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를 보다 살맛나는 도시로 만들어 시민들이 행복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규익 경주시 시민행정국장이 지난 1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소관 분야 성과와 올해 역점사업을 설명했다. 먼저 성과로 강동면행정복지센터 준공 및 현곡면주민자치센터 리모델링, 장애인 맞춤형 일자리 지원, 도내 최초 스마트 학습경로당 조성·운영 확대 등을 꼽았다. 또 2023년 경북도 자원봉사 대상, 지역자활센터 성과 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기초생활보장 우수지자체 장관상 등 13회 수상 성과도 밝혔다. 이어 분야별 주요 사업 중 선도동주민자치센터를 내년 3월까지 증축해 지역주민의 문화 복지 증진과 주민자치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 돌봄이 필요한 청·중장년층과 가족 돌봄 청년에 식사·영양관리, 기본돌봄·가사간병 등의 일상돌봄서비스를 통해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경로당 소파 설치사업은 어르신들의 호응도가 높아 2026년까지 지역 모든 경로당 633곳에 순차적으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는 8월까지 다함께돌봄센터 8호점을 현곡면에 추가 설치해 맞벌이 가정의 양육부담 경감과 아동들에게 질 높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8월부터는 일시적인 보육시설 이용이 필요한 경우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보육 서비스를 제공해 부모들의 양육부담이 더욱 경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65일 24시간 민원서류 발급이 가능한 읍면동 옥외 무인민원발급기는 현재 8대가 설치돼 있으며, 2025년까지 모든 읍면동에 옥외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7월 황남동행정복지센터, 12월 중부·황오 통합동 행정복지타운가 준공돼 주민들에게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공 뿐만 아니라 주민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경주시가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영남권 국회의원들도 힘을 보탰다. 김석기 국회의원은 지난 17일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에 국회의원 58인이 서명한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지지성명서’를 전달하며 경주가 최적지임을 역설했다. 이날 김 의원이 전달한 지지성명서는 대구·경북 국회의원 27명 전원과 부산·울산·경남 국회의원 31명이 서명했다. 김석기 의원이 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받아냈다.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지난 2005년 부산에서 개최된 이래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회의로 현재 경주, 인천, 제주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를 통해 경북지역 경제에만 미치는 경제효과가 1조4374억원(생산 9720억원·부가가치 4654억원), 전국적으로는 경제효과가 2조7715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경주 내에서도 APEC 정상회의로 지역 경제 발전을 10년 정도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에 경주시는 ‘가장 한국적인 역사문화관광의 도시’, ‘경주 SMR 과학연구소, 울산 현대자동차, 포항 포스코, 구미 전자산업단지 등 영남권 우리나라 주요 산업현장 시찰이 가능한 산업 중심 도시’, ‘경호·안전 최적의 안심 도시’, ‘준비된 국제회의 도시’를 강점으로 내세워 유치 노력을 펼치고 있다. 김석기 의원은 “경주시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의 최적지”라면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APEC이 개최되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 목표인 지방 경제 활성화와 국토 균형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주에서 APEC이 유치되면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전통을 각국 정상들과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중요한 산업현장을 동시에 체험하게 할 수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외교부에서 열린 ‘유치신청지역별 유치계획 프리젠테이션 발표’에 3곳 유치 신청도시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김석기 의원은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과 함께 17인의 개최도시 선정위원뿐만 아니라 한덕수 국무총리,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핵심 인사들을 만나 경주가 APEC 정상회의 최적지임을 역설해왔다. 한편 외교부는 최종 회의를 거친 뒤 이달 말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주지역 비지정문화유산이 관리 소홀로 유실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주시의회 이경희 의원은 지난 18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역 내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가치 있는 일부 문화유산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면서 예산 확보를 통한 관리 강화를 경주시에 주문했다. 국가나 시도 지정문화재는 아니라도 문화유산으로서 보존가치가 인정되는 문화유산에 대해 관리 체계를 탄탄히 해야 한다는 것. 이 의원은 이 같은 사례로 불국동 소재 효부손씨·효부최씨 양세정려각과 내남면 소재 효자 최치백 정려비 등을 들었다. 이들 정려비는 본지 연중기획 ‘다시 돌아보는 효자, 열녀비(1618호, 2024년 1월 11일자 등)’에서 그 심각성을 전하기도 했다. 효부손씨·효부최씨 양세정려각은 고부간인 손씨와 최씨가 남편과 시부모님을 극진히 모신 효행이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 순조 2년(1802년) 암행어사에 의해 조정에 알려져 후세에 알리기 위해 정려비를 세웠다. 또 효자 최치백 정려비는 인조 때 그의 효행을 백성들의 귀감으로 삼기 위해 세워졌다. 비문의 글씨는 당시 명필가인 이광사 선생의 친필로 서예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정려각은 지붕 기와가 떨어져 나가거나 나무 살대 파손, 담장이 기울어지는 등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채 수년째 방치되고 있으며, 현재도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 또는 도로부터 지정받지 못한 문화유산들이 관리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 이경희 의원은 이날 문화재과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곳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자료를 근거로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들 정려비는 지금부터 관리가 들어가지 않으면 바로 유실된다”고 지적한 뒤 “관리가 되지 않아 사라져가는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산을 찾아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경주시에는 국가 또는 도 지정 문화유산이 368개로 많고,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비지정문화유산을 관리하기까지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일정 부분은 공감한다”면서도 “유실될 위기에 있는 문화유산을 지금처럼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70여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향토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향토문화유산 보호관리 조례를 제정해 비지정문화유산 관리에도 행정력을 쏟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경주시가 비지정문화유산의 실태를 확인하고 관리 방안에 대해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수많은 국가 및 도지정 문화유산에 대해 체계적으로 관리 중이지만 비지정문화유산까지 관리하기에는 인력적으로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또 예산상의 문제도 있어 보수를 못하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내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보존조치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NH농협 경주시지부는 지난 14일 ‘범농협 한마음 농촌 일손지원의 날’을 맞아 현곡면 소재 배 재배 농가에서 농촌 일손 돕기를 30여명의 봉사자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말 경주 앞 바다에서 어선 침수 등 수난사고가 잇따랐다. 17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 45분경 경주시 양남면 읍천항 9.2km 해상에서 승선원 3명이 탑승한 6t급 어선이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포항해경 감포파출소는 신고를 받은 즉시 경비함정, 연안구조정 등을 현장으로 출동시켰고, 인근..
