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주낙영 국민의힘 후보가 경주시장에 3선으로 당선됐다. 유효 투표의 70.67%에 달하는 8만5503표를 얻어 상대 후보를 5만표 이상 차이로 따돌린 압도적 결과다. 이는 단순한 선거 승리를 넘어, 경주시민들이 지난 8년의 시정을 신임하고 그 궤도 위에서 더 멀리 나아가길 요청한 명백한 민의의 표현이라 할 것이다.
경주 역사상 전례 없는 3선 시장의 탄생 앞에서, 우리는 축하보다 먼저 기대와 요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당선인은 수락 연설에서 “3선이라는 영광보다 그 무게를 먼저 새기겠다”고 밝혔다. 말 자체는 단정하고 겸허했다. 그러나 말의 무게는 말 이후의 행동으로만 증명된다.
3선이라는 지위는 곧 더 이상 학습의 시간도, 시행착오의 여유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시민들이 세 번째 손을 내민 것은 검증된 리더십에 대한 신뢰인 동시에, 이제는 결과로 응답하라는 준엄한 요구이기도 하다. 민선 7·8기를 거치며 쌓아온 행정 경험과 네트워크는 3기 시정의 출발점을 다른 어느 때보다 유리하게 만든다. 그 유리함을 시민을 위한 속도와 성과로 전환하는 것이 이제 당선인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다.
주 당선인이 제시한 5대 공약의 스펙트럼은 넓고 야심차다. APEC을 발판 삼은 관광객 6000만 시대, K-원자력 에너지 혁신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산업 육성, 동남권 교통 허브 구축,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도시 실현, 그리고 농어촌 경쟁력 강화까지···.
이 다섯 가지는 단순한 공약 목록이 아니라 경주의 백년대계를 가늠하는 설계도다. 그렇기에 실현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
우리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청년이 돌아오는 경주’라는 비전이다. 경주는 풍부한 역사문화 자산과 탁월한 관광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청년 인구의 유출이라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임대주택 확충과 창업특구 활성화, 복합문화도서관과 시립미술관 건립 같은 생활 인프라 조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청년이 경주에 뿌리내리려면 ‘좋은 일자리’가 선행돼야 한다. 미래차 산업 클러스터와 SMR 국가산단 유치가 구호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기업 유치와 산업 생태계 조성에 임기 전반부터 전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APEC 정상회의가 남긴 유산을 어떻게 계승하느냐도 3기 시정의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다. 보문관광단지의 아태 거점 국제관광단지 리노베이션, 기념관과 통일미래센터 조성 등은 경주가 단발성 국제 이벤트 도시에 머물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국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다. 신라왕경 14개 핵심유적의 조기 복원과 역사문화관광 특례시 지정이 맞물린다면, 경주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당선인이 강조한 김석기 국회의원과의 ‘삼위일체’ 공조가 실질적 국비 확보로 구체화돼야 한다. 협력의 언어가 예산서의 숫자로 바뀌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아울러 당선인이 선거 직후 “저와 다른 선택을 하신 시민 여러분의 뜻도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힌 대목은 예사롭게 넘길 부분이 아니다. 70%를 득표한다는 것은 동시에 30%의 시민이 다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들의 목소리는 지지의 언어가 아닌 견제와 대안의 언어로 발화됐다. 압도적 다수의 신임이 소수의 비판적 목소리를 덮어버리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한 통합 시정의 출발점이다.
구도심과 읍면동 지역의 균형 발전 문제도 마찬가지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과 국제관광단지 개발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행정력이 집중될수록, 주변 농어촌 지역과 원도심이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도시가스 보급과 상수도 확충, 하수처리 인프라 개선 같은 생활 밀착형 사업이 화려한 개발 계획과 나란히, 그리고 끊임없이 추진돼야 한다.
경주의 발전은 몇 개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시민 모두의 일상이 나아지는 것으로 증명된다.
경주 최초의 3선 시장. 이 수식어는 개인의 훈장이 아니라 도시의 연속성을 책임지는 자리다. 8년의 경험과 신뢰를 자산 삼아, 주낙영 당선인이 경주의 미래를 한 단계 높이 끌어올리는 4년을 만들어주길 시민과 함께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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