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Beagle)은 체고가 33∼38cm, 체중이 3∼13.6kg로 사냥개 중에서 제일 작으며, 영국과 프랑스 사냥꾼들이 토끼 사냥을 위해 육종된 품종이다. 비글은 오늘날 실험동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실험동물은 사람의 질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의학 연구에 쓰이는 동물로 쥐, 돼지, 영장류, 개 등이 있다. 쥐는 실험 결과 확인이 빨라 가장 많이 쓰이고, 돼지는 장기의 크기와 구조가 사람과 비슷하고, 개는 사람과 삶을 오랫동안 공유하여 사람과 비슷한 질병이 흔하고, 영장류는 사람과 가장 비슷하여 매우 양호한 대상이지만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등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개는 사람과 깊은 유대감과 공존으로 유전적 소양이 비슷하여 인간 질병 치료 개발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 개의 난치 질병 치료 연구에 사람 치료의 질병 모델, 신약 및 치료제가 응용되고 있다. 개와 사람에 동시에 나타나는 질병은 정서불안(Obsessive – compulsive disorder), 암, 마비, 간질(사람 1%, 개 5∼10%), 루게릭(근위축성측색경화증), 혈액암, 골수암, 백혈병, 림프종 등이 있다. 비글이 실험동물로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유전적인 질병이 거의 없고, 개체간의 형질차가 적어 실험의 재현성이 좋고, 사람과 친화성이 좋고, 몸집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절한 크기이며, 실험비용도 저렴하고, 새끼를 낳아도 부모견의 유전형질과 유사한 신체조건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당뇨병 치료제 개발 연구에 사냥개 비글이 실험동물로 사용되었다. 당뇨병은 영양 과잉으로 소변에 당분이 섞여 나오는 증세이며,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질병으로 20세기 초까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한번 걸리면 죽는 무서운 질병이었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을 알지 못했다. 엄격한 식이요법으로 환자가 몇 년 더 살 수 있게 하는 치료가 유일한 방법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 세계는 11명 중 1명이 공복혈당장애를 앓고 있다.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 고혈압, 심근경색, 시력장애, 단백뇨, 신부전, 협심증, 족부괴저, 뇌졸중 등의 합병이 수반된다. 국제 당뇨연맹(IDF)와 세계보건기구(WHO)가 당뇨병의 날을 지정하여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지만, 과식과 영양과다, 운동부족 등으로 인해 당뇨병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1920년 초 토론토 대학에서 불치병인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인슐린이 발견되었다. 젊은 외과 의사인 벤팅(Frederick Banting)과 의대생 베스트(Charles Best)가 ‘랑게르한스섬(islets of Langerhans)’에서 추출한 물질 ‘isletin(아일레틴, 추후에 Insulin으로 변경)’을 식별하는 유명한 실험을 수행하여 얻은 결과이다. 인슐린 발견 실험에 마조리 비글(Marjorie beagle)이란 사냥개가 실험동물로 사용되었다. 벤팅이 처음 지원받은 실험동물 비글 10마리는 모두 사망했고, 인슐린 개발의 일등 공신은 33번째의 마조리 비글(Marjorie beagle)이었다. 1921년 여름, 마조리 비글의 췌장을 떼어내고 당뇨병을 유발시켰고, 다른 동물에서 채취한 인슐린을 주입하는 실험을 하여 치료에 성공하여 췌장이 제거된 개 마조리 비글을 살려냈고, 1922년 1월에는 첫 번째 환자인 14세의 레너드 톰슨(Leonard Thompson)을 구했다.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의 발견으로 벤팅은 노벨상을 받았고, 당뇨병약 인슐린 개발 결과를 단돈 1달러에 특허권을 토론토 대학에 이양하고,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키는데 공로를 세웠었으나, 1941년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하였다. 수천년 동안 당뇨병은 인류의 불치병이었다. 불치병을 치료하는 인슐린 개발의 일등 공신은 사냥개 비글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토종개 유전형질 보존에 나서고 있는 것도 민족의 풍토병 치료에 필요한 회답을 토종생물자원인 토종개가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진도개, 동경이, 삽살개의 유전형질 보존의 이유이기도 하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엑스포공원에서 3년 연속 진행되고 있는 루미나 호러나이트가 지역의 대표 야간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루미나 호러나이트는 한밤 중 숲을 헤치고 지나며 미션을 수행하는 자연에서 즐기는 공포체험으로, 매년 업그레이드돼 관람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주말에는 하루 평균 600여명이 ‘악귀의 숲’을 찾아 체험하며, 평일에도 400여명 이상이 꾸준히 루미나 호러나이트를 즐기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장한 루미나 호러나이트는 8일 기준으로 9000여명의 관람객들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주엑스포대공원 관계자는 “코로나로 전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여름 축제가 열리며 관광객들이 분산되는 상황이지만, 지난해 못지않은 관람객들이 꾸준히 찾고있다. 광복절 연휴 이후에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행사 마지막 날까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공포체험이 될 수 있도록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최장거리 야외 호러체험인 ‘악귀의 숲’은 모두 14개 포인트로 구성됐으며, ‘악귀 흑림문’을 통과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공포 체험이 시작된다. 숲에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방울을 들고 모든 악귀들의 본거지를 돌파해야 한다.
경주시가 엑스포공원 내 무궁화동산을 확대 조성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시는 경주엑스포공원 화랑광장 내 1억원의 예산을 들여 1000㎡ 부지에 무궁화 1614본 식재를 완료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산림청 ‘무궁화동산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추진됐다. 이번에 추가 조성된 무궁화동산은 선덕, 새아사달, 아사달, 아사녀, 에밀레, 원화, 홍화랑 등 무궁화 품종 7종을 무궁화 꽃잎 모양을 본뜬 형태로 조성했다. 또 솔거미술관 진입부에 데크계단과 산책로를 비롯해 휴게공간, 무궁화 품종 안내판 등도 마련해 여유롭게 무궁화동산 일대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시는 기존 한반도 모양의 무궁화 군락과 연못, 인근 수목에 이번 조성사업이 더해져 방문객 유치 활성화와 나라꽃의 친숙한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향후 무궁화동산 옆 솔거미술관, 잔디광장 등을 연계한 사생대회, 전시회 등 각종 이벤트 프로그램을 개최할 계획이다.
