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시조 박혁거세와 관련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경주시 건천읍 금척리 일대 무덤에 대한 조사가 오는 5월부터 본격화된다. 지난 18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5월부터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경주 금척리 고분군’ 일대를 조사할 계획이다. 금척리 고분군은 5∼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으로, 크고 작은 무덤 50여기가 모여있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서는 “이곳 무덤들은 모두 경주 시내 평지에 있는 무덤보다 규모가 작아 신라의 낮은 귀족들이 묻힌 무덤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금척리 고분군은 현재까지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1952년 무덤 2기를 조사한 결과, 직사각형의 구덩이를 파고 덧널(곽)을 설치하는 형태의 신라 특유의 돌무지덧널무덤이 확인됐다. 이후 1981년에는 상수도 공사 중 발견된 무덤 일부를 국립경주박물관이 조사하기도 했었다. 금척리 고분군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 이 일대의 성격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척리 일대는 박혁거세가 하늘에서 받은 금으로 만든 자(金尺·금척)를 숨기기 위해 거짓으로 여러 개의 무덤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신라 6부 가운데 하나인 점량부(漸梁部) 또는 모량부(牟梁部) 중심지로 보기도 한다. 연구소는 올해 봉분(무덤) 분포 상황을 조사한 뒤, 무덤 1기를 발굴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소는 21일 힐튼호텔 경주에서 ‘또 다른 신라 이야기, 금척 고분군’ 학술 행사를 열고 그간의 무덤 조사·연구 현황, 향후 조사 방법 등을 논의했다. 학술대회에서는 대릉원 일원의 고분군과 비견되는 지름 40m 이상의 중·대형분을 포함한 금척리 고분군의 조사·연구 현황과 문헌·고고학적 성격, 고분군의 지형·입지 분석 내용 등을 검토했다. 특히 5월부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시행하는 발굴조사 방향도 논의했다. 학술대회는 1개의 기조 강연과 6개의 주제발표로 진행됐다.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가 ‘경주지역의 신라고분 전개와 금척리 고분군’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이어 △금척리 고분군 조사·연구 현황 검토 △금척리 고분군 조사방법론 검토 △금척리 고분군의 입지환경 △고분 물리탐사 기술을 통해 살펴본 경주 금척리 고분군 일대 추정 유구반응 분석 △신라사 속의 금척리 고분군과 모량부의 역할 △금척리 고분군과 신라 중심 고분군 비교 검토 등 6개 주제발표가 있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앞으로 있을 금척리 고분군 발굴조사의 방향을 모색하고, 나아가 신라 고분 연구가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주시의회 문화도시위원회는 지난 20일 경주 종합운동장 건립 예정 부지 및 경주 식물원(라원) 조성 부지를 찾아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 위원회는 경주 종합운동장의 예정부지를 방문해 추진계획에 대한 보고를 청취하고, 추후 전국체전 개최 등 목표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 진행에 철저를 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경주 식물원(라원) 조성 부지에서는 현재 추진 경과 확인 및 현장 안전관리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교통문제 및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방안 등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이진락 문화도시위원장은 “2개 사업 부지는 10년에 가까운 사업기간이 예정돼있어 추후 중대한 문제가 발생해 인력·시간·비용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의회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겠다”며 “이들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으로 경주시가 관광도시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경주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는 지난 18일 위원회 소관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현장을 방문·점검했다. 이날 탄소소재 부품 리사이클링 센터, 탑동정수장. 급식지원센터 및 농산물유통센터 등을 찾아 현황을 파악했다. <사진> 탄소소재 부품 리사이클링센터는 미래자동차 소재인 탄소복합재의 재활용 기술에 대한 연구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의 교육 기능을 담당한다. 이날 의원들은 4월 준공되는 리사이클링센터를 비롯해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 전체 현황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경주시가 미래차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탑동정수장에서는 노후화로 인한 각종 기능장애 및 상습 침수가 발생에 대한 애로사항 청취 후, 통합현대화사업 추진계획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또 급식지원센터 및 농산물유통센터에서 위탁운영 현황 및 지원 내용에 대한 보고가 이어졌다. 이락우 경제산업위원장은 “‘이번 현장방문으로 문서와 구두 보고를 통해서는 알 수 없는 현장의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며 “추후 다양한 현장방문을 실시해 발로 뛰는 현장중심의 의회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지난 13일 경주시청에서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자매도시인 전북 익산시와 상호 기부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번 상호기부는 경주시농협운영협의회의 의결로 시작됐으며, 경주 농축협 직원들과 익산 농축협 직원들은 각각 3300만원을 상대 지자체에 기부하는 품앗이로 진행됐다. 