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발전특구는 단순히 예산 지원 사업이 아니다. 지자체와 교육청, 대학, 기업, 공공기관이 함께 지역 산업과 맞춤형 교육 모델을 설계하는 제도다. 지정되면 연간 최대 30억원의 특별교부금을 신청할 수 있고, 각종 규제 완화 특례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자동 배분’이 아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가 지적했듯 충실한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못하거나 실행 의지가 부족하면 예산조차 다 쓰지 못한 채 형식적 사업에 머무른 사례가 적지 않다.
경주의 교육 현실은 냉정하다. 2025년 지역 초등학교 신입생은 1282명으로 전년보다 134명 줄었다. 불과 10년 전인 2014년 2145명과 비교하면 40% 가까운 감소다. 학령인구 감소는 농촌 지역에서 특히 심각해 많은 읍·면 학교가 통폐합 위기에 놓여 있다. 반면 시내권 일부 학교는 신도시 개발로 학생이 늘고 있어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 교육은 저출산과 인구 이동, 학령인구 불균형이라는 삼중고를 안고 있다. 작은 학교는 존립을 위협받고, 도심 학교는 과밀화되는 이중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경주대와 서라벌대가 통합해 신경주대가 거듭났지만 통합 시너지는 오래가지 못하고 있다.
경주시는 이번 특구 기획에서 역사문화관광, 미래차, 자동차 소재부품, 원자력 등 지역 산업을 ‘BIG 3’로 설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돌봄체계 강화, 공교육 인프라 확충, 미래교육 기반 구축, 핵심 산업 인재 양성 등 6대 과제를 내놨다. 이는 지역 발전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방향은 옳다. 그러나 진정한 관건은 ‘차별화된 규제 완화’ 과제 발굴이다. 단순한 시설 확충이나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외국인 유학생 비자, 농어촌 교원 배치, 지역 특화고 지정 등 중앙정부가 선뜻 제시하지 않는 과제를 직접 발굴해 제안해야 한다. 그래야만 특구 제도가 살아 움직일 수 있다.
더 큰 과제는 제도적 기반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전임 정부에서 도입된 사업으로 법률적 뒷받침이 미약하다. 현행 제도로는 단기 성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회가 특례법 제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제도적 안정성이 확보돼야 지자체도 장기적 안목에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고, 주민 역시 안심할 수 있다.
경주는 이미 학령인구 감소와 인구소멸 위험에 직면해 있다. 초등학교 신입생 수 급감, 읍면 소규모 학교의 폐교, 대학의 정원 미달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번 특구 지정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지역 교육과 산업, 나아가 도시의 미래를 좌우할 기회다. 계획과 실행, 그리고 지역사회의 참여와 연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기회는 금세 사라질 것이다.
천년고도 경주가 인구 위기를 넘어 미래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교육발전특구가 계획을 넘어 실행으로, 형식이 아닌 실질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특구 지정의 진정한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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