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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화재는 한순간, 점검은 지금이다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52호 입력 2026/10/29 10:07 수정 2026/10/29 10:07

최근 5년간 경북 지역 축사에서 불이 271건 났다. 부상자는 9명, 재산 피해는 약 210억8000만원에 이른다. 해마다 50~60건씩 되풀이되는 화재는 우발적 사고라기보다 구조적 위험이 방치된 결과에 가깝다.

원인은 분명하다. 전기적 요인이 43.9%로 가장 많았고 부주의가 25.8%로 뒤를 이었다. 합치면 70%에 육박한다. 대부분 평소 설비를 살피고 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 막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낡은 누전차단기, 먼지 쌓인 콘센트, 용량에 맞지 않는 전열기구 같은 작은 틈이 큰 불씨가 된다.

피해의 무게는 돈사에 쏠려 있다. 건수로는 우사가 142건으로 가장 많지만, 재산피해는 돈사가 약 159억8000만원으로 압도적이다. 밀폐형 구조에 가축을 빽빽하게 키우고 가연성 단열재를 쓰는 경우가 많아 불길이 번지는 속도가 빠르고 대피할 틈도 좁다. 가을철 재산 피해의 90%가 돈사에 집중됐고, 올해 9월에도 두 곳이 불타 11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지금이 바로 위험한 시기다. 기온이 내려가 보온등과 전열기를 켜기 시작하면 전기 사용이 급증한다. 여름내 지친 설비에 난방 부하까지 얹히면 사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가을걷이와 환절기 일손으로 농가가 분주할수록 전기설비에 눈길을 줄 여유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축사 화재의 피해는 건물 한 동에 그치지 않는다. 생계의 밑천인 가축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수년간 쌓은 노력이 잿더미가 된다. 가축을 구하려다 다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해법은 거창하지 않다. 규격에 맞는 전열기구를 쓰고, 노후 누전차단기를 교체하고, 콘센트 주변 분진을 치우고, 소화기를 눈에 띄는 곳에 두는 일이다. 비용도 시간도 크게 들지 않는다. 불이 난 뒤 치르는 대가와는 비교조차 어렵다. 물론 개별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영세 농가일수록 설비 교체 비용이 부담스럽고, 전문 지식 없이 위험을 가려내기도 쉽지 않다. 지자체와 소방 당국이 현장 중심의 전기안전 점검을 확대하고 노후 설비 교체를 지원해야 한다. 가연성 단열재 사용을 줄이도록 이끄는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사고는 한순간이지만 예방은 평소의 습관에서 나온다. 난방기구 스위치를 올리기 전, 오늘 한 번 설비를 들여다보는 수고가 한 해 농사를 지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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