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기억’을 중심으로 이다 유키마사의 회화·조각·영상 작업을 소개한다.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은 경주 오아르미술관을 비롯해 서울과 대구에서도 각각 열리며, 경주 전시에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억과 시간, 존재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살펴볼 수 있다.
이다 유키마사는 두터운 물감과 강렬한 색채, 거침없는 붓질을 활용해 인물과 풍경을 표현해 왔다. 특히 초상 작업에서 인물의 얼굴은 선명하게 드러나는 동시에 물감층과 붓질 속에서 흐려진다. 구체적인 형상과 추상적인 이미지가 겹쳐지는 화면은 기억이 떠오르고 희미해지는 과정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얼굴을 먼저 그린 뒤 그 위에 색을 쌓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기억의 층을 쌓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눈앞의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대상과 마주한 순간의 감정과 감각을 화면 위에 축적하는 것이 작가 작업의 중요한 특징이다.
전시에는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인물을 다룬 초상 작업을 비롯해 피카소의 ‘게르니카’와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를 재해석한 작품이 소개된다. 미술사 속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들은 익숙한 장면을 작가 특유의 색채와 붓질로 변주하며, 기억 속 이미지가 새롭게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가 캔버스를 불태우는 과정을 담은 영상 작품도 선보인다. 회화의 제작 과정과 소멸의 장면을 함께 보여주는 이 작업은 작품이 완성된 뒤에도 기억과 이미지가 어떻게 남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경주의 장소성과 시간을 담은 작품들도 이번 전시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다 유키마사는 대릉원과 왕릉군 등 경주의 풍경에서 받은 인상과 영감을 회화로 확장했다. 고분군의 고요한 분위기와 오랜 시간의 흔적은 작가의 시선을 거치며 기억의 풍경으로 재구성 했다.
이다 유키마사의 작업의 화두는 일본 다도에서 중요하게 여겨지의 ‘이치고 이치에(一期一會)’다. 이는 일생에 한 번뿐인 만남과 순간을 뜻한다. 작가는 시간과 빛, 바람에 따라 달라지는 현재를 붙잡으며, 다시 돌아오지 않는 순간을 회화와 조각,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이다 유키마사는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유화를 전공했다. 2016년 일본 현대예술진흥재단이 주최한 CAF 어워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으며, 2018년에는 ‘포브스 재팬’이 선정한 일본의 주목받는 30세이하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2023년에는 요나고시미술관과 교토시 교세라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매주 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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