우 부양가족이 없는 3000만원 소득자 기준 28만원, 5000만원 소득자 기준 61만원의 공제를 받을 수 있어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큰 폭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일본의 고향납세제는 2021년 통계 기준으로 한 건 당 평균 약 18만원, 1인당 평균 112만원을 기부한다. 통계를 통해 일본은 세액공제 한도 내 여러 번 기부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0엔=1000원 기준) 폭넓은 세금공제가 매력적이려면 추가 혜택인 답례품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의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을 고르고 기부를 한다는 점에서 일본 고향납세제의 ‘정부 클라우드 펀딩’과 유사하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는 일본의 후루사토 초이스 홈페이지처럼 답례품을 중심으로 기부를 유도하고 있어 상황이 맞지 않다. 원하는 답례품을 확인하고 답례품 금액의 약 3배를 계산해서 기부해야 하는 한국의 시스템은 답례품을 고르고 표시된 금액만큼 기부하는 일본의 시스템보다 더 번거로운 셈이다. 답례품의 종류 역시 한계가 있다. 한국의 경우 세액공제 10만원에 맞춰서 3만 포인트 이하 답례품의 개수가 압도적이다. 실제로 한국 고향사랑기부제 사이트 고향사랑e음 답례품 기준 1만포인트 이하 답례품의 경우 724개, 1만포인트 초과, 3만포인트 이하 답례품은 5270개, 3만 포인트 초과, 5만포인트 이하 답례품은 1137개로 많은 지자체가 세액공제 10만 원 한도에 따른 답례품 선정을 의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3만원치 특산품으로 지자체의 우수한 특산품을 홍보하기에 한계가 있어 아쉬움이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로 얻은 기부금으로 진행하는 기금사업 역시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를 통해 지자체별로 확인할 수 있지만 대부분 관련 조례를 옮긴 수준이며 아직 기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의 설명은 찾기 힘든 편이다. 지자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 사실 국가 간 정책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조세제도에 따라 세액공제 범위나 규모, 고향사랑기부제의 시스템은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현재 고향사랑기부제의 상황은 애초 언론 등이 예상한 흥행과 비교하면 매우 아쉬운 수준이다. 충남의 한 지자체는 전체 기부자의 9.2%인 58명이 1만원 이하 기부자이며 100원에서 1000원 기부자는 54명으로 나타났다. 경남의 한 지자체는 1만원 이하 기부자가 25.9%에 달한다. (6월 7일 기준) 농협 등 은행권의 고향사랑기부제 금리우대 상품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은행의 우대금리는 혜택으로 인식되지만 세액공제 10만원과 그 30%의 답례품은 혜택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 임실군의 경우 2분기가 지난 지금 총 기부금 3억 원 후반의 성과가 확인됐다. 현재 제도적 단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방증이다. 과연 지자체는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 다음으로 이어지는 기획에서는 자생지의 환경을 최대한 살린 동물복지 동물원으로 유명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있는 지역이자 일본 5대 가구 생산지인 아사히카와 시의 사례를 살펴보겠다. 연합취재단 공동기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을 받아 국내 7개 신문사 연합 취재·보도합니다. <청양신문, 광양신문, 고성신문, 뉴스사천, 당진시대, 무주신문, 주간함양>
참사랑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는 지난 4일 행복황촌 정지간에서 ‘참! 사랑 가득한 터링 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이번 대회는 참사랑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대한터링협회 경주시지부에서 주관해 행복황촌 도시재생 주민 제안 공모사업 선정 프로그램인 ‘신나는 터링(terring)! 활기찬 일상으로 터닝(turning)!’ 참여 어르신과 수행인력 등 약 30명이 함께 했다. 경기는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1, 2, 3위를 차지한 어르신들께는 써큘레이터, 휴지, 물티슈 등 생활용품이 전달됐다. 박경복 시설장은 “무더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어르신들께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도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건강한 노후를 보내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신나는 터링(terring)!활기찬 일상으로 터닝(turning)!’은 2023년 행복황촌 도시재생 주민 제안 공모사업 선정 프로그램으로 펀(fun) 스포츠 터링을 활용해, 독거 어르신들의 신체·정신적 건강을 증진, 공동체 의식과 사회성 향상, 지속 가능한 놀이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실시됐다.
