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인근의 포항시와 경산시에 사상 처음으로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됐다. 2008년 폭염특보 제도가 도입된 이후 18년 만에 신설된 최고 단계의 특보다. 경주 역시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로, 체감기온 상승과 지속 일수를 감안하면 결코 가벼이 넘길 상황이 아니다. 무더위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는 만큼, 지금은 대응의 강도를 늦출 때가 아니라 오히려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다.
경주시가 비상 1단계를 조기에 가동하고 13개 협업기능반과 전 읍·면·동이 참여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살수차 6대를 투입해 6개 노선 59㎞ 구간에 하루 세 차례 살수를 실시하고, 무더위쉼터 208곳과 폭염저감시설 187곳을 운영하는 것도 나름의 준비 태세를 보여준다. 다만 폭염이 장기화하는 국면에서는 이런 대응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상시 점검 체계로 이어져야 하며, 쉼터의 운영시간과 접근성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취약계층 보호는 더 촘촘해져야 한다. 독거노인과 야외근로자들에게 폭염은 이미 일상의 재난이다. 마을방송과 재난문자 같은 안내만으로는 실제로 쉼터를 찾기 어려운 이들을 온전히 보호할 수 없다. 행정복지센터를 무더위쉼터로 추가 개방한 조치를 넘어, 방문형 돌봄과 취약지역 순찰을 확대하는 등 더 적극적인 안전망이 마련돼야 한다.
행정의 노력만으로 폭염 피해를 온전히 막을 수는 없다. 한낮 무리한 야외활동은 자제하고, 물을 자주 충분히 마시며,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 온열질환의 초기 증상이 보이면 즉시 그늘로 이동해야 한다. 홀로 지내는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웃의 안부를 한 번 더 살피는 작은 관심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기후변화는 이제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매년 여름 되풀이되는 현실이 됐다. ‘폭염 중대경보’라는 새로운 특보의 등장은 우리 사회가 폭염을 일상적 불편이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다시 정의해야 함을 말해준다. 행정은 선제적 대응 체계를 상시화하고, 시민 각자도 이웃의 안부를 살피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때다. 재난 앞에서 행정과 시민이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새겨야 할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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