이비티에스(EBTS)협동조합(이사장 이승원)이 주최한 ‘시니어와 함께하는 돌아온 알까기 대회’ 경주·포항 예선전이 지난 13일 포항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통일신라시대 사람들이 몸에 품고 다니며 소원을 빌었던 부적인 ‘수구다라니’가 다시 공개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통일신라 수구다라니’의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학술심포지엄을 기념해 다라니와 이를 담은 금동경합을 특별 공개한다. ‘통일신라 수구다라니’는 오는 18일부터 30일까지 국립경..
마냥 자애롭지 못한 모성 어릴 적 엄마로부터 “이 다음에 커서 꼭 너 같은 새끼 낳아라!”라는 말을 이따금 듣던 나는 말썽꾸러기였다. 결혼 후 그저 아이를 낳으면 ‘엄마’가 되는 줄 알았다. 덜컥 낳고 보니 나는 몸만 자란 어른 아이였다. 난생처음으로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위해 의, 식, 주를 자연스럽게 포기해야만 했고, 모든 것을 주면서도 부족함에 미안함을 느끼는 내 모습에서 친정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신은 자신의 손길이 다 미치지 못하는 곳에 ‘어머니’를 보냈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를 키우며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친정엄마의 삶을 조금씩 이해하며 닮아가고 있다. 그전에는 몰랐던 엄마의 삶을 경험하며 자애롭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이미지는 환상임을 깨달았다. 작품에서는 엄마로서 성장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통해 모성의 대물림을 표현하고, 엄마가 된 후 내가 경험하고 있는 모성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려고 한다.
근래 들어 이상기후에 따른 여름철 기후변화를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이상기후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라 우리 모두 극복해나가야 할 숙명적 과제다. 기후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미래의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인식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 강하고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장마철을 앞두고 지역 내 재해 예방시설과 취약지역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경주시는 여름철 우기 및 집중호우로 인한 재산 및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1일까지 취약시설 집중 점검에 나섰다. 안전관리자문단 인력풀 등을 활용해 민관합동으로 급경사지 23곳, 법정도로, 우수관, 도로 배수시설, 지하차도 9곳 등에 대해 집중 점검에 들어갔다. 급경사지는 비탈면 상태, 낙석 및 토석류 발생 여부, 비탈면 시설 등, 도로 및 배수시설은 균열, 침하, 융기, 포트홀, 맨홀단차 등에 대해 이상 유무를 점검한다. 또 지하차도 자동 진입차단시설 작동 여부, 펌프시설 작동 및 배수로 준설 여부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시는 이번 점검에서 이상 징후나 재해 위험성이 발견되면 긴급보수 공사에 나선다고 한다. 또 국립공원 토함산지구 곳곳에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언론보도 후 주낙영 시장은 지난 11일 피해 예방을 위해 팔을 걷었다. 지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내습 시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산사태 현장을 점검한 주 시장은 신속한 복구 작업과 함께 산사태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재난취약시설은 집중호우로 지반과 토양 등이 약해져 무너짐, 쓸려내림, 낙석 및 붕괴 등으로 인한 사고발생률이 높은 곳을 말한다. 또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배수가 되지 않아 침수되는 도로나 지하차도 등도 포함된다. 재난은 그동안의 경험치로 볼 때 사전준비가 소홀한 곳에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설마 하는 안일함이 큰 재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쉽게 막을 수 있는 것을 방치해 재난을 키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본격적인 우기에 접어들기 전 위험시설물과 취약지구에 대한 점검을 서두르고, 지속적인 예찰과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올해 여름에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소식이 들리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지난 10일 경주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11일엔 낮 최고기온이 36.0℃까지 치솟는 등 폭염이 예년보다 일찍 다가왔다. 문제는 폭염이 해가 갈수록 점점 빨리 다가오고 점점 길어진다는 것이다. 이상기후 영향에 폭염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로 긴장감까지 겹친다. 피해가 더 걱정되는 쪽은 폭염 취약계층이다. 더위를 막아낼 여건이 상대적으로 약한 취약계층에게는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은 겨울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계절이다.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이 상승하고,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이 양산될 위험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폭염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는 에너지 빈곤층과 노인, 저소득 가구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지구 온난화로 겨울철 평균온도가 상승했고, 에너지 복지정책이 확대되면서 겨울 고통지수는 내려갔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관행처럼 어려운 이웃돕기는 겨울과 연말에 집중돼있다. 계절 특성이 바뀌었지만 폭염 취약계층의 여름나기 지원은 겨울철보다 상대적으로 인색한 편이다. 냉방비 폭탄 우려에 고통받는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조금이라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경주시는 매년 여름 장애인, 독거노인, 거동 불편자 등 폭염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 도우미를 지정해 안부 전화, 방문 건강체크 등을 실시해왔다. 또 무더위 쉼터를 지정·설치하고, 지역 경로당에는 냉방비(전기요금)를 지원했다. 이제는 기존 폭염 대책에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할 때다. 어딘가에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정책조차 몰라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없도록 대책 마련과 홍보, 관심이 필요하다. 또 각종 단체와 기업 등의 겨울철에 집중된 이웃돕기도 여름에 나눠 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올해 일찍 찾아온 폭염 만큼 여름철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도 서둘러 마련하길 기대한다.