하나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지난 3일, 4일 월성원자력본부의 후원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해 냉방용품을 갖추지 못한 취약계층 10가정을 선정해 선풍기를 전달했다. <사진> 이번 여름나기 물품지원은 ‘솔~ 솔~ 시원한 행복바람’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폭염으로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냉방용품이 없어 무더위를 참아내야 하는 취약계층 독거노인들에게 여름나기 물품을 통해 쾌적한 환경에서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 물품을 전달 받은 사람들은 “해마다 여름은 더욱 더워지고 있고, 창문을 열어놔도 시원하지가 않았는데 선풍기를 선물 받아서 다행이다”며 “선풍기라도 있으니 조금이나마 더위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후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센터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더위를 나고 있다. 어르신들이 여름을 잘 이겨낼 수 있게 후원해준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8일, 9일 2023 여름캠프 ‘우리들의 열네번째 썸머스토리’를 경주 퍼시픽 펜션에서 개최했다. <사진> 여름캠프는 중증장애인의 야외활동 지원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높이고 대인관계의 기술을 향상하기 위해 열렸다. 행사는 한전kps(주)월성제2사업처와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후원회, 경주천마로타리클럽, 구미장미로타리클럽 등 기관단체들이 후원했다. 브라비아트 대표인 테너 서영철 성악가의 축가에 이어 이원주 색소폰아카데미 대표의 색소폰공연, 노래자랑, 윷놀이, 물놀이, 경품추첨 등이 진행됐다. 이번 힐링의 시간을 통해 참가자들은 사회참여의 자신감을 높이고 더 당당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시간이 됐다.
우리나라 천주교의 시작은 이벽(1574~1785)이 천진암에서 천주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시작되었다. 천진암은 경기도 광주시 퇴촌 산골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이벽, 정약종, 권철신, 이승훈, 권일신 등 다섯 명의 초기 천주교 성인들의 묘를 이장하며 우리나라 천주교 발상지로 공인했다. 우리나라 천주교는 다른 나라와 달리 자생적이라는 것에 의미를 둔다. 위의 초기 학자들이 스스로 천학 또는 서학을 연구하다 종교화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세례 신앙자 이승훈은 동지사인 아버지를 따라 북경에 갔다가 그라몽 신부에게 세례받았다. 천주교 박해가 처음 일어난 것은 정조 때인 1785년이다. 천주교에 대해 특별한 반감이 없었던 정조는 전라도 진산의 양반 윤지충이 모친상을 당해 신주를 불태우자 이를 강상죄로 벌해 윤지충과 권상연을 엄벌한다. 초기에는 전통적 윤리 문제로 천주교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났지만 교인이 늘어나면서 차츰 역모의 문제로 발전된 것이 천주교 박해의 원인이다. 특히 흥선대원군이 일으킨 병인박해는 황사영 백서 사건이 원인인데 이 황사영 백서에는 조선의 천주교 보호를 위해 조선을 청나라 속국으로 삼아 달라거나 프랑스 함대를 동원해 천주교를 구해 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여기에 독일인 오페르트가 흥선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연군의 묘를 도굴하는 사건이 생기자 대대적인 박해가 시작되어 이때 무려 8000여명이 순교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세계사에서 천주교가 쇠락하던 시기에 조선에서는 이런 처절한 신앙이 싹튼 것이다. 프랑스혁명(1789)을 비롯, 사회 전반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었고 통일 이탈리아에 의해 비오 9세 교황이 교황령을 잃고 바티칸에 갇히는 수모를 겪을 때였다. 천주교 사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정약용 선생 집안도 눈여겨볼 만하다. 선생의 형제는 정약현,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순이다. 정약현은 천주교를 신봉하지 않고 집안을 지켰다. 정약전은 배교하고 흑산도로 유배되어 자산어보를 남겼다. 정약종은 아들들까지 집안 모두 순교했다. 정약용은 배교하고 강진으로 유배되어 목민심서 등 불후의 명저들을 남겼다. 최초 세례교인 이승훈은 자형이고 이벽은 맏형인 정약현의 처남이다. 진산사건으로 순교한 윤지충은 외가쪽 친척이고 이때 함께 처형된 권상연은 외사촌이다. 황사영 백서 사건의 주인공 황사영은 정약현의 사위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리면서 온갖 말들의 SNS를 뜨겁게 달구었다. 페이스북에 ‘잼버리’를 검색해 상위에 오른 순으로 유명 인사들의 의견을 엿보았다. 문재인 전대통령은 새만금을 도중에 책임졌던 대통령으로서 미안함을 표시하면서 국민을 부끄럽게 만든 현정부를 은근히 나무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잼버리를 1.4후퇴 후 최대규모 민간인 대피작전으로 묘사하며 갑작스런 정부요청에 응해준 국민들과 공직자들에게 감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잼버리 대회준비한다고 크루즈 포함 99번 해외출장간 관계자들을 성토했다. 김동연 경기도 지사는 경기도 21개 시군 53개소에 63개국 9284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함께 했다며 최선을 다해 이들을 돕겠다고 밝혔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전라도에 쏟아진 각종 의혹에 대해 전북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기자회견을 열고 남아 있는 문서로 검증하자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유명인사들이 각각 갑론을박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공통점은 이번 잼버리 대회로 인해 실추된 대한민국의 국격에 대한 안타까움이었고 이 참사의 원인을 서로 상대편에 대한 몰아갔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이준석 전 국민의당 대표가 쓴 글이다. 이준석 대표는 잼버리에 소요된 총사업비를 전 정권과 현 정권, 전라도와 중앙정부가 각각 쓴 비용으로 나눠 책임소재를 밝혔다. 이 요약을 보면 전 정권과 현 정권, 전라북도와 중앙정부의 책임이 얼마나 비중있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그대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잼버리 총 사업비 1170억, 이중에(여가부 비롯 3개 중앙부처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인) 조직위에서 쓴 예산은 870억, 전라북도가 쓴 예산은 260억. 그러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2~23년 쓴 예산이 1015억, 21년도까지 쓴 사업비가 156.5억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조직위가 쓴 비용 783억, 전라북도가 쓴 비용 190억. 자료대로면 조직위가 최고 책임이고 예산의 80%는 현정부 시기 지출임. *간단히 정리해 준다. 전 정부 시기 : 156.5억, 현 정부 시기 : 1015억 / 현 정부시기 조직위 : 783억, 현 정부시기 전라북도 : 190억
