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홈 뉴스 교육

건천 학구조정 놓고 무산중·교육지원청 입장 ‘팽팽’

엄태권 기자 nic779@naver.com 1747호 입력 2026/09/17 11:19 수정 2026/09/18 15:27
무산중 “학교 존립·형평성 고려해 재검토해야”
교육지원청 “10년간 요구·교육환경 변화 반영…선택권 확대 필요”

건천지역 중학교 학구 조정을 두고 무산중학교(오)와 경주교육지원청(왼)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엄태권 기자확대
건천지역 중학교 학구 조정을 두고 무산중학교(오)와 경주교육지원청(왼)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엄태권 기자
건천지역 중학교 학구 조정을 두고 무산중학교와 경주교육지원청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경주교육지원청은 지난 7월 30일 설명회를 열고 기존 무산중학구 학생들의 시내권 중학교 선택 기회를 확대하고, 화천초 학생들에게는 무산중을 추가 선택지로 두는 조정안을 공개했다.

이에 무산중은 연구용역 결과와 중학구제 취지, 학교 존립 문제 등을 들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지원청은 10년 넘게 이어진 선택권 확대 요구와 변화된 통학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무산중 “학생 선택권 확대만으로 지역학교 문제 해결 못해”


무산중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학생 감소다.


현 조정안이 시행되면 기존 무산중학구 학생들은 무산중 진학이 가능하면서도 시내권 중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화천초 학생에게는 기존 경주시 중학교군 지원 자격을 유지하면서 무산중이 추가 선택지로 주어진다.

무산중은 이 같은 구조가 실제로는 기존 학생의 유출 가능성은 높이는 반면 외부 학생의 유입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화천초에서 무산중까지 직접적인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상황에서 실제 화천초 졸업생들이 무산중을 선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유학구제 시행이 장기적으로 무산중 학생 감소와 학교 존립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구용역 결과를 근거로 자유학구제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무산중은 경주교육지원청이 지난해 실시한 ‘경주시 건천지역 중학교 배정의 합리적 방안 연구’에서 기존 무산중학구를 유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용역결과에서는 불국·안강·외동 중학구에서도 무산중학구와 비슷하게 전출과 본배정 포기 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무산중은 이처럼 유사한 문제가 다른 지역에도 존재하는데 건천지역만 학구 조정 대상으로 삼은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학교에 대한 외부 이미지와 실제 학교생활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용역결과에 따르면 현재 무산중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교우·교사 관계 등에 대한 만족도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무산중은 과거부터 형성된 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현재의 교육환경은 구분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학교 측은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지역 중학교가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하지 않은 채 선택권만 확대하는 것은 중학구제 본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산중은 이에 따라 자유학구제와 시내권 중학교 선배정 방안을 다시 검토해줄 것을 교육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교육지원청 “연구용역은 여러 대안 제시… 종합적으로 판단”


경주교육지원청은 무산중 측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선 연구용역에서 기존 무산중학구 유지가 유일한 결론으로 제시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교육지원청은 기존 배정방식 유지뿐 아니라 학생 희망에 따른 선택 방식과 자유학구제 등 다양한 대안이 용역에서 함께 검토됐으며, 이를 학부모 설문과 10년 이상 이어진 학교 선택권 확대 요구, 달라진 교통·통학여건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건천지역만 우선 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장기간 학구 조정 요구가 이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교육지원청은 불국·안강·외동 중학구도 형식적으로는 유사한 구조이지만 건천지역처럼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 요구가 제기된 곳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발생하면 학생 수와 통학여건·학교 수용능력·지역사회 의견 등을 검토해 조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산중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교육지원청 역시 지원을 이어왔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무산중에 화장실 개선 등 교육여건 개선사업 6건에 5억3139만1000원, 교육발전특구를 통한 교육과정 운영 지원에 7850만원 등 총 6억989만1000원을 지원했다.

교육지원청은 앞으로도 학교가 교육과정과 특성화 프로그램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경우 필요한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학구제 취지에 어긋난다는 무산중 주장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

교육지원청은 과거와 달리 건천지역에서 시내권 중학교까지 통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 요구도 커진 만큼 기존 배정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 조정 역시 무산중 진학 기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존 학생에게는 시내권 학교 선택권을 추가하고 화천초 학생에게는 무산중을 새로운 선택지로 제공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경북교육청과 경주교육지원청은 장기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이 지역 교육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현재 단계에서 학구 조정안을 다시 검토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주교육지원청은 학교 의견수렴과 연구용역·설명회·학구조정위원회 심의·행정예고 등의 절차를 거쳤고, 행정예고 과정에서 제출된 반대 의견 역시 경북교육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10월 초 예정된 경북도의회 심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남은 과제는 ‘갈등 해소와 학교 경쟁력 강화’


결국 양측의 입장차는 뚜렷하다. 무산중은 지역학교 존립과 중학구제 취지를 고려해 기존 중학구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교육지원청은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이 시대 변화와 교육여건에 맞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학구 조정안 추진에 대한 교육당국의 입장이 확고한 가운데 무산중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양측의 후속 협의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조정안 시행 이후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산중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학·컨설팅과 교육과정·시설 지원을 구체화하고, 교육당국과 학교·사립재단이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학구 조정의 성패 역시 제도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 무산중이 실제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받는 학교로 변화할 수 있느냐에 달린 만큼 양측의 협력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경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