APEC 유치에 대한 경주, 인천, 제주의 치열한 유치전이 지난 7일 외교부 청사에서 최종 PT를 마침으로써 사실상 끝났다. 그러나 세 도시 어느 곳도 ‘아직은 유치전이 끝난 게 아니다’며 다시 치열한 물밑 로비에 돌입할 기세다. 그게 합당한 것인지, 최종 PT까지 치른 마당에 계속 경쟁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경주의 경우, APEC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모습을 서울에서 곧잘 볼 수 있었다. 유치의 결정권자들과 이 유치전을 보도할 방송·언론들, 여론을 이끌 눈이 많은 서울, 수도권이다 보니 이곳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를 직접 볼 수 있었다. 청계천 광장을 비롯한 주요 인구 이동 지역의 대형 광고판과 홍보용 TV, 인천공항, 서울역을 비롯한 중요 교통 중심지의 광고판, 심지어 공항의 화물 운송 카트에도 유치를 홍보하는 경주시의 염원이 깃들어 있었다. 경주시민들에게 보여준 각오도 대단했다. 경주시 전체가 APEC 유치를 위한 홍보 구조물, 홍보 영상, 홍보 팸플릿, 현수막과 치장들이 넘쳐날 만큼 눈에 띄었다. 향우들과 관련된 행사에도 어김없이 APEC 유치를 호소하고 협력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간곡했고 유치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두드러져 보였다. 아마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경쟁도시인 인천이나 제주 역시 경제적 시간적 투자는 물론 인맥을 연결하고 조금이라도 눈길을 끌 만한 방법들을 총동원했을 것이다. 그들 역시 유치를 확신하고 유치 후의 성과도 비슷하게 강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세 도시 중 유치에 성공한 두 도시는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이렇게 되었을 때 탈락한 도시가 느낄 패배감이 얼마나 클 것이며 이처럼 오랜 기간, 물심 양면의 노력을 기울인 후유증은 또 얼마나 클 것인가? 특히 우리는 지난해 11월 28일 있었던 ‘2030 엑스포’ 유치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어 실패한 경우의 파장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다. 당시 정부는 5500억원의 혈세를 쓰며 정제계 인사를 총동원해 야단법석 떨었고 유치에 대한 자신감을 지나치게 과장해 보도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큰 기대감을 주었다. 그러나 결과는 고작 29표의 저조한 성적을 올림으로써 국민들이 어이없는 충격을 받았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 급격히 떨어졌다. 세 도시 중 두 곳은 이런 경험을 해야 한다. 노력과 공을 더 들인 곳이 선택받아 개선가를 울리면 그 도시는 물론 행복하고 좋겠지만 나머지 두 도시는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대한민국이 겪었을 법한 충격에 빠질 것이다. 당연히 시민들의 혈세를 과도하게 쓴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유치전은 오히려 세 도시가 협의해 과하게 경쟁하는 것을 자제하고 시민들에게는 최대한 차분하게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국내 어디에서 열려도 좋지만 기왕이면 우리 도시에서 열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여유도 필요하다. 그런데 마치 APEC을 유치하면 세계인이 바로 몰려들 것처럼 선전하고 금방이라도 도시가 발전될 것처럼 떠벌리며 열 올리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 설령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어느날 갑자기 세계인이 몰려들 리도 없고 기대한 만큼의 발전을 보장할 수도 없다. 설혹 기대한 만큼 세계인이 몰리더라도 그것이 과연 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인가도 따져 보아야 한다. 물론 경주 같은 관광도시는 유치전에 참가하는 자체로 그 유치전을 통한 대외 홍보 효과가 훨씬 클 것이란 점에서 어지간한 투자는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시민들이 품는 기대는 이같은 실익과 또 다른 문제다. 그래서 더욱 대외적으로는 혼신을 다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유도하는 이중작전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유치에 실패해도 대외적으로는 유치전을 통해 홍보 효과를 거두고 대내적으로는 아쉬움을 겪을망정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기운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밑바닥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보니 여기저기서 탄핵을 꺼집어 낸다. 지지율이 낮다 보니 모든 탓이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느낌이다. 왜? 무엇 때문에 지지율이 이럴까? 가장 큰 이유는 가진 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중의 심리는 일단 가진 자에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호감을 가지지 않는게 지금의 민심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가 국정 난맥을 원활하게 풀어나가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고, 세 번째가 대응, 대처의 미흡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특별한 경우를 만들고 대응과 대처를 잘 한다면 인기가 나아지고, 지지율 또한 오를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대책과 상황에 맞는 속도 조절은 국민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원동력이다. 늦은 대처는 차라리 안하는 것보다 못할 수 있다. 채상병 특검이란 이슈에 갇힌 대통령은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이렇게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을 상황이었던가 하고 고개가 갸웃 거려진다. 