내가 교촌에 살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1969년부터다. 내가 다섯 살 때 교촌으로 이사가 교촌한옥마을 정비공사가 시작되기 한 해 전에 시에 집이 유치되면서 이사 가던 2008년까지 우리집은 거의 40년을 교촌에서 살았다. 한옥마을 조성을 위해 경주시는 2008년부터 모두 45채의 집을 사들여 지금의 22채로 공사를 다시 했다. 나는 그 과정을 보면서 과연 그게 교촌의 역사성과 문화성에 합당한가에 대해 많이 고심했다. 2008년에도 무려 45채나 되는 집을 수용해 철거했지만 내가 처음 교촌에 이사했을 때는 이보다 두 배는 많은 집들이 교촌 곳곳에 빼곡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 집들이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나면서 헐리고 사라지면서 2008년까지 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처음 교촌에 살기 시작했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80여 호 집들이 사라졌지만 최부자댁과 관련한 집들은 거의 보존됐다. 그것이 경주교촌한옥마을의 뼈대다. 좀 구체적으로 변화를 말하자면 인가가 있던 곳이 지금의 첨성대 앞 반월성 진입로 오른쪽 공터와 계림 사이, 지금의 문화재연구소부터 시작해 남천에 이르는 지점까지 집이 10여채 있었다. 계림 앞에는 포도밭이 있어서 포도가 나는 철이 되면 사람들이 놀기 삼아 많이 드나들었다. 지금의 향교 주차장 앞쪽도 대여섯 채의 민가가 있었다. 이들 집들은 대부분 초가집이었다가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면서 석면이 주원료인 슬레이트 지붕 집으로 바뀌었다. 교촌 북동쪽으로도 집이 많았다. 교촌에 놋그릇을 만들어 공급하던 ‘놋전’이라 불리는 동네였는데 교촌에서 황남초등학교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가다 왼쪽으로 놋전 골목이 있었고 그 골목 좌우로 10여채의 집이 있었고 그 안쪽으로 100여미터 들어가면 역시 10여호는 됨직한 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다. 교촌 안쪽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사마소(司馬所)가 지금의 월정교 남측에 남천과 붙어서 지어져 있었는데 그게 1984년 지금의 교촌 서편으로 옮겨간 것이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교촌을 중심으로 놋전까지 아우르면 당시에는 무려 100세대는 족히 교촌에 살았다는 결론이다. 더구나 당시에는 대가족의 영향이 살아 있을 때고 6.25전쟁 후 한창 베이비 붐이 일어나던 시기다. 교촌과 놋전에는 집집마다 아이들이 넘쳐났고 온동네가 낮에는 사람 사는 소리 밤에는 개짖는 소리 이른 아침에는 장닭 홰치는 소리로 요란했다. 줄잡아 인구가 5~600여명 되는 동네이다 보니 없는 것도 없었다. 동네에는 이발소도 있었고 구멍가게를 겸한 선술집도 서너 개 있었다. 연탄을 찍어내는 가내수공업 연탄 공장도 하나 있었다. 이렇게 많았던 집들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춘 것은 교촌 일대는 물론 경주전역에 긴 세월을 두고 단행된 ‘경주유적지정비사업’ 때문이었다. 가장 먼저 철거된 곳이 향교와 계림 사이에 자리 잡고 있던 5~6채의 집들이었다. 이어 반월성 남측 지금의 문화재연구소 쪽에 자리잡고 있던 집들이 없어졌고 그 다음으로 반월성 남쪽 집들이 모두 사라졌다. 비슷한 시기에 놋전 마을들도 급격히 사라졌다. 계림 맞은 편 포도밭과 교촌 남서쪽, 최부자댁 후원 뒤 솔밭과 맞닿아 있던 포도밭도 사라졌다. 이게 약 내가 교촌에 이사간 후 약 15~6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였다. 이렇듯 많은 집들이 사라졌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도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집들이 있었다. 그게 모두 골기와집들이었다. 지붕도 보통의 집들보다 훨씬 높았고 그런 골기와 집을 막고 선 담장들도 여느집 담장보다 훨씬 높았다. 담장이나 지붕 위에는 와송들이 자랐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큰댁은 그런 골기와집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큰댁의 집 구조는 우리집과 또 달랐다. 1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축대를 쌓고 그 위에 마루와 대청이 있고 대청을 사이에 두고 방이 있는 식이었다. 방문은 들어 올리는 바깥문이 있고 밀어서 여는 미닫이가 되어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고대광실’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멋진 집이었다. 신기한 것은 마루 앞쪽으로 몇 개의 구멍이 깊숙이 파져 있었던 것이다. 마루 두께가 족히 10cm는 넘어 보이는 나무들로 만들어졌는데 그것에 구멍이 뻥 뚤린 것이 신기했다. 아버지께 그런 구멍이 왜 났느냐고 여쭤봤더니 양반집이라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옛날 이 집에 살던 양반들이 세수를 마당이나 우물에서 하지 않고 세숫물을 받아 마루에 놓고 씻다보니 늘 세숫대야 올려놓는 곳이 무르고 삭아 이렇게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때는 아무렴 세수 좀 했기로 그 두꺼운 나무가 삭았을까 싶지 않았지만 뒤에 아버지 말씀이 사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큰댁뿐 아니라 동네의 대부분 골기와집들은 큰댁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집 앞은 경주고등학교에 재직하시던 이종룡 선생님 댁이 있었는데 선생님은 ‘큰새댁’이라는 택호로 불린 최부자댁 권속인 최모 선생님의 댁 안채에 새 들어 사셨다. 이 댁 사랑채도 큰댁과 비슷하게 축대 위에 마루와 대청이 있고 대청을 사이에 두고 방이 배치되어 있었고 뒤에 막내 큰아버지께서 사서 이사하신 댁 역시 최부자댁 권속으로 ‘큰세댁 손자집’이라 불린 집인데 이 집 구조도 마찬가지였다. 최부자댁 옆으로도 기와집이 이어졌다. 지금 경주법주 만드는 집은 ‘적은댁’으로 알려진 집인데 이 집 역시 건물구조가 비슷하게 지어져 있다. 이밖에도 기와집이 많았다. 경주법주 옆이 ‘뒷새댁’으로 불리던 독립운동가 최완 선생님댁도 번듯한 기와집이었다. 우리집 앞쪽으로는 ‘파훼댁’으로 불린, 서당이 있던 집인데 이 집은 구조가 좀 다르긴 했지만 역시 부잣집으로 손색없는 집이었다. 