경주와 익산은 신라, 백제의 고도로서 동서화합을 위해 1998년부터 26년째 교류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오랜 교류 속에 다져진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로 농축협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기부에 동참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2500만원 상당의 고향사랑 기부금을 교차 기부했다. 김성학 부시장은 “이번 기부 행사로 올해 시행 2년 차를 맞이하는 고향사랑 기부제가 더욱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두 도시의 특색 있는 양질의 답례품이 널리 홍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고향사랑 기부금 기부자에게는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은 16.5%의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되며 고향사랑 e음 포털이나 NH농협 전담 창구를 통해 기부할 수 있다
경주시가 시민감사관과 합동으로 도로와 터널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섰다. <사진> 지난 15일 실시한 점검은 해빙기 지반 약화에 따른 시설물 붕괴, 전도, 낙석 등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했다. 시는 이번 점검을 통해 균열·침하 등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취약지구를 집중 점검했다. 주요 점검 사항은 도로 주변 지반 침하·균열 여부, 석축·옹벽·축대·가설건축물 등 흙막이 공사 전반, 지하 굴착 공사장의 붕괴 위험 요소·안전관리 대책 수립 여부 등이다. 특히 이번 점검은 덕동댐에서 추령터널로 이어지는 경감 1지구~12지구 도로변 급경사지 산사면 등을 확인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민감사관과 함께 시민 눈높이에서 시민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복지분야와 경제건설분야 25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경주시 시민감사관은 부패 제로 클린경주 실현 및 청렴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경주시가 올해부터 학교급식지원센터와 로컬푸드직매장에 납품하는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강화한다. 그간 시는 농가에서 납품하는 농산물을 학교급식지원센터, 로컬푸드직매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농산물 검사를 시행해 왔다. 올해부터는 담당 공무원이 납품하는 농산물 재배지에서 농가 입회하에 출하 10일전까지 무작위로 시료를 채취한다. 채취한 시료는 월별 20건 이상 농업기술센터로 검사를 의뢰하면 센터는 463개 성분을 분석한다. 분석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나올 경우 학교급식지원센터와 지역 10개 로컬푸드직매장에 정보를 공유해 부적합 농산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부적합 판정받은 농가는 일정기간 납품을 중단하는 불이익을 받게 되고 안전성 검사에 반복적으로 부적합을 받는 농가는 학교급식지원센터, 로컬푸드직매장에 영구적으로 납품을 할 수 없게 된다. 시는 학교급식지원센터, 로컬푸드직매장 납품 농가를 대상으로 향후 안전 먹거리 생산·출하 교육을 실시해 농업인들의 생산단계부터 철저하게 안전성을 관리할 방침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안전성 검사와 농산물 품질관리로 지역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 지역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실천 선도 도시로 거듭난다. 시는 오는 4월 22일 제54회 지구의 날에 맞춰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 선포식’을 개최한다. 이번 선포식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 동참과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개최를 위해 마련된다. 이를 통해 최첨단 미래 도시 ‘경주’의 이미지는 물론 친환경 도시 ‘경주’의 이미지를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기후위기 극복과 지속 성장을 위한 목표로 대기 중 온실가스를 줄여 2050년까지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자는 범지구적 의제다. 경주시는 이런 세계적인 흐름과 정부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다양한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 심포지엄’은 탄소 흡수원 확충, 탄소중립 상시교육, 시민실천단 운영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또 같은 해 12월 ‘제13회 경주시민원탁회의’는 7개 그룹 100여명이 참여해 연령·계층·직업별 세부 실천 방안이 도출됐다. △매장 실내온도 지키기(소상공인) △TV 사용시간 줄이기(시니어) △밥 보온시간 줄이기(다문화가정) △찾아가는 탄소중립 시민교육 실시(전업주부) △탄소중립 시민위원회 구성(환경단체) △겨울철 휴경지 풋거름작물 재배(농업인) △탄소중립 실천가 양성(교육인) 등 실천방안이 제시됐다. 경주시는 올해 주요업무 계획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41억원) △경주 그린뉴딜 천년숲길 조성(665억원) △친환경자동차 보급(93억원)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60억원) 등 확대 실천방안을 내놨다. 특히 경주시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 용역 △탄소중립 지원센터 지정·운영 △2026년 경주시 기초환경교육센터 설립 등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조만간 수립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주시는 탄소중립 실천에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중립 시민 실천운동’도 펼치고 있다. 먼저 지난해 ‘심포지엄’과 ‘시민원탁회의’를 통해 도출한 ‘탄소중립 실천 리스트’ 1만부를 배포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늘릴 계획이다. 