초반의 대응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좀 더 빨리 정면 대처했더라면 큰 문제가 아니었을 상황인데 그걸 놓쳐 버리니 지금의 애매한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순간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위와 같은 예가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지지율과 인기의 변화는 한 순간이다. 상대방이 잘함에 따른 지지율 저하는 큰 문제이나 야당의 인기 또한 동반 하락 하는 것을 보면 정부와 여당의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에 처해진게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지금의 난맥을 풀어야 할까? 야당과의 정쟁보다는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민생과 먹고 사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내놓아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모습을 계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야당이 특검을 주장할 때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정책 등으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거대 야당의 정치 공세에 휘둘리다간 남은 임기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게 되고,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세계 무대에서 한국은 그만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되기에 결국은 크나큰 손실로 귀결될 것이다. 그리고 노동개혁, 의료개혁, 연금개혁 등 어느 하나 간단한게 없는 개혁을 전개해 나가면서 그것에 대한 평가는 박하기 이를데가 없다. 국민들의 인기와 직결되기에 다른 정권 같았으면 건드릴 엄두도 못낼 사항들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면서도 그러한 것들이 지지율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 그 이유도 타이밍을 놓친 탓일 것이다. 밀어 붙일때와 소통할 때 등이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에 후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의 세상은 여론전도 병행을 하면서 추진을 해야 그 정당성을 인정받지, 그것을 간과하다간 오히려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지금의 정부가 그렇다. 세밀히 쳐다보면 어느 것 하나 크게 흠이 되는 것 없다. 근데도 역대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요즘처럼 소통이 빠른 정보화 시대에는 어느 것이 먼저인가가 굉장히 중요하다. 지난 총선 때만 하더라도, 3월 초만 하더라도 지금 여당이 승리에 자만하는 말을 조심하라는 경계령을 내릴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상황이 완전 역전돼 버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 시기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호주대사 임명건 등 빌미를 주었기에 야당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라 봐야 한다. 이제 이 정부가 다시 국민들의 지지율을 얻으려면 지금 타이밍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 등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잘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물가와 소득의 불균형, 국가적 위기로 다가오는 저출생 문제이다. 이제는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를 국민들에게 내놔야 할 것이고, 그것이 충분치 않을 때는 더 노력해 보충 방안을 계속적으로 내놓는 작업을 되풀이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들 대다수의 바람이었을 것이고, 지금도 그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소수의 적극관심층이 쏟아내는 정치 공세에 지금은 귀 기울일 때가 아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사법문제다. 대한민국 사회가 지금처럼 판·검사가 주목 받던 때가 또 있었나 싶고, 지금처럼 판·검사가 정치적 성향에 치우칠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죄가 있는 사람들을 처벌하는데 차별이 있어서도 안되고 신속해야 한다. 시간을 끌다 보면 죄의 유무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인기 유명가수 김호중 씨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신속하고 엄중했다. 죄를 지은 자에 대한 처벌은 이래야만 한다. 그래야만 법의 엄중함을 국민들은 더욱 체감하게 된다. 공수처만 뿐만아니라 정치권을 비롯한 권력층들만 따로 다루는 법원의 필요성도 주장하고 싶다. 그리고 여론조사가 향후 방향의 가늠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어느 순간엔가 여론조사가 만능·만사형통이되어 버렸다. 참고는 하더라도 맹신해서는 안된다. 어딘가에 의지하는 사람, 국민들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어디가 가려운지를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리더의 자격이 없다. 지금의 경주도 마찬가지다. 시민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자 그 용기를 거둬들여야 할 것이다.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그 답이 항상 늘 머릿속과 마음속에 가득해야 자격이 있다. 아니면 부족한 것을 채워줄 수 있는 인재를 볼 수 있는 혜안과 덕이 있는 사람이던지···. 우리는 한사람에 의해 수십,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의 삶의 질이 좌우된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선출직은 아무나 해도 되나?’를 ‘절대 아니다’로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우리 손으로 선택한 선출직 지도자라는 것을 가슴 깊이 명심해야 한다.