마지막으로 큰 기와집이 최부자댁 앞 공터 왼쪽에 있는 밭가운데 댁이라 불린, 지금의 요석궁이 있는 집인데 이곳은 당시의 마을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별개의 집이었다. 이 댁 주인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전국구 어느분의 집이었기 때문이었다. 뒤에 요석궁으로 집이 개조되고 그 요석궁이 지금처럼 한정식집이 되고 나서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역시 최부자댁 못지 않은 고대광실임을 알 수 있었다. 교촌의 큰 기와집들은 제각각 택호가 붙어 있었다. 이것이 최부자댁 마을임을 입중하는 좋은 증거들이다. 지금 나열한 이 집들은 모두 최부자댁 권속들이 살거나 살던 집이었다. 이 밖에도 교촌에는 기와집들이 몇 개 있었지만 그집들 대부분은 일제강점기 이후에 지어진 집들이거나 그 뒤에 교촌에 이사해 와서 살던 사람들이 지은 집들이었다. 이 몇 집 이외에는 대부분이 초가집이었다. 이런 집들은 오래전에는 경주최부자댁과 음으로 양으로 인연을 맺어오던 사람들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가 이사오던 시기에는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마을을 떠났고 새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어울려 살았다. 그 나름대로 역사성이 있었으나 경주시는 이들에 대해 조금의 관심도 없이 모두 철거해버렸다. 그런 분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고청 윤경렬 선생님이다. 윤경렬 선생님은 함경북도 주을 출신으로 위에 언급한 이종룡 선생님과 동고향이시다. 당시 지금의 교동법주 집에 세들어 사시면서 토기로 이상하게 생긴 인형들을 만드셨는데 나는 가끔 그 집에서 버린 실패작 인형들을 주워와서 놀곤 했다. 선생님은 늘 두루마기에 고무신 차림이셨고 풀어헤친 긴 머리가 매우 인상적이셨다. 참고로 이 글에서 쓴 기와집들에 ~~댁, ~~~댁 등 택호들을 쓴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 택호들은 최염 선생님께 들은 택호들을 쓴 것으로 선생님조차 이 택호들을 오랜만에 다시 떠올리시면서 매우 신기하고 놀라워하셨다. 나는 이런 택호들에서 또 다른 가치를 발견했다. 바로 택호들을 통해 교촌의 경주최부자댁은 본댁뿐 아니라 마을 전체가 교촌최부자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경주최부자로 알려진 최준 선생님(1884~1970)의 형제분들과 일가친지들이 한 동네 살았다는 아주 중요한 흔적이다. 이런 이유에서 나는 ‘경주교촌한옥마을’이라는 제목에 아주 큰 저항감과 실망감을 안고 있다. 비록 향교도 중요하고 한옥도 중요하지만 경주최부자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세계사적 정신적 문화적 콘텐츠를 어지간한 도시 어디에나 있는 향교나 한옥과 바꾸어버렸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그나마 교촌에 경주최부자아카데미와 경주최부자선양회가 있는 것이 다행일 따름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면역력을 떨어트려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할 뿐 아니라 혈압과 인슐린 저항성을 올리며 기억력, 집중력은 떨어뜨린다. 이러한 작용으로 노화는 가속화된다. 천천히 나이 들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다. 사람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필연적인 현상이다. 싸우거나 혹은 도망치는(fight or flight) 생리학적 현상의 일환인 스트레스는 진화적으로 수렵-채취 사회에서 동물이나 사람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에 처했을 때 생존할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돼왔다. 흥분, 각성 효과가 있는 교감신경의 신경전달물질이기도 한 노르에피네프린에 의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오르는 변화는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 뇌나 심장으로 혈액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일종인 코티솔은 근육을 녹여 얻어낸 아미노산으로 포도당을 생성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몸에 비상사태를 선포해서 영양으로 섭취한 에너지들을 지방조직에 저장하도록 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수많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는 스트레스 요인은 대부분 생명을 물리적으로 위협하는 문제들은 아니지만, 우리의 몸은 여전히 위급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런 스트레스들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학업, 주거의 안정, 경제적 상황, 가정이나 회사 등에서의 갈등, 출퇴근의 고통, 주차 공간의 걱정, 층간소음 등 정말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한다. 예측하기 어려워 더 위험한 스트레스 만성 스트레스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끝나는 상황이 확실치 않으면서 상황이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종류다. 어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처음에는 우리 몸속의 노르에피네프린과 코티솔 농도가 빠르게 올라갔다가 상황이 종료되면 곧바로 바닥까지 떨어진다.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이나 노래를 해야 하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좋다. 직전에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손바닥이 차가워지고 호흡도 가빠지지만, 상황이 종료되고 나면 금세 원래대로 돌아간다. 노래나 연설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므로, 대부분 반복해서 경험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덜 받고 보다 능숙하게 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층간 소음, 고객이나 상사의 분노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에 계속 시달리다 보면 점점 만성적으로 교감신경과 코티솔이 상승해서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는 상태가 유지된다. 