또 탄소중립 서약서와 실천리스트를 시민들에게 배부하면서 시민 대상 실천방법 홍보는 물론 시민들의 실천의지를 보다 확고히 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민관산학 주도 탄소중립 추진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각 기관별 역할을 부여하면서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주낙영 시장은 “기후위기 속에 탄소중립 실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시민들도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실천해 보다 나은 미래를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주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입장객 통계가 계측된 경주지역 주요관광지점 24개소 중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곳이 9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5곳은 입장객 수가 2019년 대비 감소해 이들 관광지점의 입장객 증가를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이 지난 15일 공표한 2023년 4분기 잠정치 주요관광지점 입장객 통계를 분석한 결과<표> 이처럼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입장객이 찾은 곳은 불국사로 194만6033명이었다. 이어 대릉원 173만687명, 동궁과월지 168만9247명, 경주월드 109만7075명, 석굴암 90만1837명 순으로 상위 5위였다. 불국사 입장객수는 2019년 160만3936명에서 코로나가 본격화 된 2020년 70만377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후 2021년부터 회복세를 보였고, 지난해는 2019년 대비 34만2097명 증가한 194만6033명이 찾아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황리단길을 찾는 방문객들이 늘어나면서 대릉원 입장객도 크게 증가했다. 대릉원의 경우 2019년 144만3124명에서 2020년엔 72만5769명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는 2019년 대비 28만7563명 늘어난 173만687명이 방문했다. 석굴암도 2019년 대비 16만7627명 늘었고, 동궁과월지는 9만430명 증가했다. 교촌한옥마을은 지난해 30만2998명이 찾아 코로나 이전보다 4만1754명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 이전 대비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이었다. 2019년 경주엑스포공원 입장객 90만8501명에서 지난해 38만8318명으로, 52만183명 감소했다. 지난 2019년 10월 11일부터 11월 24일까지 45일간 열린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 이후 대형행사가 열리지 않아 입장객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7년 10월 개장한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 역시 입장객이 크게 감소했다. 2019년 50만9533명이 찾은 이곳은 지난해 11만9492명으로 39만41명 줄어들었다. 2022년 27만2436명과 대비해서도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일전도 2019년 대비 17만9338명 감소한 5만8109명이 찾았고, 불국사 탐방로를 제외한 토함산 입장객도 16만9185명 줄어든 2만1074명에 그쳤다. 경주 동궁원 입장객도 코로나 이전보다 15만6537명 감소한 25만6746명으로 집계됐다. 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양동마을은 지난해 13만8013명이 입장해 2019년 대비 8만4925명 감소했다. 지난해 양동마을 입장객은 24개 주요관광지점 중에서는 10위로, 중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이외에도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입장객이 크게 늘었던 토함산, 남산, 소금강산, 단석산구미산 등 야외 방문지도 엔데믹 이후 모두 감소했다.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주요관광지점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대다수 관광지점에서 코로나19 이후 입장객이 감소한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대표적인 곳이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 양동마을, 경주 동궁원 등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데믹 이후 경주를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입장객이 감소한 것은 해당 지점이 관광객을 위한 편의성, 접근성, 볼거리, 즐길 거리 등이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들 관광지점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색다른 매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22일~24일 예정했던 ‘경주 대릉원돌담길 벚꽃축제’가 29일부터 31일로 한 주 연기해 개최된다. 경주시는 이번 주말 기상청 등의 비 예보와 벚꽃 개화가 늦어짐에 따라 행사 일정을 연기했다. 축제기간 비가 올 경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서커스, 버블, 마술 등 거리예술 공연과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경주시는 지난 13일 경주시청에서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자매도시인 전북 익산시와 상호 기부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나의 소소한 숲으로의 여정 달빛이 황홀하게 비추는 나의 소소한 숲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 그 안에서 행복을 마주한다. 식물들이 주는 따스한 위로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한국화 물감이 가진 따스한 색감으로 한 획씩 그려나가는 과정에서 찾는 즐거움이 있다. 글씨 역시 그림처럼 강력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 한 글자씩 화선지에 옮겨 담을 때마다 내 모든 정신력을 집중한다. 그 결과물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이들의 눈빛이 내게는 큰 보람이다. 그림과 글씨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이 기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과 글씨는 작가의 내면 세계를 표현하는 도구이며, 현재의 상태를 나타내거나, 위로가 필요한 존재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당신의 내면 세계는 지금 무엇을 그리고 있나? 아무리 작고 소소해도 소중한 그것부터 시작해 보길 권한다.