계림사화(鷄林士禍)는 을사년(1725) 경주부의 영남남인이 화를 당한 사건으로, 1722년 경주부윤 권세항(權世恒.재임1722.4~1723.2)과 울산부사 홍상빈(洪尙賓,1672~1740)이 경주지역 남인 유생 1백여명을 동원하여 노론의 거두 우암 송시열의 초상화를 모신 봉암영당(鳳巖影堂)을 훼철했다가 대거 치죄(治罪)된 사화를 말한다. 봉암영당은 1717년 우암을 모시는 서원건립 소장(疏章)을 시작으로 1719년 노론계 경주부윤 이정익의 도움으로 건립되었고, 1725년 부윤 조명봉에 힘입어 인산영당(仁山影堂)을 거쳐, 1764년 영당에 목주를 모시고 강당을 증축하고 ‘인산서원’이라 명하였다. 노론계 서원으로 유명했던 인산서원은 현재 허물어지고 흔적조차 알기 어려운 실정으로 당시 남인의 땅에 노론계 서원건립을 둘러싼 경주부의 봉암영당 훼철사건과 계림사화 발발 그리고 남인과 노론의 향전(鄕戰) 대립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의 하나이다. 우암은 1674년 제2차 예송논쟁에서 패해 파직삭출되어, 1675년(숙종1) 정월에 함경도 덕원(德源)으로 유배되었다가 뒤에 포항의 장기(長鬐)와 경남의 거제로 이배되었다. 당시 우암은 포항 장기에서 5년간 적거하다가 1679년 4월 거제로 이배되는 과정에 경주부를 경유하면서 경주의 곡산한씨 등과 접촉하였다. 이에 둔옹(遁翁) 한여유(韓汝愈,1642~1709)의 둔옹집 「연보」에 의하면, “기미년(1679) 선생[한여유] 38세에 유배에 오른 우암 선생을 뵈었다. 이때 송 선생께서는 포항 장기[蓬山]로부터 거제로 이배되어 경주를 지나갔다.”라 기록한다. 이 일로 경주 인왕산자락 아래에 곡산한씨의 주도로 봉암영당을 세우고 훗날 인산서원으로 변모를 거듭하면서 영남의 근거지에 노론계 서원의 입지를 확고히 하지만, 서원건립에 참가한 이들은 대부분 노론인사였으며, 영남남인의 참여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유림의 공조와 부윤의 도움으로 봉암영당을 지었지만 1722년 남인에 의한 봉암영당 훼철사건이 발생하면서 노론의 한시유가 장살(杖殺)을 당하며 유림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게 된다. 이후 을사년(1725) 노론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서 지난날 봉암영당 훼철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당시 남인계 경주부의 이덕표(李德標)와 울산부의 이광희(李光熹) 등 28명을 처벌하는 사건[鷄林士禍]이 벌어지면서, 경주 유림 간 갈등의 대립은 심화되어 간다. 결국 경주부의 남인계 등은 봉암영당의 건립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결국 봉암영당 훼철사건과 을사년(1725) 계림사화라는 경주부윤의 당론과 집권세력의 입장에 따라 남인과 노론의 힘겨루기는 지역 유림 간 큰 진통을 낳았다. 시대별 사화와 정쟁(政爭)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왔으며 중앙의 정치세력과 지방의 부윤과 목사 그리고 관찰사 역시 정치적 흐름에 따라 체직되었다. 경주부에 발생한 계림사화는 우암이 포항 장기에서 거제로 이배되어 가는 과정에서 경주부를 경유한 일이 어째보면 덕화(德化)이자 참화(慘禍)로 판단된다. 이는 다분히 중앙정치와 연동되었으며, 지방에서도 중앙의 통제에 따라 영당과 사당건립 등의 소규모 전개양상이 이뤄졌을 것이다. 다만 중앙과 지방의 유착에 대한 단서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1623년 인조반정 이후 남인(서인주도)의 정권장악 이후 1674년 갑인예송에서 남인이 우위에 있었고, 이후 서인에 의한 남인의 정치적 탄압이 지속되었으며, 1680년 경신환국과 1694년 갑술환국으로 집권세력이 교체되었다. 이렇듯 숙종년간 지속된 환국으로 붕당체제에서 일당(一黨) 체제의 정치판도로 변하고, 이에 대한 영향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당시 안동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노론계가 영남의 곳곳에 파고들어 서원을 건립하며 남인들과 공분을 사는 일이 발생하고, 그 가운데 경주지역 역시 영남남인이 노론에 의해 탄압이 일어나면서 그 중심선상에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신임옥사(辛壬獄事)를 맞이해 양동의 우와 이덕표가 「변신옥소」을 올리는 과정에서 이미 노론의 미움을 샀고, 더불어 경주 땅에 노론계 서원이 들어서면서 남인과 노론의 대립관계는 일촉즉발의 상태가 된다. 거제에서 우암의 유상(遺像)을 받으러 온 옥삼헌(玉三獻)에게 북헌(北軒) 김춘택(金春澤)은 “공자께서 뗏목을 타고 구이(九夷)에 가고자한 탄식이 있은 것은 또한 우암 선생이 귀양 간 것이 사람의 재액(災厄)으로 간 것이 아니고, 이 역시 시류(時流)가 하여금 그렇게 시킨 것이다”라며 군자가 가서 살고자 한 구이를 빗대어 설명한 것처럼, 우암의 유배 역시 인액(人厄)이 아니라 시류 때문이라 말한다. 시류가 때로는 남인을, 때로는 노론을 곤혹함에 처하게 하였지만, 그 누가 이 일에 대해 시비를 끊듯이 가르겠는가? 