이것이 바로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만성 스트레스다. 흔히 만성 스트레스는 우울과 불안, 불면 등 마음건강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분자생물학적으로 질병의 발현과 노화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암 걸릴 것 같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실제로 코티솔은 기전적으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해진다는 것도 연구들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스트레스가 미래의 암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코티솔은 인슐린 저항성과 혈압을 높이며 만성 염증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기억의 저장을 담당하는 해마뿐만 아니라 뇌 전체를 위축시키기도 한다. 기억력, 집중력 등 여러 측면의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며,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주어 여러 쾌락에 취약해지게 할 수도 있다. 우울, 불안, 수면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근육은 빠지고, 복부지방은 쌓인다. 노화와 질병 발생을 가속화하는 삶 속의 다양한 인자들, 즉 잠을 못 자면 벌어지는 일, 단순당과 정제곡물에 중독되면 벌어지는 일, 운동하지 않는 생활습관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모두 다 모아놓은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 모든 변화는 대사 질환과 연관된 전형적인 가속 노화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만성 스트레스 분야의 연구자들은 ‘스트레스-유도 가속노화 가설’을 제시할 정도다. 스트레스 자체가 노화를 빠르게 만드는 인자이자, 노화 속도를 가속화하는 여러 체내 요인들과 라이프스타일 요인들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에게서 노화시계가 가속되어 있다는 여러 연구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노화 방지에 중요한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 관리는 느리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다. 다양한 스트레스 관리법을 통해 일상의 흐름을 주도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삶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요인, 스트레스의 계기를 파악해 그것들을 최소화하는 것을 포함한다. 일상에서 어떤 요소들이 만성적이고 병적인 스트레스를 일으키는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일상을 리모델링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과도한 일정을 개선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해서 업무와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워라밸)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정적인 사람이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정적인 환경은 우리의 감정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스트레스 반응을 촉발하기에, 이런 상황들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스트레스 요인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또한, 대부분의 만성 스트레스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 단계는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을 변경하는 것이다. 이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중 임상연구를 통해서도 그 가치가 잘 알려진 것이 명상이다. 명상은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현재 순간에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통해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도록 돕는다. 또 명상을 연습하면 생각과 감정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명상 훈련을 꾸준히 하면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보다 더 건강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여러 명상 방법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스트레스 개선의 효과가 잘 알려진 것으로 마음챙김 명상이 있다. 마음챙김 명상의 요소로는 크게 1) 현재 떠오르는 생각이나 몸 안팎의 감각기들을 통해 느껴지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관찰하고 자각하는 것, 2) 이러한 정보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것, 3)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이는 떠오르는 생각을 억제하려 애쓰지 않고 관찰과 자각을 통하여 나의 마음이 현재에 머무르게 하는 과정으로, 이는 과거를 끊임없이 다시 떠올리는 반추의 생각과 미래를 걱정하는 불안의 생각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되는 명상 미국의 존 카밧진(Jon Kabat-Zinn)이 만든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완화(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MBSR)를 비롯한 다양한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이 만성통증이나 우울증,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알코올이나 약물 등의 물질사용장애 등에서 유용성을 보인 바 있다.