쥐는 십이지 가운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동물이다. 설화에선 어떤 사실을 암시하고,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예지적인 동물로 등장하기도 한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사금갑’(射琴匣) 이야기는 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대표적 설화다. ‘거문고 갑을 활로 쏘아라’란 뜻의 사금갑은 ‘둘 죽이고 하나 살리기’, ‘오곡밥 먹는 유래’라는 옛 이야기의 원형이기도 하다. 이 사금갑 설화의 배경이 된 곳이 경주 남산 동쪽자락에 있는 서출지(書出池)다. 사금갑 설화 깃든 작은 연못 삼국유사 기이(紀異)편에는 쥐와 까마귀의 도움으로 신라 21대 소지왕의 목숨을 구한 사금갑 설화가 기록돼 있다. 소지왕 재위 10년(488년) 정월 보름날 천천정(天泉亭) 행차 때의 일이다. 소지왕 앞에 까마귀와 쥐가 몰려와 울더니 쥐가 사람처럼 말했다. “까마귀가 날아가는 곳을 살피시오” 소지왕은 장수에게 명해 까마귀를 뒤쫓게 했다. 장수가 남산 동쪽 기슭 한 연못에 이르렀을 때 한 노인이 봉투를 들고 나타나 왕에게 전하라고 말했다. 봉투 겉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열어 보면 두 사람이 죽고 열어 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 이 봉투를 전해 받은 소지왕은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열어 보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점을 치는 일관(日官)은 “두 사람은 보통 사람, 한 사람은 왕”이라고 해석했다. 결국 일관의 뜻을 따라 봉투를 열어 보니 ‘거문고 갑을 쏘아라’고 적혀 있었다. 왕은 궁으로 돌아와 거문고 갑을 향해 활을 쐈는데, 그 안엔 왕비와 정을 통하던 승려가 있었다. 소지왕은 왕비와 승려를 함께 처형하고 죽음을 면했다. 그 덕에 소지왕은 여든세 살까지 장수했다. 이 일 이후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전해준 못을 서출지라 불렀다고 한다. 서출지는 ‘편지가 나온 연못’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매년 정월 첫 쥐날인 상자일(上子日)에는 모든 일을 삼가고 행동을 조심하며, 정월 보름은 오기일(烏忌日, 까마귀 제삿날)이라고 해서 찰밥으로 까마귀에게 공양하는 풍속이 생겼다는 게 삼국유사가 전하는 내용이다. 정월 대보름 약밥도 이곳에서 기원 이 사금갑 설화는 약밥의 유래가 된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정월 보름 까마귀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검은 밥을 지어 제물로 바쳤는데 그 밥이 약밥이라는 것이다. 이후 찰밥이 약밥을 대신했다. 약밥은 대추, 밤, 잣, 참기름, 꿀, 간장을 섞어 찐 음식이다. 그러나 서민들은 비싼 재료가 들어가는 약밥 대신 쌀, 조, 수수, 팥, 콩으로 오곡밥을 지어먹었다. 홍길동의 저자 허균이 1611년에 쓴 ‘도문대작’(屠門大嚼)엔 특별히 경주의 약밥이 별미라는 기록이 나온다. 도문대작은 조선의 팔도 명물 토산품과 별미 음식을 소개한 책이다. 방풍죽은 강릉, 다식은 안동, 칼국수는 여주라고 소개하면서, 경주에 대해서는 ‘약밥(藥飯): 경주에서는 보름날 까마귀에게 먹이는 풍습이 있다’라고 기록했다. 이 기록을 통해 조선시대에도 까마귀 제사가 이어졌다는 것과 찰밥 대신 약밥을 제삿밥으로 올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약밥은 경주가 원조이고 서출지 사건에서 만들어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음식이다. 자연 닮은 이요당, 고즈넉한 운치 더해 서출지는 넓이가 7000㎡ 가량 되는 아담한 연못이지만 주변에 오래된 소나무와 팽나무, 배롱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 운치 있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서쪽 물가엔 소박하게 자리 잡은 ‘이요당’(二樂堂)이란 정자가 있다. 조선 현종 5년 때인 1664년에 임적(任適)이 지은 것이다. 건물 이름은 ‘요산요수’(樂山樂水)에서 취했다. ‘산과 물을 좋아한다’는 의미다. 임적은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도와 덕망이 높았던 인물이라 한다. 가뭄이 심할 때면 물줄기를 찾아 이웃 마을까지 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했다 전한다. 정자는 이름처럼 자연을 닮아 있다. 뒤로는 남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정자 앞엔 연꽃을 품은 서출지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정면 4칸, 측면 2칸의 ㄱ자형 정자는 동쪽 정자 다리를 연못 속으로 밀어 넣었다. 정자를 떠받치는 다리를 연못에 밀어 넣어 정자가 자연스럽게 연못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맑고 깨끗한 물 앞에서 발을 물속에 담그고픈 ‘탁족’의 심리를 정자의 건축구조에 담은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서출지 남쪽엔 남산동 마을이 높은 남산과 낮은 남산들 사이에 평안히 좌선해 있다. 너른 들이 주는 풍요의 기운과 오래된 마을이 주는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 속에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왔다는 식당,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밥집, 현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는 가게가 여럿 있고, 그 사이 남산으로 향하는 숱한 길이 있다. 들을 내다보는 남산경로당을 지나 조금 들어가면 석탑 2기를 만난다. 보물 제124호인 남산동 동서삼층석탑이다. 얼핏 같은 모양으로 보이지만 동탑은 모전석탑의 양식을 계승한 형태이고 서탑은 신라의 전형적인 삼층석탑이다. 석탑 맞은편엔 ‘양피못’(壤避池)이라고 불리는 저수지가 있다. 한때 이곳이 진짜 서출지라는 주장이 있었다. 지금은 현재의 서출지가 진짜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못 옆에는 임적의 아우 임극을 기리는 산수당(山水堂)이 있다. 서출지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초여름 저녁이다. 연못엔 연꽃이, 주변에는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운다. 이런 풍경 속에서 연못에 비친 이요당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 폭의 그림 속에 빠져드는 느낌까지 받는다. 해가 지고 야간조명이 들어오면 연못에 비친 이요당의 반영은 한층 아름답게 다가온다. 서출지의 야경은 사진작가들의 사진촬영 소재로도 유명하다. 김운 역사여행가