경주시가 올해 청년, 중장년을 위한 ‘일상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경주시는 지난해 정부의 시범사업에 선정돼 9월부터 시작했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시행되며 지원 대상도 확대됐다. 이 서비스는 질병·부상·고립 등으로 일상생활이 곤란하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가족 돌봄 또는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청년, 중장년을 위한 것이다. 구체적인 지원 대상은 질병·부상·고립 등으로 일상생활에 돌봄이 필요한 만 19세~64세 청·중장년이다. 또 질병이 있는 가족을 돌보거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만 13~39세 청소년이 지원 대상이다. 서비스 내용도 재가 돌봄·가사서비스를 지원하는 기본형과 병원 동행, 심리 지원 등을 하는 특화형 2개로 나눠 지원한다. 지원금은 기준중위소득 160%이하 대상자부터 정해진 기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된다. 경주시는 올해 지원 인원을 85명으로 정하고, 서비스 선정 시 6개월간 신청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18일부터 22일까지 대상자를 모집한다. 기존 노인장기요양, 장애인활동지원, 아이돌봄 등 돌봄서비서는 노인과 장애인, 아동을 주 대상으로 했다. 따라서 중장년과 청년은 돌봄서비스를 지원받기가 어려웠다. 이들 청·중장년층은 일상에서 돌봄, 심리지원, 교류증진 등 다양한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연령이나 소득수준, 가족관계 등 복잡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상돌봄서비스’가 시행돼 다행이다. 그러나 지난해 시범사업 후 올해 전국으로 확대된 이 사업이 제대로 정착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정확한 수요가 파악되지 않고, 또 한정된 예산으로 모든 대상자를 지원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수도 있어서다. 지역 내 돌봄이 필요한 청·중장년층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예산도 확보해야 지원사업의 내실이 다져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질병·부상·고립 등으로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웠던 중장년과 홀로 아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시책이다. 그만큼 올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보완점과 개선점 등을 찾아내고, 앞으로 지원 확대 방안도 모색해 돌봄서비스가 제대로 정착되길 바란다.
해마다 봄철 해빙기가 오면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곳곳에서 붕괴, 파손 등 사고위험이 높아진다. 이에 경주시는 4월 3일까지 해빙기 대비 지역 내 취약시설 100곳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산사태 취약지역 12곳, 급경사지 23곳, 문화재 2곳 및 경주국립공원 내 취약시설 63곳 등에 대해 민·관 합동으로 점검한다. 또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도 저수지, 양수장, 배수장 등 총 6종, 300개 시설물과 수리시설 개·보수 등 8개 건설 현장에 대해 점검반을 편성해 일제 점검에 들어갔다. 이번 점검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겨우내 얼었던 지표면이 녹아 약화돼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다. 각 기관들이 관리 시설에 대한 집중점검을 통해 중요 결함은 정밀안전진단과 보수·보강 공사 등 점검 결과에 따른 조치로 안전을 확보하게 된다. 그간의 안전사고를 살펴보면 그 원인의 대다수가 인재인 경우가 많다. 산을 절개해 도로를 건설한 지역에는 축대 등의 바닥 지면이 약해지면서 무너지기 쉽다. 건설 현장에서도 터파기 공사 등으로 취약해진 지반이 해빙기 침하하는 등 사고가 잦다. 경주지역에서는 최근 해빙기 사고로 지난 2022년 3월 20일 문무대왕면 와읍리 와읍장터 인근 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다치기도 했다. 취약지구를 찾아 점검과 보수·보강을 하는 등 해빙기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경주시 등 기관들은 기존 마련한 유형별 점검표를 활용해 건축물과 시설물의 파손, 손상, 균열 발생 등을 면밀히 점검해 구조적 안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빙기에 기인한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해 시민의 생명보호와 재산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위험 요소가 있는 시설물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안전을 위한 시설물 관리와 감독이 부실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해빙기 사고는 발생 전에 반드시 사전 일정한 조짐을 보인다. 따라서 철저한 사전 안전점검과 대비만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봄이면 여러 꽃이 피고 있지만, 가장 먼저 연상되는 꽃이 벚꽃이다. 벚꽃은 아름다움과 순수성의 상징으로 여겨져 여러 국가와 문화에서 감성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로 인해 벚꽃 관련 예술, 시, 음악 등의 창작물이 많이 나타나며 이를 통해 예술적 창조와 문화적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벚꽃은 계절적으로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기지개를 켜게 하고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상징 한다. 벚꽃 축제와 같은 행사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문화적 행사다. 이는 당연히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려하고 풍성한 꽃을 피어내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벚나무가 생명력도 강하며 나무 재질이 단단하다. 