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수행한 한 연구에서는 마음챙김이 집중력, 작업기억력, 문제해결력을 개선할 수 있으며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긍정적 자세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꾸준한 명상은 뇌의 연결성을 바꿀 수 있고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코티솔 증가도 줄여줄 수 있음이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결국 명상이 만성 스트레스의 가장 확실한 예방 및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챙김 명상과는 다른 방법이지만, 깊은 호흡을 연습하는 것도 스트레스 관리에 아주 유용하다. 깊은 호흡은 우리의 교감신경을 진정시키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킨다. 마음챙김 명상은 앉거나 누워서 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서서 할 수도 있고(참장), 걷기나 달리기, 수영, 요가, 근력운동,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실천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또는 나의 호흡에 머무르는 것만으로 훌륭한 마음챙김 명상이 된다. 이런 여러 가지 활동과 동작에 있어서 호흡을 끊거나 긴장된 호흡을 하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본다. 생각들을 억누르려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조금 더 확장된 휴식 활동, 소위 ‘멍때리기’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 더 많은 자극을 더 빠르게 즐기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가득한 요즈음이다. 그래서 ‘멍때리기’는 비생산적인 활동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우리 머릿속의 여러 생각이 정리되고 스트레스가 가라앉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멍때리기’ 상황에서 호흡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챙김 명상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 번째로, 취미나 창작 활동, 종교 활동, 봉사나 사교 등 사회적 활동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시간을 제공한다. 만성 스트레스는 약이 없다. 그리고,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렇기에 스트레스 관리는 단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일부로서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노화 속도를 늦추고 여러 만성질환의 발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마음건강도 지킬 수 있다. 도움이 되는 스트레스 관리법 스트레스의 원인 줄이기, 명상 등으로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 변경하기,취미나 창작 활동, 종교 활동, 봉사나 사교 등의 사회적 활동으로 즐거움 찾기 글: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까만 리무진 보며 꿈을 키웠지 언젠가는 나도 저걸 갖게 될 거야~’ 가수는 몰라도 낯설지 않은 멜로디들이 경주문화관1918 광장에 울려퍼진다. 지난 12일 경주문화관1918 광장에서는 래퍼 비오, 미란이, 블라세의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힙합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공연이 MZ세대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 수는 2000여명에 다다랐고, 열정적인 관객들과 아티스트들이 어우러져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1918콘서트가 MZ세대 관객들의 마음을 끌며, 지역공연문화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4월 경주문화관1918 개관과 함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콘서트1918은 ‘로이킴과 신현희’의 공연을 시작으로 5월 ‘소란’, 6월 ‘KCM&원슈타인’, 8월 ‘비오, 미란이, 블라세’까지 매번 객석 수를 초과하며 지속적인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이 콘서트 시리즈의 마지막 공연만이 남아있다. 지난 7월 우천으로 인해 연기된 윤딴딴&다비치의 무대가 26일 오후 8시께 경주문화관 광장에서 펼쳐진다. 명불허전의 가창력과 풍부한 감성이 어우러진 완벽한 공연을 선보이는 여성듀오 다비치, 감미로운 음색과 따뜻한 목소리로 청춘의 감성과 이야기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의 윤딴딴의 명품 공연이 예정돼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 1918콘서트는 MZ세대들의 관심을 황리단길, 대릉원 등 지역 관광 명소로 끌어들이며 경주의 문화 특구로서 활약하고 있다.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아트&마켓 1918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핸드메이드 제품과 트랜디한 거리예술 공연,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등까지 함께 선보이며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콘서트1918의 가시적인 성과에 대해 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1918콘서트에는 트렌드에 맞는 캐스팅으로 경주 젊은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공연을 진행하며 예상 관객 수를 초과하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했다. 