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장으로 열리는 아화 전통시장을 갔다. 가는 도중 아기자기한 논 들판에서는 이앙기로 모내기가 한창이다. 본국 스리랑카에서는 사람들이 아직도 모내기를 하는데 여기 경주에는 사람들이 모심는 광경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트랙터로 논을 고르고 이앙기로 모심기를 하는 광경이 참 낯설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참 발전한 나라 같다. 기계로 농사를 지으니까 사람들이 일할 곳이 없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안 좋을 것 같다.
아화시장에 들어서니까 아주 규모가 작다는 것을 느꼈다. 장옥은 4개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다. 면지역의 5일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장에 올 것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실제와보니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다. 과일가게 1곳, 고기파는가게 2곳, 각종 잡화파는가게 1곳이 문을 연 것이 전부다. 그나마 파리를 쫓고 있는 가게 주인들이다.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나와 내가 같이 간 선생님이 장에 온 사람의 전부다. 장 어귀 도로가에 할머니 한 분은 각종 모종을 팔고 있었다. 고추, 호박, 오이, 토마토, 가지, 들깨 등등 10가지 정도되는 모종이 있었는데 며칠 전 건천장에서 팔고 남은 것을 가지고 왔다고 한다. 할머니는 “외국 사람이 이런데 왜 왔느냐”고 묻는다.
나는 한국의 경주의 시골장이 어떤지 궁금해서 처음으로 보러 왔다고 했다. 할머니는 오이 모종과 토마토 모종을 사 가라고 이야기 한다. 나는 사가지고 집에 가서 심고 싶었으나 기르는데 자신이 없어서 못 샀다.
장옥에서 좀 걸어 나오니 공용주차장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 온 장사꾼들이 4군데 트럭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 과일 트럭, 신발 트럭, 뻥티기 트럭, 각종 연장을 파는 트럭, 그리고 공용주차장에는 민물고기를 파는 아저씨, 아줌마가 고기를 다듬고 있었다. 어디에서 잡아 왔는지는 알 수 없는데 미꾸라지, 가물치, 붕어, 빨간고기, 새우 등등을 팔고 있었다. 다섯 군데의 외지 장사꾼들이 파는 곳에는 사람들이 한두명 있었다. 모내기를 하는 시기라서 그런가? 정말 사람들이 없어 놀랐다.
뻥튀기 트럭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아저씨, 장사가 이렇게 안돼요? 물건 사러오는 사람이 이렇게 없어요? 장사하러 오는 분들도 다섯 분이 전부인가요?”라고 물었다.
뻥튀기 아저씨 왈 “요즘은 이게 전부요. 몇 년 전만해도 100여명의 장사트럭이 이 도로가에 진을 치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화장을 오는 손님들이 없으니 장사트럭이 이곳에 안와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가고 이곳 아화장은 얼마 안가서 없어질 것 같네요”라고 대답했다.
함께 간 선생님은 “5일장에는 정말 재미나고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등이 많았는데, 참 안타깝다”고 했다.
5일장을 방문해 한국, 경주의 보통사람들의 사는 모습, 장사하는 모습을 참 보고 싶었는데 이곳 아화장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해서 참 아쉬웠다. 다음에는 좀 더 규모가 있는 5일장을 찾아가 한국의 경주의 5일장 정서와 기억에 남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 나는 대한민국을 경주를 사랑한다. 경주에서 더 오래 오래 살고 싶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