아무렴 부실한 기초에서 건강하고 화려함은 드러낼 수 없는 것이다. 결이 아름답고 매우 단단하여 가구나 식기로 만들어 썼다. 잘 마른 상태에서는 웬만한 가정용 톱으로는 잘 잘리지 않고 옹이에 걸리면 대패 이가 빠질 만큼 단단하다. 팔만대장경판의 반 이상이 벚나무라고 한다. 껍질도 매우 질겨서 조선 시대에는 주력 무기인 각궁을 만들 때 벚나무 껍질로 겉면을 감아 마무리했다. 또한 김구의 백범일지에도 “함경도에선 초가 대신 벚나무 껍질로 지붕을 만드는데 한 번 뿌리 내리면 여간해선 벗겨지지 않는 탁월한 응집력에 김구가 감탄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벚꽃은 공해에도 강하여 자동차의 매연 등 공해가 심한 도심의 가로수로 유명하다. 실은 꽃과 잎의 무성함으로 보면 꽃밭이나 정원을 이룰 만도 한데, 인위적으로 가로수를 조성하는 바람에 한국의 벚꽃 관련 축제는 주로 가로수 축제다. 벚꽃은 계절을 알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으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벚꽃을 구경하러 다양한 장소를 찾고 있다. 때에 맞춰 전국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경주는 벚꽃의 도시로 유명하다. 경주에는 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유적과 건축물들이 많은데, 이들과 어우러진 벚꽃의 풍경은 더욱 환상적이다. 경주의 벚꽃 길은 크게 네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첨성대 주변 벚꽃길이다. 첨성대는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천문대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첨성대 일원에는 벚나무가 300여 그루가 심어져 있으며, 특히 첨성대와 동부사적을 잇는 길에는 벚꽃 터널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경주 벚꽃축제의 주요 장소로, 매년 다양한 행사와 콘텐츠가 열린다. 첨성대 주변 벚꽃 길은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개화가 이루어지며, 밤에는 조명이 켜져 더욱 분위기가 좋다. 이처럼 경주의 벚꽃길은 봄의 향연을 담은 곳이다. 벚꽃이 피는 계절에 경주를 방문하면, 눈과 귀와 코가 즐거워진다. 경주의 벚꽃길로 떠나는 여행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벚꽃을 볼 때마다 나무의 어디에서 저런 밝고 환한 기운의 꽃들이 들어 있었을까 궁금하다. 실제, 꽃을 피우는데 에너지를 많이 쓴다고 한다. 그래서 꽃을 많이 피우는 나무는 수령이 짧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 점에서 지금 경주의 벚꽃은 가장 건강한 수령대에서 피워내는 가장 화려한 꽃이 아닐까 짐작한다. 이러한 경주 벚꽃이 장점을 살리고 벚꽃 콘텐츠를 확충하기 위해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하여 벚꽃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 벚꽃으로 인한 축제나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경주 벚꽃을 더욱 다채롭게 즐기기 위해선 벚꽃 피는 시기에 잘 맞춘 이벤트가 있어야 하고, 가로수 축제인만큼 교통의 흐름을 개선해야 하겠다. 나아가 벚꽃길의 조명을 잘 조성하여 낮과 밤의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왕이면 야간콘텐츠도 확충하여 경주에 체류하면서 벚꽃을 감상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주의 벚꽃길은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곳이므로, 유적과 건축물에 대한 배경지식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잘 구현되도록 해야 하겠다.
올해 경주시민들이 고민해야 할 원전 정책들이 있다. 첫 번째, SMR(소형모듈원자로) 특화 산업단지 조성이다. “올해를 원전 재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3.3조원 규모의 원전 일감과 1조원 규모의 특별금융을 공급하겠다”, “원전산업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수립해 안정적인 원전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SMR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경남과 창원의 원전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SMR 클러스터 구축을 적극 지원하겠다” 이 모든 말들이 지난 2월 22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열네 번째,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 경주는 뭐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경주 감포에 들어서고 있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SMR(소형모듈원자로)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남, 창원을 비롯한 부산, 울산에 표를 의식한 발언인지는 몰라도 우리 경주입장에서는 허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경주는 지난 2021년 7월 착공해서 2025년 완공 예정인 ‘혁신원자력 기술의 메카’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한창 공사 중이다. 그리고 SMR혁신제조 클러스터 기반구축을 위해서 2023년 3월 15일 SMR(소형모듈원자로)국가산업단지 최종후보지로 확정해서 2030년까지 3966억원을 투입해 문무대왕면 동경주IC 부근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바 있다. 물론 지난 정부의 탈원전으로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창원, 경남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범정부 차원에서 경주에 대한 SMR 특화산업단지 조성도 중요하다. 두 번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관리 특별법’ 문제이다. 고준위 특별법은 국회에서 4년째 표류하다가 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가 불가능한 사항이다. 여야의 정치적 진영논리(친원전, 탈원전 논쟁)와 원전을 이념 논쟁으로 몰고 가는 바람에 40년 이상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에 계속 보관해야 할 판이다. 