더불어 동시 공간의 수용 한계로 인해 출연진 섭외의 강약을 조절해 관객의 안전성 확보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콘서트1918은 경주시와의 위수탁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공연의 계획은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9월 본 예산 신청 시 협의를 통해 계획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1918콘서트를 찾은 청소년 A양은 “저희 세대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꾸며져 있어 친구들과 자주 찾는다”면서 “하지만 열기에 흥이 더해져 관객들 간 사소한 다툼, 시비 등을 목격할 때면 마음이 불편하다. 모두가 즐겁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관객들이 공연 관람에 대한 예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모든 관객들이 안전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안전 요원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대처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불국사 회주이자 조계종 원로의원인 나가당 성타대종사가 지난 15일 오전11시 20분 불국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72년, 세수 83세. 성타스님은 1952년 불국사에서 월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1958년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으로부터 비구계를 수지했다. 이후 통도사 강원을 졸업했으며, 법주사 승가대학 강사와 불국사 총무 등을 거쳐 1980년부터 제6~11대 중앙종회의원을 지냈다. 1995년 포교원장을 역임해 종단 포교행정의 토대를 마련했고, 1998년, 2006년, 2010년에 불국사 주지로 교구발전과 화합에 역점을 뒀다. 또한 2016년 3월부터 1년 동안 호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청정승단을 위해 종단 승풍 개선에 헌신했다. 성림 문화재 연구원 이사장,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재단이사,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경주 경실련 공동 대표, 경주 생명의 숲 공동 대표,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 공동 대표 역할을 맡으며 환경 운동과 지역 시민운동 발전에 앞장서 온 환경운동가이자 실천적 인물이다. 저서로는 ‘마음 멈춘 곳에 행복이라’ ‘금오집’ ‘자연과 나’ 등이 있으며, 번역서 ‘불소행찬’과 논문 ‘백암사상’ ‘경허의 선사상’ ‘경허 선사와 한말의 불교’ ‘한국불교와 사회적 성격’ 등이 있다. 성타스님의 분향소는 불국사 무설전에 마련됐으며, 19일 오전 11시 영결식이 범영루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사)한국서예협회 경주지부 회원전이 지난 15일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스페이스에서 화려하게 열렸다. ‘筆-경주’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서예, 문인화, 서각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서예 문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작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이번 전시회에는 35명의 회원이 참여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73점의 개성 넘치는 작품이 소개됐다. 한국서예협회 김낙길 경주지부장은 “햇빛이 꽃을 아름답게 물들이듯 예술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면서 “긴 장마와 더운 날씨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옛 서법을 익히고, 각자의 개성을 키우려 애쓴 회원들의 서예, 문인화, 서각 작품을 모았다. 소중한 발걸음으로 관람하시고,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전시는 27일까지.
문화재학을 전공한 강정근 박사가 최근 학술지 ‘전통미술융합연구 창간호’에서 경주 남산 불곡마애여래좌상에 대해 승가대사상임으로 제시했다. 더불어 문화재 명칭도 경주 남산 불곡석굴승가대사상으로 재검토 돼야한다고 제기했다. 경주 남산 할매부처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불곡마애여래좌상은 화강암 바위를 깎아 만든 감식 속 마애불 좌상이다. 안정된 구도, 단아한 형태, 부드러운 양감 등으로 삼국시대의 고졸미를 대표하는 7세기 불상으로 남산의 불상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강 박사는 “‘할매부처’라는 별칭은 머리에 두건을 쓴 온화한 인상의 불상을 보고 할머니와 유사한 이미지가 연상돼 붙여진 것으로, 아직까지 두건을 쓴 여래상의 실체가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 “또한, 일반적으로 부처님의 신성함을 나타내기 위해 32길상 80종호라는 형상 대표 요소들이 사용되며, 이러한 내용들은 경전에서 명시돼 있다. 따라서 두건을 씌운 여래상이 조영된다면, 그 자체로 부처님의 신성함을 해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곡마애여래좌상 존명에 대해 故이근직 선생은 2003년 발표한 ‘경주남산불교유적의 형성과정’에서 남산에서 유일하게 석굴형식을 취했고, 머리에 모자를 쓴 듯한 느낌 등을 고려할 때 신라 최초로 조성된 승상일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어 김창호 선생은 2007년 발표한 ‘한국 고대 불교고고학의 연구’에서 두건을 쓰고 있는 도상 특징을 미루어 서역출신으로 당 시기에 중국에 와서 고승으로 이름을 날린 승가상일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조영시기 상한을 8세기로 추정한 바 있다. 강 박사는 “머리에 두건을 쓴 불교도상에는 ‘지장보살’ ‘빈도로존자상’ ‘승가대사상’이 존재하지만, 두건을 쓴 지장보살의 경우 석장이나 보주 등 지장보살을 상징하는 지물이 없고, 지물을 들어야 할 손도 보이지 않아 지장보살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건을 쓴 나한상 중에서는 빈도로존자상이 다수 발견되지만, 이러한 빈도로존자상의 조성 시기는 고려 중기 이후로 불곡마애여래좌상과는 시기적인 차이가 많이 난다”면서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러면서 “승가대사는 당 시기 중국에서 실존한 포교 승려로, 교리에 밝고 송주에 능해 참된 승려로 소중히 여겨졌다. 