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주인공 영래는 판사 시절 법관 사회의 돈봉투 관행을 문제 삼았다가 법복을 벗는다. 이후 대학교수로 임용돼 연구자로서 성과를 쌓지만, 로스쿨의 구조적 불공정을 비판하다 다시 기득권과 충돌한다. 거듭된 좌절 속에서도 그는 신념을 꺾지 않는다. 작품 속 영래는 ‘황야에 선 외로운 늑대’와 같은 존재다. 그가 맞서는 대상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법원과 검찰, 로스쿨 등 사법 질서를 둘러싼 기득권 구조 전반이다. 작품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제도와 명분 뒤에서 자기 이익을 지키는 권력의 모습을 비판한다.
영래의 삶은 저자의 궤적과 겹친다. 신 변호사는 1993년 초임 판사 시절 사법부 내부의 돈 봉투 관행을 폭로했다가 재임용에서 탈락했고, 낭인 생활을 거쳐 대학교수가 됐다. 로스쿨 교수로 재직하며 제도의 폐단을 줄곧 비판해 온 이력도 소설의 뼈대가 됐다. 신 변호사는 “학술 논문이나 짧은 에세이로는 다 담아내기 어려운 고뇌를 장대한 서사로 풀고 싶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다만 ‘환생’은 사회소설에 머물지 않는다. 작품을 관통하는 질문은 ‘어떻게 자유롭게 살 것인가’다. 아내 숙경을 먼저 떠나보낸 영래는 깊은 상실 끝에 유랑길에 오르고, 죽음을 맞은 뒤 육체를 떠난 영혼의 세계에서 아내와 다시 만난다. 저자는 2015년 미국 애리조나 국제회의에서 논의된 ‘영혼의 사후실재론’을 바탕으로 영혼의 고향과 환생에 대한 사유를 펼쳤다.
참자유의 의미도 여기서 완성된다. 신 변호사는 참자유를 외부의 불의와 싸워온 지식인이 스스로 옳다고 믿는 ‘자기의(自己義)’와 원망의 굴레까지 내려놓는 깊은 참회의 상태로 설명한다. 정신적 스승 안형도 교수의 유훈, 즉 사람을 선악으로 나누지 말고 마음의 그릇을 키우라는 가르침이 영래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주인공의 이름은 저자가 깊이 교류하며 존경했던 고(故) 조영래 변호사에서 따왔다. 신 변호사는 “조 변호사가 남긴 ‘아, 세상은 아름답구나’라는 말이 평생의 화두였다”며 “기득권의 벽 앞에 절망하는 수많은 ‘영래’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홈
뉴스
피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