경주 행복황촌이 지난달 27일부터 10월 19일까지 매주 목요일 총 12주에 걸쳐 취약계층 반찬 나눔 사업을 진행한다. <사진> 이번 사업은 행복황촌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일환으로 행복황촌 마을기업에서 운영한다. 도시재생사업의 거점시설인 마을 부엌 ‘황촌 정지간’을 활용해 주민들이 만든 반찬을 총 50가구에 매주 1회 전달한다. 반찬 나눔 봉사에는 행복황촌 마을기업 조합원과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회원, 행복황촌 마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영지라이온스 회원 등 20여명의 봉사자들이 참여한다. 행복황촌 마을기업 정수경 이사장은 “도시재생 사업으로 조성된 마을부엌에서 주민들이 정성껏 만든 반찬을 마을의 어려운 분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웃 간 관심도 높아지고 정도 쌓이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우리 마을에서는 홀로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이나 결식아동이 한명도 없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전했다.
㈜대하건설은 지난 4일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방문해 장애인 자립생활 후원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사진>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이번 후원금을 목적에 따라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지원과 교육사업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대하건설 임성필 대표는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에 동참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후원금이 코로나19를 비롯해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상황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그들의 자립을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보건소는 방문간호전담인력 6명을 활용해 독거노인, 거동불편자 등 건강취약계층 3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방문건강관리 등 폭염피해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 방문간호전담인력은 직접 방문을 통해 맞춤형 건강관리와 매일 안부 전화와 문자 등을 통해 무더위쉼터 이용, 폭염 대비 예방수칙 등을 교육하고 있다. 또 쿨토시, 보냉가방 등 온열질환 예방 물품을 전달하며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수시로 건강상태를 살피고 있다. 또 AI·IoT기반 어르신 건강관리서비스 대상자는 오늘건강앱을 통해 건강상태 모니터링과 대낮 야외활동 자제, 제때 약 먹기, 주기적인 혈압·혈당 측정을 힐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경주시보건소 관계자는 “건강한 성인도 폭염에 2~3시간 활동하면 온열질환에 노출되기 쉬우니 행동요령을 숙지해 주길 바란다”며 “폭염대응기간인 9월말까지 건강취약계층의 폭염대비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치매안심센터 성건동 치매보듬마을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성건동 소재 9곳 경로당에 접이식 전통부채 200개를 전달했다. <사진> 또 정풍경로당 주방 벽면을 도색해 어르신들에게 쾌적한 환경도 제공했다. 김영우 운영위원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이해와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게 됐다”며 “작은 관심과 실천으로 안전하고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주시치매안심센터는 지역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자원과 연계한 치매안심 프로그램 운영 및 치매인식개선 홍보, 치매극복 안심가맹점 지정·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경주시 ‘2023년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청소년수련관에서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추진위원회는 김성학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시의원, 교육지원청 및 경찰서 등 유관기관 공무원, 아동NGO기관, 아동분야 전문가, 아동 및 청년 위원 등 15명으로 구성돼있다. 이날 회의는 △2023년 상반기 추진실적 및 하반기 추진계획 △아동친화도시 조사 연구용역 △경주형 아동권리교육 콘텐츠 제작 △아동친화도시 인증 심의과정에서의 권고사항 이행에 대해 심의 의결했다. 한편 추진위원회는 △아동친화도시 조성 정책의 기본방향 및 전략수립 △아동친화도시 조성 계획의 수립·시행 △아동친화도시와 관련된 중앙정부기관과의 협력에 관한 사항 △아동친화도시 추진 정책 자문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성학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장은 “앞으로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아동친화도시 4개년 추진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상위단계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모든 아동이 행복하고 공평한 기회를 통해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성동시장과 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난달 26일 지역 취약계층 어린이들의 경제체험을 통한 삶의 경험 제공과 복지서비스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사진> 이날 협약은 지역 경제주체인 전통시장과 어린이복지 전문기관의 협력을 통해 지역 취약계층 어린이에 대한 다양한 체험과 지원, 이를 통한 미래 비전형성과 자아실현 기회제공 등의 ESG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또한 최근 경제위기에 따른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를 위해 즉시 추진가능한 차별화된 어린이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해 양 기관이 서로 뜻을 모아 진행됐다. 성동시장은 2023년 특성화첫걸음시장 육성사업 선정으로 전통시장의 기초서비스를 혁신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추진과정의 일환으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북지역본부와 손을 잡고 본 협약을 추진했다. 권로욱 상인회장은 “어린이들이 시장에서 다양한 경제체험을 하고, 경제원리를 익혀 미래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상인 모두가 최선을 다해 어린이를 맞겠다”고 말했다. 박정숙 본부장은 “최근 경제위기로 지역의 어려운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렇게 경주 대표 전통시장과 함께 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이 시장에서 배우는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토대로 큰 뜻을 품고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도록 재단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노인회 효·두리봉사단이 창단 이후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효·두리 봉사단은 지난 5월 20일 웨딩파티엘에서 창단식을 가진 후 6월 동천동 조 모 할머니 가구에서 싱크대 교체작업을 시작으로 7월 31일 내남면 이 모 어르신 집에서 도색작업을 지원했다. 