중국에서 승가대사신앙이 크게 유행했고, 한국으로 전래돼 북한산 승가사에는 고려 전기 작품으로 알려진 승가상이 전해져 있다”면서 “불곡마애여래좌상은 중국 승가상과 북한산 승가상과 도상적으로 매우 유사하며, 석굴 안에 조성된 점, 수인이 없는 점도 같다. 또한 승가대사의 상징인 정혈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승가대사는 관음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졌으며, 998년에 편찬된 ‘송고승전’에는 기우, 치병, 예언 등은 물론 전란이 있을 때 백성들을 수호하는 역할까지 다양한 신통력이 등장하며, 중국전역에 승가신앙이 급속하게 민간 신앙화됐다. 이와 함께 인력으로 할 수 없는 현세의 재난을 막아주고, 기복적 요소가 가미되면서 승가대사의 존격이 격상됐다고 전하고 있다. 당시 중국 승가사상 본거지인 사주 일대에서 활약한 신라 인물로 최치원 선생과 장보고 등이 알려져 있으며, 훗날 최치원 선생 문집을 포함시킨 ‘동문선’에는 ‘옛날 신라 시대 낭적사(狼迹寺)의 중 수태(秀台)가 대사의 거룩한 행적을 익히 듣고, 삼각산(三角山) 남쪽에 좋은 장소를 골라 바위를 뚫어 굴을 만들고, 돌을 조각해 얼굴을 묘사하니 대사의 얼굴이 더욱 우리 나라에 비치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강 박사는 “전해지는 기록을 미루어 승가사상의 중심지 사주에서 활동한 최치원 선생이 우리나라에서 승가상 조영사실을 처음 기록했으며, 귀국 후 머물던 상서장과 고운대 인근에 조성된 것을 보면 최치원 선생과 승가상 조영이 깊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면서 “국가 전반에 걸쳐 왕권쟁탈전과 호족세력들의 반란 등 내우외환으로 힘든 9세기 경, 승가상의 영험은 신라수도 남산에서 승가대사상을 조영할 명분으로 충분하다. 그러므로 문화재 명칭도 경주 남산 불곡석굴승가대사상으로 재검토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남산 불곡마애여래좌상의 존명에 대해 복식전문가 A 씨는 “불곡마애여래좌상이 일반적인 여래상에서 볼 수 없는 ‘두건’과 가사, 장삼 외 ‘받침옷’이 착용돼 있어 승가상일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불교조각가 B 씨는 “남산 정창곡 미륵불에서 여래 머리에 나발 표현이 없고, 여래의 귀와 옷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처럼 남산 불곡마애여래좌상 역시 두건을 착용한 것이 아닐 수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여래상 표현이 완벽한 정교함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조각가의 기술 수준이 낮아 복잡한 손 부분 역시 단순화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여래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14일 AI 스마트 시대를 맞이해 디지털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디지털 영어교육 사업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지난 2022년부터 새롭게 기획·추진하고 있는 ‘원어민과 함께하는 메타버스 영어교실’은 디지털 시대에 급속하게 변화하는 SW(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기반 영어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저녁시간(19:00~20:20) 메타버스 수업 공간에서 2인 1조로 구성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와 한국인 영어교사가 실시간으로 영어원서(동화책)를 활용한 영어 읽기, 말하기, 쓰기, 듣기 수업을 제공한다. 특히 연간 1000여명의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영어원서 수업을 제공해 높은 만족도는 물론 사교육비 경감에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도내 초·중·고 영어 담당교사 60명을 ‘AI 활용 선도교사’로 선정해 AI 학습시스템을 영어교육에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앞으로 이러한 AI 학습시스템 활용한 교수학습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우수 사례를 일반 학교에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은 앞으로 초지능, 초연결 세상에서 살아갈 미래 인재들이며, AI와 메타버스 등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한 영어교육을 추진해 학생들이 미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국대 WISE캠퍼스 해오름동맹 원자력혁신센터가 지난 17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코라드홀에서 ‘i-SMR을 활용한 탄소중립 실현’ 주제로 원자력 특강을 개최했다. 이번 특강은 전동섭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전략경영단 SMR사업팀장을 초청해 ‘i-SMR을 활용한 탄소중립 실현’을 주제로 진행했다. 전동섭 한수원 SMR사업팀장은 이번 강연에서 탄소중립의 실현 및 에너지 안보 위기 극복과 관련해 SMR이 왜 중요한지, SMR을 활용한 산업분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전했다. 반상우 해오름동맹 원자력혁신센터장은 “원자력과 SMR에 대해 보다 폭넓은 지식을 제공하고 지역현안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제2차 원자력 특강을 준비했다”면서 “특강이 SMR 국가산단 유치와 연계해 경주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받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국대 WISE캠퍼스 해오름동맹 원자력혁신센터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해오름동맹 3개 지자체(경주, 포항, 울산)의 예산 지원으로 3개 시에 소재하고 있는 6개 대학(동국대 WISE캠퍼스, 위덕대, 포항공대, 한동대, UNIST, 울산대)에서 수행하고 있는 3개 분야(원전지역 특화연구, 지역협력전략연구, 지역수용성 증진연구)의 33개 세부사업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