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지방선거에서 전체 21석 중 19석을 차지했던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22석 중 15석으로 후퇴했다. 반면 단 한 석에 머물렀던 더불어민주당은 6석을 확보하며 역대 최다 성과를 거뒀다. 더 주목할 것은 9개 선거구 가운데 6곳에서 민주당 혹은 무소속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와 나란히 당선됐다는 사실이다. 특정 정당이 모든 의석을 독점하던 구도가 지역별 경쟁 구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접전의 온도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바 선거구에서 민주당 방현우 당선인은 266표 차로, 마 선거구 이강희 당선인은 345표 차로 국민의힘 현역 시의원을 따돌렸다. 낙선한 민주당 후보들 역시 당선권과의 격차가 500표에서 800표 안팎에 불과했다. 표차는 좁아지고 있고, 유권자의 선택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경주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북 전체 기초의원 284명 중 민주당이 60명을 배출했고, 포항·안동·구미·경산 등 주요 도시에서 복수 의석을 확보했다. 특히 안동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 7석으로 맞서며 사실상 양당 경쟁 체제가 형성됐다. 보수 텃밭의 심장부에서도 유권자들이 다양한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국민의힘 내부 사정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공천 기호 순번이 사실상 본선 결과를 결정하는 구조가 재확인됐고, 현역의원 4명이 낙선하는 이변도 벌어졌다. 현직 프리미엄이 당선을 보장하지 않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는 경쟁 없는 독주가 내부 긴장마저 허물었던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풍경이다.
제10대 경주시의회는 초선의원 비율 68.2%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세대교체와 함께 출범한다. 만 22세 최연소 당선인의 등장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새로운 활력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의정 경험 부족이라는 현실적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집행부 견제와 정책 경쟁이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의미를 최종적으로 판가름할 것이다.
경북·경주 정치의 변화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그러나 방향은 뚜렷해졌다. 균열은 시작됐고, 유권자는 더 이상 결과가 정해진 선거에 머물지 않겠다는 뜻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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