이날 효·두리봉사단 박문수 단장을 비롯한 회원 10명이 참여해 도색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또 경주시노인회 구승회 회장과 부회장, 이영석 내남면 분회장, 이동원 내남면장 등이 현장을 찾아 회원들을 격려했다. <사진> 도색이 마무리된 후 이 모 어르신은 “조용하던 마을에 사람들로 북적대서 사람 사는 것 같고 환하게 도색을 해주니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노인회 경주시지회 구승회 회장은 “수혜자를 잘 발굴해 지속적인 봉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어르신들에게 효를 실천하는 봉사단체로 거듭나 어르신들이 행복한 경주를 만들어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효·두리 봉사단은 경주지역 내 소외된 어르신, 독거노인, 영세한 경로당 등에 벽면도색, 실내도배, 씽크대 수리 등 긴급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다 같이 뭉쳐 봉사하자는 마음으로 창단했다. 두리란 순우리말로 ‘뭉치다’와 ‘둘’이란 뜻을 내재하고 있으며, 참신한 100명의 정원제 회원으로 출범해 봉사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박문수 효·두리봉사단장은 “봉사단의 이름에 걸맞게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겠다”며 “지역 내 어려운 형편의 어르신들을 위해 회원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지역사회에서 충실한 봉사단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식당에 어른 4명, 아이들 7명, 11명이 와서 테이블 3개 차지하고 앉아서 식사 5인분 주문하고 공기밥 4개 추가해서 세 테이블에 차려 달라하고 밑반찬 무한리필 하면...(특히 계란찜 생선 이런거 계속 달라할 때)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요?” 지난 7월 27일 양동마을에 영양 가득한 연밥을 중심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이석진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얼마나 황당했으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의견을 구했을까 싶다. 요즘처럼 모든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 식당 운영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이처럼 개념 없는 고객들이 들이닥치면 당연히 힘이 빠질 것이다. 이에 대해 다양한 댓글이 올라왔다. 고객들을 즉시 내쫓아야 한다는 울분 섞인 댓글도 있고, 통 크게 이해하고 넉넉히 퍼주라는 의견도 달렸다. 그런가 하면 함께 답답하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참 염치없는 사람들이다. 상식 이하의 사람들이다. 답이 없는 사람들이다는 공감이 표시됐다. ‘말한들 알아들으면 다행이고 못 알아들으면 괜히 맘 까페 올리거나 SNS 올려 전후 사정 모르는 사람들이 선동되어 별점 테러한다’는 SNS상의 나쁜 풍토를 성토한 글도 올라왔다. 가장 많은 답은 식당의 정책을 만들어 눈에 잘 띄게 붙여두라는 의견이었다. ‘1인 1주문 원칙에 아이들은 나이에 따라 구분해서 주문하도록 벽에 붙여두라’는 것이다. 어떤 분은 나이는 어떻게 규정하고 반찬은 어떻게 세분화 해서 명시할지 등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며 과하게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들에 대한 대처 방법을 알려준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 유명 맛집들은 대부분이 이런 알림판을 식당 안에 비치해 놓고 영업하고 있다. 이석진 씨가 이후 어떤 결정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석진 씨가 이런 불편한 심정을 올린 것은 어떤 조치가 필요해서라기보다 개념 없는 고객들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고객이 왕이라고 하지만 왕도 왕 다워야 왕대접을 받는 법이다. 아이들 데리고 식당에 갈 때 한 번씩 생각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강원도 강릉 소금강산 기슭에는 동양 최대의 수석 박물관인 ‘소금강 동양최대 돌박물관’이 있다. 무려 20만 점의 수석과 광물이 지상2층, 지하1층에 가득 진열되어 있을 뿐 아니라 건물 밖 300여평의 공간에도 촘촘히 진열되어 있다. 돌의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강릉 고유의 난초석을 비롯 경주의 혹돌과 포항의 알돌, 남한강의 각종 변화석과 미석, 덕산 쵸코석, 기타 평창, 안동, 고성, 강릉을 비롯한 전국의 내로라 하는 산지의 돌이 산수경석, 물형석, 문양석, 관통석 가리지 않고 전시되어 있다. 전국 해안의 돌들도 집합해 있다. 종유석과 장미석, 자수정 원석, 철광석 같은 광물도 다수 전시되어 있다. 당연히 해외의 수석들도 집합해 있다. 수석의 다양성 뿐 아니라 작품성도 압권이다. 시선을 잡아끄는 대단한 작품성을 가진 돌들이 수천 점이나 된다. 어지간한 수석가라면 ‘일생일석’이라고 자랑할 만한 명석들의 이곳에서는 너무나 평범하게 대접받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시간을 내 감상하려 했지만 지나치게 많은 수석인 탓에 한 점 한 점 차분히 감상하는 것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그래도 눈길을 사로 잡는 수석들이 차고 넘친다. 30년 넘게 직접 탐석을 해온 임성동 관장은 자신을 돌에 미쳤던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곳에 전시된 20만 점의 돌들이 언제 어디서 탐석한 것이고 어떻게 가져왔는지 대부분 기억난다고 하니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것 맞다. 때로는 수석을 오래 하다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더 이상 보관하거나 탐석하기 어려운 분들에게 가서 트럭으로 수거해 오기도 했다는 임성동 관장은 이렇게 모은 돌들을 일일이 손수 나무를 깎아 좌대를 만들어 전시장에 앉혀 놓았다. 전시된 수석 중에는 무려 30억 원짜리도 있다. 뿐만아니라 아무리 수석 가치가 떨어진 시대라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짜리는 되어 보이는 수석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임성동 관장에게는 이게 다 문자 그대로 돌로 보일 뿐이다. 더구나 임성동 관장은 이제는 관리에도 신경써야 할 때인데 이 수석을 어떻게 후대에 물려줄지가 큰 걱정이다. 전국 어느 지자체건 이 수석들을 전시할 공간을 준다면 기증할 용의가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고 보니 춘천의 ‘석천수석갤러리’ 배동천 관장도 비슷한 바람을 말한 적 있다. 귀한 돌들을 모아놓았는데 이를 더 효과적으로 알리고 전할 방법들이 없다니 안타깝다.
