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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보고서 못 남긴 석침총, 117년 만에 재발굴

오선아 기자 suna7024@hanmail.net 1747호 입력 2026/09/17 10:36 수정 2026/09/17 10:40
1909년 조사 자료 일부 사진·도면·보고문에 그쳐
봉분·무덤길·둘레돌 살피고 토양·석회·석재 분석

1909년 조사 당시 확인된 석침. <사진=국립경주박물관>확대
1909년 조사 당시 확인된 석침. <사진=국립경주박물관>
1909년 일본인 연구자들이 조사했던 경주 서악동 석침총이 117년 만에 다시 발굴된다. 당시 남긴 일부 사진과 도면, 간단한 보고문을 실제 무덤과 대조하고 기록되지 않은 구조와 흔적을 확인하는 조사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서악동 고분군에 있는 신라 돌방무덤 석침총을 재발굴한다고 밝혔다.

석침총은 무덤 안에서 석침(石枕), 즉 돌베개가 발견돼 붙은 이름이다. 1909년 세키노 다다시와 야쓰이 세이이쓰 등 일본인 연구자들이 돌방과 주검받침인 시상, 석침 등을 찾아냈다.

당시 조사 결과를 종합한 정식 발굴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 남은 자료도 일부 사진과 도면, 짧은 보고문 정도여서 무덤의 전체 구조와 축조 과정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1909년 조사는 무덤 내부와 출토유물에 집중됐다. 봉분을 쌓은 과정과 돌방과의 관계, 무덤길인 묘도, 봉분 둘레에 설치한 둘레돌의 구조 등은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 무덤을 만들거나 사용하면서 이뤄진 제사의 흔적도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

석침총 모습(2026년 현재). <사진=국립경주박물관>확대
석침총 모습(2026년 현재). <사진=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번 발굴에서 기존 기록과 현장의 유구를 대조한다. 돌방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살피고, 내부에 설치된 시상과 석침의 성격도 다시 검토한다. 1909년 조사에서 수습되지 않은 유물이나 매장 흔적이 남아 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흙과 돌에 남은 정보도 분석한다. 돌방 바닥의 토양과 벽에 바른 석회, 돌방을 만든 석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축조 방식과 사용 과정을 추적한다.

당시 출토돼 현재 일본 도쿄대학에 보관된 유물도 연구 대상이다. 경주에 남은 무덤과 일본에 있는 출토유물을 함께 분석해 석침총의 조성 시기와 성격을 검토할 계획이다.

석침총이 자리한 서악동 고분군에는 태종무열왕릉을 비롯한 대형 무덤들이 모여 있다. 신라사 연구에서 중요한 지역이지만 광복 이후 체계적인 발굴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석침총의 구조와 연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주변 고분과의 관계도 비교할 수 있다. 신라의 무덤 양식이 돌무지덧널무덤에서 돌방무덤으로 변화한 시기와 서악동 고분군의 조성 과정을 살피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환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광복 이후 축적된 신라 고고학 연구와 과학적 분석 기술을 토대로 1909년 조사 내용을 다시 살피겠다”면서 “이번 재발굴을 서악동 고분군과 신라 돌방무덤 연구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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