계림사화의 처분에 남인과 노론의 잘잘못을 논하기에 역사적 아픔과 유림 간의 이해관계는 더욱 복잡하고, 당시 격하게 대립된 상황을 시류로써 이해하며, 나아가 이제는 화해와 협력자로 동조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의 달이라 함은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분들을 기리는 달’을 의미한다. 6.25 전쟁이나 연평해전(6.29), 그 외에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리는 달이다. 그래서 정치계에서도 현충원 방문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한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것이다. 아줌마에게 군인은 어릴 적 위문 편지를 써야 했던 대상이다. 제주공항과 가까운 지역에 살았는데 무작정 가서 편지를 드렸다. 군인 아저씨가 무척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제주공항이 군사 공항이어서 군인 두 명이 입구에 항상 서 있었다. 좀 더 장성해서는 대학생이 되어 선배나 동기, 후배들이 하나둘 군대에 들어갔고 휴가 나오면 주구장창 술을 마시며 환영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군인을 생각하면 존경보다는 친근함이 강하다. 그런데 한 편의 영화를 통해 군인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챈스 일병의 귀환>. 2009년도에 개봉한 영화지만 아줌마는 몇 해 전에야 이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마이클 스트로블 중령이 2004년 이라크 전쟁에서 전사한 챈스 일병의 운구 임무를 맡으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영화다. 평소에 자신과 함께 근무하던 이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전사자 명단을 살피던 그는 자신과 고향이 같은 콜로라도 출신인 챈스 일병의 운구 임무를 자원하게 된다. 챈스 일병의 가족이 현재는 와이오밍 주에 살고 있기에 콜로라도 주에서 와이오밍 주까지 운구를 하게 되면서 느낀 것들을 마이클 스트로블 중령은 다이어리에 메모했고, 나중에는 ‘한 해병의 집을 향한 여정(A Marin’s Journey Home)’이란 열두 쪽의 수필로 발전했으며 이것이 영화 <챈스 일병의 귀환>의 밑바탕이 되었다. 아줌마는 이 영화를 통해, 군인에 대한 예우에 대해 처음으로 깊게 고민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군인은 여름이면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겨울이면 폭설이 내린 지역에서 그들의 젊음과 열정으로, 언제나 가장 먼저 나타나 피해 주민들을 돕는다. 자연재해가 아니라도 그렇다. 농번기 때 일손이 부족한 지역에, 농활마저 불가능한 지역에서 가장 먼저 나서는 것도 군인들이었다. 물론 시대가 변했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군부대의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는 횟수가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뉴스에 나오든 안 나오든, 그들은 언제나 국민 곁에 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던 전시 상황에서는 물론이고 비전시 상황에서도 군인은 언제나 국민 곁에 있다. 채 상병 사건 처리 과정을 보며 아줌마는 마음이 아팠다. 사실 관계 확인이나 특검법 등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지만 정작 군인에 대한 예우,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었다. 같은 엄마 입장에서,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엄마의 슬픔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아들이 맡았던 임무가 적정했는지, 구명조끼 없이 물살이 센 강으로 들어가야 하는 군인의 상황이 옳은지 그른지 모르겠다. 단지 장성한 아들이 차가운 주검이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뿐이다. 그런 부모를 향해 우리는, 사회는 어땠는가? 정치 싸움의 수단으로 그들을 매도하거나 그들을 이용하려 하지 않았나? 우리는 가장 먼저 예우해야 했다.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에 대한 예우, 그 유가족에 대한 예우. 우리는 그것을 가장 우선시해야 했다. 그래서 혹여 그들을 매도하거나 이용하려는 자들을 온 사회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고, 그런 시도 자체를 아예 하지 못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매도하는 자와 이용하려는 자만이 가득한 것 같아, 아줌마는 이 점이 가장 슬프다. 우리를 대신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의 죽음이다. 어떤 과정에서 일어난 죽음이었든지, 일반 시민인 우리는, 우리를 대신하여 나라를 위해 젊음과 열정, 결국 생명까지 바친 그를 향해 진심으로 애도해야 한다. 이보다 중한 일이 어디 있을까?