이번호부터 경주최부자댁과 관련한 박근영 기자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경주최부자는 현시대 우리나라 시대정신인 ‘나눔과 상생’을 가장 분명히 알려주는 명가이지만 아직까지 알려지지 소중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본지를 통해 그 숨겨진 이야기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출향인면에 연재되던 ‘셔블&서울·경주사람들’은 중요한 출연자가 있을 경우 간헐적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주 마을 청년들과 어른들은 너나없이 불을 끄기 위해 쫓아다녔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채 전부가 타서 무너졌다. 그날 큰불이 났다. 최부자댁이 온통 벌겋게 타올랐다. ‘불이야, 불이야’ 하는 외침이 끊임없었고 기왓장 튀는 소리가 몇 시간 동안 이어졌다. 어른들의 눈에 공포와 불안, 놀라움과 염려가 서려 있었다. 몇 시간 동안 계속된 불은 새벽녘에야 겨우 꺼졌다. 이때까지 마을 사람들은 잠을 설치다시피 하며 최부자댁 불난리를 지켜보았다. 마을 청년들과 어른들은 너나없이 불을 끄기 위해 쫓아다녔지만 안타깝게도 사랑채 전부가 타서 무너졌다. 여섯 살, 어린 내 기억에 너무나 선명한, 하늘을 찌를 듯 타올랐던 무시무시했던 불길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내가 쓴 책 ‘The 큰 바보 경주최부자’가 2018년 4월에 나왔다. 당시 이 책을 내고 이어 2권과 3권을 연이어 낼 작정으로 작업을 모두 해놓았지만 뜻밖에 생각이 바뀌어 출판을 미뤄뒀다. 소설도 한 권 분량 써두었는데 그 역시 오래 갈무리해 둔 채 세상에 내놓지 않았다. ‘경주최부자’는 내 인생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작업이었다. 무려 5년 동안 다른 일 모두 접어두고 이 책에만 매달렸다. 경주최부자에 집중했던 이유는 21세기 경주가, 세계화의 전위에 선 대한민국이 가장 가치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시대정신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내 열정과 땀으로 제대로 써보고 싶었다. 다행히 나는 경주최부자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내가 5살 되던 해 교촌으로 이사한 우리집은 경주최부자댁과 대각선으로 불과 50미터도 안 떨어져 있었다. 그로부터 대학 진학하기 이전인 1985년까지 교촌에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경주최부자댁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경주최부자댁 하면 최부자댁 본가만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교촌의 대부분, 특히 기와집의 대부분은 경주 최부자댁 권속들이 사는, 동네 전체가 경주최부자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곳에 살았으니 누구보다 최부자댁 분위기를 많이 알 수 있었고 동네 돌아가는 형편도 잘 알면서 청소년기까지 넘겼다. 대학진학 후에도 여전히 본가가 교촌에 있었기에 40대 초반까지는 일 년에 네댓 번은 교촌을 찾았다. 어린 시절 아무 생각 없이 살던 마을이었지만 장성해서 아이들 손을 잡고 찾는 교촌은 이전과 다른 무엇인가가 늘 가슴 한쪽을 끌어당겼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나는 1990년부터 2012년까지 해외여행업을 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세계의 유명한 관광지를 내 고향 경주와 비교하는 습관을 길렀다. 지금이야 우리나라가 세계의 표준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다방면에서 대한민국이 앞서 있지만 내가 처음 해외여행을 시작했던 1990년만 해도 세계는 온통 배울 것이 많았다. 우리보다 선진화된 나라를 둘러보는 것은 그 자체로 많은 아이디어를 주었다. 특히 내가 주목한 것은 도시마다 그 도시를 대표할 만한 역사적인 인물과 그 인물의 사상, 이야기가 아주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는 사실이었다. 때로는 단순한 구성요소로서의 인물이 아니라 그 도시가 오히려 그 도시에 살고 있었던 역사적인 인물로 인해 더 빛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테면 이탈리아 피렌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라는 거장이 그 도시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고 오스트리아의 빈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이라는 악성들이 이 지역 관광의 뼈대를 이루었다. 아테네는 페리클레스와 소크라테스가, 런던은 세익스피어와 엘리자베스 여왕이, 파리는 루이 14세 왕과 로베스 피에르 같은 혁명가, 화가 들라크루아와 피카소, 에밀졸라나 모파상 같은 작가 등이었다. 경주를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은 누구일까? 해외여행을 하며 끊임없이 고민하던 문제의 해답을 얻었다. 그런 도시들을 방문할 때마다 나는 경주는 어떤 인물이 세계사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곤 했다. 그러나 경주는 신라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무수한 인물이 많은 이야기를 남겼지만 세계에 내놓을 만한 인물로 선뜻 누군가를 꼽기 힘들었다. 우리가 아는 김유신과 김춘추는 마침 불어닥친 민족사관과 가상역사의 열풍에 휘말려 평가절하되었고 그나마 기껏 전쟁영웅일 뿐이었다. 문무대왕이 무기를 산에 묻고 스스로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염원을 내비치며 호국과 평화의 상징으로 떠올랐지만 세계화에는 어딘지 약해 보였다. 경주 문화의 현주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경덕왕과 최고의 석학 최치원이 있지만 그들의 가치는 경주사람들조차 잘 모를 정도다.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경주에서조차 동학의 시초를 전라도 고부로 아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러다 2008년 경주중고등학교 서울동창회에서 간사를 맡으면서 뜻밖에 경주를 대표할 만한 역사적 인물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게 바로 ‘경주최부자’였다. 마침 동창회에는 경주고 1회 졸업생인 경주최부자 종손이자 경주최씨 중앙종친회 명예회장이신 최염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해 동창회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실 때였다. 최염 선생님을 만나는 그 순간 교촌에서의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 것은 물론 경주최부자댁에 전해오는 오랜 정신이야말로 세계화 시킬 수 있고 시켜야 하는 가장 가치 있는 유산이라 확신하게 되었다. 그에 앞서 2003년부터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 등에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던 나는 2007년 3월, 어린 시절 교촌을 중심으로 벌어진 이야기를 엮어 ‘니 꼬치 있나?’라는 책을 펴낸 바 있었다. 