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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수출부서 경주 도심 이전 국감서 재론

이상욱 기자 lsw8621@hanmail.net 1750호 입력 2026/10/15 15:49 수정 2026/10/15 15:52
여야 의원 “접근성 한계” 한목소리
한수원 “소통 강화” 원론적인 답변

지난 1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화면 캡처. <사진=국회방송 캡처>확대
지난 1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화면 캡처. <사진=국회방송 캡처>
한국수력원자력 수출부서의 경주 도심 이전 문제가 지난 12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이 한목소리로 본사 입지의 한계를 짚었지만, 한수원은 “주민 합의가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해 9월 주민대표 투표 이후 관련 절차는 사실상 멈춰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민 의원 “최소한 수출부서라도 서둘러야”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한수원 본사의 접근성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박 의원은 김회천 한수원 사장에게 “경주 도심이나 KTX역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에 있어 해외 바이어와 정부·금융기관 관계자가 찾기에 불편하다”며 “최소한 수출부서라도 도심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한수원이 방폐장 유치 당시 협력업체 300곳을 경주 시내로 이주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본사 주변에는 한 곳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민 수용성을 이유로 드는 한수원의 입장에 대해서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 주민투표가 문무대왕면 주민만을 대상으로 한 점도 짚으며, 경주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찬성 여론이 더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성무 의원 “상생사업 추진 부진…TF 구성 필요”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은 체코 원전 수주와 미국 사업 등으로 수출 업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해외 출장과 외빈 방문이 잦은 수출부서 직원들을 위해 KTX 경주역이나 시내에 사무공간을 마련하려던 논의의 진척 상황을 물었다. 허 의원은 이전 논의와 연계해 동경주에 제시된 상생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국감 현장에는 옛 경주대가 ‘확장 추진 위치’로 표시된 경주지역 위치도가 제시됐다. 이 밖에 사내 태스크포스(TF) 구성 등 구체적인 대책을 주문했다는 설명도 나왔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 “주민 소통이 우선”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필요성은 있을 수 있지만, 지역 주민 간 합의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주민 소통을 통한 화합이 우선돼야 한다. 관계 부처와도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또 본사 인력이 최초 설계보다 600명가량 늘어난 점도 인정했다.

다만 이 답변이 사업의 재추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노사협력처에 재확인한 결과 지난해 9월 29일 이후 추가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며 김 사장의 발언은 주민 소통을 강조한 취지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본사 사무공간 부족을 이유로 옛 경주대 부지(감정가 약 1200억원) 일부 매입을 검토했고, 지난해 3월 이사회에서 주민 동의를 조건으로 매입을 의결했다. 같은 해 9월 29일 문무대왕면발전협의회 대의원 총회에서는 투표자 70명 중 찬성 45표, 반대 24표, 무효 1표로 이전 찬성안이 가결됐다. 당시 축구훈련센터와 파크골프장 등 지역 상생 사업도 함께 논의됐다. 그러나 본사 인근 장항리 일부 주민을 비롯한 다수 동경주 주민이 “부서 이전이 본사 전체 이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 후속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발전협의회 “100% 동의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문무대왕면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협의회장 3명과 함께 김 사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 일정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주민 100% 동의를 얻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일부 주민은 부서 이전을 여전히 본사 전체 이전의 신호탄으로 보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수원 본사 이전 논의는 역사가 길다. 2005년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와 함께 본사의 경주 이전이 결정됐고, 이듬해 양북면(현 문무대왕면) 장항리가 이전 부지로 확정됐다. 2009년 도심 이전 방안이 다시 논의됐으나 원안 추진으로 합의돼 2016년 3월 현 위치로 이전이 마무리됐다. 이후 본사가 도심과 떨어져 산업·관광 등으로 파급효과가 확산되지 못한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최근에는 본사는 유지하되 수출부서 등 일부를 도심으로 옮기는 방안으로 논의가 바뀌었다.


신경주대 “옛 경주대 부지 활용 검토를”


한편 신경주대학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옛 경주대 캠퍼스 부지를 수출부서 이전 후보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해당 부지가 학교법인 원석학원의 재정 정상화를 위한 핵심 자산이라며, 활용 시 한수원의 업무 여건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방적 추진이나 지역 갈등은 지양하고 주민 동의를 바탕으로 한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지역에서는 이번 국감이 교착 상태에 놓인 논의를 다시 움직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원전 수출 경쟁력 강화라는 국가적 과제와 동경주 주민의 우려 해소라는 지역 현안 사이에서 한수원이 어떤 접점을 찾아낼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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