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도전 끝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프로 자격을 획득한 조강연 프로가 합격 비결로 꼽은 것은 의외로 ‘잘 치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었다.
잘 쳐야 한다는 부담 대신 눈앞의 한 샷에 집중했던 것이 긴 도전을 끝낼 수 있었던 힘이 됐다. 취미로 골프채를 잡았던 중학생이 프로를 거쳐 투어프로에 오르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2002년생인 조강연 프로가 골프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다. 처음부터 골프선수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주변 학생들과 일주일에 한두 번 골프를 치며 재미를 느낀 것이 시작이었다. 본격적인 연습은 중학교 3학년 무렵부터 시작했다. 수업을 마치면 동국대학교 골프연습장을 찾아 매일 공을 쳤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프로선수는 구체적인 목표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시작했어요. 선수까지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고요. 한번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는 정도였습니다.”
생각이 달라진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중·고등학생 골프대회 등에 출전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당시 스스로 평가한 실력도 뛰어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대회를 경험하면서 ‘프로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의 길도 쉽지는 않았다. 프로 선발전에 여러 차례 도전했고 예선을 통과하고도 본선에서 탈락하는 일을 반복했다. 선발전 도전만 약 6차례에 이른다.
전환점은 2022년 찾아왔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당시 KPGA 2부 투어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포인트에 따른 특전을 받아 그해 8월 KPGA 프로 자격을 취득했다.
(KPGA 프로·투어프로-KPGA 프로는 과거 ‘세미프로’로 불리던 자격이다. 프로 자격을 취득해야 상위 단계인 투어프로 선발전에 응시할 수 있다. 투어프로가 된 뒤에도 KPGA 투어 출전을 위해서는 별도 시드전 등을 거쳐야 한다.)
조강연 프로에게도 2022년 프로 자격 취득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프로 한번 따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프로가 되고 나니까 투어프로까지 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프로 자격을 취득한 이듬해 오히려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다.
스코어가 아마추어 시절보다 좋지 않을 정도로 경기력이 떨어졌고 원하는 대로 공이 맞지 않았다. 연습해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신감도 흔들렸다.
선수 생활을 그만둘까 고민하기도 했다.
“공도 안 맞고 스코어도 나오지 않으니까 ‘이제 그만하고 다른 걸 해볼까’ 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조 프로가 부진에서 벗어난 방법도 특별하지 않았다. 다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이미 마음속에 세운 ‘투어프로’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결국 유일한 답이었다.
그는 골프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연습량’을 꼽았다. 두 번째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이었다.
“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 뒤 다시 투어프로 선발전 문을 두드렸다.
투어프로 도전 역시 한두 번에 끝나지 않았다. 첫 도전에서는 예선을 통과했지만 본선에서 탈락했다. 이후에는 예선의 벽을 넘지 못한 때도 있었다. 성적까지 떨어지면서 ‘계속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커졌던 것도 이 무렵이었다.
그러나 부진을 딛고 난 뒤에는 달라졌다. 예선을 꾸준히 통과하면서 본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단계까지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 선발전에서는 또 다른 벽을 만났다. 실력보다는 마음의 문제였다. ‘이번에는 잘 쳐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컸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오히려 현재의 샷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 경험은 8월 하반기 투어프로 선발전에서 중요한 교훈이 됐다.
이번에는 결과를 먼저 계산하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이것만 잘 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 자꾸 결과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지금 쳐야 하는 공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계속 ‘이 샷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어요.”
본선은 나흘 동안 계속됐다.
셋째 날 경기를 마칠 때까지도 조 프로의 순위는 합격 커트라인 부근이었다. 한 타에 당락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셋째 날 경기가 끝난 뒤에는 긴장감도 컸다.
오히려 마지막 날이 되자 마음은 차분해졌다.
커트라인이나 최종 결과를 의식하기보다 지금 해야 할 경기에 집중했다. 전반에 안정적으로 스코어를 만들어놓으면서 부담도 조금씩 줄었다.
수차례의 도전 끝에 마침내 투어프로라는 목표를 이뤘다.
그에게 골프의 매력을 묻자 ‘생각한 대로 공이 갔을 때 느끼는 성취감’을 이야기했다.
골프는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한 라운드 내내 자신이 그린 그대로 공을 보내기는 어렵다. 조 프로 역시 18홀을 돌면서 자신이 머릿속으로 그린 샷을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경우는 몇 차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몇 번이 다시 골프채를 잡게 만든다.
“샷을 하기 전에 어떻게 쳐야겠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렇게 상상했던 대로 공이 갔을 때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그런 샷이 한 경기에서 몇 개 나오지 않는데,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있어요.”
투어프로에 합격하며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기뻐했고 축하해 줬다. 하지만 기쁨을 누리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이 조 프로의 얘기다.
투어프로는 목표인 동시에 다시 출발점이라는 것. 조강연 프로는 올해 하반기 예정된 시드전에 도전할 계획이다. 단계별 경쟁을 통과해 실제 KPGA 투어 무대에 서는 것이 앞으로 넘어야 할 다음 관문이다.
그 역시 투어프로 합격 뒤 먼 미래를 그리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놓인 목표부터 바라보고 있다.
“일단 1부 투어에서 한번 뛰어보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지금은 그것밖에는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중학교 1학년 때 재미 삼아 잡았던 골프채가 이제 그의 직업이 됐다. 프로가 되기까지 여러 차례 떨어졌고, 프로가 된 뒤에는 오히려 이전보다 좋지 않은 성적으로 골프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투어프로 선발전에서도 수차례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그가 다시 택한 방법은 거창하지 않았다. 목표를 세우고 연습하며 다시 도전하는 것이었다.
조 프로가 골프선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자신의 지난 과정과 닮아 있다.
“목표를 정했다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따라갔으면 좋겠습니다. 계속 노력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얻은 투어프로 자격. 그러나 조강연 프로에게 이번 합격은 골프 인생의 결승점이 아니다.
‘잘 쳐야 한다’는 결과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눈앞의 한 샷에 집중하면서 첫 번째 큰 관문을 넘어선 것처럼, 이제 그의 시선은 다음 한 샷, 그리고 KPGA 투어를 향하고 있다.



홈
기획특집
2026
경주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