단순하게 우리 시절의 놀이와 작은 이야기들도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 쓴 이야기들을 책으로 펴낸 것인데 당시 치솟던 내 블로그의 인기에 힘입어 그 해 daum 베스트 책 17위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었다. 그런 한편 여행업과 별도로 2010년경부터 별도로 광고기획사와 출판사를 겸업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자서전 출판이었다. 이때부터 정치기획도 하고 자서전도 내면서 생업을 유지했고 급기야 여러 가지 요인으로 변동이 심한 여행업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자서전 출판에 전념하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2012년 12월, 운명처럼 경주 힐튼 호텔에서 열린, 경주최부자선양회(당시 이사장 고 조동걸 교수)가 주최한 ‘경주최부자 심포지엄’에 사용된 논문집을 우리 출판사에서 인쇄하게 되었다. 당시 경주최부자선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던 최창호 사무국장(현재 경주최부자선양회 이사장)이 적극 추천해준 덕분이었다. 최창호 이사장은 내 초등학교 동기로 경주최부자 정신을 밝히기 위해 젊은 시절부터 혼신을 다해 경주최부자선양회를 지키고 가꾸어온 장본인이다. 이 책 인쇄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경주최부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나는 이듬해 최염 선생님을 찾아뵙고 경주최부자댁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겠다고 말씀드리고 협조를 부탁드렸다. 다행히 최염 선생님은 한 동네 산 인연과 동창회의 인연, 최창호 사무국장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책 내는 것을 도와주기로 약속하셨고 이때부터 다른 모든 일을 폐하고 본격적으로 경주최부자에 매달리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오랜 인터뷰와 자료조사 끝에 2018년 4월, 만 5년의 작업 끝에 경주최부자 시리즈 제1권 ‘The 큰 바보 경주최부자’가 나오게 된 것이다. 오랜 기간 잊고 지내던 경주최부자가 다시 내 마음에 들어온 계기가 있었다. 코로나19 기간 시작된 경주최부자댁 사랑채 별채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7월 최부자댁을 방문했다. 잘 복원된 사랑채 별채는 한순간에 내 기억을 50여 년 전으로 돌려놓았다. 어린 시절 아무것도 모른 채 시뻘겋게 불타오르던 최부자댁 불길을 보며 느꼈던 가늠할 수 없는 열기가 가슴에 ‘확’ 달려들었다. 문득 강렬한 욕구가 솟구쳤다. 이번에는 나만의 언어로 내 마음속 추억과 내가 겪고 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최부자댁과 교촌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자는 것이었다. 이미 써두었던 또 다른 경주최부자 이야기도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내보낼 때가 된 것이다. 불타 없어졌던 사랑채가 별채까지 복원되었으니 최부자댁 감추어진 이야기도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더 많은 이야기들이 이 지면을 통해 새롭게 시작될 것이다.
건강한 성인에게 권장되는 예방접종으로 만 50세 이상은 매년 인플루엔자와 대상포진, 만 65세 이상은 폐렴구균 등이 있다. 고령화의 진행에 따라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 비율이 높아지면서 성인 예방접종도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어떤 예방접종을 언제,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알아보자. 나는 지금까지 어떤 예방접종을 했을까? 2002년 이후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예방접종은 대부분 전산화 작업이 함께 이루어졌다. 질병관리청 산하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https://nip.kdca.go.kr)에서 내가 접종한 이력 확인이 가능하다. 어떤 예방접종을 언제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해당 홈페이지에서 조회가 가능하니 확인 후에 빠뜨린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 증명서가 필요한 경우 무료로 발급이 가능하다. 무료접종은 어떤 것이 있나?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예방접종사업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다당 백신이 있다. 인플루엔자는 가을~겨울철 유행기에 접종을 시작하니 보건소와 병·의원에 접종 시작 날짜를 확인한 후 접종받으면 된다. 병원에서 맞는 폐렴구균 백신과 보건소에서 맞는 폐렴구균 백신은 서로 다른가? 폐렴구균은 혈청형이 90가지가 넘는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균이 존재하는데, 예방접종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종류는 그 구성에 따라 다당으로 된 백신, 단백으로 된 백신이 있다. 국가의 ‘어르신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따라 무료접종이 가능한 백신은 다당으로 된 백신으로 23가이며, 23가지의 혈청형을 방어할 수 있다. 그 외에 보통 프리베나라고 부르는 단백 결합 백신은 13가이며, 13가지 혈청형을 방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폐렴구균 백신은 만 65세 이상 성인 대상이며, 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인 23가 백신 이외 추가 접종을 원한다면 1년 후에 13가 단백 결합 백신을 맞는 것을 권장한다. 대상포진을 앓았어도 예방접종이 필요한가? 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있는 경우 면역획득 효과가 있지만, 자주 재발하는 경우 또는 예방접종을 원하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 이전에 대상포진을 앓았다면 최소 6개월 이상, 안전하게 12개월 이상이 지난 후에 접종받기를 권장한다. 최근에는 권장 연령 이하의 젊은 분들도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까지 젊은 환자군에서의 연구가 없어 권장 대상은 아니다. 대상포진 백신이 새로 나왔다던데, 또 맞아도 되나요? 대상포진 백신으로는 생백신인 조스타박스, 스카이조스터와 최근 국내에 도입된 재조합 사백신인 싱그릭스가 있다. 생백신의 경우 1회, 사백신의 경우 2개월 간격으로 2회 맞는 것이 권장된다. 이전에 생백신 종류를 접종받은 적이 있다면 최소 5년이 지난 후에 새로 도입된 사백신을 접종받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최신 국내 가이드라인은 대한감염학회에서 준비 중이다. 현재는 나라마다 권고 간격이 조금씩 다르며, 5년 이후 접종 시 안정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생백신의 경우 약독화된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생성한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장기이식자, 면역억제제 복용자, 항암치료 중인 환자 등에서는 금기이므로 꼭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2차 접종 시기를 넘긴 경우 1차부터 다시 접종해야 하나? 2회 이상 여러 번 접종을 해야 하는 경우, 접종 시기를 넘긴 경우 최대한 빨리 접종하면 횟수가 인정된다. 