‘백조의 호수’(1877), ‘잠자는 숲속의 미녀’(1889), ‘호두까기 인형’(1892)은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작품이다. 이처럼 차이콥스키는 우리나라에 발레 작곡가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모차르트만큼이나 다재다능하다. 교향곡, 협주곡은 물론이고, 오페라도 잘 만들었다. 차이콥스키가 우리나라에서 다소 과소평가된 것은 그가 러시아 작곡가이기 때문이다. 독일권의 주류 음악가가 아닌데다 과거 반공을 국시로 했던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정이 그의 진면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데 한몫했다. 차이콥스키의 협주곡 양 대장은 피아노협주곡 1번(1874)과 바이올린협주곡(1877)이다. 두 곡 모두 오늘날 자주 연주된다. 호른의 장쾌한 소리에 피아노 건반의 강렬한 타격으로 시작되는 피협 1번은 명곡이다. 러시아가 도핑 스캔들로 올림픽 출전이 불가하게 되자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러시아팀의 국가로 사용되기도 했다. 한편, 차이콥스키의 유일한 바협은 세계 4대 바이올린협주곡으로 꼽힐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독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대결하듯 넘실넘실 주고받는 연주는 협주곡의 어원(concertare: 협력하며 경쟁하다)을 잘 구현하고 있다. 차이콥스키는 교향곡을 6곡 작곡했다. 후기교향곡 4, 5 ,6번이 유명한데 이 중에서 그가 사망한 해에 작곡한 6번 비창이 오늘날 무대에 자주 오른다. 그는 비창 초연 후 불과 9일 만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결국 자신을 위한 레퀴엠이 된 셈이다. 비창은 클래식에 익숙한 유럽 관객들도 3악장이 끝날 때 박수 치는 실수를 종종 범하는 곡이다. 3악장 마지막 부분이 4악장 종결부보다 더 강렬하게 끝나기 때문이다. 차이콥스키는 기악곡의 대가였기에 발레 음악 역시 훌륭하다. 발레 음악은 원래 이류 음악가들의 영역이었다. 살펴보면 일류 음악가가 쓴 발레 음악이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차이콥스키가 발레 음악을 음악답게 만든 최초의 작곡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그의 3대 발레곡이 처음부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진 못했다. 프티파(Marius Petipa, 1819-1910)와 같은 거장 안무가들을 만나면서 그의 발레곡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차이콥스키가 무려 10개의 오페라를 작곡한 러시아 오페라의 거장이었단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의 오페라 중 가장 성공한 작품을 뽑으라면 단연 ‘예브게니 오네긴(Eugene Onegin)’(1879)이다. 푸시킨(Alexander Pushkin, 1799-1837)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오페라에서 여주인공 타티아나는 예브게니를 연모하지만 거절당한다. 하지만 나중에 상황이 역전되어 외려 예브게니가 후회하며 (유부녀가 된) 타티아나에게 구애한다. 차이콥스키는 예브게니에게 자신을 투영했고, 자신을 열렬히 사랑했던 밀류코바를 타티아나로 여겼다. 그래서 밀류코바와 결혼한 것이다. 타티아나와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밀류코바는 차이콥스키가 사랑을 받아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협박까지 하지 않았던가? 차이콥스키의 사인은 콜레라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성애에 기인한 음독자살설 또한 유력하다.
경주시립도서관은 대구한의대 독도&안용복 연구소와 협력해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2024년 독도 인문학 교실을 운영한다. 이번 인문학 교실은 직장인과 성인을 대상으로 독도에 대한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리고 독도에 대한 영토주권 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강좌는 총 3회로 2회 강연, 1회 현장 탐방으로 구성됐다. 7월 4일 김병우 대구한의대 교수(독도&안용복 연구소장)가 ‘역사 속의 독도, 오늘의 독도’라는 주제로, 5일은 이정태 경북대 교수의 ‘독도가 독도인 이유’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된다. 6일은 김병우 교수와 함께 부산 수영사적공원, 안용복 생가지, 안용복 기념 부산포 개항문화관 등을 탐방하면서 독도와 안용복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프로그램 신청은 오는 18일 오전 10시부터 23일 오후 6시까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접수한다. 경주시민 40명을 대상으로 선착순 모집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시립도서관 사서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는 친절한경자씨들과 함께 담배꽁초 무단투기 방지 캠페인 ‘V-클린 캠페인’을 진행중이다. ‘V-클린 캠페인’은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신규 프로그램으로, 배수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로 인한 침수피해 급증, 환경오염, 화재발생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되는 시민 인식개선 프로그램이다. 캠페인은 자원봉사단체를 대상으로 상시 모집중이며, PE망 채색활동과 스티커 부착활동으로 나뉘어져 진행된다. 현재까지 7개 단체(△열린난타, △재난안전보안관, △황성동자율방범대, △황오동 자율방재단, △한국자유총연맹 경주시지회 여성회, △초록옹달샘, △경주시민응원봉사단) 100여명의 친절한경자씨들이 참여해 경주시를 위해 노력중에 있다. 정재윤 이사장은 “‘V-클린 캠페인’을 통해 재난 발생 시 위험을 줄이고, 깨끗한 경주시 만들기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참여해주신 단체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친절한경자씨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캠페인 참여 및 관련 사항은 포스터 참고 및 전화(070-4415-5821)로 문의하면 된다.
