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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추령터널 천장 뒤덮은 ‘녹색 이끼’… 정확한 원인 규명 필요

엄태권 기자 nic779@naver.com 1750호 입력 2026/10/15 15:58 수정 2026/10/15 17:08
경주시 “환기 부족에 따른 습기 현상, 구조적 안전 문제 없어”
전문가 “누수 가능성 배제 어려워… 추가 정밀조사 필요”

 

경주 추령터널 내부 천장에 녹색 이끼로 추정되는 물질이 광범위하게 발생하면서 정확한 원인 규명과 유지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주시는 외부 전문업체의 정기안전점검 결과를 근거로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터널 내부 영상을 확인한 전문가들은 누수 가능성과 균열 의심 부위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균열과 조인트 누수 등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주시는 올해 상반기 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만큼 상대적으로 보수가 시급한 다른 시설물을 우선 관리한다는 방침으로, 현재 추령터널에 대한 별도의 보수계획은 수립하지 않은 상태다.

추령터널은 지방도 945호선, 보문관광단지에서 문무대왕면으로 넘어가는 황용동에 위치한 연장 621m, 폭 10m의 왕복 2차로 터널이다. 1997년 12월 준공됐으며 현재 경주시가 관리하고 있다. 토함산터널 개통 이후 교통량은 과거보다 줄었지만 시내버스와 지역 주민·일반 차량 등의 통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황용동과 문무대왕면을 연결하는 추령터널 입구 모습. 엄태권 기자확대
황용동과 문무대왕면을 연결하는 추령터널 입구 모습. 엄태권 기자

지난 12일 확인한 추령터널 내부에는 천장과 측벽 상부를 중심으로 녹색 변색이 광범위하게 나타나 있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녹색 물질이 콘크리트 표면을 넓게 덮고 있으며, 천장을 따라 검은색 얼룩과 선 모양의 흔적도 관찰됐다. 구간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터널 내부 여러 곳에서 유사한 현상이 확인됐다.

 

경주시는 터널 내부의 녹색 변색이 환기 부족으로 발생한 습기 때문이며, 구조적 결함이나 누수에 따른 현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는 매년 상·하반기 외부 전문업체에 의뢰해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점검 결과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현재 상태가 심각한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경주시가 제출한 2026년 상반기 정기안전점검 결과표에 따르면 추령터널의 안전등급은 ‘양호’로 평가됐다. 터널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과 차량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위에서 중대한 결함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정밀안전진단 역시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세부 점검 결과에는 균열과 누수 등 여러 손상이 기록돼 있다.

터널 라이닝에서 폭 0.3mm 미만과 0.3mm 이상의 균열이 각각 확인됐으며, 타일 균열·탈락, 콘크리트 박리·박락, 철근 노출, 조인트 누수 및 오염 등이 조사됐다. 포장부의 균열·파손과 공동구의 파손·철근 노출도 확인됐다.
조인트 누수는 터널 콘크리트 구조물의 이음새를 통해 물이 스며들거나 새어 나오는 현상으로, 장기간 지속될 경우 구조물의 내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점검업체는 폭 0.3mm 이상 균열에 주입보수, 조인트 누수에 지수보수, 철근 노출 부위에 단면복구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결함은 이전 안전점검에서도 확인됐다.

2024년 상반기 정기안전점검에서도 균열과 조인트 누수, 타일 파손, 철근 노출 등이 조사됐다. 당시 점검업체는 구조적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시설물의 내구성 확보와 사용성 증진을 위해 적절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3년 정밀안전점검에서도 라이닝 균열과 백태, 신축이음부 누수, 철근 노출 등이 확인돼 보수방안이 제시됐다.

추령터널 내부 천장이 녹색 물질로 뒤덮여 있다. 엄태권 기자확대
추령터널 내부 천장이 녹색 물질로 뒤덮여 있다. 엄태권 기자
이처럼 수년간 유사한 결함이 반복적으로 기록됐지만 경주시는 올해 상반기 점검 결과에 따른 별도의 보수계획은 수립하지 않았다.

경주시 관계자는 “외부 전문업체의 정기안전점검 결과 추령터널은 안전등급 ‘양호’로 평가됐으며, 구조적 안전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면서 “한정된 예산과 시설물별 안전상태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시급한 시설물을 우선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점검 결과에 따른 추령터널의 별도 보수계획은 현재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기안전점검에서 확인된 균열이나 국부적인 누수가 곧바로 터널의 구조적 위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현장을 점검한 전문업체들은 구조적 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안전성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반복적으로 확인된 결함의 원인과 향후 유지관리 필요성을 살펴볼 여지는 남아 있다.


터널 내부 영상을 확인한 복수의 외부 전문가들은 녹색 변색이 단순한 환기 부족이나 결로에 따른 현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터널 천장과 측벽에 나타난 녹색 물질의 분포를 보면 상당히 오랜 기간 수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에서 물이 유입돼 발생한 현상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정확한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에서 균열로 의심되는 부분도 보인다. 특히 천장에서 하부 타일 부위까지 균열이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보수를 서둘러야 한다”며 “전문업체가 현장을 정밀 조사해 균열과 누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의견은 현장 계측이 아닌 영상에 근거한 것으로, 실제 누수 범위나 균열의 진행 여부, 구조적 안전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현장조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추령터널은 준공 30년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도 시내버스와 일반 차량의 통행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안전점검에서 중대한 결함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구조적 위험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수년간 균열과 누수 등이 반복적으로 기록된 만큼 녹색 변색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수 우선순위와 유지관리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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