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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얼굴과 손, 일터에 쌓인 시간을 찍다

오선아 기자 suna7024@hanmail.net 1747호 입력 2026/09/17 10:42 수정 2026/09/17 10:46
윤현도 사진전 ‘빛을 향한 얼굴들’ 30일까지 141갤러리
전통음식·풍물·목공·대장간·캘리그래피 생활장인 5명 기록

‘빛을 향한 얼굴들: 경북의 삶, 사진으로 남다’ 포스터. <이미지=141갤러리>확대
‘빛을 향한 얼굴들: 경북의 삶, 사진으로 남다’ 포스터. <이미지=141갤러리>
음식을 만들고 장구를 치며, 대패로 나무를 밀고 철을 벼리는 손.

오랫동안 한 가지 일을 이어온 경북 생활장인 5명의 얼굴과 작업 현장이 사진으로 기록됐다.

윤현도 사진전 ‘빛을 향한 얼굴들: 경북의 삶, 사진으로 남다’가 30일까지 141갤러리(원효로 141)에서 열린다. 윤 작가의 여섯 번째 사진전으로 경북문화재단이 주최하고 경상북도가 후원하는 ‘2026년 전시발간지원사업’으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생활장인은 태극음식문화원 김근혜 씨, 풍류마당 김은경 씨, 송주공방 송영도 씨, 건천대장간 유종태 씨, 세이 크래프트(Say Craft) 이신정 씨다. 각각 전통음식과 풍물, 목공, 대장일, 캘리그래피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풍류마당 김은경 씨. <사진=141갤러리>확대
풍류마당 김은경 씨. <사진=141갤러리>
윤 작가는 생활장인들의 작업 현장을 찾아 얼굴과 손, 도구의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았다. 김근혜 씨가 음식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조리법을 전하는 과정, 김은경 씨가 장구를 메고 장단을 맞추는 동작, 송영도 씨가 대패를 쥐고 나무를 다듬는 모습을 따라갔다. 유종태 씨의 대장간과 이신정 씨가 붓을 잡고 글씨를 쓰는 장면도 기록했다.

전시는 고령화와 자동화 등으로 지역의 노동 환경이 빠르게 바뀌는 가운데, 생활장인들이 지켜온 기술과 직업의식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기획됐다. 윤 작가는 완성된 음식이나 공예품보다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얼굴과 손, 반복되는 동작과 작업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송주공방 송영도 씨. <사진=141갤러리>확대
송주공방 송영도 씨. <사진=141갤러리>


생활장인 기록한 71점, 작품집으로도 발간


전시는 141갤러리의 두 공간으로 나눠 진행된다. 제1전시장에는 생활장인 4명의 사진을, 규모가 작은 제2전시장에는 1명의 사진을 배치한다.

전시작은 모두 71점이다. 장인의 얼굴과 손, 도구를 다루는 동작과 작업 공간을 촬영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음식을 만들고 장구를 연주하는 모습, 대패로 나무를 다듬고 철을 벼리는 장면, 붓으로 글씨를 쓰는 과정 등이 담겼다.

전시 이후에는 출품작과 전시 서문, 작가노트, 생활장인 소개 등을 수록한 작품집을 발간한다. 국제표준도서번호(ISBN)를 부여해 경북지역의 생활기술과 작업 현장을 담은 기록한 자료로 남길 예정이다.

태극음식문화원 김근혜 씨. <사진=141갤러리>확대
태극음식문화원 김근혜 씨. <사진=141갤러리>
윤현도 작가는 “사진이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손과 도구, 공간에 남은 흔적을 통해 그 사람의 철학과 지역의 시간을 드러낼 수 있다”며 “사라지는 것을 애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경북의 기술과 노동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인제대학교 미래교육원과 경주평생학습가족관에서 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사진작가협회 경주지부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개인전과 초대전 5회, 기획·교류전 60여 회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감포 상인들을 촬영한 개인전 ‘감포 해바라기: 상인들의 희망을 담다’를 열고 같은 제목의 사진집을 발간했다. 지역 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5년 경주예술인상도 받았다.

전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작가와의 만남은 20일 오후 2시에 열리며, 19일과 26일 오후 2시에는 작품 설명과 촬영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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