내남면 청년회와 부녀회, 경주시민응원단은 지난 8일 월산2리 경로당을 찾아 마을주민과 함께 어르신 효 잔치를 열었다. <사진> 이날 효 잔치에는 한운복 월산2리경로회장, 이종학 이장, 김춘자 부녀회장, 이종봉 청년회장, 손승호 주민자치위원장 등을 비롯해 마을주민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히 진행됐다. 건강한 어르신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는 건강체조, 민요·색소폰 공연 등이 펼쳐졌다. 내남면은 경주시 서남쪽에 있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다. 동쪽으로는 외동읍과 경계하고, 남쪽으로는 울산시 울주군, 서북쪽으로는 건천읍, 서쪽으로는 산내면과 경계한다. 금오산과 고위산을 잇는 금오산맥과 단석산 고헌산을 잇는 주사산맥이 북에서 남으로 뻗쳐있고, 각각 동과 서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 산맥 사이로 형산강이 흐른다. 내남면 남쪽 지역 월산리(月山里) 마을은 달같이 둥근 산 아래 있는 마을이라 해 달뫼, 달미라고 부르는데 한자로 표기하면 월산(月山)이라 했다. 자연 마을로 월산1리 마을과 월산 2리 마을이 있는데 월산1리는 주로 벼농사에 의지하고 있으며 경부고속도로에 의해 두 마을은 갈라져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단체는 지난달 월산1리에서 어르신 효 잔치를 열기도 했다. 청년회와 부녀회, 이장들은 “어르신 효 잔치는 효에 대한 가치를 일깨우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더욱 건강하고 존경받는 월산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효’라는 가치를 널리 퍼질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병진 경주시민응원단장은 “청년회, 부녀회, 이장님들 덕분에 어르신들과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며, 모두 함께 화합하는 시간을 내주셔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경주시민응원단은 이날 오후 경주시민의 날 행사에 참여해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를 희망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경주 개최를 응원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5일장으로 열리는 아화 전통시장을 갔다. 가는 도중 아기자기한 논 들판에서는 이앙기로 모내기가 한창이다. 본국 스리랑카에서는 사람들이 아직도 모내기를 하는데 여기 경주에는 사람들이 모심는 광경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트랙터로 논을 고르고 이앙기로 모심기를 하는 광경이 참 낯설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참 발전한 나라 같다. 기계로 농사를 지으니까 사람들이 일할 곳이 없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안 좋을 것 같다. 아화시장에 들어서니까 아주 규모가 작다는 것을 느꼈다. 장옥은 4개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다. 면지역의 5일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장에 올 것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실제와보니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다. 과일가게 1곳, 고기파는가게 2곳, 각종 잡화파는가게 1곳이 문을 연 것이 전부다. 그나마 파리를 쫓고 있는 가게 주인들이다.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나와 내가 같이 간 선생님이 장에 온 사람의 전부다. 장 어귀 도로가에 할머니 한 분은 각종 모종을 팔고 있었다. 고추, 호박, 오이, 토마토, 가지, 들깨 등등 10가지 정도되는 모종이 있었는데 며칠 전 건천장에서 팔고 남은 것을 가지고 왔다고 한다. 할머니는 “외국 사람이 이런데 왜 왔느냐”고 묻는다. 나는 한국의 경주의 시골장이 어떤지 궁금해서 처음으로 보러 왔다고 했다. 할머니는 오이 모종과 토마토 모종을 사 가라고 이야기 한다. 나는 사가지고 집에 가서 심고 싶었으나 기르는데 자신이 없어서 못 샀다. 장옥에서 좀 걸어 나오니 공용주차장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 온 장사꾼들이 4군데 트럭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과일 트럭, 신발 트럭, 뻥티기 트럭, 각종 연장을 파는 트럭, 그리고 공용주차장에는 민물고기를 파는 아저씨, 아줌마가 고기를 다듬고 있었다. 어디에서 잡아 왔는지는 알 수 없는데 미꾸라지, 가물치, 붕어, 빨간고기, 새우 등등을 팔고 있었다. 다섯 군데의 외지 장사꾼들이 파는 곳에는 사람들이 한두명 있었다. 모내기를 하는 시기라서 그런가? 정말 사람들이 없어 놀랐다. 뻥튀기 트럭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아저씨, 장사가 이렇게 안돼요? 물건 사러오는 사람이 이렇게 없어요? 장사하러 오는 분들도 다섯 분이 전부인가요?”라고 물었다. 뻥튀기 아저씨 왈 “요즘은 이게 전부요. 몇 년 전만해도 100여명의 장사트럭이 이 도로가에 진을 치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화장을 오는 손님들이 없으니 장사트럭이 이곳에 안와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가고 이곳 아화장은 얼마 안가서 없어질 것 같네요”라고 대답했다. 함께 간 선생님은 “5일장에는 정말 재미나고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등이 많았는데, 참 안타깝다”고 했다. 5일장을 방문해 한국, 경주의 보통사람들의 사는 모습, 장사하는 모습을 참 보고 싶었는데 이곳 아화장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해서 참 아쉬웠다. 다음에는 좀 더 규모가 있는 5일장을 찾아가 한국의 경주의 5일장 정서와 기억에 남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 나는 대한민국을 경주를 사랑한다. 경주에서 더 오래 오래 살고 싶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가 주관한 경주시노인회장기 제6회 게이트볼 대회가 지난 5일 황성공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노인회 분회별 24개팀, 18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예선리그를 거친 후 결선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진한 우정을 나누는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대회는 집중력과 팀원들의 단결된 모습을 보인 황성B팀이 우승했으며, 준우승은 현곡A팀, 장려상은 불국A팀, 노력상 산대A팀에게 각각 돌아갔다. 구승회 지회장은 “참여 선수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경기를 즐기고, 게이트볼을 통해 건강도 챙기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낙영 시장은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운동 시설개선과 프로그램 발굴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