국내 원전 25기에서 이미 발생한 1만8600톤의 고준위 핵폐기물을 포함, 앞으로 총32기에서 나온 4만4692톤을 처리해야 한다. 그마저도 각 원전마다 포화상태(2030년 한빛, 2031년 한울, 2032년 고리)가 임박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원전부지 내 임시(건식)저장시설에 계속 저장하는 것은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영구저장시설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22대 국회가 개원과 동시에 바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 특별법은 조속히 제정되어야 한다. 세 번째,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월성2~4호기까지 수명연장에 대한 경주시민의 공론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30년의 설계수명이 월성 2호기는 2026년 11월 1일, 월성 3호기는 2027년 12월 29일, 월성 4호기는 2029년 2월 7일에 종료된다. 설계수명 만료 2년 전에 안전성평가서를 제출해야 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해야 할 서류가 주기적안전평가보고서, 주요기기수명평가,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별히 월성원전2~4호기는 중수로 특성상 삼중수소가 많이 나오고, 고준위핵폐기물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수명연장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경주시민의 중론을 모아야 한다. 네 번째, 월성1호기 최종해체와 관련해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2019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의해서 영구정지된 월성원전 1호기가 2034년까지 해체될 계획이다. 한수원은 1월말에 최종해체계획서 초안을 작성해서 정부 및 관계기관, 경주시에 제출하고 지금은 주민의견수렴을 하고 있다. 주민설명회를 비롯해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이 끝나면 7월쯤에 최종해체 승인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보통 해체는 1단계는 최종해체계획서 초안 작성, 주민의견수렴 및 해체승인 신청, 2단계는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운반, 해체설계 및 폐기물처리시설 구축, 3단계는 원자로 등 기기/설비/구조물 해체, 방사성폐기물 제염/절단/포장/인도, 4단계는 건물 및 구조물 해체(2호기 운전설비 제외), 토양, 지하수 복원 등 부지복원에 해당된다. 우리가 눈여겨 살펴볼 부분은 사용후핵연료는 맥스터 건식저장시설에 임시로 보관하면 되지만, 원자로 압력관 등 중준위 폐기물을 월성원전 내에 별도의 해체 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 이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소통에 대한 문제이다. 경주에는 원전과 방폐장과 관련해서 많은 소통창구가 있다. 경주시의회 원전특별위원회가 있고, 경주시 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가 있고,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가 있고, 원자력안전위원회 월성원전안전위회가 있고, 월성원전본부 소통위원회가 있다. 이렇게 많은 위원회가 있지만 과연 원전지역주민(감포읍, 문무대왕면, 양남면)과 경주시민들은 어떠한 원전과 방폐장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세계 최고의 리더십 전문가인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자신을 이끌려면 머리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을 이끌려면 가슴을 사용하라.’고 하였다. 이를 ‘따뜻한 리더십’이라고 한다. 오래전 신라 때 화랑 죽지랑은 이와 같은 리더십으로 자신의 낭도를 대하고 있었다. 신라 효소왕 때의 화랑 죽지랑은 김유신을 도와 삼국통일을 완성했던 위대한 인물이었다. 그의 낭도 가운데 제17 관등 중 제9 관등인 급간 득오곡이 있었다. 득오곡은 화랑 죽지랑의 낭도로 매일 출근을 하더니 한 열흘 동안 보이지 않았다. 죽지랑이 그의 어머니를 불러 아들이 어디 갔느냐고 물었다. “*당전인 모량부의 익선 아간이 내 아들을 부산성 창고지기로 차출하여 급히 가느라고 낭께 말씀드리지 못하였습니다” 죽지랑은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아들이 만일 사사로운 일로 그곳에 갔다면 찾아볼 필요가 없지만 공사로 갔으니 마땅히 가서 위로하고 대접해야겠소” 그는 낭도 137인을 거느리고 떡과 술을 가지고 득오곡을 위로하러 갔다. 부산성에 도착하여 성문 문지기에게 득오곡이 있는 곳을 물으니, 익선의 밭에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죽지랑이 밭으로 가서 득오곡을 불러 술과 떡을 대접한 후, 익선에게 휴가를 보내줄 것을 부탁하였다. 그러나 고지식한 익선은 이를 거절하였다. 그때 출장 온 관원 간진이 추화군에서 벼 30석을 세금으로 받아 성안으로 운반하다가 죽지랑이 그의 부하를 생각하는 아름다운 마음에 감동하고 익선의 융통성 없는 태도를 딱하게 여겨 이 벼 30석을 익선에게 주면서 그 청을 들어주라고 했다. 그래도 들어주지 않다가 제13 관등인 사지 벼슬의 진절이 말안장을 주자 그때서야 허락을 하였다. 화랑의 우두머리가 이 소문을 듣고 부산성으로 사람을 보내 익선을 잡아다가 벌을 주려고 했으나 그가 도망을 가버리니 대신 그의 아들을 잡아갔다. 매우 추운 날 이 아들에게 대신 벌로 성안의 못에 목욕을 시켰더니 이내 얼어 죽어 버렸다. 왕이 이 이야기를 듣고 모량리 사람으로 벼슬하는 자를 모두 내쫓고 다시는 관리가 되지 못하게 했다. 아울러 승복을 입지 못하게 하고 이미 스님이 된 자라고 할지라도 범종과 법고가 있는 큰 절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간진의 자손을 평정호장으로 임명하여 표창하였다. 당시 원측법사는 해동의 고승이었지만 모량리 사람이라고 해서 승직을 주지 않았다. 세금으로 징수한 벼 30석을 임의로 처분하려 했던 간진은 선의로 이를 사용하려 했다지만 오늘날의 잣대로 보면 공금 횡령의 죄를 범한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익선의 아들에게 벌을 주고, 고을 사람 전체에 대해 불이익을 준 사례 등은 당시에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으나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연좌제로 처벌한 것이 된다. 먼 훗날 자신을 그토록 사랑하였던 죽지랑의 인품을 사모하여 득오곡은 이미 죽은 죽지랑을 위해 다음과 같이 ‘모죽지랑가’란 향가를 지었다. 지나간 봄 그리워하니, 모든 것이 시름이로세. 아담하신 얼굴, 주름살 지시려 하네. 눈 돌릴 사이에나마, 만나 뵙도록 기회 지으리라. 낭이여! 그리운 마음에, 가고 오는 길. 쑥 우거진 마을에 잘 밤 있사오리까. 이 모죽지랑가는 『삼국유사』에 실린 향가 14편 중의 하나로 강인구 등의 『역주 삼국유사』의 해석을 위주로 필자가 현대의 문법에 맞추어 약간의 수정을 가했다. *영관급 장교로 오늘날의 부대장급으로 추정된다.
