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혁신도시법 제29조에서 공공기관은 혁신도시 이전이 원칙이다. 정부가 제시한 방침은 광역자치단체 간 행정통합을 유도하기 위해 공공기관 이전 및 국가 기능 이관을 우선해서 지원하겠다는 정도만 있다.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지방정부 의지나 요구보다 중앙정부 방침 또는 정책에 따라 좌우되어, 지역발전 대안으로 지방선거에서 적극적인 논의가 없는 듯하다. 본래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국가균형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은 2005년 수립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 기본계획」에 의해 2019년 12월까지 수도권 소재 153개 기관이 최종 완료되었다. 당시 이전 목표는 10개 혁신도시에 공공기관들을 지역 특성에 적합한 기능 군별로 배치하여 지방의 성장거점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 간의 과열된 유치 경쟁과 정치적 안배로 공공기관 이전은 그 취지를 달성하지 못했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수도권 인구는 연평균 0.1%씩 증가했지만, 정작 경상북도 혁신도시 김천시 인구는 연평균 0.9%씩 감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구변화로 볼 때만 하더라도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의 성장거점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2024년도 지역 내 총생산액(GRDP)에서 수도권이 전국 대비 52.8%를 차지하고 있어, 수도권의 경제적 집중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수도권 과밀에 의한 사회적 비용 증가와 지방의 공동화에 의한 경쟁력 감소는 국가 전체 성장 동력을 약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국토 공간의 비효율적 이용을 개선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는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을 국정 목표로 설정하고,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발전에 의한 균형성장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국가균형성장 정책 중 하나가 2차 공공기관 이전이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대상 지역을 혁신도시에 한정하지 말고 지방의 중소도시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1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제기된 문제처럼 지역의 산업적, 문화적 및 입지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혁신도시 중심으로 이전할 경우, 지역산업과 유기적으로 융합을 이루지 못해 공간적 집적 효과에 의한 정착화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차 공공기관 유치를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혁신도시 외에 기능적 결합 정도에 따라 거점 중소도시를 선정하여 성장거점으로 육성하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발표한 5극3특 국가균형성장에서 초광역권 내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균형성장을 위해 특성화된 거점도시를 복수로 육성하여 성장 동력을 확산시키겠다는 추진전략에 주목해야 한다. 거점 중소도시는 산업, 교통, 관광, 교육 등 4개 핵심 기능이 특화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다. 4개 핵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지니고 있어 거점 중소도시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사례 지역으로 경주를 들 수 있다. 경주는 5극 초광역권 중 대경권에서 경부고속철도를 비롯한 중앙선, 동해선 등이 교차하는 교통의 결절 지점이다.
또한 경주는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수도로 한국문화 원형이 산재한 역사문화 도시로 관광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이 가능하며, 중소도시 규모에서 3개 대학을 보유하고 있어 교육적인 면에서도 거점도시 요건을 갖추고 있어서다.
특히 경주는 대경권과 부울경이 포함된 동남권의 문화적 본향이다. 지난해 열린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성장 동력으로 선언된 문화창조산업의 뿌리가 바로 경주에 있다.
경주는 영남지역의 문화산업과 관광산업의 성장 동력을 주변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거점 중소도시로 적합한 지역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혁신도시로 한정하지 말고, 중소도시에도 유치가 가능한 대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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