반대로 최소 접종 간격보다 빨리 맞은 경우에는 유효하지 않은 접종으로 간주되어 다시 맞아야 한다. 접종 후 30분 정도 대기해야 하는 이유는? 급성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예방접종 후 맞은 부위에 국소적 통증 또는 열감이 발생하거나 피부가 붉게 변하고 붓는 경우 등은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이다. 하지만 드물게 ‘아나필락시스’, ‘아나필락틱 쇼크’라고 불리는 전신적인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반응은 접종 후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즉시 처치할 경우 문제가 없지만 치료가 지연될 경우 심하게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갑자기 숨이 차고 호흡이 되지 않거나, 전신적인 부기나 두드러기, 의식저하, 맥박저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지 않는지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접종 후 30분 정도 대기하라고 안내를 한다. 지연성 아나필락시스도 있으므로 귀가 후에도 몸의 변화를 꼭 확인해야 한다. 이전에 다른 종류의 예방접종 후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을지라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한국건강관리협회 제주지부 가정의학과 전문의 추지민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신라 유적 발굴과 관련된 특별한 전시가 솔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독일 거주의 한인 2세 작가 권이나의 ‘PILES OF EARTH AND RUBBLE MUNCHEN/GYEONGJU’전시가 솔거미술관 기획 1~2 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솔거미술관 국제작가 초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 ‘PILES OF EARTH AND RUBBLE MUNCHEN/GYEONGJU’는 독일의 뮌헨과 한국의 경주에서 진행됐던 유적 발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선보이는 전시이다. 국제작가 초대전은 대한민국의 서사에 기반해 작품 활동을 하는 해외 작가의 전시를 개최해 동시대 세계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탐구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직접 촬영 및 편집한 영상과 내레이션을 통해 역사적 발굴의 의미에 대한 작가의 고뇌가 녹아있는 영상 2점과 아카이브 자료가 공개된다. 권이나 작가는 198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래픽 디자이너로, 라이프치히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얀 반 아이크 아카데미의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이번 기획전과 같은 이름으로 출간한 권 작가의 책은 지난 2022년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 2022’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주의 고분군은 신라 왕릉이자 귀족들의 무덤으로써 그 존재가 오래된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보여주는 반면, 슈트베르크는 전쟁의 참상과 파괴의 상징에서 벗어나 세계에 개방되고 치유를 향한 도시 뮌헨의 상징으로 변모됐다. 또 경주의 고분들은 대부분 복원되고 보존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슈트베르크는 전쟁의 상징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 활동과 축제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전시장을 찾은 김지현(포항시 북구, 59) 씨는 “역사적 발자취가 담긴 두 도시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면서 “더불어 여러 시대와 문화가 교차하는 이 두 장소를 이해함으로써, 문화와 역사의 상호 작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경주솔거미술관 관계자는 “다양한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한 미술작가를 발굴해 문화융합에 기여하기 위해 이번 기획전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는 어떤 것들을 기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을 지닌 경주의 신라 유적과 독일 슈트베르크를 함께 조명하는 권이나 작가의 독특한 이야기를 경험하며 공감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27일까지
코리아 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출향인 최정대 대표(대광상사)가 지난 7월 영국왕립학회 한국지부(Royal Asiatic Society, Korea)가 발간한 한국학 전문 국제학술지(TRANSACTION Vol.97)에 동학(東學)의 인본 평등주의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 한국학을 전공하는 외국인들에게 자료를 제공했다. 이 논문은 수운 최제우(1824-1864) 선생이 창도한 동학 이념인 ‘인간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과 동학의 역사 및 창도 과정을 영문으로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한 최 대표가 직접 영문으로 번역한 동학 경전인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도 소개하고 있다. 최정대 대표는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를 1990년부터 영문으로 번역해왔다. 동경대전(東經大全)과 용담유사(龍潭遺詞)는 수운 최제우 선생이 1860년 동학 창도 이후 직접 저술한 경전으로 한문으로 작성돼 있고, 용담유사는 한글 가사체로 표기돼 있다. 특히 용담유사에는 당시 민중의 꿈과 이상이 내포되어 있는 가사문학 작품으로 평가 받기에, 종교와 이념을 초월해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최정대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마포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동학 영문 경전이 포함된 국제학술지를 Stephen M. Tharp 전 유엔사령부 고문에게 증정했다. 한편 최정대 선생은 한국학 연구 단체인 ‘영국왕립 아시아학회 한국지부’에 특별회원으로 활동하며 지난 6월 3일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거행된 영국 찰스 3세왕 대관 축하연 특별 초청으로 참가해 민간외교에 기여한 바 있다.