조립식 가구로 유명한 이케아(IKEA)에서는 ‘행복한 가정’이란 게 뭔지를 꾸준히 연구해 왔다. 스웨덴을 기반으로 홈퍼니싱을 추구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당연한 노력이다. 타이어 기업으로 유명한 미쉐린이 식당 및 여행이란 콘셉트로 미슐랭 가이드를 설립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어쨌거나 지난 10년간 전 세계 25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이케아는 연구 분석했고 그 결과물이 ‘라이프 앳 홈(Life at Home Report) 보고서’다. 여기 한국인들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어서 소개한다. 2023년 작년 조사에서 전 세계 사람들의 43%가 집은 우리가 긴장을 풀고 재충전하는 공간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우리가 집에서 수건 마냥 널브러져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서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집은 그렇다. 무려 53%가 휴식을 집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요소로 꼽고 있다. 전 세계 1위의 수치다.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집은, 이를테면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는 소속감을, 나아가 지역 사회 사람들과는 연대감을 느끼게 하는 안식처라야 한다. 같이 사는 가족이라면 당연히 그렇다. 〈응답하라 1988〉같은 드라마를 봐도 그렇다. 그런데 웬걸, 나온 결과물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안 그런가 보다. 흥미롭게도 한국 응답자들은 ‘집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과 웃는 것’이 생활의 즐거움이나 활력이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고작 14%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 최하위 수치다. 아니, 집은 소중한데 같이 사는 사람들하고는 그렇지 않다고? 고개가 갸웃해진다. 한편 숙면은 집이 줄 수 있는 선물 같은 거다.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세상에 푹~ 잘 자는 거야말로 최고의 휴식이자 재충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홀로’ 자는 걸 숙면의 핵심 요소로 여긴다. 무려 30%가 말이다. 이 수치 또한 전 세계 1위다. 함께 사는 집에서 혼자 자야 한단다. 바꿔 말하자면 내 숙면에 어쩌면 가족들은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소리처럼 들린다. 아참, 전 세계 최하위가 또 있다. 겨우 18%의 한국 응답자만이 가족과의 좋은 관계가 집에서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한다. 잠깐만요. 한국인들이 이렇게 말했다고요? 보고서를 위한 설문 조사에 참여한 한국인이 1,006명이나 된다니 거짓 정보는 아닐 테다. 이상한 건 또 있다. 단 9%의 한국 응답자만이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에서의 소속감을 느낀다고. 이 또한 세계 최하위 수치다. 결국 우리 한국 사람들은 집에 홀로 있을 때(방 안에서 홀로 있을 때 포함) 가장 행복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케아 측은 한국인은 사생활(프라이버시)과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집착(!)이 다른 나라보다 큰 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사회가 서양보다 공동체 삶을 더 상위 개념으로 여긴다는 건 편견이라고 주장하지만 쉬이 동의하기 어렵다. 노래방, 찜질방, 게임방… 우리는 원래 잘 모이고 함께 노래하며 남의 사정(숟가락 수 포함)에 관심이 많은 민족이다. 그러면 한국인들은 방에서 뭘 하면서 행복함을 느낄까? 우리 아들 녀석을 보면 하루 종일 핸드폰만 만지작대더라. 화장실 간 사이에 녀석의 폰을 만져보면 아주 그냥 뜨끈뜨끈하다. 핸드폰은 아예 녀석과 한 몸이다. 아들도 한국인이니 아마 우리는 각자 방에서 핸드폰이나 노트북으로 드라마를 몰아보거나, 영화나 노래를 보고 들으며 행복감을 느끼고 있을 거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개인사회, 심지어 나노(nano:10억 분의 1의, 아주 작은)사회다.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개인적으로 IT 기술의 발달과 그 한국적 활용력이 각자의 방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동력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핸드폰을 들고 있는 인간은 그 자체로 완전하다. 모르는 건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되고, 나이가 더 어리다면 유튜브 동영상에서 원하는 자료를 얻을 것이고, 배고프면 배달앱을 켜기만 하면 된다. 손에 핸드폰만 들려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어 방은 그야말로 자기 충족적(self-fulfilling)이다. 디지털 시대와 자기실현에 대한 추구로 한국은 오늘도 독특한 문화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페트병 유종인 그 싸하던 탄산 방울 허공에 풀어준 뒤 하릴없는 건들거림 줄곧 모로 눕는 노숙, 무심코 집어든 순간 한 하늘이 당겨 든다 반을 뚝 잘라서는 송곳으로 물구멍 내고 상추는 모종 내고 산세베리아 옮겨 심고 환생이 벌 것이더냐 마음자리 흙을 바꾼 현생이 메마르면 물 댈 일이 호수 같은 것 투명한 화분 너머로 트여가는 잔발의 뿌리 눈 호강 푸르른 페트병 윤회 분盆이라 불러다오 생활에서 발견하는 윤회와 환생 필자는 누구보다도 한 뜸 한 뜸 공들여 시에 수놓은 ‘풍족한 어휘의 힘’의 자장으로 시를 쓰는 대표적인 시인으로 유종인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순우리말, 고어, 한자어, 세련된 현대어, 명명과 조어에 이르기까지 그것은 그만의 시로 우리를 주목하게 한다. 예컨대, “수저통에 투호投壺처럼 꽂아넣”은 수저를 “찬란의 비철 난초”(「비철非鐵 난초」)라 읽을 때 그 비유에서 오는 언어 맛과 조어 능력은 우리의 일상에 생기를 돌게 한다, ‘지표면 가까이에서 부는 바람과 비교적 높은 상공에서 부는 바람이 서로 방향이 달라 발생하는 기류현상’ 용오름을 “시커멓게 몰려오는 바다 위 활빈당活貧黨들”, “난바다에 훤칠한 거사擧事”(「용오름」)로 느닷없이 툭, 잡아 호기를 부리는 언어의 미감은 또 어떤가. 최근 들어 유종인이 가장 빈도 높게 사용하는 시어는 ‘속종’(마음 속에 품은 소견), ‘다솜’(애틋하게 사랑함), ‘궂기다’(죽다), ‘어령칙하다’(기억 형상이 긴가민가 하다), ’철럼하다’(넘치도록 그득하다), ‘뫔’(몸과 마음), ‘재장구치다’(두번째로 마주쳐 만나다), ‘비다듬다’(자꾸 만져 가다듬다) 등의 순우리말인데, 이 중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말은 이번 시집에서 새롭게 시인이 채택하고 있는 ‘뫔’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유종인은 몸과 마음, 삶과 죽음, 사물과 정신을 분리하지 않는 사유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고, 오늘은 「페트병」이라는 시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 싸하던 탄산 방울 허공에 풀어준 뒤”의 초장에서 우리는 마지막 한 방울 탄산수를 캬아, 소리내어 들이키고는 페트병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리는 어느 몰지각한 이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다시 작은 바람에도 건들거리거나 모로 누워 노숙을 하기도 한다니! 이 감칠맛 나는 묘사와 말부림, 유머와 능청을 보라. 그런데 어느 선한 손길이 “무심코 집어든 순간” 페트병은 “한 하늘을 당겨”드는(종장) 전혀 다른 차원을 획득한다. 그러면서 시인은 “환생이 벌 것이더냐/마음자리 흙을 바꾼” 도치의 문장을 툭 던진다. 마침내 페트병의 마음자리는 ‘허공’에서 ‘흙’으로 채워진다. 시인은 생활로 그를 그러안으면서 ‘환생’을 살게 한다. ‘환생’이라는 무거운 말이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이다. 그렇다. 메마른 현생은 호수같이 물을 대어주어야 하고(둘째 수 초장), 그러다 보면 “잔발의 뿌리”도 트여간다. 이 푸르른 페트병을 시인은 특유의 명명 어법으로 “윤회 분盆이라 불러다오”라고 한다, 불교의 윤회라는 쉽지 않은 말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순간이다. 시인이 밝은 눈으로 골라 쓰는 ‘뫔’이라는 말이 ‘환생’, ‘윤회’에까지 이르고 있음을 우리는 확인한다. “떨어진 복권 종이로 죽은 지네를 떠내어/베란다 창을 열고 너른 데로 하관할 때/따라지 종잇조각에 삽과 관棺이 겹쳤네”(「어떤 역전」)에서 떨어진 복권 종이가 어떤 생명의 편안한 죽음으로 이끄는 ‘삽과 관棺이’ 되는 경지와 같은 이치다. 이는 보이는 사물에 얽매였다면 결코 발견할 수도 내면화할 수도 없는 경지인데, 시인은 일상 속에서 어깨 힘 빼고 자연스레 저 너머의 세계로 육화한다. 유종인 시에서 오롯이 발견하는 기쁨은 “오지랖 넓”은 난향기가 “소파 다리도 향이” 돌게 하는 (「어떤 역전」) 이런 생기 같은 것이다. 유종인 시인 덕분에 산책길, 낮은 주택가 유리창에 봄 햇살을 받고 한껏 드리운 윤회와 환생을 오롯이 즐기는 나날이 되었다.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이 교육생을 모집한다.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은 원자력 산업을 비롯한 산업현장에 특화된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경북도·경주시·한수원이 전액 출연한 교육기관이다. <사진> 모집 과정은 미취업자 과정과 재직자 과정으로 구분해 선발한다. 미취업자 과정은 △비파괴검사 △전기제어 △용접 등 총 3개 과정으로, 고용보험 미가입자 및 구직희망자가 대상이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모집·선발한다.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12월 마감됐고, 하반기 과정은 다음 달 모집 예정이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로, 훈련장려금 40만원을 매월 지급하고 교재비, 재료비, 실습복 등을 제공한다. 특히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에 대해서는 증빙서류 제출 시 우대한다. 재직자 과정은 △기계 △전기 △계측분야 등 총 21개 과정으로 연중 모집한다. 한수원 및 원전·화력·발전정비 협력사 직원 등이 대상이다. 재직자 교육과정은 실습훈련 중심으로 진행되며, 전 과정 생활실 및 식사가 제공된다. 다만, 교육비를 일부 부담해야 한다. 한편 지난해 미취업자 교육과정 이수 후 취업률은 73% 수준이며, 자격증 취득률은 전국 평균 45% 대비 2배에 육박하는 88%를 기록했다. 교육생 모집과 관련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원전현장인력양성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항해양경찰서는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경주·포항 연안 위험구역에서 활약할 ‘연안안전지킴이’를 25일부터 4월 4일까지 모집한다. 선발대상은 연안해역 특성에 정통한 지역주민으로 연안사고 예방활동 경험과 열의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서류심사, 체력검사, 면접평가 등을 거쳐 선발할 예정이다. 연안안전지킴이는 2021년부터 매년 연안해역을 찾는 국민들의 사고예방 활동 및 초동조치 등 구조지원 임무를 수행해 왔다. 그 결과 연안안전지킴이 배치 장소에서는 사고 발생이 없어 사고예방에 숨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해경은 지난해 운용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도 취약개소 5개소에 10명(각 2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최종 선발된 연안안전지킴이는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포항·경주 연안사고 위험구역 5개소에서 근무하게 된다. 매월 17일간(평일 13일, 주말·공휴일 4일, 1일 3시간) 2인 1조로 해양경찰을 도와 위험구역 안전순찰, 홍보계도 활동, 안전시설물 점검, 사고 초기대응 및 구조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해양경찰청 및 포항해양경찰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연안해역 지역 사정에 정통한 주민을 연안 안전지킴이로 위촉함으로써 효율적인 연안사고 예방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