프란츠 에케르트 기념사업회(회장 이상만)가 지난 6일 우리 근대 서양음악의 토양을 마련한 독일인 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의 107주기 추모식을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열었다. 프란츠 에케르트(Franz Eckert 1852-1916)는 대한제국 애국가를 작곡하고 서양음악 최초 오케스트라인 대한제국 황실양악대를 이끌며 우리나라에 최초로 서양음악을 전한 인물이다. 일본에서 군악대를 이끌며 활동하던 프란츠 에케르트는 1901년에 한양에 들어와 6개월 만에 경운궁에서 황실양악대 첫 공연을 이끈 인물이다. 1907년 대한제국군이 해산되며 군악대도 해산되자, 본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남아 음악학교를 설립해 학생들을 양성했다. 이후 위암 투병 중 1916년 세상을 떠나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에 안치되었다. 프란츠 에케르트 기념사업회는 경주출신 뉴코리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송재용 단장이 적극적으로 주관해 출범한 단체로, 역시 송재용 단장이 이끄는 대한제국양악대와 함께 해마다 프란츠에케르트의 업적을 기려왔다. 이날 추모식에서 이상만 회장은 “프란츠 에케르트는 우리나라 서양음악의 은인이지만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이 소홀해 안타깝다”고 전한 후 우리나라 음악계와 문화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프란츠 에케르트를 오래 연구한 최창언 이사는 대한제국 황실 양악대가 사라진 이후의 우리나라 음악사를 간략히 소개하며 우리나라 서양음악의 기초가 프란츠 에케르트로부터 비롯되었음을 강조했다. 한편 송재용 단장은 우리 근대 양악의 시초인 대한제국 황실양악대의 의미를 조명해 당시 복식을 재현해 탑골공원에서 음악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을 위해 어린이 특별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찾았다면, 국립경주박물관의 문화재 감상 활동지 ‘착붙딱붙 박물관’을 활용해보자. 착붙딱붙 박물관은 손에 착 붙는 크기와 마음에 딱 붙는 국립경주박물관의 문화재를 담은 감상 활동지이다. 이 활동지를 잘 활용한다면 문화재를 다양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활동지는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에서 16일부터 내려받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실물 활동지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신라미술관에서 매일 선착순 300명에게 배부된다. 평소에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어린이박물관 특별전 ‘시끌벅적 신라 동물 친구들’을 추천한다. 이 전시는 신라 사람들이 남긴 문화유산 속에 등장하는 갖가지 동물들을 먼저 살펴보고, 신라 사람들은 동물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알아볼 수 있다. 풍부한 경험을 원하는 어린이 관람객은 교육 프로그램 ‘신라 동물 친구와 가까워지는 시간’에 참여하면 된다. 다양한 질문을 통해 신라 사람들이 생각한 동물들의 역할을 이해해 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정보 자체를 전달하기 보다는 어린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에서는 연계 교육 프로그램 ‘황금이 번쩍 무늬가 쏙쏙’, ‘반짝반짝 빛나는 모양들’을 체험할 수 있다. ‘황금이 번쩍 무늬가 쏙쏙’은 신라의 황금 문화를 주제로 황금문화재에 표현된 다양한 무늬와 특징을 살펴보고, 황금에 표현된 여러 가지 제작기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뤄져졌다. 또한 ‘반짝반짝 빛나는 모양들’은 신라의 금관을 비롯해 여러 가지 황금문화재에 어떤 모양이 숨겨져 있는지 찾아보는 자율활동으로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시키기 충분하다. 입장 및 참여는 국립경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온라인 예약 후 가능하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야간연장개관으로 오후 9시까지 진행된다.
미뤘던 모시 한복 풀 먹이고/다림질하는 한낮/면티 해바라기 가슴팍 착 엉개붙어/고인 땀방울 빨아들이는데/콩국수 시켜놓았다는 지인 전화/입은 대로 뛰쳐나갔더니/골프웨어 입은 중년 부인 옆자리/앉고 보니 양말 구멍 꽤나 크다//콩국수 한 그릇 비울 동안/대자리 앉아 눈 내리깐 샤넬 가방 피해/치마 속 숨어 에어컨 바람 쬔 엄지발가락/쥐 내려도 찍소리 한 번 못 지르고/읍내라 깔본 심보, 수백 번 더 나무라고/지인이랑 옳게 눈 못 맞추고/사거리 신호까지 어기며 당도해/패댕이 친 양말/세탁기는 애기 다루듯 한다// -신순임의 시 ‘아줌마’ 솔직하고 아름다운 시로 순수한 시인의 삶을 이야기하는 신순임 시인이 최근 시집 ‘탱자가 익어갈 때’를 발표했다. 양동마을 고택 무첨당의 안주인인 그녀는 그동안 시가와 친가의 삶, 그리고 미풍양속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소소한 일상과 자연을 진경산수화로 그려내 독자들의 마음에 안정감을 선사한다. 시집은 ‘가짜뉴스’ ‘패랭이’ ‘탱자가 익어 갈 때’ ‘연모’ ‘콩죽’ 등 5장으로 구성돼 총 75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특히 청송과 안동 지방의 토박이말이 사랑스럽게 녹아있는 작품들은 시인이 직접 그린 표지 그림과 어우러져 작품에 풍미를 더한다. 신순임 시인은 “여섯 번째 시집을 출간하면서 점차 잊혀져 가는 전통문화에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친가와 시가의 미풍양속들을 채록하고 고증받으며 정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했다”면서 “안녀자의 역할을 벗어나기도 했지만 첫 시집을 내는 듯한 설렘으로 시집을 준비했다. 아직 부족한 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토속적인 멋과 품위를 간직한 사투리가 녹아 있는 시를 지속적으로 창작할 계획이며, 전통 유교 문화가 이어지고 있는 양동마을 무첨당 종부로서, 현대 사회와 멀어진 미풍양속을 환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신순임 시인은 경상북도 청송 출신으로, 월간 조선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문단 등단했다. 현재 한국 현대시인협회 회원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 ‘무첨당의 오월’ ‘앵두세배’ ‘양동물봉골이야기’ ‘양동물봉골이야기 둘’ 그리고 ‘친정나들이’를 출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